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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과 俗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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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시신을 한번이라도 만져본 사람은 안다. 맨손에 전해져오는 그 느낌은 차라리 천길 낭떠러지를 밟은 듯한 삶의 허방, 그 아득함이라고 해야 옳을 듯하다. 생명을 잃은 모든 주검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삶의 온기가 빠져나간 시신에서 우리는 섬뜩하다거나 두렵다기보다 오히려 욕심의 중력에서 벗어난 듯한,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아득함을 먼저 느끼게 된다. 성(聖)과 속(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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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시신을 한번이라도 만져본 사람은 안다. 맨손에 전해져오는 그 느낌은 차라리 천길 낭떠러지를 밟은 듯한 삶의 허방, 그 아득함이라고 해야 옳을 듯하다. 생명을 잃은 모든 주검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삶의 온기가 빠져나간 시신에서 우리는 섬뜩하다거나 두렵다기보다 오히려 욕심의 중력에서 벗어난 듯한,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아득함을 먼저 느끼게 된다. 성(聖)과 속(俗)의 갈림이라는 것도 결국 그 아득한 허무를 두려움 없이 바라볼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하면 나의 지나친 억측일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리스, 터키 여행기 <우천 염천>을 읽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 치고는 그의 여행기는 많지 않다. 너무나도 유명한 <먼 북소리>를 제외하면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우천 염천>, <위스키 성지 여행>, <하루키 여행법>이 고작이다. 그 중에서 <하루키의 여행법>은 제목만 그렇지 여행기라고 할 수조차 없다. 그러나 몇 안 되는 여행기에 실린 그의 글은 다른 작가의 그것과 확연히 구별된다. 여행기라기보다 차리리 '디아스포라적 생활기' 또는 '낯선 나라에서 살아보기'라고 부르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다. 짧은 일정으로 많은 명소 방문하기를 실천하는 우리네 여행과는 달리 그는 한 나라에서 몇 년을 살아본다거나 적어도 그 나라 전체를 차를 타고 돌아보는 식으로 여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 <우천 염천>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라고는 믿기지 않는, 어찌 보면 가장 보편적이고 평이한 여행기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싶다. 사실 소설에서든 수필에서든 작가의 묘사는 어느 누가 읽어도 '아, 하루키의 글이군.' 금세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면서도 탁월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하루키다운 모습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하루키의 광팬이라고 자부하는 나의 눈에도 '이건 아니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그리스정교의 성지인 아토스 섬의 여러 수도원을 방문하는 길에 만난 대책 없는 장대비(雨天)와 터키의 마을을 돌아다닐 때의 불볕더위(炎天)로 인해 어지간히 힘들었던 모양인데 이 책이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간략한 스케치에 그쳤던 탓도 아마도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작가를 대신하여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우리는 이곳에서 흠뻑 젖어버린 여행용 신발을 벗고 양말과 바지를 새로운 것으로 바꿔 입은 뒤 점심식사 대신 크래커와 치즈를 먹었다. 우리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먹었다. 그리고 침대에 눕자 당연하다는 듯이 깊은 잠에 빠졌다. 너무나 편안한 잠이었다. 비를 맞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인간은 이렇게 나약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좀더 심한 비를 3일 정도 맞는다면 종교에 귀화해버릴지도 모른다. 수도원의 침대는 우리에게 그만큼 고마운 존재였다."    (p.54)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있었던 해에 하루키는 그리스의 성지인 아토스 반도와 터키를 여행하였다고 한다. 책에서 아토스에 관한 애기를 읽은 후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는 아토스 반도. 그곳에는 현재 20개의 수도원이 존재하고, 약 2천여 명의 수도승들이 엄격한 수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수도원이 처음으로 세워진 비잔틴 시대와 다름없이 소박한 자급자족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밤낮으로 기도를 드리는 수도승과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족하며 사는 고양이의 모습에서 작가는 '확신에 가득찬 진짜 세상'을 보았던 듯하다.  

