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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의 개정판이 나왔다. 최근 몇 년 동안 김진명 작가를 읽지 않은 나는 모처럼 독서의 재미를 찾아줄 작품으로 이 책을 골랐다. 처음에 펼칠 때는 즉시 다 읽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되었다. 누구나 그렇게 될 것이다. 멈출 수 없게 하는 적당한 긴장감과 앞으로 펼쳐질 일에 대한 묘한 호기심이 끝까지 읽지 않고는 못 견디게 하니까. 왜 굳이 예전 책을 절판하고 개정판을 찍었을까 궁금했는데 두 권짜리를 한 권으로 묶었으니 가격면에서도 저렴하고, 끊어짐 없이 한 번에 쭉 읽히는 가독성면에서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예전과 비교해 내용이 달라졌는지 어떤지를 나는 알지 못하지만 출판사의 개정판 출간시점이 우연이라면 최근 터진 삼성家의 비극이 이 책을 읽히게 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듯도 싶다. 내용과는 상관없이 다만 기삿거리로 엮기 좋단 말이다. 국가와 기업의 음모와 비밀을 파헤치는 가상소설이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삼성전자'와 '이병철', '이건희' 같은 실명이나 '박정희 전대통령 스위스은행 비자금설'과 '전두환 전대통령의 비자금 은닉설' 같은 사건은 가상을 현실처럼 느껴지게도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곁들이자면 8년 전에 나왔던 이 소설이 지금 생각해도 놀라울 만큼 과학의 힘에 대해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정부가 삼성전자의 주식을 통해 기업의 미래를 조종한다는 일련의 사건은 비현실적이지만 있지 말란 법도 없다. 작가의 말대로라면 말장난 치는 법조인와 정치인이 주름잡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확실히 문제있어 보인다. 대한민국의 힘은 끈끈한 민족성과 높은 기술력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법조인과 정치인이 아무리 똑똑해도 천재라는 호칭을 붙이지는 않는다. 영재나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들은 언제나 수학이나 과학경시대회 우승자, 이공계 분야의 기술자와 과학자나 연구원들 뿐이다. 그들을 천대하면서 이공계생들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 한, 국가와 기업의 탄탄한 뒷받침이 없는 한,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이공계 공부를 할 학생들이란 아무도 없다. 삼성전자가 정말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기업이라면 삼성전자를 이끌어가는 힘은 회장과 사장이 아니라 신기술 개발에 열올리는 기술자, 과학자, 연구원들이다. 작가는 과학의 중요성과 나라를 이끌어갈 이들의 힘에 대해, 또 그들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해 경고하는 것이다.
<바이 코리아>는 소설이지만 거대 자본주의에 의해 돌아가는 세계 경제의 매커니즘을 보자면 개연성을 획득하는 줄거리를 가졌다. 선진국들의 싸움은 결국 자본으로 결판나겠지만 자본은 신기술 개발만이 획득할 수 있는 메달같은 거란 말이다. 거기에 IMF 때의 자발적 '금모으기 운동'이나 거슬러 올라가 '국채보상운동'이나 '물산장려운동' 같은 것을 보자면 대한민국의 민족성은 세계에서 가장 우월하다고 봐야 한다. 이 글은 서평이기에 줄거리를 나열할 수도 있었다. 죽고 죽이고, 쫓고 쫓기는, 파고 파헤쳐지는 일련의 줄거리를 쓸 수도 있었지만 의도하여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주인공도 밝히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아주 잘 짜여진 추리소설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위기에 우리를 다시 일어나게 할 힘은 잘난 정치인들의 말이 아니라 이들이 땀흘려 개발한 신기술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같은 것 말이다.
