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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번역자 해설 슬쩍 보니 '원죄'의 한자가 근원원의 원자를 사용하는 '原罪'가 아니라 원통할 원자를 쓰는 '寃罪'였다. 이게 뭔뜻인지는 작품을 읽다가보면 대강 느낄 뿐이지 어디에고 설명이 없다. 당연히 다 알거라고 생각해서 빼놓은건가, 아님 읽다가보면 뉘앙스로 알아차릴거라고 판단한걸까? 그건 그렇고 일본작품일경우엔 커버안 저작권설명하는데다 한자도 좀 표기해달라. 요즘엔 많이들 제목부터 원제, 영제까지 다 표기해주던데.... 뉘앙스로 파악하는게 아닌 정의(definition) 가 알고싶어 찾아봤더니만, 네이버엔 원옥 (寃獄, 이유없는 억울한 옥사 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고려문종때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관을 3명을 두고 죄인심문하란 얘기가 나온다)이 나오고 구글에선 forced charge가 나오고, 관련 일본싸이트에선 이런 예로 강압적인 심문얘기가 나온다 (흠, 어제저녁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선 바로 이런 원죄얘기를 했다. 그래서 자백에 의지한 조서보단 법정에서의 증거공방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그렇다, 이제 읽다가 어지러웠던 것을 정리하고 다시 이야기를 돌아...갔어도 어지럽다. 아, 정말 이제껏 재밌고도 귀엽게 읽었던 오리하라 이치의 화려한 서술트릭을 자랑하는 '도착'시리즈랑 분위기 완전 다르다.
[水の殺人者], [漂流者], [遭難者], [冤罪者(원죄자, 1997年11月 文藝春秋 / 2000年11月 文春文庫])], [失踪者], [沈黙者], [行方不明者 (행방불명자)]의 '者'시리즈에서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지만, 난 no thank you.
답답하게 붙은 도심의 변두리, 더위에 창문을 열고 이를 몰래 쳐다보며 욕정을 느끼고,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들이 비슷하게 등장은 해도, [원죄자]에 등장하는 묘사와 이야기는 무척이나 차갑고 사실적이고 마초적이며 (아마도 범인에게 당하는 여자피해자들에 대한 묘사에 대해 gender간 반응은 큰 차이가 날 것 같다, 이 작품만은) 마구잡이로 후려치는 것처럼 폭력적이고 묵직한 충격을 전달하면서도 마구 뱉아내는 것만 같다. 책표지에 쓰여진 너무 높은 평가에 나만 이런가 싶다가 아마존 재팬 일부 평보고 안심~ ^^; 그나저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엔딩이 넘 찝찝하지 않아?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 온갖고난과 높은 강도의 클라이막스를 준비하는게 아니라, 얼마만큼이나 제대로 감정을 씼어내주는가 아닌가? 그리고 범죄에 대한 묘사가 범죄자나 피해자 등의 심리를 표현하기에 필요하지만, 계속해서 반복하고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할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초기엔 [환상의 여인]이나 [처형 6일전]을 연상되어서 서술트릭도 기대했건만 그것도 아니고 사회적 이슈를 다룬 것도 (초기엔 그런줄 알았다) 아니고 마치 기리노 나쓰오의 [다크]와 같은 맥락의 범죄와 인간의 어두운 본성에 촛점을 둔 작품이었다. 밸린저는 연상도 안된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한 소년이 애마자전거를 타고 어딘가 분풀이로 방화를 저지르러 간다. 불을 낸 순간 어디선가 들린 비명소리와 자신에게 떨어진 괴한. 그건 연쇄성폭행살인사건의 시작이었다.
논픽션작가 이가라시 도모야는 어렵게 임신한 아내 구미코와 그런데로 행복하였다. 그를 부른 '주간토픽'의 데스크 사타케 슌이치는 그를 불러 편지를 전달한다. 그건 12년도 더된 다가구주택 2층 연쇄성폭행살인사건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최종항소심을 기다리는 가와하라 데루오의 편지였다.
그는 7건의 사건중 마지막이었던, 이가라시 도모야의 약혼녀 미즈사와 아이를 살해한 한 건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었고, 원죄, 즉 무고를 주장하며 그에게 진심을 토로한다. 그리하여 심리적 갈등을 겪은 그는, 과거 십여년동안 전화와 이메일 친구였던 고타니 미카에게 이를 말하고 결국 이에 대한 후속 기사를 쓰게된다.
