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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나서 이런 벅찬 느낌을 받은 것도, 소설책 다운 소설책을 읽은 것도.
가끔, 너무나도 적절한 때에 괜찮은 책을 읽게 되면 내가 책을 고른 게 아니라 책이 나를 불러서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이 그랬다. 마음을 정리해야지, 잊어야지 마음 먹은 그때였다.
어쩌면 스스로가 혐오스럽고 역시 나도 인간이구나 깨닫는 순간은 언제나 상상해 온 순간 혹은 극단적인 감정을 느끼는 순간인 것 같다.
누군가가 죽어 슬픈 그 순간에도 슬프기만 할 것 같고 슬퍼야만 하는 그 때에도 배는 고프고 화장실은 가고싶어진다.
마음을 정리해야지 잊어야지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아파하면서도 멋진 누군가가 지나가면, 얽히면 마음이 다시 콩닥거리고 설레이곤 했다 이런 내가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이미 좋아하는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의심스럽기도 했다.
루시아가 너무나도 가깝게 느껴진 부분은 남편을 걱정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아드리안에게서 매력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는 부분이었다. 또 거기서부터 루시아는 자신의 내면에 대해 더욱 솔직하게 풀어놓기 시작한다. 아마도 새로움 그리고 설레임 때문이었을 것이다. 익숙했고 고정된 삶에 다시 찾아온 설렘과 사랑 그런 것들 때문에 루시아의 말처럼 인간은 어려워지고 고단해지지만 또 그런 것들 때문에 인간은 부드러워지고 세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모든 사건이 끝이 나고 루시아는 혼자가 된다. 잃어버린 남편을 찾으려 헤메다가 그녀는 자기 자신을 찾게되고 익숙했던 모든 것들에서 떠나 스스로가 되는 여정에 다시 선다.
이 책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그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어난 덕분일까 어쨌든 나는 그 사람을 잊을 수 있게 되었다.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까봐 '우리'라는 이름을 붙이게 될까봐 두렵지도 않다.
펠릭스, 아드리안, 루시아 이 셋이 한 여행이었지만 나도 그 사이에서 함께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긴 터널을 통과해서 나왔을때의 눈부심 같은 것. 산뜻하고 기분 좋은 눈부심으로 벅차오른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루시아는 또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루시아가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랑이 너무 궁금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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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스페인 문학을 만나게 되서 반가웠다. 책 표지의 짧은 서평은 조금 우울하게 느껴지는 듯 하다가도 주인공 세명의 서로다른 이야기를 기대하며 흥미롭게 전개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기도 하다.
식인자의 딸이라는 원제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책 중간에 아버지가 아마도 식인행위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기억을 더듬게 되지만 그도 진실인지 지어낸 말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인공은 생각한다. 거짓말의 기억 보다는 식인자의 딸이란 제목이 더 쉽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 같다. 세상을 먹은 기성세대와 그들에게 먹힌 주인공의 세대, 우리도 그런 편견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싸우는 것 같다.
40대의 중년여성, 자식없이 오래된 부부생활, 그래서 그녀는 여전히 딸로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남편과의 삶은 이제 습관이 되어 버려서 상대방의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무감각해졌다.
그들의 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등장한 사건, 남편의 실종을 통해 그녀는 남편의 존재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남편을 찾기 위해 고분분투만 한다면 상투적인 소설이 되겠지만 갑자기 두명의 동행이 나타난다. 70대의 노인인 펠릭스, 그는 힘없는 노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자체로 역사인 사람이다. 그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다보면 그의 과거 이야기가 하나의 소설이 된다. 1910년대부터 스페인의 역사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 역사의 한 곳에서 젊은 펠릭스가 보고 행동했던 기록들은 어떤 것인지 자연스럽게 접목되어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단순한 서스펜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팩션과 로맨스가 모두 존재한다.
