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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자꾸 손이 멈춘다. 고전을 읽으며 교훈을 되새기고 그때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도 되는데. 그러다 눈길이 간 책이다. 올 초에 장만했지만 다른 책을 먼저 읽다 이러다 영 놓치겠다 싶어 덥석 잡았다. 5가지 주제로 12편의 고전을 소개해준다. 알았던 고전도 있었고 잊고 있던 고전도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 옹고집전, 정수정전 오직 그 사람이기에 – 이생규장전, 춘향가 여자의 영원한 숙제, 남자 – 심청가, 사씨남정기, 나뭇꾼과 선녀 새로운 세상을 열다 – 창세가, 유충렬전 영웅이 꿈꾸는 세상 – 주몽신화, 여성영웅설화, 홍길동전 고전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주며 그에 맞는 주제를 뻗어가며 영화와 많이 연관시켰다. 영화를 좋아해서인지 그쪽으로 많이 눈길이 간다. 진짜 옹고집과 가짜 옹고집의 이야기를 복제인간과 연관시킨 ‘아일랜드’ 하늘이 정해준 짝도 하늘이 정해준 성도 자신의 의지대로 바꾼 정수정전은 늙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전쟁터에 나간 목란을 소재로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 시를 주고 받으며 서로가 배필임을 안 이생과 최랑의 달콤한 이야기에서 뻗어간 음악영화 ‘원스’ 판소리로 전해진 춘향전을 판소리를 소재로 한 ‘서편제’와 몽룡이 아닌 방자의 시선으로 본 '방자전' 신분상승의 예로 든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 사랑을 그대 품 안에, 내 이름은 심청이의 희생을 현대적으로 보여준 ‘너를 잊지 않을 거야’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유학생 사씨남정기를 악녀에 초점을 맞춰 소개한 ‘위험한 정사’ 결혼에 대한 논란을 일으킨 책과 영화로 나온 ‘아내가 결혼했다’ 날개 옷을 입고 아이 둘을 안고 하늘나라에 올라간 선녀는 완벽한 결혼을 꿈꾸는 ‘미트 페어런츠’와 ‘퍼펙트 웨딩’ 창세가의 악한 신을 보여주면 소개한 ‘배트맨’ 영웅소설 유충렬전으로 슈퍼 히어로 애니에이션 ‘인크레더블’ 주몽신화 – 드라마 주몽신화,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기계문명에서 인간을 구하는 ‘메트릭스’ 판타지 혼혈 ‘해리포터’ 열녀 여성영웅신화에선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레이더’ 호불호형을 하지 못하고 ‘활빈당’으로 백성을 돕고 결국 왕의 신임을 얻은 후 율도국으로 떠난 홍길동전은 ( 고전과 더불어 영화 여행을 한 책이다. 그리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조선조 사회에서 비록 남장을 했지만 여자의 신분으로 관직에 올랐다는 사실을 보여준 소설인 정수정전이 있다는데 놀랐고, 이생규장전에서 예로 든 백아와 종자기의 지음을 읽으며 '완보완심'의 ‘누군가의 지음이 되어라’가 생각났고, 책의 가지치기라고 생각하니 내게 이 책의 자극을 준 분의 리뷰 http://blog.yes24.com/document/264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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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고전이라 함은 많은 뜻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기 이 책에서 말하는 고전이란 옛이야기를 칭한다. 구전으로든, 문집으로든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옛이야기에서 저자들은 당시의 대중문화를 엿보고 있다. 고전이라 불리는 옛이야기에 보편적인 질문을 던져놓고 이야기 속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그 답을 찾아보고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작품들이 내리는 결론이 오늘날 우리의 관점과 비슷해서 놀라고, 또는 전혀 다른 해답에서 당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옛이야기 12편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에는 [정수정전]이나 [창세가]와 같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한,두편 들어있다. 저자들은 12편의 옛이야기에 질문 몇가지를 던진다. 그 질문들은 현대에 사는 우리들이 보았을 때 너무나도 보편적인 질문들이다. 그러한 질문들에 대해 옛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대답을 주고 있을까? 또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풀어나갔을까? 저자들은 그것들을 살펴보는 한편, 현대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지고 상영된 영화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기도 한다. 많은 영화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영화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이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저자는 그 첫번째 질문으로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묻는다. 판소리 열두마당 가운데 하나로 전해지다가 지금은 소설로만 전해지고 있다는, 조선후기 소설 [옹고집전]에서 나는 왜 나인지를 묻고 있다. 