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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 이야기, 진실인가 희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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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전설은 로빈 훗 전설과 더불어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전설이다. 그런 만큼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 이 책 역시 아서왕 전설의 또 다른 변주임을 부인하지 않지만, 특이하게도 저자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사도의 모범이자 잉글랜드의 영웅대신 켈트족(Celt) 전사집단의 지휘자인 아서를 그리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유서 팬드래건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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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왕 전설은 로빈 훗 전설과 더불어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전설이다. 그런 만큼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 이 책 역시 아서왕 전설의 또 다른 변주임을 부인하지 않지만, 특이하게도 저자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사도의 모범이자 잉글랜드의 영웅대신 켈트족(Celt) 전사집단의 지휘자인 아서를 그리고 있다.

 

설에 의하면 유서 팬드래건 왕과 콘월 공작의 부인 이그레인 사이의 불륜의 결과로 생긴, 유서 왕의 숨겨진 아들이었던 아서 팬드래건이 호수의 요정 비비안으로부터 받은 엑스칼리버를 가지고 원탁의 기사들을 모아 외적으로부터 왕국을 지키는 과정과 원탁의 기사 랜슬롯과 왕비 귀네비어의 불륜으로 인한 원탁의 기사들의 분열, 또 아서왕과 누이 모건 르 페이 사이의 불륜으로 생긴 조카이자 아들인 모드레드의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치명상을 입은 아서왕이 치료를 위해 아발론으로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 아서왕 전설의 원형(原型)으로 추정되고 있는 암브로시우스 아우렐리우스(Ambrosius Aurelius)는 소설에서 저자가 전장에 없었던 사람들은 곧 아서가 강도 무리를 상대로 거둔 작은 승리를 저 옛날 암브로시우스가 베이든 힐에서 거둔 위대한 승리와 혼동하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그곳을 전투장소로 택하면서 우리 주인님이 바라던 바였다.1) 라고 묘사한 것처럼 주로 기마대로 구성된 30~100명 규모의 켈트족 전사집단의 지휘자[dux bellorum]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한국의 저명한 서양사학자인 나종일 교수가 교양역사서인영국의 역사에서 5세기 중엽이래 오랜 기간에 걸친 싸움 끝에 색슨족은 아마 500년경에 몽스 바도니쿠스(Mons Badonicus)라는 곳에서 브리튼의 암브로시우스 아우렐리우누스(Ambrosius Aurelianus)에게 참패를 당했으며, 그 후 반세기 동안 색슨족의 진출은 저지되었다. 이 암부르시우스가 아서왕과 동일인물인지의 여부는 분명치 않다. 다만, 그 전승이 당시 브리튼 전쟁영웅에 관한 기억을 담았으리라는 점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2)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도 알 수 있다.

 

미있는 것은 앵글족(Angle), 색슨족(Saxon), 주트족(Jutes)의 침략에 의해 몰락한 켈트족(Celt)의 영웅인 아서는 켈트족에 뿌리를 두고 있는 웨일즈인들에 의해 집단기억으로 전승되면서 과거의 왕이자 미래의 왕(the once and futrue king)’으로 추앙되어왔지만, 오히려 노르망디 공() 월리엄에 의해 잉글랜드가 정복되자, 정복자들의 정통성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람은 잔혹한 현실보다 달콤한 환상을 원하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보기 원하는 것만 보고 믿기 원하는 것만 믿는다. 이러한 점을 6세기 음유시인 마르딘 훗날 마법사 멀린으로 전해지는 도 알고 있기에 이야기로 바꾸지 못할 일이란 이 세상에 없단다. 아서가 어떠한 악행을 저질러도 나는 그걸 고귀한 행동으로 바꾸어서 아서를 더욱 명망 높고 두려운 존재로 만들 수 있단다. 이야기가 정말로 훌륭하다면 아서에게 세금을 바치느라 굶주리는 사람들도 그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될 거야. 난 아서의 명성을 건강하게 보전하는 이야기 짜는 의사인 것이지.” 3) 라고 자식과 같은 존재인 그윈이자 그위나에게 말했던 것이 아닐까?

 

쩌면 우리에게 명백한 진실보다 현실을 이겨나갈 따뜻한 희망이 더 중요한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윈이자 그위나도 아서왕에 대한 진실을 알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그녀가 아는 아서가 아니라 마르딘의 이야기에 나오는, 어느 누구보다 현명하고 어느 누구보다도 공정한 위대한 왕 아서 였기에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 아닐까?



1) 필립 리브, <아서왕, 여기 잠들다>, 오정아 옮김, (부키, 2010), p. 137

2) 나종일/송규범, <영국의 역사, (한울 아카데미, 2005), p. 44

3) 필립 리브, 같은 책, p. 73

w******f 2010.09.02. 신고 공감 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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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말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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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여, 빛이여..   지금 30대라면 <아서왕>이란 이름을 들으면 남다른 감상에 빠질 것이다. 아니아니 <아더왕>이란 이름이 더 익숙할테니..아더왕이라고 부르자.     <원탁의 기사>를 통해 마치 최초로 민주주의를 실현한 왕으로 오해하기도 했을 것이며, <엑스칼리버>라는 명검을 가지면 어떤 단단한 물건도 두부 썰듯 썰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대마법사 <멀린>, 카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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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이여, 빛이여..

  지금 30대라면 <아서왕>이란 이름을 들으면 남다른 감상에 빠질 것이다. 아니아니 <아더왕>이란 이름이 더 익숙할테니..아더왕이라고 부르자.