공부를 참 잘해 과학고에 들어간 사촌동생이 있다. 오래전 명절 때 시골에 모였을 때 외삼촌과 사촌동생이 나누던 대화를 옮겨본다. 당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발명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뉴스가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던 때였다. 사촌동생은 훨씬 더 어렸다. 자기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했다. 법대를 나와 오랜 사법고시준비 끝에 세무직 공무원이 된 외삼촌께서는 과학자는 우리나라에서 인정도 못 받고 돈도 많이 못 벌고 힘들기만 한데 그래도 하겠냐고 물으셨다. 대접도 받고 돈도 잘 버는 판사나 검사나 의사가 좋지 않냐고. 몇 차례 말 실랑이를 벌인 끝에 어린 사촌동생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을 하면서도 끝까지 자기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나는 그저 웃었다. 사촌동생은 노력으로 공부했다기보다 오히려 집중력과 머리가 좋은 편에 속했다. 꿈은 크면서 얼마든지 변할텐데 외삼촌도 욕심이 있으신가보다 생각하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외삼촌은 따뜻하고 좋은 분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들이니 욕심은 있으셨겠지만 그래도 특별히 다그치거나 옭아매거나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다만 실제로 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 아들이 얼마나 힘들지 알았기에 그랬던 것이다. 이제 사촌동생은 과학고를 졸업하고 보통 아이들보다 한 해 빨리 이공계 대학생이 되었다. 지금 그 아이의 꿈이 뭔지, 아직도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는지 나는 모른다. 올해 19세 대학생이 된 그 애를 학원으로, 과외로 바쁜 고등학생 때부터 한 번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때 그 대화내용이 우리나라의 현실을 대표하는 과학경시현상이기에 떠올려본 것이다.
옳고 그름을 나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법조인, 기업인, 정치인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국가 경쟁력은 말이 아니라 기술에서 나오는데 우린 그 기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접하고 있냐는 반성이다. 물론 일제고사도 괜찮다. 다양성이 인정되는 학교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같은 공부를 한다면 성적 줄세우기도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1등을 뽑았다면 그 1등이 단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의 투자도 필요하단 말이다.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고등학생이 제일 똑똑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똑똑한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똑똑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은 똑똑하든 그렇지 않든 사회의 기득권층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토록 심오한 토론, 귀찮다면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나만 열올린다고 세상이 달라질 것도 아니다. 그저 옳고 그른 것, 이미 아는 것과 알아야 할 것, 경영인과 과학자, 기업과 국가의 평형을 맞춰갈 필요는 있단 말을 하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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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코리아 / 김진명 장편소설 / 이공계 인재들의 불편한 진실들 / 자음과모음 (중1 연우의 글) 처음에 이 책의 한글 제목만 봤을 때에는 어떤 뜻인지 궁금했었다. ‘Buy Korea'인지, ’By Korea'인지, 다른 뜻이 있는지....... 그러다가 실제 책을 받아 봤을 때, ‘Buy Korea'여서 놀랐었다. ’어째서 한국을 사겠다는 거지?’ 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신문 기자인 정의림은 동료 기자의 사건사고를 해결하다가 북학인이라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의림은 북학인과의 대화를 통해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다양한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박정희 비자금, 바이스로이와 관련되어 사라진 박사들, 삼성의 경영권 탈취 위기 등등...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이공계 천시 현상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았다. ‘가장 웃기는 건 당신네 사회는 과학자에 대한 대접이 세계에서 가장 엉망이란 거요.’ 한국인 과학자에게 장학금을 주며 돈을 버는 괴짜 바이스로이의 말이다. 바이스로이 재단의 음모에 휘말린 나영준 박사도 ‘한국이란 나라는 역부족이오. 