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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히게 멋진 하늘이다. 변화무쌍한 인생사가 다 저 하늘에 있는 것 같다. 그 하늘을 어울리게 하는 섬. 그 섬을 둘러싼 바다. 자연은 우리곁에 늘 있다. 공기처럼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날 문득 더 가깝게 다가오거나 그리워지면 불쑥 여행을 떠날밖에. 자연은 늘 거기 있는데도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섬은 몇 개인지...내가 다녀온 섬은 몇 개인지...그 섬엔 무슨 사연이 있어서 그렇게 이름이 불리우고 또 어떻게 변천되어 지금의 이름에 이르고 있는지...휴가든 여행이었든 다녀온 곳은 분명 있을지언대 기억에 딱히 떠오르는 곳은 많지 않다. 그저 다녀오기만 했지 마음에 담지 못해서인가보다.
오늘도 나는 한 잎의 섬처럼 떠 있다. 사람이 사는 470여 개의 섬 중에 고작 50여 개도 안 되는 섬만을 여행했을 뿐이다. 나의 섬 여행은 더디고 더디어서 맨 처음 섬 여행을 시작한 이후로 10년이 다 되어간다. 물론 본격적으로 섬을 떠돈 지는 4년 정도이지만 갔던 곳을 또 가고, 한 번 더 가고 하다 보니 어떤 섬은 네댓 번 이상 찾은 적도 있다. 그러나 단 한 번 여행만으로도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혀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섬이 있다. 이를테면 송이도 같은 섬이다. p.265
여기 '길 위의 시인'이라 불리는 저자의 4년간의 섬 표류기가 물고기 여인숙으로 탄생했다. 단순히 섬 순례기가 아닌 섬을 만나고 섬을 알고 잊혀져 가는 우리네 섬을 관찰 기록했다. 주어진 숙명인양 그저 섬이 좋아서 섬이 그리워서 섬이 불러서 섬을 찾아다녔다. 그리곤 섬에서 놀았다. 섬이 부르면 또 섬을 찾았다.
오래 섬을 떠돈 자에게 바다 냄새는 환각과 같다. 때때로 끈적끈적하고 뭉개진 듯해서 만져질 것만 같은 이 냄새에 취해 나는 무던히도 배를 탔다. 생각해보면 바다 냄새는 단순히 바다에서 나는 것만이 아니었다. 갑판에 칠이 벗겨진 오래된 페인트 냄새며, 섬사람들의 살냄새와 차도선 바닥의 착 달라붙은 생선 비린내 따위가 적당히 버무려진 야릇한 냄새가 바로 바다 냄새였다. 그리고 이 냄새는 종종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골방까지 따라 들어와 불쑥불쑥 나의 후각을 자극하곤 했다. 어떤 날은 신발장에 고이 넣어둔 신발에서 그 냄새가 났고, 카메라 가방 속의 렌즈 후드에서도 그 냄새가 났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또 나는 섬으로 가기 위해 짐을 꾸리곤 했다. 바람구멍을 낼 줄 아는 삶의 지혜를 만나보고 자연과 더불어 상생하는 섬사람들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순간이다. 잊혀져 가는 우리네 섬문화이자 풍경이다. 그게 아쉽고 그리워 늘 발길이 닿는 곳이 섬이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우도의 아름다운 풍경 가운데 단연 으뜸은 밭돌담이다. 더욱이 바닷가 쪽의 밭담은 그 폭과 높이가 일반적인 담보다 큰 것을 알 수 있는데, 제주에서는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이처럼 튼튼하게 쌓아올린 밭담을 따로 ‘잣벡담’이라 부른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밭담을 유심히 살펴보면, 어디를 가나 쌓아올린 돌과 돌 사이의 틈이 주먹 하나쯤은 거뜬히 들어갈 정도로 숭숭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람구멍이다. 말 그대로 제주의 바람은 ‘할퀸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거세어서 틈 하나 없이 빼곡히 돌담을 쌓을 경우 십중팔구는 무너질 것이므로, 바람 구멍을 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밭돌담은 우도 전역에서 만날 수 있지만, 오봉리와 서광리 쪽이 특히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태왁과 망사리를 지고 해녀들이 줄지어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나절의 풍경은 때때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사라져 가는 섬문화에는 산신제, 풍어제, 초가집, 초분...등이 있는데 특히 나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건 초분이었다. 초분은 오로지 섬에서만 볼 수 있는 초분이 돌아서면 사라지고 또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고 소중한 섬 문화들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하며 그렇게 섬 여행은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혹자는 초분이 무엇이길래 그것을 찾아 부러 섬을 찾느냐고 핀잔할 수도 있겠지만, 초분은 전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풍장형가매장 풍속이다. 그것도 서남해 섬에서만 대를 이어오던 장례문화요, 뭍과는 확연히 다른 독특한 섬문화라 할 수 있다. p.215
"여기는 사람이 죽으면 일단 초분에서 3년상 치르고 옮기는 게 상례요." 사실 초분이라는 것은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장법이라 할 수 있다. 섬에서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고기잡이를 나갈 수밖에 없는데, 그것도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열흘씩이나 출어를 나가기도 했다. 출어를 나간 동안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집에 남아 있는 식구들은 일단 초분에 조상을 모셨다가 상주가 출어에서 돌아오면 정식으로 다시 장례를 치렀다. 출어를 나갔던 자식이 돌아와 부모의 주검을 볼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초분에 모신 주검은 3년 정도 두었다가 뼈만 가려 추려서 다시 이장을 한다. 하지만 선산도 없고, 이장할 비용도 마련되지 못한 경우 몇 십년씩 초분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았다. p.242
그 밖에 1박2일을 통해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독도, 청산도, 우리 땅 서쪽 끝 비경인 가거도, 연리지를 소개했던 외연도, '한국의 미추픽추'라 소개되었던 여서도, 우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있는 흑산도, 거문도 등대길, 연평도, 교동,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보여주는 욕지도의 소개가 있다.