사실 그가 약혼녀 미즈사와를 만난것도 그리고 그녀를 잃은것도, 데뷔작으로 논픽션상을 수상하던날 자신을 지나쳤던 자전거와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방화살인사건이었고, 바로 연쇄적으로 일어난 사건을 취재하면서 부터였다. 그의 무고를 주장하는듯 하지만 실제로는 과거 무리한 구류와 심문으로 인한 고통을 겪었던 사사오카 료조 등의 인권단체장, 과거 연인에게 버림받은 이유로 인해 어쩜 자신을 버리지않고 그를 돌볼 수 있다는 약간의 착한여자신드롬에 빠진 모리야마 이쿠에, 피해자 가족인 세토다와 히구치, 다카야마 전형사 등은 이와 비슷한 소재와는 달리 읽는이로 하여금 몰두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석을 가지는데 그건 모두 다 자신이 알건 모르건 간에 밖에 내보여지는 것 이상의 집착과 외곩수적 면모, 잔인함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착하고 파괴하고...읽는이가 공감을 느낄 감정은 없다. 물론, 이는 인간이 간직한 것들이지만 보다 극대화된 면모 - 이성적 사고보다는 눈앞의 범인에 집착을 하게 되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합당한 벌을 스스로 내리고 싶고, 자신의 애정이 식자 잔인하게 버려두는 것 등 - 무척이나 사실적이고 자세한 와중에 보여지는터라 보다 더 강하게 다가온다.
여하간,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너무나 사건들속의 인간이 잔인하고 더러운 면모를 너무 리얼하게 말초적으로 묘사한데다가, 긴장감 고조를 위해서인지 엔딩에서 잦은 나레이션의 교체와 반전의 계획이 부자연스러워 책장을 덮는게 그닥 상쾌하지 못했다 (게다가 엔딩의 연인연결 또한 마음에 안드는게, 작가 혹시 자신의 소망을 이가라시 도모야에게 투영한거 아냐? 왜 그 처자가 악몽이 가득연상되는 그사람과 연결되냐고!)
'힘찬 서스펜스, 교묘하게 뒤틀린 플롯, 기가 막히게 능숙한 이상심리 묘사, 그리고 예술적으로 농염한 섹스묘사'로 유명하다는 리차드 닐리 (Richard Neely, http://www.fantasticfiction.co.uk/n/richard-neely/) 란 작가도 새로 알게되었지만, 이 작품과 비슷한 유형이라면 그닥 나에겐 매력적이지 못할 것 같다. 난 아마도 토리 힐러만에 가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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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일 : 1997
이가라시 도모야 : 논픽션 르포 작가 이가라시(도치모토) 구미코 : 도모야 아내 고타니 미카 : 도모야 폰팅녀 다카코 : 미카 친구 유이치 : 미카 남편 미즈사와 마이 : 도모야 옛 약혼녀 미즈사와 미도리 : 마이 여동생 사타케 슌이치 : '문명출판사 주간 토픽스' 부편집장 가와하라 데루오 : '도쿄 주오선 철로변 연쇄여성 살인사건' 피의자 가와하라(모리야마) 이쿠에 : 데루오 약혼녀 히구치 아이 : 피해자1 히구치 가요 : 아이 어머니 세토나 유코 : 피해자2 세토다 미쓰히로 : 유코 아버지 다나하시 유이치 : 유코 사건 발견자 오치아이 루미코 : 피해자3 쓰지모토 가나코 : 피해자4 다카노 미에 : 피해자5 다마무라 미요코 : 피해자6 하타케무라 다로 : 용의자1 도카치 유키오 : 용의자2 사카모토 요시히로 : 용의자3 쓰카모토 : 나카노 서 형사 다카야마 다다요시 : 전직 형사 사사오카 료조 : '가와하라 데루오 구명운동' 회장 무라코시 겐이치로 : 소년 방화범 유카리 : 겐이치로 여자친구 사부로 : 공원 노숙자 도야마 도시코 : 데루오 빌딩 청소 여자 동료 오가타 겐이치 : '마이아사 신문' 사회부 기자 하루나 : '해바라기 유치원 '원생 도가시 : 겐이치로 집 현 거주자
오리하라 이치의 '~者 시리즈' 중 하나인 '원죄자'를 읽었다. '~者 시리즈'는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인간의 증오와 광기, 욕망을 서스펜스 형식으로 엮은 시리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행방불명자'가 먼저 번역되어 출판되었지만, '원죄자'가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원죄라 주장하는 연쇄살인사건 범인 '가와하라 데루오'와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논픽션 르포 작가 '이가라시 도모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에 가와하라 데루오를 지지하는 구명운동 사람들과 그를 심문했던 형사들, 그리고 사건의 열쇠를 쥔 '무라코시 겐이치로'와 '고타니 미카'가 화자가 되기도 한다. 