 

"나는 처음에 쓴 것처럼 종교적인 관심이라고는 거의 없는 인간이고 그렇게 쉽사리 뭔가에 감동을 하지 않는, 굳이 말하자면 회의적인 인간이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아토스의 길에서 만난 야생동물처럼 지저분한 수도승으로부터 "마음을 바꿔서 정교로 개종을 한 뒤에 오시게."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상황을 이상하게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마 그것은 종교 운운하기보다 인간이 사는 방법에 대한 믿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믿음이라는 점에서는 전세계를 뒤져봐도 아토스처럼 농밀한 확신에 가득찬 땅은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에세 그것은 의심할 구석이 없는 확신에 가득 찬 진짜 세상 그 자체인 것이다. 캅소카리비아의 그 고양이에게 곰팡이가 핀 빵은 세상에서 제일 현실적인 것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정말 현실 세계인가?"    (p.109)

 

터키여행은 4륜구동차를 타고 흑해 연안을 따라 일주를 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하루키는 운전면허를 땄다고 한다. 초보운전 표지를 달고 시작된 21일간의 터키 여행은 작가에게 그닥 우호적이지 않았던 듯 보인다. 길을 물으면 아무말 없이 차에 올라타 찾는 곳까지 안내하고는 다시 오던 길을 되짚어 돌아가곤 하던 터키 사람들의 과잉 친절, 어울리지 않는 장소에 풀어놓은 것만 같은 앳된 얼굴의 순진한 군인들과 지나친 검문 검색, 말보로 담배 한 개비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시골 남자들의 순진함과 담배 사랑, 이란 국경 힛카리 마을에서의 위험천만했던 경험, 24번 국도의 목숨을 건 운전 등은 '반 고양이'를 직접 보고 싶어 햇던 작가의 기대도 무색하게 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나는 터키라는 나라에 대해 강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 어째서인지는 나로서도 잘 알 수가 없다. 나를 끌어당긴 것은 그곳 공기의 질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곳 공기는 그 어느 곳과도 다른 뭔가 특수한 것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피부에 와닿는 감촉도 냄새도 색깔도 그 모든 것들이 내가 이제까지 맡아왔던 그 어떤 공기와도 달랐다. 그것은 불가사의한 공기였다. 나는 그때 여행의 본질이란 공기를 마시는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기억은 분명 사라진다. 그림엽서는 색이 바랠 것이다. 하지만 공기는 남는다. 적어도 어떤 종류의 공기는 남는다."    (p.142)

 

