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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달에 산티아고에 관한 책을 읽었다. 산티아고를 직접 다녀온 신부님이 쓴 글인데, 거기에서 산티아고 여행에 관한 책 한 권을 추천한다면 바로 이 책이라고 추천을 했다.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이 책의 저자가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를 쓴 리 호이나키라는 것을 알고 바로 구입했다.
책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두꺼웠지만(근래 읽은 책 중에 가장 두꺼운 듯), 이상하게 계속 읽게 됐다. 퇴근해서 책을 한번 들면 계속 읽게 되는 마력을 가진 책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읽은 여행기와는 다르게, 각 지역마다 얽힌 역사들이 그렇게 낯익지 않아 - 나에게는 좀 생소한 지역의 역사라... 왕조 이름도 그렇고 왕들의 이름도 그렇고 - 읽기가 수월하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작자가 직접 경험한 순례의 부분은 아주 관심 있게 읽었다. 어떻게 보면 저자에게 관심이 생겨서 이 책을 읽었다고도 할 수 있다.
1928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났고. 세상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해병대에 입대해 중국에서 근무했으며, 제대 후 토마스 머튼의 '칠층산'을 읽고 강한 영향을 받았다. 이후 도미니크 수도회에 들어갔고, 1959년 맨해튼의 빈민구역에서 사목활동을 했다. 1960년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푸에르토리코로 가서 이반 일리히를 만나 평생 벗이 되었다.
그 이후의 그의 행보에 있어 나의 관심을 가장 끈 부분은, 그가 이후 돈 잘 벌고, 정년도 보장되며, 다양한 복지 혜택도 있는 대학 교수 자리를 마다하고 스스로 농사를 짓고 사는 농부가 된 점이다. 그의 이러한 배경을 알면, 그가 산티아고를 걸으면서 하는 이야기들을 좀 더 귀담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우연인지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이반 일리히의 "행복을 자전거를 타고 온다"를 읽었다. 분명 연결된 메시지가 있었다.
또 한 가지 저자의 순례기에 대해 흥미로웠던 점은, 그가 이 여행을 했을 때는 65세였으며, 혼자 여행을 했으며, 당시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도 없었던 터라, 그가 지도와 표지판에 의지해 800km의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그의 여행을 따라가게 되었다. 고생스러운 길에 가끔마다 일어나는 안식과 행복을 같이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나도 그 길을 갈 수 있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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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란 무엇인가. 수많은 선지자들이 걸었던 길. 그 길로 걷는 것을 뜻하는 것 아닌가. 중요한 것은 종교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를 정화하는 의식이다. 종교적인 의미를 가득 담은 잔.
걸어 본적이 있는가.
걷는동안의 상념이 사라진다. 장소와 길이 가진 환경적인 특징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제 두고 왔던 빵한조각에 크림치즈라던지 티브이에서 봤던 회정식등의 음식, 옆집에 사는 어여쁜 누나, 푹신한 소파에 게임기....머리를 어지럽히는 모든 것들. 가정에서 일어난 일, 학교에서, 직장에서 생긴 문제들.
얼마나 걸었는가.
최고로 걸어본것은 군대 훈련소에서 100리행군을 한 경험이다. 40킬로 남짓의 걸음은 극한의 고통과 무념무상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 경험은 다시 없을지도 모르겟다. 베낭여행은 걷기에 좋은 기회다. 게다가 의미있는 길을 과거 선지자들이 후세에 남겨둔 유산을 기운으로 받으며 걷는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
리호이나키라는 명성이 더해진 순례의 길. 카미노순례길.50일 겪는 스페인의 종주길이다. 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해 스페인 산티아고 데콤포스텔라에 이르는 여정이다. 그가 겪는 경험이 얼마나 특이하겠느냐만은 두꺼운 책이 담고 있는 것은 그가 가진 철학이다.
철학은 순례와 맞잡고 서서히 타오르는 숯불같은 영감을 준다. 그가 가진 지식과 자기성찰의 결합.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오가며 들려주는 순례일기는 보는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여행은...점점 성스러워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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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산티아고 길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가 신대륙 사람으로서 구대륙에 강한 혐오감?을 드러내서 깜짝 놀랐다. 구대륙에 대해서 어떤 음모론 같은 것을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이다. 저자는 좌파이지만, 구대륙 좌파는 믿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확신이 들 정도랄까?
저자가 좀 나이가 있어서인지 알 수가 없는데, 신대륙 사람이 이 정도로 구대륙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어서 그리고 가격도 고려했고 두께도 고려해서 내용 별이 3개이다.
아무튼 두께가 상당한데 화려한 칼라 사진 따위가 없기에 목침으로 사용하기에는 적당할 수는 있겠지만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명심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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