언뜻 원죄라 하여 사회파 미스터리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실상은 '오리하라 매직'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서스펜스 작품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혹시 이거 아닐까...'라고 생각했던게 일부분 맞기는 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에서 나왔듯 이런저런 가설 중 하나이기에 맞쳤다고 호들갑떨기는 좀 그렇다. 앞서 말했듯 이 작품은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으로 '실종자'와 '도망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스토리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실종자의 등장 인물이 다음 작품에도 나오니, 순서대로 읽는게 좋을 듯 싶다. 참고로 시리즈 전체를 읽지 못해 정확히 코멘트를 할 순 없지만, '행방불명자'가 작품의 시간 순서상 '원죄자'보다는 후의 일이니 '원죄자'부터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후반부의 3번의 반전이 정말 재미있었던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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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는 방향성과 트릭을 담아내는 미스터리' 일년전쯤 만났던 [행방불명자] 읽고 그 작품을 그렀게 표현했었다. 그리고 그 제목속에 '오리하라 이치'라는 이름이 있었다. 여름이라는 계절, 미스터리의 계절 여름에 그의 이름을 다시금 만난다. 그와의 이번 만남을 준비하며 가진 다짐중 하나가 '이번엔 결코 속아 넘어갈 수 없다!' 였다. 그가 촘촘하게 쳐놓은 거미줄에 더이상 놀아날 수 없다는 다짐. 그런 다짐과 함께 국내에서 만나는, 행방불명자에 이은 오리하라 이치의 두번째 '者 시리즈' <원죄자>를 펼친다.
'오리하라 이치'를 일컬어 미스터리의 대부이자 '서술 트릭'의 달인?, 일인자 라고 부른다. 서술 트릭은 쉽게 말해 고의적으로 독자를 현혹시키고 독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수법이라 할 수 있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일반적인 트릭이 다른 인물들을 통해 범인이 자신이 아니라는듯 속이는 수법이라면 서술 트릭은 작가 자신이 독자들을 향해 거짓말을 써내려간다. 어찌보면 작품을 지켜보는 3자적 입장의 독자로서는 불공평하기 그지 없는 형태인 것이다. 모든 정보가 등장인물과 독자에게 공평하게 제공 되어야하는 추리문학의 일반적 형태와는 조금은 다른 이런 특징때문에 독자들은 가끔 이런 불공평한 처사에 화가 나기도 한다.
어쨌든 오리하라 이치하면 떠오르는 서술 트릭, 이런 불공평에 현혹되지 않고 이번만큼은 속아넘어가지 않으리라는 다짐과 함께 <원죄자>를 시작한다. '원죄(寃罪)'라는 말처럼 이 소설은 억울한 누명을 쓴 무기징역수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사실 그가 주장하는 억울하게 뒤집어 쓴 죄라는 것이 정말 '寃罪' 인지 '怨罪'(원한을 품고 저지른 악한 죄)' 인지는 책을 내려놓는 순간에서야 알게 되겠지만... 그렇게 원죄(寃罪)에 대한 이 이야기는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가라시 씨. 저를 기억하실는지요. 물론 잊을 리가 없겠지요. 저는 가와하라 데루오. 당신의 연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자입니다. 분명 당신은 저를 죽이고 싶을 만큼 증오하고 있겠지요. 먼저 일심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고, 지금 또 항소심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 P. 36 -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도쿄 주변에서 발생했던 연쇄 성폭행 살인사건의 범인인 가와하라 데루오. 그가 자신은 결백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게 된다. 이 소식을 듣게 된 논픽션 작가인 이가라시 도모야는 분노하게 된다. 그 또한 가와하라 데루오의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12년전 우연히 이 연쇄살인범이 저지른 첫번째 사건의 목격자가 되었던 이가라시 도코야는 이 사건을 보도하게 되고 이후 미즈사와 마이라는 출판사 직원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마이는 연쇄 살인의 일곱번째 희생자가 되어버리고... 그런 그에게 자신이 결백하다고 주장했다는 가와하라 데루오의 주장은 어떻게 들렸을까.