 

  <원탁의 기사>를 통해 마치 최초로 민주주의를 실현한 왕으로 오해하기도 했을 것이며, <엑스칼리버>라는 명검을 가지면 어떤 단단한 물건도 두부 썰듯 썰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대마법사 <멀린>, 카멜롯성에서 전장에 나간 아더를 기다리는 백설보다 더 하얀 <기네비어 왕비>와 그녀를 지키는 아더의 심복이자 기네비어의 연인 <란슬롯>이 기억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희망이여~, 비~잋이여~ 아득한 하늘이여~ / 아더의 백마가 울부짖는다 /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 / 바람을 가르는 가알~귀 / 나, 소리 높이 외친다 / 나, 소리 높이 외친다 / 위대한 이 나라의 통일을 위해 / 오늘도 달린다 / 오~늘도 달린다>라는 만화의 주제가가 기억날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브리튼 통일의 염원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원탁의 기사들이 우리 나라의 통일을 위해 목숨을 받친 순국선열의 모습과 묘하게 겹치면서 이 노래를 따라 부를 때면 목이 매이던 녀석들이 한둘이 아니었고, 나 역시 그런 소년들 가운데 하나였다. 엑스칼리버 한 자루만 있으면 단박에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거란 착각에 빠져들면서 말이다.

 

 역사는 이야기로 완성된다

  그렇지만 사실 <아서왕>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전설>이나 <민담>, <설화>에 의지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실제 역사속에서 아서왕을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대제국 로마가 게르만의 대이동(침략에 더 가까웠을 텐데도..)으로 인해 브리타니아에서 철수하던 때 브리튼 왕국을 색슨족과 앵글로족의 침입으로부터 지켜내고 브리튼의 통일을 완수할 유일한 왕이란 이야기로 전해질 뿐이다.

 

  그런 고로 카멜롯성이라든지 아발론과 같은 지명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을 뿐 실제로 어느 지역인지조차 알 도리가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이야기는 이어지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현재는 앵글로-색슨족의 후예인 <잉글랜드인>과 캘트족의 후예인 <스코틀랜드인>, <웨일스인>, 그리고 <아일랜드인>의 갈등 속에서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아서의 이름을 되뇌이고 되새김질 하고 있다.

 

  우리가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브리튼 땅에서 일어나는 갈등 양상이 아니다. 바로 <아서왕의 전설>, 곧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는 이야기를 만날 때 비로서 진실을 더욱 진실처럼 느껴지고, 거짓 또한 진실로 둔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바로 <이야기의 힘>에 주목을 해야 한다.

 

 음유시인 마르딘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음유시인>들이 참 많이 등장한다. 대개는 입만 살아서 온갖 허풍을 떠벌리고 다니는 형편없는 인물로 등장하곤 한다.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거짓투성이고 입에 발린 아첨에 뻔뻔스레 곡을 부쳐 형편없는 악기를 동당대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전부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음유시인 마르딘을 통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마르딘. 그는 대마법사이자 동시에 이교도였던 멀린이라고 불린 자다. 이 책속에서는 마법사라기보다는 약간의 속임수 마술을 부리는 이야기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마르딘의 목적은 사람들을 속여 제 한 몸의 이익을 위해 거짓을 꾸미고 다니는 협잡꾼이 아니다. 색슨족의 침입에도 속수무책으로 방관할 뿐이고, 심지어 저들끼리 치고 받고 약탈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어리석은 브리튼인(캘트족)의 썩어빠진 몸과 정신을 하나로 뭉칠 위대한 협잡을 꾸미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협잡은 거짓말처럼 아서를 위대한 왕으로 만들고 계획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 간다.

 

 그위나 때론 그윈.. 

  그러나 아서는 마르딘이 생각한 만큼 위대한 그릇이 되지 못했다. 이제 이야기의 중심은 마르딘이 거둬들인 어린 소녀 그위나에게로 쏠린다. 한때는 아서를 위대한 왕으로 둔갑시킨 <호수의 여인> 역할을 해냈으며, 그 뒤 아서의 소년병이 되었고 아서의 아내인 그웬휘바르의 시녀도 되었다. 소녀의 몸으로 태어났으나 마르딘을 만나 그의 거짓말에 동참하게 되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 마르딘과 함께 지내며 소년으로도, 소녀로도 때에 따라 변신을 거듭하는 <이중적 삶>을 살아야 했다.

 

  딴에는 부러운 삶일지도 모른다.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살 수 있으니 이쪽저쪽의 장점만을 좇으며 유리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그러나 사실은 어느 쪽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뜨내기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위나, 때론 그윈으로 잘 살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소년 혹은 소녀의 삶으로 살아간 것이 아니라 <이야기꾼>으로 살아갔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이야기도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 때론 그의 이야기일 뿐이다.

 

 역사와 역사소설의 차이 

  실제 역사로서의 <아서왕>과 그녀 때론 그의 이야기로서의 <아서왕>에는 큰 차이가 있다. 결국 결말부에서 <아서왕의 전설>을 그녀 때론 그의 이야기로 맺으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끝맺었지만, 그녀 때론 그의 이야기조차 실제와 전설 속의 <아서>가 다르다고 말한다. 어차피 <아서왕>에 대한 실체를 모르는 현재로서 그의 실제 모습을 알 도리가 없지만 <이야기꾼>에겐 다르다. 얼마든지 진실보다 더 진실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사학자>들에게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역사로서 실체>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물론 <이야기꾼>이 만들어낸 역사적 사건이 곧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증거나 사료가 나와야만 <역사적 실체>를 끌어낼 수 있는 <사학자>들은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에 반해 <이야기꾼>들의 발빠른 행보를 보라. 설령 거짓부렁일지라도 새롭게 만들어내고 가능성을 열어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역사>를 알기 쉽도록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대중과 호흡하게 만들어 준다.

 

  또 다시 물론 이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는 일례도 무수히 많다. 그로 인해 일어나는 폐해가 얼마나 큰 지도 안다. 그러나 말이다. 돌덩이 같은 바게뜨 빵이라도 따뜻한 스프만 있다면 촉촉히 적셔서 부드럽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럴 때 누구도 원래의 빵맛을 잃어버렸다고 탓하지는 않을 게다. 오히려 고마워하면 고마워했지. 그렇다고 바게뜨빵을 간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는 듯한 엉터리 역사소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역사의 참맛을 해치지 않는 선 안에서만 허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과학에선 있을 수 없지만 역사에선 얼마든지.. 

