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습타파주의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는 "위험이란 금융시장에서 그 가격이 매겨질 수 있는 것으로 이는 사건의 확률분포가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불확실성이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난 역사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을 통해서 다음에 발생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시장관계자들이 준비하여 불확성을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하였고, 그의 통찰은 지난 몇년간에 걸친 세계금융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위기 경제학>은 미국발 서프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세계적 금융위기를 일치감치 예견했던 미경제학의 아웃사이더 누리엘 루비니가 자본주의 발달과 더불어 상존해 왔던 경제 위기를 역사적으로 통찰하고 그 발생원인과 이에 대한 자신만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향후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을 내놓은 책이다. 우리는 1930년대 발생했던 대공황과 최근 금융위기이외는 세계경제에 커다란 파급을 미쳤던 또 다른 경제위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 그저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거나 각종 자료들로 부터 파악한 대표적인 위가만을 인지할 뿐이지만 막상 경제사를 상고해 보면 항상 번영과 위기를 상존하고 있음을 통찰할 수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축복이면서도 동시에 저주라는 말이 생겨난지도 모른다. 그만큼 호황이 있으면 그 반대편에 항상 불황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질주했던 현대인들에게 불황, 위기보다는 호황과 기회에 대한 효용가치가 더 절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흔히 2008년 금융위기를 미국경기의 둔화와 이로 인한 주택수요의 급감 그리고 이에 기반을 두고 발행된 유동화증권인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불량으로 인해 일파만파 세계로 번져나가고 급기야 대공황에 비견되는 세계적 위기를 맞이했다고 알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시장자유주의의 확대로 인한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글로벌화된 시스템이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러한 문제는 빙산에 일각에 지나지 않음을 저자는 <위기의 경제학>을 통해서 그 실상을 하나 하나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이번에 발생했던 금융위기는 어느날 갑자기 금융시스템의 한곳이 마비되어 발생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 태생적으로 필연적으로 터질 수 밖에 없는 시한폭판이 때가 되어 폭발했다고 보고 있다. 즉 그동안 세계의 부를 이끌었던 주 원동력은 제조업에 기반을 둔 전형적인 굴뚝산업이었다. 하지만 제조업의 한계가 봉착하면서 새로운 부의 타겟은 그동안 제조업의 보조적인 역활을 수행에 왔던 산업금융을 새로운 부의 메카로 둔갑시면서 금융이 주도하는 부의 레일위로 올려놓게 되었다. 이러한 질주는 월가의 금융전문가도 이해하지 못하는 다양한 유동화 금융 파생상품을 탄생시켜면서 속된말로 돈놓고 돈먹기라는 거품을 조장했고 이러한 거품은 꺼지지 않는 신기루처럼 온 세계를 열광의 도가니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듯이 호황의 축이 높을수록 불황의 골은 깊듯이 거품이 빠지면서 세계는 그야말로 이에 대한 댓가를 혹독하게 치루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번 금융위기가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때문이 아니라 서브프라임모기지를 탄생시킨 금융 시스템에서 찾고 있다. 건강하지 못한 상품을 끼워 넣어 유동화시킨 상업은행, 투자은행 그리고 이 증권화에 대한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무디스를 비롯한 신용평가기관과 이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나 제동을 걸지 못했던 정부조직등이 한박자가 되어 만들어 낸 예견된 사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경제의 대세였던 신자유주의의 망령이 부추겼고 이에 따라 등장인물들이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충실하게 연기했던 한 여름밤의 꿈이라는 연극 그 자체로 막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극이 끝난 뒤의 씁쓸함은 너무나 오래토록 그리고 강하게 그 잔재가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고 세계각국이 경제부양을 통해서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있지만 그리 녹녹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제도주의적인 견지에서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금융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와 개혁이 없이는 결국 또 다시 이런 위기는 언제든지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1)전문경영인과 트레이더의 자질과 이에 대한 보수에 대한 투명성 확보 2)금융 파생상품의 엄격한 관리와 규제 3)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 회복 4)골드만삭스나 씨티그룹같은 거대공룡금융그룹의 해체 5)사일로방식을 탈피한 글래스 스티걸 법의 부활을 통한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을 통해서 금융산업의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입장에서 본다면 결코 받아 들이기 힘든 내용이지만 이러한 제도적 대 개혁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단지 한차례의 소나기는 그럭저럭 피할 수 있지만 결국 언제 터지질 모르는 또다른 시한폭탄을 안고 끝까지 가야하는 상황임을 주지시키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에서도 저자는 이러한 개혁이 뒤받침 되지 않을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선진산업국이 먼저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고 이는 스페인과 그리스에서 시작된 남유럽의 사태가 자칫하면 전 유럽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또다시 확산될 수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이번 위기는 다름아닌 세계화의 반발과정으로 파악한 저자는 세계 각국이 동참하는 개혁이 이루어 지지 않을 경우 이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경제에 대해서 항상 기회와 호황만을 생각해왔고 위기난 불황을 논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 되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위기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결국 이 모든 개혁은 위기의 발생확률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위기를 완전히 근본적으로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제 경제학의 화두는 어떻게 위기를 관리하는야에 그 촛점이 맞춰져야할 시점인 것이다.
▣ 이 책은 자본주의 출발과 동시에 나타났던 위기상황을 역사적으로 고찰하면서 그 원인을 하나 하나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와 그에 대한 개혁방안을 제시하면서 향후 세계경제가 나아가야할 바를 던져주고 있는 역작이다. 또한 경제학을 바라보았던 그동안의 시각의 방향타를 새롭게 한다. 위기관리와 위기대처방안을 통해서 보다나은 경제성장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제도주의적 시각에서 국가의 개입을 적극 강조하는 저자의 관점과 상이한 견해가 많으나 금융산업부분에 대한 저자의 해결책은 우리 경제를 뒤돌아보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화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을 거부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 어떻게 슬기롭게 세계화라는 파도를 타고 넘어가야 할지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고 있다.
|
|
![]()
" 글로벌 금융위기의 제2막이 시작됐다!"
경제현상을 놓고 왈가왈부 하기엔 지식이 턱없이 부족하단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적인 현상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아니 됨을 또한 알고 있다. 반드시 이러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경제지식은 물론 경제적인 현상을 어느 정도는 헤아려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할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 된다.
위기란 예외적 현상이 아닌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 현상은 선진국과 후진국 어디에서나 공통적으로 발생한다. ---p.10
"경제위기는 예측할 수 있었다 다만 소수의 권력자들의 아집과 고정관념으로 인해 수면으로 떠오르지 못하였을 뿐이다." 라고 케인스는 말한다. 바로 누리엘 루비니 교수의 『위기 경제학』에서는 위기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경제적 태풍을 추적하고 확인할 수 있는지, 확실한 근거를 통해 예측할 수 있을지, 그래서 피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고 이를 위한 방법과 숨은 원칙을 찾아 어떻게 위기를 헤치고 상황을 정리하여 어떠한 방책을 세워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막아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총 10장으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보여지고 있다. 물론 전문가들이 보기엔 다소 불필요한 설명들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본인과 같은 위치에 있는 혹은 경제에 대한 문외한 이라 하더라도 반복되어지는 낮선 단어들을 이 책을 완독한 이후에는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경제를 모르면 직장에서도 대화에 참여할 수 없을 만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금융위기 이후 경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어느 정도 대화에 참여하고 끼어 들고 싶은 마음만 있었던 분들이 계시다면 추천 하고픈 책 이기도 하다. 단, 책을 자주 읽어보지 못하셨거나 약간의 거부감이라도 있다고 생각 되시는 분들께는 절대 사절이다. 책의 두께에 질려 괜스레 아까운 돈을 버리시지는 않을까 노파심이 생기는 것을 굳이 감추진 않겠다.
각각 다른 장소에서 발생하는 비슷한 형태의 위기는 취약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동시에 발생한 것처럼 보인다. 시장관계자들은 금융위기를 자주 전염병 혹은 다른 질병에 비유하곤 하는데, 정작 전염병이 약하고 면역력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빠르고 손쉽게 퍼진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최근의 위기상황에서 유럽의 많은 국가는 미국경제와 같은 취약성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이 재채기를 했을 때 유럽이 감기에 걸린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단순한 감기가 아닌 독감이었다. ---p.213
"역사는 돌고 돈다" 는 말처럼 경제현상 역시 돌고 도는 것 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사든 경제든 다람쥐 쳇바퀴 돌듯, 혹은 물레방아 돌듯 멀리서 바라보며 자연스런 현상 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수수방관 해서는 안될 것이다. 역사는 다른 사람 아닌 자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역사가 모여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고 나아가 세계의 역사가 되어지는 것이듯 경제상황 역시도 개개인 부터 관심을 기울이고 예측을 하며 위기의 증후를 탐지해 나간다면 나 자신의 경제는 물론 국가, 나아가 세계의 경제가 위기의 구렁텅이로 빠져 드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 해 본다. 설령 위기상황이 닥쳐 오더라도 그 피해 규모가 현저히 줄어들지는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 좋은 책을 출판해주신 청림출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
|
|
U자형의 회복곡선, 몇 년간 평균이하의 성장세 감내해야 할 것
“나는 금융위기가 '화이트 스완white swan', 즉 예측 가능한 사건이라고 본다.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의 2막 격인 지금 벌어지는 일들 역시 예측할 수 있다.” 닥터 둠Dr. Doom 이라 불리는 비관주의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는 이번 뉴욕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블랙 스완black swan‘의 돌발상황이었다는 세상의 생각에 반대했다. 게다가 최근의 재앙은 돌발상황이 아닌,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심지어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위기는 거품경제에서 시작된다. 거품이란 자산가치가 원래의 가치보다 부풀어오른 상태를 말한다. 투자자가 호황기에 한 몫을 보기 위해 돈을 빌리면서 과다하게 채무를 쌓아가다 보면, 거품이 이리저리 퍼져나가게 된다. 자산에 거품이 끼는 현상은 당연히 과다한 신용거래를 동반한다. 이는 금융시스템의 느슨한 관리감독이나 중앙은행의 허술한 통화정책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 (습관의 산물, 34-35쪽)
루비니 박사는 최근 인기 칼럼니스트인 스티븐 미흠과 함께 발간한 책 <위기 경제학Crisis Economics>(청림출판)에서 위기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금융위기는 경제와 금융상의 취약점이 쌓여서 폭발하는 습관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비이성적 낙관주의, 다단계 금융시스템, 금융혁신, 자산거품, 공황상태, 은행이나 기타 금융회사의 경영문제 등 이번 경제위기를 있게 한 요인들은 수십 년 전 발생한 경제적 대재앙들의 원인과 유사점이 많은데 이 또한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오늘 재채기를 하면, 다음날 아침 한국 경제는 독감에 걸리는 게 우리의 현실이 아니던가? 요즈음 세계경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아마도 ‘미국 경제가 또 다시 경기침체를 맞을 것인가?’하는 우려일 것이다.
