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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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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인류문명은 과학과 기술문명을 주축으로 이성과 논리에 입각하여 획일적,정형적,물질적인 토양이 지배적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그것에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더군다나 IT산업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이제 기계에 거의 의존하다시피하고 그것을 통해 소통과 교류,인적 네트워크망을 형성하고 있는 세태이다.무한경쟁의 시대이다 보니 일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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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인류문명은 과학과 기술문명을 주축으로 이성과 논리에 입각하여 획일적,정형적,물질적인 토양이 지배적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그것에 동화되어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더군다나 IT산업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이제 기계에 거의 의존하다시피하고 그것을 통해 소통과 교류,인적 네트워크망을 형성하고 있는 세태이다.무한경쟁의 시대이다 보니 일일이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타협하고 결론을 도출하던 시대를 벗어나 즉각적이고 즉자적인 결과들을 갈망하고 단편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한 번쯤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 속으로 깊게 빠져 오랜 세월 이어져 오고 있는 신화를 만나 보면서 그 세계의 원형을 비롯하여 인간세상에 던지고 있는 신화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산물을 살펴 보면서 모래알과 같이 흩어져 버린 인간세계가 신화의 원형이 추구했던 인간세계가 하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의식적인 현대사회의 모습을 잠시 접고 신화의 세계로 빠져 드는 즐거움과 흥미를 느끼게 되리라 생각한다.

 

 

 한국에도 제주에 창세신화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못 흥미롭고 그것이 인간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와 추구하는 것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와 가치는 놀랍기만 하다.그것이 바로 창세여신의 주인공 '설문대할망'이다.설문대할망이 세상에 나와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세계를 어떻게 조종하고 가르침을 주었는가를 새롭게 인식하고 발견해 갈 수가 있었다.설문대할망이 제주를 대표하는 창세여신으로서 한라산을 베개로 삼고 다리는 제주 앞바다 관탈섬에 이르렀다고 한다.빨래를 할 때에는 양손을 한라산 꼭대기에 짚고 빨래감은 관탈섬에 놓고 빨래를 했다는 키도 크고 힘도 센 설문대할망은 신비로운 존재가 아닐 수가 없다.또한 치마폭에 흙을 날라오면서 바람에 날린 흙부스러기는 수많은 오름이 되고 나머지는 한라산을 만들었는데 한라산이 너무 높아 꼭대기 일부분을 꺾어 그 흙을 한쪽으로 던졌는데 그것이 산방산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설문대할망은 여신의 원형으로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관장하고 지역과 지구 생태계 생명의 도래와 소멸,그리고 모든 유기체의 위대한 그물망이 조화롭도록 관장하는 '어머니이신 자연'으로 더 알려지고 있다.

 

 설문대할망과 같은 창세여신이라는 신화는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고 있는데 세계의 종교,문화,영성 안에 숨겨져 있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정령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이다.만물의 영장이면서도 지극히 나약하고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이러한 신화의 힘을 빌어 불완전한 느낌과 분리된 상처,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이것을 마음의 의지처로 삼기도 한다.또한 설문대할망은 자신의 자녀,사람뿐 아닌 말 못하는 돌과 바람과 구름과 별 같은 뭇 생명에게 자신의 생명의 기운을 나누어준 천사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그래서인지 제주에는 여자,바람,돌이 많은 곳이라는 생각을 더해 주고 그곳은 평등과 평화가 뿌리 내린 땅이기도 하다.18,000 신이 있어 신들의 고향이라고 하며 500곳의 당과 300개의 신화가 남아 있는 땅이기도 하다.

 

 "설문대 시절에......"라는 기원의 시간부터 존재했던 노래가 시대에 맞는 창세의 기운을 불러내는 주문이 되기를 바라며 옛날 옛적 선조들은 혼돈의 시기가 올 때마다 다양한 의례를 거행했다고 한다.설문대할망이 살아서 했던 무수히 많다.우주의 질서를 짜고,완성되지 않은 속옷과 다리,똥구멍으로 출산한 황금빛 오름,바다를 만든 오줌 홍수,다리가 셋 달린 솥덕(돌 따위로 솥전이 걸리도록 만든 것),자궁으로 낚은 고기,할망의 죽음과 잠자는 할망의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전해지고 있다.집단의 꿈이라고 일컫는 신화는 사람이 꾸는 꿈과 공통 문법을 생각하게 한다.그것은 기존 세상의 파국과 새로운 세상의 탄생,구 질서의 몰락과 새 질서의 도래,묵시와 창세의 우주적 드라마가 재현된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설문대할망의 자취가 발견되고 있는 제주의 자리들은 제주민들의 삶과 직접 연관이 있다고 한다.놓다 만 다리가 현재의 항구 자리이고,길쌈을 하려고 솔불을 켜던 자리가 해맞이를 하러 하는 자리이고,오줌 홍수로 탄생한 바다는 파랑(波浪)이 심해 어부들의 삶을 위협하는 곳이라고 한다.또한 제주 남해의 물결과 동해의 물결이 합류되는 섭지코지는 제주에서 가장 풍요로운 어장이라는 점도 단순한 사실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혼은 깊고 그늘진 골짜기에 거주한다.어두움 속에서 태어난 무겁게 늘어진 꽃들이 거기서 자란다.강물이 끈적끈적한 시럽(syrup)처럼 흐르고 이 강들은 거대한 영혼의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달라이라마-

 