로맨스, 그녀가 40년을 살아오면서 느끼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감정이나 삶에 대한 인식은 그 사건을 계기로 하나씩 떠오른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 부모님을 증오하고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젊은 아드리안을 보면 가슴이 뛴다는 것,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비로소 스스로를 찾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다시 시작해볼까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모든 것은 진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다. 혼자를 두려워한 그녀는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하며 진정한 혼자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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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우리나라에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스페인 소설이다. 몇 년 전보다는 스페인이나 중남미 소설의 출간이 훨씬 활발해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이런 생소한 문학세계를 만나면 그저 황홀하기만 하다. 게다가 거짓된 인생 이야기가 비밀을 벗겨내면서 진짜 자아를 찾는 이런 의미있는 소설들을 읽으면 더 그렇고. 루시아, 이 책의 주인공이자 공항에서 남편을 잃어버린 여자이다.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 사라진 남편을 찾기 시작하면서 그녀에게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아니 실종된 남편을 찾기 보다는 그녀의 삶을 차곡차곡 채워놓았던 거짓된 삶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한 셈이라고 보아도 좋을듯하다. 그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말이다. 혼자 남겨진 루시아는 이 과정에서 두 명의 이웃과 만나 함께 사건은 물론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조금씩 서로의 삶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들은 바로 21살 이웃집 청년 아드리안과 이웃집 노인 펠릭스이다. 특히 펠릭스는 이 사건에 개입하고 루시아에게 자신의 인생을 나지막히 전달하면서 독자에게도 은밀히 삶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깨우쳐주는 또 한명의 작가로 보일정도로 대단한 삶의 성찰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 로사 몬테로는 그를 인생의 황혼기에서 모든 것을 초월한 노인으로 설정한 것이 아닐까? 아무리 우리가 많은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사유하여도 치열하게 온 몸으로 삶을 감내하면서 살아낸 인생 선배들이 내 뱉는 한 줄의 인생사조차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이 세 명의 주인공과 실종된 남편과 연관된 주변 인물들이 만들어낸 사건은 우리가 감히 상상하지 못할 반전을 숨기고 있지만 힌트를 주자면,,,인생은 참 더럽다는 것, 역시 인간이란 믿을 종족이 못된 다는 것이리라.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인생 속에서 아름다움은 여전히 여기저기에서 빛을 발한다는 그 어렵고도 오묘한 삶의 진리를 발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밝혀진 진실 속에서 급기야 루시아는 무엇이 진짜인지 그리고 자신이 ‘나’로 살아가는 방법을 되찾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렇게 깊고 무게 있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마치 한 편의 스릴러와 미스테리를 보는 것처럼 겉을 거대하게 꾸며놓고 독자들을 유혹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저 범인을 찾고, 실종된 인물을 위한 어떤 사건에 집중하던 독자들도 후반부에 들어 급기야는 루시아라는 여자, 그 인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렇게 대단한 필력을 가진 스페인의 저자 로사 몬테로. 책을 읽는 재미는 물론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된 기쁨도 주는 이번 책은 느슨해진 여름 휴가기간 동안 읽기에 적격인 책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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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뭔가 있다!! 평범한듯 우리의 일상하고 다를바없는 한 부부가 주인공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갈수록 우리의 일상과 너무도 흡사하다. 우리가 평소 가장사랑하는 또는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자 그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는지 그리고 지금 내옆에 있는 사람이 처음 사랑을 시작했을때처럼 소중한지 아니면 지금은 의무감에 의해 만나고 있지는 않은지 책은 처음사랑을 시작한 연인이였을때와는 달리 같이산지 9년 결혼한지 1년이 지난 사이이다 즉,지금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냥 서로옆에 있는 존재인 부부가 여행을 가게되면서 시작한다. 공항에서 갑자기 사라진 라몬 그저 옆에 있는사이라고 생각했지만 평소 우리는 상실에 대해 그렇게 깊이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는 않다. 갑자기 우리가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그렇게 갑자기 상실은 찾아오기 때문에 우리는 당황할 수 밖에 없다 루시아도 마찬가지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라몬의 실종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변화하기 시작한다.