소설에서 진짜 옹고집은 내가 바로 나임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내가 나라는 사실을 나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계속 나였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라는 이 명백한 사실을 의심해 본적도 없고 의심의 대상이 될수도 없다고 우리 모두는 생각한다. 그러나 가짜가 나타나 진짜인 내가 나를 증명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저자들은 현대에도 이와 똑같은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수 있다고 하면서, 최근 과학분야의 핵심논쟁 가운데 하나인 인간복제의 원본과 복제본 사이의 정체성문제를 예로 든다. 내가 나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나는 나의 영혼임을 알려야 하는데 내 영혼을 자각할수 있는 타자는 아무도 없다. 나는 나의 몸이어야 하지만 신체적 특징만으로는 불완전하다. 또한 나는 나의 기억이어야 하지만 기억은 현실과의 일치 여부를 통해 유효성을 보장받을 뿐이다. 결국 옹고집전에서 가짜가 진짜를 이기게 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조선후기 작가미상의 국문소설인 [정수정전]은 여성도 남성과 하등 다를게없는 똑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현대적인 의미로 성적소수자도 우리와 다를게없는 똑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한다. 남장여인으로 남성중심 사회에서 다른 남성들과 경쟁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많이 읽혔는지 저자들은 조금씩 비틀어서 보고 있다. 저자는 보편적인 질문 두개를 연달아 던진다. 오직 그 사람이기에 사랑하는 건지, 그리고 남자는 과연 여자의 영원한 숙제인지를 묻는다. 우리가 옛이야기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춘향가]와 [심청가]에서 춘향이는 왜 옥에 갇혀야 했는지, 또 누가 심청이를 죽였는지를 저자는 묻고 있다. 현대사람들이 춘향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그녀에게서 아름답고 여린 소녀의 모습과 신의와 의리를 지키는 전사의 모습이 공존하고, 요부와 현부의 모습을 동시에 지녀 성적 판타지라는 남성들의 로망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의 상황만을 놓고 볼 때 조선 숙종때 서포 또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광범위한 지역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전승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고 보편적인 의미를 가진 결혼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설화나 소설 같은 옛이야기 문학에는 사건의 전개를 들려주는 서술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서술자는 남성적인 시각만을 가지고 있다. [나무꾼과 선녀]에서 땅위에 남겨진 선녀가 인간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애 둘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지만 그것은 나무꾼의 관점에서 본 서술일 뿐, 선녀의 입장에선 사기, 납치에 의한 결혼 그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니 날개옷을 다시 보는 순간 잊어버렸던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자아를 찾아 떠난 것 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들이 옛이야기에서 찾고자 했던 마지막 대답은 새로운 세상, 영웅들이 꿈꾼 세상은 어떤 세상 이었는지에 대한 것 이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창세신화인 [창세가]에서 세상을 놓고 미륵과 대결하는 석가는 최종적으로 승리하여 인간세상을 차지하지만 정의롭지도 선하지도 않다. 오히려 악한의 모습을 띤 신이다. 그런가 하면 조선후기 영웅소설의 대표적 작품이랄수 있는 [유충렬전]에서는 옛이야기들은 언제 읽어도, 그리고 들어도 구수하고 재미있다. 아마 우리네 문화속에서 전승되어오고, 우리 삶의 한부분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옛이야기들이 현대에 와서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되고 있다. 그런데 이때 원텍스트의 의미는 사장되고, 이야기 자체가 특정한 목적으로 단순화 되어버린 것을 볼수가 있다. 그러나 원텍스트가 내포한 다양한 의미의 실체에 접근할 때, 옛이야기는 비로소 그 가치를 찾을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를 들어 옛이야기가 권선징악만을 보여준다면, 또 단순히 효나 충만을 강조한다면 그것들은 옛이야기 반열에 오를수 없다고 한다. [나무꾼과 선녀]에서는 결혼생활이라는, 그리고 [춘향가]에서는 신분상승이라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었기에 옛이야기로써 전승될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들이 흔하게 접하는 옛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그 당시 사람들이 보편적인 물음에 어떤 해답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읽고, 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답안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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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이라도 어디서 어떤 감정상태에서 어떤 시각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휴가가서 지리산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재미있는 우리의 옛 이야기 책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사실 이 책은 그렇게 읽었다. 