'서술 트릭'의 일인자답게 오리하라 이치는 초반부터 치밀하고 섬세하게 사건을 그려내며 독자들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가와하라 데루오가 쓴 기록들, 인터넷 홈페이지를 비롯한 자료들, 이메일, 신문과 편지 등 다양한 형태의 사건과 사건의 진실을 담아내려는 다양한 형태의 기록들의 등장은 첫번째로 독자들을 어지럽게 만든다. 그 기록들은 사실성에 바탕을 두고 있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담기도 해서 어느것이 진실인지를 쫓고자하는 독자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한 자료로서 서술 트릭의 진수가 되어주고 있다.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한 가지는, 바로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존재이다. 자신이 원죄자임을 주장하는 가와하라 데루오, 두번째 연쇄살인 사건의 희생자 아버지인 세토다, 옥중에서 가와하라의 아내가된 이쿠, 가와하라에게 허위 자백을 받아낸? 전직 형사 다카야마, 구명 단체 회장 사사오카... 좀처럼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과 캐릭터를 어떻다하고 한마디로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람의 이야기속에 빠져들다가도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독특함에 현혹되기도 한다. 역시 오리하라 이치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진실은 무엇인가? 자신이 억울한 원죄자라고 주장하는 무기징역수, 그리고 그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려는 작가의 이야기. 치밀한 복선과 곳곳에 숨어있는 트릭, 그리고 마지막에 맞닥드리는 충격적인 진실. 어느것인 진실인지, 누가 옳은지 쉽게 단정지을 수 없이 작가의 펜 끝을 독자들은 한없이 뒤따라가기에 바쁘다. 쉽게 빠져들지만 쉽게 빠져 나올수 없는 마법, '오리하라 매직' 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끼게 해 줄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원죄자>가 아닐까 생각된다.
<원죄자>는 묵직하게 다가오는 사회성 짙은 이야기들속에서 가볍게 웃음이 되어주는 재치도 담겨있다.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오리하라 이치의 수려한 필치가 매혹적이다. '이번엔 절대'를 외쳤지만 '이번에도 역시' 그의 발 밑에 주저앉고 만다. 그의 전작인 [행방불명자]와는 분명 닮아 있지만 분명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사실 [행방불명자]를 읽고 그의 다른 작품인 [도착의 론도]를 읽어보고자 했지만 아직도 만나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하며 다시 한번 그와의 만남을 준비해본다. 그리고 앞으로 출간 예정이라는 [실종자], [도망자] 등 '者 시리즈'도 꼭 함께 하고 싶다. 오래도록 그의 매직에 빠져들고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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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하나의 고백. 난 정말 기억력이 제로인것 같다. 예전에는 그래도 기억을 꽤 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이래서 기록이 중요한가보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미 아시겠지. ............................맞다. 이 책 역시 예전에 읽었던 책이다.T_T 하기사, 한 번 꽂힌 작가 작품은 다 읽는 내가! 참새가 방앗간 지나칠 일 없는데 당연히...읽을 수 밖에 없었겠지...흑흑 T_T;;
이 원죄자 역시 '者'시리즈로 최초의 작품이라 볼 수 있다. 간혹 우리나라에서는 순서가 뒤엉켜 들어오거나 하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 우선시 되는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나마 시리즈라고 말하거나 1,2,3 같이 순서라도 붙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냥 이렇게 나름 비슷한 구성 혹은 등장인물이 같을 때, 특히 추리소설은 해당되는 주인공이 처음 등장하는 책이 오히려 나중에 출판되기도 한다. (물론, 의도적으로 그렇게 출판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보통 '원죄'라고 하면 으레 원래 태초부터 가지고 있는 죄. 아마 기독교의 영향 때문일까? '아담과 하와'가 생각된다. 여기서의 원죄는 자신이 하지 않은 죄를 뒤집어 쓰는 것을 의미한다.
