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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상당히 즐겨보는 나이지만, 정작 한국 추리소설에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 이유는 우선, 역시 국산 추리소설이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마음만 먹고 찾아본다면 추리소설들이 많이 있겠지만, 이미 내 눈앞에는 수없이 많은 외국 미스터리들이 놓여있다. 너무 많아서 다 읽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차근차근 읽어가는. 그 와중에 재미있을까? 싶은, 눈에 잘 띄지 않는 한국 추리소설을 굳이 찾아 읽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게다가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재미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다. 왠지 재미없을 것 같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중 읽을 기회가 생긴 <반가운 살인자>. <인형의 집>으로 2009년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한ㅡ그 뿐만 아니라 재미있다는 평가까지 얻고 있는ㅡ경력을 가진 서미애 작가님. 게다가 띠지에도 박혀 있든 유오성, 김동욱 주연의 영화 <반가운 살인자>의 원작이다. 영화는 크게 흥행하지 않았는데 우리 학교 안에서도 총학생회가 시사회를 주관한다는 현수막을 지나가면서 본 게 기억이 난다. 음..심심한데 보러갈까? 했지만 저녁 7시까지 학교에 발을 붙이고 있지 못했던 나는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지만. 어쨌든 나는 평이 좋다고 하는 <인형의 집>은 커녕 영화도 보지 않았고,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전혀 읽지 않은, 작가님과 작품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아무런 편견 없이(라고 하면 아마 한국 추리소설은 좀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은 조금 가지고 있었다는 걸 인정하지만) 책을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누가 한국 추리소설 재미없다고 했냐고!'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열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이기 때문에, 치밀한 트릭과 사건을 둘러싼 엄청난 사람들 사이의 오해와 음모...라는 것을 그려내진 않았다. 그렇기에 단편 미스터리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반가운 살인자>를 이루고 있는 단편들은 하나같이 짧지만 강하다.
대학 때 시를 쓰던 내가, 한창 드라마로 밥벌이를 시작하던 내가 왜 추리소설을 쓰게 되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좋아서 쓴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했던가, 출발점에 엇비슷하게 서 있던 작가들 중에 지금까지 남아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을 보면 결국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다. -작가의 말 중
추리소설을 좋아해 항상 추리소설의 소재를 찾아다닌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작품을 하나하나 읽고 있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한 작가님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비오는 목요일이면 나타나는 살인자를 찾아나서는 한 가장의 이야기를 그린 「반가운 살인자」, 남편을 죽이는 방법을 매일매일 붉은 글씨로 써내려가는 한 여자의 모습이 담긴,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너무 후각이 예민한 여자의 위험한 이웃을 그린 「냄새 없애는 방법」, 그리고 남편은 아내를, 그리고 아내는 남편을 죽이기 위해 함께 떠나는 부부의 여행길에서는 끝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했던 「살인 협주곡」. 뿐만 아니라 '한건' 올리기 위해 위험한 곳을 뛰어다니는 파파라치들, 가족을 가지고 싶었던 한 남자, 왕따와 그를 항상 괴롭히는 또 다른 한 녀석, 비밀을 영원히 묻어버린 두 여자, 친구의 연인을 항상 빼앗는 여자, 그리고 완벽한 범죄자의 얼굴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까지 매력적인 열 편의 이야기가 오밀조밀 모여 있다. 가끔은 허를 찌르는 반전을 준비하기도 했고,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도 준비했다. 책을 덮고나서는 한 상 가득차린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다 먹어치우진 못하더라도 조금씩 맛을 보기는 한, 그런 기분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국의 추리소설이기에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한국이기에 일어날 법한, 한국이 아니면 상상하기 힘든,(헉..별 얘기도 없으면서 길다..) 어쨌든 한국의 정서를 마음껏 녹여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서남부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실제로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연쇄살인범 유영철도 등장시켰다. 