물장오리에 빠져 죽었다는 설문대할망의 존재는 아직도 제주민들에게는 신령스럽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불안과 두려움을 완화하고 제거하기 위해 제주에는 수많은 무속(巫俗)신 외에도 조왕(俎王)신,문전신,칙신,성주신과 같은 가신들,그리고 조상신,마을신,잡신까지 있다.귀신,신의 노여움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했던 제주민들에게는 복잡한 인간의 삶을 모든 상황에서 두루 반추하기 위한 것이고 '비가시적인 존재들'이 잘 분화되어 발달한 곳이다.이성과 과학을 중시하는 현대사회는 상상의 산물을 신들을 축축하고 빛으로 어두움을 몰아 내면서 어두움의 존재마저 사라지니 이미지가 압살된 것이다.추상적인 개념이 사라지다 보니 현대인의 삶은 풍요로운 경험과 아름다운 상상력으로부터 유리되어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j******6 2013.06.0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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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설문대 할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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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건국이나 마을의 발생, 왕의 탄생에도 재미있는 신화가 있고 사람이 태어남에도 태몽이 있다. 과거의 이런 설화가 요즘 경영이나 마케팅의 화두가 되고 있는 스토리텔링인 셈이다. 국가의 건국이나 왕의 탄생을 신격화 함으로써 절대자의 탁월함을 부각시켜 왕과 신은 동격이고 일반 사람들과 다르니 그에 맞는 대우를 해달라는 의미일 것이다.   제주도의 탄생 신화에는 설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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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건국이나 마을의 발생, 왕의 탄생에도 재미있는 신화가 있고 사람이 태어남에도 태몽이 있다. 과거의 이런 설화가 요즘 경영이나 마케팅의 화두가 되고 있는 스토리텔링인 셈이다. 국가의 건국이나 왕의 탄생을 신격화 함으로써 절대자의 탁월함을 부각시켜 왕과 신은 동격이고 일반 사람들과 다르니 그에 맞는 대우를 해달라는 의미일 것이다.

 

제주도의 탄생 신화에는 설문대 할망이 등장하는데 이 할망은 엄청나게 키가 큰 거인으로 키는 한라산이 무릎에 닿을라 말라 했을 정도하고 하니 가히 얼마만큼 큰지 상상이 간다. 이 할망이 수수팥죽을 먹고 설사를 하여 300개의 오름을 만들었고 오줌으로 우도를 만들어 낸 절대자였던 것이다. 또한 제주사람들에게 자신의 속옷을 만들어 주면 육지와 다리를 놓아 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할머니 속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명주 100동이 필요한데 99동 밖에 모으지 못하는 바람에 다리를 놓다 말았다는 신화는 황당하지만 독자들을 빙그레 웃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리를 놓다가 중단한 곳이 조천읍 조천리와 신촌리 바닷가에 있는 바위섬들이 할망이 다리를 놓던 흔적이라고 한다.    

 

이 할망의 남편은 설문대 하르방인데 하르방 역시 거인이어서 섭지코지 앞바다에서 고기를 잡을 때 자신의 성기를 이용하여 고기를 몰고 할망은 자신의 자궁으로 물고기를 잡았다는 이야기는 외설스럽기 보다는 너무 만화스러워 유치하게 느껴진다. 또한 할망이 키자랑을 하다가 한라산 1100고지 가다 보면 산중호수 물장오리가 있는데 그 곳의 밑이 빠져 있어서 그 호수에 빠져 죽었다는 이야기는 다소 억지스럽지만 절대자로서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모습으로 필요 시 언제든지 다시 돌아 오겠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설문대 할망의 신화를 여러 나라의 신화와 비교하며 신으로 부각 시키면서 김쌈, , 오줌 등의 예를 들어 가며 할망이 행한 행동이 우주 창조 행위였다고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은 처음 접해봐서 저자가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정확한 의도는 캐치하지 못했지만 스토리텔링기법을 이용하여 제주도를 소개하기 위함이 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훌륭한 인물들을 보면 대부분 태몽을 꾸고(?) 태어난다. 사실 태몽을 꾼 것이지 아니면 부모님들이 지어낸 스토리텔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자신의 탄생 이면에 엄청난 배경이 내포되었다는 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든든한 지원병을 얻은 기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태몽을 꾸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은 기념으로 멋진 태몽을 만들어 너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니 훌륭하게 자라야 한다.’고 해야겠다.
m******0 2010.09.03. 신고 공감 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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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할망이 이끈 제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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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오래도록 씹으면 단물이 나오고, 고기를 오래도록 씹으면 질긴 고기가 연해지고 부드러워져 소화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바로 그렇게 난 이 책을 곱씹어가며, 음미하면서 여유롭게 읽고 싶었다. 그러나 늦은 휴가 일정이 잡히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면서 계획된 생각과는 달리 독서일정은 조금씩 틀어지려고 했다. 그래도 하나 믿은 건 이 책의 주요 무대인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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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오래도록 씹으면 단물이 나오고, 고기를 오래도록 씹으면 질긴 고기가 연해지고 부드러워져 소화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바로 그렇게 난 이 책을 곱씹어가며, 음미하면서 여유롭게 읽고 싶었다.

그러나 늦은 휴가 일정이 잡히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면서 계획된 생각과는 달리 독서일정은 조금씩 틀어지려고 했다.

그래도 하나 믿은 건 이 책의 주요 무대인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다는 것이었다.

설마 가면 한 페이지라도 그 땅에서 이 책을 마주대하겠지.

설마는 제대로 사람을 잡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 손목을 꼭 틀어쥔 것이었다.

책이고 뭐고 일단은 네 가슴 가득히 있는 그대로 이 제주라는 땅을 끌어안아 보라고.

