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이들에게 철학은 난해함과 딱딱함으로 이야기되곤 한다. 최근 들어 많은 이들이 그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책들을 퍼내고 있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으로서 철학의 대중화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이 책도 역시나 그러한 유행(?)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특정 학자의 특정 이론에 대해 다루기 보다는 ‘철학자’ 그 자체를 하나의 화두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나는 ‘철학자’라고 부르는 이들에게 어떠한 공통점이 있는지 찾아내지 못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철학이라는 영역을 어떻게 정의내려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왠지 모르게 세상을 등지고 살아갈 것 같은 느낌도 들고, 특히 고대의 철학자들을 떠올리면 수염은 철학자들을 규정짓는 기본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책의 첫 부분은 바로 그와 같은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다. 수많은 철학자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의 말랑말랑함은 내게 웃음을 안겨주었다. 통 속에서 살았다고 하는 디오게네스, 청결의 극치를 달렸노라고 이야기되는 스피노자. 전혀 다른 외적 모습을 지닌 이들을 철학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울타리 안에 모으는 일은 실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저자는 더 나아가 철학을 일상생활의 영역에 적용시키려 노력했다. 텔레비전과 연극을 이야기하면서 그는 철학에 대해 말한다. 다른 부분에 비해 많은 집중력을 요하는 부분이었으나, 이어지는 ‘심포지엄’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의 유머와 위트 때문에 이전 부분의 난해함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칸트, 니체, 디오게네스, 사르트르, 루소.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음식이 햄버거와 감자튀김이라니. 궤변과도 같으면서도 논리정연한 그 결론 앞에서 나는 박장대소를 하고 말았다. ‘아침식사의 철학’의 경우 그 내용이 지독히도 유럽적이었기에 읽는 이로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었다. 이전에 끔찍이도 어려움을 호소하며 읽었던 ‘프로이트는 요리사였다’라는 책이 잠시 생각나기도 했지만 그에 비하면 한결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철학자들의 여성을 대하는 전혀 다른 태도, 거기에 아킬레스와 쉴트크뢰테를 통해 보는 제논의 논리. 죽음의 영역에까지 침투(?)해 철학자들의 삶을 엿보았던 저자의 모습은 기존의 철학 서적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시도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했던 것만큼 가볍지는 않은 책이었다. 본래 철학이 그러한 것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언가 생각할 거리를 찾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쩌면 철학이라는 용어는 우리 모두가 이미 행하고 있는 행위의 일부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 용어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어렵다’는 평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