드라마 <봄의 왈츠>에선 비금도와 만재도, 청산도가 나오고 <서편제>에서 청산도는 또 나오며 증도는 <고맙습니다>. 하태도와 홍도는 <섬마을 선생님>, 가거도 <극락도 살인사건>, <해안선>과 <불멸의 이순신>은 위도가 되었고 석모도는 <시월애>의 배경이 되었다. 우도는 영화 <화엄경>과 <인어공주>, <연풍연가> 마라도는 <대장금>촬영지였고 <연풍연가>의 배경도 되었고 울릉도는 <외과의사 봉달희>의 무대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의 국토는 너무 좁아서 볼 게 없다고 다들 국외로 국외로 줄이 이어진다. 이 책 한 권을 가지고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유람할 수 있겠는가 싶다. 모 광고에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란 말이 있던데 '이 한 권으로 골라 다니는 즐거움이 있다'란 말을 쓰고 싶다. 그저 자연풍광만 담은 사진이 아닌 저자가 발로 일일이 걸어 다닌 삶의 자취이자 흔적들이다. 사라져가는 섬문화를 남기고픈 장인정신이 스며 있는 아주 소중한 책이다. 모름지기 그 섬엔 그 섬만의 독특한 섬문화가 자리할때 섬의 생명력이 있다고 하겠다.
사진 출처 : 네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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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바닷가에서 유년을 보낸 내겐 섬과 갯내음이 자연스럽다. 옛날엔 고향갈 적에 일부러 부산에서 이 포구 저 포구를 둘러가는 여객선을 이용하곤 했다. 밤 늦게 도착하는 그 배에서 바라보던 까만바다엔 잊혀져버린 내 젊은 시절의 고독과 아픔이 녹아있음을... 이젠 아스라하게 희미해져가는 기억의 한 조각을 이렇게 집어올려보니, 바다와 함께한 편린들이 낡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르고, 왠지 쓴 웃음이 입가를 떠나지않는다. 금성호, 동일호는 이제 퇴역했겠지... 어린 시절의 가슴에 담긴 바다는 어른이 된 지금도 바닷가를 떠나지 못하고 이렇게 소금끼 도는 해풍을 가까이하고 산다.
처음 인터넷에서 '물고기 여인숙'의 목차를 보고 실망을 했다, 섬이라면 당연히 '소매물도'는 소개하고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저자는 4개의 파트(나를 위로하며 걷다, 멀고 또 멀다, 그 섬엔 문화가 흐른다, 잠시 바람이 머물다 간다)로 나누어 34개 섬의 숨결을 전해준다. 저자는 임시 무덤인 "초분이 맨 처음 섬 여행을 부추긴 동력이었다(31쪽)"고 밝히고 있다. 오로지 섬에서만 볼 수 있기에 섬의 원형과도 같다고 느끼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는 헐겁고 느린 방랑의 '섬 여행자'가 된다.
푸른 바다를 위로하듯 떠 있는 황홀한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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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힘들었던 요즘은, 이렇게 좋아하는 여행서에 손이 더욱 가게 된다.내가 가보지 못한 곳의 사진이라도 볼 수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파란 하늘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면.. 이 책 역시 그랬다. 표지를 장식한 파아란 하늘과 너무 이쁜 구름, 그리고 섬을 여행한 이야기라고 하니 파란빛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걷기 여행이나 해외 여행서를 종종 만나면서 제주도를 제외하고, 국내 여러 섬을 만날 수 있는 책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섬' 여행이라는 점이 마음에 끌렸던 이유 중 하나는 어릴 적 기억 때문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따라서 우리 가족은 휴가나 주말, 바다를 찾아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리고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 휴가를 보내고 온 기억도 많았다. 태풍에 텐트가 날아가기도 하고, 교통편이 불편해 고생을 하고, 바다를 본다는 것에 설레기도 했지만, 배 멀미가 심했던 언니와 나는 이번에도 배를 타면 고생을 해야 할까봐 걱정했던 기억도 있다.