 

여행 일정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여신 '설문대할망'

차창 밖으로 저 먼 곳의 오름들을 바라보면서 거구의 할망이 대단한 분출력을 자랑하며 제주에 뿌린 설사로 만들어진 것이 제주의 '오름'임을 남편에게 설명해주었다.

내 일이 아닌 이야기거리로만 흘려듣고 말았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내 안에 자리한 설문대할망의 존재는 꽤나 크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차는 연신 도로를 힘차게 달린다.

저 멀리 오름이라고 하기엔 규모면에서나 모양새에서 다른 불쑥 솟아오른 봉우리 같은 것이 보인다.

정면으로 보이는 묘한 형상의 저것은 무엇일까 싶은데 남편은 성산일출봉 같다고 이야기한다.

아하, 그러고 보니 성산일출봉의 많은 기암 중 높이 솟은 바위에 다시 큰 바위를 얹어놓은 모양의 기암이 있다던데 설문대할망이 길쌈할 때 접싯불을 켰던 등잔, 일명 등경돌이 있다지.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바탕으로 물레질로 고운 실을 자아내 베틀 위에서 씨실과 날실을 교차하여 옷감을 얻어내는 이 과정은 인류 최초의 공예라 일컬어질 정도로 정교함을 요하는 작업이다.

이 길쌈과 더불어 등경돌에 불을 밝힌 할망의 모습은 어떤 은유란 말인가.

길쌈이란 것은 신화속에서는 온전히 여신들의 작업이자 여왕이나 공주처럼 초월적인 힘을 지닌 여인들의 작업이며 이는 세계 각지의 신화속에서도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요소이다.

나아가 길쌈은 뭇 생명이 우주 질서를 짜는 예술이며 설문대할망의 길쌈 행위는 제주의 자연을 길쌈하는 것이다.

등경돌에 불을 밝히고 어둠의 커튼을 걷어내며 새로운 의식의 빛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설문대할망은 제주 백성들과 '거래'를 하나 제안하는데 속옷 한 벌만 만들어주면 육지까지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한다.

있는 힘을 다해 명주를 모아보지만 명주 백 통이나 드는 할망의 속옷을 만드는데 한 필이 모자라 속옷은 만들지 못하고 할망 역시 거래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에 다리를 놓다 만다.

이는 바다를 향해 뻗어간 여(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 줄기)로 남아 있다.

미완의 속옷과 미완의 다리라는 상징, 명주 100통과 99통의 사이엔 인간과 신은 결코 건널 수 없는 다리가 있음을 암묵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오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수수범벅을 먹은 설문대할망의 설사로 만들어진 제주의 360개의 오름.

나를 비롯한 현대의 많은 이들이 금기시하고 피하는 더러운 '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제주의 창조신화에 등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이해불가의 행위이다.

하지만 똥을 누어 생산하는 '항문 출산(anal birth)'의 사례는 설문대할망의 창조신화는 물론이고 파푸아뉴기니 서쪽에 위치한 섬 세람에서 전하는 하이누벨레 신화나 페루 북서부의 지바로 인디언의 창조신화, 일본 신화 등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있다.

똥을 '눈다', '싼다'는 우리식의 표현보다는 '생산한다', '출산한다', '창조한다'는 표현과 연관시켜 본다면 비단 똥이라는 것이 더러움의 대명사가 아닌 없던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이 창조신화의 의미와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이 될 것이다.

 

제주에서 똥의 가치가 저평가되지 않고 인간의 삶과 두루 연관되어 거름이 되고, 풍성한 수확을 약속하는 보물이 되어왔음을 돌이켜본다면 설문대할망의 설사는 우리가 단순한 해학으로 웃고 말기엔 귀한 이야기인 것이다.

 

거구의 설문대할망은 역시 체구답게 강한 오줌발로 제주의 명소인 우도를 만들고 제주와 우도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들어 오줌을 가득 채워 바다를 만들어낸다.

강한 오줌발로 떠내려간 섬 우도, 존재하지 않던 것을 만들어내는 이것은 분명 '창조'이다.

신의 피조물들을 홍수로 떠내려가게 하고 다시금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가는 뭇 신화들과 비교하며 파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창조에 초점을 둔 이야기라 하겠다.

 

애월면 곽지리의 솥덕 모양의 바위는 할망이 솥을 앉혀 밥을 해먹은 흔적으로 남은 곳이다.

예로부터 정지(부엌)의 중요성은 조왕신의 존재를 섬기는 것으로 이곳이 단순히 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한 곡기를 짓는 공간이 아닌 신이 보살피는 공간으로 우리의 어머니들이 떠받들어왔던 공간이다.

특히나 제주에서는 조왕을 거스르면 안된다는 뿌리깊은 전통이 지금까지도 이어내려오고 있으며 이는 신구간(제주엔 신들의 교체시기가 있어 해마다 한 번씩 제주 일만 팔천 신들이 하늘로 올라가는데,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기 전까지의 공백기를 일컬음)에만 이사를 하고, 이사시 솥, 화로, 요강, 체, 푸는체를 특별하게 다루는 것으로 당연시되고 있다.

불을 다루어 밥을 해먹는 할망의 행위는 '조리'의 한 형태이며 연금술과 같이 솥 안에서 불로써 날것을 새로운 것으로 탈바꿈시킨다.

 

설문대할망이라는 여신 단독의 신화 이야기에 불쑥 등장하는 설문대하루방.

할망과의 낚시에서 하루방은 자신의 성기로 바다를 휘휘 젓기 시작하고, 놀란 고기들은 반대쪽으로 도망가다가 다리를 벌리고 선 할망의 하문(下門)에 낚인다?

