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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인 글을 읽고 나면 내가 여기에 말을 보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질 때가 있다. 보잘것없는 감상이나마 몇 자 적자면 흔히 “소녀”란 대상화되기 쉬운 존재인데 주인공이 능동적인 인물이어서 좋았다고만 해두겠다. 또, 잘 쓰인 한국 소설을 읽고 나면 이 작품은 꼭 교과서에 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이 소설도 교과서에 실려서 널리 두루 읽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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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이름은 누구도 모르고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소녀는 그저 이년, 저년, 언나라고만 불릴 뿐이다. 그렇게 불리는데도 소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인다. 소녀는 여러 사람들을 스쳐간다. 다방의 장미언니, 식당의 할머니, 교회 청년, 폐가의 남자, 그리고 각설이패등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소녀를 온전하게 예뻐해주진 않는다. 소녀는 버림 받는게 익숙한 듯 보였다. 성장이라고 하기엔 좀 가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