최근 마이클 보스킨 美스탠퍼드대 교수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주가, 채권 수익률 등 올라야만 하는 지표는 떨어진 반면 실업률과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내려야만 하는 지표는 올랐다며 미국 경제는 이제 더블딥double deep을 넘어 일본식 장기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루비니 박사 역시 지난 3일 이탈리아 코모 호(湖)에서 열린 연례 ‘암브로세티 경제포럼’에 참석해 미국과 일본은 물론 상당수 유럽국가 등 선진국들에서 더블딥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중소형 은행 400여 개가 도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경제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제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지금인 때문일까? <위기 경제학>은 더욱 실감나게 읽힌다. 저자들은 163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사건부터 1929년 대공황까지의 역사적인 경제위기 사례들을 통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던 위기였음을 밝힌다. 그리고 이번 금융위기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왜곡된 보수시스템에서부터 AAA 등급을 남발한 부패한 신용평가기관에 이르는 금융시스템 전체에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즉 느슨한 통화정책과 무모한 금융혁신, 도덕적 해이의 문제와 통일된 정책의 부재, 그림자 은행 시스템 등이 전대미문의 재앙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뉴욕발 금융위기 직후 포털사이트 Daum의 아고라 경방을 뒤덮으며 뜨겁게 달궜던 내용들이기도 하다. 특히 경방 고수 세일러가 쓴 <흐름을 꿰뚫어보는 경제독해>(위즈덤하우스)과 <불편한 경제학>(위즈덤하우스), 그리고 나선과 상승미소가 쓴 <똑똑한 돈>(한빛비즈)을 통해 이미 들은 바 있는 달러의 추악한 실체와 미국이 경제공황을 피할 수 없는 이유 등을 1-2년이 지난 후 루비니 교수에게서 거듭 듣는 기분은 새삼스럽고 묘하다. 순서와 토씨만 다를 뿐 주장들 대부분이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원인에 대한 해결방안 역시 루비니답게 과격하다. 그는 금융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금융기업 직원들은 제한된 주식으로 보수를 받아야 하며, 처분은 퇴직할 때까지 불가능하게 하거나, 최소 10년 이상 소유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의 보너스문제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면서 보너스시스템을 단기이익이 아닌 최소 3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계산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하고, 파생증권 상품을 만들어내는 연구소에는 보너스로 자신들이 만들어낸 파생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해결책들은 채택 가능성여부를 떠나 은행주주, 대리인 그리고 금융관계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병폐와 심각성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세계경제는 다시 고성장 시대로 접어들 것인가 아니면 장기간의 불황을 겪을 것인가?
저자들은 세계경제가 다시 반등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위험과 취약성이 앞으로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고, 만약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 불황이 발생한다면 국가부채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한편 현재 가장 현실성 있는 경제회복 곡선 시나리오는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U자형 곡선 회복이지만, 몇 년간 평균이하의 성장세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들이 한국을 정교한 첨단기술로 무장한 경제대국이면서, 혁신적이며 역동적이고 숙련된 노동력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하며 BRIC은 한국을 포함해 BRICK가 되어야 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문제점 또한 없잖다. 유일한 한국의 문제는 남과 북으로 대치중인 북한의 문제로, 북한이 붕괴된다면 한국은 굶주린 난민들로 넘쳐나게 될 거라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가 보는 세계 경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최소한 수년간 지속된다고 내다봤다. 지난 3일 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재정 부양 정책이나 재고 조정 같은 순풍이 역풍이 됐다며 더블 딥을 모면한다 해도 하반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와 유사한 하강기로 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전망이 또 다시 들어맞고 있다. |
|
1997년 IMF로 핵 주먹으로 얻어 맞은지 10년이 흘렀다. 또 다시 글로벌 경제 공황으로 경기부양책의 절대적 주인공인 세계 각국의 혈세부담자 대다수의 서민들은 그야말로 그로키 상태다. 경제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은 아예 부실자산 구제계획(TARP)이란 이름으로 도덕적 해이의 고혈압이 극도로 팽창한 상태에서도 GM과 크라이슬러사와 이들의 금융회사인 지맥과 크라이슬러 파이낸스,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AIG등 수백개의 금융기관에 그냥 소나기 처럼 퍼 부었다.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권력의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과 기업의 신용평가를 주무르는 S&P,무디스,피치는 미국내의 모기지,사채,국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등급을 매김으로써 평가받는 기관의 검은돈의 댓가로 주택거품이 정점에 이를때까지 믿을 수 없는 AAA등급을 남발하면서 잇속을 챙기기에 바빴다. 역시 최후의 대부자인 연방준비은행과 중앙은행은 언제나 대마불패의 방어벽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월가의 금융탐욕자들의 그림자은행과 좀비은행들은 끊임없이 사기꾼을 자처하고 달콤한 솜사탕으로 위장하여 경기호황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쏟아 부을 수 있도록 살아움직이는 역동적인 상품을 제조하여 투자를 유치한다. 이들을 근본적으로 부추기는 진정한 탐욕적 사기꾼들은 권력의 최고점에 있는 정치인들이다. 금융과 기업과 정치의 유착관계가 수 많은 미숙한 투자자들을 채무불능상태로 전신을 마비시키기 위해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는 惡의 고리가 연결되어있는 자본주의의 모순의 결정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대내외적으로 낙관주의 경제학자들이 비아냥 거리며 언론의 최전선에서 방어역할을 한다. 자유방임주의의 자본주의 경제는 그래도 잘 돌아 갈 것이라 입바른 말로 위험한 경제학자임을 스스로 인지못하고 블랙스완의 존재를 인정하지않는 아직도 백조만 있다고 동조했다. 적어도 자본주의가 생존하는 이상 루비니 교수는 블랙스완을 언제든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들의 비아냥에 정밀한 근거자료를 바탕으로한 팩트(FACT)로 정확하게 경제태풍을 임팩트(IMPACT)하며 이불에 누비를 놓는 생활의 달인처럼 루비니는 인간의 두려움의 대상인 예언이 아닌 미리 헤아려 과거와 현재의 경기를 통찰하여 예측을 명쾌하게 인순분해하여 대불황을 극복하고 금융시스템의 암덩어리를 도려낼 수 있는 대안적 위기 경제학을 강의해준다. 자본주의 금융역사의 대동맥을 연어가 줄기찬 물줄기를 치고 올라가듯 루비니교수는 냉정하게 객관적인 심판을 한다. 우리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월가의 금융 기술자들이 창조해낸 파생상품이라는 램프의 요정을 마술단지에서 정제하여 세계각국으로 전방위로 풀어놓으므로써 그 독기가 제거 될 때까지 무궁무진하게 자기복제시스템을 갖추고 전세계를 농락했던 것이다. 파생상품은 미래의 어떤 사건의 결과에 대한 단순한 도박이다. 금리변화,원유가격, 곡물가격,통화가치, 그 외 다양한 변수가 그 결과에 영향을 줄 수있다. 문제는 파생상품이 끊임없이 변질되어고 진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EX) 2008년 위기가 터졌을 때,CDS의 추상적인 가치,즉 보험에 들어둔 돈의 총액은 60조 달러나 되는 어마어마한 파생상품이다. 이 상품은 보험계약과 비교될 수 있지만,사실은 매우 다르다. 표면적으로는 채무자의 파산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여 보호장치를 구매하는 일이 보험과 비슷해 보인다. 만일 일이 벌어지면, 보험의 판매자는 보험 구매자에게 그가 입은 손실을 보충해줘야 할 의무를 진다. 그러나 CDS의 구매자는 거래의 주체가 되는 실제적인 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누군가가 지급정지를 선언하는 것을 전제로 거래를 한 사람은 이 일이 벌어질 때 마다 이득을 챙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 CDS를 구매하는 일은 실제로 가지고 있지도 않은 주택에 대해 주택소유자보험에 드는 일과 똑같다. 그리고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소유하지도 않은 집에 불을 지르는 것이다. 은행과 중소기업간 주먹질을 해대고 있는 환헤지 상품인 KIKO(knock-in,knock-out)도 용어처럼 튼튼했던 기업들이 파생상품이란 이름으로 희생된 결과다. 투자은행이 마진콜을 청구해서 최초이 레버지리비율을 회복을 요구받으면서 추가자본을 마련하기위해 동분서주하는 헤지펀드가 단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비극의 꼬리는 물고 물리는 과정을 밟으면서 자산은 투기거품의 대상이 된다. 그 중심에 부동산이 있었으며 모기지에 파생되어 그 가치가 모기지 현금흐름과 연동되는 특이한 증권도 자산이 되어 거대한 전영병으로 확산된것이다. 돈이란 다른 상품처럼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반응하며,공급이 적으면 돈 빌리는 비용은 늘어나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 대부자들이 고금리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다. 언론이 연방준비은행의 금리인상을 보도할 때, 연방준비은행은 말 그대로 이자율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인상된 금리를 타깃으로 하여 공개시장에서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동성 함정이다. 연방준비은행이 공개시장조작에 대한 통제력을 모두 상실했을 때 일어난다. 그 두려운 순간은 연반준비은행이 연방기금금리를 0퍼센트까지 내렸을 때 발생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금리조정은 경제에 손쉬운 자금과 유동성을 제공해 성장열풍을 불러오지만 경제위기가 다가오면 0퍼센트의 금리인하도 시장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은행으로 하여금 서로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데 역부족이 된다. 은행들은 서로 믿지 않을 뿐더러,스스로의 유동성을 염려해 여유자금을 빌려주기보다는 움켜쥐고 있으려 한다. 불안이 고조되면 정책금리는0퍼센트가 되지만 실제은행이 적용하는 시장금리는 훨씬 더 올라 대출비용이 턱없이 높아진다. 정책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은행으로 하여금 강제로 돈을 대출하도록 할 수 없고, 정책입안자들은 진토양난의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된다. 지금 현재가 딱 이러한 처지에 놓여 있다. 월스트리트의 그림자투자은행과 악성 금융상품 기술자들을 제대로 통제하는 컨트롤박스가 없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치유되기 힘들다. 세계금융시스템을 좀먹는 근본적인 취약점과 문제점을 치유할 수 있는 그 핵심은 그들의 보수(報酬)지급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수술해야만 한다. 기업지배구조에서 주인-대리인 문제가 모든 기업의 골칫거리다.기업은 주인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대리인인 경영자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문제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자본주의의 이기적 유전자가 가로막고 있다. 주주는 회사의 소유권을 통해 자신의 장기적인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경영자는 자신의 단기수입,보너,기타 보수를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된다. 주주가 경영자를 감시할 수 있다면 아마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최근 위기상황의 중심부에 있던 금융기관이라면 그 일은 아예 불가능에 가깝다. 왜일까? 트레이더와 은행가들은 주주보다 사업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모든 트레이더는 자신만으 손익계산을 가지고 있으며,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본인만의 전략도 가지고 있다. 회사 바깥에 있는 주주나 이사진으로서는 이러한 세세한 분야까지 어떻게 돌아가나 살펴보기가 매우 어렵다. 거대은행이나 금융기관이라면 그러한 분야가 수천 개에 이를 것이므로 상황을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어려움은 정보의 비대칭성 즉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는 얘기다. 주주의 대리인인 펀드의 경영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일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게다가 실제 주주가 아닌 기관투자자들이 결국에는 회사의 이사 자리에 앉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주의 감시 없이는 트레이더나 은행가가 자신의 단기수익과 보너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슨 엉뚱한 짓이라도 벌 일 수 있다. 중량감의 차이지만 희대의 사기꾼 매도프와 같은 좀비만 양산할 뿐이다. 금융기관의 제한된 주식으로 보수를 받아야 하며, 계약에 따라 현재의 관다. 직원은 퇴직할 때까지 주식을 처분할 수 없거나 최소 10년이상 소유하게 해야한다. 직원들은 자신의 투자가 성공하면 보수를 받지만 실패해서 회삿돈을 날려도 그에 대한 페널티가 없다. 이러한 시스템은 위험부담만 부추길 뿐더러, 장기적인 결과에 대한 고려 없이 단기적인 추가이익을 극대화할 궁리만 하게 만든다. 특단의 해결책은 금융기술자(트레이더와 은행가)들에게 돈이나 주식이 아니라 램프의 요정에 만들어내는 기묘한 파생증권을 아주 특별한 형태의 보너스로 주는 것이다. 트레이더가 유해한 증권을 만들어낸다면 자신이 똑같은 것을 받게 된다. 그러면 투자자들에게 좀 더 귀한 상품을 제조하게 될 것이다. 살기가 있는 정치자금을 물줄기를 가로 막는 역사가 증명해 왔듯이 권력의 정치탐욕자들이 있는 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대전제로 시스템보완을 가로막을 것이다 2010년 중국과 미국은 경제학자 로렌스 서미스가 묘사했듯 ’ 금융공포 때문에 유지되는 균형’ 속에 왜곡된 공생관계속에 서로 얽혀 있다. 그 어느 쪽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는 균형을 깨뜨리 수 없다. 