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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스티븐 킹 씨가 권위 있는 내셔널 북 어워드의 공로상 격인 ''medal for distinguished contribution to american letters'' 부문을 수상하셨습니다. 스티븐 킹 씨의 팬으로서 상당히 즐거운 소식이었는데, 킹 씨는 자신의 수상 결정 소식에 대해 첫 소설 캐리가 서점에 깔린 이후 가장 흥분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글쎄, 킹 씨 정도면, 흥, 그까짓 상에 연연하지 않는다,거나 이제야 주는 것이냐,라고 하셔도 별 이상 없을 만큼의 연륜을 지닌 작가이신데 그런 반응을 보이신 걸 보면 솔직하고 소박한 성격을 지니신 것 같습니다. 킹 씨의 이번 수상에 대해 순수문학계에서는 꽤 비난의 소리도 있는 것 같은데, 셰익스피어 전문가이신 해롤드 블룸 교수는 킹 씨의 소설은 어떠한 문학적 가치나 지성의 흔적도 없는 싸구려일 뿐이라며 상당한 비난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반면 셰익스피어와 톨킨의 전통을 잇는 위대한 작가라는 찬사와 지지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 킹 씨도 이런 논란을 의식했는지, 찬반의 목소리들이 모두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온 것이고, 그 점에서는 모두 공통점을 가지기는 하지만, 오직 돈 때문에 글을 쓴다는 비난을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모욕적이기도 하다면서, 자신은 단 한 단어도 돈 때문에 쓴 적이 없으며, 이 상이 중요한 것은 위대한 작가가 아니라 정직한 작가라는 인정을 받은 것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인께서는 킹 씨가 ''아주 좋은 작가''이기 때문에 상을 받을 만 하다고 하셨다는데, 이번 수상이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이 서로 이해하고 미국 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수상연설에서 열변을 토하셨습니다.
당대에는 위대하다고 찬사를 받던 작가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완전히 잊혀지기도 하고, 당대에는 무시되거나 비난 받던 작가들이 오히려 복권되거나 재발견되기도 하고, 위대한 채로 남아있는 작가도 있고 그대로 잊혀진 작가도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킹 씨는 후세에 어떠한 평가를 받을 지는 역시 알 수 없는 일 같습니다.
킹 씨가 수많은 작품 중에서 필생의 대작으로 스스로 손꼽는 작품이 다크 타워 시리즈입니다. 이 책 뒷커버에 사진 두 장이 있습니다. 한 장은 1970년에 작가의 형이 찍은 사진인데 타자기 앞에 앉아 특유의 공포소설가적인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상체 근육이 상당히 발달한 것처럼 보이고 젊은이다운 자신만만함이 묻어 나옵니다. 다른 한 장은 2003년에 부인께서 찍은 사진으로, 백발이 성성한 머리에, 교통사고의 후유증인지 어딘지 쇠약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킹 씨가 언더우드 타자기-어쩌면 사진에 찍힌 타자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로 다크타워 1권 건슬링어의 첫 문장을 친 것이 1970년이었다고 하고, 건슬링어가 출판된 것은 82년이었습니다. 6, 7권이 내년에 완간된다고 하는데, 새파랗던 젊은이를 초로에 접어들게 만든 30여년의 세월 동안 한 작품에 매달리는 집념과 끈기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한 공포소설이 아닌-작가는 자신을 공포소설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자신의 문학에 영향을 주었던 팬터지, sf, 웨스턴, 전설, 만화, 동화, 신화적 요소들을 모두 동원한 이 작품에서 킹 씨는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데, 킹 씨의 다른 많은 소설들에는 다크 타워와 관련된 내용들이 등장하면서 다크 타워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는 중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 받기도 합니다. 어쩌면 작가의 다른 많은 소설들이 다크 타워 안에서 총체적인 한 편의 소설이 된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런 시도는 어떤 작가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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