소설의 시작은 한장의 편지로 시작된다. 끔찍한 연쇄성폭행살인에 연루되어 약혼자를 잃은 칼럼기자, 이가라시 도모야. 편지는 용의자로 구속되어 이미 판결을 받은 가와하라 데루오의 무죄를 호소하는 글이었다. 그의 주장은 거듭된 고문 끝에 원래 자신이 저질렀던 절도와 성폭행 말고도 살인까지 뒤집어 썼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원죄 논란'과 되풀이 되는 지난날의 악몽의 결말은 글쎄..뭔가 찝찝하고도 씁쓸한 결말이었다. 정말 곁가지에 집중하다보면 누가 범인인지 헷갈리게 된다. 확신할 수도 없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했던 부분은 역시 사람의 기억력의 한계와 얼마나 왜곡된 기억들이 저장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책을 읽는 내내 언젠가 읽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정확히 생각나지는 않았다. 다시 한 번 읽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정답이 틀릴 때마다 기뻐해야할지 아님 좀ㅋㅋㅋㅋ뭐랄까 이상했다 기분이.
비위가 약하신 분들에게 원죄자는 특히 추천하고 싶지 않다. 표현이 굉장히 적나라 하기 때문에 일본소설의 그 특유의 맛은 살아나지만 그런 성적 묘사에 불쾌함을 느끼시는 분들은 특히 후반부에 있어 한편으로 '더럽다'라는 생각과 느낌을 가지실 수 있으므로...ㅎ;
마지막으로..번역자들이의 해설이나 그 밖에 다른 사람들(평론가 같은 사람들)의 추천사와 같이 가장 마지막에 쓰여진 글들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오리하라 이치의 번역본은 해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해요. 추천사에서 전반적으로 소설이 어떠한 뼈대를 가지는지 보여주므로 한 번 더 정리되는 형식? 또한 이 소설의 경우 모태가 된 범죄가 있어 흥미진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한 범죄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 ^^;) 저도 흥미가 있는 편이라 거리낌없이 읽고는 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 시절 우리나라에도 그런 범죄가 있었죠..'살인의 추억'같은 범죄말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소설들은 재구성되는 재미가 있고 뭔가 끝마침되는 그리고 미디어나 경찰, 검찰등에서 정식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일들일이 포함됐을 것만 같아서 자주 읽게되는데 뭐..그게 비단 소설 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들이 그런 희열(?)을 가지기 때문에 더 찾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
여담 : 이번 책도 역시 뭔가..Detail하게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역시나 ㅋㅋㅋㅋㅋ용두사미였어 T_T..심지어 용두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 퐉퐉...정말 요즘 들어 느끼는 건 나는 논리와는 거리가 멀다...라는 그런 생각만 잔뜩 -.,- 이 다음 소설인 실종자를 읽었었는데 아무래도 기억이 안나서 다시 읽으러 가야할 듯..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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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원죄자》 뒤에는 일본에서 대중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제118회 나오키 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말과 함께 최종 후보였던 다른 작품도 나왔다. 그것은 이케가미 에이이치의 《풍차제》, 기타무라 가오루의 《턴》, 교고쿠 나쓰히코의 《웃는 이에몬》,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으로 수상작은 없었다고 한다. 이 말을 쓴 것은 이케가미 에이이치의 《풍차제》를 빼고는 다 본 것이라서다. 그냥 신기한 느낌이 든다. 이 소설 《원죄자》는 꽤 꼬여 있다. 그것을 서술 트릭이라고 해야 할까.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 부분을 보면서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숨기는 것이 있어서 ‘그’나 ‘그녀’라고 한 거였다. 그런데 그것만 보고도 그게 누구인지 아는 사람도 있을까.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다.(무라코시 겐이치로가 범인의 집을 볼 때도 ‘그’라고 나왔다) 정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살인 사건의 범인을 알게 됐는데 그 사람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모른 것이다. 진상을 말해준 사람은 얼굴을 보고 알아본 것인데 중요한 것은 빼놓고 말했다. 누구인지 쓸 수 없어서 이렇게 애매하게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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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결 시리즈와 [침묵의 교실]을 인상깊게 읽었기에 오리하라 이치의 다음 작품으로는 무엇을 읽을까 생각해두고 있었다. 51년 생인 작가의 이전 작품들이 많이 눈에 보였지만 섣부르게 골라서 작가에 대한 호감을 끊어놓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보통의 그의 모든 작품들을 골라 읽는 편인데 딱히 오리하라 이치는 그만큼 매료된 작가는 아니었기에 작품들의 제목들만 귀에 익혀두고 나중에 시간 있을 때 찾아 읽어야지....했더랬다.