일본의 미스터리를 읽으며 일본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처럼, 이 단편집 속에는 한국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매번 외국인의 이름으로 읽는 것이 아닌 한국 이름이 등장하는 소설이라 더 친숙하다. 그렇기에 우리 이웃의 이야기같기도 하다. 한국의 추리소설, 그 이상의 가능성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반가운 살인자>로 반가워진 서미애 작가님! 다른 추리소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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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작가의 추리 소설, 거기에 단편집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게다가 영화 '반가운 살인자'의 원작이기도 해서 기대를 했습니다. 단편들 각각은 느낌이 다르고, 어떤 단편의 경우에 조금 도시괴담에 가까운 느낌이었고(정글에는 악마가 산다), 어떤 것은 약간 김 빠지기도 했습니다.(거울 보는 남자) 그렇지만, 약간씩 국내에서 이해가 가는 요소들(정글 - 유명 방송 사이트 아프리카를 비유한 것 같음, 숟가락 두 개 - 숟가락이 가족을 나타내는 느낌)이 있어서, 많이 수입되어 오는 외국 추리 소설들에서는 느끼지 못한 느낌들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단편들이 거의 대부분이 반전에 의한 충격보다는 '담담함'이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갔고, 그렇게 되어있었고, 죽음이란 다른 이야기의 결론적은 느낌(보통은 죽음 혹은 살인이 이야기의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이었습니다. 충분히 재미나게 읽었지만, 그 담담한 느낌이 묘한 맛이라서 흥미로우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섣불리 추천하기에는 머뭇거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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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작인 첫 장편소설 "인형의 정원"을 읽으면서 상당히 남성스러운 자극에 깜짝 놀랐던적이 있다. 한국형 크라임픽션으로 손색이 없었던 작품에서 현대사회의 악의 이면을 제대로 보여주려고 했던 작가의 의도에 칭찬을 보냈던 적이 있었던것 같다. 없었나?..엄씀 말고.. 물론 이 작품속에도 인형의 정원의 모티브가 되는 작품이 있다..강형사가 그 강형사 맞나?... 하여튼 서미애 작가의 추리적 감성은 장르를 살앙하고 말초적 자극에 적응되어버린 나의 입맛에 제대로 들어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럴싸하게 포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의 모습속에 비친 악마적 그림자를 잘 표현하고 끌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 출간된 이 단편집들의 각각의 내용들은 우리의 내면과 현실의 양면속에 숨어있는 알지만 몰랐던 섬뜩한 현실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내가 그들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라는 것을 실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주 싸아한 소름을 안겨다주니까말이다. 단편들 모두가 일상생활속에서 벌어지는 믿지못할 파괴적 범죄행위와 우리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들이라 더욱더 재미가 있었다고나 할까?..
장르적 기준에서 보면 이렇게 맛깔스러운 추리스릴러 소설을 만들어내는 몇안되는 작가중 한분이 아니신가하는 나름대로의 내편임을 내세워보며.. 알고보니 이 서미애작가의 작품들이 상당히 미디어적 물타기를 많이 하신것같다..난 몰랐는데 대표작인 반가운 살인자도 영화로 나왔더만...(조금 전에 알았다..ㅡ.ㅡ;;;). 그 외에도 이 작품속에 있는 많은 단편들의 매력들이 미디어적 감성에 잘 들어맞은 것 같다..이 말인즉슨 일반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장르적 코드가 제대로 살아있다는 거 아니겠나...난 그렇게 보는데..물론 서미애 작가의 원작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적 변형물들은 아직 한번도 접해본 적 이 없어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그녀의 글빨속에 나타난 즐거움은 한껏 접해 봤다....아주 좋았다..
총 10개의 중단편들이지만 읽는데 무리를 주거나 시간적 할애를 많이 해야되는 그런 어려움은 전혀 없다..한숟갈 한숟갈 퍼먹다보면 어느새 밥그릇을 싹 비우고 입맛을 다시며 조금만 더 먹어면 안돼?..하면서 숟가락 쪽쪽 빨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터이니..아숩다는 생각이 든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범죄적 현실세계를 실감나게 묘사한 이면에 인간다운 삶의 냄새를 함께 묻혀내기란 쉽지 않을터이지만 우리의 주변에 넘쳐나는 삶과 죽음의 애매한 경계를 잘 표출해내고 있는 작가의 글쓰기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영화로 드라마로 대중적 이미지에 맞게 재탄생되는 결과가 되어지는거 아니겠는가?...