루시아 그녀는 평범했던 삶으로 점점 지쳐가던 의무감에 의한 부부생활 등 수많은 일로 여자로서의 인생을 잊어가고 있던 루시아에게 라몬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새로운 삶에 활력을 느끼기도 하고 여자로서의 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지냈던 여자로서의 삶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준 사랑이 다시 찾아온다. 그즈음 루시아는 남편이었던 라몬에 대해 모든걸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던 자신이 착각이였음을 알게된다 라몬을 찾을수록 그녀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라몬의 새로운 과거가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게되는 루시아이다.
이렇게 우리의 옆에있는 가장 사랑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비밀로 가득 채우고있다. 떄로는 모르는게 아는 것보다 좋을때가 있다. 누구나 비밀은 있을테니깐... 또는, 잃어버리는걸 두려워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잃어버리는걸 두려워 하지 않으면 새로운 삶이 자신이 진정으로 바랬던 삶이 찾아 올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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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와 레몬은 12월28일 비엔나에서 연말을 보내려고 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느부부와 마찬가지로 사랑보단 그저 곁에있는 사람으로만 느껴지는 남편과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남편라몬이 갑자기 화장실로 가면서부터 일어난다 화장실에 간 남편이 비행기 탑승시간이 가까워지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를 여러번 반복하다가 이제 더이상 지체없어 화장실 앞에서 남편을 기다리지만 남편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결코 사랑은 아니지만 남편이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찾아도 남편은 온데간데없다. 경찰들은 집에가서 기다리라고 흔한경우라면서 등을 떠민다. 기가막힌 노릇이지만 어쩔수없이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루시아.....
여기서부터 루시아의 삶은 또다르게 시작한다 라몬의 실종으로 아무런 일을 못하는 루시아. 그러다 옆집에 사는 펠릭스라는 노인을 만나게된다 모든 삶을 꿰뚫어보는듯한 힘없는 노인,,,하지만 루시아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헌신적으로 말이다 모든 정보을 수집하고 찾지만 헛수고를 한다 그러다가 남편이 의문의 납치를 당한것을 알게된다 그것도 모자라 엄청남 돈을 요구한 범인들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자신의 계좌에서 금액을 찾아오라는 메세지를 받아들고 루시아,그리고 펠릭스는 은행으로 간다
은행에서 범인들이 요구한 돈을 찾아오는길에 자칫하면 잃어버릴뻔한 사건이 일어나지만 용감한 청년 아드리안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돈을 잃어버리지 않게될뿐 아니라 그녀가 사랑을 할수있게 만든다.나중에 둘은 나이차가 10년이상 나지만 사랑을 하는사이가 된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여자를 되찾는다 루시아ㅡ그녀 말이다.
이제 루시아는 펠릭스.아드리안과 함께 한다 범인들의 요구한 돈말고도 조금은 여유가 있어 그돈으로 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남편의 행방을 찾아가게된다 여행중에 루시아와 아드리안의 아름다운 사랑.하지만 그리길지못한 사랑,,,,,언젠가는 헤어져야하는 이정표를 만들게되지만
답답하고 지루하고 정답이 전혀보이지않는 남편과의조우 목숨을 건지기를 수십번 그리고 배신등등 그들앞에는 두려움과 맞설수 밖에없다 이제는 물러날수없기에 말이다
그렇게 목숨을 건 여행은 뜻밖의 남편의 자작극으로 결말을 짓는다 그렇게 보고싶어했고 찾기를 원했지만 이젠 더이상 자신의 남편이아니었다 루시아는 그것을 느꼈고 삶의 방향을 찾게되면서 이소설은 끝맺음을한다.
