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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 모던뽀이의 귀환을 환영한다
"[가미가제 독고다이] 모던뽀이의 귀환을 환영한다" 내용보기
또 헛다리 짚었다. 가미가제라는 책 제목의 단어, 검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한 청년의 우울한 듯한 눈동자만 보고 난 이 이야기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도 비극적인 이야기일거라 또 제멋대로 해석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몇 장을 읽기도 전에 어라? 작가로부터 풍기는 글의 뉘앙스가 발랄하기 그지없었다. 인물들을 하나하나 묘사하는 필력도 섬세하면서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
"[가미가제 독고다이] 모던뽀이의 귀환을 환영한다" 내용보기

또 헛다리 짚었다.

가미가제라는 책 제목의 단어, 검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한 청년의 우울한 듯한 눈동자만 보고 난 이 이야기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도 비극적인 이야기일거라 또 제멋대로 해석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몇 장을 읽기도 전에 어라? 작가로부터 풍기는 글의 뉘앙스가 발랄하기 그지없었다. 인물들을 하나하나 묘사하는 필력도 섬세하면서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리얼하기 그지없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 역시 새로운 이야기꾼을 만난 것처럼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런 연휴로 나는 이 책을 펼치기가 무섭게 읽기 시작해 결국 마지막장을 덮고서야 자리를 뜨는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오랜만의 경험도 했다.

 

자, 그렇다면 ‘미실’이라는 전작으로 이미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별아 작가가 이 책에서는 어떤 인물들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드러내 놓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먼저, 열혈청춘의 모던 보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그의 부(父) 백정의 아들 훕시가 있다. 돈이 최고라는 현실의 이치를 일찍이 깨닫고 물불 안 가리고 돈을 벌어들였고 마침내는 백정의 피를 숨기고 새로 족보를 사 진주 하씨(하계운)로 개명한다. 허나 이것도 부족했는지 완벽한 핏줄의 재탄생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다가 몰락한 족보 있는 양반집 규수를 낚아채고 이 둘 사이에서 이 책의 주인공격인 하윤식이 태어난다. 물론 위로 형이 한 명 있었지만 그에게는 또 예기치 못한 탄생의 비화가 숨겨있었으니 아무튼 이 집 족보 참으로 더럽게 엉켜있는 게 분명했다.

때는 바야흐로 일제 강점기로 우리 민족에게 너무도 큰 아픔과 고난의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올 시기였지만 이 모던보이는 그저 딴 세상 사람인양 호위호식하면서 청춘을 개망나니처럼 즐기고 살 수 있었다. 이는 그 아비의 완벽한 친일파 짓거리와 타고난 사업수완, 그리고 깡 덕분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일제강점기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녀석이 민족의 아픔을 너무 모른다 싶다. 이걸 순진하다고 하기에는 그 시절 진짜 순수했을 민중들에게 미안할 것 같고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물질의 혜택을 당연한 듯 누리며 아비의 길을 따를 정도로 영악했다고도 할 수 없다. 그렇게 사리분별을 정확히 할 줄 알았다면 앞뒤 재지 않고 순수함과 똘끼(?)로 형을 대신해 학도병에 지원하고 전쟁터로 끌려갈 일은 애당초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랑하는 여자를 형에게 부탁하고 떠나야만 하는 비통한 사랑의 아픔이 가슴을 후벼 팠지만 그래도 이 모던뽀이는 멋진 ‘남자’로 남기로 결심했고,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이 하윤식이라는 인물은 암울한 시대에도 고생 한 번 없이 편히 자란 행운아 같지만 또 한 편으로는 생각해보면, 그 시대의 가장 비극적인 희생물 중 하나가 바로 그가 아니겠는가? 있는 집 놈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징집을 피하느라 바쁜데 그는 뼛속까지 속물인 아비를 둔 덕에 혹은 지나치게 단순무식함 때문인지 제 발로 목숨 내놓고 전쟁터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말이다.

 

작가가 책에도 밝혔지만 이 비극 속에서 가장 희극적으로 살아가는 인물을 내세워 더욱 비극적으로 그려낸 주인공이 바로 이 모던뽀이 하윤식이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인생이 시종일관 비극으로 치달아 가는데도 나는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 그가 내 뱉는 한 마디에 그리고 그가 세상을 대하는 지극히도 무덤덤한 태도에 픽픽 웃어 제꼈다.

아무리 그래도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의지가 생기는 법이고, 세상에 대해 쓰디쓴 욕지거리라도 해야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도 급기야 한 마디 내 뱉는다.

 

“ 왜 나야? 왜 내가 죽어야 해? 이유도 모르고 목적도 없이, 남의 나라, 남의 전쟁에서?” 라고.