이 다소 엽기적이고, 퇴폐적인 행위를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남근이라는 상징을 소유한 것이 여성이며 여성이 남성 안에 숨겨져 있다는 융의 주장에서 본다면 갑작스레 등장한 하루방은 남근과 하문이라는 대극적인 에너지의 상호작용으로 창조가 이루어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 하겠다.

기다림을 통해 얻어지는 낚시는 풍요로운 의식화 작업인 것이다.

 

이렇게 진행되던 우리의 설문대할망은 한라산의 물장오리에 들어섰다가 빠져 죽게되는데 키가 그토록 큰 할망이 물에 빠져 죽는다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은 갑작스레 왜 등장한 것일까?

현대인의 죽음에 대한 이미지는 삶의 실패라는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이지만 바꾸어 선인들의 입장에서는 죽음은 삶과 궤적을 함께 하는 것이며, 탄생과 성장, 죽음이 돌고 도는 것임을 보면 할망의 죽음은 새로운 시대를 위한 탈바꿈의 과정으로 보아야 마땅할 것이다.

 

길쌈을 시작으로 배설의 과정과 낚시, 죽음으로 이어지던 할망의 지난한 여정은 '잠'으로 이어진다.

이제껏 서술 과정에서도 강조되었던 '창조'의 이미지는 여기서도 멈추지 않는다.

잠을 잔다는 것은 게으름의 표상이지만 할망의 잠은 계속되는 창조행위이다.

창조주 할망의 잠은 궁극적 고향이자 우주의 자궁으로 회귀하는 연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동안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 기술된 신화들을 접하며 그것이 아닌 다른 시각은 많이 배제하면서 살아왔다.

그랬기에 여신이 주체가 된 창조신화는 낯설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편협한 시각으로 보아왔던 신화의 담을 조금씩 허물어본다.

지금껏 남의 나라 신화는 술술 이야기할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널리 알려진 우리의 신화 외에 제주도라는 땅의 신화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였다.

아니 솔직히 잘 몰랐다고 이야기해야 옳다.

 

고혜경씨의 노력의 결실로 변방에 있던 우리의 여신, 설문대할망의 이야기속으로 여행을 잘 다녀왔다.

다소 급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이건 첫 여행이니 시행착오도 분명 많은 것이다.

저자의 욕심이 큰 만큼 난 머리를 조금 더 싸맸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 여행은 좋은 여행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더불어 책을 보는 기간에 제주를 다녀오면서 이 땅이 좀 더 넓은 품을 내게 보여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g****m 2010.09.06.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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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해야 할 우리의 창세여신, 설문대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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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부터 시작된 신화에 대한 가느다랗고 끈적이는 나의 애착.그리스,로마신화, 로마인이야기 (신화는 아닐지라도 신화적, 영웅적 이야기들의 매력), 그리고 아라비안 나이트 등.. 은 여전히 완독을 하지는 못한 채 내 책장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 앞에 언급한 책의 허전함을 단박에 메워주는 이 책. 우리나라의 신화를 다룬 책이다. 제목부터 나를 흠뻑 취하게 만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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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부터 시작된 신화에 대한 가느다랗고 끈적이는 나의 애착.
그리스,로마신화, 로마인이야기 (신화는 아닐지라도 신화적, 영웅적 이야기들의 매력), 그리고 아라비안 나이트 등.. 은 여전히 완독을 하지는 못한 채 내 책장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 앞에 언급한 책의 허전함을 단박에 메워주는 이 책. 우리나라의 신화를 다룬 책이다.


제목부터 나를 흠뻑 취하게 만드는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나는 이 할망을 만나러 간다.

 

 

설문대시절의 위대한 여신은 할망이였다. 360발 설사탄으로 제주도의 숱한 오름을 만들고 오줌 홍수로 바다를 만든 거대한 할망. 길쌈이야기로 시작하는 우리의 여신의 이야기는 성산리 일출봉에서 출발한다. 나도 결혼 2주년 여행으로 일출봉을 살짝 오르기는 했었다. 하지만 둘째 임신 중이라 숨이 금방 차올라 초장부터 발걸음을 돌려야했지만 남겨온 사진을 다시 꺼내어보니... 거기서 할망의 흔적을 찾노라니 참으로 감회가 새로웠다.

 

360개 오름의 탄생과정을 잠깐 보면, 아주 '간략하다'. 하나하나 정성스레 빚자니 너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지, 수수범벅을 먹은 할망이 힘차게 난사하는 360발 설사탄으로 한꺼번에 해결한다. 원시적이고 파괴적이고 강력하다. -----  page 66

 

제주도 곳곳의 흔적들을 두루두루 살펴보며 할망신화를 엮어가는 과정에 외국의 신화를 덧붙이기도 하고, 삶의 의미도 되짚어보게하는 작가의 세심함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과거의 이야기가 어떻게 현재와 미래에 빛이 될 수 있는지 영감을 준 것이다. 세상의 일부를 만든 할망의 죽음과 잠자는(누워있는) 할망의 모습에서조차도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점. 잠을 자지않는 주류의 문화. 어쩌다가 우리가 이런 식의 삶을 꾸려나갈 수밖에 없는지...어떤 것부터 놓아야할지 아는 것은 더 어려울 것 같다.


작가의 신화적 상상력과 전공자다운 세심함, 관찰력등이 어우러져 제주도. 우리네 신화를 희망으로 잘 엮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 할망에 추적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희망을 싣고 미래를 담아 독자에게 전해주려 하고 있는 것이다.

b****n 2010.09.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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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여자,그리고 설문대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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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도..   바람, 돌, 여자..가 많은 곳 제주도..   이제는 설문대할망도 제주도 설명에 넣어야 할 듯 하다.   지금까지 알고있던 신화는 단군신화나..박혁거세 신화 등등 대부분   왕의 탄생 신화만 알고있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항상 곁에있는 할머니 처럼 친근한 할망..약간은 짓굿고, 재미있는 여신...   다른 나라 여신처럼 아름답고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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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도..

