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7%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혁명의 여신들]당신의 능력을 더욱 보여주세요
"[혁명의 여신들]당신의 능력을 더욱 보여주세요" 내용보기
내가 이 책을 집어든 것은, 핏빛 표지에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작게 넣고 위아래로 '혁명의 여신들'이란 제목을 흰색 국문, 영문으로 각각 배치한 강렬함에 끌려서는 아니었다.   로자 룩셈부르크, 이사도라 던컨, 헬렌 켈러, 코코 샤넬, 애거서 크리스티, 아멜리아 에어하트, 레니 리펜슈탈, 프리다 칼로, 조피 숄, 제인 구달이란 열 명의 라인업에 눈이 번
"[혁명의 여신들]당신의 능력을 더욱 보여주세요" 내용보기
내가 이 책을 집어든 것은, 핏빛 표지에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작게 넣고 위아래로 '혁명의 여신들'이란 제목을 흰색 국문, 영문으로 각각 배치한 강렬함에 끌려서는 아니었다.

 

로자 룩셈부르크, 이사도라 던컨, 헬렌 켈러, 코코 샤넬, 애거서 크리스티, 아멜리아 에어하트, 레니 리펜슈탈, 프리다 칼로, 조피 숄, 제인 구달이란 열 명의 라인업에 눈이 번쩍 띄인 것도 아니었다.

 

이들의 삶과 업적은 이미 여러 책과 영화로 소개되지 않은가. 내가 모르는 이는 없었기에, 심지어 식상한 느낌까지 받으며 아무 쪽이나 펴들고 한 부분 읽었는데, 아, 이 문체, 전에 읽은 적이 있다. 표지의 저자를 확인해보니 <연인, the lovers>의 저자들이었다. 그래서 안심하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기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스파르타쿠스단'을 리드한 사회주의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 폴란드 출신의 유대인에다가 키도 작고 절름발이여서 사회주의 운동권 내에서도 몇 중의 차별을 받는다. 살해당하는 순간까지 세상의 모순을 똑바로 바라보고 움직인 사람.
현대 무용의 창시자 이사도라 던컨.
장애 극복을 통한 인간승리자로만 묻혀버린 사회주의자 헬렌 켈러.
의복의 혁명을 통해 여성 해방을 이룬 코코 샤넬.
최초의 여성 추리소설가 애거서 크리스티.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비행한 아멜리아 에어하트.
아직 업적의 명암이 엇갈리는 레니 리펜슈탈. 나치정부당시에는 나치당 내부의 비난에, 나치 이후에는 히틀러의 정부라는 비난에 시달린 영화감독. 그만큼 그녀의 능력이 탁월했기에.
그림에서 비명이 들리는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 다리를 절며 세상에 맞서 사랑과 혁명에 뛰어든 여인.
독일 백장미단의 조피 숄. 평범한 여대생이었지만 히틀러와 나치에 맞서 진실을 알리다 총살당한다.
학위도 없이 평생을 바쳐 동물과 교감하고자 했던 제인 구달, 그녀 덕분에 많은 여성과학자들이 양성될 수 있었다.

 

후훗, 이번 책도 역시 저자의 필력과 참신한 구성방식이 돋보인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적절히 사용하며 시점을 바꾸어 서술한 점(구달의 경우 심지어 침팬지의 시점에서 서술하기도 한다), 칼로의 그림 제목으로 삶을 재구성한 점, 애거서 크리스티의 경우 실종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문 형식으로 구성한 점 등등,,,

 

워낙 유명한 그녀들이고, 대략의 연대기적 삶은 이미 고정되었기에 이 경우에는 우리에게 익숙하며, 다 알려진 인물들의 삶의 진행과 결과 자체 나열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 삶의 과정에서 그녀들이 느꼈을 감정과 행위의 동기를 어떻게 독자의 공감을 얻으며 전개하는가,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 말하자면 평전인 셈이기에 저자가 관여할 수 없는 큰 얼개 내에서 얼마나 생생하게 당시 그녀들의 삶을 재현해주느냐, 해석해주느냐,란 문제 말이다. 이런 문제를 능력있는 대중역사저술가들은 그들의 펜으로 쉽게 해결한다. 책에 등장한 역사 인물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직접 말을 걸어 독자에게 인간존재와 사회를 성찰하게 만들어 주는 능력, 이 저자들은 이미 이 능력의 기본을 닦으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몰입할만하면 끝나는 점. 물론 이는 저자들의 능력부족이 아니라 책의 기획 상 그럴 수밖에 없음을 알지만, 나는 이제 이 저자들이 이런 열전식의 구성이 아니라 오롯한 한 권의 책으로 능력을 보여주시길 원한다. 앞으로 발간될 책도 관심갖고 읽어 보리라. 그러니 부디,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세요!" 

