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보는 그림동화에서 그림이 갖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이 넘치는 즈음에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민화그림책은 아이들의 그림책 보는 눈에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호백 작가가 민화그림책 시리즈로 내놓은 첫 작품은 [토끼의 소원]이다. 이 작품에는 전래동화에서 단골로 나오는 토끼와 호랑이가 등장한다. 노래를 부르면서 산길을 가고있는 토끼 앞에 나타난 것은 굶주린 호랑이. 호랑이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토끼를 잡아먹으려고 하자 꾀 많은 토끼는 허기를 달래기에 너무도 작은 자신을 대신 종으로 삼아 달라고 한다. 이 말에 호랑이는 자신의 말 벗이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소원을 말해보라고 한다. 토끼의 소원이야 당연히 호랑이에게서 벗어나는 것이지만, 토끼는 자신의 소원은 풍년이라고 한다. 이 말에 호랑이는 다른 동물들의 소원을 궁금해하고 다른 동물들의 소원이 하나씩 소개되는 것이다. 동물의 소원을 하나씩 이야기하면 호랑이가 반론을 하고 이에 부합되는 동물의 소원을 다시 소개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토끼는 풍년, 닭은 건강, 거북이는 장수,두루미는 고결한 품성으로 장수하는 것,사슴은 고결하게 식구들과 평화롭게 사는 것,원앙은 부부간의 사랑,잉어는 다산,원숭이는 자신의 재주로 남에게 웃음을 주는 것,개는 주인에게 충성하는 것..이런 소원을 들은 호랑이는 자신의 소원은 주린 배를 채우는 것이니 사냥을 가야겠다면서 나서고 토끼는 재담으로 위기를 넘기게 된다. 전래동화의 단골 호랑이와 토끼를 등장시켜 민화속에 등장하는 동물의 상징적인 의미를 소원이라는 말로 풀어주고 있다. 이 소원은 실은 동물의 소원이 아니라 그 동물을 그린 우리 민족의 바램임을 아이들에게 풀어주면서 민화의 의미도 같이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보면 한 쪽에는 동물의 소원과 하단에는 간소화된 동물그림을 다른 한 면에는 그 동물의 민화그림이 실려있다. 민화가 다소 낯선 아이들에게는 간소화된 그림을 통해서 다가가기 쉬워질거라 생각된다. 직접 따라서 그려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고.. 또한 책의 뒷부분에는 책 속에 실린 민화에 대한 설명과 민화의 의미에 대해서 풀어쓴 글이 있으니 민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민화그림책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만들어진 [토끼의 소원]은 동물을 소재로 선택했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동물에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민화 속에 나오는 동물 그림을 먼저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예쁘고 귀엽게만 그려지는 동물이 아니라 조금은 우스광스럽고 느낌이 다른 동물 그림을 보면서 아이들도 민화에 대한 첫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전체적인 줄거리는 있지만 한 동물씩 소개하는 형식이어서 이야기가 흐름없이 단절되는 감이 있다. 줄거리 중심의 글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감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보면 볼 수록 그림을 뜯어 보는 재미가 있기에 한 번 보는 것보다 두 번, 세 번씩 보면서 맛을 느끼게 되는 책이 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