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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환경에서 카드형 컨텐츠는 아포리즘과 잘 어울린다. 스크롤하며 읽어낼 여건과 집중력이 없는 이에게 적확한 지점을 찌르는 정제된 글귀는 때로 긴 글보다 긴 여운을 남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강한 휘발성으로 인해 쉽게 사라져버린다. 하상욱의 <서울 시> 같은 류의 책들을 두번 세번씩 읽는 사람이 있을까. 어쩌면 그 글 자체의 목적이 그런 반복적 읽힘을 추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지만. 저자가 SNS에 올린 글들을 모은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
하지만 이렇게도 생각해 본다. 자신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한 장의 그림, 사진을 만나기 위해 전시회에 간다는 사람도 있다. 가라 앉아 있는 시간, 쉽게 바닥을 치지도 못하는 어떤 상황에서, 내가 말로 글로 풀어내지 못하는 응어리진 지점을 적확히 찌르는 글귀 하나를 만난다면, 우리는 그 글귀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응어리진 무엇인가를 조금은 시간 속에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 이상이면 더 좋겠지만, 때로는 그 정도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정말 위로가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나 우리가 사랑하고 믿고 의지한다고 여겼던 사람들보다 생각지도 못한 상대에게, 위로를 받게 되는 순간을 겪는다. 그리고 그 순간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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