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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색깔있는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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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와있는 여행도서 코너를 보면, 여행이라는 영역을 다루는 데는 특별한 기술이나 전공분야가 필요없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것이다. 누구나 조금의 여유만 있으면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며, 여행은 대중적인 취미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도서 분야 역시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글재주만 조금 있으면 다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중적인 분야가 되다보니, 여행서적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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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와있는 여행도서 코너를 보면, 여행이라는 영역을 다루는 데는 특별한 기술이나 전공분야가 필요없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것이다. 누구나 조금의 여유만 있으면 여행을 떠날 수 있으며, 여행은 대중적인 취미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도서 분야 역시 전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글재주만 조금 있으면 다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중적인 분야가 되다보니, 여행서적 중에서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텅 빈 것들도 제법 많다. 예쁘고 화려한 사진 위주로 책을 구성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정작 여행에 참고할 만한 내용은 별로 없는 식이다. 또, 여행지에 대한 지극히 일시적이고 개인적인 감정으로 도배를 해 놓아서, 여행지에 대한 장소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그런 책 말이다. 학술적인 부분을 지향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성 부족으로 그냥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올 수준의 내용을 덕지덕지 붙여놓은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체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여행코스를 따라 두 남자가 여행을 떠난 내용이다. 글쓴이는 대표적인 진보 인터넷 언론의 기자이고, 코스가 체게바라의 여행지라면.. 게다가 제목은 "뜨거운" 여행이라.. 딱 봐도 뻘건 낙인이 찍히지 않을 수 없다. 추천사(정치인 노회찬, 박재동 화백, 손호철 교수)도 모두 체게바라를 추모하는 여행을 예찬하는 내용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흔한 여행책에 속하지는 않지만 표지만 봤을 때는 좀 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통한 이야기들로 가득찬, 진정한 색깔있는 여행기이다. 과장된 설명으로 남미를 예찬하여, 환상을 심는 태도를 경계한다. 흔히 남미는 진보정치 사상의 고향이라고 한다. 체게바라가 참여한 쿠바혁명을 비롯해서, 칠레,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 혁신 혹은 좌파 정권이 들어섰었거나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최대한 편견을 배제하고 남미의 현재 모습을 보려는 시각을 유지하고, 또 이런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몸소 체험한다. 특히 현존하는 최대 반미주의 정권인 차베스 정권이 들어서 있는 베네수엘라 편은 그러한 시각의 극치이다. 이들도 베네수엘라에 대한 '환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입국 전부터 최악의 범죄 도시, 달러 암시장이 성행한다는 경고를 듣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차베스 정권의 달러 독립 정책 때문에 바가지를 쓰고 엄청나게 고생을 한다. 반미에 대한 적극적인 표현으로 베네수엘라는 달러를 통제하지만, 세계무역이나 여행자들이 당연하게 기본화폐로 쓰고 있는 달러를 통제한다는 사실이 현실에 전혀 맞지 않았다. 그래서 시민들은 몰래 달러를 암시장에서 교환하면서 경제활동을 이중으로 하는 것이고, 저자들은 알 수 없이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에 엄청나게 고생한다. 이외에도 '21세기형 사회주의'를 표방함에도 엄청난 빈부격차가 존재하고, 차베스는 장기집권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등, 이상과 현실에 대한 괴리를 실감하고 온다. 이러한 것은 쿠바에서도 여전한데, 체게바라의 혁명을 상업적으로만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쿠바의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정작 그들이 여행지에서 찾으려고 했던 무언가는, 오히려 여행이 끝나고 돌아온 서울 광화문에서(2008년 촛불집회를 말한다) 발견하였다는 것이다. 

혁명이나 사회적 문제에 관한 내용만 실려있는 건 아니다. 여러 국가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도 볼거리이다. 끝없이 펼쳐진 넓은 평원과 값싼 쇠고기의 나라 아르헨티나, 맥주와 와인이 값싼 유럽풍의 도시와 사막 속 구리광산인 추키카마타가 공존하는 칠레, 인디오와 마추픽추의 나라 페루, 테러의 나라 콜롬비아,앞에서 설명한 베네수엘라, 사회주의의 마지막 유토피아 쿠바 등이다. 다양한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이 어우러진 남미의 여러 국가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굳이 화려한 사진과 미사여구들로 여행자들을 끌 필요가 없다. 저자들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는 생생한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한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이라면, 신문사 화백 출신인 손문상화백의 맛깔나는 그림, 기자인 박세열씨의 위트 넘치는 문체이다. 읽는 이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재미 사이사이에 느끼는 따뜻한 이야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들도 많다. 정말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이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1.11.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