  역사는 과학과는 다르다. 과학이나 역사가 진리를 찾기 위해 고되고 고된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과학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단 하나의 진리만을 추구해야 하는 반면, 역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하나만을 고집할 수 없다. 오히려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접근해야만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학문이 바로 역사이다. 그래서 <과학소설>은 허무맹랑해서는 안 되지만 <역사소설>은 어느 정도 허무맹랑해도 되는 법이다.

 

  나는 <과학>과 <역사>를 둘 다 좋아한다. 진리에 이르는 과정이 힘들기는 하지만 <과학>은 주어진 길을 반듯이 가야하는 반면, <역사>는 주어진 길 따위는 무시하며 어지럽게 달려갈 수 있으니 말이다. 하나는 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며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다른 하나는 규칙 나부랭이는 애초에 지키지도 않으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니 말이다. 서로 다른 듯 같은 점이 나를 이끌리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마음껏 내딛는 <그위나 때론 그윈의 삶>과 이것도 진실이요, 저것마저 진실이 되어야만 하는 <아서왕의 전설>이 나를 묘하게 흥분시켰다. 그래서 이 책이 한없이 좋았다. 읽는 동안 즐거웠다. 아니 끝없이 이야기가 이어져 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느낌이 이 책에 더 어울릴게다.



YES마니아 : 로얄 z******8 2010.09.10.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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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정당성-아서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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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500년경 브리튼 남부, 로마의 세력이 브리튼의 땅을 떠나고 색슨족의 침략에 시달려오던 브리튼은 암브로시우스의 지휘하에 통일을 이루는가 싶었으나 암브로시우스가 죽고나자 세력은 조각조각 나뉘어 흩어지고 서로 세력다툼을 하기 바빴다.   마르딘은 아서를 중심으로 브리튼의 세력을 통일 시켜 색슨족을 물리칠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아직은 전투 지휘관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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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500년경 브리튼 남부, 로마의 세력이 브리튼의 땅을 떠나고 색슨족의 침략에 시달려오던 브리튼은 암브로시우스의 지휘하에 통일을 이루는가 싶었으나 암브로시우스가 죽고나자 세력은 조각조각 나뉘어 흩어지고 서로 세력다툼을 하기 바빴다.

 

마르딘은 아서를 중심으로 브리튼의 세력을 통일 시켜 색슨족을 물리칠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아직은 전투 지휘관에 불과한 아서에겐 특별한 계시가 필요했다. 그때 아서의 전투부대가 습격한 농장에서 도망치던 어린 소녀 그위나와 마르딘이 만나게 된다. 마르딘은 그위나를 이용해서 아서에게 특별한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성공한다.

 

마르딘은 그위나를 호수의 여왕으로 이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어린 그녀를 거둔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던 마르딘이 어린 시절의 자신과 겹치는 이 어린 소녀를 마음에서 떨치지 못했을때는 마르딘이 이 어린 소녀에게 자신의 맘을 내주고 만 뒤였던 것이다. 이성간의 사랑보다 더 깊은 부정, 아니 어쩌면 자신을 향한 사랑일수도 있는 사랑때문에 마르딘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서왕의 곁에서 그를 관리하기보다는 그위나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녀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더 맘을 쓴 것이 그것이다.

 

이 이야기는 아서의 이야기가 아닌 아서왕을 왕으로 만들어 만들기위해 책략을 펼쳤던 마르딘과 마르딘을 통해 아서왕의 전설에 인연을 맺게 된 그위나라는 소녀의의 시각을 통해 본 아서왕의 전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생의 의미, 신화의 정당성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일까? 마법, 신비로움이 존재하던 전설의 시대. 아서왕의 시대가 생생하도록 현실감있는 실질적인 세계로 묘사되는데 이 세계속에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또한 부정된다. 적어도 마르딘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그러나 마르딘은 이야기를 믿는다.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속에 아서를 색슨족에 대항할 유일한 왕으로 인식시키고 감상적인 멋과는 거리가 먼 거친 싸움터에 대한 용사들의 마음속의 두려움을 몰아내준다.

 

마법도 근사한 모험도 없는 실체는 그러나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 이해할 수 없어 그저 막연히 그랬다더라가 아닌 그래서 그렇게 된 일이었지 라는 설정은 훨씬 설득력을 주고 오히려 마법의 힘, 이야기의 힘(스토리 텔링)이 새로운 마법의 감정을 안겨준다.