 

***

 

몇몇을 제외하고는 정치적 혁명과 직접적 관련이 없기에 왜 이 책의 제목이 <혁명의 여신들>인지 의아하실 분들을 위해 적는다.

 

어린 시절 읽었던 헬렌 켈러의 위인전이 왜 20살이 되기 전에 끝맺었는지 어른이 된 후에 알게 되었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그녀는 좀 더 과격하게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었다. 눈을 똑바로 뜨고, 감언이설에 속지 말고, 거짓을 말하지 말라고. - 서문 8쪽에서 인용

 

바로, 위의 인용부분이 왜 이 책의 제목이 <혁명의 여신들>임을 밝혀 준다.



m******n 2010.09.14. 신고 공감 3 댓글 14
리뷰 총점 종이책
20세기를 혁신한 10명의 여인들 - "혁명의 여신들"
"20세기를 혁신한 10명의 여인들 - "혁명의 여신들"" 내용보기
원래 부제가 "역사를 바꾼 10명의 여인들"이지만 막상 읽어보니 낚시질용 제목 같다고나 할까...   "20세기를 혁신한 10명의 여인들"이라는 제목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아울러 국내물인데도 서구에 한정되었다는 점도 한계랄까... 하긴 예전에 고故 이규태 선생이 <조선일보>에 쓰신 칼럼들 중에 박경원 여사에 대해 쓰신 글이 생각난다.   "만약 그녀의 비행이 성공했더라면, 한
"20세기를 혁신한 10명의 여인들 - "혁명의 여신들"" 내용보기

  원래 부제가 "역사를 바꾼 10명의 여인들"이지만 막상 읽어보니 낚시질용 제목 같다고나 할까...

  "20세기를 혁신한 10명의 여인들"이라는 제목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아울러 국내물인데도 서구에 한정되었다는 점도 한계랄까... 하긴 예전에 고故 이규태 선생이 <조선일보>에 쓰신 칼럼들 중에 박경원 여사에 대해 쓰신 글이 생각난다.

  "만약 그녀의 비행이 성공했더라면, 한국에서 여성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사고와 죽음은 한국 사회에 비극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 어느 한국인 여류 등산가가 한창 떴을 때 그것과 관련해서 쓰신 것으로 기억나는데, 그러고 보면 동양쪽에서의 사례는 찾기가 힘들 정도로 극히 부족했기(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숨겨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본 부분이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프롤로그(우리가 대충 아는 것 소개)와 본문(잘 알려진 것과 안 알려졌던 것을 정리한 뒤 저자의 관점으로 집대성), 그리고 에필로그(저자의 감상, 대략 <사기열전>에서의 "태사공은 말한다" 겪) 등으로 이루어진 것은 크게 특이할 것은 없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까에 따라 때로는 주인공 자신의 고백록 식의 1인칭으로, 그리고 또 어느 때에는 3인칭이나 전지적 작가 시점을 왔다갔다 하는 것은 특이하다. 즉, 그런 방식을 모방하고 싶다고 해야할라나. 아무튼 가장 인상적이었던 몇 명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나머지는 책을 사서 직접 읽어보면 된다).  

 

 

 

아멜리아 에어하트(1897~1937)의 경우 "여성은 결코 남성에 비해 뒤떨어진 존재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여성이지만, 그러나 만약 그녀가 미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단적인 예로 박경원(1901~1933)을 보자. 식민지의 원주민 여성, 그 종주국도 미국 것의 10분의 1에 불과한 산업적 역량을 가진 나라, 아울러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당시 미국 이상이었던 사회였다는 점은 종주국이나 식민지나 마찬가지. 만약 박경원의 비행이 성공했더라도, 그녀의 비극적 일대기를 다룬 영화 <청연>이 자기 책 판매에 환장한 어느 작가 겸 인터넷 언론 기자의 농간으로 친일파 논란에 휩싸였듯이, 그녀 자신 또한 일제에 이용당하고, 같은 민족에게는 "왜놈들에게 몸을 팔아 성공한 년"이라는 식의 손가락질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비행기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태어났다는 행운을 타고났다(아울러 백인이라는 점도). 그 덕에 그녀의 출발 또한 박경원에 비해 상당히 순조로웠고(비록 처음부터 고장난 무전기를 담당하는 "통신사"의 자격으로 대서양 횡단 비행을 했지만, 일단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최초의 여성이라는 타이틀은 부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작은 그렇듯 구질구질했어도 그녀는 자신의 노력으로 이후 성공을 거듭했고, 마침내 미국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가며 마지막 비행에 나섰다(물론 이 책에서는 그녀의 실종 미스터리와 관련하여 함부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의 실종과 상관없이 세상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여성의 능력에 대한 편견을 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박경원의 실패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은 지금도 여성들 스스로 "여성은 남성보다 힘이 약해서"를 운운하는 판이지만...)