오랜 시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온 신화, 전설, 민담에서부터 <홍길동전>, <정수전전>과 같은 소설과 <심청가>, <춘향가> 같은 판소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의 옛이야기 12가지를 담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권선징악과 충효열과 같은 전통적 가치의 측면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다. 반대로 각각의 옛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들의 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질문들을 던지고, 이야기 속에서 그 답을 찾으려고 시도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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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부터 초, 중, 고등학생들에게 고전 문학을 권해주다 보면 아이들은 먼저 ‘고전’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에 눌린다. 왠지 딱딱하고 재미없으며, 교훈적인 내용만 주구장창 늘어 놓을 것 같은 훈장 선생님이 떠오르나보다.
어른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가까운 나의 타인도 고전에 대한 무한한 거부감을 가진다. 권선징악의 뻔한 스토리에,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이유로 읽어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고전에 대한 대단한 편견이 아닐 수 없다. 이 편견을 조금이나마 깨트려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쓴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는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인쇄매체뿐 만 아니라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영화나 드라마의 영상매체와 고전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이뿐 아니라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고전 속의 인물들을 어찌나 예리하게 연결시키는지. 이러한 어울림 속에서 진정한 고전의 맛과 멋을 보여준다.
<옹고집전>을 통해 인간복제문제와 더 나아가 ‘나는 과연 누구인가?’ 즉 인간의 정체성 문제까지 살짝 건드려준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희생을 은근슬쩍(?) 강요한 이들에게는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는 것도 어찌나 통쾌한지. <춘향전>속의 춘향이의 적은 변사또가 아닌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만을 채우는 몽룡이며, <심청전>속의 심청이의 적은 쥐뿔도 없으면서 덜썩 공양미 삼백석을 시주하겠다고 하고 딸한테 하소연하는 심봉사, 그리고 사람을 재물로 바치는 선원들, 더 나아가 심봉사가 아무것도 없는 줄 알면서 공양히 삼백석이면 눈이 뜰 수 있다고 꼬시는 몽은사 화주승이다. <나뭇꾼과 선녀>에서 선녀에게 가장 큰 적은 선녀를 속인 나뭇꾼과 이를 부추긴 사슴이다라고 말한다.
이미 대학 시절 고전 문학 새롭게 읽기라는 강의를 통해 들었던 내용도 있었다. <유충렬전>,<사씨남정기>,<홍길동전>등이 그러했다. 하지만 여기에 좀 더 새로운 시각(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을 열어준 것도 있다. 마지막 <홍길동전>에서의 질문이 그러했다. “율도국 사람들, 원래 율도국에서 살고 있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들은 정말 행복했을까?” 우리 그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홍길동이 세운 율도국은 또 하나의 다른 조선일 뿐. “평화롭고 풍요로웠던 땅 율도국에 홍길동과 그의 부하들이 갑자기 들이닥친다. 율도국 사람들에게 그들은 전쟁을 일으키고 새로운 왕국을 건설한 낯선 점령군일 뿐이다. 중략...그렇게 본다면 율도국에 살던 사람들에게 홍길동과 그의 부하들이 세운 나라는 그야말로 ‘당신들의 천국’이 아니었을까?”p.322
모든 고전을 이대로 보고 느끼라는 것이 아니다. 고전을 제공한 나 역식도 사람들이 편안히 고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위대하고 정말 대단하기 때문에 꼭 읽어야하는 것도 아니다. 두 젊은 인문학자가 책 머리에서 밝혔듯이 ‘서점에서 무심코 집어든 소설의 한 구절에서 살아갈 힘을 얻듯이’ 고전뿐 아니라 책을 통해 만난 모든 것들이 우리 삶을 조금이나마 풍요롭게 해주길 바랄 뿐이다. 아마 그들도 그런 마음에서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들 이 책을 쓰는 내내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들의 행복을 약간 훔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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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착하게 살면 행복해지리라는 권선징악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번에 날려 보내주었다.
