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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를 위하여 그 이름, 얼마를 달싹여 이렇듯 겹겹의 입술인가 그 얼굴, 얼마를 여겨보아 이렇듯 겹겹의 눈시울인가 가슴에 모아 올린 두 손, 얼마나한 떨림의 겹침인가 한시도 안 놓치려 깨우는 침- 전신의 가시여, 가시여
시인은 장미에서 겹겹의 간절한 마음과 한시도 안 놓치고 깨어 있으려는 정신을 읽는다. 그것은 시인이 추구하는 마음과 정신의 풍경과 일맥상통할 것이리라. 시인은 나뭇잎을 보고는 한 그루의 나무를 알기 위한 수만 장의 지도라고 여긴다. “손바닥만 한 / 오만 분의 일 지도 // 이어지고 이어지는 / 생명 입자들의 길”)이라고, 뿐만 아니라 “네게로 가는 길도 / 다 들어 있”(「나무의 지도 - 나뭇잎」)다고 노래한다. 나뭇잎 한 장을 통해 나무를 읽고, ‘너’에게 가는 길까지 읽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인에게서는 “한 생을 우뚝 서서 하늘만 우러르다가 / 수만 잎의 손과 얼굴로 하늘 향해 반짝이며 환호하다가 / 낮고 낮아져 이제는 또 한 생”(「나무 의자」)을 살아가려는 의지가 보인다. 낮고 낮아져 깊어지고 맑은 눈의 시인이다. 경계에서 - 묘비명 나는 이제 내 밥이던 것들의 밥으로 돌아간다 나는 이제 내 몸이던 것들의 몸으로 돌아간다 내 사랑이던 것들의 사랑으로 내 노래이던 것들의 노래로 나는 이제 천지 가득 돌아간다 - 또 다른 나에게로
인생의 본질을 간명하게 드러낸 시가 아닐 수 없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삶과 죽음의 본질을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이러한 시인이 보기에 세상은 멧돼지 세상이다. “더 빨리, 더 많이 갖기 전투가 정말 저돌적이다. 업자들이 제공하는 집과 음식에 몸을 바친 동료들이 / 불판 위에서 지글거린 지가 오래되었다.”(「저돌」) 멧돼지 세상에서 시인은 “나도 무얼 훔치고 있었다는 / 나도 누군가의 땀, 휴식, 기쁨 따위를 훔치고 있었다는”(「네가 나를 훔치는 동안」) 자각을 한다. 그러나 시인은 이미 삶과 죽음의 본질을 터득하였으니 “당신들은 버려두고 / 나만 애용하는 것, / 나에겐 / 또 다른 당신들과만 주고받는 / 무지갯빛 뇌파의 / 텔레파시 폰이 있”(「텔레파시 폰」)다. 그러니 시집은 시인이 정성들여 쏘는 무지갯빛 뇌파의 축복에 다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