 

그래도 약하다 약해. 나 같으면 앞에 “씨파~”라고 거칠게 한 마디 더 붙였을 텐데 말이지.

 

그래서 난 이 부분에서 급기야 울컥했다. 하~ 이놈이 진짜 시대의 피해자가 되는 구나 싶어서. 그 시대에서조차 호위호식하면서 자유를 누리던 놈이 다른 어떤 이들보다 더 거지같이 세상에 버려지는구나 싶어서 말이다.

 

그렇지만 끝까지 버텨라. 너도 제대로 한 세상 살아봐야 하지 않겠니? 가슴이 데일만큼 뜨거운 사랑도 다시 해보고 가와모토가 아닌 하윤식으로 당당하게 살아 주었으면 하고 나는 바랬다. 이것이 바로 내가 너, 하윤식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s*****m 2010.08.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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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영락없는 드라마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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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의 잔상이 남아있어서인지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읽는 내내 이건 영락없는 드라마 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여 이 장면에선 이런 캐릭터의 인물을 캐스팅하여 살짝 비틀면 되겠구나, 더러는 자못 진지하기만 한 우스꽝스런 원리주의자의 모습을 부각시키면 딱이겠구나 하며 나름대로 콘티를 짜보기도 하였다. 그런 구상이 꼬리를 물고 막 떠오른 건 김별아가 풀어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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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의 잔상이 남아있어서인지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읽는 내내 이건 영락없는 드라마 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여 이 장면에선 이런 캐릭터의 인물을 캐스팅하여 살짝 비틀면 되겠구나, 더러는 자못 진지하기만 한 우스꽝스런 원리주의자의 모습을 부각시키면 딱이겠구나 하며 나름대로 콘티를 짜보기도 하였다. 그런 구상이 꼬리를 물고 막 떠오른 건 김별아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이 더도 덜도 아닌 우리네 삶의 진솔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뻔하디 뻔한 천편일률적 스토리가 아니라 전인미답의 새로운 틈새를 파고든 신선한 얘기여서 신세대들의 감성에도 톡톡히 어필이 될 듯 보이니 말이다. 시대 배경이 일제의 만행이 극에 달하던 태평양전쟁 말기이고 가미가제 특공대를 소재로 한 것이며 계층과 신분이 충돌하는 가문의, 취향이 극과 극인 형제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이기에 자칫 비분강개형으로 흐르기 십상이고 심각한 의미 지향적 경향을 보이게 마련이라고 누구나 넘겨짚기 쉬울 것이다. 그런데 김별아는 이런 예단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투적인 선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박제된 스테레오타입이 아닌 생기발랄하고 인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갖은 군상들이 부딪히고 넘어지며 겨우겨우 살아내는 진짜 이야기를 생중계하듯 살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드라마로 만들면 누구라도 맞아 맞아 하며 공감할밖에.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장편소설은 캐릭터가 인상적이고 스토리 라인이 재미있어야하며 문체도 매력적이어야 독자를 끝까지 붙박아둘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가미가제 독고다이]는 흡인력이 매우 강한 작품이라 하겠다. 우선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작위적인 설정 같으면서도 자연스럽고 친화력 있게 다가온다. 지지부진하게 삶을 낭비하고 있지만 사랑을 알고 순정을 이해하는 윤식과 어두침침한 면회실 안에서도 등불처럼 빛나던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경식 형, 그리고 형의 연인이었다가 윤식의 마음에 홈빡 들어와 버린 현옥, 그녀는 너무도 화-안하여 퀭한 모습까지 눈부실 정도로 태양인 형의 광선을 반사하는 빛나는 달과 같았다. 주인공 윤식이 그녀를 본 순간 심장으로부터 뻗친 불덩이가 쏜살같이 머리끝까지 치솟는 묘한 감정으로 떨게 만들 정도로 말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쇠날이 할아버지와 올미 할머니까지 다들 선이 굵고 색깔이 뚜렷한 이들이었으니 이야기의 폭과 깊이가 어떨지 절로 그려지게 된다 하겠다. 특히 결정적 순간에 자신의 진면목을 오롯이 보여준 윤식의 내면은 정말 인간미가 철철 흘러넘쳤다.