어릴 때 손톱이나 발톱을 함부로 자르고 제대로 버리지 못하면 안 된다고만 생각했다. 누구가 나를 닮은 복제인간이 나오기 때문이라는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복제인간이 옹고집전에서는 스님께 나쁘게 한 행동으로 닮은 이가 나오는 것도 그럴 수 있다고만 생각을 했다. 그러지만 나와 닮은 이가 나와서 나의 생각과 행동을 그대로 하고 기억한다면, 복제인간이 내가 되고 나는 복제인간이 되는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복제인간은 옹고집전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현대에서도 <아일랜드>에서도 복제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이때는 복제를 원하는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차이점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복제하기를 바랬던 것은 자신의 생명의 연장을 위해 자신의 장기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복제되어진 사람의 인권은 없는 것인가?
조선후기에 여자가 남장을 하고 살았던 작가 미상의 국문소설이 있었다고 한다. <정수정전>이다. 여자이지만 남장을 하고 전쟁터에서 맹활약을 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정수정은 여자일까, 남자일까? 그는 남자에게만 허락이 된 영역에 남장을 하고 진출했다. 치열하게 살았다. 그뿐만 아니고 여자임을 밝혀지고 나서도 여성의 신분으로만 살지는 않았다고 한다. 정수정은 그 당시 사회에서 요구하는 여성들의 의무나 규범을 뛰어넘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쟁취했다.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그 당시에도 여성은 사회에 진출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는지도 모르겠다.
제2부에서는 <이생규장전>과 <춘향가>에서는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여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오직 그였기 때문보다는 나를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도 버린 것처럼 여인도 자신을 사랑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 당시에도 이생과 최랑의 과속은 스캔들감일수 있었다. 춘향가는 그당시의 신분적인 계층을 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효 이야기가 심청전이다. 효는 국가적 통치이념이나 사상일 뿐 아니라, 민간에서 가족과 공동체를 유지하는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았고 또 그런 기능을 수행했다. 충청북도 청주에는 '지네 장터'라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이 또한 심청전과 같은 효 이야기이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여성의 이야기들은 우리 고전에도 많이 있다. 영화속에서도 그대로 녹아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브레이킨 더 웨이브>는 남성에게 절대복종하는 순진하고 가련한 여인의 삶을 그린 작품인 것이다. <돌로레서 클레이븐>에서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도 지목된 돌로레스는 술주정뱅이 남편 조의 학대로 고통받지만 딸 셀리나를 바라보면 열심히 일하는 억척 어머니지만 딸에게 성추행당하는 것을 발견한 그녀는 남편에게서 달아날 계획을 세운다. 그러다 조가 우물에 실족하여 죽는다. 셀리나는 어머니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어머니의 사람을 깨닫게 되고 어머니의 적극적을 변호하였다. 셀리나가 딸의 시각으로 어머니의 삶을 회고한 작품이다.
결혼전에는 아름다운 여성을 선호하지만 결혼을 하면 아름다운 것보다는 가정에 위해 헌신하는 아내를 좋아한다. 하지만 <사씨남정기>에 나오는 악녀 교채란은 결혼후에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성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여인이었다. 아름다우면 악녀가 되는 것인가? 처음부터 교채란이 악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는 예쁜 여성의 성적 매력은 결혼하기 전까지만 유효한 것이다. 교채란은 남성중심사회에서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너무 예뼛던 것이다.
