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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유명한 산도르 마라이의 산문집이다. 세 장으로 나누어져있는데 특히 중간 부분의 〈시론〉을 읽으면서 이국의 작가에게 매료되었다. 산도르 마라이는 헝가리에서 작가로 명성을 얻다가 체제에 염증을 느껴 해외로 망명했다. 41년후 89세의 나이로 미국에서 자살하기까지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봐야하는 고단한 작가의 길을 걸었다.
이 산문집은 작가의40대 정신을 엿볼수 있는데 그 깊이가 남다르다. 제목인 <하늘과 땅>은 인간의 이원적인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구나 한 가지의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밖에서 하는 행동과 안에서 하는 행동이 다르고, 어린 시절 친구들과 있을 때 보여주는 넉넉함을 사회생활에서 그대로 보여주진 못한다. 이런 모습을 작가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면 당연히 겪어야하는 일이라고 한다.
마지막 <후추와 소금>은 재미있는 장이었다. 프랑스인들은 마흔과 쉰 사이의 나이를 후추의 검은 색에서 소금의 흰색으로 변해가는 시기라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 삶의 가장 중간 시기를 작가는 '먼훗날이나 순간을 위해 살지 않고, 또 젊은이나 노인처럼 욕심을 부리지도'않는 행복한 시기라고 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일기처럼 적어놓았지만 그것을 보는 작가의 시선은 깊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는 끊임없이 현실에 저항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배운다. 독자들은 작가의 시선을 통해 불의를 보고 거짓을 알게 된다. 또,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의 존재이유를 찾게 된다. 작가란 이토록 세심하게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길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세상이 보여주는 길을 걷는 대신 자신의 신념에 따라 고집스레 길을 찾기에 세상과 불화하는 것은 작가로서 당연히 부딪쳐야하는 벽인지도 모른다. 작가가 깨트리는 고정관념의 벽을 보며 감탄하고 존경하는 것은 독자로서 최소한의 감사의 표현이다. 좋은 산문집을 늦게 알았다. 책은 이미 구할 수 없어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발췌해본다.
공장, 역학
아직까지 생명의 탄생을 보지 못한 사람은 삶의 어떤 것, 특정한 것, 학교에서 말하는 '근본적인 것'을 알지 못한다. 생명의 탄생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역학에 대한 안목이 없으며, 생명을 창조하는 신비하고 무서운 공장을 알 수 없다. 생명이 탄생될 때 가동되는 힘. 삶과 죽음의 힘. 그 시간에 어머니와 아이는 맹목적인 본능으로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 더듬거린다 - 삶과 죽음 사이에서. 그 순간에 힘이 솟구치면서, 마치 지진처럼 어머니의 몸을 밀고 폭파시킨다. 피와 태반 대신 뜨거운 마그마와 화산재가 자궁에서 흘러나와도 보는 사람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공장을 보았다. 숙연, 아주 숙연해진다. 잠시 후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고 증인들이 슬며시 방 안을 떠나면, 미켈란젤로가 돌팔이고 뉴턴이 풋내기였다는 느낌이 든다. 35쪽
어떤 광경
병원의 대기실에 이탈리아 어느 도시의 광장을 흐릿한 물감으로 그린 유명한 그림이 걸려 있다. 광장에 운집한 군중들 한가운데서 한 영웅이 왼손으로 허리를 받치고 오른손으로 위를 가리킨다. 이 불멸의 위대한 광경, 군중들 속에서 자신이 도둑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증인으로 하느님을 내세우거나 아니면 자신은 최선의 것을 원했으며 인류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을 뿐이라고 맹세하는 인간. 오페라나 역사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근원적인 광경. 나는 그것을 볼 때마다 언제나 솟구치는 의구심을 누를 수 없다. 지상에서의 일을 위한 증인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사람은 누구나 의심스럽다. 77쪽
가볍게