 

※ 최초의 사회주의국가라는 소련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여성 조종사들로 구성된 공군부대를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 남성 조종사들의편견부터 깨부수어야 했다. 결국 릴리야 라트비아크(1921~1943)를 비롯하여 "밤의 마녀"로 불리게 된 여러 우수한 여성 조종사들을 배출한 소련 공군이지만, 만인 평등과 계급 파괴를 외치며 최초의 여성 외교관 알렉산드라 콜론타이(1872~1952)를 배출한 그 나라에서도 수많은 아멜리아 에어하트들과 박경원들이 무시와 좌절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타임라이프 제2차 세계대전사 - 일본의 전시생활 편>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여성들은 더 이상 남성들의 장난감이 아니었다." 이는 전쟁 중에 병력 동원을 위한 인적 자원이 부족해진 일본이 자국 그리고 식민지 남성들을 대거 동원하는 과정에서 모자란 공장 일자리들을 여성들로 채우면서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본격화되고, 그리하여 세상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일본이 20년 앞서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더라면? 단적인 예로 그 전쟁에서 2030 남성들 중 절반 가량을 잃었다는 프랑스에서는 전쟁 중에 변혁의 바람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주도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빠숑"과 향수의 대명사 코코 샤넬(1883~1971)이었고... 가난한 부부의 둘째 딸로 태어나 어머니가 죽자마자 장똘뱅이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아 고아나 다름 없는 상태로 자라고, 커서는 재봉사라든가 술집의 가수 등으로 활동한 그녀는 결국 "돈 많은 왕자님들"을 만나면서 편안한 삶에 안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의 지원을 받아내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기 위한 사업을 시작했고, 마침내 파리의 유행을 리드하게 된 상황에서 제1차 세계대전을 맞이했다. 기실 연인들이 전장으로 끌려가는 꼴을 봐야 했던 여인들에게는 비극이었지만, 코코 샤넬에게는 자신이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던 패션 아이템을 끌어낼 기회였다(그리고 이 두 역할 모두를 오드리 토투 양이 해냈다. 전자의 역할은 <인게이지먼트>로, 후자의 역할은 <코코 샤넬>로). 그리고 코코 샤넬 덕에 여성들은 허리를 조여대는 코르셋과 얌전한 걸음을 강요하는 긴 치마에서 해방되어 사회 활동을 본격화하고, 그리하여 세상에 대해 눈을 뜬 것이다.

기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녀의 영향력에 의해 만들어진 옷과 향수는 단지 돈 좀 있는 여성들의 과시용 물품(이른바 "명품")으로 전락했지만, 코코 샤넬은 이렇듯 말로만 여성 해방을 부르짖으면서 은근히 여존남비의 세상 혹은 엘리트 여성 중심의 세상을 만들려는 자들과 달리 진정으로 남녀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고 했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다름 아닌 의복의 혁신으로 말이다.  

 

 

"나는 신조나 교리가 아니라 인생에서 얻은 믿음을 내 글의 주제로 선택했습니다. 내가 말하는 믿음은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아름다운 꿈, 그리고 온갖 장애에도 불구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추구하는 열정을 의미합니다. 믿음이란 진부한 일상의 고리를 부수고, 낡은 것들을 새롭고 멋진 것으로 탈바꿈하게 해주는 역동적인 힘입니다. 믿음은 의지를 소생시키고,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며, 창조적인 감각을 일깨워줍니다. 적극적인 믿음은 두려움을 모르며, 냉소주의와 절망으로부터 나를 안전하게 지켜줍니다. (중략) 수백만 명에 이르는 내 동지들이 이 지구 위에서 먹을 것과 피난처를 찾기 위해 매일매일 힘겹게 노동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삶의 경이로움과 즐거움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죽어가는 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그로인해 내 믿음까지 흔들렸습니다. (중략)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통과 굶주림 그리고 끝없이 자행되고 있는 학살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내 영혼은 너무 아파 피를 토합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옛날의 나처럼 귀 먹고 말도 못하며 눈도 먼 어린아이같은 인류가 무지와 증오의 어둠에서 점점 빠져나와 보다 밝은 빛 속에서 성장하리라는 믿음을 내게 가져다줍니다."

 