중국이 막대하게 구매한 미국채권구매를 중단한다면, 중국의 최대시장 미국은 붕괴할 것이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을 향해 무역보호장벽을 설치한다면, 중국은 지금과 같은 무익한 방식의 자금지원을 당장 중단할 것이다. 여기서 기축통화에 대한 위안화가 솟구쳐 나온다. 1872년 무렵 미국의 힘은 세계제일의 경제대국인 영국을 능가하고 있었지만, 영국의 파운드화는 그 후로도 무려 60년 가까이 세계 제1의 통화 자리를 유지해 왔다. 1928년 후반까지 세계 각국이 보유한 주요외화 보유액에서 파운드화는 달러화의 2배를 웃돌았다. 영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했던 1931년에야 비로소 달러화가 파운드화를 대신하게 되었다. 그 후 달러화는 경쟁자 없는 기축통화로 자리매김한다. 파운드화가 몰락하기까지 75년의 세월이 걸렸던 데 비추어, 달러화의 몰락에도 그만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희망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사의 전례가 언제나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100년 전의 미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숨 가쁘게 올라온 중국은 역사상 그 어떤 국가보다 더 빠른 상승세로 세계경제의 사다리를 올라가고 있다. 미국이 지금의 왕좌를 차지하기까지 한 세기가 걸린 반면 중국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는 데 고작 20년 남짓 걸렸다. 중국의 이러한 비상은 달러화에게 남은 시간이 수십 년이 아닌 불과 몇 년뿐이라는 불안한 전망을 던져준다. 달러화의 몰락은 마치 수백 년 된 은행금고를 열었더니 그동안 모아둔 귀중한 금화가 먼지로 변한 것 못지않은 대충격을 줄 것이다. 세계는 아직 덜 익은 미증유의 위안화가 미래의 기축통화로 무소불위의 왕좌로 등극하지 않을까?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만리장성이 꿈틀거리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머니 머니 해도 앞으로 경제가 어떻 방향으로 선회할 것인가가 세금부담자들의 고민이다. 루비니 진단한다. 성장은 정체될 것이며 일시적인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수명을 다할 것이라고, 경제회복은 상대적인 안정성이나 활력을 반영해서 세가지 형태로 회복의 과정을 반복한다. V자형은 회복은 빠르고 활발한 형태,U자형은 느리고 체감효과가 적은 형태, W자형은 경제가 정신없이 빠른 회복을 경험했다가 다시 불황으로 접어드는 Double Dip형태이다. 현재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는 선진국가에서 볼 수 있는 U자형 회복으로, 이때는 몇 년간 평균이하의 성장세를 감내해야 한다. 그 이유를 첫째,노동시장의 조건이 여전히 열악하다. 2010년 미국의 실업률은 10퍼센트 정도이다. 좀 더 세분화하여, 파트타임 근로자나 현재 실업을 포기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은 17퍼센트에까지 이른다. 부동산,건설,금융부문의 많은 직업이 영원히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해외로 빠져나간 생산부문과 서비스부문의 많은 직종도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둘째, 심지어 현재 일을 하는 근로자의 수입이 역시 줄어들고 있다. 많은 기업이 고통분담이라는 명목으로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휴직을 받아들이고 심지어 급여를 삭감하고 있다. 근로시간이 몇 시간 줄어 드는 것은 300만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고 맞먹는 효과를 타나낸다. 2009년 말 통계에 의하면 공식적으로 최고 84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일자리감소는 계속 될 것이다. 앨런블라인더(Alan Blinder)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미국직업의 1/4이상이 결국 해외 하청업체에 넘어갈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실업률은 계속 올라갈 것이며, 줄어든다 해도 그 하락세는 매우 완만할 것이다. 셋째, 현재의 불황은 과거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최근의 위기상황은 가계부문,금융부문,기업부문의 과도한 채무와 레버리지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번의 불황은 통화수축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막대한 채무액에 의해 발생하는, 재무상태표 상의 불황이었다. 경제의 모든 부문이 디레버리지와 채무 줄이기에 나서면서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이 과정에는 꽤 많는 시간이 소요된다. 미국과 영국의 가구들은 저축은 너무 적게 하면서 소비는 너무 많이 해왔다. 미국의 저축률이 2009년 말 4퍼센트 이상으로 상승했지만,IMF와 다른 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저축률은 앞으로 몇 년간 적어도 8퍼센트나 그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미국의 소비가 GDP의 70퍼센트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성잘률의 감소는 결국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다. 저축률이 줄어들고 있는 다른 국가에서도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일반적이다. 넷째, 경제회복을 지원하는 정책들,특히 경기부양책 등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책시행이 끝나면 성장은 둔화된다. 만일 정책시행이 계속되어 정책입안자들이 소비진작과 세금감면 등에 대한 비용마련을 위해 더 큰 적자정책을 유지한다면, 결국 더 큰 재정위기에 스스로를 몰아넣게 된다. 계속되는 소비진작책은 해당국가가 채무에 대해 지급정지를 선언하거나 통화팽창을 통해 장기금리가 높아져 경제회복을 어렵게 만들지도 모든다는 공포감을 심어 줄 것이다. 다섯째, 끊임없이 이어지는 세계의 경상수지불균형으로 향 후 몇 년간 경제회복은 더디게 이루어질 것이다. 지난 10년간 미국과 영국,아일랜드,아이슬란드,스페인,두바이,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발트3국, 다른 중앙유럽국가들은 계속되는 경상수지적자 속에 수입보다 지출을 더 많이 하면서 세계가 기댈 수 잇는 소비자 역할을 해왔다. 반대로 중국과 신흥 아시아국가들,남아메리카,일본,독일,유로화를 쓰는 몇몇 국가는 경상수지흑자를 유지하며 적은 지출을 통해 세계의 생산자 역할을 해왔다. 경상수지 적자국은 저축을 더 많이 하고 수입을 줄임으로써 긴축재정을 하고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국은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더 많이 하면서 보상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생산품에 대한 국제수요가 분명히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인 산업의 생산능력이 이미 초과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해보면, 세계총수요의 회복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요소가 미국 및 기타 낭비가 심한 선진국의 경제가 완만한 U자형 회복세를 나타낼 것임을 의미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회복국면의 대부분은 재정부양책의 직간접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저축이 증가하고 공공과 민간 부문의 디레버리지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성장이 평균이하의 수준에서 정체 될 것이다. 일시적인 인위적 부양책의 효과는 그 수명이 다하기 마련이다. 유럽 또한 하나의 유럽이 아니 두개의 EU로 동맥이 끊어져 있는 상태다.소위’PIGS’ 라 불리는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최근 몇년간 이들의 채무는 계속 늘어나 경쟁력이 저하 되었는데, 그 이유는 무척 복잡하다. 유로화의 채택으로 인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채무와 소비가 가능해진 것이다. 결국 넘쳐나는 신용은 계속?왔으며,이로 인해 수출경쟁력이 악화 되었다. 동시에 과도한 관료주의와 다른 구조적 장애물이 고급기술 분야의 투자를 가로 막았다. 그 결과 막대한 경상수지적자와 예산적자의 극악스러운 조합은 PIGS 국가를 다른 유럽국가 은행의 채무국으로 전락시켰다. 높은 레버리지를 부담하고 있는 이 모든 채무는 금융전염병의 진원지가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2008년과 2009년에 이루어진 유로화의 극적인 환율상승은 이들 국가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 시켰고,지급정지에 대한 위험은 늘어났으며 부유하고 건실한 재정을 유지하는 다른 유럽연합국가에도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톡톡히 한 몫한 투자상품이 있다. 바로 금이다. 금은 두 가지 상황에서 급격히 상승한다. 첫재,인플레이션현상이 통제불능에 접어들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때. 둘째, 불황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투자자가 자신의 예금조차 믿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이다. 금융위기 2년을 되돌아 보면 정확히 금값오름의 이유를 알 수 있다. 먼저 금값은 2008년 상반기에 급격하게 상승했다. 신흥시장이 과열되기 시작하고 상품가격이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증가했던 시기였다. 원유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곧 거품이 붕괴되고 상품가격이 떨어지자 금값도 함깨 하락했다. 두 번째 금값상승은 2008년 리머브라더스 파산 때 일어 났다. 이 때의 금 열풍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는 디플레이션의 위험이 세계를 강타하던 시기다.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세계경제의 숨통을 죄자, 투자자는 예금을 포함한 금융자산의 안정성에 큰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고 금의 안정성에 주목하게 된것이다. 따라서 금값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을 때 올라간다. 두 가지 모두, 금은 위험에 대한 좋은 대비책이 되며, 특별히 경제시스템이 붕괴될 것 같은 극단적인 전조가 보일 때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위험이 사라지면 금값은 하락한다. 세계경제가 불황으로 접어들고 있을 때 투자자들은 금보다는 왜? 달러를 찾게 될까? 케인스가 ’야만적인 유물(Barbaric Relic)’에 비유한 금을 이해하면 된다. 루비니 교수는 냉철하게 강의한다. 최근의 위기상황은 앞으로의 시대가 대안정기가 아닌 대불안정기임을 분명히 보여줄것이라고. 자산거품과 그 붕괴현상은 더 자주 발생할지 모르며,한 세기에 한두 번 정도 발생하던 위기 역시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백조현상이 기나긴 역사를 이끌어 왔지만, 흑조현상의 창조적 파괴가 빈번해 질 것임을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것이 위기경제학이다. |
|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 새롭게 유명해진 사람들도 있고 지속적으로 유명세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사람들로부터 실력이없다는 눈총을 받으며 조용히 뒤로 물러난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의 저자중에 한 명인 루비니는 가장 유명세를 치룬 사람들중에 한 명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 앞에 나서 이야기하고 인터뷰 하는 사람들 중에 루비니와 폴 크루그먼 교수가 있다. 이 두사람은 조금은 다른 지점에서 이번 사태의 해결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했다는 유명세를 통해 루비니의 책은 출시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거의 500페이지나 되는 책에 내용도 결코 쉽게 받아들기이 어려운 이 책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유행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들의 몸을 달게 만드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솔직히 언제까지 루비니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먹힐지 궁금하다. 대중은 언제든지 조금의 빈틈에도 실망하고 돌아선다. 지금까지 루비니의 이야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청을 하게 만들었지만 경제에 대해 예측하고 전망하고 자신의 이론을 주장하는 것이 과학과는 달리 현실세계는 이론만으로 마음대로 제단할 수 있는 메트릭스의 세계가 아니기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어려울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태평성대라고 불리울 때 그 싹의 조금씩 자라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풍요롭고 희망찬 미래만 보이기 때문에 당장의 잘못이나 고쳐야 할 것들은 무시되거나 별것아니라고 치부된다. 바로, 그러한 싹들이 그린스펀의 최저금리에서부터 시작되어 일반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들이 벌이는 그림자 은행 시스템을 통해 그 위기가 커지고 있었다.
이런 위기에 대해선 굳이 루비니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제도권에 있는 사람들도 있고, 인터넷과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재야고수들 사이에서도 있었다. 다만, 루비니는 그가 갖고 있는 타이틀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떠드는 것과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는 뉴욕대교수가 이야기하는 것은 내용이 같아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워낙 많아 그런지 책의 분량이 길고 각각의 섹터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참 잘도 풀어내 쓰고 있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한 이야기를 또하고 또한다고 보일 정도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고 있다. 다만, 그 각각의 사례들이 시스템과 분야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변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반복되어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당시에는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길게 여러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지만 위기는 결국 욕심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림자 은행 시스템이라는 것도 정상적으로 대출을 해 주고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를 했으면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지만 단지 1이라는 자산을 갖고 100이라는 레버레지를 일으켜 투자를 했다는 것이 문제고 더 큰 문제는 그렇게 큰 레버레지를 일으켜도 아무런 문제점이나 위기라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문제다.