이 작가는 글이 '가볍게' 술술 씌어져서 글쓴느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랑한다. 그러면서 이런 자랑이 자신에 대한 사형 선고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글을 쓰는 것은 행위일 뿐 아니라 - 무엇보다도 - 다루려고 하는 소재에내재하는 저항과의 투쟁, 싸움이다. 이 싸움을 통해서 소재는 사상이 되고 형식을 얻고 형태를 갖춘다. 글을 쓰는 것은 우선적으로 이 저항에 대한 승리다. 그리고 이 싸움은 표현이나 작품 자체에 버금가는 창조 행위의 일부분이다. 글이 '가볍게' 술술 써지는 사람은 사실 글을 쓰는 게 아니다. 그저 종이에 활자를 적는 데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이렇게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 "나는 아주 가볍게 살고 죽을 수 있어서 살고 죽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256쪽
구름
그렇다. 당신은 시인이었고 구름을 사랑했다. 그러나 당신이 콩과 구운 감자를 곁들인 돼지 불고기에도 열광한다는 것을 부인하지 말라. 당신은 아픔과 슬픔을 사랑했지만, 극장에서 윌트 디즈니의 만화 영화를 보면서 낄낄대고 웃었다. 당신은 인간의 눈물, 비애와 고통의 고결한 증류수를 무엇보다 높이 평가했지만 겨울날 아침 빈속에 베이컨을 안주삼아 화주를 마시는 것도 좋아했다. 당신은 가을의 숲과 그 진홍빛 현란함을 사랑했지만 숲이나 가을의 현란함 없는 카페에서 더 자주 시간을 보내고 또 그곳에서 더 편안하게 느꼈다. 당신은 이 불멸의 고귀한 감정, 사랑을 무척 소중히 여겼지만, 결국 불멸의 존재도 아니고 고상하지도 않은 여인들로 늘 만족했다. 당신은 밝은 걸 좋아했지만 전기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오면 불평을 늘어놓았다. 당신은 무한함을 꿈꾸었지만 전철의 무임 승차권 한 장을 얻으려고 온갖 꾀를 짜내었다. 당신은 다름 아닌 시인이었던 탓에 구름을 사랑했다. 그러나 또한 인간이기도 했다. 그러니 돼지 불고기를 부인하지 말라. 262쪽
성령
그가 최근에 출판된 그의 시집을 보내왔다. 금빛활자로 이니셜이 새겨진 양장본에 진심 어린 헌사가 씌어있었다. 나는 아침 식사 전 공복에 그 시들을 읽었다. 뛰어난 시들이었다. 감정과 사상, 열광, 열정을 담고 있으며, 말라르메, 릴케, 아라니, 바비츠와 코츠톨라니를 품고 있었다. 운율이 잘 맞고 비유 역시 적절했다. 시들은 정치가 넘치고 윤기가 흘렀으며 듣기 좋고 고상했다. 청아하게 울려 퍼지고 극적인 긴장감도 있었다. 모든 것을 두루 갖추었는데, 꼭 한 가지, 성령이 빠져있었다. 그래서 나는 하품을 하며 시집을 훌쩍 던져버렸다.
죄
나의 죄는 이런 저런 말이나 무슨 특별한 행동에 있지 않다. 나는 과부와 고아들의 물건을 훔치지 않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약탈하거나 몇 푼 안 되는 시간당 임금을 떼어먹은 적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죄를 지었다. 내 죄는 산다는 것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언제나 한두 사람 아니면 여러 사람에게 해를 입힌다. 언제나 다른 사람의 지방질, 일, 꿈과 행복을 먹고 산다. 그러니 내 죄는 태어나서 이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다. 커다란 죄악. 나는 그것이 용서 받을 수 없고 또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차츰 이해한다. 3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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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은 우리에게 <열정>으로 유명한 헝가리의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의 산문집이다. 20세기 초 격동기, 고독한 망명생활을 보내는 작가의 단상이 담겨져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글을 쓰는 것은 소재에 대한 투쟁이자 싸움이라는 말로,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먼저 간 친구, 떠나온 고향, 조국에 대한 그리움도 담겨져 있다. 인생의 덧없음과 나이 들어가는 것의 쓸쓸함도 깃들어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소재에 대한 끊임없는 싸움
그렇다고, 아주 예쁘게 재단한 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퉁명스러운 불만의 글 도 있고, 쉴러나 지드 같은 작가에 대해 대놓고 악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어떤 글을 일기 같고, 어떤 글은 앞뒤 문맥 파악이 안 된다. 그저, 작가의 독백 같다. 거친 ‘시’를 닮은 글도 많다.