-<라디오쇼> 제이 앨리슨 & 댄 게디먼 엮음, 세종서적

이 글은 1951년에 "역사상 대표적인 수구꼴통 조셉 매카시"를 상대로 싸웠던 방송인 에드워드 머로가 진행한 CBS의 라디오쇼 "내가 믿는 이것(This I Beileve)"에서 헬렌 켈러(1880~1968)가 발표한 에세이다.  지난 해에 <라디오쇼>라는 제목으로 "내가 믿는 이것"에 발표된 1950년대와 2000년대의 에세이들을 정리한 책을 작업하면서 헬렌 켈러의 이 에세이를 읽었을 때의 감상은, 그녀가 장애인의 입장이다보니 이런 식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도 가지게 되었구나 정도의 생각 정도였다. 그리고 <혁명의 여신들>에서 그동안 "장애를 극복한 여인" 정도로 알려진 그녀의 또 다른 면모, 즉 앤 설리번 선생님과 함께 사회주의자로서 활동하여 그 악명 높은 에드거 후버 FBI 국장에게서도 감시를 받았다는 점을 읽었을 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말하자면 고정관념의 파괴랄까. 아니, 주류 교육 체계에 대해 또 한 번 배신감을 느꼈다고나 할까. 아울러 그녀의 주변에서 그녀를 이용하기 위해 그녀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자들이 얼마나 "멋지게" 작업을 했는지까지 알게 되었으니, 참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나 할까. 대략 누군가가 아주 선한 이미지로 혹은 아주 악한 이미지로 알려졌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다 믿을 필요는 없다는 점 말이다. 결국 캐보면 이런 것을...
 

하긴 또 다른 혁명의 여신들로 소개된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은 히틀러에 의해 그 재능이 이용되었다는 이유로 전후에 "우리는 히틀러에게 속았다!"라고 말하며 면죄부를 확보하려고 했던 독일인들에 의해 악녀의 이미지를 덮어써야 했고, 오빠와 함께 히틀러를 상대로 펜과 전단지로 싸웠던 조피 숄은 슈타우펜베르크 대령과 함께 "독일을 폭주 상태로부터 구하려고 했던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물론 후자들의 공로는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하지만, 그들을 떠받드는 사람들도 레니 리펜슈탈을 철저하게 짓뭉개는 사람들만큼이나 뭔가 구린 점이 있을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 그리고 그것은 "헬렌 켈러에 관한 흑역사 - 그녀는 사회주의자였다"라는 것이 사실상 철저히 숨겨져 왔던 것과도 비교된다.

 

결국 이 책 <혁명의 여신들>의 미덕은 이런 점이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석에서 자랑스럽게 "내가 가진 지식입네~" 하고 내놓는 그런 것들이 실은 얼마나 잘못된 것일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는 점과,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세상이 정말 누구에 의해, 그리고 그 누가 어떻게 이루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이다. 

s********2 2010.08.1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세상이라는 파도를 뛰어넘은 여인들
"세상이라는 파도를 뛰어넘은 여인들" 내용보기
서문을 읽으면서 전율이 이는 책은 많지 않다.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살짝 전율이 일었다. 그리고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서문을 읽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 일부가 나왔을 때 나는 이 책이 범상치 않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감옥에 갖혀 살고 있다'혁명'은 무엇인가? 요즘은 혁명이라는 단어가 예전보다 자주 쓰이지만 이 단어가 담고 있는
"세상이라는 파도를 뛰어넘은 여인들" 내용보기

서문을 읽으면서 전율이 이는 책은 많지 않다.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살짝 전율이 일었다. 그리고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서문을 읽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 일부가 나왔을 때 나는 이 책이 범상치 않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감옥에 갖혀 살고 있다

'혁명'은 무엇인가? 요즘은 혁명이라는 단어가 예전보다 자주 쓰이지만 이 단어가 담고 있는 무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볍지 않은 것 같다. 혁명은 기존 체제에 대한 변화와 비판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공정하고 정의로운가? 물론,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100여년 전에 한반도에는 노비가 있었고 여성의 권리는 지금보다 많이 무시되었다. 이 책의 서문의 첫 문장은 '우리는 세상이라는 감옥에 갖혀 살고 있다'이다. 우리는 이 세상이 만들어 놓은 단단한 감옥 안에서 좌절하고 억울해하고 절망하고 때로는 저항하며 살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미래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노비가 있었던 100여년 전보다 '세상이라는 감옥'이 좀 더 나은가?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 이 세상에 노비가 없을까? 기득권층에 의한 약자들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을까? 법과 정의가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예전에는 대놓고 감옥을 강요했다면 요즘은 감춰놓고 감옥을 강요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사회 제도 자체에 신분제도와 약자의 차별이 명문화되었다면 요즘은 기득권층의 횡포와 약자의 차별이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노비로 살고 있는데도 그걸 모르고 팔자타령하는 어찌보면 100여년 전의 노비보다 더 못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과연 과거보다 현재가 더 나은 사회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순응할 것인가? VS 저항할 것인가?