고전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은 그 당시의 사회적인 면을 들어다볼 수 있다. 그 당시의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을.... 어쩌면 지금도 연장되어지고 있는 줄도 모르겠지만 조상들의 생각을 엿보는 것은 그 나름대로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것을 현대의 시각을 풀어놓고 대중문화와 비교하면서 바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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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이 오랜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전문학을 전공한 두 친구가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과 더불어 이생규장전, 정수정전, 창세가 등 다소 생소한 고전까지 모두 열두 편을 고르고 이들 통해 고전들이 대중문화에 어떠한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고전은 더이상 고리타분한 텍스트 속의 박제된 글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곁에 있음이다.
그럼 심청전은 어떤식으로 비틀어 보았을까. 저자는 능력도 없는 심봉사는 공양미 삼백 석을 내겠다고 덜컥 약속까지 하고 그것도 모자라 팔려가는 딸을 붙잡지도 않았다. 게다가 뺑덕어멈에게 새 장가까지 든 파렴치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니 심학규는 심청이를 주움으로 내몬 범인이며, 자신들의 뱃길 안전을 위해 죄없는 처녀를 희생시키는 뱃사람들 역시 부도덕하다고 말한다. 그들역시 공범이며 시시각장애인인 심봉사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시주승 또한 심청을 죽음으로 내몬 공동 범인임에 틀림 없다. 단순히 심청의 효성만 칭송하던 때는 이미 지났다. 시대가 달라지면 고전 역시 그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 춘향전의 이도령은 책임감 없는 부잣집 도령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사씨남정기에 등장하는 교채란은 진정 악의 화신이며 그녀에 대한 처벌은 정당했는지 묻고 있다. 남장을 하고 남편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올랐던 정수정이나 죽어서까지 이승의 사랑을 못잊어 이생과 함께한 최량의 사랑 등 고전속 여성들의 삶과 사랑, 욕망과 사회적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한 그들의 운명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현재의 삶과 사회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
선녀와 나뭇꾼은 금기를 지키지 않은 어리석음을 경계하거나 이상향에 대한 열망 등의 한정된 교훈만이 아닌 결혼을 둘러싼 갈등을 지금의 현실과 비교하여 살펴 볼 수 있다. 결혼 후에 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고민하고 배우자와의 결혼이 여성 삶의 종착지가 될 수 없음을 자각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여성들이 잃어버린 날개 옷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 우리는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저자는 또한 우리나라 '창세신화'와'유충렬전'을 살펴보며 충신의 대명사 유충렬은 과연 충신이었는지. 신분제도에 맞서 항거하다 이상향인 율도국으로 떠난 홍길동이 평화롭게 살던 섬사람들에 맞서 그곳을 빼앗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것은 과연 정당한 일인지, 율도국을 여전히 조선의 일부이라 여기며 그 역시 조선의 신하임을 자청한 길동은 과연 진정한 혁명가라할 수 있을지? 저자는 고전을 읽으면서 우리가 당연시했던 부분들을 되려 뒤집어 생각하고 이의를 제기한다. 과연 그럴까? 라고.
이 책에서 고전 문학이 어떻게 다양한 대중매체에서 재탄생하였는지 유사한 내용을 지닌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서로 비교 분석하여 소개하고 있다.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을 이야기한 이생규장전은 원스나 트와일라잇, 뱀파이어 헌터 D 등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받는 영화나 애니메이션과 비교하였다. 게임과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매력적인 여전사 라라의 모습은 우리고전 박씨전이나 다른 옛이야기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대표적 대중문화 의 장르를 넘나들며 고전이 지닌 무한한 가치를 발견하고 고전이 시대에 맞게 새롭게 다시 태어날 가능성에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고전이 우리 시대의 이야기와 많은 부분 유사하단 사실에 놀랍기도 했으며 젊은 시각으로 바라본 고전은 우리의삶과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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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전들을 읽다보니 요즘은 동양고전들에 관심이 간다. 특히 우리나라 고전~ 누구나 다아는 우리들의 고전은 어릴때부터 너무 당연하게 듣고 배웠기때문에 그 이야기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면 너무나 당연한거니깐. 권선징악. 비틀어 생각하기가 나에겐 어렵게 다가온다.