 

바람, 돌, 여자..가 많은 곳 제주도..

 

이제는 설문대할망도 제주도 설명에 넣어야 할 듯 하다.

 

지금까지 알고있던 신화는 단군신화나..박혁거세 신화 등등 대부분

 

왕의 탄생 신화만 알고있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항상 곁에있는 할머니 처럼 친근한 할망..약간은 짓굿고, 재미있는 여신...

 

다른 나라 여신처럼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모습이 아니였다.

 

이것은 당시 제주도 주민들의 삶이 묻어나와서일까?

 

왜 다른 나라의 여신과 다른지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저자께서 다른 나라의 신화와의 비교 통해서 더욱 쉽게 이해할 수있었다.

 

약간의 사진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그 덕분에 정말 제주도에 가서 내 눈으로 보고싶다 라는 생각이 생기었다.

 

꼭!~ 계획을 세워 보리라..가서 제주 설문대할망을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고싶다!~

 

s*******h 2010.09.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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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 할망은 제주의 여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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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신화는 주로 설문대 할망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다른 나라는 어여쁜 여신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왜 유독 할망이라고 해서 관심 밖으로 벗어났을까. 제주도의 설문대 할망은 어엿한 여신임을 이 책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를 통해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다.   이 책은 신화의 원형에 대해서 자주 언급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어여쁜 여신들 이전에 역시 거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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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신화는 주로 설문대 할망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다른 나라는 어여쁜 여신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왜 유독 할망이라고 해서 관심 밖으로 벗어났을까. 제주도의 설문대 할망은 어엿한 여신임을 이 책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를 통해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다.

 

이 책은 신화의 원형에 대해서 자주 언급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어여쁜 여신들 이전에 역시 거대한 여신, 위대한 여신(Great Mother) 이 있었다. 그리스에선 데메테르 이전에 가이가가 바로 거대한 위대한 여신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역시 태초에 큰 여신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태양신 아마테라스가 여신의 이미지이다. 신화학자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이름들을 모르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읽은 얕은 지식으로는 인류의 어느 나라에나 이처럼 위대한 여신들이 태초에 자리잡고 있었다. 대지는 어머니라는 공식이 있는 것처럼 이러한 위대한 여신은 전 인류에 자리잡고 있는 원형이다.

 

세계의 다양한 신화- 의례는 결국 전 인류와 전 지구를 아우르는 단일 신화로 귀결됩니다. 이것이 바로 조셉 캠벨이 전 세계의 신화를 '하나의 신화(mono-myth)라고 부른 이유입니다. - 본문 7P.-

 

자, 그렇다면 이 책은 원형의 신화에 대한 개론서인가. 그렇지 않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흥미만점의 우리나라 제주의 할망에 대한 신화이야기와 그에 대한 해설이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제주올레길 개발은 진짜 토박이 올레길은 아니지만 그 의미가 치유와 마음을 편히 쉬게 하는 내려놓음이라는 공간의 의미가 있다. 제주도 특성상 자기집의 경계가 없고 올레로 서로의 사생활을 차단하곤 했다고 한다.

 

제주도를 떠난 제주도민들은 항상 고향을 그리워한다. 특히 다른 지방보다 더 그런 것 같았다. 제주도 설문대 할망이 주는 치유와 화합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하루가 다 지나가 있었다. 너무나 많은 재미있는 신화를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고 하나같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너무나 원초적이지만 외설스럽지 않고 한바탕 마당놀이같은 유쾌함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슬픔도 있다.

 

설문대 시절에...하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게 된다면 이제는 귀를 쫑긋하고 듣게 될 것 같다. 우리의 이렇게 멋지고 자랑스러운 신화가 더욱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그리스 로마신화만 알려질 게 아니라 이렇게 멋진 우리의 신화를 아이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책들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할망을 처음 만난 것은 유학시절이었다...중략...우연히 뽑아 든 문고판의 책장을 넘기다 이 신화를 만나고 온몸으로 전율했다. 이렇게 힘 있는 우주 창조여신이 이 땅에 살아 있었구나! 눈길이 머문 그 자리에 금 노다지가 묻혀 있었다. 이 찬란한 정신의 보물이 스스로 그 빛을 감추었는지, 아니면 보물을 알아볼 눈이 없었는지, 집단의 의식이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이 신화가 이다지도 오래 묻혀 있었던 이유를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한편으론 식자층이나 지배계층이 정교하게 편집하거나 공식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중략...할망의 이미지를 되살려 다시 집단의 기억으로 불러내기 위해 이 책을 쓴다...고대의 정신 유산을 탐색하여 현재를 풍요롭게 하고 또 미래를 열 전망을 읽어내려 한다. 이것이 신화를 공부하는 자의 임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분문 중에서-



