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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남미영 외)>에서 발행한 중학교 국어1학년 1학기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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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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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연 생각 : 정호승 시인의 작품은 지금 3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7차교육과정의 국어교과서에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실려 있습니다. 시인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서 다음과 같이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는 마음을 표현했지요.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 시의 화자가 이 시에서도 같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듯합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아픔이 있는데, 사람은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문득 철 없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면소재지의 중류 가정에서 성장했던 나는 벽촌에서 다니던 친구들을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대놓고 모욕하지는 않았지만, 때묻은 한복에 초라한 차림이었던 그 친구들은 생각도 감정도 없고 아무렇게나 생각해도 되는 별천지의 사람으로 생각하였지요. 어른이 된 뒤 동창회에서 만난 어느 동창 여학생은 예전의 그친구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아름다워졌습니다. 나는 반쯤은 농담삼아 이렇게 말했지요? "야, 노명자 맞아? 이렇게 미인인 줄 몰랐네?" 그러자 명자가 차갑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왜 이제 여자 같이 보이니? 그 때 시장 얘들이 우리를 친구로 여기기나 했나, 뭐." 순간 내 얼굴이 굳어지며 말을 돌렸지요. 내가 명자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우리를 친구로 여기기나 했나 뭐."라는 말에는 가슴이 찔리며 말문이 막혔습니다. 술이 몇 순배 돌고 분위기가 무르익은 뒤에 나는 정색을 하고 사과를 했지요. "초등학교 때 정말 미안했다. 느네가 이렇게 예쁘게 자라서 만나리라고는 생각 못했어. 별로 잘나지도 못하면서 시장에 산다고 많이 까불었지? 너무 늦어서 더 미안하지만…. 진심으로 사과할게." 명자는 웃으면서 잔을 받더군요. "아냐, 그냥 옛날 얘기를 했는데 뭘 그렇게 심각하게 그러냐? 민망하게스리…. 그나저나 너는 예나 지금이나 예쁘다야." 나도 웃으면서 받았고요. "이씨, 여자한테 잘생겼다고 하는 것과, 남자한테 예쁘다고 하는게 얼마나 심한 욕인 줄 모르냐?" "그래 사과한다면서 욕좀 들으면 안 되냐? 예쁘대도 발끈하니 못났다고 하면 살인나겠다." 아, 나는 싱싱한 풀잎이고 예쁜 꽃잎이었던 친구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을까요? 고등학교를 도시로 유학을 갔을 때 그곳 친구들은 시골에서 온 우리를 놀리며 텃세를 부렸지요. 그때 내가 느낀 분노보다 더 큰 상처를 나는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주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명자야, 상처 많은 꽃잎이 더 향기롭다고 하잖아. 이렇게 예쁘게 자라서 곱게 늙었으면 되는 것이지,뭐 *^^*"
* 정호승(1950~ ) : 시인. 대구에서 태어남. 경희대 국문학과 졸업.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서 시가 당선되고,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함.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별들은 따뜻하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등이 있음.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교학사>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으며, 감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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