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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왔다. 가을이 달음박질로 깊어진다. 친구가 난방용이라며 이 시집을 주었다. 그렇다. 난방용 보일러같다.. 우리 귀에 아주 익숙한 30명의 시인들과 그들이 품었던 연정의 운율들...엘가의 '사랑의 인사'같기도 하고 항가리언 광시곡같기도 한 이 시편들.... 바람이 불면 옷을 입는다. 추워서 단풍이 들기도 한다. 막걸리나 와인이나 형편대로 우리의 빈 공간에 퍼붓기도 한다. 나는 이 시집이 지리산에서 내려온 장작인가 숯인가 더듬어보면서 무조건 나의 차가운 아궁이에 넣었다. 기분 좋은 온기가 나의 연륜을 달군다. 나도 곧장 시인인 것같다. 마음이 아프다. 시샘이 나기도 한다. 돈보다도 마음의 샘물이 광맥이 부럽다. 자질이 부럽다. 부러워하며 밥을 먹고 부러워하며 샤워를 하였다. 그들의 가슴엔 도대체 무엇이 더 달려 있는가...? [인상깊은구절] 가을 햇살 아래 시를 읽는 당신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