이 책은 책의 부제처럼 젊은 인문학자 두명의 발칙한 고전 읽기이다. 일단 고전을 소개하고 고전에 대한 본래 내용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생각비틀기를 한다. 아울러 만화, 드라마, 영화를 예를 들면서 말이다. (만화 나루토를 이 책을 보면서 내용을 파악했다. 말로만 들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재미가 곳곳에 숨어있다.)
책은 두꺼운편이지만 짤막 짤막 나누어져있어서 하루에 한편씩만 봐도 재밌을거 같다. 난 못참고 내리 읽었지만.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전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다른 재미를 각각 안겨줄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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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잠자리에서 그저 재미있는 옛이야기로 친근히 다가왔던 고전이 좀 커서는 여성의 입장에서 유교적인 관습으로 효나 열녀라는 굴레에 얽매어 희생을 치르거나 정절을 강요당하고 , 영원한 주제인 권선징악은 너무 식상하여, 그저 그런 고리타분한 옛이야기로 치부되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고전문학작품이 여러 주제를 포함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 될 수 있으며, 과거와 현재의 시간차를 극복하고, 지금도 우리가 고민하는 모습이나 주제를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복제인간의 문제까지 연결하며 자아 정체성문제를 제기한 <옹고집전>이나, 성별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독립적 인생을 선택한 여성을 그린 <정수정전>(정말 뜻밖이다. 그 시대에도 여성의 능력에 주목한 작품이 있었다는 것이), <춘향전>에서 춘향이는 단순히 정절을 수호하는 인물로서가 아닌 신분상승 욕망과 심지어 인간해방이라는 인류보편적 가치를 역설하는 인물로 재해석되고 있으니말이다. 이런 춘향이의 신분상승의 통과의례는 여성의 성공=결혼=신분상승의 공식을 반영하는 90년대, 2000년대의 TV드라마로 연결지을 수도 있었다. 이는 신분 차이가 나는 여주인공과 재벌 2세들과의 사랑등 처한 상황과 배경은 다르지만 아직도 수많은 드라마에 춘향이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나무꾼과 선녀> 또한 선녀의 입장에선 얼마나 황당한 결혼인가? 자신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결혼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무꾼의 행동은 사기, 납치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였으며 사슴은 공모자라고 얘기한다. 또 선녀의 결혼생활을 통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나 가족관계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옛이야기를 과거 권선징악이나 교육적 메세지로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이야기속에 숨어있는 이데올로기와 사람들의 욕망과 갈등의 모습을 포착하고자 한 노력이 엿보이고,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고민을 잘 생각해보고 헤쳐 나가기위해 문제를 던져 주고 있다.
우주선을 띄우고, 로봇이 사람일을 대신하는 현대에도, 우리는 영웅에 열광하고 있다. <주몽신화>나<여성영웅설화>, <홍길동>의 예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으나, 그 외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웅이나 <해리포터>,<드래곤볼>,<메트릭스>,<스타워즈>등 우린 도처에서 영웅을 만난다. 이는 갈등과 위기의 시대, 현대 세계를 벗어나거나 이상적인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길 기대하기때문이다. 이 때 악의 무리는 너무나 악당다운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우리는 악인이라 규정된 인물에 행동을 악행이라 이름붙이며 영웅의 활약상을 즐길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나 아렌트가 나치전범 아이히만의 재판에서 보았듯이 지극히 평범한 인물, 즉 전혀 악당답지 않은 인물이 '묻지마 살인'을 하는 등 악의 평범함에 현대인은 더 큰 공포감을 느끼게 되는 점도 짚고 있다. 현대인의 공포를 잘 간파하고 있다.
