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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미주의자의 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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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바질 헬워드는 도리언 그레이라는 이름의, 매우 아름다운 한 청년을 발견합니다. 이 청년은 그의 뮤즈가 되고, 바질은 그를 모델로 삼아 그의 모든 그림 중에서 최고가 될 초상화를 그립니다. 이 때까지는 바질도 도리언도 그냥 건전한 화가와 모델이었습니다. 헌데, 쾌락주의자이자 유미주의자인 헨리 워튼 경이 도리언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그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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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바질 헬워드는 도리언 그레이라는 이름의, 매우 아름다운 한 청년을 발견합니다. 이 청년은 그의 뮤즈가 되고, 바질은 그를 모델로 삼아 그의 모든 그림 중에서 최고가 될 초상화를 그립니다. 이 때까지는 바질도 도리언도 그냥 건전한 화가와 모델이었습니다. 헌데, 쾌락주의자이자 유미주의자인 헨리 워튼 경이 도리언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그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도리언은 자신이 늙어가며 지금의 아름다운 용모를 잃을 것이 두려워 차라리 초상화가 자기 대신 늙어가게 해줄 것을 기도하고, 그게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그의 기도를 들어 도리언은 영원히 늙지 않게 됩니다. 위의 설명으로 책 전체 이야기의 반 정도가 설명이 돼버렸습니다. 별로 길게 쓰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염맨이 지나치게 요약을 잘 한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결론은, 원래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로군요. 그렇습니다. 책의 두께를 보면 분명히 장편 소설인데 서사구조를 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페이지 수를 다 어디다 할애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정답은 '헨리의 철학 강좌!' 중반이 넘어갈 때까지 거의 80퍼센트 정도 분량(살짝 과장일지도)의 글이 큰따옴표로 묶여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반 이상은 헨리가 하는 말들이지요. 헨리가 도리언에게 하는 철학강의 말입니다. 사건전개는 없고 한 인물의 장광설만 계속된다니(문득 '장미의 이름'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상당히 지루한 책이어야 할텐데,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오스카 와일드가 문장력이 되고, 또한 헨리의 강의 내용이 나름대로 흥미로운 것이거든요. 헨리의 철학을 한 낱말로 요약하자면 유미주의입니다. 서문을 보면 오스카 와일드 자신이 예술에서 중요한 가치는 아름다움밖에 없다고 하는데 헨리는 이 말의 적용범위를 확대시켜, 사람의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는 아름다움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아니, 유미주의라는 가치관을 적용하는 범위를 확대했다기보다, 오히려 그 적용 대상이 되는 인생을 완벽하게 자신의 시야 안으로 들어오도록 축소시켰다고 보는 것이 옳겠군요. 그는 도리언에게 한 여인이 그를 사랑하다 자살한 사건을 그리스 비극처럼 보라고 가르치거든요. 굳이 '자신의 시야'같은 말을 문장에 끼워 넣은 것은, 인생의 비극을 연극으로 바라보는 행위는 다른 사람의 시야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방금 말한 죽음을 예로 들 때, 도리언이나 헨리는 그 죽음을 일종의 예술과 같은 것으로 바라보면서 그 아름다움만을 즐기면 되지만, 죽은 이의 가족은 결코 이 죽음을 아름답게 볼 수 없을 것이란 이야깁니다. 이와 같은 헨리의 철학이 여러분에게는 별로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염맨의 문장력 문제입니다. 적어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라는 소설을 읽는 동안에는 그의 철학 강좌가 무척 재미있다고요. 어쨌든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탐미주의 강의를 한 헨리와 그를 충실히 뒤따른 도리언이지만, 결국 이 둘은 모두 파멸하고 맙니다. 도리언의 파멸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쓰지 않겠습니다. 게다가 이건 파멸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거든요. 하지만 헨리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도리언은 바질이 그려준 초상화와 그의 기도 덕에 영원히 늙지 않게 되었지요. 헨리와 도리언이 만난지도 어느 덧 20년 가까이 지났을 무렵, 헨리는 도리언에게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게 됩니다. 