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스의 산"에 이어 두번째 만나는 고다 형사 시리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묵직한 책 두께는 시작부터 반쯤 질리게 만들고, 시종일관 답답하고 무겁게만 흘러가는 분위기에 숨은 턱턱 막힌다. 사정 없이 푹푹 찌는 8월 아침의 전철 역에서 스쳐가듯 처음 만난 한 여인, 사노 미호코는 고다 형사의 전 존재를 뒤흔들며 한순간에 그의 생시를 지옥같은 나날로 만들어 버린다. 여기에 고다의 어릴 적 동네 친구로 오랫동안 서로 생사조차 까마득히 잊은 채 살았던 노다 타츠오가 미호코와 묘연의 관계로 맺어져 있으니 이들 기괴한 삼각 관계와 함께, 과거와 현재의 죽음의 미스테리가 복잡하게 맞물리며 얽혀가는데,,,,,, 전작 "마크스의 산"의 무거움은 그래도 긴박한 전개 덕에 충분히 즐길만한 것이었다면, 이 "照枾"는 한 단락 한 단락이 사람 진을 좍좍 뺀다. 고작 읽기만 하면 그만인 내가 이리도 헥헥대는데 이 두꺼운 괴물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는 얼마나 생고생하며 써내려 갔을까,,,,,, 탈고한 뒤 아마 10년은 폭삭 늙어버린 기분이었을 거다. 어느 한군데 빈 틈이라곤 없는 조밀한 구성은 스토리에의 몰입보다는 물샐 틈 없는 함정에 갇힌 질식할 듯한 무력감만 맛보게 한다. 한숨 돌릴 여유라곤 없는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 속 세상이 나에게는 너무 버거웠나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