이틀동안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살아온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많이 혼란스러웠다. 정체되어진 나만의 삶속에 과연 나는 누구인가 말이다 그리고 남은 인생의 결정도 어떻게 해야할지 말이다
펠릭스는 삶을 관조하고 너그럽게 그러면서도 핵심을 찾아낸다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여유를 가지게 만드는 루시아의또다른자아다 또다른 자아인 아드리안과의 사랑 아직은 여자이기에 그리고 사랑을 느끼고 그런 감정에 흔들리는 여자를 보여준다
펠릭스라는 지혜로운 자아와 뜨거운 사랑을 가진 또다른 자아인 아드리안 이들의 조합은 가히 완벽하다
"우리는 삶을 비밀로 가득채워요.나만 그럴까요?"라는 말에 할말이 없어져버렸다. 무슨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나오질 않는다. 얼마나 위선되고 거짓된 삶인지....그리고 그런삶을 잘산다고 입밖으로 내뱉었으니 말이다. 인생은 우리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두려움은 크다는것을 보여준다 오늘의 고통을 기억하고 그 고통의 기억이 언젠가 멋진 추억이라고 말할수있다고 말이다
삶은 다양하다. 다양하다못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삶을 이해하려고 하는것보다 그삶속에 철저하게 고독해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야먄 내면의 자신을 찾을수있기 때문이다
고작 지폐가 한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릴수 있음을 알고 씁쓸함을 지우지 못하게한다 그상처는 무엇으로 치유해야하는지 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무엇도 바꿀수없는 자신의 그림자인 또다른 삶의 배신 어찌보면 아직 남은인생이 있기에 위로가되지 않는한다 알지못하는것보다 진실을 알게되었다는 한가지로 남은 삶을 살수있다는 위로아닌 위로가 존재하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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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의 기억은 온전하지 않다. 스스로도 거짓말을 잘 꾸며내는 여자라는 사실을 소설의 처음부터 밝히는 우리들의 주인공 루시아.. 하지만 이 소설 자체가 다 루시아가 꾸며낸 거짓말은 아니다. 이런 점을 처음부터 밝히고 중간중간에 이 책의 실제 작가인 로사 몬테로가 이름만으로 등장하는 장면들에선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루시아는 아동도서의 작가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작품을 다른 어떤 작가의 작품과 혼동한다. 이런 식의 소설중의 재치있는 작가의 개입은 무척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그리고 스토리 역시 매력적이다.
루시아와 남편은 십년을 같이 살고 있지만 이제는 권태기에 접어든 부부이다. 남편은 깔끔한 성격으로 서재의 물건들이 조금만 건드려져도 화를 내는 성격인데 루시아는 그렇지 않다. 오랫동안 남편의 물건들을 만지지도 못해서인지 그녀는 남편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실종되었기 때문에 그녀의 죄책감은 더욱 커진다. 나 역시도 남편에 대해서 점점 더 무감각해지고 이젠 그저 집안의 가구처럼 편하게 생각했던 점을 반성한다. 그에 대해서 더 알려고 하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고 그저 이렇게 안락하게 살아가기만 한다면 여한이 없다고 말이다.
둘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려는 찰라 화장실로 향했던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다. 실종신고를 내도 가르시아라는 형사는 멍청이에다 느리기까지 하다. 답답할 정도로...그런 그녀에게 서광처럼 내리치는 빛이 있으니 바로 이웃인 펠릭스라는 노인과 아드리안이라는 스무살이나 어린 청년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기꺼이 루시아의 남편을 찾는데 동참한다.