자신도 무척이나 젊어지고 싶다면서요. 지금 헨리가 젊어지고 싶다 했다 했습니까? 인생을 연극으로 바라볼 것을 요구하던 헨리가요? 그가 그토록 원하는 젊은이의 용모는 그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니겠지요. 도리언이 자기 대신 늙어 가는 초상화는 아무도 보지 못하게 숨겨두고 자신의 변하지 않는 용모만 뽐내고 다닌 것처럼, 아름다운 용모는 남이 보기 위해 있는 것이지 그 자신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남에게 보이는 자신을 의식하는 헨리라. 결국 헨리는 자기가 인생이라는 연극에 있어서 관객의 역할만 수행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깨달은 겁니다. 이 사실은 그나마 깨닫기나 했으니 다행. 그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도리언 그레이에 대해서도 큰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오해 이야기 역시 스포일러인지라 쓰지 않겠습니다만, 어쨌든 이 것도 헨리의 한계를 드러내줍니다. 왠지 역설 같습니다. 서문에서는 '아름다운 사물에서 단지 '아름다움'만을 보는 이들은 선택된 이들이다'라던 사람이 결국 탐미주의자들의 파멸을 그리고 있다니요. 한동안 헷갈려하던 염맨은 결국 이를 다음과 같이 이해했습니다. 파멸을 향해가는 탐미주의자들을 그린 이 이야기가 아름다운 것이라고.
y*****n 2004.06.01. 신고 공감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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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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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예술과 현실을 혼돈한다. 물론 예술도 현실일 때가 있다. 하지만 예술은 추상일 때 더 아름답고 가치있어 보인다. 현실이란 것은 결국 추상의 실체일 뿐이 아니던가.. 예술앞에 윤리와 금기의 잣대를 들이밀고 검열과 삭제라는 무지한 압박을 일삼는 이들은 예술의 그 단순한 본질을 모르는거다. 심지어 예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예술 자체의 가치를 평가하겠다고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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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예술과 현실을 혼돈한다. 물론 예술도 현실일 때가 있다. 하지만 예술은 추상일 때 더 아름답고 가치있어 보인다. 현실이란 것은 결국 추상의 실체일 뿐이 아니던가.. 예술앞에 윤리와 금기의 잣대를 들이밀고 검열과 삭제라는 무지한 압박을 일삼는 이들은 예술의 그 단순한 본질을 모르는거다. 심지어 예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예술 자체의 가치를 평가하겠다고 밥그릇들고 나선 전문 비평가들마저도 예술의 도덕성과 사회성을 문제삼으며 직무를 유기하고 있으니... 예술의 실종은 오스카 와일드의 세기말뿐만 우리의 세기말을 지나 21세기인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윤리적 상식의 예술적 비상식에 대한 유린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되려나.. 하지만 본작은 그 현란한 모순의 칼날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19세기말 당시 작품에 가해진 숱한 "비예술적"인 비판들에 이미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과 대화의 역설을 통해 충분한 해답을 제공하고 있었다. 마치 그러한 비판들에 미리 답변을 준비라도 한 것처럼... 결론적으로 본작을 비판한 비평가들은 책을 읽고도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을 자인해버린 꼴밖엔 안된거다. 이 얼마나 통쾌한 유미주의의 승리인가! 오스카 와일드.. 이쯤에서 '위대한 작가'로 칭송해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시대와 인간을 반영한 '유미주의선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스토리를 통한 철학의 완성이란 측면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탐닉, 집착, 예찬의 출발로부터 그 아름다움을 가진 인간의 허영과 자만이 몰고온 후반부의 잔인한 반전까지, 빈틈없는 스토리는 단 한순간도 독자의 집중력을 기만하지 않는다. 그리고 숨가쁜 소설의 질주에서 조우하게되는 삶의 진리들, 거짓스러운 진실들, 인간의 치명적인 이면들에 담긴 작가의 성찰들은 꽤 현학적이면서도 진실과 논리, 현실성이 스며있는 일상의 가르침이었다. 상식선에서, 전통윤리와 사회의 보편적 의식선에서 받아들이기에 상당한 난해함과 거북함, 괴기스러움이 공존하는 이른바 '엽기소설'인 본작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란 결국 예술의 순수성을 부정하는 모든 것들이 인간의 허영과 위선, 사치에서 비롯된 구조적, 제도적 자기결박이라는 것이다. 예술은 현실적이지 않을 때 더 현실적이며 비도덕적일 때 더 매력적임을 부정하는 이 사회의 천박함에 대한 전면전! 그것이 바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었다...