이 책은 여성의 시각에서 보는 문제점들도 놓치지 않았고, 주제에 대한 분류가 좀 뒤섞인 경우도 있으나 시대를 아울러 영화와 판소리, 그 주제에 관해 더 읽을 책을 안내하여 흥미를 더 배가시키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나 윤리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도 있으나 역사를 살아가는 인간의 보편적인 질문이나 거쳐야하는 통과의례등의 중요성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하기에 우린 고전을 통해 그 안에 담긴 가치와 철학을 살펴보고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현실을 반추할 기회를 갖는 것 또한 의미있는 일이 될 듯 하다. 이것이 우리가 고전을 외면하서는 안되는 이유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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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전이나 동양고전하면 으레 어려울 것 같고 범접하기 어려운 '포스'를 느끼게 하지만, 우리 고전은 이와 정반대로 너무나 익숙하고 매우 고리타분하고 초중고때까지는 마스터해야 하는 가벼운 느낌이 든다.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은 일종의 사대주의나 식민지 근성일까. 그러나 [고전, 대중문화를 엿보다]를 읽고 나니 우리 고전도 상당히 열린 해석이 가능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현대적인 번역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전,대중문화를 엿보다]는 고전의 재독법을 제시하고 우리 고전과 일반적인 대중문화 텍스트와의 연관성과 재현성을 밝히고 있다. 비록 '젊은 인문학자의 발칙한 고전읽기'라는 부제가 있지만 책에서 내세우는 독법은 발칙함보다는 약간의 '비틀기'에 가깝다. 다시 말해서 소위 '수능식 정답'과는 다소 거리가 먼 방식으로 비틀어 설명한다. 예를 들면, <옹고집전>은 "나와 나의 복제인간을 구분하는 확실한 근거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시하는 사례"로 해석되고 복제인간의 이슈를 제기한다.
책은 총 12편의 고전을 드러내고자 하는 '테마'에 따라 5부로 묶어 소개하고 있다. <옹고집전〉<정수정전〉은 정체성의 테마를 다루고,〈이생규장전〉<춘향가〉는 사랑의 테마를 다루고, 〈심청가〉<사씨남정기><나무꾼과 선녀>는 희생제의와 악녀(팜므파탈)와 결혼을, <창세가><유충렬전>은 개벽신화와 악인을, <주몽신화><여성영웅설화><홍길동전>은 영웅과 새로운 세상을 다룬다. <정수정전>과 <창세가>를 제외하면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야기들이다. 또한 이런 이야기들이 오늘날의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대중문화 영역에서는 어떻게 재연되고 있는지 예시한다. 각편 말미에 관련 테마에 관해 더 읽을만한 책들을 추천하고 있어 독자의 편의를 돕는다.
다소 아쉬운 점은 5개의 테마가 비교적 불명확하고 서로 겹쳐지는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두 명의 공저자가 각기 연구한 작품들을 모아서 그런지 테마의 통일성과 응집력이 약한 편이다. 테마와 고전 그리고 대중문화를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이 재정리해 본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은 <정수정전>이었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홍길동전>이었다. 먼저 <정수정전>은 여인이 남장하여 사회에 진출하고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여성영웅소설로 분류되는데, 남장여인의 활약이라는 측면은 영화 <뮬란>외에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나 <커피프린스 1호점>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홍길동전>이 과연 적서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를 충분히 하고 있는가에 대한 저자의 의문이 적절했다고 본다. 특히 홍길동의 율도국 정벌을 놓고 "결국, 율도국 정벌은 홍길동의, 홍길동에 의한, 홍길동을위한 식민지 건설이었다."는 비판이 마음에 와닿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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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방저전>이란 영화를 봤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우리 고전을 이야기하고 있어서였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고전은 가장 훌륭한 교과서이다.
우리 고전의 최고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