2***s 2010.08.31. 신고 공감 4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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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과 환상,로맨스를 걷어낸 맨얼굴의 아서왕을 만나보는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
"마법과 환상,로맨스를 걷어낸 맨얼굴의 아서왕을 만나보는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 내용보기
내가 아서왕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릴 적 즐겨보았던 TV 애니메이션 “원탁의 기사(KBS1, 1980. 원작은 <원탁의 기사; 타올라라 아서, 1979, 토에이동화>)” 때문이었다. 그 당시 애니메이션 속의 아서왕의 멋진 투구와 갑옷, 그리고 백마는 연습장을 도배할 정도로 만화그리기의 단골 소재였으며, 아이들과의 전쟁놀이에서 아이들 장난감 칼은 모두 엑스칼리버로 이름 지었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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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서왕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릴 적 즐겨보았던 TV 애니메이션 “원탁의 기사(KBS1, 1980. 원작은 <원탁의 기사; 타올라라 아서, 1979, 토에이동화>)” 때문이었다. 그 당시 애니메이션 속의 아서왕의 멋진 투구와 갑옷, 그리고 백마는 연습장을 도배할 정도로 만화그리기의 단골 소재였으며, 아이들과의 전쟁놀이에서 아이들 장난감 칼은 모두 엑스칼리버로 이름 지었고, 우리 동네 아이들은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라고 이름 짓고 서로 아서왕은 자기라고 다투기까지 했었다. 벌써 수 십 년 전이라 등장 인물이며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희망이여~ 빛이여~ 아득한 하늘이여~~”로 시작했던 주제곡만큼은 아직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런데 그런 어린 시절 영웅이었던 아서왕에 대한 환상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은 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수업시간이었다. 세계사 선생님은 아서왕이 활동했다는 6세기 경 영국은 로마의 지배에서 막 벗어나 지금의 북부독일과 덴마크에서 지금의 영국 민족을 구성하는 앵글 족과 색슨 족이 건너와 7개의 왕국 - 오늘날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왕국이 아니라 부족 국가 같은 원시적 형태의 왕국 - 을 건설하고 서로 싸움을 벌이는 시기였으며, 아서왕은 그 실존 여부 자체가 의심스러운 그런 인물로 실존했더라도 어릴적 애니메이션 속 그런 멋진 영웅이 아니라 토착 민족인 캘트족 중 어느 한 부족의 우두머리로 기껏 잘 봐줘야 피지배민족들이 결성한 산적단의 두목 정도로 봐줄 수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아서왕의 이야기는 중세 유럽 정치적, 문화적으로 각색되고 부풀려진 전설 속의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 수업 이후로 아서왕 이야기에 대해 흥미를 잃기는 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에는 아서왕은 악에 맞서 정의를 수호하는 나만의 멋진 영웅으로서 각인된 모습이 쉽게 잊혀지지 않았던 그런 영웅으로 남아 아서왕을 소재로 한 각종 영화나 드라마, 소설들은 나이가 든 후에도 즐겨 찾게 되는 그런 아이템이 되곤 하였다. 그런데 최근 그나마 남아 있던 아서왕에 대한 환상을 철저히 깨뜨리는 그런 소설을 만났다. SF소설작가로 알려진 필립 리브의 “아서왕, 여기 잠들다(부키, 2010년 8월)”은 아서왕 이야기의 주 매력 포인트였던 마법과 환상을 말끔히 걷어낸, 건조하리만큼 실제 역사 속 아서왕을 치밀하게 복원해내 그에 대해 가지고 있던 한조각 환상마저 여지없이 깨뜨리고 말았다. 

아서왕이 활동했다는 500년경 로마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난 영국은 유럽에서 건너온 야민인 색슨족의 침략에 시달리는 가운데, 여러 개의 작은 왕국과 부족으로 분리되어 서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른바 혼돈의 시대였다. 남서부 어느 작은 마을 영주의 노예 소녀 그위나는 한밤 중에 습격해온 아서왕 부대를 피해 강을 헤엄쳐 달아나다가 아서왕의 음유시인이자 책사인 마르딘에게 잡히고 만다. 마르딘은 수영과 잠수를 잘하는 그위나를 이용해 호수의 여인이 아서에게 명검 “칼리번”을 주는 사기극을 연출하고, 아서는 이 사기극을 계기로 색슨족을 몰아내고 브리튼을 통일할 전설의 왕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호수의 여인 역할을 무사히 마친 그위나는 남장을 하고 마르딘의 먼 친척 아이이자 시동(侍童) “그윈”으로 둔갑하여 아서왕의 무리를 따르게 된다. 색슨족이 다시 변경 마을을 침범하자 아서와 그의 군대들은 출정하여 마을을 구해내지만, 마을의 영주는 전투 중에 죽게 되고, 아서는 영주의 아내 “그웬휘바르”와 결혼을 하여 그 마을을 차지하고 정착하게 된다. 그위나는 그웬휘바르의 동정을 감시하라는 마르딘의 명을 받고 남장을 풀고 그웬휘바르의 시녀로 일하게 된다. 아서는 마르딘이 원했던 위대한 통일왕의 모습이 아닌 여전히 주변 지역을 약탈하는 데 열심이고, 아서에게 애정이 없던 그웬휘바르는 아서의 조카이자 그위나의 친구였던 “베드위르”와 비밀스런 애정 관계를 맺게 된다. 그위나는 고민 끝에 주인인 마르딘에게 이 사실을 고하게 되고, 마르딘의 전갈을 받고 불같이 노한 아서는 아내와 조카의 불륜 현장을 덮쳐 조카를 한칼에 죽이고, 부상당한 그웬휘바르는 그위나의 부축을 받으며 달아나지만 결국 호수에 빠져 자살하고 만다. 한편 베드위르의 형이자 아서의 조카인 “메드로우트”는 자신의 동생이 아서에게 죽임을 당하자 간신히 도망하여 이웃 왕에게 의탁하여 아서에게 복수하기를 다짐하고, 군대를 끌어모은다. 마침내 메드로우트의 군대가 쳐들어오고 아서는 군대를 이끌고 최후의 전쟁에 나선다.

 