과학도들까지 고시에 매달리는 현상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소. 어느 나라나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가장 좋고 과학자를 가장 아끼오.’라고 말한다. 왜 우리나라는 이공계를 이렇게 천대하는 것일까. 나라나 기업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인문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영학과와 정치외교학과를 예로 들어보자. 이들 학과가 과연 인문 계열일까?, 자연 계열일까? 답은 바로 나온다. 이렇기에 나라나 기업을 이끄는 사람들이 이공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계나 다루는 노동자’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달라졌다. 지금 다른 선진국 기업들의 회장은 다 그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 기업이 활동하는 분야에서 높은 지식을 쌓고 난 뒤, 경영까지 하는 것이다. 옆 나라 중국도 90%의 학생들이 이공계로 진학한다. 그것이 중국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나라의 국력은 이제 과학기술에 달려 있다. 아무리 인구가 적고 자원이 없어도 훌륭한 인재들만 있으면 강대국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국가는 앞으로 이공계에 더 많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각 분야의 인재들이 더 좋은 기술, 더 진보된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라의 국력을 높이는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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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썩은 나라야.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나라지." (112) "의림 씨, 위험은 항상 친근을 가장하고 오는 법이에요. 절대 아무나 함부로 믿지 마세요." (130) 김진명 작가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부끄러워지는 나를 어쩔수없이 바라봐야만 한다. 이과보다는 문과를 더 선호하는 지금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랄까? 신문사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를 받은 정의림 기자, 조대령은 양심고백이라는 이름으로 정 기자에게 특종을 안겨준다. 여기서 끝났다면 평범한 일이 되었을테지만 기자로서의 호기심이 그를 자극했고, 그는 거대한 음모속으로 끌려들어간다. 같은 신문사에 근무하던 이준우 기자가 뺑소니사고로 사망했는데, 그것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닌 이준우를 살해할 목적으로 발생한 사고일수 있다는 사망자 아내의 제보를 접하게 된다. 조대령 - 그(?) - 이준우 기자. 이준우는 무엇인가를 조사하다 살해를 당했다는 말인데, 의문을 풀어가다 이준우의 뒤를 이어 수수께끼를 풀어가게 된 정의림, 경제부 박한별의 도움으로 풀리지않던 의문점이 풀려가며 더욱 음모속으로 깊숙히 빠져들어갔다. 본격적으로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정의림, 의문속의 인물인 그(?)가 북학인이라는 것도 알아내고 그와 소통을 하게되면서 이준우 기자를 살해한 범인에 대해 조금씩 가까이 다가게 된다. 박정희가 남긴 비자금, 그 비자금을 가로챈 전두환, 스위스 비밀은행에 잠자고 있는 비자금을 찾아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것을 위해 정의림은 도와줄 사람을 만나기위해 프랑스로 향하게 된다. "그들은 인류의 유산을 죽여버린 게 아닌가. 그들 자신이 활발하게 연구해 세계에 내놓아야 할 고대의 신비한 유산을 모조리 묻어버리지 않았나? 그들은 범죄자야. 인류의 유산을 탕진한 범죄자라구." (118)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을 잘 알고 애정과 증오로 한국인을 대하며 한국인을 이용해 돈벌이를 한다는 바이스로이 재단의 바이로스이, 과학재단은 수학 경시대회를 통해 유능한 재원을 파악하고 장학금을 지원하고 후원을 통해 과학자로 키워내고 세계적인 기업들에 인재를 팔어먹는 일을 한다. 과연 그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수만은 없는 것은 만약 그들의 후원이 없더라면 커보지도 못하고 소멸된 재능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는 점이다. 박정희·전두환·이병철·이건희·이후락 등 실존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 책을 읽는데 중압감을 느끼게 하고, IMF가 일어난 배경에 미국이 있다고 말하며 이준우가 죽게 된 이유가 절대로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그가 알아냈기 때문이란다. 소수의 인물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 그 소수자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나라의 대통령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마음대로 뽑기도 한다. 