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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평범한 독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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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어릴 적 '로빈슨 크루소'와 '15소년 표류기'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방학이면 으레 마루 한켠 오래된 소파에 파묻혀 읽던 책들. 내가 만약 무인도에 표류해서 혼자 지낸다면 아마 그 당시 읽었던 책들을 상상하며 하루 하루를 보낼지도 모르겠다. 물론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세상에서는 아마 TV에서 보았던 어떤 드라마, 어떤 영화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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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어릴 적 '로빈슨 크루소'와 '15소년 표류기'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방학이면 으레 마루 한켠 오래된 소파에 파묻혀 읽던 책들. 내가 만약 무인도에 표류해서 혼자 지낸다면 아마 그 당시 읽었던 책들을 상상하며 하루 하루를 보낼지도 모르겠다. 물론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세상에서는 아마 TV에서 보았던 어떤 드라마, 어떤 영화의 기억들로 보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해본다. 사람들이 가진 독서의 추억들을 서로 이어서 그 기억들을 인터넷처럼 공유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공짜 정보를 손십게 얻을테니 얼마나 좋은가. 이 사람이 읽은 책의 추억과 저 사람이 읽은 책의 기억들을 이리 저리 옮겨가며 그들의 생각에 참여해 본다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이 않을까? 사실 보통 사람들이 가진 독서의 추억들을 공유해 보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은 듯 하다. 물론 보통 사람들에게서는 그런 기억을 내보일만한 기회가 없긴 하다. 하지만 사회 유명 인사들이 가진 독서의 기억들은 솔솔찮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좀 특이한 케이스랄까? 일본 천황의 부인, 곧 황후의 독서 추억을 담은 책이 나왔다. 보통 유명한 사람의 지명도를 가지고 책을 내는 경우는 많았지만, 사실 일본 황후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점에 더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막상 책을 읽기 전, 미치코 황후에 대해 안 후에는 경계심이 풀리고 한결 따뜻해진 마음으로 책을 대할 수 있었다. 미치코 황후가 평민 출신으로 황후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 마치 신데렐라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사진 속의 그녀는 정말 착하고 가정적인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머리맡에 아이를 재우며 동화책을 읽어주는 그런 자상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 그대로 황후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황후라고 한다. 미치코 황후의 이런 따뜻한 모습에 더 열린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이 책은 미치코 황후가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국제아동도서협의회의 세계대회 첫 날 기조 강연을 적어 놓은 것이다. 강연이기에 더 쉽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표지에 나오는 미치코 황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리고 한번 더 상상력을 업그레이드해서 그녀가 직접 얘기하는 것을 듣고 있는 듯 나름대로의 착각에 빠져 읽는다면 효과만점이리라 생각한다. '사람은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신과 주위 사이에 하나씩 하나씩 다리를 놓으면서 사람과 사물과의 관계를 깊이 다져나가고, 그것을 자신의 세계로 삼아 살아갑니다. 이 다리가 놓이지 않거나, 놓였더라도 다리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거나, 때로 다리를 놓을 의지를 상실했을 때 사람은 고립되고 평화를 잃게 됩니다. 이 다리는 밖으로만이 아니라 안으로도 향하여 나와 내 안의 나 사이에도 끊임없이 계속 놓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자아를 확립해나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글이 이 책의 모든 내용을 한 번에 꿰뚫는 내용이 아닐까?서로가 다리를 놓아가며 관계를 쌓아가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라고 황후는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소중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책, 곧 독서라고 말한다. 황후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인 어린이들도 책을 통해서 세상을 알아가고 다리를 놓아가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사실 책 속에서 어린이들이 발견할 수 있는 세상은 밝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책 속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있고, 전쟁도 있고, 미움과 질투도 있다. 이렇게 세상의 부정적인 모습, 하지만 이것이 현실임을 보여주는 책이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책은 어린이들에게 또 하나의 예방주사가 아닐까? 어렸을 때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맞던 예방주사처럼 책도 세상으로부터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단련시켜줄 수 있는 예방주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평범하지 않은 그녀 미치코 황후, 그녀가 쓴 평범한 이야기인 '다리를 놓으며'는 세상을 살아가는 어린아이들에게 독서의 소중함을 느끼게 할 것이며, 나처럼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독서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드는 정갈한 책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길지 않는 글이기에, 그리 크지 않은 책이기에 매력을 느낀다. 어린이들이, 자신 속에 든든한 뿌리를 가질 수 있게 어린이들이, 기쁨과 상상의 튼튼한 날개를 가질 수 있게 어린이들이, 아픔을 수반하는 사랑을 알 수 있게 황후의 글처럼, 그리고 그녀의 마음처럼 독서가 어린아이들의 소중한 꿈을 펼칠 수 있는 날개를 달아 주었으면 좋겠다. TV와 게임에 중독된 세상 속을 살아가는 어린아이들에게 책이라는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마치 땅 속 깊이 묻어두었던 어릴 적 보물상자를 꺼내듯이, 그리고 그 두껑을 여는 기분으로 이 책의 페이지를 한장 한장 넘겨보자. 어른에게는 옛 추억을 기분 좋게 선사할 것이며, 어린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책의 세계가 열어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독서는 제게 뿌리를 부여하고,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a******n 2003.11.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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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왕족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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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의 독서추억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은 교수님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존재조차 몰랐을 책이다. '황후'라는 단어가 이질감과 거리감을 주기도 하지만 호기심을 주기도 했다. 혹 그네들이 뭘 진지하게 읽었을까 하는 편견어린 생각, 아마도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문장들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미치코 황후의 문장들은 진솔하고 따뜻했다. 그녀의 어린시절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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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의 독서추억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책은 교수님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존재조차 몰랐을 책이다. '황후'라는 단어가 이질감과 거리감을 주기도 하지만 호기심을 주기도 했다. 혹 그네들이 뭘 진지하게 읽었을까 하는 편견어린 생각, 아마도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문장들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미치코 황후의 문장들은 진솔하고 따뜻했다.