피할 수 있다면 끝까지 피하려 하였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리 둘러대고 저리 꿰맞추어 궤변으로나마 이유를 댈 수 있지만 현옥에게는 뭐라고도 할 말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차라리 비난을 들을지언정 감사나 보답의 말 같은 걸 듣고 싶지는 않았다. 형의 행복과 현옥의 행복을 바라는 건 사실이지만 형과 현옥이 함께 나눠 갖는 행복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상하는 일조차 버거웠다. 그렇다고 내 마음을 고백할 수도 없었다. 어떻게 죽음의 문전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이 삶터에서 뿌리내려야 할 사람의 발목을 잡챌 수 있겠는가? 죽음과 삶은 잇닿아 있으면서도 가장 먼 둘이자 하나였다. (267쪽)


이야기 전개도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지며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게 한눈 팔 겨를을 주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설화 같은 결혼 얘기에서 시작하여 갑자기 서울로 상경한 아버지가 부를 축적하더니만 신여성 어머니를 맞은 거 하며, 형제가 하나는 강고한 주의자로 다른 놈은 완전 놈팽이로 빠지는가 싶더니 삼각관계 러브 라인으로 얽히고설키며 이야기는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 우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들의 어처구니없고 생뚱맞고 기막힌 필연이 자주 언급될 정도로 기기묘묘한 일들의 연쇄가 작가의 철저한 구성 속에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급기야 형을 대신해 가미가제 독고다이에 지원한 윤식의 일본 병영 얘기에서 화룡점정을 찍게 된다. 빠르면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 구조를 정밀하게 교직해낸 작가의 내공이 도대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작가의 독특한 칼라가 녹아있는 문체도 압권이었다. 별별 희한한 표현이 등장하고 구어체의 질퍽한 말들이 생뚱맞은 것 같으면서도 착착 달라붙게 다가온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말해요! 말해! 어떤 년에게 홀라당 넋을 뺏겼냐고? 젖통 큰 양년? 발에 환장한 김에 전족한 뙤년에게라도 꽂혔나? 아니면 냄새나고 촌스러운 조선년인 거야?”

(중략) 뿌리가 송두리째 뽑히는 것 같은 통증에 나는 소금 세계를 받은 미꾸라지처럼 용틀임했다. (204쪽)


게이샤 요네하치의 왁살스러운 손길이 윤식의 중요 부위를 콱 움켜잡은 순간을 리얼하게 그린 대목인데 너무 실감이 나서 나까지 통증으로 징해지는 것 같았다. 다양한 우리말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작가의 어휘력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평소의 좌우명이 ‘남의 일에 신경 끄자’인 내가 어쩌자고 남의 신념과 사랑에 흥야항야하는가. 더구나 상대는 소고집으로 앙버티는 허름한 계집애에 불과하지 않은가. (151쪽)


그렇게 열지 말라고 열지 말라고 제우스가 입다짐을 했는데도 뇌를 쏘삭쏘삭 간질이는 호기심에 결국 홀라당 상자를 열고 만 판도라도 치마를 두른 여자였겠다! 나는 오랜만에 선수다운 능력이 발휘된 데 대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뻔했으나, 웬일인지 그마저도 현옥 앞에서는 백치같이 헤벌쭉한 웃음으로 삐져나오고 말았다. (중략) 그 간질간질한 행복의 순간이 조금 더 길었다면 좋았으련만. (192쪽)


그러다가 급기야 하나님까지 불러내고 만다.


그런데 하나님, 오랜만에 갑자기 불러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어렸을 적 마리아 선생에게 혼나가며 열심히 성경을 외운 덕에 하늘이 아직 날 보우하시는지 어쨌는지,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꽃잎처럼 하얀 무언가가 날아와 현옥의 이마에 사뿐히 내려앉은 것이었다. (226쪽)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을 부르고선 간만에 불러서 죄송하다니? 이 무슨 불경스런 짓. 심각한 순간을 살짝 비트는 이 절묘한 위트라니. 또 적나라한 성애 장면은 없지만 묘한 상황 설정에 절로 에로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목도 허다했다. 하여간 서너 쪽마다 한 번씩이랄 정도로 빵빵 터지며 배꼽 잡게 만드는 통에 몰입률 백 퍼센트였다 하겠다.


하여 김별아의 [가미가제 독고다이]는 잘 읽히는 소설, 그러면서도 삶의 의미와 인간의 심원한 내면을 오롯이 살려낼 수 있는 작품이 되려면 어떤 미덕을 갖춰야 할지 잘 보여준 전범이라 하겠다. 독자의 열화와 같은 사랑을 받으면서 문학적 생명력도 긴 그런 작품 말이다.