이 책은 14년간 오지를 떠돌며 4년간 섬을 여행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나를 위로하며 걷다', '멀고 또 멀다', '그 섬엔 문화가 흐른다', '잠시 바람이 머물다 간다' 라는 4가지의 테마 아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도, 울릉도, 마라도 같은 섬과 처음 들어보는 낯선 도초도, 보길도, 송이도, 만재도 같은 국내 34곳의 섬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여행책을 받으면, 특히나 국내 여행지에 관한 책이라면, 내가 가본 곳이 있는가를 먼저 살피게 된다. 34곳의 여행지 중에 딱 한곳 있었다. 어릴 적 '사랑도' 인줄만 알았던 '사량도', 아는 사람이 있어 여름이면 자주 배를 타고 갔던 곳, 아는 사람이 있어 자주 찾긴 했지만, 가족들이 그 사람들 때문에 큰 피해를 입게 되서 우리에게는 좋은 추억과 나쁜 추억이 존재하는 곳. 그래도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 집에 계시던 나이든 할아버지와 함께 정말 작은 통통배를 타고 낚시줄 하나로 문어를 잡기도 했다. 아무런 장비 없이 낚시줄 하나를 까딱까딱 움질일 뿐이었는데 커다란 문어를 잡는 것이 참 신기했었다. 잡은 멍게를 처음 손질 해봤던 일이나 텐트에서 자다가 새벽에 일어났을 때 그 풍경도 기억이 난다. 저자가 찍은 사진을 보니 사량도 중에서도 내가 방문했던 곳과는 다른 방향인 듯 하지만, 익숙한 섬의 이름을 만났을 때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세상과 단절되고 고립되어 보이기도 하는, 외로워 보이기도 하는 섬은 그래서 더 매력이 있었다. 도시에서는 사라져 가는 것들이 존재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 곳을 생활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의 모습은 섬을 더욱 생동감 넘치게 만드는 듯 했다.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 하는 모습도, 똑같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지만, 해를 바꾸어 찾아가면 또 다른 빛을 발하는 섬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지형적 특색으로 발전한 섬만이 독특한 문화도 알 수 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초분' 이라는 섬 고유의 매장문화였다. 지금은 사라져 가는 섬의 문화와 유산을 알리고 담고 싶어하는 저자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 책의 묘미가 글과 함께 사진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책에 담겨 있는 사진들은 섬의 매력을 참 잘 담아낸 것 같다. 하늘과 맞닿은 바다와 섬을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 햇빛에 반짝반짝 거리는 바닷물, 붉게 노을이 지는 하늘과 섬의 모습..그리고 각 섬을 소개 하면서, 섬의 지도, 위치와 소요시간을 비롯한 배편을 문의할 수 있는 연락처 같은 간단한 정보도 알려준다. TV에서 만났던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이 다녀갔던 섬, 드라마, 영화 같은 스크린의 배경이 되었던 섬도 책의 마지막 부분에 정리가 되어 있으니, 관심을 가졌던 분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천천히 걷고 싶은 섬길, 일출, 일몰 명소인 섬, 호젓하고 낭만적인 우리나라 섬의 해수욕장도 알려준다. 다음에 섬 여행을 떠난다면, 책 속에 소개된 곳을 참고 해야겠다. 우리나라 섬의 매력을 차분하게 잘 알려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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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마음이 분주하면서 설렌다. '비행기가 몇 시에 도착한다고 했지?' 시간을 계산해 보고 어떤 옷을 입을지 생각해보고 바쁘게 움직인다. 오랜만에 예쁘게 단장을 하다 보니 원래 집에서 출발하려던 시간에서 조금 늦었다. 서둘러 차를 탄다. 공항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하늘에 커다란 대한항공 비행기가 보인다. 착륙을 하려는 비행기가 내 눈앞에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미끄러지듯 내려앉는다. 예상 시간보다 20여분 일찍 도착하는 모양이다. 아, 이런. 그 푸른 동체를 보는 순간 왜 왈칵 눈물이 나는 건지. 나도 늙나 보다. 서둘러 차를 파킹하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차 세울 곳이 없어 몇 바퀴 돌아서 그런지 벌써부터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새 나온 건 아니겠지?' 초조한 마음 반, 설레는 마음 반으로 출국장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열심히 뜯어 본다. 아니, 그런데 이게 왠걸? 30여분이 지나도 나올 생각을 안 한다. '어떻게 된 거지?' 기다리다 지칠 때 쯤 백에 넣어온 책을 꺼냈다. 바쁜 아침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눈에 띄는 대로 책 한 권을 들고 나온건데, 백 안에 든 책은 바로 『물고기 여인숙』. 사람들이 간헐적으로 띄엄띄엄 나온다. 책을 읽다가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으면 사람들을 보다가... 그렇게 책을 읽었다. 한국 냄새를 물씬 묻히고 올 친구를 기다리면서 읽기엔 적절한 책이었다. 바다 냄새도 물씬 나고, 하늘과 갯벌과 섬과 사람들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으니깐. 친구는 거의 1시간 30분 만에 약간은 지친 표정으로 출국장에 나타났고, 그 사이 나는 이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태평양을 건너온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게 될 친구를 기다리면서. ![]() 솔직히 난 저자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책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를 보니 199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한 시인이다. 