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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귀신이 나온다고 다 공포소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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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스릴러에 필요한 것은 다 갖추었다. 살인, 폭력, 납치, 은폐, 돈, 종합 병원, 불륜, 비오는 밤, 산장, 맨발로 뛰는 여자, 거기에 빙의와 절대로 잊지 않는 한 서린 여자 귀신까지. 프롤로그와 33장의 짧은 장으로 구성된 책은, 내내 영화의 신을 설명하는 성긴 설명서 같다. 문장은 짧고 인물들의 외모나 성격 묘사도 엉성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인물들이 생긴 모습이나 행동,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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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스릴러에 필요한 것은 다 갖추었다. 살인, 폭력, 납치, 은폐, 돈, 종합 병원, 불륜, 비오는 밤, 산장, 맨발로 뛰는 여자, 거기에 빙의와 절대로 잊지 않는 한 서린 여자 귀신까지. 프롤로그와 33장의 짧은 장으로 구성된 책은, 내내 영화의 신을 설명하는 성긴 설명서 같다. 문장은 짧고 인물들의 외모나 성격 묘사도 엉성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인물들이 생긴 모습이나 행동, 그들이 서 있는 장소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왜? 이런 장면들이 영화나 드라마, '괴담 시리즈' 특집 방송 등에서 재연 전문 배우들이 눈에 힘을 준 귀신 분장을 하고서 벌써 보여줬기 때문이다.   

 

효진과 영석은 부유한 집안의 30대 부부, 아이가 없는 것 말고는 완벽한 모습이지만, 영석은 내연의 애인 진연을 두고 있고, 10년전 끔찍한 범죄를 덮어둔 적이 있다. 아니, 이런 우연일 데가! 부인인 효진 역시 10년전 그 범죄 현장 부근에 있었고, 그녀의 가족사에서 비롯된, 다르지만  남편과 연결된 범죄에 한몫을 했다. 억울하게 숨을 - 하지만 질기게도 억울한 또 다른 목숨을 해하고 나서야 - 거둔 정희의 혼령은 10년 동안 칼을 갈고 갈아서 몸에 깃들어 살던 영매를 이끌어 효진, 영석과 만나게 한다. 그리고 그들이 짜잔하고 만나는 장소인 종합병원에는 기인이라 불릴만한 커플, 구신도와 한미선이 있다. 미선은 무당과는 절대로 다른 "채널러" 란다. 그녀는 라디오가 수신호를 잡듯 떠돌아 다니는 영적인 존재들을 감지하고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정희의 원혼을 막기위해 애쓰는 착한 엄마의 영혼이 억지로 미선에게 깃들면서 소설의 대립 상황이 복잡하게 얽힌다.   

 

마침내 10년전 사건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그곳에 모이고, 구미호의 "이 금수만도 못한 놈들!" 과 엇비슷한 호령과 함께 CG 없이는 못보는 (아니, 못 읽는) 장면이 연출된다. 하지만 늘 그렇듯 해피 엔딩도 해피 엔딩이 되지 않고 오싹한 반전을 남긴다.  

 

거친 문장, 뻔한 캐릭터, 앞이 보이는 반전 탓에 공포 소설인데 별로 공포스럽지 않다. 캐릭터들이 딱딱한 가면을 쓰고 일정한 틀에 매달려서 한 장면 한 장면 따로 떼어서 연기한다. 섬세하게 인물들을 살려내고 행동과 심리를 묘사했더라면 - 거울 속의 눈동자를 노려보는 것 말고 - 더 무섭게 만들 수 있었을텐데. 귀신이 나와서 거울에 글씨를 쓰고 얼굴을 바꾸는 것 보다, 살아있는 사람이 배신을 하고 사람을 해하는 것이 더 공포스러운 법이다. 여성을 파괴한 남성들, 하지만 모성으로 자기 아들을 지키려는 여성, 모성을 가질 수 없는 여성, 모성을 거래할 수 있는 여성, 그리고 이 모든 여성의 모순을 볼 수 있는 미래의 모성....이런걸까? 섬뜩해야할 장면들이 식상하고 "으아아아악!" 으로 되풀이되는 비명도 짜증나서 책을 덮는다. 하지만, 다행이다. 이제 여름도 끝나간다.