a*****7 2010.08.27.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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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현대 소설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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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는 그리 내 취향이 아니었다. 전작 <미실>을 꾸역꾸역 읽으면서, 뭐, 이런 작가가 있을까, 왜 역사를 들먹이며 성애장면을 이리 멀미나게 썼을까, 왜 여자 작가가 여자 (위인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어쨌거나 여주인공) 이야기를 사랑 빼면 시체요로 썼을까, 하면서 그녀의 이야기 푸는 솜씨를 제대로 못 보았다. 신문 칼럼에서 만나는 그녀는 그에 비해 너무나 생활 속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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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는 그리 내 취향이 아니었다. 전작 <미실>을 꾸역꾸역 읽으면서, 뭐, 이런 작가가 있을까, 왜 역사를 들먹이며 성애장면을 이리 멀미나게 썼을까, 왜 여자 작가가 여자 (위인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어쨌거나 여주인공) 이야기를 사랑 빼면 시체요로 썼을까, 하면서 그녀의 이야기 푸는 솜씨를 제대로 못 보았다. 신문 칼럼에서 만나는 그녀는 그에 비해 너무나 생활 속의 '엄마' 를 강조해서 더 낯설었고 계속 <미실>의 망령이 그녀의 이름과 겹쳐 있었다. 이름은 왜 이리 이쁜건지. 김 별아. 혹시연예인들이 쓰는 예명이 아닐까.  

 

일제 강점기의 막바지,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광기에 희생된 조선의 청년들을 소재로 쓴 이야기이다. 첫 장부터 발랄하게 '유서 깊은 백정의 집안 ' 내력을 읊는다. 강한 생명력의 백정이었던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어 독불장군으로 성공 하나만 바라보고 뛰는 아버지, 우아한 하지만 허당의 신여성 어머니, 출생의 비밀에 무릎이 꺾이는 엄친아 형, 그리고 주인공 또라이 '나',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배경은 구한말 부터 1945년 까지 이어지지만 감각은 매우 현대적이다. 껄렁껄렁한 부잣집 스무살 청년에게 생은 심드렁하고 뭘 바라고 나서자니 모든게 우습다. 낯설지만 의미가 화악 와 닿는 의성어 의태어들이 <미실> 때와는 다르게 이야기에 맛과 향을 더한다. 속도를 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재미'라고 얘기하기가 죄스럽다.  

 

 백정이 싫어서 왜구를 따라가려고 했다는 임란 때 어찌 어찌해서 백정집 양아들로 들어간 이 집안의 시조, 그리고 어찌어찌하여 미친 왜구의 전쟁에 끌려가는 모던 백정집 아들까지, 참, 인생이 기구하고 운명이 복불복이구나 싶다. 얼마전 읽은 <강남몽>의 김진 회장도 떠오르고, 형대신 징용가는 소년의 이야기 <검은 바다>도 생각났다. 저자의 말처럼 비극적인 역사를 희화시켜서 풀어놓아서 더 서글프고 더 와닿는다. 발랄하고 귀여운 표지 덕에 제목이 뜻하는게 어쩌면 일제 강점기의 그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겠다. 광기에 서린 일제의 전쟁 속에 휘둘린건 이 땅의 모든 이들이었다. 저자가 생생하게 그려내는 그 시대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휘둘리면서 읽어냈다. 모던걸이나 신여성, 그리고 독립 투사나 친일파까지, 어쩜 지금 이 시대에도 다 살아 숨쉬는 인간 유형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 소설이면서 현대 소설이고, 성장 소설이다.

 

y********o 2010.08.06.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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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에 가린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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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를 만나기 위한 아버지의 여정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p77   삶은 '독고다이'다.   <가미가제 독고다이>는 <미실>로 우리에게 이름을 알린 작가, 김별아의 장편 소설이다. 전쟁의 광기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던 1940년대, 비극적이지만 희극적인 삶을 살았던 3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백정의 자식으로 태어났던 쇠날이 할아버지가 벼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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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를 만나기 위한 아버지의 여정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p77

 

삶은 '독고다이'다.

 

<가미가제 독고다이>는 <미실>로 우리에게 이름을 알린 작가, 김별아의 장편 소설이다. 전쟁의 광기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던 1940년대, 비극적이지만 희극적인 삶을 살았던 3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백정의 자식으로 태어났던 쇠날이 할아버지가 벼랑 끝으로 떨어져도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간, 호락호락하지 않은 할머니를 만났고, 그 할머니의 첫째 아들인 아버지는 자신의 신분에 대한 열등감으로 집을 나와 자수성가를 이루었다. 양반의 호적도 샀다. 그리고 역시 모던한 신여성을 꿈꾸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양갓집 규수, 어머니와 결혼을 한다. 세상에서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살 수 있다고 믿는 아버지는 일제 시대에도 권력자들에게 붙어 재산을 불려 나간다.