그리고 10월에 드디어 [원죄자]를 골라 들었는데 생각보다 가독성은 좋지 못한 소설이었다. 왠지 뚝뚝 끊기는 문맥이랑 읽다보면 자꾸 헷갈리는 이름들. 분명 원리딩을 방해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 요소는 찾지 못한 채 나는 중간중간 문맥이 끊길 때마다 잠시 쉬어 읽으며 이 속고 속이는 가면극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애썼다.
너무 헷갈려서일까. 딱히 범인의 존재가 궁금하진 않았다. 다만 언제 끝나지? 그 끝엔 진실을 발견하게 되겠지? 정도의 의문만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모든 사건의 진상은 이가라시 도모야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가장 안쓰러웠던 일은 구미코의 사연이었다. 누군가를 살해하고 얻어야할만큼 매력적인 남자는 아니었다. 이가라시 도모야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를 얻기 위해 도덕성도 인간성도 상실해 가며 스스로를 악귀로 만들 이유가 없었다. 그녀에겐.
[13계단]만큼 놀라운 법정반전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다만 범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0여년이 넘는 세월을 옥살이를 한 가와하라의 무죄는 이전에 그가 저지른 절도나 성폭행으로 인해 독자들의 연민을 사긴 힘들어 보였고 그뿐만 아니라 등장 인물들은 동정을 사기엔 어딘가 모를 조금씩의 삐딱한 싹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딱히 미워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딱히 좋아할 수도 없는 인물들만 모아 이야기 속에 집어넣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는 [원죄자]라는 소설을 그다지 좋아할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연락을 취하며 비밀을 털어놓고 위안을 받는 일은 전세계적으로 네트워크가 연결된 지금, 가장 보편화 되어 있는 소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화의 상대가 나를 주시하며 스토커가 되고 살인을 저지른다는 상상은 감히 하고 싶지 않다. 이 소설처럼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부섭겠는가. 118회 나오키 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 중 하나였다는 이 소설이 그래서 내게는 별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함께 오른 교고쿠 나쓰히고의 [웃는 이에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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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리하라 이치의 소설을 딱 한권 '침묵의 교실'을 읽어 보았다. 침묵의 교실을 읽으면서도 무서우면서도 재미가 있어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침묵의 교실에서 느꼈던 저자 오리하라 이치의 문체가 주는 긴장감과 기존 서스펜스 소설에서 흔치 접하지 못했던 전개방식을 통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저자만의 저력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로 2층에서 혼자 사는 젊은 여성들의 집에 침입해서 성폭행하고 살해한 다음에 여성의 몸에 등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고 나오는 연쇄살인범으로 감옥에서 10년째 복역중인 가와하라 데루오의 편지가 이 사건을 르포를 쓰고 썼던 이가라시 도모야 앞으로 보내진다. 이가라시는 결혼을 약속한 약혼녀가 가와하라에게 살해 당한 후 그는 우연히 만난 현재의 아내와 결혼하지만 그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다.
경찰들의 강압적인 수사로 인해 거짓으로 자백했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가와하라.. 사랑하는 연인을 생각하면 무기수 가와하라를 믿을 수 없지만 그를 만나본 이가라시는 왠지 그에게서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내에게는 비밀로 하고 결혼전 우연히 걸려 온 전화로 인해서 서로의 고민을 주고받는 사이인 미카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이가라시는 그녀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있음을 알게 된다.
가와하라의 무죄를 주장하는 인권단체의 행동과 옥중에 있는 가와하라에게 연민을 느끼는 여인이 나타나 무기수지만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되는 가와하라의 심리 변화와 연인을 잃은 슬픔을 되씹으면서도 가와하라의 무죄에 무게를 두고 사건 당일의 유일한 증인이 되어줄 의문의 여인의 행방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라시... 그 앞으로 이가라시의 연인의 집에 침입한 범인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던 어린 방화범의 등장으로 가와하라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들이 나오게 된다.
사건은 가와하라가 무죄판결을 받으며 나오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가와하라의 무죄를 믿지 않는 전직 경찰과 가와하라의 구명 운동에 누구보다 열심이였던 사람들의 모습속에 감추어진 얼굴들.. 여자의 마음을 전혀 배려할줄 모르는 가와하라로 인해서 그의 아내가 겪는 마음의 고통과 가와하라가 범인이라고 굳게 믿었고 그에게 법의 심판이 미치기를 바랬던 사람들의 허망한 몸부림 등...