역시 앞으로 꾸준히 지켜보고 살펴보고 다시보고 두고보고 해야될 작가임에 틀림없으며 물론 내 입맛에 맞는 작품을 선사해주시는 많은 장르추리스릴러작가분들이 나와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근데 우째 자극적이고 매력적인 글쓰기를 하시는 장르작가분들중에 나랑 맞는 감성의 작가분들이 남자보다 여자분들이 많은지....확실히 여자분들이 진정한 섬뜩함과 날카로움을 더 잘 표현하시는건가?....뭐 개인적으로는 그런 남녀의 편견이 들기도 한다...일단은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볼때는....아님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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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자, 보통 체격, 검은 잠바를 입은 살인자. 그가 살인하기 좋아하는 날은 비 내리는 목요일. 신림동, 고척동, 신대방동, 문래동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마음대로 이름붙이기 좋아하는 신문은 ‘비 오는 목요일의 살인 사건’이라고 부른다. 딸 하린에게 생명보험금이라도 남겨주기 위해 살인자에게 목숨을 맡기려고 살인자를 찾아다니던 나를 하린은 살인자로 오해하는 것 같은데… 인터넷서점에서 미리보기로 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무척 궁금했다. 그러다가 응? ‘반가운 살인자’ 이야기가 금방 끝나버린다. 아~참, 단편집인 걸 깜빡했다. 이런 몹쓸 기억력 같으니라궁... ‘반가운 살인자’를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13쪽에 나를 긴장하게 한 부분이 다시 보인다. 하린이 자기 방을 들어가자 비로소 조용히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 기사 스크랩이 끝나자 식탁위에 서울시 지도를 펼쳤다. 이미 여섯 개의 붉은 표시가 서남쪽으로 몰려 있다. 그 여섯 개의 점은 정확히 우리 집 주변에 몰려 있다. 신림동은 내가 3년 정도 살았던 동네다. 그래서 이해가 쉽다. 고척동은 잘 몰라도 신대방동이랑 문래동은 지나다니는 곳이다. 외국소설을 읽으면 등장인물 이름 외우고, 성 외우고, 사건 발생한 장소 외우느라 긴장하던 해골(?)이 모처럼 편안~~하게 글을 즐긴다. (역시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앗, 뒤에 더 재밌는 이야기가 많은데 ‘반가운 살인자’가 너무 길어져 버렸군) 담백하다. 속임수도 없고 비비꼬는 잔재주도 부리지 않는다. 지방기 없는 노루고기를 숯불에 살짝 구워먹는 느낌이다. 양념 없이 소금구이로... 범죄를 이야기하며서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한다. “이렇게 저렇게 바꿔야한다”고 소리 내어 주장하지는 않는데 사회문제도 생각하게 한다. 단편도 좋지만 날개(?)에 적힌 작가의 말도 참 좋다. 내가 왜 추리소설을 쓰게 되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좋아서 쓴다. 기본적으로 추리 작가들은 추리소설 마니아다. 주변의 작가들을 둘러봐도 대부분 추리소설을 즐겨 읽다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도 어릴 때부터 셜록 홈즈나 루팡 시리즈를 시작으로 수많은 추리 작품들을 읽으면서 성장했다. 지금도 화제작이라고 하는 경우는 빼놓지 않고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은 설레는 맘으로 기다린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했던가, 출발점에 엇비슷하게 서 있던 작가들 중에 지금까지 남아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을 보면 결국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다. -〈작가의 말〉중에서 마구마구 공감이 된다. 블로그에 적인 글이었으면 공감을 꾸~~욱 눌렀을 것이다. 나도 어릴 때 셜록 홈즈랑 루팡을 참 좋아했는데... 그래 맞어, 즐기는 사람을 이기기는 힘들지... 예전에 들어본 말인데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떤 제목의 글이 제일 재밌었나 책을 다시 넘겨본다. 반가운 살인자 - 음~ 아주 좋아. 반가웠어 살인자...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 완전 재밌군 냄새 없애는 방법 - 이 정도면 괜찮아 살인 협주곡 - 제일 재밌어, 최고!! 정글에는 악마가 산다 - 윽 무서버... 숟가락 두 개 - 약간의 감동은 덤... 그녀만의 테크닉 - 살짝 감잡았~어! 비밀을 묻다 - 어, 이 녀석이 제일 재밌었나? 경계선 - 세상에는 나쁜놈이 너무 많다. 썩을... 거울 보는 남자 - 운도 지지리도 없지... 누가 더 운이 없는지는 모르겠다. 고르기 힘들다. 