 

아버지는 지금껏 인생에서 ‘진짜’를 찾아 헤매었다. 진짜 아버지, 진짜 양갓집 규수, 진짜 부와 명예와 권력…… 하지만 진짜를 찾아 헤매는 아버지는 가짜였다. 그래서 아버지가 ‘진짜’를 찾아다닌 여정은 다만 자신이 얼마나 ‘가짜’인가를 증명하고 다닌 것에 불과했다. 그것이 아버지와 여인이 함께 나눈 밥상 위에 앙상한 생선뼈와 함께 비릿비릿하게 드러나 있었다. 난생처음으로 아버지가 아주 조금 불쌍했다. –p144

 

아버지의 피를 타고 난 주인공 윤식은 머리에 피도 안마르던 시절부터 술과 게이샤를 찾아다니며 방탕한 생활을 보낸다. 삶의 ‘폐허’를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 윤식에게 어느 날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랑이 찾아온다. 바로, 자신에게 종교와도 같았던 형의 연인이다. 그렇게 윤식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

 

저자는 암울한 시절, 비극적인 순간에도 희극적인 방법으로, 끈질기게 자신들의 운명을 개척해 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이야기 진행 속도도 빠르고, 인물들도 생동감이 있다. 중국 작가, 위화의 <형제>가 생각나기도 한다. 박완서 소설에나 등장할 것 같은 단어들(평소에 쓰지 않는)도 많이 나온다. 스토리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나올 만한 '전형적인' 사건들로 이어져있다. 그래서인지...후반부로 갈수록, 내겐 좀 식상했다. 새로운 시도는 좋은데, 기교에 가려 인물들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나 할까. 단순명료한 캐릭터 설정도 그렇고. 

 

물론, 스피드 있는 스토리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겠다.

 



c*******e 2010.09.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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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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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의 글은 이 책으로서 3권 읽는 것 같다. 맨처음 읽었던 '미실' 그리고 에세이집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만나는 것도 인연인건지 이 책 또한 일제치하의 우리의 역사의 한편을 가지고 너무도 생생한 배경을 바탕으로 글을 적어 놓았다.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잊고 지내던 계급사회의 모습들을 보여 주고 있다. 백정이라는 직업을 가진 천민들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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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의 글은 이 책으로서 3권 읽는 것 같다.

맨처음 읽었던 '미실' 그리고 에세이집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만나는 것도 인연인건지 이 책 또한 일제치하의 우리의 역사의 한편을 가지고 너무도 생생한 배경을 바탕으로 글을 적어 놓았다.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잊고 지내던 계급사회의 모습들을 보여 주고 있다.

백정이라는 직업을 가진 천민들의 이야기로 시작이 되는데 태어날때부터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가지고 태어난 그들은 이름도 없고 성도 없다.

그저 아버지가 지어준데로 불리고 그 이름으로 죽는다.

3대의 역사를 풀어나가는 동안 비슷한 성향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삶의 변화를 예고한다.

쇠날은 동네에서 힘이 없는 자로 통한다.우락부락하지 못한 외모와 더불어 피를 무서워하는 천성 덕에 백정으로 태어났으면서 소를 잡지 못해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며 살아 가는데 쇠날과 소꿉친구로 지냈던 올미는 백정마을에 보기 드문 미녀여서 모든 남자들이 흠모하였는데 어느 봄날 나물캐러 산에 갔다가 이웃마을 사는 양반 자제들에게 폭행을 당한다.

올미를 찾기위해 마을사람들이 모두 다녀 보았지만 올미를 찾을 수없었다.

그리고 며칠 후 쇠날이 올미를 찾아 산에서 내려오는데 그리고 올미와 쇠날은 혼인을 하고 올미는 아들 훕시를 낳는다.

그누구를 닮지 않은 훕시는 자신의 아버지가 쇠날이 아님을 알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집을 나와 경성으로 가게 된다.

훕시는 경성에서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알고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만든다.

그렇게 경성에서 훕시는 돈을 벌어 이름을 바꾸고 족보를 사서 자신이 백정이 아니라 양반으로 탈바꿈을 하고 자신과의 신분차이가 많이 나는 신여성과 결혼을 한다.

그렇게 자신의 신분을 높이고 세상을 변하게 하는 돈을 위해 온갖일을 하며 살아 간다.

 

이렇게 쇠날의 삶에서 훕시의 삶으로 넘어가고 그 다음은 훕시의 두번째 아들 윤식의 삶으로 넘어가는데...

아버지의 많은 재산으로 인해 망나니처럼 살아가는 윤식에게 유일한 형 경식은 우상과도 같다.

경식은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윤식은 현옥을 만나게 된다.

 

삶은 윤식에게 이어지지만 윤식은 살아가면서 의로운 일보다는 망나니에 가까운 행동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마지막 형과 현옥을 위해 자신이 군대를 가기로 결심하고 자살특공대에 들어 가게 된다.

