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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움을 선사하는 공간,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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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유럽 배낭 여행, 많은 기대를 했으나 한겨울 베르사유의 정원은 흰 눈이 덮인 허허벌판에 불과했다. 유럽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여행을 하는 게 낫다는 지인들의 말을 뿌리친 채 떠난 여행이었다. 그렇지만 드넓은 공간이 푸르름으로 가득할 경우 꽤 아름다울 것이라는 짐작만은 할 수 있었다. 하얀 눈만이 가득한 그 공간에 나는 머릿속에서 녹음을 채워 넣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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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유럽 배낭 여행, 많은 기대를 했으나 한겨울 베르사유의 정원은 흰 눈이 덮인 허허벌판에 불과했다. 유럽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여행을 하는 게 낫다는 지인들의 말을 뿌리친 채 떠난 여행이었다. 그렇지만 드넓은 공간이 푸르름으로 가득할 경우 꽤 아름다울 것이라는 짐작만은 할 수 있었다. 하얀 눈만이 가득한 그 공간에 나는 머릿속에서 녹음을 채워 넣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서양의 많은 국가들이 향유하고 있는 광장 문화와 정원 문화가 부러울 때가 많다.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대한민국과는 상반되는, 나지막한 햇살 아래서 여유를 즐기는 서양 사람들의 모습이 난 퍽이나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늘 해왔었다. 아름다운 정원을 한 권의 책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니, 한껏 고조된 기대감을 끌어안은 채 나는영국 정원 산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정원들이었다. 오로지 높은 건물들만이 가득한 도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사진으로부터 느껴진다. 만일 도심 한복판에 이와 같은 정원이 있다면, 일에 치이고 사람에 지칠 때마다 그 곳을 찾아 적지 않은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나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성이 넘치는 듯해 보였던 영국의 각 정원은 한 가지, 단점이라면 단점이랄 수 있는 공통점이 있었다. 정원이 지닌 인위성이 바로 그것이다. 각종 식물을 심는 것만으로 정원은 완성되지 않는다. 만일 그 후 방치를 한다면 식물을 심는 행위는 한낱 잡초를 심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다른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정도의 아름다운 정원은 사람의 가꾸려는 꾸준한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는 정원 자체가 지닌 속성이다. 영국의 정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보다 더 정갈할 순 없겠다 싶어 보이는 정원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 각종 도형과 만날 수 있다. 가볍게는 산수, 좀더 심도 있게 살펴본다면 기하학이 활용되었음을 느낀다. 고도의 계산이 이곳저곳에 활용됨으로써 비로소 아름다워질 수 있었던, 정원이 인간이 탄생시킨, 인간을 위한, 인간의 공간임을 깨닫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정원이 아예 없지는 않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창덕궁 후원에 가본 사람 중에는 그 정원이 서양의 전형적인 양식을 따르지 않았기에 실망감을 표출한 이도 있을 것이다. 창덕궁 후원의 경우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세계인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정원으로부터 떼어놓을 수 없을 듯한 인위성이 우리나라의 정원에서는 느껴지지 않다 보니 우리나라의 정원을 정원이라는 다분히 서양적인 단어 안에 담아도 되나 싶다.

 

영국의 풍경식 정원은 자연스럽게가 아니라 기존의 정형화된 패턴을 깨고 싶어 탄생시킨 또 다른 스타일이었다. 구불거리는 호수는 수천 명의 인부가 삽으로 땅을 파서 만든 인공 호수이고, 우거진 숲의 조화로움은 인간의 힘이 아니면 결코 나란히 설 수 없는 낙엽수와 상록수가 자연보다 더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만든 조합일 뿐이다. 그래서 이 정원을 두고 훗날 사람들은 자연스러움이 아니라 자유로움의 정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정원은 우리가 꿈꾸는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 파라다이스일 뿐이다. 정원이 지극히 자연을 닮고 싶어 하지만 결코 자연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55

 

단지 책을 읽었을 뿐인데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위적이면 어떤가, 이렇게 마음이 즐거운 것을? 영국의 정원과 꼭 같진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여유로움을 선사하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 본다.

이달의 사락 q*****2 2011.01.28.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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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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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담백한 글과 사진이 있어서 쇼파 옆에 두고 부담 없이 읽기 좋은 책이네요. 영국의 아름다운 정원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사진이 더 선명하면 좋을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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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담백한 글과

사진이 있어서

쇼파 옆에 두고 부담 없이 읽기 좋은 책이네요.

영국의 아름다운 정원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사진이 더 선명하면 좋을뻔했어요.

 

 

 

b******y 2015.09.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