음 여전히 머릿속에 담백한 글맛이 남아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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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살인자가 단편집으로 다시 나와서 읽어봤어요~ 단편집이라서 전철에서 읽기도 좋고 한편한편 읽다보면 술술 잘 읽히고 어느새 책이 끝나있어요. 반가운 살인자는 영화로도 나왔었는데 영화는 가볍고 코믹한 느낌이 강한데 소설은 좀더 감동적이고 아버지의 부정이 더 느껴집니다. 저는 영화보다 소설이 더 나은것 같습니다. 저는 단편중에 특히 반가운 살인자랑 숟가락 두개랑 경계선이 재미있었어요. 숟가락 두개는 추리소설인데 추리를하고 긴박함만이 있는게아니라 어느새 살인자를 동정하게 되는 슬픈 작품이었어요.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편중에 비밀을 묻다라는 단편이 있는데요. 비밀을 묻다는 네이버 문학에도 올라왔었어요. 작가님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한국 추리소설에 대해서 관심도 많이 생겨서 다른 소설들도 찾아보려구요^^ 작가님의 장편 인형의 정원도 재미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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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애의 신작 '반가운 살인자'는 딸에게 보험금을 남겨주기 위해 스스로 살인마를 찾아 헤매는 ‘반가운 살인자’, 끔찍한 토막 살인에 얽힌 아버지와 딸 ‘숟가락 두 개’, 삼각관계 속에 펼쳐지는 섬뜩한 범죄의 파노라마 ‘그녀만의 테크닉’, 옆 집 남자의 숨겨진 비밀 ‘냄새 없애는 법’을 비롯한 총 10편의 미스테리한 이야기들이 담아내며 익숙한 일상에서의 낯선 두려움을 선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제목이자 첫번째 에피소드이기도 한 ‘반가운 살인자’를 읽다보면 한번쯤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용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된다. 너무나 사실감 있는 묘사, 어디에선가 들어 본 듯한 범죄 수법, 심지어 에피소드 속에 등장하는 가해자의 실명까지. 작품은 읽는 이로 하여금 이 책이 과연 사실인지 허구인지를 의심하게 하며 마치 실제 있었던 사건을 다루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작품의 특징을 ‘실제 일어난 사건들이 출발점이 되는 경우 작품에 좀 더 생생한 현실감을 줄 수가 있고 독자의 호기심도 커지는 것 같다.’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는데 즉, 실화를 모티브로 한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보다 현장감 있고 스릴 넘치는 스토리로 독자의 흥미를 더하는 것이다. ‘냄새 없애는 법’의 마지막 줄을 읽을 때, 순간적으로 돋아 오르는 소름, ‘반가운 살인자’ 의 비오는 목요일이 주는 익숙한 공포, 등등 책을 읽는 내내 독자를 픽션과 논픽션 사이를 오가게 하며 그 자체로 미스테리한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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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기에 앞서 나는 한 가지 고백(?)을 해야겠다.
'추리소설 좀 읽는다' 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 모리스 르블랑으로 시작된 내 추리소설의 역사(?)는 거진 10년째 추리소설 사랑 외길을 걷고 있다. 많은 작가를 만났고, 많은 작품을 만나왔지만, 그 중에 한국 작가, 한국 작품은 없었다. 이름만 대면 아, 할 정도로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가 우리나라에는 없었다- 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솔직히 나는 한국 추리소설은 유치하다고 생각해왔다. 재미도 없고, 긴장감도 없고, 그렇다고 스토리가 탄탄한 것도 아니라며 어쩌면 마음 한 구석에서는 무시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치부할 정도로 내가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을 많이 접해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나는 서미애 작가의 추리소설 단편모음집 "반가운 살인자" 를 만났고, 나는 지금까지의 나의 이런 생각과 태도에 대해 정말 진심으로 반성하게 되었다. 그저 당연히 재미없겠거니 하는 생각에 제대로 마주하려 하는 것조차 하지도 않았던 내 자신이 정말 부끄럽게 생각될 정도였다. 동시에 왜 여태까지 이런 작가가 있었음을 몰랐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왔고 그만큼 편독하는 내 자신의 독서습관에 다시 한 번 부끄러워졌다.