- 자연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풍성한 자연의 선물을 즐겨라. - 우리 모두는 ‘하늘’과 같은 이상을 지니지만, 어쩔 수 없이 ‘땅’같은 현실에 발을 딛고 산다. - 게으름과 편안함을 추구했던 것이 안타까울 뿐, 잘못한 일에 대한 후회는 없다. 그러니,열정을 다해 살아라. - 우리는 우리의 운명에 대해 ‘말’이 아니라 ‘삶’을 통해 답해야 한다. -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의 연속이다. 쉽게 쓰여진 글은 쉽게 사는 인생과 같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글을 꼽아 본다면, ‘눈이 내린다’라는 글이다.
"눈이 내린다." 이 두 낱말은 더없이 비밀스러운 기본적인 삶의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너는 행복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그만 놓치고 말았어"라고 이야기하거나 "조국, 조국, 조국"이라고 세 번 되풀이하여 말하는 듯하다. 아니면 "기억이 나는가?"라고 묻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감정에는 대답을 할 수도 없고 분석할 수도 없다."
내게도 ‘눈이 내린다’에 버금가는, 삶의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문장들이 있다. 산도르 마라이의 문장을 도용한 것 같지만, 공교롭게도 ‘비 온다’라는 문장이 그것이다. 으슬으슬한 날씨, 안개, 따뜻한 아랫목에 대한 그리움, 우산 없음에 대한 불안, 집 안에 있을 땐 나만 편안한 곳에 있다는 우월감?, 비 내리는 시골 풍경, 자동차 안에서 듣는 와이퍼 소리, 삑~삑~ , 뿌연 유리창, 초등학교시절 EBS에서 보던 영화 애수, 워터루 브리지, 김종서의 노래 겨울비, 비 맞으며 다녔던 여행들까지. '비 온다' 이외에도 뭐가 있을까. '와~ 여름이다', '저기 비행기다!' 이런 것?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서야 그의 소설이 좋아졌듯이, 이 책을 읽으며 ‘불멸의 신적인 것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방 안에 혼자 있으면 코를 후빈다’는 산도르 마라이의 직설적이고, 인간적인 글, 그러면서도 작가로서 좋은 글을 쓰기 고뇌하는 성실한 면이 좋아졌다. 우리는 하늘과 땅 사이에 산다. 나의 하늘과 나의 땅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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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처절한 고독이 느껴진다. 책의 모든 부분이 진리이며 철학이고 절규다. 모든 부분이 가슴에 와닿고 나를 채찍질하고 격려하고 독려한다. 행간에 숨어 있는 처절한 고독, 절절한 외로움. 천재성+고독+그리움 철학적이면서 파괴본능이 내재되어 있다. 자학도 섞여 있는 것 같고. 창작, 창조의 기쁨과 고뇌도 있다. 작가이고 또 인간이기에 갖는 마음들 상념들.
처음엔 산도르 마라이의 소설을 읽고 싶어서 집었는데 산문집이어서 내키지 않았다. 책의 중요성이 아니라 그 시기에 내가 읽고 싶은 게 아니었던 것. 그런데 역시 산도르 마라이다. 읽는 내내 너무 가슴이 아프고 벅찼다.
모든 글귀들이 너무나 완벽해 페이지를 적는 종이는 너덜너덜해지고 결국엔 모든 페이지가 적혀있어 메모가 소용없게 되었다. 그 정도로 이 책은 어느 부분 사소하게 지나칠 수 없이 매 글귀가 가슴을 후벼판다.
모든 일상들, 단어, 분노, 슬픔 그 모든 거에 대한 산도르 마라이의 생각들. 글쓰는 고통과 글쓰기에 관한 조언들. 날카로운 위트, 관조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산다. 불멸의 神적인 것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방안에 혼자 있으면 코를 후빈다.....나는 하늘과 땅 사이의 인간인 탓에 하늘을 믿고 땅을 믿는다. 아멘"
"나는 여기 이 골목들을 떠났으며, 이제 마흔 살이 넘어서 죽은 어린 아들과 돌아가신 아버지를 온종일 생각한다. '범행장소'로 돌아온 지금, 내 인생이 실패한 사살을 절감한다. 판결을 받은 사람처럼 너무나 확실하게 안다. 아니 이제 이의를 제기할 일이 없다. 그저 감내하는 도리밖에 없다."