터키 여행은 작가에게 힘들었던 경험인 듯하다. 처음 방문했을 때 맡았던 '공기의 질' 같은 것에 이끌려 7년만에 다시 방문했던 터키에서 작가는 에게 해 근처의 잘 알려진 관광지를 피하여 오지로만 돌았는데 작가는 어쩌면 터키 국민의 내밀한 속사정을 들여다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까닭에 여정은 힘들었을 테고. 작가는 길이 끊긴 비포장 도로를 달리기도 했고, 이방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국경 근처의 마을을 통과하기도 했고, 석유 운송 트럭이 질주하는 편도 1차선의 24번 국도를 달리기도 했다. 작가의 이야기에서 독자는 속세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경험하게 된다. 살아간다는 것은 최소한의 온기를 지닌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우리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의 우천(雨天) 아닌 열기로 숨을 헐떡이게 만드는 염천(炎天)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치열하게 다툴지라도. 성(聖)과 속(俗)은 에게해를 건너는 것만큼이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s*****l 2015.04.21. 신고 공감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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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걸음 속에 묻어 나오는 하루키 그 만의 경쾌한 감성.
"타박타박 걸음 속에 묻어 나오는 하루키 그 만의 경쾌한 감성." 내용보기
하루키의 글이라면 소설, 수필, 여행기, 대담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머리끝부터 꽁지끝까지 좋아하는 나로서는 하루키의 책이 또 하나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환영이다. [우천염천]은 오래전에 하루키의 작품 목록에서 이미 봤던 것인데 이제야 국내에 출간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재발간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1988년 근처의 얘기니 꽤나 오래전의 일인셈이다. 어쨌든 [먼 북소
"타박타박 걸음 속에 묻어 나오는 하루키 그 만의 경쾌한 감성." 내용보기
하루키의 글이라면 소설, 수필, 여행기, 대담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머리끝부터 꽁지끝까지 좋아하는 나로서는 하루키의 책이 또 하나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환영이다. [우천염천]은 오래전에 하루키의 작품 목록에서 이미 봤던 것인데 이제야 국내에 출간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재발간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1988년 근처의 얘기니 꽤나 오래전의 일인셈이다. 어쨌든 [먼 북소리],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하루키의 여행법] 등의 여행기에서 익숙한 그의 경쾌한 위트가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살아 있다. 많은 여행기에서 알 수 있듯이 무척이나 여행을 즐겨 하는 그의 여행기에서는 그 만의 위트는 물론 여행의 고단함과 애잔함, 뜻밖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그리스 여행의 주 무대인 아토스 수도원 방문은 그에게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겼는지 그의 다른 글들에서도 몇 번 언급된 바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여러 아토스 수도원을 방문하는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특히 음식, 피로, 화, 체념, 이런 묘사에 뛰어난 그의 글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다소 얄팍한 분량이 아쉬운 [우천염천], 하루키 광신도에게는 당연히 일독을 권한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이 광경을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콩 수프와 곰팡이 빵으로 살아가는 고양이가 이 넓은 세계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략) 고양이는 모르는 것이다. 산을 여러 개 넘으면 그곳에는 고양이 사료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것은 가다랭이 맛과 소고기 맛과 닭고기 맛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스페셜 간식이라는 것까지 있다는 사실을. (중략) 아마 저 고양이는 "아- 맛있다. 오늘도 곰팡이 빵을 먹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 살아 있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지."라고 생각하면서 곰팡이 빵을 먹고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s******i 2004.01.05.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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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비 내리고 뜨거운 해 뜨고/무라카미 하루키
"거센 비 내리고 뜨거운 해 뜨고/무라카미 하루키" 내용보기
몇 번 리뷰에서 쓴 적이 있지만 어디 여행을 갈 때 가져갈 책을 급하게 찾는다면 무라카미 하루키나 빌 브라이슨의 여행기가 추천할 만 하다. 일단 문장이 무겁지 않고 위트가 있으며 여행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빌 브라이슨은 특유의 놀려 먹는 듯한 문장들이 살짝 비호감일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좀 덜한 편이라, 굳이 추천한다면 하루키 쪽이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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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리뷰에서 쓴 적이 있지만 어디 여행을 갈 때 가져갈 책을 급하게 찾는다면 무라카미 하루키나 빌 브라이슨의 여행기가 추천할 만 하다. 일단 문장이 무겁지 않고 위트가 있으며 여행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빌 브라이슨은 특유의 놀려 먹는 듯한 문장들이 살짝 비호감일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좀 덜한 편이라, 굳이 추천한다면 하루키 쪽이다. 그러나 이 책 <우천염천 : 거센 비 내리고 뜨거운 해 뜨고>에서 다루고 있는 그리스와 터키 여행에서는 꽤 고생을 해서인지 고운 말이 순순히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체념스러운 분위기 속에 그리스 정교가 지배하고 있는 아토스 섬과, 이웃 나라와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터키를 다루고 있어서 그리 밝은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역시나 하루키 문체의 흡입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 짧은 여행에 동반할 만 하다.

 

카라칼르의 매튜와 이 플드롬의 크레만 신부, 이들의 무한한 호의가 없었다면 우리는 훨씬 더 지독한 고생을 했을 것이다. 우리는 종교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했지만 친절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사랑은 사라져도 친절은 남는다라고 말한 것이 커트 보네거트였던가? 커트 베네거트였던가?