여기 이 책에 이런 진지한 고민을 한 여자들이 있다. 이 책에 나온 여자들은 고민만 한 게 아니라 실천을 했다. 실천을 안 했으면 이 책에 나오지 못했으리라.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자신을 가로막는 장벽을 만나게 된다. 그 장벽을 만났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두 가지 중에 하나의 길을 선택한다. 그 중에 하나의 길은 그 장벽이 견고하고 도저히 넘을 수 없어서 절망하고 순응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이 길을 택한다. 그 장벽을 뛰어넘느라 고통과 위험을 감수할 바에는 세상이라는 감옥 안에서 행복하려는 편을 택하는 것이다. 또 다른 길은 자신을 가로막는 장벽을 부수고 뛰어넘으려는 것이다. 이 선택을 한 사람들은 소수이고 그 장벽이 얼마나 견고하고 높은지 그런 것은 그들에게 고려사항이 아니다. 그들은 옳다는 확신이 있으면 자신을 가로막는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고통과 위험을 감수한다. 어떤 이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이 길을 걷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온 여자들은 그 장벽을 뛰어넘으려고 했다. 일부는 성공했고 일부는 후에 장벽을 뛰어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물론, 모두 행복했다고는 할 수 없다. 언제 이런 문자를 받았다. '뭐가 돼도 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단순하고 열정적이라는 것' 이 책에 나온 여자들은 세상이라는 감옥에 열정적으로 저항했다. 불꽃같은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감히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영향을 세상에 끼쳤다. 세상이라는 감옥과 장벽에 저항한 이런 소수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그나마 민주주의, 인권, 자유와 평등, 법치주의 라는 소중한 것들이 존중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선배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로자 룩셈부르크

검은색 드레스에 깃털이 달린 챙 넓은 모자를 쓴 그녀는 군인들의 가슴에도 닿지 못할 작은 키에 한쪽 다리를 절름거렸다. (20쪽)

때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독일. 독일은 패전국으로 어수선했다. 로자는 독일 사회민주당에서 새로운 독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의 삶은 순탄치 않았고 사랑 역시 그랬다. 그리고 자유군단에 의해 벌어진 그녀의 죽음 역시.. 하지만 그녀는 약자인 노동자들을 위해 싸웠던 혁명가였다. 그녀는 약자의 삶을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로자의 죽음 전날부터 점점 과거로 가는 전개가 흥미진진했다.

그녀는 평생 똑바로 걷고 싶었다. 어린 시절 앓았던 소아마비가 기적처럼 낳아서 제대로 걷는 것이 아닌 인간의 걸음으로서 말이다. 민족이라는 허울을 벗어던지고, 종교와 인종이라는 무게를 내던진, 하나의 인간으로 똑바로 걷고 싶었다. 다만, 그것뿐이었다. (21쪽)


이사도라 던컨

나는 춤을 추는 것이 즐거웠다. 음악이 내 몸 안의 영혼을 들끓게 하고, 휘트먼의 시를 듣다가 영감이 떠오르면 몇 시간이고 춤을 췄다. (51쪽)

이사도라 던컨은 춤을 추는 무용수다. 그런데 평범한 무용가가 아니었다. '발레가 춤을 망친다고 믿는' 무용가였다. 그리고 영혼으로 춤을 추는 자유로운 무용가다. 이사도라 던컨의 춤은 기존 춤의 틀을 깨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은 거부 반응을 보였지만 조금씩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리고 던컨은 공연 전에 무대에서 자신의 공연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게 특이했다. 이사도라 던컨이 없었다면 현대 무용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녀의 삶과 사랑 역시 평탄치 않다. 특히, 그녀의 죽음은 너무 끔찍하다! 1인칭 시점의 전개가 좋았다.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이사도라 던컨의 가족들이 행복해 보였다.

나는 아이들에게 늘 무대가 침대처럼 익속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춤이 자유로우려면 모든 억압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여성이라는 몸의 억압, 무희라는 시선의 제약, 그리고 무대라는 거대한 강박관념을 모두 벗어야만 자연스러운 춤이 나온다. (65쪽)


헬렌 켈러

나는 평생 감옥에 갖혀 살았어. 장애라는 감옥 말고 사람들이라는 감옥! (94쪽)

헬렌 켈러는 많이 알려진 대로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여자 아이였지만 설리번 선생님의 지도와 자신의 노력으로 조금씩 책을 읽고 말을 하게 되고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하고 책도 쓰게 되는 놀라운 사람으로 변한다. 헬렌 켈러는 장애를 가진 사람도 노력하면 다양한 것들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줬다. 그래서 장애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다. 이 책에는 이렇게 세상에 많이 알려진 헬렌 켈러의 이야기가 앞부분에 나오고 뒷부분에 헬렌 켈러의 감춰진 이야기가 헬렌 켈러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녀는 사회주의자였다고 한다. 그리고 유명해진 그녀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의 암투와 욕망을 드러낸다. 장애라는 감옥이 그녀를 속박했지만 욕심쟁이 사람들이라는 감옥은 그녀를 괴롭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말년은 자유롭게 살려고 했던 것 같다.