『안녕, 후두둑 씨』 『정신은 아프다』같은 시집과 『바람의 여행자: 길 위에서 받아적은 몽골』과 같은 여행서, 『사라져 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 『옛집 기행』, 『이색마을 이색기행』, 『사라져 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경』과 같은 문화 기행서 등을 펴냈다고 한다. 꽤 많은 책들을 냈는데 여지껏 왜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건지 신기할 정도다. 사람들이 가장 잘 알만한 저서로는 최근에 나온 고양이 에세이인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들 수 있겠다. 아주 솔직히 고백하자면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의 글이라고 하기엔 뭐랄까? 개인의 내면에만 너무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에세이류가 가진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으로도 지적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인데, 지나치게 개인의 사유에만 갇혀 있어 글에서 어떠한 역동성이나 생명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바다와 그 바다를 생의 터전으로 삼는 섬 사람들이 살아가는 '섬'을 주제로 했는데도 말이다. 저자는 어디까지나 관찰자일 따름이다. 사유하며 지나간다. 개인적으로 그 점이 아쉽다. 섬에서 풀어낼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사장된 느낌. 좀더 섬 사람들의 삶에 밀착했다면 어땠을까[*]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덕분에 이태원의 『현산어보를 찾아서』를 읽게 되었다는 점. 아마 이 책을 접하고 느낀 어떤 아쉬움이 없었다면 그 책을 읽을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서술하고 있는 흑산도와 『현산어보를 찾아서』를 비교해본다면, 내가 이 책에서 아쉽게 느꼈던 점이 무엇인지 확연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 자체는 썩 괜찮다. 책 만든 사람의 정성이 물씬 느껴지는 책이다. 사진 선택에도 공들인 흔적이 배어 있고, 심지어 한 색깔의 종이를 쓴 것이 아니라 챕터별로 옅은 핑크나 옅은 그린을 썼다. 묵직한 무게감이랄까? 손을 많이 들인 책이라는 게 느껴진다.
4년간의 여행을 한 권의 책으로 담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34개의 섬 이야기를. 차라리 각각의 밀도를 조금 더 높이고, 두 세 권 정도로 분책해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면, 34개의 섬 중 정말 추천하고 싶은 섬을 10곳 정도만 추려내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글의 밀도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 나름의 고유한 매력을 갖고 있다. '여전히 비린내 나는 내 몸은 다 가지 못한 바다의 시동을 걸고 있다.'
1. 몇몇 사진은 무척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눈밭의 강아지 사진이 가장 좋았다.
2. 슬라이드 필름에 약간의 메모를 덧붙인 '블루 노트'는 이 작가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다.
3.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사람이건 이 책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사람이건 간에 추천하고 싶은 책. 『현산어보를 찾아서』. 총 다섯 권짜리 책이다. [*] 내가 추천한 『현산어보를 찾아서』의 한 부분을 인용해보겠다. 섬에는 들어간다는 표현을 쓴다. 마음이 따뜻한 이들에게는 군불 땐 사랑방에 들 듯 훈훈한 느낌을, 세상사에 지친 이들에게는 지친 영혼을 달래줄 요양소로 들어서는 느낌을, 절망한 이들에겐 다시 돌아오지 못할 어떤 문을 통과하는 느낌을 던지는 말이다. 지금 나의 느낌은 어떤 것일까 사실 『현산어보를 찾아서』가 마음에 들었던 건 이런 다양한 감정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거다. 거기에 이성적 사유나 학문적 열정까지 곁들여져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시종일관 하나의 감정 상태다. 4년여의 섬 여행을 담은 책인 데도 불구하고. 그런 점이 참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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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서해안 가까이에 살고 있던 괸계로 여름휴가지는 무조건 인근 섬이였다. 그렇다고 바닷가에 살았던 것은 아니기에 버스타고 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배편을 놓치지 않기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잠에서 덜깬 눈을 비벼가며 며칠 전부터 식구수 대로 바리바리 싸놓은 짐보따리를 하나씩 둘러메고 당최 줄어들 것같지 않은 줄의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졸며 기다려야만 했다. 그렇게 극성을 떤 덕분에 왠만한 섬들은 모두 가보았다. 최근에 가본 섬은 어릴적 기억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내 기억을 의심하게 만들엇다. 배를 대기조차 어려워 작은 낚시배에 옮겨타고 경운기로 한참을 털털거리며 비포장 도로를 달린 끝에 만난 청정 해역은 천상낙원과 다름 없엇거늘. 길에서 새벽잠 설치며 고생한 보상이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기에 우리가족은 다신 섬에가지 말자고 다짐해 놓고선 중독처럼 다음헤에도 어김없이 섬을 향해 영어가 회귀하듯 꾸역꾸역 짐을 싼다.