가미가제 독고다이는 비행 자살특공대의 이름이다.

그렇게 누군가의 삶에 끼어들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윤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신의 삶을 살면서 해방감과도 같은 삶의 자유를 느끼는 운식의 삶이 더욱 빛이 났다는 것이다.

결코 좋지 않은 역사를 배경으로 시대를 살아가던 윤식의 모습은

어쩌면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도 분명 있을것이다.

재미없는 삶이지만 열심히 살아야만 하는 의무를 가지고 태어났기에 지금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면서 오늘도 보냈으리라고 본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윤식의 긍정적이 마인드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j******2 2010.08.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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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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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미실]이를 읽어보진 못했다. 베스트셀러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책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해서 읽기를 미루고 있었는데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읽고 나니 저자의 작품 모두를 읽고 싶어졌다.   책 제목을 보면서 가미가제의 뜻이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제2차 세계대전 때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특공대를 이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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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미실]이를 읽어보진 못했다. 베스트셀러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책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해서 읽기를 미루고 있었는데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읽고 나니 저자의 작품 모두를 읽고 싶어졌다.

 

책 제목을 보면서 가미가제의 뜻이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제2차 세계대전 때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특공대를 이르는 말로 전쟁후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무모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비유할때 쓰인다고 한다. 일제의 압력에 의해 강제 동원된 우리나라 젊은이의 무모한 죽음에 책을 펼치기전부터 마음 한켠이 찡~하게 아려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였던 조선후기부터 일제강점기 끝자락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 허윤식이 화자로 등장하며 삼대에 걸친 가족사를 풀어가고 있다. 백정 신분이었지만 피만 보면 기겁하는 쇠날이 할아버지가 감히 넘볼 수 없었던 기세등등했던 올미 할머니와의 우연적 만남으로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집안 내력을 만들어 냈다. 

 

백정 신분에서 벗어나고자 고향을 떠나 온 아버지는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성공인의 대열에 들어선다. 돈이면 뭐든 다 되었던 그 시절 백정이란 신분에서 탈피하고자 양반 신분까지 돈으로 매수해서 '진주 허'씨의 족보에 올라간다. 또한 유부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강지처와 이혼하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신여성과 결혼한다. 돈으로 모든 것을 포장했던 아버지의 숨겨진 진짜 모습과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의 위선적인 삶과 마주치면서 허윤식은 자신도 타락한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다. 

 

어릴적 우상이었던 형의 연인 현옥과의 우연한 만남이 얄궂게도 화자의 인생의 바꿔 놓는다. 어머니를 보면서 호락호락한 여자에 질겁한 허윤식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옥을 보는 순간 자신도 집안 내력의 맥을 이어가게 될거란 불길한 예감이 적중하고 만다. 첫 눈에 반해버린 현옥을 위해 형 대신 일제의 강제징용에 가미가제로 자원 입대하는 상황까지 만들어 간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그린 작품들을 읽을때마다 어둡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으로 목울대가 울컥해지곤 했는데 [가미가제 독고다이]는 화자의 독특한 어법으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랜만에 막힘없이 술술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의 문체가 달콤한 꿀물처럼 착착 달라붙는 느낌이랄까~ 이 책은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시대의 이면을 보는 것 같아 놀라웠다.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는 여성', '운' 두가지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어서 결론은 어느정도 예상할 수가 있었다. 난봉꾼 아버지, 냉소와 거짓으로 위장된 얼룩진 가족사, 가미가제 독고다이, 아버지처럼 늘 운이 따라주는 화자, 화자가 펼쳐내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인물들의 이야기와 역사의 뒷모습을 보면서 감동 보다는 진한 애수가 묻어났다.

 

k*****5 2010.08.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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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 그녀의 작품은 처음이다. ‘ 미실’이라는 책의 작가로 알고 있었지만 작년 <선덕여왕>의 열풍 속에서도 찾아 읽지 못했었다. ‘첫만남’. 어찌되었든 그녀의 작품으로는 처음 이 책을 읽었는데...... 느낌이 좋다. 작가만의 기준, 어떤 선이 있다면 그 선을 넘지 않았던 이야기의 흐름도, 분명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삼대에 걸친 인생사가 힘들고 어려우며 어찌 보면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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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

그녀의 작품은 처음이다. ‘ 미실’이라는 책의 작가로 알고 있었지만 작년 <선덕여왕>의 열풍 속에서도 찾아 읽지 못했었다.

‘첫만남’. 어찌되었든 그녀의 작품으로는 처음 이 책을 읽었는데...... 느낌이 좋다.