  "마법과 환상, 로맨스를 걷어 내고 그들이 정말로 어땠을까를 상상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그동안 전설 속 신비의 영웅으로 묘사되었던 아서왕에 대한 환상을 철저히 걷어낸, 실제 역사 속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해서 우리에게 그동안 알고 있었던 아서왕의 모습은 거짓이라고 마치 일러주는 듯하다. 어릴 적 애니메이션 속의 멋진 원탁의 기사들도 마지막 작가 후기를 읽고 나서야 겨우 짐작이 될 정도로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그려냈는데, 아서의 곁에서 온갖 악과 맞써 싸웠던 위대한 마법사 "멀린" -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마법사   "간달프"의 원형(原型)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한다 -은 아서의 이야기를 부풀리고 각색하여 허황된 아서의 모습을 그려내는 음유시인 "마르딘"으로, 아서의 아내이자 만인의 연인이었던 "기네비어"는 "그웬휘바르"로, 원탁의 기사 수장이자 기네비어와의 아름답고도 슬픈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랜슬롯 경"은 불륜의 현장에서 들켜 단칼에 죽임을 당하는 "베드위르"로, 성배 전설의 주인공이었던 "퍼시발 경"은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기 위해 여장해서 키웠던, 나중 냄비를 투구로 쓰고 아서를 찾아오는 우스꽝스러운 인물인 "페레디르"로 그려지고 있다. 전설 속 아서가 아닌 역사 속 실제의 아서를 그렸다고 하지만 아직도 아서왕의 전설을 기리고 추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불편할, 어찌 보면 모욕과도 같은 이 소설이 과연 아서왕 전설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뒷 표지 글을 보니 "2007년 네슬레 스마티즈 어워드 동상", "2008년 카네기 메달"- 얼마나 권위가 있는 상인지는 잘 모르겠다^^ -을 수상했다는 것을 보면 문학성이나 진정성이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환상과 전설로 포장된 두꺼운 화장을 걷어내고 기름끼 하나 없는 맨 얼굴로 우리 앞에 선 아서의 모습이 영 낯설게 다가오지만 생동감 있는 묘사와 스토리 전개로 읽는 내내 지루한 줄 모르고 내처 읽게 만드는 몰입감과 재미가 뛰어난 그런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 때문에 아서왕에 대해 갖고 있던 환상이 완전히 깨져버릴 거라는 그런 염려도 괜한 기우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홍길동을 좋아하는 것은 서로 자신 고향 출신이라고 싸우고 있는 몇 몇 지자체들의 말대로 그가 조선왕조실록 몇 째 쪽에 나오는 실존인물이어서가 아니라, 허균의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그 모습과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인 것처럼, 오히려 이 책 덕분에 그저 애니메이션 속이나 몇몇 글들 속 등장인물로만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아서왕의 전설을 제대로 한번 알아보자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오히려 이 책이 나에게는 아서왕에 대한 관심을 더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아서의 진면목을 만나보는 것도 꽤나 흥미 있고 재밌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 그리고 앞으로 이 책의 아서처럼 전설 속에서 걸어 나와 우리 앞에 서게 될 수많은 영웅들의 진실된 모습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그런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a*****7 2010.09.06.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서왕의 전설은 이런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아서왕의 전설은 이런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내용보기
역사적으로 인류사를 장식해 온 인물들 특히나 전설속 영웅적 인물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재밌고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도 가까운 시대가 아닌 천 년 이상이나 되는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라면 더욱 더 그렇다. 직관적인 사료도 정확히 남아있지 않고,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전승되어 온 그 신화와 전설들.. 그 속에서 때론 우리는 또 다른 이야기를 접하게 될지도
"아서왕의 전설은 이런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내용보기

역사적으로 인류사를 장식해 온 인물들 특히나 전설속 영웅적 인물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재밌고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도 가까운 시대가 아닌 천 년 이상이나 되는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라면 더욱 더 그렇다. 직관적인 사료도 정확히 남아있지 않고,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전승되어 온 그 신화와 전설들.. 그 속에서 때론 우리는 또 다른 이야기를 접하게 될지도 모르는 이상 야릇한 신비감에 쌓이게 된다. 그중에서 강호가 소싯적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접했던 원탁의 기사와 엑스칼리버로 유명한 '아더 왕'의 전설, 아니 여기서는 '아서'로 불리니 '아서'로 해야겠다. 이 '아서왕의 전설'을 책으로 만나게 된 순간, 그 이야기속으로 빠져든 '필립 리브'의 신간 <아서왕, 여기 잠들다>이다.

사실, 이 책은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 나온 SF모험 소설 첫 번째 이야기 <모털 엔진>을 예전에 미리 접하고 나서, 그가 그려낸 무한의 상상과 재미에 빠진 기분에 이렇게 신작이 나와서 읽게 된 소설이다. 그런데, 제목에 아서왕이 들어가 있다보니.. 얼추 아니 바로 '역사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여기 작가 '필립 리브'는 역사소설이 아닌 '실제 아서왕'을 그릴 생각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한 것도 아니요, 오로지 아서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들의 바다에 조그만 이야기를 하나를 보태고 싶었을 뿐이였다는 그의 바램처럼, 이것은 지극히 이야기에 중심을 둔 소설이다. 더군다나 이 이야기에서 아서왕은 절대로 주인공이 아니다. 그는 조연일뿐 아니 거들었을뿐, 이야기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으니.. 그 이야기 속으로 잠시 떠나보자.

먼저, 시대 배경은 5, 6세기경 브리튼(Britain : 아일랜드(Ireland)를 제외한 잉글랜드(England), 웨일스(Wales), 스코틀랜드(Scotland)를 통틀어 이르는 말) 지역을 무대로 전개된다. 이 지역에서 '색슨족'과 매번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브리튼 지역을 지배했던 수많은 군주중에서 '아서'라는 군주.. 그는 사실 우리가 상상해온 젠틀하고 용맹하며 기사도 정신의 선봉장인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인물로 여기서는 그려진다. 거침없고, 포악한 곰같은 인물로 어찌보면 가장 인간적인 느낌이랄까.. 그 곰같은 사내가 오늘도 부하들을 이끌고 어느 지역을 습격하고 약탈해 쑥대밭을 만든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일하게 도망친 어린 소녀 '그위나'.. 그렇다. 바로 여기 10대의 어린 소녀 '그위나'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화자다.

