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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던 한 길에 들어서던 첫 해, 먼지 풀풀대는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읽었습니다. 외로운 것이 쑥스럽기도 하고 또 혼자임이 자신없기도 하던 때에, 이 책속에서 외로워하는 법을, 자신있게 외로워하는 법을 배웠지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빡빡한 책꽂이에서 빠지지 않는 한 권의 책처럼 나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도 가도 못한 채 지금 그렇게 끼어있는 거라고...
요즘의 아이들을 보면 혼자임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장실을 가도 친구랑 같이 가야 하고, 집에 갈 때도 꼭 같이 가야 하고... 혼자 걷는 것은 마치 '내가 왕따다'고 광고하는 것같은 그런 기분이 드나봅니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러다 자기 자신과는 이야기할 시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서글픈 일입니다. 친구의 얼굴을 마주보는 것도 소중한 일이지만, 때로는 나의 얼굴 한 번, 그리고 또 하늘도 한 번, 길가의 민들레도 한 번, 그렇게 조금은 외로울 필요도 있는 것을요...
책을 읽을 때 설레는 것은 연필로 밑줄 그을 좋은 구절을 만나는 일입니다. 이 책에는 그런 구절이 참 많아서... 기쁜 만남이었지요. [인상깊은구절] 내가 빗자로로 쓸어야 지구 한쪽이 깨끗해진다는 걸 나는 그때 아주 조금 알았기 때문이다.(방위시절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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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속에서 실상 나의 마음과 같은 마음으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그리 수월하지는 않다는 것을 어른이 되어가면서 더욱 서늘하게 느끼곤 한다. 처음 안도현이라는 시인을 알게 된 것은 설운 사랑을 가슴 가득 안고서 바람 부는 거리를 걸어 서점을 들어섰다가 그대에게 가고 싶다는 그의 시집을 펼쳤던 오랜 전 가을 날이었다.
그때 그의 시집 속에서 만난 시인은 오래 전부터 아주 친근한 사람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난 이 책이 참 좋다. 맘에 와 닿은 구절들을 예쁜 색연필로 줄을 쳐가며 읽고 다시 읽어 보았다. 나누고 싶은 구절은 멀리 외국에 나가있는 친구에게 한 자 한 자 적어서 보내기도 했었다. 그의 느린 듯한 삶의 방식이 여유롭고 기다림과 그리움을 넉넉하게 삶의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맘에 든다. 글 중에서 물고기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은세상이란 어항에 갇힌 물고기들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언젠가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개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신기한 사람 취급을 받은 것이 생각났다.
세상이 너무 빠르고 너무 똑똑하고 너무 가득 차있다는 느낌이 들곤한다. 그런 때에.... 잠시 쉼표를 찍는 여유로움을 애써 가지는 것이 자기를 찾고 돌아볼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바람 좋은 오후에 공원에 앉아서 아이들의 맑은 미소도 보고, 안도현의 따뜻하면서도 예쁜 글들을 읽어보는 것도 참 좋을 듯싶다. [인상깊은구절] 삶이란 무엇인가?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를 때 저기 저 고갯마루까지만 오르면 내막길도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보자, 자기 자신을 달래면서 스스로를 때리며 페달을 밟는 발목에 한 번 더 힘을 주는 것. 온몸이 꼬이고 꼬인 뒤에 제 집 처마에다 등꽃을 내다거는 등나무를 보며, 그대와 나의 관계도 꼬이고 꼬인 뒤에라야 저렇듯 차랑차랑하게 꽃을 피울 수 있겠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없고 머물고 싶을 때 머물 수 없으나, 늘 떠나고 싶어지고 늘 머물고 싶어지는 것. 바깥으로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안으로는 차갑고 단단한 것.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물어도 물어도 알 수 없어서 자꾸,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되묻게 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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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님을 대할때면 항상 기분이 평온해 진다. 그 분의 삶의 여정을 보다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서 보다 얻을 수 있다. 그 분만의 투박하지만, 전해 주고자 하는 메세지들의 힘 있음.. 그리고 자꾸만 세상에 짜여진 각본에 맞춰가는 우리를 돌아 보게끔 한다. 그리고 항상 사랑에 대한 겸손의 자세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책의 내용 중에 이런 문구가 있다.
외로울 때는 사랑을 꿈꿀 수 있지만, 사랑에 깊이 빠진 뒤에는 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사랑하고 싶거든 외로워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에게 정말 외로움이 찾아온다면 나는 피해가지 않으리라. 다시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살아가는데 익숙해 짐으로써 부단히도 외로움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우리 20대의 삶의 모습에서..이제는 외로움에 대한 야릇한 향수로 외로움이 자기 곁에 머물러 주기를 바라는 30대의 삶의 모습에서.. 우리는 얼만큼 변화한 자신을 맞딱뜨리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외로움에 허덕이는 나를 견디지 못해 항상 응달진 곳에서 나를 불러 내어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광장에 나를 내던져지면 그만큼 느껴지는 씁쓰레함.. 그것이 삶이다라고 너무나 빨리 알아 버린 내 지친 나날들.. 속에서.. 난 그렇게 성장해 왔다.. 하지만 이젠 그런 나의 모습도 끌어 안고 사는 방법에 대해 알았다. 그만큼의 나의 외로움을 옭아매면서. 말이다.. '외로움을 잃어 버린 나'는 지금의 '나'를 부끄럽게 할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난 오늘도 나의 외로움을 내 유년 시절의 언어가 있는 그 곳으로 귀항 보내고 여전히 바쁜 일상에 나를 내어 놓는다.. [인상깊은구절] 첫사랑, 첫날밤, 첫키스.... '첫'자가 붙은 모든 말은 아리고 매콤하다. 첫 시집도 예외가 아니다. 첫 시집의 아림과 매콤함, 서투름과 치기, 모자람과 부끄러움을 잊지 않는 순정의 시인이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