YES마니아 : 로얄 s******i 2015.05.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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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스-성스러운곳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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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작품 (먼 북소리)를 일상의 피로를 탈출하고플 때 글귀를 들여다보면 삭막하 일상을 잊고 나도 그곳을 함께 여행하는 듯한 상념에 빠지면서 또 다른 여행기를 기대하는 했는 데 우천염천은 그런 나에게 한여름에 소나기처럼 반갑게 읽었다. 아토스 --그 말에서부터 성스러움,고요함, 번접하기 어려운 그 무엇, 신의 경지 ..이런 것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미 88년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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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작품 (먼 북소리)를 일상의 피로를 탈출하고플 때 글귀를 들여다보면 삭막하 일상을 잊고 나도 그곳을 함께 여행하는 듯한 상념에 빠지면서 또 다른 여행기를 기대하는 했는 데 우천염천은 그런 나에게 한여름에 소나기처럼 반갑게 읽었다. 아토스 --그 말에서부터 성스러움,고요함, 번접하기 어려운 그 무엇, 신의 경지 ..이런 것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미 88년도의 이야기인지라 지금의 그리스-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는 시점과 비교하면서 읽게 되지만 한 여름에 그가 들려주는 아토스의 경치는 시원한 청량감을 주고 나도 같이 하루키 일행과 산을 넘고 수도원을 찾아서 함께 순례여행을 떠나고 수도원의 경건하고 조용한 침묵의 세계로 들어가게 해준다. 항상 일상에 억메이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하루키를 부러워하면서 수도워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다.3박4일의 수도원여행을 하면서 수도원의 음식과 분위기를 전해주고 배타는 곳을 잘못 알아서 하루를 더 묵게 되고 3박 4일의 일정을 허가 받은 여행을 하루 더하게 되는 데서 오는 두려움, 곰팡이 빵을 먹으면 하루를 보내면서 아토스 수도원의 여행을 마치게 된다.

[인상깊은구절]
모든일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모든일이 제대로 풀리지 앟는 것이 여행이다.제대로 풀리지 않기 대문에 재미있는것,이상한것,기막힌 것들을 만날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하는 것이다.아토스처럼 농밀한 확신에 가득찬 땅은 아마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들에게 그것은 의심할 구석이 없는 확신에 가득찬 진자 세상 그 자체 인것이다.터키의 동부 아나톨리아 -그곳에는 돋특한 공기가 잇엇고 보람이 있었다 .그것은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신선하고 거친 눈빛이였다. 그곳에 복잡한 유보 조항은 없었다.하지만이나 그러나가 없는 극소에 존재하는 것 전부가 그 자체라는 눈빛이였다.
k*****5 2004.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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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쾌한 하루키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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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여행기는 그의 소설의 연장이다. 그의 탁월한 감각은 여행기조차 소설과의 간격을 모호하게하는 특이한 감성을 보여준다. 이 짧은-그리고 상당히 오래된-여행기는 그가 사랑했던 그리스, 터키의 간략한 단상이다. 그리스, 그 중에서도 아토스섬을 거의 극기훈련식으로 여행하면서 어찌보면 지극히 단순하고 생각하기 싫은 기억들을 유쾌하게 재현해 놓은 글은 역시 하루키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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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여행기는 그의 소설의 연장이다. 그의 탁월한 감각은 여행기조차 소설과의 간격을 모호하게하는 특이한 감성을 보여준다. 이 짧은-그리고 상당히 오래된-여행기는 그가 사랑했던 그리스, 터키의 간략한 단상이다. 그리스, 그 중에서도 아토스섬을 거의 극기훈련식으로 여행하면서 어찌보면 지극히 단순하고 생각하기 싫은 기억들을 유쾌하게 재현해 놓은 글은 역시 하루키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솜씨다. 아토스섬에 관해서는 몇 달 전 '한겨레21'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그야말로 성스러운 섬이다. 그 기사에서는 마약중독 등을 이겨내기 위해 수도자들이 몰리고 있는 섬이라고 소개됐지만 하루키의 글은 이것과는 약간 다르니 비교해가며 읽는 것도 재밌겠다. 터키여행기는 무수한 여행자들이 흔히 가는 그런 곳들이 아닌 보통 잘 가지 않는 곳을 찾아 떠난 하루키의 고생담이 펼쳐진다. 밤호수에서 밤고양이와 함께 수영하고 싶었지만 결국 혼자 했다는 부분에서 역시 하루키답다.
y******a 2004.01.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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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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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소피아 성당을 꼭 찾아 가리라, 고 생각만 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그저 먼곳이니, 아테네의 박물관을 꿈의 여행지 목록에서 지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언젠간 가보고 싶지만, 쉽게 가지 못할 곳.   하루키는 그런 먼 두 곳 (그 두 나라에서도 관광객들이 찾을듯 싶지 않은 곳들만을) 의 힘든 일정을 덤덤하게 적어내려갔다. 전에 <먼 북소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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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소피아 성당을 꼭 찾아 가리라, 고 생각만 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그저 먼곳이니, 아테네의 박물관을 꿈의 여행지 목록에서 지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언젠간 가보고 싶지만, 쉽게 가지 못할 곳.