"반가운 살인자"는 내게 그런 책이었다. 내가 10년에 걸쳐 갖고 있던 편견(?)을 단번에 부숴버린 책.
얼마 전에 개봉했던 영화 "반가운 살인자"의 원작인 "반가운 살인자"를 포함해서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냄새 없애는 방법", "살인 협주곡", "그녀만의 테크닉" 등 총 10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단편들의 제목만 봐도 흥미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그리고 제목만을 보고 가졌던 기대감을 그대로 충족시켜준다.
고전적인 추리소설의 형식처럼 사건이 일어나고, 형사나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바삐 돌아다니고, 온갖 복잡한 트릭과 알리바이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고전적인 틀을 완전히 벗어났기에 이 책의 단편들이 가진 그 각각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사실 대부분 추리소설을 보면,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 어떻게 보면 판타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런 상황설정이 제법 있는 편인데, 서미애의 소설들은 그렇지 않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우리 이웃에 바로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사건 또한 복잡하거나 어마어마한 트릭이나 흉기가 사용되지 않는다. 살인사건에 평범함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긴 하지만,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모두 평범하다. 그녀의 소설은 "사건의 해결" 보다는 "현실 속의 뒤틀린 인간관계" 와 그에 따른 "사건의 발생" 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에 쉽게 감정이입이 되고, 이야기 속으로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서로간의 오해와 어긋난 사랑으로 일어나는 사건은, 그렇게 사건이 일어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 같다가도 깨알같은 반전들이 툭툭 튀어나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반가운 살인자" 와 "살인 협주곡", "숟가락 두개"이다.
오랜 노숙자 생활에 나쁜 마음을 먹고 마침 그 동네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사건의 살인범에게 살해되기를 바라며 비오는 목요일이면 밤마다 거리를 배회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반가운 살인자"를 읽고 나서는 눈물을 뚝뚝 떨어뜨릴 수 밖에 없었다.
"살인 협주곡"에는 서로가 서로를 살해할 계획을 가진 부부가 등장한다. 겉으로는 서로에게 다정하게 웃어주면서 속으로는 칼을 갈며 부부는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당초 가졌던 계획과는 다르게 여행길에 올라 단 둘이 시간을 지내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미워한 지난 날들이 부질없었다는 것을 느끼고 제대로 화해해보려 하지도 않고 살인을 할 생각을 한 자신들을 부끄러워하며 반성한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이다. 남편의 시점, 아내의 시점이 번갈아 나오는 이 이야기는 같은 사건을 두고 두 사람이 바라보는 눈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감정선의 변화가 잘 그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한 편의 "이야기"로써 탄탄하게 짜여져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 읽고 나서 살인협주곡이란 제목을 보면, 안타까우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절로 들게 될 것이다.
"숟가락 두개"는 사실 조금 뻔할 수도 있는 '감동적인 스토리'의 표본이다. 하지만 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동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것 같다.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는 숟가락 두개의 의미가, 어떤 이에게는 전혀 다른, 아주 특별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으로는 제대로 느낄 수가 없는 것이기에 이렇게 감동받을 수 있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가족이란 존재를 애틋하게 생각할 수 있는 단편이다.
지금 그의 식탁엔 숟가락이 하나도 놓여 있지 않다. 아내가 떠나버린 그 곳에서 강 형사는 차마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존재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이미 경험했다. 그런 건 한번으로 족하다. - p181 <숟가락 두개> 中
책을 덮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서미애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한국 추리소설과 제대로 마주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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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살인자》 책의 제목이며 동시에 첫 페이지를 장식한 단편 소설, 여성들을 살해하고 다니는 연쇄살인범의 뒤를 쫓는 그의 직업은 경찰도 아니요 그렇다고 피해자와 연관관계에 있는 사람도 아니다. 단지 호기심에 이끌려 조사를 하고 다니는 것이라 말하기엔 너무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고 할까? 사업실패로 거액의 빚을 거머쥔 채 실업자로 전락한 그, 사업실패 후 노숙자 생활을 하다 다시 집에 돌아왔으나 그를 반기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아직 살아있는 이유는 딸 하린의 도움이 크다.