코코 샤넬

"나는 여성들의 몸에 자유를 주었다." (119쪽)

코코 샤넬은 바느질쟁이였다. 코코 샤넬의 시작은 미약했으나 카페에서 '코코리코'라는 노래를 부르고 지금까지 '샤넬'이라는 강력한 명품 브랜드를 남긴 사람이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보육원에 온 샤넬과 샤넬의 언니. 그녀는 갑갑한 보육원을 과감하게 탈출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옷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 당시만 해도 여성들은 코르셋과 패티코트에 갖혀서 지낸 시기였다. 이런 시기에 발목이 보이는 치마, 심플한 모자는 커다란 반향이었다. 시대가 그녀를 도왔다. 1차 세계 대전으로 남자들이 하던 공장의 일들은 여자들이 하게 된 것이다. 여자들의 노동력이 인정되던 시기. 일하는 여자들에게 코르셋과 패티코트는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코코 샤넬의 신선하고 활동하기 편한 옷들은 일하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샤넬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 고른 향수를 팔기 시작한다. 바로 그 유명한 샤넬 No.5 다. 샤넬은 이제 패션계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녀의 도전은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된 것 같다.

보육원의 어둠과 돈 많은 남자의 애인이라는 씁쓸함이 고여 있는 삶이었기 때문에 여성에 대하여 그 누구보다 강렬하게 인식했던 것이다. (122쪽)


에거서 크리스티

벨기에 사람들은 우리와 닮은 구석이 많으면서도 좀 달라요. 예를 들어서 남들이 자기에 대해서 잘못 아는 거에 대해서는 절대 그냥 못 넘어가죠. 옷매무새에 목숨을 걸 정도로 집착하고, 나쁜 날씨도 그냥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넘어가죠. 전 이 탐정이 마음에 들어요. (141쪽)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에거서 크리스티는 추리소설로 유명한 영국의 작가이다. 에거서 크리스티의 실종 사건을 다룬 신문의 기사들을 통해 그녀의 삶과 주변인물들을 살펴보는 전개가 흥미롭다. 에거서 크리스티는 굳이 '혁명'같은 것을 할 생각은 별로 없었던 듯 하다. 단지 추리소설을 엄청나게 썼을 뿐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많이 읽혔고 그녀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그녀가 의도했든 안했던 여자도 멋진 추리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아멜리아 에어하트

그녀는 다른 무엇보다도 비행을 사랑했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176쪽)

아멜리아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따라가서 처음 본 비행기보다 막대사탕에 더 흥미를 느꼈었다. 하지만 1차 세계 대전을 거친 후에 비행기는 많이 발전했다. 두 번째 본 비행기는 아멜리아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그래서 그녀는 여자 조종사가 된다. 그 후에 그녀는 '비행기로 대서양을 횡단한 첫 번째 여성', '대서양 횡단 최단시간',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미 대륙 횡단' 등 다양한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유명해진다. 그녀는 여자도 비행기를 조종하는데 문제가 없음을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세상이라는 감옥을 깨려는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그녀는 여기서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았다. 그녀는 적도를 따라 세계 일주에 도전하다가 그만 실종되고 만다. 안타깝게도..


레니 리펜슈탈

그녀가 만족했다고 생각했으면 아마 단순히 독일 영화계를 주름잡는 산악 영화 전문 배우로 끝났을 것이다. (193쪽)

그녀는 이사도라 던컨처럼 무용을 하다가 그만 부상을 당해 더이상 무용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던 차에 우연히 본 영화 포스터(운명의 산)를 보고 그 영화감독에게 편지를 쓰고 그 영화감독의 다큐멘터리 배우로 활약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직접 영화를 만드는데 뛰어든다. 그녀가 처음으로 선보인 다큐멘터리 촬영기법들은 신선했고 그 후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따라했다고 한다. 그라다가 그녀는 히틀러의 홍보 영상들(믿음의 승리, 의지의 승리)을 제작하게 된다. 히틀러 정권이 무너지자 독일 사람들은 그녀를 색안경을 끼고 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정치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 후에 그녀는 누바족에게 끌려 아프리카로 가서 사진가로서 이름을 날린다. 무용, 배우, 영화, 사진 이렇게 다재다능할 수 있을까? 그녀의 끼와 열정은 대단했던 것 같다.


프리다 칼로

이날의 사고로 1907년 7월 6일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남쪽의 교외지역인 코요 아칸에서 마그달리나 프리다 칼로 칼데론으로 태어난 소녀는 죽었다. 그리고 프리다 칼로가 탄생했다. (217쪽)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의 화가이다. 버스 사고로 그녀의 몸은 관통당하지만 그녀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은 그 전과 완전 달라진다. 마치 새로 태어난 듯이. 그리고 디에고 리베라라는 남자와의 평생동안 질긴 인연. 그리고 그 남편과 여동생의 외도 사실. 그녀는 버스 사고 이후로도 다양한 인생의 쓴 맛과 상처들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쓴 맛과 상처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해소했고 승화시켰던 것 같다. 칼로의 그림은 서양에서 신선했고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녀처럼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기에.

