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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란, 물을 건너면 알아볼 수 없게 모습이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태평양을 동에서 서로 건너는 경우가 특히 그런데, 때로는 도버 해협을 건너기만 해도 꽤나 모습이 달라져 혼란을 주는 수도 없지않아 있다. 요즘은 이 작품의 원제가 '빠리의 노트르담'이란 것 정도는 초등학생도 상식으로 아는 분위기던데, 아마 뮤지컬의 영향 때문이리라 짐작한다. 선입견처럼 일본식 개명 센스가 중도에 발휘된 건 아니고, 영어로 번역될 때 이미 '헌치백'이라는 단어가 삽입되었었다. 성인 버전은 그대로 원제를 살리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으나, 아동용으로 읽힐 책이라면 예외 없이 '꼽추'가 들어가서, 내용 환기나 예비적 교훈 주입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게 보통이기도 하다. '레미제라블'과는 달리, 이 작품은 성인용 고전 컬렉션에는 여간해서 끼지 못하는 인상이다. 나는 원작 소설을 불어 원문으로 읽어 보지는 못했는데, 영어 번역판에서 느끼기로는 '애들이나 읽을....'로 치부할 것만은 아니지 싶었다. 상징의 깊이나 다층성, 문체의 아름다움 등이 충분히 무게 있었고, 플롯을 충분히 자세하게 기억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토리의 전개가 흥미있게 읽혔다. 다만 당대 낭만주의의 정신만을 충분히 구현하고 있다는 시대적 한계 때문에, 통사적으로 엮는 전집 구성에 차고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가 다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앞서 원작 소설의 축자적 영상화가 '상수'가 아니라는 말을 했다. 작품에 따라서는 예외가 있기 마련인데, 이미 우리는 반 세기 가까운 세월의 흐름 속에 다양한 가능성을 많이도 목격했으며, 이 영화도 아주 실험적으로 비틀거나, 아예 호러물로의 각색하는 일도 가능하지 싶을 만큼 이른바 '해석의 여지'가 충분하다(실제로 텍스트는 서술상의 기교가 빚는 공포의 효과가 군데군데 있는데 이 부분 다음에 지적하겠다). 영화는 그렇지 않고 (그럴 이유도 능력도 없었을 것임), 대단히 소설에 충실한 행보를 밟아 나간다. 에스메랄다나 콰지모도 모두 다분히 평면적인 캐릭터인데, 롤로브리지다와 퀸의 열연이 그 점을 보완하는 느낌마저 줄 정도로, 짧은 소설에 주석을 가한 듯한 여유와 차분함이 단연 장점이다. 처음부터 컬러판이었지만, 1990년대 말의 그 작업을 통해 눈부시게 아름다운 색감으로 빛나는 이 필름에서, 나 개인적으로는 지나 롤로브리지다의 미모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는...... ps 이 dvd에 대해 아쉬운 점 하나 분명히 짚겠다. 이 영화는 본래 프랑스어 대사로 찍은 것이지만, 퀸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나 롤로브리지다도 발음이 아주 조금 어색할 뿐 영어 딕션이 되는 배우다. 그래서 내가 여태 접한 것이라고는 영어판이나, 아님 아주 어렸을 때 TV에서 해 준대로 더빙판 뿐이었다(7년 전 일요일 밤에 기독교 케이블 티비에서 해 준 건 영어판이었음). dvd라면 다국어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인 매체인데, 퀸과 롤로브리지다(이탈리아인임)의 불어 실력을 감상할 수 없었다는 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