 

하루키는 그런 먼 두 곳 (그 두 나라에서도 관광객들이 찾을듯 싶지 않은 곳들만을) 의 힘든 일정을 덤덤하게 적어내려갔다. 전에 <먼 북소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인건 왜일까. 세상을 등지고 척박한 산 등성이에 자리잡은 수도원들을 찾아가서 갑작스런 비에 젖은 몸으로 (하루키 표현에 따르자면, 종교에 귀의하기 일보 직전인 상태에서) 찡한 우조를 마시고, 곰팡이가 핀 마른 빵을 물에 불려서 씹고, 흙바람이는 뜨거운 터키의 길 가에서는 뜨거운 차이를 들이켰다.

 

역자의 후기에도 언급되는 것처럼 하루키는 많은이들에게 젊은날의 책이다. 하지만 이번 '고행기'는 그저 젊은 날의 쿨함으로 지나기엔 아까운 무언가가 남는다.

y********o 2010.04.02.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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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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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하 무라카미 하루키를 탐독중이다. 를 처음 읽은 것이 아마 89년인가 90년인가 그럴 것이다. 군대 제대하고 복학해서이니 그 언저리 어디쯤 될 것이다. 줄거리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다만 그런대로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다는 단편적인 감상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문열의 류의 청춘소설이자 흔히 말하는 성장소설이었지 싶다. 또 그 당시에 장정일, 박일문, 이인화 등 일군의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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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하 무라카미 하루키를 탐독중이다. <상실의 시대="">를 처음 읽은 것이 아마 89년인가 90년인가 그럴 것이다. 군대 제대하고 복학해서이니 그 언저리 어디쯤 될 것이다. 줄거리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다만 그런대로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다는 단편적인 감상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류의 청춘소설이자 흔히 말하는 성장소설이었지 싶다. 또 그 당시에 장정일, 박일문, 이인화 등 일군의 젊은 작가들에 대한 표절시비와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한 논쟁이 한창이었다는 것도 덤으로 불쑥 떠오른다. <상실의 시대="">가 수십만부의 판매기록을 세우며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고 하루키가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유명작가의 반열로 뛰어날아 오르면서 한심한 것이 이상한 오기같은 것이 발동해서 그 후로는 하루끼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던 것이 본인의 그간 독서사정 되겠다. 그래저래 세월흘러 요즘들어 늦바람 불어 이런저런 여행기를 탐독하게 되면서 다시 하루끼를 만나게 되었던 것인데, 그 첫 번째 책이 <먼 북소리="">이다. <먼 북소리="">를 하 재미있게 읽고나니 자연 물이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우천염천>으로 눈길이 가고 손길이 미치게 되었던 것이다. <우천염천>은 그리스, 터기여행기이다. <먼 북소리="">에서 하루키는 유럽일대를 1987년부터 1989년까지 3년동안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고 있는데 그중 '1988년 공백기'에 해당되는 부분이 아마도 <우천염천>의 시간적 배경인 것 같다. 중간중간 서울올림픽 이야기가 잠깐잠깐 나온다. (뭐 별이야기는 아니고 아무개가 TV로 서울올림픽 중개를 보고 있다 정도이다.). 전작이 그러했듯이 본 책도 문화유적이나 박물관, 미술관 답사와는 거리가 멀다. 아테네가 빠진 그리스 여행기이고 이스탄불이 없는 터기 여행기이다. 장엄한 고대 신전이나 화려한 모스크에 대한 그 어떤 언급도 없다. 안꼬없는 호빵같다고 허망하게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만약에 한 입만 먹어본다면 그 담백한 맛에 반하고 말 것이다. 읽을만 하다는 이야기다.
