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3%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33%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9.0
  • 40대 0.0
  • 50대 6.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살아가는 것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살아가는 것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내용보기
눈앞의 모든 것은‘이미’누가 지나쳐간 역사적 자국이다. (중략) 여행지에서는 무수한 지난 시간의 풍경을 만나고 새기고 담아내며, 돌아와 보따리를 펼칠 때는 어느새 시간 저편으로 날아간 과거의 흔적들을 재구성한다. 사진도 그렇다. 과거와 몸을 섞는 가장 명료한 과거 놀음이다. 현재의 눈과 마음으로 사진을 찍지만, 그것을 바라볼 때는 어느덧 지나간 시간의 파편이자 지나간 삶
""살아가는 것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내용보기

눈앞의 모든 것은‘이미’누가 지나쳐간 역사적 자국이다. (중략) 여행지에서는 무수한 지난 시간의 풍경을 만나고 새기고 담아내며, 돌아와 보따리를 펼칠 때는 어느새 시간 저편으로 날아간 과거의 흔적들을 재구성한다. 사진도 그렇다. 과거와 몸을 섞는 가장 명료한 과거 놀음이다. 현재의 눈과 마음으로 사진을 찍지만, 그것을 바라볼 때는 어느덧 지나간 시간의 파편이자 지나간 삶의 자국이 되어버린다.

 

여행지에서 혹은 일상에서 카메라에 담는 풍경은 놓치고 싶지 않은 비경이거나 오래 간직하고픈 향기로운 사물이었던 것 같다. 적어도 형편없는 나의 렌즈 속에 갇힌 그것들은.

 

그러나 누구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들,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들을 - 매춘부, 넝마주의, 거리의 악사, 소매치기, 술 취한 자, 몰락해가는 도시의 잔해들, 후미진 뒷골목, 퇴락해가는 낡은 건축물- 피사체로 삼아 20세기 초 파리의 산책자가 되었던 사진가가 있었다. 그는 오스만 프로젝트로 인해 더 이상 파리에 존재할 수 없게 된 오래된 건물들, 후미진 골목길, 그 골목에 배출된 삶의 찌꺼기와 몰락해가는 도시의 후면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을 사는 사람들을 기록한 기록자이며 그 길의 산책자를 자처했던 외젠 앗제라는 사진가이다. 19세기에 태어나 20세기를 살았던 앗제의 흔적을 찾아 올드 파리에 몸을 실은 21세기 사진작가의 감성적이고 쓸쓸한 여행길은 그의 표현대로‘멜랑콜리하고 노스탤지어하며 아우라가 느껴지는’축축이 젖은 길이다.

 

앗제가 기록했고 진동선이 그의 흔적을 더듬던 오래된 길에서 나는 어찌 손써볼 틈도 없이 발자크의 인간희극을 보들레르의 악의꽃을 아폴리네르의 미라보다리를 마네의 올랭피아를 그리고 나치를 피해 피레네를 넘어야 했으나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철학자 벤야민과도 운명처럼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길은 필연적으로 축축하게 젖어있고 외롭게 감추어져 있고 희미하지만 지울 수 없는 세월의 더께로 각인되어 더욱 강렬했는지도 모르겠다.

 

깊으면 아득하다. 푸른 밤은 어둠의 질투를 잉태한다. 사랑도 아름다움도 진하면 독하다. 푸른 밤은 너무 진해서 독하고 너무 아름다워서 독하다.

 

지나가 버린 것들은 때로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되곤 한다. 제 아무리 아리고 쑤셨던 과거일지라도 먼지 뒤집어쓴 앨범속에서 흑백으로 웃는 사진처럼 말이다. 올드 파리의 추레한 집들도 쇠락하는 낡은 궁전이나 부서진 건축물들도 깊어서 아득하고 너무 진해서 독하고 너무 아름다워서 독한 잉태였으리라. 앗제에게는. 1만 7천 여 장의 사진을 파리에 남기고 떠난 그가 어깨가 짓무르도록 무거운 필름카메라를 들고 수정체에 새기듯 담았던 그 풍광들은 흡사 에밀 졸라의 소설 목로주점을 떠올리게 한다.

 

18~19세기에 산업혁명과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농촌의 하층민들이 도시의 극빈층 노동자로 전락해버리고 아무리 돈을 벌어도 삶이 제 것이 될 수 없었기에 모든 희망을 잃고 싸구려 압생트의 독한 알콜에 젖어 술주정뱅이가 되고 창녀가 되어 결국 짚더미에서 싸늘하게 죽어버린 제르베즈의 비만과 몰락이 떠올라 목울대가 따끔거린다. 물랭루즈와 몽마르뜨 언덕으로 내비쳐지는 그 휘황찬란한 파리의 이면에 있는 절망스럽고 남루한 기억을 생생히 목도하고 기록한 앗제의 사진은 이제는 추억속 빛바랜 사진처럼 그리웁고 보리피리 소리처럼 아련하다.

 

앞서간 위대한 산책자들의 발걸음을 따라 꿈꾸듯 걸은 길이다. 파리의 산책자들, 앗제와 브랏싸이였고, 그들보다 먼저 보들레르와 마네였다. 물론 아폴리네르도 빠뜨리지 않겠다.