작가만의 기준, 어떤 선이 있다면 그 선을 넘지 않았던 이야기의 흐름도, 분명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삼대에 걸친 인생사가 힘들고 어려우며 어찌 보면 청승맞고 구질구질 해질 수도 있었는데, 분위기를 그 쪽이 아닌 오히려 능청스럽게 느껴지게 한 점도 마음에 든다. 어렵고 힘들지만 그것을 ‘농담’으로 풀어가려 했던 현옥의 가족처럼 이야기는 즐겁고 청산유수로 흘러간다.

 

앞서 말했듯이 이야기는 삼대에 걸쳐 진행된다.

이야기의 화자인 나 ‘윤식’과 백정의 자식으로 태어난 할아버지 쇠날이, 할머니 올미, 둘 사이에서 태어나 일제의 앞잡이가 되고 신분을 바꿔버린 아버지 하계운, 이렇게 말이다.

이 집안의 내력, 삼대의 공통된 특징은 “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를 좋아한다” 는 것이다.

할아버지 쇠날이는 언감생심 넘볼수 없었던 할머니 올미와 결혼을 했으며, 아버지 하계운도 신여성으로 자존심이 드높았던 정선과 결혼하여 ‘사랑없는 결혼 생활’을 포장하여 ‘실체없는 행복’으로 가득차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 윤식은 행실이 불량한 한량이지만 형을 사모하던 현옥을 보자 첫눈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이들 삼대가 ‘일제 시대’라는 시대 배경과 엇물려, 또한 여러 ‘우연’이 끼어드는 필연과도 같은 운명을 살아간다.

 

“ 비극이다...... 나는 그 비극 속에서 가장 희극적으로 살아가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희극적일 수밖에 없어서 더욱 비극적이고, 인간적인. ”

라고한 작가의 말은 이 소설을 설명하는데 딱 맞는 표현이었다.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읽으면서 왠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생각났다.

아들 조슈아에게 전쟁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 귀도가 아들에게 전쟁이 아니라 ‘ 신나는 놀이이자 게임‘이라 말하고 그렇게 여기게 만들었던 그 영화.

비극적 상황을 희극적으로 풀어가려했던 인물... 이런 점이 비슷해서였을까?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이야기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다다라 있다. 한 명 한명 소설 속 인물들은 생생히 살아 숨 쉰다. 우리의 역사를 이렇게 잘 살려 배경으로 활용했다는 것도 새롭고, 독특하다.

이정도만 해도 앞으로 김별아라는 작가를 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b****4 2010.08.10.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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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하고 무거운 시대의 경성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일본 자살 특공대의 대원이 되는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제목이 뜻하는 것은 비단 자살특공대라는 그 것 하나만이 아닌, 이 시대의 어쩔수 없이 쳇바퀴 굴리듯 살아가고 살아가기위해, 혹은 뜻하지 않게 일제에 희생되는 그 모든 이를 지목하는 듯하다.   겪어보지 않은 역사에 이렇게나 공감하고 빠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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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하고 무거운 시대의 경성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일본 자살 특공대의 대원이 되는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제목이 뜻하는 것은 비단 자살특공대라는 그 것 하나만이 아닌, 이 시대의 어쩔수 없이 쳇바퀴 굴리듯 살아가고 살아가기위해, 혹은 뜻하지 않게 일제에 희생되는 그 모든 이를 지목하는 듯하다.

 

겪어보지 않은 역사에 이렇게나 공감하고 빠져들수 있는건 나 역시 한민족으로서 역사교육을 받고 드라마속의 시대극을 떠올릴수 있는 사회인으로서 책을 한장 한장 넘길 수 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민족의 아픔의 시대를 그린 역사소설이지만 한 백정집안의 사랑의 역사와  그 집안의 어린 핏줄 윤식의 사랑이야기로 꾸며진 로맨스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이 시대를 살며 이시대의 사랑을 겪듯이 그들은 그 시대를 살며 그 시대의 사랑을 겪는다.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여 살아가듯,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여 그 시대의 상위에 군림한다.

못 배우고 그저 살아가며 출세하기에 급급했던 뿌리깊은 백정집안의 아들 훕시는 민족의 뿌리와 의미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친일파로서 성공의 성공을 거듭,  백정의 뿌리까지 세탁하고자 족보를 사들이고, 정조있는 양반가의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여 살아간다.  하지만 그 가정의 시작이 사랑이 아니라 핏줄세탁과 명예 였기에 집안에서는 항상 냉기가 흘렀고, 주인공 윤식은 5살 터울의 형 경식과 그런 집안에서 자라났다. 언제나 반듯하고 잘난 형의 그늘에 가렸지만 그에게 형은 곧 신이요, 하나의 믿음이었다.  번면 윤식은 집안의 문제아로 어린나이부터 실로 방탕한 생활을 하던차,  그러던 친일파의 집안의 자제인 형의 독립군 활동에 집안은 위기를 맞게 되고, 형이 수감된 감옥에 면회를 가다 윤식은 사랑을 맞이한다. 그녀는 형의 독립군 활동을 지지했던 현옥, 하지만 그녀는 경식을 사랑하고 동경하며, 그런 경식 또한 현옥을 애틋히 생각한다.