즉, 그녀의 눈으로 바라보는 아서왕의 이야기다. 아니 아서왕을 그렇게 많이 바라보지도 않는다. 자신의 목숨을 거두어주고 아서왕의 홍위병을 자처하며 그의 전장에서 전승(戰勝)을 설파하기 바빴던 마법사 '마르딘'(후기 이야기에 등장하는 멀린의 원형이며, 실제로 존재한 인물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과의 여행담?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사실 여기 마르딘은 마법사라 하지만 사람들의 눈속임과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대는 이야기꾼일 뿐이다. 그래서 그의 지상최대의 목표는 오로지 '아서의, 아서에 의한, 아서를 위한' 이야기 만들기에만 주력할 뿐이다. 하프 하나 챙기고 시종으로 데리고 다니는 '그위나'와 함께 말이다. 딱 그림이 그려진다. ㅎ

그러다가 아서의 전장에서 활약을 좀더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서 '그위나'를 남장시켜 '그윈'이라는 이름으로 소년병으로 자원입대?까지 시킨다. 그위나는 깜놀하지만 주인님의 명령이라면 어쩔 수 없다. 그때부터 소년으로 살며 전장을 누빈다. 그렇다고 그 전장이 멋지고 그런 모습은 아니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아서의 조카이자 괜찮은 핸섬보이 '베드위르'와 그의 형 '메드로우트'를 알게되고, 그러다 어느 지역에서는 자신도 모른 채 여장하면서 살아온 '페레디르'(웨일스 신화와 전설 모음집 『마비노기온』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영웅이다. 이후 중세 로망스 문학에서 아서의 기사 중 가장 인상적인 인물이자 성배를 찾는 퍼시발로 면모한다. 하지만 여기서 페레디르는 소위 '찌질남'이다.ㅎ)를 만나며 우정을 싹띄운다.

물론, 아서의 다른 지역 약탈과 습격은 계속 된다. 예의 영토와 보물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다 후처로 명문가 아우렐리아누스 가문의 딸인 '그웬휘바르'를 얻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이제는 '그위나'가 아니 남장의 '그윈'이 다시 본연의 여자 '그위나'로 돌아와 그웬희바르의 시녀가 된 것이다. 물론, 마르딘이 시킨 것이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중반으로 치닫는다. 바로 그위나는 아서의 후처를 밀착 보필하며 여자로서의 삶을 다시 살아간다. 자신은 원하지 않았지만서도.. 그러다 남장시절 알게된 간지소년 아니 이제는 어엿한 전사인 '베드위르'가 전장에서 다치자 그가 그웬휘바르의 경호를 맡게된다. 그런데, 마님과 돌쇠처럼 둘이 삐리리해서 사랑에 빠진다. 이를 알게 된 아서..

 



아니 그위나가 사실 마르딘에게 이 사실을 고하며 상담을 요청했는데, 마르딘이 아서에게 발고한 것이다. 아서는 전장에서 지는 것 만큼이나 자신을 난처하게 또 바보로 만들면 가차없이 사람을 죽이는 그런 성정의 군주였다. 적어도 이 이야기의 아서는 말이다. 결국, 아서의 조카 '베드위르'는 목이 달아나고 그위나가 마님과 함께 탈출한다. 그리고 자신의 동생이 아서에게 죽었다는 소식을 알게된 베드위르의 형 메드로우트는 반기를 들고 다른 지역과 세를 합세해 우선 손아귀를 벗어난다. 또한 아서의 이복형인 '카이' 또한 동생의 명령때문에 아일랜드인과 합세해 색슨족을 치러 떠난다.

그리고 이 '카이'의 군대에 그위나가 또 합세한다. 물론 그위나가 아닌 남장의 '그윈'으로.. 이때는 마르딘이 시킨 것이 아니고 자진해서다.-(이때 마르딘은 이미 한물간 늙은 이교도 마법사로 전락한지 오래여서 퇴물 취급당해 시름시름 앓으며 집에 칩거중인 상태다.)- 예의 남장시절 만났던 '페레디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후 이 카이의 군대는 기습공격을 받아 몰살당하고 그윈과 페레디르만 살아남는다. 아마도 아서의 일파가 모종의 계략으로 쳤을지도 모른다. 과연, 살아남은 그윈 아니 그위나와 페레디르는 마지막에 어떻게 됐을까.. 또 무대뽀 기질에 포악하기 그지없는 아서는 어떻게 됐을까.. 마지막 결말임에 여지를 남겨둔다.

이렇게 이 이야기는 아서왕의 전설을 다룬 이야기다. 그런데, 아서왕이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은 바로 남자로 변신했다 여자로 다시 왔다 다시 남자로 변했다가 다시 여자로 변한 어찌보면 중성적인 '그위나'가 바라본 아서왕의 이야기다. 그렇다고 아서왕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바로 자기를 거두어 준 마법사 마르딘과 여행하며 아서의 전승(戰勝)을 증폭시켜 사람들에게 뷰티풀하게 전승(傳承)시킨 주범?들이다. 하지만 '그위나'는 아서를 직관적으로 바라보며 그를 좋게 평가하지 않는다. 뭐.. 옆에서 보필한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위나를 통해서 당시 여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하찮고 무모한지에 대한 개탄은 물론, 남장을 하면서 소위 남자들에게 가려진 여인네들의 삶에 대한 회한같은 것이.. 때로는 위트속에서 10대 소녀 '그위나'를 통해서 투영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여기서 그위나는 당찬 10대 소녀의 이미지 마치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울지 않는다는 '캔디'모드로 활약을 한다. 그것은 마치 전작 <모털 엔진>에서 10대 소녀 여주인공 '헤스터'를 보듯 느껴진다. 아무튼, 결국에 여기서 그리고자 했던 이런 이야기들은 아서왕의 어떤 영웅적인 면모가 아닌, 만들어진 아서, 마법사 마르딘의 아서, 이야기속에서 재창출된 아서로서 그리고 있다. 즉, 아서왕의 전설은 아마도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나름의 전승적 차원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래서 아서왕의 전설이 어느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어느 누구보다도 공정하고 위대한 군주로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사실 이 소설은 당차고 얼척없는 소설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제목 <아서왕, 여기 잠들다>처럼 어떤 영웅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며 마지막 장렬히 숨은 거두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다 읽고나면 알게 되듯이.. 여기서 '잠들다'는 것은 바로 이 문구가 빠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아서왕, (이야기속) 여기 잠들다>가 된다. 즉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만들어 낸, 또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선사된 영웅의 모습, 그래서 어찌보면 허무하고 공허해 버리는 이야기일지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화자를 통해서 우리는 또 색다른 영웅을 만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기 '마르딘'과 '그위나'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위나가 바라본 그 영웅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우리들에게 계속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여기 소설이 말한 메시지다. 즉, 영웅의 전설은 결국 이야기로써 만들어 진다는 것을.....