e*****h 2005.08.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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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비 내리고 뜨거운 해 뜨고: 우천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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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天炎天" 뜻은 책 제목 그대로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말이 예측할 수 없는 그리스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88년도에 하루키가 그리스와 터키 지역을 여행하고 쓴 글이다.(왜 88년도였는지가 기억에 남느냐면 글 중에 몇 번 서울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루키 연보에는 86년부터 89년까지 그리스를 여행하고 90
"거센 비 내리고 뜨거운 해 뜨고: 우천염천" 내용보기
"雨天炎天" 뜻은 책 제목 그대로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말이 예측할 수 없는 그리스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88년도에 하루키가 그리스와 터키 지역을 여행하고 쓴 글이다.(왜 88년도였는지가 기억에 남느냐면 글 중에 몇 번 서울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루키 연보에는 86년부터 89년까지 그리스를 여행하고 90년에 발표한 책이 "먼북소리"와 "우천염천"이라고 나와있다. 과연 두 책은 느낌이 비슷하다. 글 중에서 직업이 뭐냐는 질문에 '저널리스트'라고 대답하는 하루키의 모습을 보며 부러웠다. 하루키 책 중에는 소설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처럼 여행기도 있고 재즈에 관한 글도 있고 생활속 사소한 일을 담은 수필집도 있고 잡지에 실었던 글을 모아 출판한 책도 있다. 쓰는 글마다 책으로 출판되면 책임감이 뒤따르긴 하겠지만 글 쓰는 사람으로서 정말 뿌듯할 것 같다. 글 중에서 하루키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가이드북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이 책도 여행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느냐는 문제라면 가이드북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별로 즐겨찾지 않는 험난한 여정에서 겪은 극히 개인적인 감상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와 터키에 대한 어렴풋한 느낌이 전해져온다. 하루키 특유의 유머 감각도 살아있어서 글을 읽으면서 웃을 수 있었다. 그리스 편에서는 '아토스 반도'의 수도원을 기행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자는 절대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단다. 수도사들의 금욕적인 생활을 보면 아직도 그곳은 중세의 공기를 간직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터키 편에서는 정말 개성이 강한 터키 사람들이 나온다. 극히 친절하지만 한번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좀처럼 보내주지 않는다던 묘사에 그들을 본적도 없는 내가 다 질렸다. 하지만 개인적인 영역과 예의를 중시하는 일본 사람들이라면 그런 터키 사람들의 성향을 불편하게 여길만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터키 사람들은 오히려 한국 사람들에 가깝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태엽감는새"와 "스푸트니크의 연인"이 생각났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스푸트니크의 연인"을 읽었는데 이야기 속에 등장하던 유원지 관람차와 비슷한 분위기의 관람차가 터키 편에 등장하고 있었다. 새로운 발견을 한 것 같아서 반가웠다. 문학사상사에서 나온 책이 아닌만큼 번역에 대해 편견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초반에는 읽으면서 하루키 글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어쩌면 '문학사상사 번역답지 않다'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김난주님의 간결하고 쾌활한 번역이 좋은데 아쉽다. 이 책의 번역은 뭔가 너무 전문적이라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주를 달려면 하루키가 이 상황에서 왜 이 단어를 사용했는지 상세한 설명을 해주면 좋을텐데 자주 등장하기만 해서 도움은 안되고 오히려 읽는데 거슬렸던 것 같다. 