박정희가 숨긴 비자금에서 시작된 수수께끼는 삼성의 존체유무로 넘어갔고, 과연 한국인 특유의기질로 위기에 처한 삼성을 구해낼수있을지 세계인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천년의 금서』,『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고구려』,『카지노』,『나비야 청산가자』등 그의 저서를 읽어가노라면 애국심이 절로 고취되곤 한다. 한국인에겐 한국인 특유의 나라 사랑법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고구려』1권만 읽었는데 2,3권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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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릴 수 없지만 어림잡아 오년이라는 세월은 그리 넘치지도 부족치도 않을 것이다. 짐작컨대, 한 인터넷 서점의 친절이 아니었다면 이런 극적인 해후는 가능하지 않았음은 물론, 제 스스로 김진명 작가의 작품을 찾아 손에 쥘 일은 없었을것이다. 열여덟 혹은 열아홉의 나이에 처음 김진명 작가의 「코리아닷컴」을 만나고는 큰 충격에 사로잡혀 혼란스러움을 어쩌지 못 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연애 소설에 푹 빠져있던 내게는 전혀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린 것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오로지 김진명의 작품만이 소설의, 책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세계에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작가 김진명에 대한 열망, 바로 그것과도 같은. 그의 출간 된 모든 작품을 읽어내고는 신간만이 출간되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며 가까스로 가슴에 안겨 온 책은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담은 「황태자비 납치사건」. 그러나, 그 세계가 무너지는 것은 찰나와 같은 것이었다. 그의 작품만을 내리 읽어서인지 그의 문체라던가 이야기를 야기시키는 흐름에 익숙해진채로 만난 신간은 그야말로 '이게 뭐야!' 였다. 그의 작품임을 믿을 수 없었으며, 기대와 기다림은 결국 적잖은 실망을 안겨 주었다. 물론, 그의 슬럼프인가 싶었지만 그 후의 출간작 「도박사」도 그러했으며 그 다음 출간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김진명을 놓는 동시에 독서라는 취미도 버렸다.
그러다 만난 「천년의 금서」.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그만의 미스테리 풀이는 여전했지만 무언가 첨벙하고 떨어졌지만 다시 떠오른 그것에서는 무언가가 빠진 느낌이었다. 이대로 영영 안녕이겠구나, 싶었는데 앞서 말했던 극적인 해후상봉이 이번에 마주한 「바이 코리아」에서 실현, 상기 된 것이다. 김진명만의 색깔, 호흡, 체온이 고스란히 묻어 나오는 까무러쳐도 좋을 오로지 그만이 지닐 수 있는 묵직한 고유성. 처음에 마주했을때에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개정판인 줄 알고 신나게 읽어내렸는데 어이쿠야, 다 읽고 나서야 아니란 걸 알았다. 이상하기도 했지, 분명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는 '핵' 싸움이었다면 이번 「바이 코리아」는 반도체 싸움이었으니.
딱히, 확연하게 들어나는 주인공이라 말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핵심적인 역활을 해낸다. 우선, 이야기의 발판이 되는 기자 정의림. 안타깝게도 면도 얘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여자인 줄 알았더란다. 페이지는 무려 백페이지를 훨씬 넘었는데 말이다. 의림의 절친한 친구의 죽음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을 캐치하며 추적하며 이야기는 본격적인 도입으로 들어선다. 친구의 죽음의 흔적을 따라잡던 의림이 미지의 북학인이라는 인물과 온라인으로 마주하면서 박정희의 비자금과 한국의 인재를 사고 파는 바이스로이 재단을 쫓으며 세계 반도체의 일인자라는 삼성전자의 기업과 부딪힌다. 그리고 서서히 물 위로 차오르는 천재 과학자 나영준과 이동우, 강대국 미국의 비밀기지 그리고 반도체 전쟁.
한 때, 어느 만화책에서 이런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신이 인간을 창조하며 실수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과학이다.'. 그때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모른 채 흘렸는데 가히, 과학 기술이란 한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과학자, 즉 국민이 국가의 재산이라는 것. 국가의 힘이란 결코 권력과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다. 「바이 코리아」는 2010년 현재와 짙은 개연성을 품고 있다. 스스로의 힘을 갖지 못한다면 어떤식으로든 강국에 속할 수 밖에 없는 처절한 현실과 인간의 생명과 나란히 두어도 모자라질않을 금전과 되새김질을 반복해야만 하는 과거에 대한 회의와 가장 중요한 본질을 잊은 채 인문계로만 치중하는 학습열이 그것이다. 「바이 코리아」에서는 삼성전자는 국민이 만든 기업이라 말한다. 비록 허구에 불과할테지만, 이건희 회장을 넘어 이병철 회장의 이야기는 잠재되어 있던 애국심을 끌어올리는데 최고의 소재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한국인으로서의, 한국인이어서, 차오르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완화되는 절정까지 치달았으니 말이다.