남편은 어떤 단체에 납치당했고 그들에게 꾸준히 협박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루시아는 남편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는다. 그런 점은 그녀의 부모님의 자신에 대한 무심함과 펠릭스의 과거의 이야기와 맞물려 돌아간다. 펠릭스의 과거이야기는 이 소설의 무게를 더해주지만 맥을 끊기도 한다. 하지만 더욱 묵직하게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펠릭스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때가 많았으니까 말이다. 열한살의 나이에 무정부주의자가 되어 그들의 행동요원이 되어 폭발사건으로 이미 한 사람을 죽이고 도망을 치고 이후 투우사가 되고 유명한 여배우를 알게 되고...그녀는 루시아의 아버지(루시아의 아버지는 유명한 스페인의 배우) 와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
이야기는 종횡무진 하는 것 같지만 의외로 차분하게 읽힌다. 그리고 지루하지는 않다. 오히려 작가의 재치에 감탄하며 읽다보면 끝부분으로 가고 있다. 루시아의 남편 라몬의 실종사건은 자작극인가? 진짜 납치인가? 그것은 아직 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한 몫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루시아의 인생을 다시보기로 시작한 대목들이 더 중요하다. 청년 아드리안과의 미묘한 관계에서, 펠릭스라는 지혜로운 노인을 보면서 그녀는 성장해 간다. 나이 마흔에 성장해 간다는 것은 큰 축복이자 아름다움이다. 내가 그 나이가 되가니까 루시아의 모험이 더욱 다가온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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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과 용기는 함께 오는 걸세. 가끔은 나도 두려움이 끝나고 용기가 시작되는 부분이 어딘지 몰라 " (223)
참으로 독특하고 진중한 이야기이다. 남편의 실종으로 시작된 사건의 전개가 미스터리를 가미하며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너무도 생소한 분위기가 어리둥절하였다. 아무래도, 주인공 루시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전혀 낯선 곳으로 홀로 떨어져버린 고독감 속에서 홀로 삶의 투지를 다지고, 스스로 자신을 깨우쳐가는 과정이라고 할까? 물론 루시아는 결코 혼자가 아니였다. 지독한 고독 속에서도 우리가 명심해고 또 기억해야 할 가치처럼. 우연히 실종 사건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웃집 노인 ‘펠릭스’와 위층에 사는 젊은이 ‘아드리안’이 그녀의 곁에 지켰다. 세대를 아우르는 등장인물들, 하지만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우연한 계기를 통해 함께 하는 과정 속,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가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남편의 실종과 협박 등의 미스터리한 사건 사이에 노인 ‘펠릭스’의 지난 과거가 액자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솔직히, 무정부주의 행동 요원이자, 투우사였던 그의 과거가 때론 흐름을 깨는 듯 머릿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하였지만, 노인이 삶을 통해 얻게 된 통찰과 지혜가 조금씩 작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80평생의 삶이 그의 이야기, 몇 마디 말들로 압축되고, 그간의 삶의 행적이 실종 사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건의 열쇠처럼 작용하는데, 다른 과거들과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비로소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단서들을 찾아 이야기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맞추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어느새 흐릿하지만 서서히 뭔가 윤곽이 잡혀가고, 사건의 진실, 실체를 확인하는 과정이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그러니까 당신의 과거를 대신하는 싸구려 대용품들이 갈수록 해체되고 분해되는 당신의 존재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나쁜 것은 그것이 단지 육체적인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안티 필클 크림이 자연적으로 건강한 뺨을 대신하는 것처럼 청년 시절의 호기심 대신 남들이 이미 사용한 진부한 생각이 자리를 잡고, 애송이의 떨리는 사랑 대신 자기중심적인 삶이 일상이 되며, 살고자 하는 욕망보다 새로운 차가 더 중요해진다. 늙어가면서 우리는 자신의 일반적인 장소와 대상으로 가득 채워 우리 내부에서 벌어지는 큼을 메우려고 한다. (270, 271) 제목처럼 ‘거짓말’에 주목하게 되었다. 주인공 루시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때론 ‘거짓’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거짓말의 의도가 없지만 ‘생략’과 ‘누락’을 통해 우리는 종종 자신의 삶을 꾸미고 과장한다는 사실, 그렇게 자신을 애써 포장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에 커다란 허상의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지적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깨닫게 주체적으로 세상에 뛰어들게 되는 과정이 적잖은 감동을 주었다. 자신의 삶을 진실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해 새삼스레 느끼는 바가 컸다. 자신의 삶 속 위선과 거짓을 거둬내고, 부족하고 서툴지만 진실한 삶을 위한 주체적인 태도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당신이 한 말, 그러니까 긍지가 무슨 소용 있느냐에 대한 대답이오. 그것은 현재 우리의 크기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데 소용이 있소. (생략) 그러니까 사람들 속에 긍지와 존엄성을 향한 근본적인 충동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세상은 도저히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을 것이고, 인간들은 잔인한 동물처럼 보였을 것이오. (371, 3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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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지나간 과거의 잘못들을 잊어버리기 원하면서도 잊어버릴 수 없고, 수많은 밤을 고민하고 괴로워하다 결국은 자기합리화 라는 과정에 들어서게 된다.