스토리는 이사람이 범인인가? 싶다가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고 다시 또 범인을 추리하지만 결국 범인은 뜻밖의 인물로 저자가 만든 트릭으로 인해 저절로 탄성이 나오게 된다. 범인의 두 얼굴 속에 감추어진 모습도 무섭지만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만 싶으려는 심리 또한 예기치 못한 피해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원죄자 말고도 저자 오리하라 이치의 '실종자' '도망자' 등등 여러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저자의 다른 작품들도 빨리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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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건의 연쇄살인 사건중의 피해자 르뽀,논피션 프리랜서 아가라시가 한 통의 제보를 받고 범인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가와하라가 항소심에서 풀려 나도록 도와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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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하라 이치라는 작가의 작품을 첨 접했는데 방대한분량의 책 두께 좀 두꺼운데 그것또한 너무 맘에 들고 읽으면서 전반까지는 그래도 그냥 서서히 넘어갔는데 후반으로 치달으면서는 정말 손에 땀을 진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수 있을정도로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미궁속으로 빠져들어가는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한기도 오르는듯한 느낌에 살짝 무서워지기도 했다.
미스테리소설을 좋아해서 한번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그작가의 작품을 다 찾아보고 신간이 나오면 또 기다렸다는듯이 질러버리곤하는데 도착의 론도라는 책을 사놓고서 그냥 놓아뒀다가 원죄자라는 책을 보고 나서는 이작가 또한 만만치 않다라는 생각과 함께 왠지 이번 뜨거운 여름은 아무래도 미스테리소설로 더위를 식힐수 있을듯한 생각이 든다. 어쩌면 책을 읽는다고해서 시원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더위를 살짝 잊을정도로 빠져든다면 아무래도 무더운 새벽에도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지 않을까...
원죄자라는 제목을 보면서 원죄자가 무슨뜻일까...혹시 원래 범죄자라는 뜻인가 하다가 책속의 내용을 보면서 원죄자란 무고하게 옥살이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목적혹은 다른 이유로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기도 했었지만 어쩌면 아직도 우리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런일이 없다 할수는 없을것이다. 사건은 정말 말로 할수 없을정도로 참혹하게 여성들을 성유린하고 잔혹하게 불에 태워 사체를 없애는 증거를 남기지 않는 치밀함속에서 사건은 연쇄살인으로 계속 피해자들은 늘어났다. 그러면서 이가라시라는 르포작가의 여자친구또한 그렇게 범죄의 피해자로 들어서면서 사건은 범죄자 가라하시 데루오라는 사람으로 판명되고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자신의 누명을 호소하는 편지가 도착하면서 사건은 또 새롭게 반전되고 있다.
제목이 말해주는거와 다르게 이책은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처럼 사회적문제를 다루지는 않은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좋다 나쁘다라는것을 떠나서 나오키상 최종후보에 오르긴 했지만 너무나 문학성이 높지 않다라는 이유로 상을 타지 못했다고 하는데 정말 책을 덮고나면 왜 심사위원들이 그렇게 생각했는지 생각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말 이 책을 문학뭐 그런 기준으로 보는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냥 이 더운 무더위속에서 소위 말하는 간담을 서늘게 만드는 그런 책으로서 바라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꼭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것은 아니기 때문에 또한 방대한양 때문에 읽다보면 그런 생각은 머릿속에서 남아있지 않게 된다. 그것보다 정말 중요한것은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속에서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것이다. 끝에 가면서 아...어쩐지 그럴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헉 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래서 그런것일까...오리하라 매직이라 불리는 이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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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원죄라 하면 原罪 즉 original sin(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다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죄)을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제목 <원죄자>에서도 그런 의미의 책이라 생각했었고 책을 읽는 동안 가끔씩 나오는 원죄란 단어도 처음엔 원죄(原罪)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예로부터 인간 본성의 근원적인 갈등을 다룬 소설들이 많고 그 내면에 숨겨진 사악한 본성으로 인해 인간이란 범죄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 맨뒤 옮긴이의 말에 나와 있듯이 여기서 말하는 원죄는 原罪나 怨罪(원한을 품고 저지를 죄)가 아니라 寃罪(억울하게 뒤집어 쓴 죄)를 말하고 있다.