14년간이나 국내외 오지를 떠돌던 이용한 시인이 섬에 매료되 매번 섬을 찾았던 감동을 고스란히 담은 그의 여행 에세이 <물고기 여인숙>을 읽으며 그의 마음을 알수 있음은 나 또한 몸은 여기 육지에 메여 있어도 섬이 그립기 때문이다.
오래 섬을 떠돈 자에게 바다 냄새는 환각과 같다. 때때로 끈적끈적하고 뭉개진 듯해서 만져질 것만 같은 이 냄새에 취해 나는 무던히도 배를 탔다. 생각해보면 바다 냄새는 단순히 바다에서 나는 것만이 아니었다. 갑판에 칠이 벗겨진 오래된 페인트 냄새며, 섬사람들의 살냄새와 차도선 바닥의 착 달라붙은 생선 비린내 따위가 적당히 버무려진 야릇한 냄새가 바로 바다 냄새였다. 그리고 이 냄새는 종종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골방까지 따라 들어와 불쑥불쑥 나의 후각을 자극하곤 했다. 어떤 날은 신발장에 고이 넣어둔 신발에서 그 냄새가 났고, 카메라 가방 속의 렌즈 후드에서도 그 냄새가 났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또 나는 섬으로 가기 위해 짐을 꾸리곤 했다. 포함한 엄연히 우리나라에 적을 둔 서른네 개의 섬들을 담고 있다. 마음은 그곳으로 가고 싶지만 푸른 바다를 담은 사진만으로도 가슴속이 다 시원해져 온다. 저자는 여느 관광객들과는 달리 섬의 숨겨진 속살을 들춰내 보이며 숨은 비경을 소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뭍에서는 볼수 없는 섬만의 고유한 문화와 섬사람들의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와 그곳 사람들의 살가운 정이 전해져 온다.
저자는 특히 섬에서는 며칠씩 남자들이 고기잡이를 나간 사이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일단 초분에 조상을 모셨다가, 상주가 돌아온 후에 정식으로 다시 장례를 치르는 초분이라는 섬 고유의 매장 풍습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출어를 나갔던 자식이 돌아와 부모의 주검을 볼 기회를 주기 위한 것으로 초분에 모신 주검은 3년 정도 두었다가 뼈만 가려 추려서 다시 이장을 했으나, 선산이 없거나 이장 비용이 마련되지 못한 경우에는 몇 십 년씩 초분을 유지하기도 했단다. 초분에 대한 저자의 남다른 애정으로 시작한 섬 여행이였다고 털어 놓는다. 자꾸만 사라져 가는 안타까운 소중한 우리나라 섬문화를 기록하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섬을 여행하면 할수록 기록에 대한 목적의식이나 강박감은 느리게만 가는 섬사람들의 시간을 닮아 그곳 시계를 따라 느리게 바뀌게 되었다. 섬만이 가진 느림의 미학과 때묻지 않은 풍광이 섬을 찿게 만드는 매력이라고 그는 말한다.