경찰도 아닌 그가 왜 연쇄살인범의 뒤를 쫓는지에 대해서 직접 알아 보실 것, 결국 그는 또 다시 여성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범과 마주대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그의 바람은 성사되었다. 하지만 가족의 사랑이란 것이 돈이 있을때만 존재하는 것일까? 결혼식장 주례사에서 빠트리지 않고 하는 말 중에 하나인 '검은 머리 파 뿌리 될때까지~'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비오는 목요일에나 모습을 드러내고 여성을 살해하는 의문의 남자, 물론 그의 죄를 이해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왜 그런 상황에 빠져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일어난다.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는 것이니까.
진정한 반전은 그가 죽어가며 살인자에게 남긴 마지막 말에 있다. "반가웠어…… 살인자." (p.34)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자신이 남편 한인수를 살해했다며 자수한 여자 정미연, 하지만 그녀의 진술과 살인 현장의 상황이 맞지않아 경찰은 그녀를 체포할수도 없는 상황에 빠져 버렸다. 그녀의 가계부에 매일 같이 남편을 어떻게 하면 죽일 수 있을까 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남편에 대한 미움이 커진 나머지 매일 남편을 죽이는 상상을 하는 강박관념이라는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그녀 정미연, 그녀는 상상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 버린 것일까? 아니면 상상했던 것을 현실에서 저질렀다 믿어버린 것일까?
알고보니 유오성·김동욱 주연의 <반가운 살인자>라는 동명의 영화도 있었군. 시간나면 <반가운 살인자>라는 영화를 빌려다 봐야겠다. 이 여행의 최종 목적은 아내의 죽음이다. (p.106) 부부가 사랑으로 사는 시간은 적다. 오히려 가족이기에 자신들의 피를 이은 자식을 봐서 억지로 산다는 부부가 많다. 그렇다면 <살인 협주곡> 속의 부부에겐 아이가 없었나 보군. 있었다면 그렇게 서로에 대한 살의를 느끼며 실행에 옮기려 하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여행의 목적이 서로에 대한 살해에 있다니, 편안함을 느껴야 할 여행에서 언제 살인이 일어날까 하는 마음에 긴장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어떤 과정을 거쳤든 그들은 처음의 목적을 이루었다는 것은 말해줘도 되겠지? 서로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하는 부녀, 난 지금 그들 중 누가 진범인지에 대한 관심보다 그들의 따스한 정이 부럽다는 말을 하고 싶다. <숟가락 두 개>는 살인이라는 것을 배경에 두었지만 그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하나라도 더 갖기위해 부모형제의 정을 저버리는 경우가 허다한 세상에서 그들은 그렇게 따스한 정을 나누고 있었다. <반가운 살인자>도 그렇고 <살인 협주곡>에서도 잘 보여주듯 요즘 부부는 사랑이 식으면 정으로 산다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상대의 죽음을 바란다는데 있다.
하린의 엄마는 사업에 실패 집안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남편 대신 다른 남자를 곁지기로 두기 위해 남편이 죽길 바랬으며 <살인 협주곡>의 부부는 사랑이 식어버린 상대와 이혼하기 보다 상대를 죽이려는 결심을 했다는 데서 생명이 가치를 잃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혼하면 나눠줘야 하는 위자료가 아까워서 청부살인을 하는 일도 있다니 막장드라마를 연상케하는 사건들이 현실에도 많은 것 같아.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남편 혹은 아내를 죽이기 위해 공부가 필요한 줄 몰랐어. 그런 과정을 거쳐 살해에 성공했다 한들 남는 것이 무엇일까? 범죄 후 잡히지 않을 자신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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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매니아라고 말하고 다니는 나이지만 실상 제대로 국내 추리소설 한 번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