 

y********o 2010.08.28. 신고 공감 4 댓글 5
리뷰 총점 종이책
이상민 작가님의 카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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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작가님의 '카르마'입니다.   호러를 보면 악몽을 꿔서 잘 보지 않는 편입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업'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계셔서 한번 읽어봤습니다. 부유층의 삐뚤어진 욕망, 도덕에 대한 것을 호러와 접목시키셨더군요.   책을 펼치면 5명의 여학생이 마지막 여름 방학을 맞아 추억만들기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장소가 다름 아닌 구석진 시골의 폐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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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작가님의 '카르마'입니다.

 

호러를 보면 악몽을 꿔서 잘 보지 않는 편입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업'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계셔서 한번 읽어봤습니다.

부유층의 삐뚤어진 욕망, 도덕에 대한 것을 호러와 접목시키셨더군요.

 

책을 펼치면 5명의 여학생이 마지막 여름 방학을 맞아 추억만들기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장소가 다름 아닌 구석진 시골의 폐교입니다. 그곳에서부터 모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내용이 전개될수록 인물들이 점점 많이 등장하고 이들은 크게 연관이 없을 듯 하나 결국에는 전부 '하나의 사건'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 속에는 일상에 녹아있는 증오, 거짓을 비롯해 도를 벗어난 욕구 등 흔히 말하는 '도덕'에 해당되는 영역을 꼬집고 있습니다.

 

전개면에서는 초반부터 흡입력이 강해, 호러를 싫어할만한 사람들도 빠져들게 만드는 탄탄하고 유기적인 면이 일품입니다. 처음에는 각기 따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점점 이어지며 하나로 귀결되는 흐름이 굉장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거기에 겉도는 내용이 없어서 흔히 말하는 체감 속도가 굉장합니다.

 

전개, 체감속도, 캐릭터, 가독성 등도 괜찮지만 무엇보다 제가 이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은 이유는 '자신의 도덕성(업)에 대한 공포를 준다'라는 점 때문입니다. 단순한 호러 소설에서 끝나지 않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도덕 불감증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뭔가 죄를 지었지 않나'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본인이 과거에 저지른 죄가 언젠가는 복수자로써 나타나

"그 때 네가 저지른 죄가 기억나니?"

라고 물어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 때문에 읽으면 읽을수록 오싹오싹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일관된 비명표현.

그쪽에서 좀 더 다채로웠으면 좀 더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호러초보임에도 읽는데 걸리는 것이 없을 정도로 가독성이 좋아 호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영화 한 편 본다는 기분으로 이 책을 보셔도 될 듯 합니다. 9월에 근접한데도 더운 요즘에 더위를 날려버릴만한 섬뜩함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호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호러는 좋아하지만 스플래터는 싫어하시는 분들, 저처럼 업이나 영혼에 관련된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s***o 2010.08.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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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미스터리 스릴러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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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의 영화를 너무 많이 보아서인지 추리에다 스릴러까지 곁들여진 미스터리물을 기대했었다. 그리고 카르마, 업보를 걱정할 정도로 살육이 난무하는 그래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서사 구조, 파악하기 힘든 플롯 때문에 쩔쩔맬 것이라는 예단이 앞섰다. 그러나 허망하게도 전설 따라 삼천리를 방불케 하는 귀신 이야기였다. 숙주, 영매, 채널 그리고 부적 따위의 빙의 현상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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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의 영화를 너무 많이 보아서인지 추리에다 스릴러까지 곁들여진 미스터리물을 기대했었다. 그리고 카르마, 업보를 걱정할 정도로 살육이 난무하는 그래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서사 구조, 파악하기 힘든 플롯 때문에 쩔쩔맬 것이라는 예단이 앞섰다. 그러나 허망하게도 전설 따라 삼천리를 방불케 하는 귀신 이야기였다.


숙주, 영매, 채널 그리고 부적 따위의 빙의 현상이 이야기의 주조를 이루고 있고 이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인위적 사건 설정이 그 앞뒤를 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희에게 사적인 앙심을 품고 있던 효진이 정희의 제안으로 친구들과 더불어 캠핑을 갖다가 결국 정희를 파멸로 몰고 간 뒤,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심령 현상에 휘둘린다는 이 이야기 소재는 잘 엮기만 한다면 귀신 시리즈로 빠지지 않고 수준 높은 미스터리 스릴러물로 만들 수 있을 건데 결국 이런 방식으로 끌고 가버려 많이 안타까웠다. 나름대로 인과 관계를 엮는다고 애는 썼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서사 전개에 적잖이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하여 카르마는 빙의를 소재로 한 납량 시리즈물 정도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a*****7 2010.08.31. 신고 공감 0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