금일도에서 처음 만난 잘피밭, 그게 금일도 사람을 먹여 살린단다. '진저리'라고도 불리는 잘피는 밀물에는 잠겨 있다가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며 펄 속에 뿌리를 내려 바닷속 모래의 침식과 씻겨나감을 막고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정화해 바다의 부영양화와 적조현상을 막아준단다. 금일도 주민들은 이 잘피밭에서 청각을 채취해 살아가니 잘피가 갯벌을 보살피고, 질 좋은 청각을 키워내니 분명 사람들은 질피 덕을 톡톡히 보는거다. 민퉁선 지역의 볼음도도 아직 못가본 곳중 하나다. 배를 마음대로 부릴 수 없는 주민들이 갯벌에서 갯것을 채취해 생계를 연명한다. 볼음도 갯벌은 전 세계 1,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소금섬이라 불리는 증도에서 염전을 일구는 사람들의 모스을 볼 수 있고, 새우잡이가 한창인 임자도 전장포구와 아직도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곳 하태도, 우도, 추자도 등을 소개하며 힘든 물질로 해녀들의 수는 감소하고 지금의 그녀들이 아마도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는 안타가운 마음에 울적해진다. 사람들의 손을 타고 자연이 훼손되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곳에선 여전히 자연에 의탁하여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삶이 있다
노란 유채게 흐드러지게 핀 청산도와 상조도 도리산전망대, 거문도 드대길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며 바람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아름다운 여서도 돌담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직접 그가 찍은 사진들은 그곳에 가고픈 마음의 불을 당기기에 충분하다, 굳이 푸르스트의 말이 아니여도 어린시절 추억이 비릿한 바다내음과 함께 떠올라 가슴이 아릿해져 온다. 지금은 함께 할 수 없지만 소중한 추억을 내게주신 돌아가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나 섬의 풍경 한 귀퉁이를 적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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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았을 땐 소설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섬을 찾아 다닌 여행서란걸 알고 나니 참 멋진 제목이더라구요. 전 섬이면서 더 이상은 섬이 아닌 곳에 살고 있지요. 차를 나가면 어디든 푸른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는....아름다운 거제도. 그런데도 늘~ 바다를 꿈꾸고 비릿한 갯내음이 그리운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잘못 왔다. 종종 여기가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한다. 사실 나에게 섬은 적막, 쓸쓸함, 고독, 원시, 순수, 느림, 쉼, 위안, 뒹굴뒹굴 같은 것을 찾아가는 여행이나 다름없다. -142 ![]() 얼마전 우연히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길 위의 인문학’ 이란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이런 기회를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가게 된 곳 지심도. 세상에나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도 몰랐지만, 연인끼리, 가족끼리 손을 잡고 나무 그늘 속을 거닐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울창한 원시림, 시원한 나무 그늘, 산책하듯 한바퀴 도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서 더욱 좋았지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비오는 날이어서, 우리와 같이 섬을 돌아보며 안내해 주시고 나무와 풀에 대하 일러주시는 설명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거제도와 지심도에 얽힌 역사와 문화이야기를 살짝 엿볼 수 있었고, 인문학이란 낯선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도 되었지요. 정해진 배 시간에 맞추어 내려오면서... 붉은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면 더더욱 아름다운 섬이라기에그 무렵에 남편과 꼭 같이오리라 마음먹었답니다. ![]() 요즘 여행서를 읽으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유명한 유적지나 관광지 혹은 먹거리가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서 발품을 팔며 즐기는 여행가들이 많아졌더라구요. 똑같은 모양과 무늬를 지닌 여행서가 아니라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다른 주제를 가진 여행서를 만날 수 있어서, 책으로나마 같이 여행을 떠나는 저에겐 정말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답니다.. 석모도에 온 이상 해안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석모도를 제대로 음미하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 해질 무렵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럴 때는 그냥 모르는 척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것도 나쁘지 않다.-102 섬의 지형, 지명에 얽힌 이야기, 역사 이야기, 아름다운 경치,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섬의 일상들을 이렇게 읽고 있자니.....철썩거리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듯도 합니다. 세상을 덮은 어둠속에 잠겨버린 바다가 저 멀리 보입니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제가 서 있는 이곳이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인 저만의 아름다운 섬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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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부터 가슴속에 파고든 책이다. 물고기 여인숙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정말 읽고 싶은 책이었다. 이영한 작가는 무려 4년이라는 시간동안 섬을 여행했다. 전국에 있는 유명한 섬이든 아니든 그저 섬을 여행하기 태어난 사람처럼 섬을 여행한 것처럼 보인다. 카메라를 들고 배낭을 배고 떠나는 여행중에 왜 작가는 힘들고 힘들다는 섬여행을 선택했을까 했지만 작가가 들려주는 섬사람들의 이야기와 풍경 그리고 바다가 말해주는 풍경을 보면서 나는 왜 작가가 병처럼 섬여행을 떠나게 되었는지를 깨달았다. 육지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한없이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자연과 가장 동화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연의 순리를 가장 잘 따르면서도 자연을 가장 신뢰하고 자연을 통해 먹고사는 사람들 그렇기에 이들에게는 자연을 사랑하고 바다를 한 없이 사랑한다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
작가가 들려주는 섬이야기에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작가가 여행한 섬중에는 내가 가본 섬도 있었고, 사실 이런 섬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나 할 정도로 아주 생소한 섬도 있었다. 바다위에 육지이기 때문에 바다를 숨김없이 볼 수 있는 유일한 곳. 또한 집과 무덤 등 그 모든 것이 섬을 표현해준다. 섬에 얽힌 사연과 그 섬에서 만나 분들의 소중한 이야기 그리고 섬에서의 아름다운 풍경과 멋진 음식들을 너무나 많이 소개시켜준다. 하지만 한쪽 가슴을 시리게 했던 것은 섬에 있는 대부분의 학교가 폐교가 되었다는 거다. 섬에서 가장 큰 건물이 분교지만 이미 이 분교는 폐교가 되어 빈건물로 남아있다. 섬에 이렇게 좋은 자원과 풍경을 두고도 육지로 떠나서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이미 평균연령을 노령화로 되어 있는 섬사라들 젊은 사람들이라고는 여행객이나 낚시를 하기 위해 온 사람들 뿐 섬에서 사는 분들은 대부분의 연세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바다가 좋아 섬에 사는 분들은 자유로워 보였으며 그들의 삶속에서 묻어나는 애환은 섬과 마치 한몸 같아 보였다.