h*****o 2010.09.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쉽고 재미있으나 약간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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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내 또래들은 19세기 백인들의 제국주의적 시각을 담고 있는 세계 명작 동화 전집이란 것을 읽으며 독서 이력의 첫발을 뗀 것 같다. 전집에 실려 있던 신화들은 서양의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서 이야기였고, 한국 전래 동화라는 범주는 거의 권선징악적 민담 위주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그러기에, 요즘 애들이 읽고 있는 한국전래동화전집을 보면, 내가 미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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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내 또래들은 19세기 백인들의 제국주의적 시각을 담고 있는 세계 명작 동화 전집이란 것을 읽으며 독서 이력의 첫발을 뗀 것 같다. 전집에 실려 있던 신화들은 서양의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서 이야기였고, 한국 전래 동화라는 범주는 거의 권선징악적 민담 위주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그러기에, 요즘 애들이 읽고 있는 한국전래동화전집을 보면, 내가 미처 모르는 우리 신화 이야기가 너무도 많아서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나 한국인 맞아? 이렇게 말이다. 잘은 모르지만,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전시대 기록문학으로 남은 신화들만큼 구전 설화, 무가에서 채록한 신화들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런 변화가 생기지 않았나 한다. 바리 공주, 설문대 할망 등 여성이 주인공인 신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제주도 창세신화인 설문대 할망 이야기를 통해 사라진 위대한 여신의 존재를 탐구하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의 설화와 비교하여 그 의미를 밝혀 주기도 한다. 이들 고대 여신들의 존재는 비록 현실 체제에서는 남성 지배세력에 의해 사라졌어도 여전히 우리의 집단 무의식에 남아 우리의 꿈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저자는 서술한다. 상당히 쉽고 재미있는 여러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지만 설문대 할망 이야기의 각 모티프를 자세히 비교, 탐구한 후에 전체적으로 고대의 위대한 여신의 상이 그려지지 않아 아쉽다. 전문적인 신화학 연구 서적이라기보다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설문대 할망 이야기를 통해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고 하겠다.

 

설문대할망 신화같이 윤리를 주요한 가치로 여기지 않는 신화를 통해서 우리들의인간 중심 도덕관과 이분법적 세계관을 재고해보면 어떨까?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그저 '그렇다'라는 시각으로 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92쪽

 

저자는 여러 참고 서적에서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할 이론을 인용해 준다. 그런데 어떤 부분은 좀 무리다, 싶은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213쪽에서 귀에서 징소리가 들리는 카톨릭 성직자의 경우를 이야기하면서 한나 아렌트를 인용한 것은 꼭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저자의 박식함을 기분좋게 느꼈다. 참고 문헌 부분과, 본문에서 누차 인용해준 마리야 김부타스의 고대의 위대한 여신 전통에 대한 이론은 꼭 읽어보고 싶다.

 

참, 리뷰랑 관련은 없지만 설문대 할망 이야기는 대학 다니던 시절 제주도에서 유학 온 대학 동기에게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친구집이 성산 일출봉 아래였기에 친구집에 방문해서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문자언어로 읽은 것은 조카들 동화책에서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대강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실린 이야기를 보니, 어린이용 동화에서는 할아방 할망의 거대한 성기 관련 이야기는 삭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_-


 

m******n 2011.01.30.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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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신화, 설문대할망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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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할망을 아십니까? 저는 몰랐습니다.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 이런 창세 신화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신화속의 여신, 설문대할망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요.   신화학자 고혜경이 들려주는 제주의, 아니 우리의 창세신화와 설문대할망에 관한 신화이야기입니다. 단군신화가 한민족 국가의 토대를 이루는 비교적 최근의 건국신화라면 설문대할망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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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할망을 아십니까? 저는 몰랐습니다.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 이런 창세 신화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신화속의 여신, 설문대할망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요.

 

신화학자 고혜경이 들려주는 제주의, 아니 우리의 창세신화와 설문대할망에 관한 신화이야기입니다. 단군신화가 한민족 국가의 토대를 이루는 비교적 최근의 건국신화라면 설문대할망 이야기는 먼먼 옛날 국가 이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터전의 뿌리를 상상케하는 창세신화입니다. 세상을 만든 창세의 여신, 설문대할망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이야기는 '설문대시절에....'로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여러 사건으로 나누어집니다.

 

첫번째 이야기,

설문대시절에...설문대할망은 길쌈을 하기 위해 성산 일출봉의 우뚝 솟은 기암 절벽위, 높이 솟은 바위에 접싯불을 켠다. 이 바위를 등경돌이라고 한다.

 

접싯불에 담긴 빛은 창조 이전의 어둠을 몰아내는 역할을 하고 설문대할망의 길쌈은 인류 문명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두번째 이야기,

설문대시절에...설문대할망은 키가 너무 커서 옷을 제대로 입을 수 없었다. 그래서 속옷 한 벌을 만들어 주면 육지까지 다리를 놓아 주겠다고 했다. 속옷 한 벌을 만드는데는 명주 백 통이 필요했는데, 제주 백성들이 있는 힘을 다하여 명주를 모았으나 99통밖에 안 되었다. 그래서 속옷은 만들지 못했고, 할망은 다리를 조금 놓아가다가 중단하여 버렸다. 제주 앞바다의 여(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 줄기)가 그 흔적이다.

 

이제 설문대할망은 신의 영역에서 내려와 인간과 소통하고 협상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명주 백 통은 완벽을 의미하며 신의 수이고, 99통은 완벽에 이르려 하나 결코 이르지 못하는 미완을 의미하며, 인간의 수라고 분석합니다. 속옷을 요구하는 설문대할망의 모습에서 신과 인간의 친밀성을 찾으려 합니다. 할망이 놓아 주겠다던 다리는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속옷의 역할을 연장하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세번째 이야기,

설문대시절에...한번은 설문대할망이 수수범벅을 먹고 설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할망의 설사가 제주의 360개 오름이 되었다.