처음, 작가 김진명의 작품과 마주했을때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몰라 책의 내용이 진실인 양 고스란히 받아들이기만 했었다. 이것이 역사구나, 싶었던 거다. 찾지 못해 꽁꽁 숨겨진 역사가 아닌, 작가 김진명이 바라고 우리 대한민국이 바라고 내가 바라는 그런 역사와 진실의 진정성이 김진명의 작품에는 담겨 있는 것이다. 호소력이 그득한 문체, 동안 내가 김진명의 작품을 읽지 않던것은 바로 그 짙은 호소력이 빠져있었던 것은 아닐까. 뭇 사람들에겐 고리타분할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김진명 다운,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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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다시 합본되어 나온 바이코리아는 양장이어서, 또 한권으로 끊임없이 읽을 수 있어서 더 좋다.
김진명님의 소설은 항상 실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다. 기업, 개인의 실명을 그대로 쓰기때문에 더 우리에게 급박하게 다가온다. 이번 작품에는 삼성가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과 박정희대통령 등이 등장하면서 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980년대부터 내 귀에 들려오던 스위스은행의 존재와 유럽연합의 스위스 가입 반대까지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이 배경이 된다.
고등학교 시절 '맥가이버'라는 미국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당시 담임선생님께서 물리를 가르치셨는데, 그때 내가 물리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그때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갑자기 떠오른다. " 과학자들은 먹고 살 일만 해결된다면 자신의 연구와 실험에 온 영혼을 다 하는 사람들이란다. 그러니 과학자들이 먹고 살 일만 해결해주면 과학자 한명이 우리 국민 몇천 몇만명은 먹여 살릴것이다."라는 말씀이었다.
그 당시는 그저 끄덕이며 지나간 말씀이었는데, 김진명님의 소설을 읽다보면 그 말씀이 정말이지 절절하게 다가온다.
미래 사회를 예상하고 투자의 가치를 미리 예측해 준비한 기업, 외국으로 유학갔지만 자신이 공부한 것은 고국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애국심 강한 개인, 사회의 문제에 항상 관심을 갖고 어떤 사건이 역사적 사건과 어떤 개연성을 가지는가를 밝혀내는 기자 등이 이 소설을 긴박한 내용으로 이끌어간다.
정의림 기자, 바이스로이 재단, 북학인 등의 등장으로 역사적 사실에 꼭 내가 그들과 함께 뛰어들어 존재하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함께 이 모든 음모를 헤쳐나가는 듯 스릴을 느끼게 되었다.
요즘처럼 이공계가 인기를 잃어가는 우리 세태를 반영한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과학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과학도 양성에 더 투자할 묘책을 빨리 우리 정부가 찾아내야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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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님의 소설을 가장 처음 만난 것은 역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작품이었다. 우리 어릴때만해도 반공교육을 많이 해서 그런지 뭔가 투절한 애국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사명 같았던 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책이 나왔을때 엄청난 반향을 불러온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십년 이상이나 지나 이제 그분의 작품을 다시 접하니 왠지 감회가 새로운 듯한 느낌도 든다. 사실 이번에 읽은 이 책 <BUY KOREA>는 2002년에 출간된 작품이 1,2권의 두권으로 나뉘어져 있었던 것을 한권으로 묶어서 개정판으로 내신 책이다. 그래서 사실 이미 읽은 독자들도 많을 것 같은데, 나는 처음으로 읽게 된 책이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도 느꼈듯, 이번 편에서는 대한민국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과 관련하여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세력의 모략으로부터 구하는 이야기로 전개가 되는 구성이다. 처음 도입부는 이렇게 의문의 수수께끼 형식으로 사건의 실마리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으로 흥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이 책 속 전반부의 기자 이름이 '의림'인데 당시 이 책의 저자가 작품을 집필했던 곳이 충북 제천의 세명대학교라고 밝힌걸로 보아서 내가 아는 그 '의림지'에서 따왔구나! 하는 생각에 반가운 생각이 살짝 들었다.