병처럼 다녔다던 섬여행 중에 작가는 참으로 많은 것을 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작가는 섬에 흠뻑 빠져 마치 섬을 소개하는 사람처럼 좋은 길과 좋은 풍경 이 모든 것들을 잘 소개 해주고 아주 멋진 사진들로 우리를 유혹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푸른 바다를 위로하듯 떠 있는 황활한 풍경 섬으로 떠나고 싶다는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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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읽은 여러권의 여행관련 책을 책을 세종류로 나누어 보았다.
그 하나는 자세한 여행정보로 충실한 여행안내서 역활을 해주는 책이다.
작년에 읽은 <낭만제주>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지구별 워커홀릭>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100대 여행지>등도 같은 부류다.
다른 하나는 여행안내서라기 보다는 여행에세이라고 할수있는 책들이다.
<여행자의 편지> <태양의 여행자>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
<당신의 아프리카에 펭귄이 찾아왔습니다>등이다. 이런 책은 맛깔스런 글솜씨의 저자들이
멋진 사진까지 곁들여 자신이 여행한곳에 꼭 가보고 싶도록 만든다.
이 책 <물고기 여인숙>도 바로 여행에세이에 속한다고 할수있다.
세번째 여행관련책은 정확히 구분하자면 여행에세이에 속한다고 할수있다.
이 세번째 유형의 특징은 여행지에 대한 기본정보와 많은 사진으로 이루어졌다.
자세한 여행정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아름다운 사진들 때문에 자세한 정보는
내가 검색해서라도 그곳으로 여행하고싶은 생각이 들도록 만든다.
<마치 돌아오지 않을것처럼> < 행복이 번지는곳 , 크로아티아>
<달콤함이 번지는곳 벨기에>등이 바로 이런 책이다.
이 책 <물고기 여인숙>은 4년에 걸친 저자 이용한 씨의 섬여행을 책으로 펴낸것이다.
책에는 내가 들어보지 못했던 섬도 꽤 있었고, 자세한 정보가 아주 친절한 책이었다.
게다가 여러권의 여행관련 책을 펴낸 저자답게 아주 맛깔스런 글솜씨도 좋았다.
섬에서 사는사람들의 생활과 그 사람들에게서 들은 섬에 전해오는 이야기등도 실어서
섬을 더 신비한곳으로 만들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책 전체에 걸쳐 액자에 넣고싶은 멋진 사진들이 책을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이 책에서 나는 보리를 베는 노부부의 이야기도 듣고 , 명절을 앞두고 자식을 기다리며
조청을 고으는 할머니도 만났다. 영국수병과 사랑에 빠진 섬처녀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역시 사랑에는 국경이 없군>하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읽은 여행관련 책중에서도
내가 이책에 특별히 집착하는 이유는 내가 여행하고 싶은곳이 바로 <섬>이기 때문이다.
산골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지금껐 산골에 사는 나에게 탁트인 바다가 있는곳,
탁트인 바다에 떠있는 육지인 <섬>이야말로 언제나 여행후보지 일순위다.
나처럼 우리나라의 섬을 여행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이책을 권해주고 싶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정성들여 책을 펴내주신 이용한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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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자취를 따라, 구름의 발자국을 따라서.....
난 여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여행을 좋아한다. 바다에 깊은 한을 가지고 있기에 바다가 싫다. 물이 싫다. 산을 좋아하지만 기력이 딸려 이제는 평지로의 여행을 즐긴다. 이십대 초반에는 등산을 즐겼고 사진을 찍게 되면서 섬으로, 알려지지 않은 시골로의 여행을 즐겼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아이들의 사진을 찍었고 아이들이 자라고 나니 디카라는 전자동이 생겨서 나의 보물1호는 장롱 속에서 잠을 자고 있다.
아주 오래전 사진을 배우면서 처음 가보았던 보길도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여행이었다. 나보다 더 무거운 배낭을 메고 카메라 가방을 들고,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완도에서 배를 타고 보길도를 들어갔던 때가. 정말 힘들게 어렵게 하였던 여행 있을 수가 없다. 더운 여름에 찾은 섬이었기에 사람들도 많았고 해가 지면 조금만 학교 운동장에서 족구를 하였고 밤이 되면 슬금슬금 자갈이 깔린 바닷가로 나갔던 기억이.... 그 때가 그립다.