 

설문대할망의 너무나 해학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설문대할망은 이렇게 제주의 산과 땅을 만듭니다. 제주라는 세상의 모태로서 할망의 출산 장면은 너무나 극적이고 박진감 넘칩니다. 말그대로 '할망은 제주의 360개 오름들을 똥으로 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네번째 이야기,

설문대 시절에...설문대할망이 오줌을 누기 시작하는데 오줌발이 세서 땅이 떠밀려나가 우도가 만들어졌다. 제주와 우도 사이에 만들어진 깊은 골에는 할망의 오줌이 가득 찼는데, 아주 깊어서 고래도 물개도 살 수 있었다.

 

이번에는 설문대할망이 바다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세번째 이야기에서 할망은 설사똥으로 육지를 만들었고, 이번에는 오줌으로 바다를 만듭니다. 가히 여신다운 능력입니다. 엄숙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를 오줌 홍수 신화라고 합니다. 세계 여러 곳의 홍수 창조 신화와 비교합니다. 다를 것이 전혀 없습니다.

 

다섯번째 이야기,

설문대시절에...제주 한라산자락 어느 곳에 솥덕 모양으로 바위 세 개가 세워져 있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설문대할망이 솥을 앉혀 밥을 해 먹었다고 합니다.

 

불로 날음식을 익혀 먹고 음식을 조리해 먹는 시초를 말해줍니다. 이 솥덕은 집이라는 소우주의 중심이고, 여기서 음식뿐만 아니라 인간도 익혀져 성장하고 죽고 거듭나는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저자는 해석합니다.

 

여섯번째 이야기,

설문대시절에...하루는 배가 고픈 설문대하루방이 설문대할망에게 낚시를 가자고 제안한다. 하루방은 섭지코지에 도달해 바지를 벗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성기로 바다를 휘휘 젓기 시작한다. 그러자 고기들이 놀라 반대쪽으로 도망을 가는데, 그곳에서 할망이 다리를 벌리고 있다가 하문으로 모두 빨아올린다.

 

신기하기도 하고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남녀 성적인 역할과 능력이 구분되는 지점입니다. 하루방의 남근과 할망의 여근이 명확히 구분되어 서로 다른 역할을 합니다. 저자는 하루방이 어디서 갑자기 등장하였는가고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리고 할망이 먼저인가 하루방이 먼저인가를 알아보려합니다.

 

일곱번째 이야기,

설문대시절에...설문대할망은 키가 큰 것이 자랑거리였다. 할망은 제주도 안에 있는 깊은 물들이 자기의 키보다 깊은 것이 있는가를 시험해보려 했다....마지막에 한라산에 있는 물장오리에 들어섰다가, 그만 풍덩 빠져 죽어버렸다는 것이다. 물장오리가 밑이 터져 한정 없이 깊은 물임을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저자는 신화속 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설문대할망도 엄청난 거인입니다. 왠만한 바다도 할망의 무릎까지 밖에 안될 정도입니다. 인간을 뛰어 넘어 산과 땅과 바다를 창조하는 조물주라면 산보다 크고 바다보다 커야하지 않을까 하는 인간 심리의 밑바탕에서 창조된 것이 거인의 이미지라고 분석됩니다. 그러다가 설문대할망은 자기과신으로 결국에는 밑이 없는 깊은 물장오리에서 빠져 죽습니다. 그러나 할망의 죽음은 영원한 죽음이 아닙니다.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죽음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이 죽음은 잠을 자는 것과 같습니다.

 

마지막 이야기,

설문대시절에...설문대할망이 잠을 잔다. 머리는 제주도의 최북단에 닿고 발은 최남단에 닿는다.

 

앞서 물에 빠져 죽은 설문대할망은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게 되는 것입니다. 할망은 잠을 자면서도 산과 땅에 흔적을 남깁니다. 할망의 잠은 또다시 어둠 속으로 침잠하는 꿈과 같습니다. 할망은 편안한 모습으로 잠을 자고 꿈을 꾸고 다시 일어나서는 또다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려 할 것입니다.

 

설문대할망 신화는 제주도 삶의 흔적과 전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창조 신화입니다. 또한 우리 민족의 신화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설문대할망의 신화가 의미하는 바를 깊이 있게 다루었습니다. 그리스신화,북유럽신화, 동양의 신화, 그리고 가까이 일본의 신화까지 인용하여 설문대할망의 신화를 분석하고 해석합니다. 저명한 신화학자의 연구와 심리학적 분석도 첨가합니다. 그래서 저자의 분석과 해석은 객관적이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해학적이고 신화적이던 이야기가 한층 더 친밀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흥미와 재미는 물론이고요.

c******e 2010.09.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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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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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루방하면 제주도가 떠올려진다. [행복한 고집쟁이들]을 읽은 사람이라면 제주의 장공익 석장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현무암을 깎아 돌하루방을 53년째 만들어 오고 있는 명장이다. 그의 손을 떠난 하루방은 전세계 정치 경제인들이 선물로 받아 세계로 나아가 있다. 그래서 제주도 하면 하루방이 먼저 떠올려진다.   하지만 제주도의 창세신은 하루방이 아니다. 연신인 설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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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루방하면 제주도가 떠올려진다. [행복한 고집쟁이들]을 읽은 사람이라면 제주의 장공익 석장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현무암을 깎아 돌하루방을 53년째 만들어 오고 있는 명장이다. 그의 손을 떠난 하루방은 전세계 정치 경제인들이 선물로 받아 세계로 나아가 있다. 그래서 제주도 하면 하루방이 먼저 떠올려진다.

 

하지만 제주도의 창세신은 하루방이 아니다. 연신인 설문대할망이다.