r*****2 2010.09.20.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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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그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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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엑스칼리버, 원탁의 기사, 마법사 멀린 그리고 란셀롯과 그의 왕비 기네비어이다.. 내가 아는 아서왕은 '카멜롯의 전설'에서의 아서왕이다.. 그리고 만화 '원탁의 기사'의 아서왕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은 돌에서 엑스칼리버를 뽑아 신이 인정한 왕이었다는 것이고, 또한, 마법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마법사 멀린이 곁에 있다.. 어떤 전투에서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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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엑스칼리버, 원탁의 기사, 마법사 멀린 그리고 란셀롯과 그의 왕비 기네비어이다..

내가 아는 아서왕은 '카멜롯의 전설'에서의 아서왕이다..

그리고 만화 '원탁의 기사'의 아서왕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은 돌에서 엑스칼리버를 뽑아 신이 인정한 왕이었다는 것이고, 또한, 마법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마법사 멀린이 곁에 있다..

어떤 전투에서도 승리하며..

함부러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다분히 명확한 명분이 그들에게는 존재하고.. 한없이 자애롭고 따뜻한 군주이기도 하다..

 

아서왕은 영국의 전설과 역사의 중간쯤에 머물러 있는 존재이다..

그에 대한 사료는 많지 않고..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와 약간의 자료에 의한 사람들의 상상력이 더해지고 더해져서 지금의 아서왕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신비롭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정의로움과 사랑이 가득한 아서왕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 아서왕, 여기 잠들다.. 에서는 일단 이런것들은 모두 거품처럼 빠져버렸다..

일단, 아서왕이 주인공이 아니다..

그 주변인물들.. 마르딘 (멀린)과 그웬휘바르 (기네비어), 베드위르 (란셀롯) 그리고 허구의 인물인 그윈 또는 그위나의 이야기다..

 

마르딘은 브리튼 전국을 떠돌며 아서왕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의 이야기 속의 아서왕과 현실의 아서왕은 너무나 다르지만..

사람들은 이야기 속의 아서왕에게 빠져든다.. 아서왕마저 이야기속 아서왕에게 빠져드는 듯 하다..

마르딘은 아서왕이 혼란스러운 브리튼을 통일하고.. 침략자인 색슨 족을 몰아냈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아서왕은 그럴 뜻이 없는 듯이 보인다..ㅡㅡ;;

그윈 또는 그위나는.. 아서왕에 의해 주인님을 잃고 도망치는 아이였다.. 물속을 헤엄쳐 도망치던 그위나는 마르딘에게 발견되고.. 마르딘이 아서왕을 위해 마련한 속임수에 이용되었다.. 그 후 마르딘에 의해 거둬지게 되고 그위나는 소년으로 꾸며 그윈으로 살게 된다..

그웬휘바르.. 그녀는 너무나도 가련한 여인이다.. 결혼하려던 남자가 죽어 그 동생과 결혼하게 되고.. 그 남자마저 죽게 되자 아서왕의 부인이 된다.. 약간은 차갑고 도도한 그녀를 아서는 멀리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외롭게 지내게 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하지만.. 그녀에게는 제약이 너무나 많다..

베드위르.. 처음 그위나가 소년이 됐을때 여러가지를 가르쳐줬던 소년이며 아서의 조카였다.. 전쟁에 나가게 되면서 소년에서 남자가 되었고.. 후에 아서왕의 도시에 처들어온 적과 싸우다 다리를 다치게 된다.. 아서가 아끼는 소년이었지만.. 부상이후.. 찬밥신세나 마찬가지다.. 본인도 장애인으로 사는 것보다는 죽는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 하지만.. 그웬휘바르의 극진한 간호와 간병으로 용기를 되찾게 된다..

페레디르.. 어느 작은 왕국의 공주로 살아왔다.. 그 또는 그녀의 어머니는 그를 여자로 믿게 만들어 자라게 했다..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사람들에 의해서 알게 되었다.. 자신이 남자라는 것을 알게된 그는 아서에게 가서 전사로서 도움이 되고 싶지만.. 전쟁은 자신과는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위나는 남자이면서 여자로 자란 그와 동변상련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아서.. 그는 브리튼의 작은 나라의 왕이었다.. 마르딘은 그를 브리튼을 통일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를 위해 이야기를 짓고 그를 신비롭게 보이게 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것은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약탈과 사냥을 즐기고 전쟁을 좋아한다.. 정적인 것에는 금방 싫증을 느끼는 듯 싶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자신에게 모욕을 주는 것은 참지 못한다..마르딘의 꿈은 그저 헛된 꿈으로 남을 뿐이었다..

 

모털엔진을 쓴 작가라고는 믿기지 않을정도로 담담한 문체..

같은 사람의 글을 연달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이 쓴 것 같은 생각에 몇번이나 이름을 확인했다..

내가 이전에 알던 아서는 아니지만.. 정말 이럴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아서는 신도 아니고 신이 내린 사람도 아닌.. 그저 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의 업적은 과장된 이야기 속의 전설로 내려왔을지도 모른다..

멀린은 사실은 마법사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아서는 위대한 왕이었고.. 멀린은 위대한 그의 보좌관이었으니까..ㅎ



o******m 2010.09.06.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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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여기 잠들다] 내가 안 이는 누구였던고?
"[아서왕 여기 잠들다] 내가 안 이는 누구였던고?" 내용보기
아서 왕 (King Arthur) 또는 아서 펜드래건은 5세기에서 6세기경 영국의 전설적인 왕이다. 영국을 살린 구국의 영웅으로 그의 활약과 기사도 정신, 모험 등이 널리 서유럽 일대에 전설로 남아 있다. 특히 기사도 정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되어 서구의 독특한 정신 문화를 형성하는데 크게 공헌했다고 한다.   실존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적 실재성은 희박하지만 완
"[아서왕 여기 잠들다] 내가 안 이는 누구였던고?" 내용보기

아서 왕 (King Arthur) 또는 아서 펜드래건은

5세기에서 6세기경 영국의 전설적인 왕이다.