한 신문사 기자에게 소속을 밝히지 않고 만나자는 의문의 상대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공군 조대령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국방부에서 신형 전투기 구매 사업단계에서 프랑스 라팔이 더 최신형으로 100% 기술이전을 해주겠다고 하는데도 미국에서는 미 전투기를 구입할것을 종용하고 있어서 반대하는 자신의 주장을 신문에 실어달라고 한다. 그리고 이준우 기자에게 연락을 해서 암호같은 몇마디 단어를 전해달라고 부탁한다.그런데 기자가 쓴 기사가 나간 후 조대령은 구속된다. 또, 연락이 두절되었던 이준우 기자가 무언가를 취재하다가 의문을 죽음을 당하게 되고, 조대령과 북학인이라는 알수 없는 인물을 통해서 서서히 거대한 음모와 사건에 다가가게 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바이스로이'라는 단체의 존재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의 인재들을 학비도 전액 지원해주고 취직할 곳도 좋은 곳으로 알선해주는 등 참 멋진 일을 하는 곳으로 생각될 것 같은데 그 단체에서 벌인 일이 우수한 인재를 사고파는 거대한 집단이라는 음모가 드러난다. 그리고 한때 논란이 되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스위스에 빼돌린 거대한 비자금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스위스 은행에서 나눠가졌다고 하는 주장이 책 속에서 지배적으로 등장한다. 물론 소설이긴 하지만.
또 하나 주목할만한 것은 우리나라 학생들의 이공계 대학 기피현상을 꼬집었다. 나야 머리가 이공계가 아니라서 이공계에 못갔지만, 이공계를 나와서 대접받을 만한 곳이 없는게 우리나라 실정이라고 하니 그 부분은 안타까웠다. 물론 문과든 이과든 지금은 청년 실업이 넘치는 세상인데다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한국에서 설자리가 없어서 다시 외국으로 나간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 부분은 살짝 수긍이 가긴 했다. 사회 전반에 깔린 인재등용애 대한 부분, 그리고 우리의 기술의 우수성을 우리나라 속에서 잘 발전시키고 경제대국을 이뤄가자는 그런 마음이 담긴 것 같아서 그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나라에 고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 사회를 꼬집고 이렇게 해보자고 하는 제안같은 느낌도 들었다. 답답한 정계, 재계 인사들에게 화통하게 소리치는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사회에서 보여지는 기업인들의 모습은 다 그런것만은 아니라는 것. 그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읽으면 좋겠다는 것. 사실 삼성전자라는 기업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기업인데, 고유명사처럼 이 책 속에서 소개가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의 이름도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서 '소설인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보통 기업명을 그대로 내거나 등장인물을 바꿀법도 한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작품에서 느껴졌던 실명이랑은 좀 다른 느낌이었다. 전에도 물론 실제 이름으로 등장인물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반도체 시장에서는 알아주는 기업이기에 고유명사처럼 그냥 넣은 것 같은데 왠지 좀 위화감은 좀 들긴 했다.