그녀의 그림을 혁명적으로 보는 것은 내면의 속성과 인간성의 순수한 발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231쪽)


조피 숄

전 이해할 수가 없었죠.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일에 왜 박수를 보내고 환호해야 하는지, 다른 나라를 침략한 조국을 왜 자랑스러워해야 하는지 말입니다. (252쪽)

조피 숄은 20대에 대학에 전단지를 뿌리다 잡혀서 게슈타포에게 끌려가서 처형당한 여자이다. 조피의 존재로서 나는 독일 국민들 중에서도 나치집단에 반대하고 저항한 사람들이 있었음을 알 게 되었다. 이런 목적으로 독일에서 조피 숄을 과대포장했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그녀와 그날 같이 처형당한 그녀의 오빠 한스 그리고 또 다른 남자의 순수한 열정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고 그 후에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제인 구달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다면, 과거 속에서 살기보다는 미래를 지키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284쪽)

제인 구달은 아프리카에 가서 침팬치를 관찰하다가 침팬치가 개미굴로 나무가지를 넣어서 즉 도구를 사용하여 개미를 잡아먹는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다. 그 이후로 제인 구달은 유명해지고 유인원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게 된다. 그녀는 호기심이 많은 평범한 아가씨의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구의 편지 한 통과 루이스 리키 박사의 꼬임(?) 때문에 그녀는 그 평범한 비서 인생을 때려치고 아프리카로 가서 침팬치 무리 근처에 집을 짖고 침팬치를 관찰하기 시작한다. 침팬치에게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 이름인 침팬치가 1인칭으로 서술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그녀는 침팬치가 인간처럼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보고서로 세상을 놀라게 하지만, 또한 침팬치가 인간처럼 서로를 죽이고 심지어 아기를 먹기까지 한다는 것을 알려줘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한다. 학계에서는 박사 학위없는 제인 구달의 보고서를 신뢰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인 구달은 굴하지 않았다. 결국 제인 구달의 '곁에서 관찰하기' 방법은 퍼지게 된다. 루이스 리키 박사의 꼬임에 넘어간 여자들은 제인 구달 뿐이 아니었다. 이 박사의 꼬임에 제인 구달은 침팬치를, 다이언 포시는 마운틴고릴라를, 비루테 골디카스는 오랑우탄을 연구했다.


혁명의 길에 대한 유혹

여기 이 책에 혁명을 꿈꾸고 실행한 여자 10명이 있다. 누구나 살면서 혁명을 꿈꿀 것이다. 그게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그 혁명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 열정적인 '혁명의 여신들'은 세상이라는 감옥과 파도에 직접 몸을 부딪쳐 상처입고 부상당하며 삶을 살다갔다. 그들은 길들여지지 않았고 끊임없이 세상이라는 감옥에 도전했다. 그것이 그들의 유전자이고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계란으로 바위치는 무모한 짓이라고 볼 수 있다. 결코 평탄하고 쉬운 길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이들의 도전 덕분에 진보와 자유와 평등은 조금씩 이루어져 간다. 이런 길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여신들은 대부분 한 두가지 장애나 제약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여성으로 태어난 것 때문에 받은 차별과 무시가 컸을 것이다. 이런 장애와 제약, 차별과 무시 덕분에 이들 내부에 혁명의 불꽃은 더욱더 타올랐을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세상이라는 감옥과 장벽을 깼려고 했던 이런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라는 감옥은 좀 더 넓어졌고 쇠창살이 줄어들었으니까. 그리고 누군가는 그들의 '혁명'의 유전자와 운명을 이어받아 계속 그 혁명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도 세상이라는 감옥과 장벽을 깨고 파도를 뛰어넘는 혁명은 누군가에 의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잊지 말자. 혁명의 시작은 기존 체제에 대한 변화와 비판이라는 것을. 그리고 고난의 길이지만 '혁명의 길'로 가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혁명의 여신들'의 삶을 보면서 그런 고민을 하게 됐다. 평범하게 행복하게 사는 인생도 나쁘지 않지만 고통과 위험이 따르는 혁명의 길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혁명의 여신들처럼 되기는 힘들지만 나만의 작은 혁명을 시도해볼 것이다.


10명의 혁명가의 극적인 삶만큼 극적인 이야기 구성

지은이는 10명의 혁명가들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여 서술한다. 때로는 1인칭으로, 때로는 신문기사를 인용한다. 제인 구달이 이름붙인 침팬치의 눈으로 제인 구달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일반 위인전같지 않은 이런 다양하고 신선한 접근방식 덕분에 이 책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듯 극적이고 다이나믹했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혁명가들의 삶은 누구의 삶보다 극적이었지만 이 혁명가들의 삶을 소개하는 지은이의 이야기 구성 또한 극적이었다.


껌정드레스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이런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노동자가 노동자의 편을 들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가진 자들의 천국이 될 것입니다. (27쪽)


"어떻게 노동자가 노동자를 억압해요?"

