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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 - 박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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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우(貴友), 내게 소중한 선물       토요일 아침 급하게 여행길에 오르면서 챙겨두었던 책을 깜박 잊고 책상 위에 놓고 와버렸다. 그 목마름을 해소하기라도 하듯 진주사는 친구 집에 놀러가서는 제일 먼저 책꽂이에 꽂힌 책들에 눈길이 간다. 제일 눈에 띄는 건 내가 좋아하는 박성철님의 책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책을 읽다가 친구 내외와 함께 '신토불이'라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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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우(貴友), 내게 소중한 선물

 

 

  토요일 아침 급하게 여행길에 오르면서 챙겨두었던 책을 깜박 잊고 책상 위에 놓고 와버렸다. 그 목마름을 해소하기라도 하듯 진주사는 친구 집에 놀러가서는 제일 먼저 책꽂이에 꽂힌 책들에 눈길이 간다. 제일 눈에 띄는 건 내가 좋아하는 박성철님의 책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책을 읽다가 친구 내외와 함께 '신토불이'라는 오리구이 집에서 코스 정식을 먹고 바다를 끼고 드라이브를 했다. 진주-사천-(구)삼천포를 지나 남해대교를 거쳐 하동군을 지나 다시 진주로 돌아오는 길이 참 좋았는데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중간에 쉬는 휴게소에서 틈틈이 책을 펼쳐드는 나를 보면서 참 많이도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읽는 습관과 리뷰 쓰는 좋은 습관이 생긴 것 같아 흐뭇하다.

 

  이 책은 박성철님이 어느 날 독자 편지 한 통을 받았는데 진주 교도소에 폭행치사죄로 수감되어 있는 한 남자의 편지였다. 약혼녀를 홀로 남겨둬야 하는 아픔이 더 큰 상태에서 그 약혼녀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고 그 약혼녀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에 작가에게 글을 띄우게 되었다는 사연이었다. 답장을 바로 썼는데 무언가 가솜속 말을 다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부치기를 미뤄둔 상태에서 이사를 하게 되면서 편지봉투를 잃어버려 그 남자에게 답장을 할 수 없었단다. 이 글은 그분을 위한 글이다. 온전히 그들의 아름다운 삶과 끈질긴 사랑을 위한 글이다. (4~5쪽에서 발췌) 그의 사려깊은 따뜻한 마음에 내 마음도 포근해진다.

 

  박성철님의 <누구나 한번쯤은 잊지 못할 사랑을 한다>에 수록된 몇 편의 글들이 이 책에도 소개되고 있어 반가웠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작은 그림들이 글 사이 사이에 그려져 있어 싱그러움을 더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잊지 못할 사랑을 한다>가 30대, 40대에게 사랑받는 책이라면 이 책은 10대, 20대의 신세대 감성에 더 맞는 책인 것 같다. 내용과 책 디자인이 가벼운 듯하면서 부담없이 쉽게 읽힌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나도 모르게 가슴 속이 행복감으로 달아오름을 느낄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 삶 속에서 내가 깨어있고 찾기만 하면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깨닫게 해 준다. 그의 글 소재는 색다를 게 없다. 하지만 그냥 무심히 스쳐 지나갈 수 있는 것들에서 그는 사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은 듯 하다.

 

  친구를 만나러 간 길에 읽은 책이어서 그런지 `수첩에 사람들의 이름이 넘쳐나기를' 이 글이 제일 마음에 와 닿았다. 휴대전화 기능 내에 전화번호부가 있지만 여전히 나는 작은 전화번호부책에 적어놓는 걸 좋아한다. 휴대전화를 분실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수첩에 적어놓기도 한다. 해가 바뀌면서 수첩에서 없어지는 번호가 많은 걸 보면 작가처럼 마음이 씁쓸해진다. 나의 이름도 누군가의 수첩에서, 기억에서 지워질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전화도 자주 못했던 나의 무심함에 섭섭해했을 친구 얼굴이 떠오른다. 얼굴은 자주 못 보더라도 안부라도 자주 물으며 지내야겠다. 친구란 어쩌면 삶이 나에게 준 선물인지도 모른다. 아주 귀한 선물, 귀우(貴友).

 

 

<수첩에 사람들의 이름이 넘쳐나기를>

 

한 해가 지나고 새해를 맞이할 때쯤이면 한 해 동안 사용했던 수첩을 정리하고 새 수첩을 마련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나에겐 어떤 일들이 있었던가를 되돌아보며 추억에 잠긴다는 것은 살아왔던 한 해에 미소를 보내주는 것과 같은 일일 테지요. 그렇게 묵은 기억들을 되살리고는 그 추억들을 가슴속에 접어둡니다. 그리고는 새 수첩을 사서 거기에 친구의 전화번호, 주소, 생일 등을 옮겨 적지요. 그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작년엔 수첩 맨 앞부분을 차지하던 친구의 이름이 나도 모르는 사이 저 뒷부분 구석진 곳을 차지하게 되고, 작년까지만 해도 선명하게 새겨져 있던 사람의 이름을 이제 새 수첩에 더이상 옮겨 적지 않게 되었을 때 느끼는 그 씁쓸함이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만 우울해지는 마음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그런 못난 경험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의 수첩에서 나의 이름이 언제나 지워지지 않고 수첩 귀퉁이 한구석에라도 존재하고 있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나의 수첩에 존재하는 이름들이 하나도 지워지지 않고 한 해, 두 해, 해가 거듭될수록 차곡차곡 쌓여 사람들의 이름으로 넘쳐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18~19쪽)

 

2007/10/06
Written by Dasom
d********m 2009.12.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