"나는 오슬오슬 추위에 떨며 온기 없는 방의 창가에 서서 눈 덮인 푸르스름한 먼 산봉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더 이상 행복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삶에도 가사 상태 비슷한 시기가 있다. 그러면 인간은 동굴 속에서 마비된 듯 졸면서 혼란스런 꿈속에서만 삶을 상기한다...暇死상태에 빠진 사람은 잠을 자야 한다. 그러니 제발, 나를 내버려두시오!"
"길에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목적지를 코앞에 둔 최후의 순간에야 그것을 이해한다."
"보라 노년이 찾아올 것이다. 예의를 갖추어 정중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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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주문했다.. 네권이나.. 미쳤구나.. 공지영의 산문에세이 속에서 산도르 마라이 라는 헝가리 소설가를 알았다...그의 시를 보고 반했다..
하늘과 땅 ..........산도르 마라이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산다 불멸의 신적인 것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방 안에 혼자 있으면 코를 후빈다. 내 영혼 안에는 인도의 온갖 지혜가 자리하고 있지만 한번은 카페에서 술취한 돈 많은 사업가와 주먹질하며 싸웠다. 나는 몇 시간씩 물을 응시하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뒤좇을 수 있지만 어느 주간 신문에 내 책에 대한 파렴치한 논평이 실렸을 때는 자살을 생각했다. 세상만사를 이해하고 슬기롭게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때는 공자의 형제지만 신문에 오른 참석 인사의 명단에 내 이름이 빠져 있으면 울분을 참지 못한다 나는 숲 가에 서서 가을 단풍에 감탄하면서도 자연에 의혹의 눈으로 꼭 조건을 붙인다. 이성의 보다 고귀한 힘을 믿으면서도 공허한 잡담을 늘어놓는 아둔한 모임에 흽쓸려 내 인생의 저녁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리고 사랑을 믿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여인들과 함께 지낸다 나는 하늘과 땅 사이의 인간인 탓에 하늘을 믿고 땅을 믿는다.. 아멘 ---------------------- 이사람의 시가 내게 이토록 강하게 울려 오다니... ㅎㅎㅎ.내가 그렇게 이중적인 잣대로 살고 있었단 말인가? 그의 솔직하게 쓴 이 심정이.... 그렇다.... 나도 그럴것이다 울분을 참지 못하면서도.. ... 고고한 말로 나대고 있었는지도 모를일이다... 이토록 솔직한언어들이 좋은날...비가 가득내린다.. 커피향짙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았는데, 책이왔다.. 하늘과 땅, 열정, 사랑.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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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르 마라이..의 글은 예전에 서점에서 잠시 다른 책들을 읽다가 알게 된 작가이다... 작가의 글은 마치 미끄러지듯 자연스럽게 나온 글처럼 느껴졌으며 언제가 다른 책들도 다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다.. 어제 난 새해 선물을 나 자신에게 주고싶은 생각에 예스24에 들러 리스트 가장 위에 있는 것을 골랐고 오늘에서야 책이 도착했다. 아...우연일까.... 분명 책표지의 제목이 바로 되어있었는데 안의 내용은 마지막장을 보이고 있다.... 난 나름대로 이 일에 의미를 두고 새해를 시작하려 한다.... 산도르 마라이 .. 당신의 글도 책도 이젠 우연이 아닌것 같소~ 정성껏 읽어보리다..... |
| 소설가와 시인이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을 리 만무하지만, 마라이는 시적 재능을 타고난 작가인 듯 하다. 그냥 내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만 글줄 하나하나를 읽다보면 산문시를 읽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옛 기억들, 자각하고 있지 않던 현재의 상념들을 깨어나고 하고 새롭게 재생하기도 하는 그의 시적 언어들은 작은 파문이다. 하지만 세대의 차이가 조금 느껴지기도 하는 것은 책속에서 나타난 시대적 배경이나 그가 회상하고 있는 시대가 오늘의 우리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많이 달라져서 그런듯하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조국의 그리움이나 소싯적의 추억들, 함께한 가족들 등등 말이다. 사랑이 만국의 언어이듯이 작가가 그렇게 소망했던 일들이 '나'도 느낄수 있다는 감정이입이 이 책을 더욱 읽을 가치가 있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