윤식이 그녀를 사랑하는 과정은 이 소설의 어떤 사랑보다 순수하고, 애틋하며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든다.

 

그의 사랑은 순수하고 헌신적이다. 그 암울한 시대의 사랑하면 힘든 그런 여자에게 반하여 외사랑을 하지만, 그간 주인공의 타락한 행동들에 대비되어 굉장히 순수하고 그가 희생됨으로 인해 완성되기 시작한다.

진정한 사랑은 희생일까 독점일까. 주인공은 희생으로서 완성한 사랑을 형의 병마로 인해 다시 차지하고자 한다.

 

시대적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사랑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그 시대에 그대로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어느시대나 가능한 비슷비슷한 그런 사랑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 그 장소, 친일파의 아들로 태어난 지극히 인간적인 청년만이 할수있는 그 특별한 사랑에 둥둥 마음이 울렸다.

 

일반적인 소설과 다른 독특한 배경과 로멘스로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이 책, 김별아 라는 작가를 새삼 또 돌아보게 만든다.

d********o 2010.08.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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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문체, 확실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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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의 소설이 히트친 적은 많지만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우연히 신작 <가미가제독고다이>를 봤는데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어린 시절 공지영이란 멋진 여자소설가를 만났을 때의 감정처럼 와! 하는 느낌   내용은 1940년대 전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백정 집안의 3대에 걸친 내력을 다루고 있다. 할머니 올미는 젊은 시절 당찬 성격과 미모로 동네 총각들의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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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의 소설이 히트친 적은 많지만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우연히 신작 <가미가제독고다이>를 봤는데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어린 시절 공지영이란 멋진 여자소설가를 만났을 때의

감정처럼 와! 하는 느낌

 

내용은 1940년대 전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백정 집안의 3대에 걸친 내력을 다루고 있다. 할머니 올미는 젊은 시절 당찬 성격과 미모로 동네 총각들의 뜨거운 구애를 받던 인물이다. 어느날 숲에서 몹쓸 짓을 당한 후 동네에서 가장 어리숙하고 착한 백정 쇠날에게 시집간다. 후에 나오는 어머니는 신분상승을 위해 시집와 완벽한 가정인 척 하기 위해 온갖 가식을 떠는 여자로 나온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집안 내력이다"

첫 문장만 봐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지무지 궁금하게한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들은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데

요즘 히트치고 있는 드라마 '욕망의 불꽃'에서 신분상승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신은경역할을 연상시킨다

 

소설 속의 옛날 여자들은 독하고 억척스럽고 드센 여자로 나온다

아니면 한없이 순하고 착해서 당하거나 손해보는 캐릭터...

우리네 어머니들, 할머니들은 그 시절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암울한 시대를 버티기 힘들었겠지, 내 자식 내 식구를 지킬 수 없었겠지

 

[공감구절]

당신은 우연의 운명을 믿는가? 나는 믿는다. 우연히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들의 어처구니없고 생뚱맞고 기막힌 필연을 믿는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아무러한 객관적정황보다

자기 자신을 더 믿는다는 것이다

 

누가 부부싸움을 칼로 물 베기라 했던가? 칼로 물을 베면 물은 썰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물 묻은 칼은 녹슨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를 향해

비수같은 말을 던지는 사이에 내 심장에는 쇳녹이 슬고 목구멍에서는

녹내가 치밀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 비록 만날 수 없을지라도 기억 속에서는 언제나 볼 수 있다.

 

개새끼들만큼 애새끼들도 많았다(강아지들만큼 아이들도 많았다, 라고 표현해서는

절대로 전달할 수 없는 어떤 느낌이다) 개새끼들과 애새끼들은 아무데서나 짖어대고 아무데서나 똥오줌을 싸갈긴다는 면에서 꼭 닮았다

 

막상 겪어보니 최선을 다하는 것도 제법 할 만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련도 후회도 없었다

 

비장하고 엄숙한 방식만으론 징그럽도록 끈질기게 존재했던 삶을

온전히 그려낼 수 없다. 기실 소수의 큰사람을 제외한 평범한 인간들의 삶이란 너덜너덜한 일상을 가까스로 짜깁기한 남루한 누더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w******o 2010.10.1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