역자 후기를 읽고서야 역자 역시 하루키 팬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의 벽을 조금은 허물 수 있었지만 평소에는 그렇게 감상적인 글을 쓰면서 번역할 때는 너무 딱딱한 문체를 사용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이것은 여담이지만 오랜만에 도서관 책이 아닌 새 책을 읽어서 새 책 넘기는 기분이 좋긴 했는데 책 윗부분에 약간의 접착제가 묻어있어서 한장 한장 떼어가며 읽느라 조금 귀찮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o****2 2005.02.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스파게티를 삶으면서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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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인가 모르겠다. 그의 책 어디 구절에서 소설이란 스파게티나 삶을 때 읽는 책이라고 누군가 이야기 하고 있다. 아마도 태옆감는 새에서 그랬던 것 같다. 여튼 이 책을 다 읽고 생각난건 바로 그 문장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설은 아니지만 부엌 선반에 올려 놓고 스파게티가 다 삶아지기를 기다리면서 읽기엔 딱인 것 같다. 그렇게 정독해서 읽을 필요도-물론 하루키의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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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인가 모르겠다. 그의 책 어디 구절에서 소설이란 스파게티나 삶을 때 읽는 책이라고 누군가 이야기 하고 있다. 아마도 태옆감는 새에서 그랬던 것 같다. 여튼 이 책을 다 읽고 생각난건 바로 그 문장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설은 아니지만 부엌 선반에 올려 놓고 스파게티가 다 삶아지기를 기다리면서 읽기엔 딱인 것 같다. 그렇게 정독해서 읽을 필요도-물론 하루키의 책이 정독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없고 그리고 분량도 얼마 되지 않는다. 아무튼 이 책은 하루키가-손자 볼 나이인데 이렇게 존칭없이 불러도 될런지...-아토스 섬과 아나톨리아 반도를 여행하면서 쓴 기행문이다. '그리스'라길래 예전 먼북소리에서의 그를 기대했었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그렇다고 먼북소리는 좋고 이 책은 아니다라는 말은 아니다. 이 책도 물론 나름대로의 매력은 가지고 있다. 위에서 길게 설명했듯이 말이다. 인상에 남는 부분으로는 그리스정교 사원의 삼총사 우조와 그리스 커피 그리고 루크미 중에서 루크미에 대한 예찬과 그리고 터키 국경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다.
b*****k 2004.03.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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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하루키답지 않은...
"조금은 하루키답지 않은..." 내용보기
개인적으로는 하루키 못지 않게 터키라는 나라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이 책이 출간되기를 누구못지 않게 기다려 왔었지만, 이 책은 어쩐지... 하루키에 대해서도 터키에 대해서도 떫더름한 느낌을 남기고 말았다. 하루키의 여러 여행기 중 유난히 '일지'스럽고, 유난히 삭막하다. 이곳을 들러 저곳을 거쳐... 감상보다는 여정에 우선하는 기행문이다. 분명 터키를 싫어하지 않는다 하였
"조금은 하루키답지 않은..." 내용보기
개인적으로는 하루키 못지 않게 터키라는 나라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이 책이 출간되기를 누구못지 않게 기다려 왔었지만, 이 책은 어쩐지... 하루키에 대해서도 터키에 대해서도 떫더름한 느낌을 남기고 말았다. 하루키의 여러 여행기 중 유난히 '일지'스럽고, 유난히 삭막하다. 이곳을 들러 저곳을 거쳐... 감상보다는 여정에 우선하는 기행문이다. 분명 터키를 싫어하지 않는다 하였음에도... 콧대높은 문명인의 비아냥처럼 반복되는 투덜거림이라니. 나의 유쾌한 하루키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게다가... 왠지 "2편에서 계속"이란 말이 있어야 할 듯 어이없이 끝나버는 글. 뭐야... 이게 다야.....? 에필로그 한줄이라도 더 있어주어야 할 법한데 말이다. 88년도의 글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하루키적 쿨~한 유머를 찾아보기 매우 힘들었다는, 그래서 아쉬움이 많았다는....
YES마니아 : 플래티넘 3******l 2004.02.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