결국 그 일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며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포장되고 점점 포장이 입혀지는체로 기억을 하게 된다.
주인공 루시아도 그렇다. 누구나 원하는 꿈이 있고, 노력을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대로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실패에 자학하면서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그러면서도 현재의 그녀 자신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 결국 그녀는 자기 자신을 자신이 아닌채로 기억하고 포장하면서 남들처럼 그렇게 살다가, 남편 라몬의 실종이라는 사건을 겪게 되면서 스스로를 있는 그래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누구나처럼 처음엔 그녀도 타인을 거부한다. 그러나 펠릭스와 아드리안 앞에서 그녀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원하는 만큼 충분히 사랑을 주지 못하는 부모와 라몬 대신에 그들을 통해 자기자신도 가치가 있음을, 그녀 자신도 사랑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라몬의 실종은 항상 마음 속 한구석에 머물던 허전함을 찾아가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고, 펠릭스와 아드리안은 그런 그녀가 길을 잃지 않고 가도록 하는 역할이 되어 주었다. 누구나 이런 기회를 꿈꾸지 않았던가. 나를 나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잡아줄 수 있는 그 누군가가 나타나 주기를, 그리고 잃어버린 것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루시아는 우리 모두가 감추고 사는 모습이다.
언젠가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스페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책이다. 정말 긴 여행을 거쳐온 것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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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라는 나이는 대략 어느 정도일까요? 문득 궁금해지네요. 소설 속 주인공인 루시아가 40대 중반이라고 했는데 아마도 대략 그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요즘은 평균 수명이 좀 늘어서 50대까지 중년이라고 봐야 할 것 같기도 해요. 왠지 중년이라고 하면 어중간하게만 느껴질까요? 설레이는 시작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엇을 마무리 지은 것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에 어중간한 삶. 옛 성인이었던 공자는 나이 40을 불혹(不惑)이라고 했던가요? 불혹이라는 것은 미혹되지 않는다는 건데, 미혹은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이나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이라고 했던가요? 그렇다고 본다면 40이 되어서야 비로소 세상으로부터 초연할 수 있다는 건데 과연 우리의 삶이 그러할까요? 루시아에게도 그저 그런 평범하고 어중간한 중년의 삶에서 어느날 갑자기 인생의 모든 것을 뒤바꿀만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죠. 남편의 실종. 누군가는 중년의 일탈. 제 2의 사춘기라고나 할까요? 아님 바람. 그런데 한 통의 전화로 남편이 납치되었고 몸값으로 자그마치 2억페세타를 요구하는데, 과연 그 이후 사건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뭐 여러 납치 영화를 봐도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경찰을 믿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더라구요. 이 책에서도 이웃들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데 그녀는 왜 가족이 아니라 그들에게 의지하게 되는지 진실과 거짓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너무나 진실같은 거짓과 거짓같은 진실. 우리는 이 둘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 반전은 어떻게 보면 그동안 벌어진 일에 비하면 허무하게 끝나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일 수도 있겠죠. 과연 우리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그들에 대한 거짓말의 기억들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