물고기 여인숙은 지은이가 바람과 구름과 파도와 비릿함을 느낄 수 있는 섬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옮겨 놓은 글과 사진이다. 섬은 순진한 풍경과 순결한 가치를 품고 있으며 그 자체로 시간의 박물관이라 느끼는 지은이는 평생 섬을 떠돌아도 좋을 것 같다고 느낀다. ‘가기도 어렵고 먹고 자는 것도 불편한 게 섬 아니냐’ 라고 묻는 다면 돈도 많이 든다고 대답하고 싶다. 불편함을 느껴 여행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고 느끼며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누군가 석모는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고. ‘석모도에 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우리가족이 석모도를 다녀온 것이 아이들이 어렸을 때이니 10년이 훌쩍 넘었다. 해지는 노을도 멋지고 타닥타닥 구워먹던 조개구이도 맛이 있었고 아이들도 그때는 말도 잘 듣던 때였는데. 그곳에서 사온 소금이 좋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염전이 없어지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아마도 지금은 훼손된 곳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저자가 5년전에 위도를 찾았다 한다.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5년 전에 이곳을 다녀왔는데 때가 맞지 않아 띠뱃놀이는 볼 수 없었지만 중요무형문화재라는 것은 이곳에 다녀오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한 대의 공영버스를 이용하여 해안도로를 타고 가다가 어느 조그만 해수욕장에 내려 아이들의 더위를 시켰던 적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해안도로를 달리고 싶었지만 이때는 내가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던 때. 아쉽다. 다시 가고 싶다.
섬은 바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바다는 섬의 외로움을 잠재운다. 그것은 굳이 미화되거나 과장되지 않아도 이미 그 자체로 미학이다.
섬은 갯벌과 하루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일출과 일몰을 그리고 소담한 마을의 풍경을 그리고, 그곳에서 몸 담고 살아가는 이들의 정을 가르쳐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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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섬을 떠돈 자에게 바다 냄새는 환각과 같다. 때때로 끈적끈적하고 뭉개진 듯해서 만져질 것만 같은 이 냄새에 취해 나는 무던히도 배를 탔다. –p23
어느 섬 여행자의 표류기
<물고기 여인숙>은 섬을 찾아 바다를 표류했던 한 시인의 여행기다.
찾아가는 것도, 먹고 자는 것도 불편한 것이 바로 섬 여행이지만 ‘뭍에서는 진즉에 갖다 버린 순결한 가치와 느림의 미학’이 존재하고, 분주한 일상을 떠나 세상과의 단절이 가능한 곳이 또 섬 여행기기에, 저자는 긴 세월 ‘환각’과도 같은 바다 냄새를 쫓아 섬을 떠돌았다고 한다. 신발장에 넣어둔 신발에서, 카메라 가방 속 렌즈에서 문득 바다의 냄새가 나면, 또 다시 짐을 꾸렸다고.
저자가 4년이란 기간 동안 다녀간 섬은 책에서 소개한 것만 서른 개 이상(저자가 섬이 많기로 유명한 전라남도 완도군 출신이 아니라면, 정말 많은 시간을 바다와, 길에서 보낸 것이리라. ^^), 생각보다 많은 개수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가 본 섬은 육지라고 불러도 좋을 제주도 뿐이지만 말이다. 인터넷에서 대한민국 섬의 개수를 찾아보았다. 약 3153개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삼면이 바다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문득 드는 생각 하나. 저 많은 섬에 사람이 살고 있을까.
저자가 소개하는 섬의 풍경은 고즈넉하고, 아름답다. 햇살이 반짝 반짝거리는 바다, 석양을 뒤로 하고 낚시 줄을 던지는 남자의 실루엣,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한적한 사당, 외로이 서 있는 등대, 한국적인 정이 잔뜩 묻어나는 돌담 길, 오래 세월이 느껴지는 나무 한 그루, 바람에 물고기를 말리는 풍경 등.
그런데, 많고 많은 사진과 글 중, 나의 눈을 사로 잡는 것은 물론, 그 섬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왕골 소품을 만드는 사람이나, 열명도 채 되지 않는 해녀 이야기, 무엇보다 동네어귀에 보이는 아이들, 시골 학교의 풍경이 애잔했다. 언젠가는 사라질 모습일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시인이 쓴 여행기이긴 하지만, 그다지 감성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관찰자로서, 섬의 풍경을 묘사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어간다. 열혈에세이를 좋아하는 내겐, 좀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가을이 오면, 시간을 내어 저자가 추천하는 섬으로 여행을 한번 떠나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