자기 복제의 문제점은 반복적인 자기 복제로 인해 최초의 원본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마이클 키튼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에보면 자신의 편리성을 위해 끊임없는 자기복제를 통해 서로 자신이 진짜라고 우기는 상황이 나온다. 이처럼 처음에는 위험한 자산이였던 대출이라는 자산을 합치고 나누고 또 합치고 나누고 하다보니 이 자산자체가 대출로 인해 갚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자산이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둔감을 하게 되었다. 누구도 진정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이 어떤 성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영화와는 달리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지만 안전하다고 믿어 버렸다.
위험 자산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알고 있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위험이 실제로 발생을 하지 않다 보니 서로 안전자산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사과를 배라고 부르고 인식하다보니 어느 순간 사과 자체는 변하지 않았는데 배라고 인식하고 먹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순간 사과라고 알게 된 것인데, 이건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배웠던 것이다.
바로, 튤립 버블이라고 불리웠던 네덜란드에서 벌어졌던 투기 말이다. 그저 꽃에 불과한 튤립을 부의 상징이자 귀족의 표시로 받아 들이게 되어 그 본래의 가치와는 무관하게 가격에 오르다가 어느 순간 사람들이 그저 꽃이라는 것을 깨닫게 폭락하여 많은 패인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 금융위기도 다른 형태로 나타났지만 그 속에 있는 내용은 역사의 반복인 것이다.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워낙 다양해지고 내용이 일반인들이 파악하기 힘든 겉모습을 갖고 나타났지만 그 본질을 보면 전혀 필요없는 화려한 치장만 하고 사람들을 현혹시켜 폰지게임을 한 것이 아닐까 한다. 나만, 피해를 입지 않으면 뒷 사람이 피해를 보든 말든 상관없다. 이미 나는 빠져 나와 있기 때문에 말이다.
혹, 나도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이미 나는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로 커버린다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누가 감히 나를 죽은단 말인가?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내 뒤에 있는 엄청나게 관련된어 있는 생활인들이 있는데 말이다. 바로 이것이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 벌어진 사건들이다. 대마불사가 되어 죄 있는 애매한 놈들은 죽었지만 더 큰 죄가 있는 거대 금융회사들은 살아 남은 것이다.
루비니가 우리나라에 대해 브릭스를 대체해야 할 나라처럼 엄청나게 소개하지만 정작 책에는 한 페이지는 커녕 반 페이지 밖에 소개되고 있지 않다. 책을 팔기 위한 립서비스가 아닐까 한다. 겨우 그정도의 소개로 우리나라가 세계를 이끌어 갈 나라로 소개된다건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바로 인도네시아이다. 인도와 중국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인도네시아도 3억에 육박하는 인구와 수출도 아닌 내수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읽으니 부자라면 충분히 묻어 놓고 기다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당연히 본인 스스로 지식을 연마하고 부를 획득한 자에게만 해당된다만..
세금과 엄격한 금융 시스템을 개선하여 이번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자고 이야기한다. 당연히 일시적인 개선만 있을 것이라 본다. (여기서 말하는 일시적이라는 건 10년이 넘을 수도 있지만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짧은) 이번 위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스템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어 이를 위해 각 정부들은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이번 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진행중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강물이 흐르듯이 이번 위기를 통해 더욱 개선된 문화, 금융 체계를 통해 인류는 발전할 것이라 본다. |
|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찌감치 정확하게 예측하며 위기의 선지자로 추앙받아온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이 책의 소개문구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요즘 개나 소나 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치감치 예측했다고 나온다.이건 마치 흡사 "2XXX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인지 정확히 맞춘 유명한 아무개 역술인"의 광고 문구를 보는 것 같다. 항상 이러한 이야기들은 사후(事後)에 나온다. 웃기지 않은가? 사후에 나온 이야기를 누가 예측이고 믿을 수 있겠나.
이 책의 저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예측했다는 사실이 맞다고 치고,아니 예측했을 것이다.그러나 개인적으로 그의 예측은 다 맞지 않았다고 본다.그 자신도 이 지경이 될지는 몰랐을 테니깐.
1) 모기지론이 어떻게 MBS니,CDS니 등의 파생상품으로 우후죽순으로 뻗어나갔는지(증권화) 2) 왜 최후 대부자인 중앙은행들이 허풍만 떨다가 일이 커지고 난후에 부랴부랴 행동에 나섰는지(FRB의 돈다발 낙하) 3) 왜 금융기관들이 뒷 배경(중앙은행)만 믿고 무분별한 고위험 투자를 감행했는지(Moral Hazard) 4) 투자은행으로 대표되는 그림자 금융시스템의 악영향이 이렇게나 클지는 5) 왜 일국(一國)-미국의 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했는지
위의 것들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야말로 "흑조(Black Swan)"현상-예측불가능한 것들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볼수가 없었던(Shadow) 것이다.
[위기의 경제학]은 바로 이러한 위기의 원인들을 하나하나 사후(事後)에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뒤이어 이제는 사전(事前)에 이러한 위기들을 예방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책에서는 우선 미국의 관점에서 나온 방법이지만, 그나마 이번 위기에서 덜 위험했던 아시아 신흥경제국중의 하나인 대한민국의 정책입안자들도 참고해야할 것들이다.그것에는 다음의 여러가지가 있다.
1) 주인(주주)-대리인(실 경영인) 관계의 재정립이다. 대리인들이 고위험투자로 얻는 보너스에 집중하게끔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2) ABS,MBS,CDO등 무수한 알파벳들로 이루어진 파생상품의 거래투몀화와 표준화 3) 금융권에 대한 감독의 집중화와 규제강화 4) 거대금융기업의 분할
이와 더불어 지구화된 금융체제 시기에 맞춰,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중앙은행들과도 긴밀한 협조 및 통일된 규제가 바로 사전(事前)에 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길이다.
태풍이 지나가고 난뒤 멍하게 있는 것보다,이러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찾고,분석하고,해결안을 찾아가는 것은 좋은 자산이 된다.또한 "위기"를 이제는 떳떳이 말하고,경제의 한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할때가 왔다고 본다.
P.S 이 책은 재밌다.책이 두껍고 남발하는 알파벳때문에 허둥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
|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솔직하다. 그런 그에게 ‘Mr. Doom이’란 별명은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다. 아니 그 별명 뒤엔 위험에 대한 경고를 적의 공격으로만 생각한, 한참 잘 나갔을 때의 ‘월가’의 비아냥이 숨어 있었고, 그가 세상에 사라졌으면 하는 탐욕스런 희망사항이 있었다. 그런데 그 탐욕이 결국 사고를 쳤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고통을 당하게 됐다. |
|
위기 경제학 -누리엘 루비니 ‧ 스티븐 미흠- 영국의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는 “역사의 매력과 그 불가사의한 교훈은 바로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내려오는 동안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같은 것 또한 단 하나도 없다는 점에 있다”고 설파했다. 최근의 위가가 과거의 위기들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위기의 발생원인은 매우 독특했고 적어도 21세기 국제금융시스템에서는 그러한 요인이 과거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자본주의에 생명력을 주는 혁신의 힘과 위험에 대한 저항력은 자산 증식과 신용거품을 동시에 불러오며, 결국은 장기간의 부작용을 동반하여 재앙적인 붕괴를 일으키게 된다. 경제위기가 일상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이는 또한 습관의 산물이다. 위기란 허리케인과 같다.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유형이지만, 때로는 방향을 바꾸어 잠잠해지거나 작은 경고만을 남긴 채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러한 경제적 태풍을 추적하고 확인할 수 있을지, 확실한 근거를 통해 예측할 수 있을지 그래서 피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이를 위한 방법과 숨은 원칙을 찾아보려 한다. 이 책의 목표는 현재의 위기상황과 시대를 초월해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던 다른 위기에 대해 규명함으로써 이러한 의문점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의 위기도 이미 익숙하고 오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기상황은 일정한 궤도를 따르면서 예측 가능한 결과를 불러온다. 현재의 상황은 사람들을 믿도록 만들어온 일반적인 통념보다 훨씬 더 일반적이며 포괄적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앞서 발생했던 위기를 통해 어떻게 전술한 질문을 되묻고 해답을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역사는 위기를 유행병과 같다고 정의한다. 유행병은 갑자기 발생하여 전 세계로 확산된다. 이번 위기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시작이 신흥시장이 아닌 세계의 금융중심지였고, 특별히 더 지독했다는 것이다. 미국식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어떻게 전 세계로 퍼졌는지, 더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경우가 있는지도 확인할 것이다. 이 유행병은 제멋대로 퍼져 나간 것이 아니다. 비슷한 약점을 가진 금융시스템을 고수하던 국가들이 이 사태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2006년, 당시 주류의견에 대해 명백하고 분명한 경고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해 9월 7일 뉴욕주립대 경제학 교수인 루비니 박사는 IMF의 회의적인 청중들 앞에서 강연을 했다. 그가 던진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는 많은 청중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는 국가 경제가 곧 전무후무한 주택시장 붕괴, 오일쇼크, 급격한 소비경기 위축, 그에 따른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주택소유자들이 수조 달러에 이르는 주택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어 그에 따라 전 세계 경제시스템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주택시장 붕괴가 경제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린 그는, 이렇게 시작된 위기가 헤지펀드와 투자은행을 무너뜨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페니메이와 프레디맥 같은 거대기업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 후 1년 반이 지나자 루비니 박사의 예측이 사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비관적인 견해를 다시 정리했다. 2008년 초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유동성 위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고수했지만, 루비니 박사는 더 무서운 신용위기가 가정과 회사를 덮칠 것이며, 무엇보다 금융회사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베어스턴스는 기억 저 너머로 사라졌고, 리먼브라더스는 파산했다.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합병되었으며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결국 강제 구조조정에 따라 은행지주회사로 바뀌어야 했다. 위기는 백조현상, 금융위기 우연을 가장한 끔찍한 악순환의 역사 어떤 면에서 보면 경기호황이란 곧 거품을 의미한다. 고수익을 내던 은행에서부터 일반투자자까지 모든 이가 한계선까지 내달렸고, 자산가치가 언제까지나 치솟을 것이라는 기묘한 믿음을 가진 채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조차 이런 상황을 반갑게 받아들였고 시장이 가는 길은 언제나 옳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마침내 재앙이 닥쳤다. 재앙이 월스트리트를 덮치자 기세등등하던 회사들은 무너졌고 성난 채권자들의 분노만이 남았다. 최근의 경제 위기가 수십 년 전의 대재앙과 끔찍할 정도로 유사점이 많다는 사실은 단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대공황을 불러왔던 것과 똑같은 요인이 바로 지금 우리 시대의 대불황을 불러온 것이다. 더 끔찍한 사실은 이 두 사건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비이성적인 낙관주의, 다단계 금융시스템, 금융혁신, 자산거품, 공황상태, 은행이나 기타 금융회사 경영문제 등이 역시 또 다른 많은 금융재앙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는 점이다. 만일 금융 위기가 비행기 추락사고와 같이 끔찍하지만 도무지 상상할 수 없고 예측도 불가능한 일종의 흑조 현상이었다면, 그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애당초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최근의 재앙은 돌발상황이 아니었다. 그것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심지어 예측도 가능했다. 왜냐하면 금융위기란 일반적으로 비슷한 경로를 따라 되풀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와 금융상의 취약점이 쌓이다보면 결국에는 정점을 찍게 된다. 모든 혼란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며, 위기상황 역시 습관의 산물이다. 