"내 눈앞의 진상은 환멸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경악은 있었지만 남은 감정은 환멸뿐이었다. 한번 보면 바로 뚜껑을 덮어 어둠에 흘려보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추악한 진실이었다. 손가락이 스위치를 찾아냈다. 그만둬, 빛을 비추지 말고 이대로 무대에서 퇴장해. 빨리 이곳에서 떠나는 거다. 비밀을 알면 네 눈은 먼다. 코가 비뚤어진다. 냄새나는 물건의 뚜껑을 굳이 열려고 하지 마라 - 572 page에서 -"
윗 구절을 읽으면서 "판도라의 상자"를 생각했다. 그것은 열지 말아야야 할 상자이며 보지 않아야 할 그 무엇이고, 말하면 안되는 최소한의 자존심이며 넘지말아야 할 최후의 보루이다. 우리들은 사소한 예(禮)의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예란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한마디로 쉽게 말한다면 그것은 "지켜야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기원전 공자는 예(禮)를 말하고 행하였기에 성인군자로 이름이 남았고 그것은 곧 사회의 질서이자 국가의 법(法)되었다. 우리가 일명 "뻑치기"를 걱정하지 않고 생각에 젖어 밤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예(禮)가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살면서 "험한 꼴" 안당하고 살아감을 고맙게 생각한다. 이 소설은 그러한 "험한 꼴"의 하나인 연쇄 성폭행 살인사건을 간접체험하게 해준다. 실제로 저자 오리하라는 1994년 여성 회사원 살해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되었다가 원죄가 증명되어 석방되었지만 그 후에 엽기 살인을 저질러 1996년에 다시 체포된 오노 에쓰오의 범죄를 밑바탕으로 하여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소설의 등장인물을 열거하자면, 자유기고자 이가라시 도모야, 그와 결혼한 이가라시 구미코(도치모토 구미코), 이가라시와 이메일을 나누며 정신적 사랑을 나눈 고타니 미카, 그리고 구미코를 만나기 전 도모야의 약혼자였던 일곱번째 연쇄살의 희생자인 미즈사와 마이, 그녀의 여동생 미즈사와 미도리, 연쇄살인 희생자 요코의 아버지 세토다 미쓰히로, 그와 동거한 다른 희생자의 어머니 히구치 가요, <주간 토픽스> 데스크 사타케 슌이치로, 가와하라를 구속 취조하고 퇴직한 경찰관 다카야마 다다요시, 12살때 저전거 하야부사를 타고가다 연쇄살인범과 마주 친 무라코시 겐이치로. 연쇄 성폭행 살인범 용의자로 검거된 가와하라 데루오, 그와 옥중 결혼한 가와하라 이쿠에(모리야마 이쿠에), 가와하라 데루오 구명을 위한 모임 사무장인 사사오카 료조 등이 있다. 1983년 무더운 여름날 일본의 주오선 철로변에서 여섯번의 연쇄 여성 성폭행 살인사건 발생한다. 첫번째 살인사건의 목격자이자 자유기고자인 이가라시 도모야는 <주간 토픽스> 편집자 미즈사와 마이와 이 연쇄사건들을 취재 기고하며 사랑이 싹터 약혼까지 하였는데, 그녀는 불행하게도 일곱번째 연쇄살인의 희생자가 된다. 미즈사와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체액과 동일한 혈액형을 가진 전과 5범 가와하라 데루오가 경찰에 체포되고, 수많은 협박과 폭행 등에 의한 자백으로 그는 무기징역에 선고된다. 그러나 가와하라는 구명모임과 모리야마 이쿠에 그리고 이가라시 도모야의 도움으로 원죄를 증명하여 10년만에 항소하여 무죄로 석방된다. 이 후 주인공 이가라시 도모야의 취재와 원죄자 가와하라의 사회생활이 이어지는데 줄거리는 생략하고 다만 소설 마지막에 대 반전이 있음을 말해둔다.
내가 읽은 추리소설은 중고등학교때 읽은 스콜틀랜드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 가 전부이다. 그때 그시절 셜록 홈즈가 준 재미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켠이 흡족하다. 그 이 후 이책 저책을 전전하다 올 여름 갑자기 다시 한번 이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역시 범죄 추리소설의 묘미는 반전이다. 이 소설도 마지막에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있다. 작가 오리하라의 소설을 처음 읽지만 이 소설은 제 118회 나오키상 최종 후보작이며 그의 "자(者)시리즈"소설중에 최고라고 한다. 아울러 작가는 해외 서스펜스 소설에 정통하다고 한다. 이 소설은 한여름 밤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