[인상깊은구절]
"다른 사람의 착오를 대신 짊어지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 인간에겐 각자 살아야 하는 자기의 삶이 있고,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대가 역시 각자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진정 가엾은 것은, 한 번의 잘못 때문에 여러 번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뿐. 진실로 우리는 거듭 대가를 치르고 또 치른다. 인간과 거래하면서 운명의 여신은 결코 장부를 덮지 않는다"
k*****7 2005.0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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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가 <행복한 왕자>를 지은 작가라는 말에
"오스카 와일드가 <행복한 왕자>를 지은 작가라는 말에" 내용보기
오스카 와일드가 <행복한 왕자>를 지은 작가라는 말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역시 따스한 교훈을 품은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아름다움 대한 집착과 19세기 말의 영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 역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주인공 도리언 그레이는 열렬한 쾌락주의자로, 욕망 때문에 자신의 영혼이 일그러져 가는 것
"오스카 와일드가 <행복한 왕자>를 지은 작가라는 말에" 내용보기

오스카 와일드가 <행복한 왕자>를 지은 작가라는 말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역시 따스한 교훈을 품은 소설일 거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아름다움 대한 집착과 19세기 말의 영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 역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주인공 도리언 그레이는 열렬한 쾌락주의자로, 욕망 때문에 자신의 영혼이 일그러져 가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지켜보면서도 잘못된 길을 멈추기를 원하지 않았고, 그를 그 타락의 길로 빠지게한 장본인 헨리 워턴은 그의 호기심를 충족하고 권태로운 삶을 흥겹게 하기 위해 순수한 한 인물을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빠져들게 하는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사치와 향락, 마약과 불륜 등 어지럽고 난잡한 책을 읽는 동안 사실 흥미진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도리언의 취미를 몇 장에 걸쳐 설명을 하는 것마저도 그의 풍부한 상식과 어휘로 표현되자 아주 흥미롭게 느껴졌고, 깊은 무저갱으로 가라앉아가는 주인공이 어떻게 파멸로 치달을 것인지 하는 문제는 도저히 책장을 덮을 수 없게 했다.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서 펼친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잡담은 저리 밀어두고.

 

뭐 이러한 이야기의 결말은 단 하나 뿐이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890년대 유미주의 작가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기도 한 오스카 와일드의 문체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아름다움의 그것이었다. 꽃에 대한 그의 묘사가 특히나 인상 깊었는데, 주인공의 미모가 워낙 뛰어나다보니 그런 거겠지만 굉장히 분위기 있고 멋졌던 것 같다.

 

그의 재치도 무척 뛰어났는데 예를 들자면, 중간에 헨리 워턴이 젊어지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를 꼽을 수 있다. 노부인이 헨리에게 젊음을 되찾을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그는 '젊은 시절에 했던 가장 큰 실수 중 기억나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예. 많이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노부인은 치를 떨며 답했고, 헨리는 웃으면서 '그것들을 똑같이 해보십시오' 라고 말했다. 수은 화장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다가, 풋 하고 웃고 말았다.

 

또한 풍부한 배경지식이 나를 감복케 했는데 원래 영국의 신사라는 것은 그렇게 시시콜콜한 것까지 알아야 하는 것일까? 그리스 · 로마 신화와 각 왕실의 계보, 귀족들의 이야기 등 책에 드러난 그의 지식이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하드리아누스나 오를레앙 같은 아는 이름도 있었지만, 모르는 이름이 사실 거의 대다수. 난 그냥 그 정도 안다는 것에 대해 만족하련다……. 보석을 줄줄이 언급하는 것도 꽤 기억에 남는다.

 

예술을 위한 예술을 노래했던 오스카 와일드. 예술에 대한 어떤 상식적 사고도 거부하며, 예술의 독립을 주장한 그는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했던 그들의 주인공처럼 아름다움으로 인해 파멸한다. 동성애 문제로 인해 법정에서 패소하고 그 여파로 징역 후 병사라니. 역시 천재성을 지닌 인물은 결말은 남다르다고나 할까. 그의 인생을 다룬 영화가 있다는데 꼭 한 번 봤으면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j*****1 2008.12.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