미국이 1990년대 경제침체의 위험성을 감지했을 때 남미와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의 다른 분야에서 벌어지는 과다채무문제와 투기 열풍의 위기를 맛보아야만 했다. 1980년대 남미의 채무위기가 가라앉자 투자자들이 다시 몰려들었지만, 투자결과는 역시나 참담했다. 자본은 다시 모였으나 같은 문제점이 불거졌다. 1994년 멕시코는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자와 과대평가된 통화가치 탓에 위기의 목전까지 갔다. 이 모든 위기상황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위험한 방식으로 지탱되는 불안정한 경상수지 적자였다. 단기채무와 외화채무에 너무 의존하게 된 이러한 나라들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린 꼴이 되었다. 외국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단기채무를 연장하는 것을 거부하면 과대평가된 자국의 화폐가치는 폭락하게 된다. 게다가 통화의 상대적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평가되는 채무의 실제가치와 기타 외국화폐의 가치가 급상승해 결국 지급정지를 선언하게 되는 것이다. 위험한 경제학자들, 다양한 관점이 모여 해결책을 만든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최근 연구를 통해 투기거품이 생기는 경로와, 거품으로 인해 좀 더 큰 시장이 붕괴되는 몇 가지 방식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피드백이론’에서는 가격상승을 주시하는 투자자들이 상승세에 동참해 가격은 더 오르게 되며, 이것이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 모아 결국에는 거품경기를 조장하게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이 피드백구조에 따르면 가격이란 어떠한 이성적 기초와도 무관하며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때까지 걷잡을 수 없게 오르게 된다. 그 다음 찾아오는 것은 네거티브 버블이다. 거품이 꺼지면서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파국 역시 비이성적인 결과이다. 가격은 도를 지나쳐 상승할 수도 있고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케인스는 대공황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본주의의 야성적 충동, 행동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케인스는 경제정책 결정에는 이성적인 수학적 계산법이 적용될 수 없음을 꿰뚫어보았다. 충동적이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불확실하며 우발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만일 생명력이 사라지고 자발적인 낙관주의도 무색해진다면, 수학적 확률에 기대는 수밖에 없을 것이며 기업활동은 무너지고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초경제여건이 좋다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생명력이 돌아오지 않으면 경제는 영원히 잠에 빠져들고 만다. 케인즈에게 해결책은 간단했다.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흐름을 되돌려 수요를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견해는 전후 각국 정부가 점점 깊어지는 경제침체를 되돌리기 위해 케인스 처방전을 받아들이면서 정통논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대공황에 대한 통화주의자들의 해석은 한편으로 귀담아들을 만한 구석이 있다. 1930년대 통화공급의 실패는 분명 신용제한을 가져왔고 연방준비은행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그러나 다른 경제역사가들, 특히 피터 테민 같은 사람은 총수요의 붕괴가 재앙의 근본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케인즈의 이론이 대부분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오직 늘어난 공공소비만이 총수요를 유지할 수 있으며, 만일 좀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있었다면 그것은 나중의 회복세에만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늘날 오스트리아학파가 된다는 것은 자유주의경제학을 지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시스템 등의 경제문제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한 깊은 회의주의가 오스트리아학파의 중심에 자리한다. 오스트리아학파의 관점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현재 미국은 일본이 1990년대에 갔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좀비은행과 기업을 양산하고 손쉬운 자금조달로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0에 가깝게 내리는 조치 등은 금융위기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는 일이다. 일본정부는 또한 케인즈가 처방했듯이 소비자극책의 한 방편으로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했다. 창조적 파괴를 허용하는 대신 단지 막대한 채무만을 정부의 어깨 위에 올려놓았을 뿐인 일본의 결과는 오스트리아학파가 주장하듯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대지각 변동, 전 세계 금융의 판이 흔들린다. 철도열풍은 불황과 함께 사라졌지만, 경제기초요건의 관점에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든다. 1849년대 대부분의 철도회사들이 파산한 후에는 철도라는 새로운 교통인프라가 남아 19세기에 걸쳐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비슷한 주장이 1990년대 닷컴 열풍의 시대에도 나왔다. 닷컴 열풍은 얼마 지나지 않아 투기거품으로 변질되었지만, 인터넷이라는 신기술과 그것의 새로운 용도에 대한 가능성을 남겼다. 이 거품이 붕괴되었을 때 수많은 새로운 회사들이 살아남았고, 동축 케이블선, 이동통신, 기타 실질적 기술개선 등 새로운 통신인프라가 남겨졌던 것이다. 1974년 각국의 중앙은행 운영진은 G10을 조직해 국제결제은행의 고향이 되는 스위스 도시의 이름을 따서 전 세계 금융시스템의 요체가 되는 바젤 은행감독위원회를 설립했다. 1988년 위원회는 전 세계 은행이 소유한 각기 다른 자산의 상대적인 위험을 판단하는 방식인 적정자기자본시스템을 소개했다. 바젤자본협약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보유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은행이 얼마만큼의 자본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협약의 핵심은 은행이 자기자본비율을 최소 8%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위험조정자산의 8%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보유자산이 위험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자기자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981년 미국 민간부문의 부채는 GDP의 123%였다. 2008년 말에는 그 비율이 290%에 달했다. 부채는 민간부문 전체에서 계속 치솟았다. 기업부문은 그중 제일 신중했다. 총부채비율이 GDP의 53%에서 76%까지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부문은 더 많이 증가했다. 1981년 미국의 가계부채는 GDP의 48%였지만 2007년에는 100%까지 치솟았다. 가처분소득(개인소득에서 소득세를 차감한 나머지 부분으로서 소비와 저축의재원이 된다)에 대한 가계부채비율은 1981년 65%에서 2008년 135%라는 어마어마한 비율로 증가했던 것이다. 부채의 대부분은 주택부문의 레버리지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주택구입자들이 실제자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점점 더 비싼 집을 구매했던 것이었다. 예를 들어 투자은행으로부터 9,500만 달러를 빌린 헤지펀드가 있을때, 자기자본 500만 달러를 합쳐 1억 달러 가치의 CDO(부채담보부증권, 기업채무, 회사채나 대출채권 등을 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는 신용파생상품의 일종)를 구매한다. 그런데 자산의 시장가격이 9,500만 달러로 떨어진다. 헤지펀드의 자기자본은 사라졌다.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비극은 절대로 혼자오지 않는다. 걱정이 휩싸인 투자은행이 마진콜을 청구해서 최초의 레버리지비율을 회복하기를 요구한다. 그렇게 되면 헤지펀드는 새롭게 4,750만 달러를 내놓아야 한다. 9,500만 달러의 20대 1은 4,750만 달러이기 때문이다. 마진콜은 발생하게 마련이고 헤지펀드나 개인이 손해를 보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추가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헤지펀드가 단 하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붕괴된 시장, 시시각각 다가온 최후의 순간 2005년과 2006년 발행된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연체율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모기지들은 저금리 리파이낸싱에 의지하는 초저 미끼금리, 옵션부 변동금리, 마이너스 상각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자산도 없고 첫 납입액도 내지 못한 모기지를 위한 리파이낸싱 조건은 오직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뿐이었다. 그 결과 체납금과 지급정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위기가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의 시장전문가들은 문제가 금융시스템의 작은 부분에 국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또한 금융위기가 가열될 때 자주 나오는 말이다. 문제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진다는 데 있다. 이 경우 소수의 부주의한 모기지 대부자와 그들이 승인한 대출만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연방준비은행장 벤 버냉키도 2007년 미하원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이 함정에 빠져 있었다. 그는 서브프라임 시장이 수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이러한 문제를 세계적인 대확산의 시작이 아닌 제한된 지역에서 발생한 유행병쯤으로 여겼던 것이다. 비이성적인 공황상태가 시장을 뒤흔든다는 견해이다. 은행은 시장에서의 손실이란, ABX지수(CDS(신용파산스와프)를 지수화한 지표)의 평가에 의한 폭락이든 주식같은 자산가치의 실제적인 폭락이든, 모두 심리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일단 투자자들이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가격도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시장은 더 유동적으로 변모할 것이며 지급불능 문제 같은 것은 사라질 것이다. 최소한 이론적으론 그러했다. 그러한 견해는 실로 순진했다. 위기는 비유동성의 문제가 결코 아니었다. 수많은 지급불능문제가 같이 얽혀 있었다. 모기지에 대한 연체와 지급불능이 늘어가고 이러한 자산으로부터 현금흐름이 끊어졌다. 최고로 안전한 AAA등급 채권에 대한 가상의 손실이 실제로 발생했고 자산가치는 폭락했다. MBS(모기지담보부증권, 부동산담보부대출인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발행하는 증권), CDO, 사채, 지방채의 가치도 따라서 폭락했다. 심지어 은행의 단순한 자산, 즉 일반적인 주택 모기지, 상업 모기지, 신용카드포트폴리오, 자동차 대출, 학자금대출 그리고 다른 종류의 소비자 신용대출까지 피해를 입었다. 불행이도 금융위기는 잠시 약해지는 것처럼 보이다가 더 강하게 휘몰아쳐 온다. 위기는 한 번만에 끝나는 법이 없다. 마치 힘을 모으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다가 전보다 더 엄청난 위력으로 불어오는 태풍과도 같다. 이러한 태풍을 맞으면 대형위기 이전에 만들어진 취약성이 더 넓고 체계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위기는 은행 하나가 무너지거나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진정되지 않는다. 심지어 금융부문 전체가 한 번에 날아가도 꿈쩍하지 않는다. 많은 위기가 이러한 유형을 따른다. 1847년 영국에서는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위기가 발생했다. 1873년의 위기 때는 상황이 더 복잡해져 4월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위기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9월에는 미국에서 발생했다가 11월에는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대공황은 이러한 위기들 중 가장 복잡했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전날 밤, 대부분의 피해가 이미 발생한 상태였다.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 같은 투자은행은 다양한 유해자산에 노출된 까닭에 손실이 발생하여 엄청나게 허우적대고 있었다. 이러한 은행이 변제능력이 있기는커녕 계속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었다. 모든 금융시스템은 이제 누군가 신호만 하면 완벽한 공황상태에 빠질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GM 같은 자동차 회사에서부터 GE캐피털 같은 금융회사들까지 모두 신용공여를 제공받았다. 이때 정부지원의 수혜자들이 건실한 회사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구할 가치가 있는 회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목표는 오직 공황상태를 멈추는 것이었다. 그 후속여파는 몇 개월 혹은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겠지만, 이러한 대출지원 의지는 공황상태를 진정시켰다. 그러나 이 불안한 평화를 얻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감수해야 했다. 금융위기라는 태풍은 슘페터가 지지하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에서 거의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 대신 강하고 약한 태풍 모두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최후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거대한 전염병, 위기의 책임은 모두에게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대국이므로, 원자재부터 소비재까지 탐욕스럽게 소비하는 미국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여기에 의존하는 국가들도 큰 문제에 봉착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경제위기가 닥칠 때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 세계경제의 중심지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곧 전 세계로 퍼져나가 엄청난 대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보통 최악의 위기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명망 높은 회사의 예기치 못한 도산에 뒤이어 나타나곤 했다. 예를 들어 1873년의 위기 때는 제이 쿠크 투자회사의 파산이 전 세계적인 위기의 시작점이 되었다. 