"모든 노동자 깨어 있었다면 전쟁 따위는 없었다. 환상을 버려. 나머진 스파르타쿠스 단원들이 처리할 거야." (29쪽)


대신 그녀는 더 넓은 세상을 멀리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남들과 다르면 어떤 차별과 모욕을 받아야 하는지 알게 된 그녀는 평생 그 틀을 깨기 위해 싸웠다. (30쪽)


열두 살의 그녀는 자신을 맡기고 홀가분하게 떠나는 아버지에게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훗날 그녀는 그때가 죽을 만큼 무서웠다고 말했다. (111~112쪽)


카페에서 그녀가 부르던 코코리코라는 제목의 노래 덕분에 그녀에게는 평생 따라다닐 '코코'라는 별명이 붙었다. (113쪽)


우선 여성들 자체가 코르셋에서 벗어나는 것을 거절했다.

변화라는 칼날에 베이면 가장 크게 입는 상처는 '낯설다'라는 것이다. (116쪽)


1914년 6월 29일 사라예보를 방문 중이던 오스트리아 - 헝가리 이중제국의 페르디난트 황태자 부부가 암살범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유럽은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다. (165쪽)


하지만 편견을 깨지라고 있는 법. (168쪽)


하지만 시대는 희생양이 필요했다. 대다수의 독일 국민은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이나 강제수용소의 존재를 전후에야 알았다고 믿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204쪽)


"그 지도자란 사람이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스탈린그라드에서 무려 30만명이나 되는 독일 젊은이들이 희생당했어요." (257쪽)


미국을 바라보는 멕시코인들의 시선은 매우 복잡하다. 1848년 2월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맺은 과달루페 - 이달고 조약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멕시코가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상실한 영토는 어마아머했다.

 미국은 그 땅에 유타, 뉴멕시코, 네바다, 아리조나, 캘리포니아 주를 만들었다. (224쪽)

-> 뉴멕시코주의 의문이 풀렸다.


틀렸다. 한스. 그는 우리 독일 민족을 멸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말 거야. (249쪽)


단지 분노한 국민의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우길 생각은 하지 마세요. 전 횃불을 들고 시위대를 이끄는 나치들을 봤어요. 그때 부순 유대인 상점들의 유리창들이 깨지면서 수정처럼 빛났다고 해서 '깨진 수정의 밤'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죠. 하지만 깨진 건 독일의 존엄성입니다. (251쪽)


<단어>

보드빌공연: 1920년 2월부터 헬렌과 앤은 뉴욕에서 열리는 보드빌 공연에 참가했다. (90쪽)

코르셋: 물론 코코 사넬도 하루아침에 코르셋을 없애고, 치마 길이를 줄인 선구자는 아니었다. (116쪽)

철사랑 나무: "별로요. 녹슨 철사랑 나무로 만든 장난감 같은데요." (163쪽)

카이젤 수염: 카이젤 수염에 갈색 양복을 근사하게 차려입은 아버지 기예르모 칼로의 손은 (215쪽)

천착[穿鑿]: 몸이 안 좋아지는 후기로 갈수록 죽음에 천착했다 (231쪽), 깊이 살펴 연구하다.

시나고그 : 폭도로 변한 시위대가 유대인들이 운영하는 상점과 예배당인 시나고그를 불태웠습니다. (251쪽)


<의문>

1. 한편, 그녀는 전쟁 기간동안 병원의 약제사로 근무하게 되면서 온갖 종류의 독약을 약을 짓고 사용하게 된다. (139~140쪽) -> 독약을 약을?

2. 송신 안테나가 파손된 상태라 그녀는 무전을 날릴 수는 있어도 이타스카의 무전을 청취할 수 없는 상태였다. (179쪽): 송신 안테나가 파손된 상태라면 무전을 날릴 수 없을텐데..

3. 너무 늦게 시작한 무용을 시작한 탓에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 결과는 참담했다. (191쪽) -> 시작한 무용을 시작한 탓에?

4. 소녀가 타고 가던 소칼로 중앙 광장을 지나 코요 하칸으로 버스는 갑자기 달려든 전차에 옆구리를 받쳤다. (216쪽) -> '하칸으로'와 '버스로' 사이에 '가는'이 빠진 듯 하다.

5. 1957년 11월 24일 그는 프리다처럼 생일을 며칠 앞두고 산 앙헬의 작업실에서 뇌일혈로 사망한다.(239쪽): 다음 날인 13일 새벽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던 그녀는 눈을 감는다. 그녀의 나이 47세였고, 생일을 7일 지난 다음이었다.(237쪽) 프리다는 생일을 7일 지난 다음날에 죽었고 디에고 리베라는 생일을 며칠 앞두고 죽었단다. 프리다와 디에고의 사망 시점이 각각 자신의 생일의 뒤와 앞으로 서로 다르다. 그래서 '프리다처럼 생일을 며칠 앞두고'라는 부분이 어색하다.




k***5 2012.05.2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