 

에필로그를 덮으면서 나는 20세기를 살았던 사진작가 세 분을 떠올려본다. 김영갑, 호시노 미치오, 진동선이 그들이다. 사진작가들은 직업적으로 외롭고 쓸쓸한 감성의 소유자인가보다. 그네들의 사진은 손이 데일 것처럼 뜨거우면서도 얼듯이 차가웁다. 그래서인지 폐부를 찌를듯한 깊은 울림은 보면 뜨거워지게도 차가워지게도 하다가 돌아서면 독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가보다.

 

그래서 나는 그려본다. 무슨무슨 뉴타운으로 어떤어떤 재개발/재건축으로 이런저런 르네상스계획으로 사라져가는 서울의 뒷골목길, 후미지고 낡은 지붕들, 산꼭대기 비탈길의 초라한 슬레이트 가옥과 그 곳에서 삶을 잇는 이들의 서울을 거닐다가 올드 서울을 품었던 간서치 이서구와 그 친구들을 김홍도가 그렸던 풍속화속의 거침없는 민초들을 김옥균이 끝내 풀어보지 못한 개화의 한을 그리고 점령당한 한양을 등지고 만주에서 혹은 연해주에서 혼령이 된 아나키스트들이 남긴 족적들과 대면하게 될 날을. "살아가는 것은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라고 말한 외젠 앗제의 말을 더듬으며.

 



b******0 2010.10.18. 신고 공감 14 댓글 29
리뷰 총점 종이책
[올드 파리를 거다]
"[올드 파리를 거다]" 내용보기
종종 작가들이 나름의 매너리즘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꼴을 볼때마다... 마음이 아픈게 아니라...눈이 아프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면서, 빠리를 떠올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 옆에 적혀 있는 글들은...이걸 장르를 뭐라고 봐야할지 모르겠지만, 사진이랑 매치가 되지 않는다. 매치가 되지 않으면서..재미없기까지하다.--;;   취향 차이기도 하겠지만,
"[올드 파리를 거다]" 내용보기

종종 작가들이 나름의 매너리즘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는 꼴을 볼때마다...

마음이 아픈게 아니라...눈이 아프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면서,

빠리를 떠올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 옆에 적혀 있는 글들은...이걸 장르를 뭐라고 봐야할지 모르겠지만, 사진이랑 매치가 되지 않는다. 매치가 되지 않으면서..재미없기까지하다.--;;

 

취향 차이기도 하겠지만,

담겨져 있는 사진 중에서 임팩트가 있어서, 마음에 콱~ 하고 박히는 사진도 없다.

 

제목처럼, 찬찬히 빠리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사진은 딱 한 컷.요런 거.

 

 

이 사진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라붐 1편 첫 장면이 높은 곳에서 빠리 시내를 한 번 훓어주며 시작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사진은 작가의 시선으로 봐서 그런지, 나같은 사람에게 그닥 와 닿지 않았다.

 

찬찬히 빠리를 보고 싶다면..차라리, 프랑스 영화 몇 편을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글은 별로니, 사진집을 모아둔 코너에 꽂아두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직접 구입한 것은 아니지만, 컨텐츠 대비하여 가격이 비싼듯.

 

 

ps.여꼬님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예쁜 선물입니다. 고맙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10.11.15.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떠나보고 싶게 만드는 올드파리
"떠나보고 싶게 만드는 올드파리" 내용보기
전문적인 사진집같은 책을 솔직히 처음 본다.. 찾아보지 않았을 뿐더러 왠지 사진이나 그림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다 책속에 담긴 뜻은 글로서 느낄수 있다라는 고지식적인 나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정말 바보같은 철학이지 않는가...?   사진으로서 충분이 느낄수 있는데 말이다..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은 분위기의 사진들인데말이다..ㅎㅎ
"떠나보고 싶게 만드는 올드파리" 내용보기

 

전문적인 사진집같은 책을 솔직히 처음 본다..

찾아보지 않았을 뿐더러 왠지 사진이나 그림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다

책속에 담긴 뜻은 글로서 느낄수 있다라는 고지식적인 나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였다. 정말 바보같은 철학이지 않는가...?

 

사진으로서 충분이 느낄수 있는데 말이다..

작가의 생각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은 분위기의 사진들인데말이다..ㅎㅎ

 

이제 슬슬 본문으로 넘어가야겠다..

 

 

여기서 내가 생각해보는 올드파리란 아마도 진동선작가가 존경하는 앗제의 옛 작품에 나온 사진속에서 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따라서 걷는다는것은 다시 현시대의 진동선작가가 다시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친절하게도 작가님께서 올드파리에 대해 직접 서술해 주셨다

'올드파리는 지나간 시간의 낙인이다' 무슨뜻일까.. 책을 다시 한번 보면 알수 있을까..? 작가가 생각하는 진정한 올드파리의 뜻을..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금 어둡다. 그러기에 차분한것 같다..
글도 조곤조곤 속삭이듯 이야기하는것 같다. 읽으면서 왠지 작가와 단둘이 까페에
앉아 커피를 시켜놓고 작가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이다.
늘 파리에대한 로망만을 생각하게된다면 이 책을 보면 파리의 숨은 골목골목을
보게되는것 같다. 그리고 작가가 느끼는 그 골목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
사진에서 감정이 느껴지는 듯한 기분은 작가가 느꼈을 기분과 동일한 것인지
궁금하다..


사진으로 보여주는 진동선작가만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긴듯한 '올드파리를 걷다'
나도 언젠간 이 책을 들고 올드파리로 떠나 꼭 한번 걸어보고싶다..

e******1 2010.10.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