대공황 시기에는 오스트리아 최대은행인 크레디티 안슈탈트의 갑작스러운 붕괴가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은행들 중 상당수가 그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있었으므로, 이는 전 세계 은행의 연쇄도산의 시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서브프라임 붕괴는 미국을 넘어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월스트리트라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CDO, MBS 같은 각종 파생상품을 사들인 이가 바로 해외투자자였기 때문이다. 주택호황 때 외국의 은행과 연금펀드, 금융기관은 앞다투어 이 증권들을 사들였다. 유럽은행들은 대부분 다른 나라, 특히 냉전 이후 소비에트연방을 탈퇴한 신흥유럽국가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 자회사들은 우크라이나, 헝가리, 라트비아 그리고 동유럽 다른 국가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가, 모기업인 은행이 큰 손실을 보자 위험한 투자를 피해 각국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해외 자회사의 사정은 어려워졌다. 그 결과 유럽의 신흥국가들이 불황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중국경제의 몰락은 단지 교역부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많은 아시아 국가가 컴퓨터칩을 생산해 중국으로 보내지면 그곳에서 컴퓨터와 가전제품, 기타 상품들이 조립되어 미국으로 팔려나갔다. 경제위기가 미국을 강타했을 때 타격을 입은 것은 중국만이 아니라 중국과 공급사슬로 연결된 모든 국가였다. 여기서 다시 세계경제와 미국경제의 디커플링이 불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아시아경제는 넓게 보면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교역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을 휘감은 공포와 공황상태가 2008년을 넘어서자, 국제투자자들은 더 안전한 투자처를 찾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역설적이게도 바로 달러화였다. 미국이 바로 위기의 중심이었는데도, 그 어떤 신흥경제국에 대한 투자보다 달러가 더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보였던 것이다. 투자자들은 달러와 다른 선진국통화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신흥시장의 주식과 채권을 내다팔았고, ‘안전한’ 선진국통화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통화 사이에 차이가 더 벌어졌다. 최근의 위기 때 무너진 나라들 대부분이 미국과 비슷한 취약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주택거품 한 가지만을 놓고 보더라도 이는 미국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두바이, 오스트레일리아, 아일랜드, 뉴질랜드, 스페인, 아이슬란드, 베트남,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태국, 중국, 라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모두가 최근 주택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는 상황을 목격했다. 2005년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선진국들의 거주용 부동산의 가치가 2000년에서 2005년 사이 2배로 뛰었다고 추정했다. 이 엄청난 차익 40조 달러는 해당국의 GDP 모두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이는 역사 이래 유례없는 거품이다.“ 라고 주장했다. 낮은 저축률과 높은 투자율은 한 국가의 총저축액과 총투자액의 차이를 보여주는 경상수지균형이 마이너스 영역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경상수지흑자를 유지하던 나라와 달리 적자 상태에 있는 국가는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국가의 저축이 필요했다. 미국과 주택거품이 나타난 국가들은 경살수지균형을 맞추기 위해 해외자본에 의존하는 비율이 점점 커져갔고 그로 인해 통화는 팽창하고 경상수지는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 미국의 주택경기가 가라앉자 주택거품이 있던 모든 국가의 상황이 어려워졌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주택경기하락은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의 직접적인 결과가 아니었다. 이것을 촉발시킨 도화선이 2008년의 전 세계적인 불황과 세계경제위기였던 셈이다. 신흥시장의 위기는 최근의 문제를 불러온 또 다른 조용하고도 복잡한 이유이다. 이번에도 위기에 빠진 국가들은 신흥유럽국의 경제를 포함하여 앞선 위기의 유형을 그대로 따랐다. 불운을 겪은 선배들처럼 그들도 한 가지 일반적인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바로 막대한 액수의 경상수지적자였다. 때때로 이런 적자는 정부 자체의 적자나 기업차입금에 따른 결과이다. 위기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러시아 등 여러 국가를 덮쳤지만 가장 고통을 겪은 나라는 헝가리, 우크라이나와 더불어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이른바 발트 3국이다. 이들 모두가 자본흐름의 돌연한 역류현상을 목격했다. 조심성 많은 투자자들이 위험한 시장, 즉 신흥경제국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최후의 보루, 문을 닫아야 하는 기관은 닫아야 한다 부채디플레이션의 결론은 가구, 기업, 은행, 기타 채무자가 자신의 대출비용이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아졌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실업률이 치솟고 공황상태가 퍼지며 대출받기가 힘들어지는 경제위기 동안에는 모든 채무자가 이자를 내고 빚을 갚거나 혹은 덜 부담스러운 이자율로 리파이낸싱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피하고 현금과 국채 같은 유동적이며 안전한 자산 쪽을 선호하게 된다. 현금을 보유한 사람은 돈 빌려주기를 거부하고, 그로 인해 유동성 위기는 더욱 커지게 된다. 신용이 바닥나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지급정지를 선언하게 되며, 이는 결국 디플레이션의 본래 주기와 부채디플레이션, 지급정지사태를 더욱 심화시킨다. 결국 마지막은 불황이다. 한 나라 경제가 10% 이상 뒷걸음질치는 극심한 경제위기가 닥치는 것이다. 위기가 심화되자 은행들이 금리를 내렸고, 2008년 후반에서 2009년까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0% 가까이 낮췄다. 이전의 경제위기와 비교하여 통화정책의 실시는 놀라울 정도로 신속했고 어느 정도는 상호협력도 있었다. 그러나 총체적인 금리인하는 대출이며 소비, 투자, 자본지출 촉진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은행과 가정, 기업 사이에 만연한 공포와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계속 높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정책금리의 경감이 디플레이션의 진행을 막지도 못했다. 일반적인 통화정책으로는 시장을 자극할 수 없었다. 통화정책은 비유하자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았다.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위기상황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TED 스프레드(미국의 단기국채에 대한 금리와 3개월 만기 리보금리, 즉 은행이 3개월 기간대출에 서로 적용하는 금리 간의 차이)는 4.65%에 달했는데, 그 이유는 은행이 예외적인 고금리가 아니면 3개월 단위로도 돈을 빌려주지 않을 만큼 서로를 불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IMF는 두 가지 형태로 지원의 손길을 뻗었다. 먼저 전통적인 지원방식인 SBA(대기성 차관협약,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미리 정해놓은 한도 이내에서 빌려주는 IMF자금)를 통해 14개국을 지원했는데, 그중 헝가리, 우크라이나, 파키스탄은 가장 큰 수혜자였다. 1990년대 신흥시장에 지원을 하면서, IMF는 이론적으로 미래에 좀 더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게 해주는 경제개혁안을 받아드리는 국가에게만 이러한 외환대출을 해주었다. 이와는 달리 강력한 금융개혁을 실시했던 전력이 있는 좀 더 안정적인 국가, 멕시코, 폴란드, 콜롬비아 같은 나라들에는 FCL(탄력대출제도, 우기예방의 목적으로 빌려주는 IMF자금으로서 특정정책의 수행을 조건으로 하는 SBA와 구별된다)이라 불리는 조건 없는 지원을 해주었다. FCL은 SBA와 달리 위기예방책의 성격이 강해서, IMF가 지원을 약속하긴 하지만 그 즉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양적완화를 사용함으로써 연방준비은행은 다양한 측면에서 이 문제를 공격할 수 있다. 연방준비은행이 재무시스템에 개입하여 10년이나 30년 만기 재무성채권 같은 장기국채를 매입하면, 연방준비은행이 자금을 조달하여 이러한 채권에 대해 비용을 지급하고 시장에는 막대한 액수의 유동성 자금이 유입된다.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채권구매로 현금이 채권을 판매하는 은행으로 흘러들어간다. 이제 은행은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게 되고 아마도 그로 인해 그들은 돈을 빌려주려 할 것이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홍콩의 통화관련 부처에서는 지역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양의 5%를 사들였다. 그 방식은 당대에는 큰 비판을 받았지만 통화와 주식시장에서 동시에 공매를 하는 거대 헤지펀드의 ‘더블플레이’ 시도를 무력화하여 외환위기를 미리 막아내는 효과가 있었다. 분명 홍콩정부는 이러한 투자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거두게 되었다. 소비는 많게, 세금은 적게? 구제조치와 도덕적 해이의 문제 케인스는 정부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금을 걷고 쓰는 권한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 최초의 거물급 경제학자이다. 그의 분석은 단순하고 직설적이다. 경제가 불황일 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총수요는 공급수준 아래로 떨어지며 실업률증가와 생산성저하를 촉발한다. 대공황의 그늘에서 완성된 글을 통해 그는 이러한 주기를 내버려두면 계속해서 악화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공공부채의 상승은 결국 정부의 손발을 묶는다. 금리는 폭등해 지급정지 가능성이 점점 커지게 되고 정부의 선택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공부채가 외화가 아닌 해당 국가 자체의 통화로 발행되었다면, ‘통화발행’으로 알려진 전술을 통해 돈을 찍어내는 잔꾀를 부림으로써 적자를 메울 수 있다. 그 구조는 채무를 매점하는 것이 디플레이션을 막는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양적완화와 똑같다. 채무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돈이 상품에 몰리고 가격이 오르도록 몰아붙일 때,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인 결과가 된다. 심지어 금리는 더 높아지고 더 많은 민간부문의 지출이 공공부문을 지탱하는 쪽으로 흐르게 된다는 뜻이다. ‘결점 없는 경기부양책’이라는 개념은 최소한 민주주의국가에서라면 환상에 불과하다. 유권자들의 압력을 받지 않는 중앙은행이 즉각 실시할 수 있는 통화정책과 달리, 재정정책은 실시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특정유권자나 지역구 주민만 이롭게 만드는 쓸모없는 프로젝트, 필요 없는 다리, 기타 비효율적인 자원분배로 부담을 주기도 한다. 완벽한 경기부양책은 황폐화된 사회간접자본을 재건하고 미래의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며 커다란 소비 진작 효과를 불러와야 한다. 중국은 최근의 위기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을 실시한 나라들 중 하나이다. 편협한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중국정부는 이미 실시하고 있던 사회간접자본을 현대화하는 성공적인 정책을 손쉽게 가속화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중국의 경우에도 그러한 지출의 일부는 낭비적이고 비능률적이며 미래의 거품을 양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해결의 첫걸음,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때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수많은 연구조사에 의하면, 주인-대리인 문제가 모든 기업의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즉 현대의 기업은 주주, 그러니까 주인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대리인인 경영자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 두 집단은 서로 눈을 맞추려하지 않는다. 주주는 회사의 소유권을 통해 자신의 장기적인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경영자는 자신의 단기수입, 보너스, 기타 보수를 늘리는 데만 관심이 있다. 파생상품은 금융압박과 위기 속에서 다른 많은 악명 높은 사건들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보험으로 알려진 어떤 파생상품은 1987년 주식시장 붕괴사건과 얽혀 있고, 1994년 파생상품으로 인한 손실은 198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대실패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2008년에서 2009년까지 원유가격 상승과 하락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파생상품은 다른 의미에서 대혼란을 가져온 주범이며, 채무를 감추고 세금을 회피하며, 채권의 재구성시도를 좌절시키고, 심지어 은행과 기업 그리고 한 국가의 파산을 의도적으로 촉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새로운 세대의 파생상품은 훨씬 더 체계적이며 엄격한 관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근본적 치료법, 단순한 은행이 금융시스템을 살린다 기본적으로는 자본금 비율에서부터 유동성 비율 그리고 규제준수와 외부공시기준까지 모든 것을 관장하는 똑같은 규제가 예외없이 적용되어야 한다. 규제가 단지 특정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에, 금융상품개발자들이 더 이상 달아나거나 숨을 곳이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규제차익의 발생과 함께 더 많은 위기를 불러올 것이다. 불행히도 금융기관은 규제를 피하는 또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다. 소위 관할권차익(법적 관할권 간의 차이를 이용)을 통해, 금융기업은 규제와 감시가 덜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금융의 세계화와 자본이동이 이루어지고 자본통제가 어려운 현 시대에는 기업이 이러한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다. 위기상황이 몇몇 기업을 정리하는 동안 남은 기업은 공황상태 후에 닥친 통폐합의 물결을 타고 더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JP모건 체이스는 베어스턴스를 삼켰고, 곧 워싱턴뮤추얼도 손에 넣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컨트리와이드와 메릴린치를 합병했고,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은 규모는 크지만 역시 부실은행이었던 와코비아를 삼키기 위해 경쟁했다. 