그녀의 어린시절의 독서추억을 술회하고 있는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어느 새 우리 꼬맹이들의 책읽기와 그에 대한 내 관심에 대한 고민으로 생각들이 옮아가고 있었다.

작은 크기에 본문만 35쪽에 불과하여 단숨에 읽을 수 있었지만, 독서에 대한 특히 어린이 독서에 대한 중요한 화두는 모두 담겨 있는 듯 하다.

 

"사람은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신과 주위 사이에 하나씩 하나씩 다리를 놓으면서 사람과 사물과의 관계를 깊이 다져 나가고, 그것을 자신의 세계로 삼아 살아갑니다. 이 다리가 놓이지 않거ㅗ나, 놓였더라도 다리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거나 때로 다리를 놓을 의지를 상실했을 때 사람은 고립되고 평화를 잃게 됩니다. 이 다리는 밖으로만이 아니라 안으로도 향하여 나와 내 안의 나 사이에도 끊임없이 계속 놓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자아를 확립해 나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

 

"그 무렵 저는 아직 튼 슬픔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래서였겠지요. 달팽이가 마지막에 더 이상 한탄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단수히 '아아, 잘됐다!'라고만 생각하였습니다. 그저 그랬을 뿐, 특별히 이 일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만화는 지금과 달리 종류가 적었습니다만 새 책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다가 구해 읽었습니다..........어린이는 먼저 '읽고 싶다'는 마음에서 독서를 시작합니다."

 

"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괴로움과 슬픔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의 존재를 생각하면, 혜택과 보호를 받던 저의 어린 시절에 슬픔이 있었다는 말을 삼가야 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삶에도 슬픔은 있게 마련이며, 어린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물에는 모두 나름의 무게가 있습니다...........슬픔을 참고 견디는 마음을 기르는 동시에 기쁨을 민감하게 느끼는 마음, 또 기쁨을 향해 뻗어 나가려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h****5 2009.05.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