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전, 남편이 학위 따고 처음으로 일하게 된 대학에서 교수님이 우리집 둘째 출산을 축하한다며 선물로 주신 책이다. 할머니같이 넉넉한 분이었는데 답례로 발렌타인 데이때 쇼콜라를 구워 보내드렸던 기억이 난다. 책 제목에서 보듯 동물 그림책이다. 흥미로운 건 코끼리, 기린 등 무난한 동물도 등장하지만 생소하고 재밌는 동물을 꽤 많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영어로… ㅎㅎ 책의 구성은 이렇다. 동물들의 신체 일부분을 확대한 그림이 나오고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누구의 귀인지, 누구의 다리인지 궁금하다면 다음 장을 넘겨보자. 각 동물의 모습과 함께 신체 부위의 특징과 기능에 대해 짤막하고 재미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다리에 귀가 있는 곤충, 앞뒤좌우를 동시에 보는 물고기 등 새로이 접하는 정보들에 어른도 흥미진진해진다. 말미의 부록에는 책 본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제법 깊이 있는 정보를 각 동물별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물론 본문과는 달리 단어나 문장 구성에 있어 난이도가 꽤 있다. 일러스트도 맘에 든다. 동물 그림책은 자칫 지루하고 진부해지기 쉬운 소재거리다. 하지만 Steve Jenkins는 종이를 찢거나 오려 붙여 약간의 입체감과 사실감을 부여함과 동시에 그림책으로서의 독특한 개성을 한껏 살렸다. 개인적으로 동물 도감을 무척 싫어하는데 이유는 사진이 전달하는 지독한 그 사실성에 때론 무섭다는 느낌이 들어서랄까. 딸 아이도 날 닮아서인지 동물 사진이 실린 책은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 만약 자녀들이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이 그림책은 부담없이 동물에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할 거라 생각한다. 참고로 이 책은 2004년 Caldecott Honor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책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Caldecott Medal은 받지 못했지만 2위로서의 자격에 해당하는 명예에 오른 책이다. 미국 도서관 협회에서 인용하는 리스트로 알고 있는데 이쯤되면 책에 대해선 검증이 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또 한가지. 미국 아동이라면 만 4-6세 정도면 본문을, 부록편은 만 7-8세 정도면 무난하게 이해하리라 본다. 다만 한국에서는 영어가 제2 외국어 차원의 교육이다 보니 미국 현지 영어와는 당연 차이가 있고 (오해 마시라. 이건 국어에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미국 현지 아동 보다는 약간 연령대를 높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부록에 실린 영어 수준의 경우, 전치사의 활용 뿐 아니라 수동태, 동명사, 관계 대명사 문장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 본문의 경우, what 으로 시작하는 의문문과 if의 활용을 알고 있다면 간혹 등장하는 어려운 단어는 큰 문제 될 것 없다고 보인다. 물론 사견일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