또, 아쉬운건 이준우 기자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는 부분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고, 사건을 파헤치던 기자 의림은 전반부에서 음모까지를 파헤치는 역할이나 뒷부분으로 넘어가면 동우라는 인물이 나와서 마지막 부분을 해결하는데 북학인의 정체도 좀 애매모호하고 뭔가 극중 인물들이 연결이 안되고 좀 끊어진 느낌은 들었다. 그래도 그의 날카로운 지적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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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어렸던 시절, '하늘이여 땅이여'라는 소설을 통해 처음 '김진명'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그 후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를 비롯해서 '가즈오의 나라', '황태자비 납치사건', 그리고 '코리아 닷컴' 까지 그의 신간이 나올때마다, 혹은 구간들을 뒤져서 읽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의 글을 편하게 읽지 못하게 되어버렸고, 꾸준히 발표되는 그의 '흥미로워 보이고 재미있을 것 같은' 신작들을 의식적으로 피하게 되어버렸다. 어째서? 물론 처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테지만 최근엔 그저 습관처럼 그렇게 해왔던 것 같다. 그러다 북테스터로 선정되어 아주 오래간만에 읽게 된 그의 소설이 바로 이 '바이 코리아'다. 이미 출간된 지 꽤 된 작품이지만 올해 한 권짜리 양장본으로 재출간이 되었다더라. 그렇게 오래간만에 작가 김진명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꽤 금방 어째서 내가 그의 글들을 피하기 시작했는지 떠올렸고, 그 불편함은 여전히 내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다.
바이 코리아. 책 서두의 작가의 말에서 김진명은 이공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하게 ㅡ인문계 출신인 내가 좀 울컥할 정도로 이야기한다. 과학 기술의 중요성 ㅡ심지어 미래를 지배하게 될 지식기술자의 대부분이 과학기술자라고까지 이야기하는 '소설가'가 그러한 사실을 '문학'을 통해 그 뜻을 주장하는 것도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어쨌든 그렇게 김진명은 과학 기술 하나가 나라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음을 주장한다. 소설을 통해서. 그의 의지를 받아 이 글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젊고 능력있는 기자 '정의림'이다. 우연히 만나게 된 한 남자와의 인연. 예기치 못하게 연결되는 고리들. 석연치 않은 동료의 죽음. 커져가는 의심과 호기심. 그렇게 의림은 독자와 마찬가지로 다음에 일어나게 될 일들을 궁금해하며 이야기 속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닌다. 처음부터 과학 기술을 들이민다면 머리가 아파질 독자들은 책장을 덮을테니, 의림이 처음 쫓게 되는 것은 전 대통령의 숨겨진 비자금과 '인재' 즉, 사람, 특히 한국의 뛰어난 영재들을 사고파는 집단에 대한 이야기다. 보통은 이 정도로도 충분한 소재가 되겠지만, 김진명은 늘 거대한 판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이렇게 거창하며, 흥미롭게 쓰는 작가 아니던가. 한 번 시작하면 어떻게 느끼든지간에 끝까지 보게끔 만드는. 그렇게 시작되는 이야기들은 실재하는 기업인 '삼성'과 이병철, 이건희 라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마치 현실의 이야기인양 옷을 덧입는다. 마치 한국 그 자체인 것처럼 그려지는 삼성과 이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 그리고 바로 여기서부터 내가 불편해하는 김진명이다. 팩션이라고 하던가. Fact 와 Fiction의 합성어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깔고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낸 글들 말이다. 사실 나는 그렇게 팩션으로 분류되는 글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 언젠가 '미실' 에 대한 글에서도 밝혔듯이 그 팩트와 픽션의 결합이 때론 불편할 때도 있다. 김진명의 글들은 대부분 그래서 불편하다고 느낀다. 지나치게 익숙한 현실을 끌어들여, 어쩌면 현실과 팩션의 중간에 위치해있는 음모론과 같은 느낌까지도 준다. 음모론이라면야 음모론으로 받아들이고 즐기겠지만, 이건 소설 아니던가.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은 역시 이야기꾼 김진명의 힘이겠지. 이건 정말이다. 이렇게 투덜거릴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바이 코리아 역시 그의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단 한 번에 읽어내렸으니까. 감상자에게 있어서 사실 이런건 일종의 딜레마다. 영화건 드라마건 소설이건간에, 불편한데도 거북한데도 끝까지 보게 되어버리는 작품이라는 것은. 물론 당연하게도 마지막의 마지막은 '소설다운' 픽션으로 마무리를 한다. 거창하게 벌려놓은 판을 후다닥 식탁보로 한번에 싸버리는 듯한 결말이지만 그렇게 해야만 그의 글을 음모론이 아닌 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으니 어쩔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