설문대할망. 이름조차 생소한 이 단어를 나는 즐겨보던 드라마 [탐나는도다]에서 들었다. 귀에 설익은 단어여서 언젠가 찾아보아야지 했는데, [태초에 할망이 있었다]라는 책에서 할망에 대한 소개가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왜 하필 할망인가. 신화 속 여신들은 아름답고 지혜로우며 전지전능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제주의 여신은 쪼글쪼글 할머니 여신이다. 사실 실망스러운 마음은 몇 페이지만으로 사그라들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 고대 문화와 생활에 묻혀져 함께 소개되고 있는 할망신화는 신화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다른 문화로 이해되면서 점점 흥미로워졌다. 4개나 되는 솥을 걸어두면서 부엌신인 조왕신을 거스르지 않으며 조심조심 살았던 제주인들. 게다가 조왕신과 화장실의 측신이 서로 한 서방을 두고 있는 부인들이라 사이가 안좋다는 이야기는 정말 그들 공간이 살아있는 공간이라도 되는 듯이 느껴졌고, 바다의 여신인 할망이 제 키를 재어보려다가 물에 빠져죽었다는 신화의 결말도 어느 신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재미를 보태고 있었다. 신이 죽다니..올림푸스 신화 속 신들에게는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다. 그래서 더 사실감이 있고 궁금해지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제주도에는 하루방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유명하고 오래 숭상받아왔으며 태초를 함께한 할망신화가 살아숨쉬고 있다. 21c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신화는 그저 옛날 이야기로 치부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화 속에 있는 그 어떤 교훈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전해지면서 무언가를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설문대할망의 신화도 마찬가지다. 그저 할망도 있었네. 라는 식의 감흥보다는 조금 더 궁금해하고 조금 더 다가가서 그 신화 속의 우리 선조들의 오늘 같은 어제를 살펴보면 분명 우리에게 오늘같은 내일을 선물할지도 모를 일이다.

 

 

할망.할망.할망. 계속 입으로 외쳐보았더니 이젠 하루방이라는 단어보다 입에 더 착착 감기는 이 말이 너무나 다정스레 들리는 까닭은 할머니라는 존재는 언제나 무릎을 내어주며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그 다정한 추억 속의 주인공이기 때문이 아닐까.

 

내게 설문대할망도 우리네 할머니들처럼 다정하고 인간적인 신처럼 다가와 있었다. 어느새-.

i*****i 2010.08.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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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할아방. 그리고 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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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에는 수많은 신화가 있듯이. 그 나라안의 각 지역에도 또한, 수많은 신화가 산재해 있고, 말과 말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제주도. 제주도를 생각함에 있어 떠올려지는 몇가지 이미지 중에 돌하루방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익히 우리가 들어본 돌하루방이라는 단어 말고, 할망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는가?   처음 들어본 할망이라는 단어에 어떤 신화가 담겨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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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에는 수많은 신화가 있듯이. 그 나라안의 각 지역에도 또한, 수많은 신화가 산재해 있고, 말과 말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제주도. 제주도를 생각함에 있어 떠올려지는 몇가지 이미지 중에 돌하루방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익히 우리가 들어본 돌하루방이라는 단어 말고, 할망이라는 단어를 들어봤는가?

 

처음 들어본 할망이라는 단어에 어떤 신화가 담겨 있을지, 궁금함과 의구심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그러나 약간의 기대와는 달리, 조금은 지루하게 읽은 책이었다. 그리고 할망에 대한 신화가 중점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의 신화에 관한 이야기들이 잡다하게 묶여 있어서 조금은 할망. 이라는 단어에 대한 집중이 어려웠던 책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할망' 이라는 제주도의 전설적인 여신에 대한 이야기를 말함인지, 세계 다른 나라의 신화에 대해 총 집합해 놓은 것인지, 잡다한 신화이야기가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어 버렸다.

 

'할망' 은 제주도에서 아주 오랫동안. 제목에서처럼 태초에. 라고 내려오는 그런 신화적 존재였다. 한국의 고유한 여신일뿐만 아니라 제주 땅의 여신인 할망. 그러나 제주도에 아직 가보지 못한 나는 언젠가 그곳에 가 본다면, 이 할망이라는 단어가 생각날것만 같다.  할망의 설사가 제주의 360개의 오름이 되었다는 신화. 할망의 밥짓는 모습이 바위가 된 그곳.

 

많은 신화적 이야기들이 이 '할망' 과 연관이 있었고, 지금도 그 장소가 제주도에 여실히 존재중이다. 사진도 실려 있었다면, 더 읽는 재미가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할망. 단어로 보면, 웃음을 자아내는 구수한 단어이고, 그런 느낌처럼, 신화에 얽힌 이야기들이 상당히 재미있다. 할망의 설사로 제주의 오름들이 만들어 졌다는 것이 그 이야기 중의 하나이다.

 

눈길을 끄는 제목과 표지로 나의 관심을 끈 책이었지만, 내용은 많이 아쉬워서 좀 안타까운 책이었다. 차라리 그냥 제주도의 여행관광에 관한 책을 보는 것이 더 나았을 뻔한.. 아쉬움을 남겨 둔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할망이 뒤로 떨어뜨려 제주 전역에 작열해놓은 똥-오름의 이미지에서는 트릭스터가 지닌 엄청난 생식의 힘과 통제불능의 창조력이 느껴진다. 이런 감당할 수 없는 생명에의 충동이 다양한 생명으로 온 세상을 꽃피운 동력이 아니었을까? 제주 우주의 창세자인 할망의 창조력이 가공할 만치 폭발적이었다는 사실을 360개의 아름다운 오름들이 말해주고 있다. (p.75)

 

 

 

t****6 2010.09.1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