누가 와코비아를 삼키든 그 인수자는 금융시스템에 더 큰 위험으로 인식될 것이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지원과 구제자금을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두 회사는 깨달았을 것이다. 결국 와코비아는 웰스파고의 손에 넘어갔다. 우리는 많은 대마불사기관이 구제되고, 앞으로 위기가 몇 번을 닥치든 이들 기관이 또다시 구제될 것이라 기대하는 최악의 세상에 살고 있다. 심지어 그들은 아직까지도 지속적이고 엄격한 관리감독조차 받지 않고 있다. 오직 상업은행만이 예금자 보험과 정부안전망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투자은행이나 증권사, 헤지펀드, 보험사, 사모펀드 등 금융기업 모두는 각자의 안전대책을 강구해야한다. 생사의 분기점, 위기는 오지만 방법은 있다 일본은 수입보다 수출이 훨씬 더 많은 국가이며, 게다가 일본정부가 발행한 채권은 대부분 일본국민이 구입한다. 따라서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가 다른 국가에 진 빚이 없다. 그로 인해 최근 일본경제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의 인도네시아,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의 경우처럼 해외투자에 의한 경상수지적자는 왜곡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다. 이들 국가 중 심각한 재정적자를 유지했던 국가는 한곳도 없다. 오히려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적자는 대부분 민간저축에 비해 자본금지출이 많아서 발생한 것이고 이 부족분은 해외투자자에 의해 채워졌던 것이다. 하지만 경상수지적자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고 올라가자 결국 경제에 파탄이 오고 말았다. 1980년대 이후 20여 년간 이어진 연속적인 신흥시장의 위기는 각국의 정책입안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 그들은 경상수지적자란 나쁜것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결국 핫머니의 흐름이 멈추거나 역행할 때 경제가 치명타를 입는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또한 외화준비금을 쌓아둠으로써 미래의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결론이 따라 그들은 예산적자와 민간소비부문을 줄였고, 외화차입금도 줄여나갔다. 금융기관을 정상적으로 재정리한 이 국가들은 경상수지흑자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수천 억 달러의 돈을 저수익 미국 재무성채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자국통화의 가치를 낮게 유지하여 수출에 더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중국이 세계의 패권국으로 가는 길은 순탄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중국 GDP의 36%만이 국내소비에서 나온다. 미국의 경우 그 비율은 70%이상이다. 미국의 국내소비는 너무 높은 반면 중국의 소비는 너무 낮다. 중국의 계속적인 생존과 성장은 미국에 대한 값싼 수출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그 미국이 중국에 채권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 되었다. 폴 크루그먼의 말대로 ‘중국이 미국에게 싸구려 유해상품을 주면 미국은 중국에게 아무 가치 없는 휴지조각을 주는’ 왜곡된 공생관계는 중국의 장기적인 이해관계에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에도 다른 문제점이 있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여유자금이 있어서 그 금고를 열어 엄청난 경기부양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의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하고 국영은행을 압박하여 다양한 국영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정책들 말이다.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는 없다. 이미 설비 투자과잉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더 많은 공장을 짓도록 돈을 빌려주는 일이 구원의 방도는 아니다. 이는 중국에서 투기거품만 키울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중국은행들이 쓸모없는 대출만 잔뜩 껴안게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2010년 중국과 미국은 경제학자 로렌스 서머스가 묘사했듯 ‘금융공포 때문에 유지되는 균형’ 속에 서로 얽혀 있다. 그 어느 쪽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는 균형을 깨뜨릴 수 없다. 중국이 미국채권 구매를 중단한다면, 중국의 최대시장 미국은 붕괴할 것이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을 향해 무역보호장벽을 설치한다면, 중국은 지금과 같은 무익한 방식의 자금지원을 당장 중단할 것이다. 2009년 하반기 해외의 중앙은행은 달러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하며 유로화나 엔화의 보유를 더 선호하는 현상을 보였다. 2009년 3/4분기, 각국의 주요 외화 보유 분 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37%까지 급락했다. 10년 전 평균 67%에 비하면 엄청나게 떨어진 것이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금과 신흥경제국의 통화였다. 이러한 경향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행히 변화는 급작스럽고 혼란스러운 몰락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미국은 영국의 전철을 밟아 수십 년에 걸쳐 권력과 통화의 위상이 약화되는 것을 지켜볼 수도 있다. 분명 1872년 무렵 미국의 힘은 세계제일의 경제대국인 영국을 능가하고 있었지만, 영국의 파운드화는 그 후로도 60년 가까이 세계 제1의 통화 자리를 유지했다. 혹자는 만일 각국 정부가 돈을 찍어내는 방식으로 적자를 줄이려 한다면 고인플레이션이 유발되면서 금의 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금의 부족한 공급량을 장악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오히려 석유나 다른 생필품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즉 달러 같은 명목통화를 회피하면서 실제적인 자산 쪽에 몰려들 것이라는 말이다. 그럴 경우 이제 남은 대안은 중국의 위안화뿐이다. 중국은 미국이 처음 국제무대에 1인자로 등극했을 때의 모습을 무척 많이 닮았다. 중국은 현재 막대한 경상수지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최대의 수출국이면서 상대적으로 예산적자폭은 적고, 다른 국가에 비해 채무는 적다. 이렇게 해서 달러에 도전할 자격을 갖춘 셈이다. 결론 어느 시점까지 거품은 스스로 유지될 수 있었다. 오르는 자산가격에 편승하여 은행과 금융기관은 더 많은 신용대출을 해주었다. 투자자가 구입한 모든 자산은 더 많은 대출과 투자를 위한 담보물이 되었다. 레버리지의 마법을 동원해 점점 더 많은 투자자가 채무의 바벨탑을 쌓아갔다. 거품의 한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였다. 2005년에 이르러 마침내 거품은 예상대로 정점에 조달했다. 부동산개발업자는 수많은 주택단지를 만들었고, 투기꾼은 이를 덥석 사들였으며, 은행은 그 부산물인 모기지 채권을 취약한 금융상품으로 둔갑시켰다. 결국 과도한 야망과 탐욕이 이러한 거품 형성과정을 계속 진행되도록 부추긴 것이다. 다른 모든 거품현상처럼, 이번 현상도 결국 종막을 맞이했다. 그리고 늘 그러했듯 종막은 조용하게 시작되었다.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시장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체현상이 일어났다. 거품을 조장해온 무리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므로 가격은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았다. 연극에서는 이 시점에 가격이 한 순간 무너지지 않는다. 단지 교착상태에 빠질 뿐이다. 그러다가 연극의 마지막 장이 찾아온다. 먼저 몇몇 금융기관이 타격을 입고 그 후 더 많은 곳이 그 뒤를 따른다. 그 영향이 금융시스템 전체에 퍼져나간다. 공포와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거품으로 치솟았던 가격이 허망하게 주저앉는 동안 거품 뒤에서 신용을 제공했던 금융기관은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다. 먼저 디레버리지가 시작되고 감당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목도한 투자자들은 더 안전하고 유동적인 자산을 찾아 이동한다. 전망 세계경제가 다시 반등했다 하더라도, 여전한 위험과 취약성이 앞으로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로 인해 몇몇 국가에서 자국채무에 대한 지급정지를 선언하거나, 또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화폐를 발행하려다 1970년대 이후 사라졌던 고인플레이션을 다시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크게 느슨해진 통화정책과 양적완화는 달러화 캐리트레이드에 대한 의존성 증가와 맞물려, 우리가 경험했던 것보다 더 큰 거품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거품이 갑자기 꺼진다면, 위험자산의 가치와 전 세계 부의 크기는 빠르게 폭락할 것이며 더블딥 불황의 위험이 닥칠지도 모른다. 이와 유사한 또 다른 두려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유렵통화연합이 무너지거나 일본경제에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 불황이 발생한다면, 대규모의 국가부채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중국에서조차도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투자가 이끄는 경제회복은 활력을 잃을 수 있으며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결국 은행업 전체에 위기가 닥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세계화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는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U자형 회복으로, 이때는 몇 년간 평균이하의 성장세를 감내해야 한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 노동시장의 조건이 여전히 열악하다. 2010년 미국의 실업률이 10% 정도이다. 좀 더 세분화하여, 파트타임 근로자나 현재 실업을 포기한 사람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은 17%에까지 이른다. 부동산, 건설, 금융부문의 많은 직업이 영원히 사라졌다. 해외로 빠져나간 생산부문과 서비스부문의 많은 직종도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현재의 불황은 과거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최근의 위기 상황은 가계부문, 금융부문, 기업부문의 과도한 채무와 레버리지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이번의 불황은 통화수축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막대한 채무액에 의해 발생하는, 재무상태표 상의 불황이었다. 미국과 영국의 가구들은 저축은 너무 적게 하면서 소비는 너무 많이 해왔다. 미국의 저축률이 2009년 말 4% 이상으로 상승했지만, IMF와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저축률은 앞으로 몇 년간 적어도 8%나 그 이상은 되어야 한다. 미국의 소비가 GDP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성장률의 감소는 결국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다. 전형적인 V자형 회복에서는 기업부문에서 자본적 지출의 형태로 자금을 투입한다. 이른바 카펙스(미래의 이윤창출을 위한 투자 성격의 자본적 지출)로, 이는 경제의 빠른 반등에 도움이 된다. 불행이도 이번과 같은 회복에서는 공장, 컴퓨터, 기계, 기타 고정자산 등 경제생산능력의 많은 부분이 사용되지 않고 있으므로 카펙스 지출이 부족할 것이다. 현재의 설비가동률은 이전 불황 때의 75~80%보다 훨씬 낮은 67% 정도로 바닥을 치고 있다. 심지어 2009년 말 기준으로 미국과 유럽의 생산능력 가운데 30%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정책들, 특히 경기부양책 등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책시행이 끝나면 성장은 둔화된다. 만일 정책시행이 계속되어 정책입안자들이 소비진작과 세금 감면 등에 대한 비용마련을 위해 더 큰 적자정책을 유지한다면, 결국 더 큰 재정위기에 스스로를 몰아넣게 된다. 계속되는 소비진작책은 해당국가가 채무에 대해 지급정지를 선언하거나 통화팽창을 통해 장기금리가 높아져 경제회복을 어렵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심어줄 것이다. 미국에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처럼, 유로화 사용지역과 일본의 중기 전망 역시 그다지 좋지 못하며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두 지역의 성장세 역시 많은 점에서 U자 형태를 유지할 것이다. 먼저 약 2%로 예상되는 유로화 지역과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미국의 성장률보다도 낮다. 둘째, 이러한 국가는 위기의 영향을 이겨내기 위해 재정정책을 사용하면서 더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셋째, 이러한 국가는 장기와 단기 모두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바로 낮은 생산성과 인구고령화 문제이다. 이중 어느 문제도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예산적자의 극악스러운 조합은 PIGS(포르투칼,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를 다른 유럽국가 은행의 채무국으로 전락시켰다. 높은 레버리지를 부담하고 있는 이 모든 채무는 금융전염병의 진원지가 되었다. 유럽연합 내의 노동이동성은 언어와 문화의 격차 때문에 비교적 크지 않았다. 따라서 유럽연합 외각의 한 지역에서 실업률이 증가한다고 하여 노동자가 일자리를 찾아 여건이 나은 지역으로 이주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이러한 경제적 차이가 계속되고 더 커진다면, 유럽통화연합은 붕괴될 것이다. 일본의 금융기관 대부분이 유해모기지나 파생상품으로 입은 피해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위기상황에 나타난 일본의 경제위축현상은 미국보다 더 심했다. 단, 일본은 해외무역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즉, 무역을 위해 엔화약세 현상에 의존했던 것이다. 엔화를 바탕으로 한 캐리트레이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엔화가치는 올라갔다. 그 이후의 회복세는 여전히 예전만 못하다. 일본은 장기적인 문제에 직면해있다. 인구는 고령화되지만 이민자를 꺼리는 일본의 태도는 자국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며 스스로를 인구통계학적 수렁에 밀어 넣고 있다. 비효율적이며 경직된 서비스 부문은 저생산성 문제까지 겹쳤고, 평생고용문제와 같은 유연성 없는 경제사회적 관습도 바뀌지 않고 있다. 정치시스템 역시 경직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신흥경제국에 속한 나라는 10개국이 넘는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은 그중 가장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이며, 그중에서도 한 나라를 꼽자면 단연 중국이 으뜸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위기상황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효과적이었던 대처가 오히려 중기적으로는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이번 위기에 국가주도의 신용성장정책으로 대응했다. 더 많은 근로자의 고용, 더 많은 생산, 더 많은 원자재 비축 및 생산력 증가를 독려하고자 국립은행을 통해 국영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도록 명령했던 것이다. 현재 중국의 각 자방정부는 은행을 통해 국영기업에 무분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자동차생산, 기타 중공업의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문제는 중국의 생산능력이 이미 차고 넘친다는 사실이다. 공공 및 민간부문 투자의 호황 덕분에, 중국은 현재의 경제발전 수준을 능가하는 인프라를 갖추게 되었다. 2010년 중국은 역설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지난해 실시된 경기부양책이 경제성장률을 9% 선까지 끌어올렸지만, 중국경제는 여전히 수출위주의 구도에서 민간부문의 소비에 의존하는 구조로의 전환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내수소비는 GDP의 36% 선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미국의 70% 선과 크게 비교되는 수치이다. 인도는 중국과 비교해서 훨씬 더 민주적인 법치국가로 재산권을 잘 보호해준다. 그러나 민주주의란 축복이면서 저주이기도 하다. 인도의 유약한 연합정권은 꼭 필요한 경제개혁을 빨리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개혁에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재정적자축소, 비효율적인 정부지출축소 그리고 세금문제까지 포함되어 있다. 또 다른 진보적 개혁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경제문제에 대한 정부개입은 축소되어야 하며, 형식적이고 권위적인 관료주의는 종식되어야 한다. 경직된 노동시장은 자유롭게 개방되어야 하고, 무역 분야와 외국인 직접투자 제한 역시 자유화되어야 한다. 브라질 상황도 여전히 다르다. 풍부한 천연자원, 정교한 금융시스템, 선진화된 생산부문을 바탕으로 브라질의 역동적인 경제상황은 오랫동안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성장의 정점이던 2004년부터 2007년 사이 다른 BRIC 국가의 평균성장률이 8~10%였던 반면, 브라질의 성장률은 4%를 밑돌았다. 성장률 6%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음 대통령은 뒷받침할 재원이 없는 연금정책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경제적 의사결정을 왜곡시킬 수 있는 정부지출과 세금은 줄여야 하며, 교육과 훈련에 대한 투자로 노동기술을 증진시켜야 한다. 그리고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의 협력을 통해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개선하고 확충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높은 레버리지에 의존한 은행과 기업으로 대표되는 러시아 경제의 취약성은,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의 예상치 못한 폭등으로 잠시 가려진 면이 있다. 2008년 8%의 성장 이후 러시아경제는 이듬해 다시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원유와 천연가스로 인해 어느 정도 건실성을 유지하던 러시아경제는 이러한 원자재 가격에 따라 함께 요동치게 되었다. 러시아는 경제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영기업의민영화가 우선되어야 하며, 경제의 자유화와 새로운 기업의 창립을 가로막는 관료주의의 청산이 이루어져야 하고, 민간부문까지 스며든 부패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 불행히도 외국 투자자들은 결국 러시아정부에 의해 몰수되거나 국영화될지 모르는 설비에 대해 자금을 투자하기를 꺼리고 있다. 러시아의 인구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심각한 건강문제는 평균수명까지 심각하게 낮추고 있다. 사실 BRIC 국가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나라가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만일 BRIC 국가에 한국이 포함된다면 BRIC은 BRICK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한국은 정교한 첨단기술로 무장한 경제대국이다. 혁신적이며 역동적이고 숙련된 노동력을 보유한 국가이기도 하다. 유일한 문제가 있다면 바로 남과 북으로 대치 중인 북한의 문제로, 북한이 붕괴된다면 한국은 굶주린 난민들로 넘쳐나게 될 것이다. 터키 역시 신흥강대국 세력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 건실한 은행업 부문과 성장하는 내수시장을 가진 터키는 많은 인구, 경험 많은 기업 부문, 노동집약적 산업에 강한 경쟁력을 소유하고 있다. NATO와 유럽연합의 예비회원국이기도 한 터키의 영토와 문화는 유럽과 중동, 중앙아시아에까지 연결되어 있다. 인도네시아도 가장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이다. 세계최대의 무슬림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중산층이 크게 확대되면서 민주정치가 안정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그 어떤 나라보다 경제성장세가 드높다. 미국의 관점에서 볼 때, 인도네시아는 러시아를 대신할 국가로 훨씬 더 매력적이다. 러시아는 계속해서 베네수엘라와 경쟁이라도 하듯 미국의 몰락을 주장하는 세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1인당 GDP의 경우 다른 BRIC 후보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수출의존도가 훨씬 낮으며, 원목, 야자유, 석탄, 기타자원에 대한 시장은 주요 해외투자유치를 가능하게 한다. 그동안 자카르타정부는 부패를 강력히 척결했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왔다. 심지어 인구문제도 인도네시아의 강점이다. 2억3천만 명에 달하는 인구수는 세계 4위 수준으로, 독일과 러시아의 인구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점점 더해가는 달러화의 약세는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중앙은행을 어려운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 그들이 외환시장조정에 실패한다면 그들 국가의 통화는 달러화에 비해가치가 상승할 것이며, 심지어 달러화를 빌리는 일을 더 매력적인 사업으로 만들 것이다. 만일 그들이 이러한 자국의 통화가치상승을 막기 위한 조정의 일환으로 달러화 같은 외화를 사들인다면, 그 결과 불어난 외화보유액으로 인해 자국경제에 자산거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어떤 길을 택하든 그 결과는 같다. 세계의 자산거품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값은 두 가지 상황에서 급격하게 상승한다. 인플레이션 현상이 통제 불능에 접어들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때 그리고 불황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투자자가 자신의 예금조차 믿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이다. 지난 2년간의 역사는 이 두 가지 상황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금값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을때 올라간다. 두 가지 경우 모두, 금은 위험에 대한 좋은 대비책이 되며, 특별히 경제시스템이 붕괴될 것 같은 극단적인 전조가 보일 때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위협이 사라지면 금값은 다시 천천히 하락한다. 금의 수요를 부추기는 다른 요소도 있다. 인도, 중국, 기타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은 금 보유량을 점점 늘려왔다. 높은 인플레이션이나 심각한 더블딥처럼 발생가능성이 낮은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민간투자자들도 금의 수요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 금의 경직된 공급시스템을 생각해보면, 중앙은행과 민간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항목에 금을 아주 조금만 추가시켜도 금 가격이 급상승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부채지급정지 같은 단일사건도 금의 가격을 거품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른바 군중심리와 모멘텀 거래는 거품을 더욱 크게 부풀릴 것이다. 선진국 역시 2012년쯤 인플레이션이 다시 시작될지 모른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의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만일 각국 정부가 자국의 재정적자해결을 위해 통화발행을 결정한다면 당연히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통화가치의 하락과 물가상승 및 임금상승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둘째,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발생한 손쉬운 자금의 과잉은 상품에 대한 자산거품을 조장할 수 있고, 곧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다. 세 번째, 만일 달러화가 계속 약세를 보인다면, 미국의 상품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아마도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어느 쪽도 향후 몇 년 사이에는 발생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심각한 더블딥 불황이 없다면, 디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은 특정상황이 되면 탄력을 받아 다시 시작될지도 모른다. 경상수지불균형과 금융위기 같은 세계경제의 많은 위험요소는 신흥시장이 세계경제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이다. 세계화는 또한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에서 모두 수입과 부의 불균형 문제를 불러왔다. 최근의 위기상황은 앞으로의 시대가 대안정기가 아닌 대불안정기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자산거품과 그 붕괴현상은 더 자주 발생할지도 모르며, 한 세기에 한두 번 정도 발생하던 위기 역시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흑조 현상으로 인식되던 위기는 백조만큼 흔한 일이 될 것이다. 불행한 일이지만 금융위기는 궁극적으로 세계화에 대한 반발을 불러올 것이다. 그러한 반발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보호무역정책, 외국인 직접투자를 제한하는 금융보호주의, 자본통제, 자우시장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거부현상이 바로 세계화에 대한 반발이다. 이러한 반발을 막으려면 각국 정부는 자산거품의 형성과 붕괴빈도, 그 영향의 강도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시스템과 통화시스템에 대한 개혁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와 함께 지금보다 확대된 정부의 안전망구축이 요구된다.
|
|
위기경제학이라, 제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그리고 현재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금융위기와 더불어, 엄청난 부채로 인한 세계경제의 공황이 일어났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월스트리트를 덥치면서 세계 경제의 중심인 곳도 서브모기지프라임 등으로 골머리를 안고 있다. 더불어 세계최고의 기업인 GM도 파산하였다. 현재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시점은 모두 더블딥이 올까 두려움에 떨면서 Risk에 대해서 최대한 분산한고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전략을 짜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앞으로 세계경제의 전망들을 담고 있다. 저자인 누리엘 루비니의 경우 뉴욕대교수이자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인물 중 하나이다.
우선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총 10개의 장으로 되어있고, 각 장에는 이전역사부터 시작되온 경제위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나보다는 전문가의견이 더욱 많기 때문에 설명하지않도록 하겠다. 1장은 역사를 통해 금융위기 왔던 내용과 더불어, 현재자체가 안정기인가?하는 질문을 하고 있다. 그리고 2장은 케인즈학파와 시카고학파의 경제학론의 중심, 그리고 그들에 의해 발생한 경제어둠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3장과 4장은 정부정책의 문제점, 그리고 시장붕괴에 따른 경제적 태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5장부터 7장은 이러한 경제위기로 인하여 디플레이션, 유동성문제, 구제정책등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8장은 경제적 문제해결에 대해 주요 금융위기를 일으킨 문제점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기업 신용등급의 문제, 파생상품, 옵션등의 문제점을 담고 있다. 9장은 이 금융위기에 대해 어떻게 감독을 할것이며 기업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 10장은 우리앞에 놓인 수많은 경제적 문제점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라쇼몽으로 끝나버릴 것인지, 아니면 살아날 것인지에 대해선 이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결론과 전망은 이 책을 본 사람들이 원하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측은 할 수 있되 변화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라고 생각이 든다.
솔직히 전망에 대해서는 BRIC시장이 강력한 한국이 포함되어 BRICK으로 불려야 할지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갖춘 한국이 되기에 문제점은 역시나 북한의 경제적어려움이다. 북한이 파산할 경우, 대한민국 경제는 그들로 인하여 엄청난 경제적 시련을 겪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새삼 경제학 강의를 들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 금융위기의 촉발부터, 앞으로의 시장변화까지 전체적인 부분을 논리적으로 담고 있어서, 보기도 편했고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책의 중간중간마다 용어나 영문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설명을 담고 있어 독자에 대한 배려도 상당히 좋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1년뒤에도 누리엘 루비니의 새 경제학 서적을 보고싶단 생각으로 마무리 지을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