영국을 살린 구국의 영웅으로 그의 활약과

기사도 정신, 모험 등이 널리 서유럽 일대에

전설로 남아 있다.

특히 기사도 정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되어

서구의 독특한 정신 문화를 형성하는데

크게 공헌했다고 한다.

 

실존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적 실재성은 희박하지만

완전히 상상의 인물도 아니며,

모델로 추정되는 몇몇 인물이

사료에 기술되어 존재하고 있다.

로마 지배를 받던 시기에

섹슨족과 맞서 싸운

브리튼인 군사령관이란 말도 있듯이.

 

내가 알고 있는 아서왕은 칼리번(또는 엑스칼리버)이라는 명검을 손에 쥐고 세상을 구원하러 나선 영웅였다.

그를 쫓아 기사가 되려고 기사도를 익히던 젊은이들과 충성스런 기사들의 활약상에 넋을 잃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선 선입견적일 수도 있는 내 생각을 완벽하게 꼬집어 비틀어 내고 있다.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아서왕 전설의 신비스러움을 걷어내고 현실에 기반을 둔 듯한

하지만 현실적 묘사라기엔 어린 노예 소녀 그위나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보여졌기에

약간의 외투를 겹입은 듯한 묘한 착각에 빠지며 훑게 된 모험담이자 성장담 이야기다. 

호수의 여인이 난세를 구할 영웅으로 지목한 아서에게 명검 칼리번을 주었노라....

다른 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아서까지도 그리 믿게끔 음유시인 마르딘은 그위나를 시켜 꾸민다.

마르딘의 입을 통해 아서의 모든 일은 미화되고 확대되고 승화되어 그를 영웅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무거운 검을 들고 바들거리던 지저분한 내 손을 보고 어떻게 속아 넘어갈 수 있을까?

사람이란 무릇 보라고 하는 것만 보는 존재란 걸 그때는 아직 몰랐다.」

그위나의 말에서처럼 사람들은 보게 되리라 기대하는 것만 보고,

진실이라 말하는 것만 믿으려 드는 존재인가 보다.

그만큼 나약한 심성을 가졌기에 신에 의존하고 영웅의 보살핌 하에 있으려 드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을 믿는냐고?

무언가 세상을 움지이는 힘이 있다고는 생각한단다.

하지만 신이 우리를 굽어 살핀다는 말은 믿지 않아.

올바른 희생 제물을 바치면 도와주고 그렇지 않으면 짓밟아 버린다는 말도 마찬가지야.

내게 힘을 주는 건 믿음이 아니라 자유란다.

다른 이들이 믿는 신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걸 이용해 사람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게 해 주거든.」

이렇게 신을 믿으려 들고 신에 의지하려 드는 이의 마음을 이용하는 무리들도 있는데 말이다.

 

서기 500년경,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난 브리튼은 여러개의 작은 왕국들로 분열된 가운데

야만인 섹슨족들의 침략에 시달린다.

브린튼 남서부에 사는 노예 소녀 그위나는 한밤중에 몰아닥친 아서 부대의 습격을 피해 달아나다

마르딘에게게 구출돼 그를 도와 아서의 옆에 머물며 그를 살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서 왕국에선 소녀 그윈으로, 

더이상 소년일 수 없을적엔 소녀 그위나로 그웬휘바르의 시녀로 생활하면서

소년들은 자신의 무용담을 과장하고 무리 안에서 서열을 정하고 소녀들의 육체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걸

소녀들은 꼼짝 않고 앉아서 바느질을 하고 소곤거리며 소년들에 대해 얘기하고 끝없이 수다를 떤다는 걸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럼으로 인해 그 어느세계에도 근접한 생활을 할 수 없었지만 말이다. 

소년였을적 유일한 동무이자

첫사랑의 애틋한 감정을 품게 된 베드위르가

섹슨족의 공격에 다리를 다쳐 자괴감에 빠졌을때

가까이 다가가 손 내밀며

그의 감정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지만 

그저 묵묵히 간호 할 수 밖에 없었던 감정의 안타까움,

엄마같은 맘으로 우러르게 된 그웬휘바르가

아직 어린 베드위르를 품에 안으며

위험한 사랑의 곡예를 타고 있음을 알았을적에 느꼈을

혼란스러움과 알 수 없는 배신감...

아서의 명예에 흠집을 낼 수 없단 이유로

마르딘이 아서에게 정보를 줌으로써 베드위르는 단칼에 베이고

그를 비관한 그웬휘바르는 물속에 빠져 죽는다. 그럼으로써 그위나는 더이상 마르딘을 따를 수 없었다.

마르딘이 꿈꾸며 부풀렸던 영웅 아서는 더이상 브리튼을 통합왕국으로 이끌 위인으로 보여지지 않았다.

혼란한 시대를 살았던 한명의 폭군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자잘한 왕국을 통합하기 보다 부유한 마을을 습격해서 노획물을 잔뜩 챙기며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단칼에 쓸어버린 잔혹한 전쟁군주였으므로.

 

전쟁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미망인이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아이를 잃고 싶지 않은 맘에 소녀로 키운 페레디르.

자신이 남자였음을 알고 드레스를 벗어던지지만 페레디르는 소녀의 시각으로 자랐기에 소년의 세계에 들어설 수 없었다.

그래서 그위나는 페레디르에게 동변상련의 애틋함을 갖게 됐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과 닮았기에.

 

「황무지에서부터 흐른 또 하나의 강이 긴 폭포를 만들며 그곳으로 떨어졌다.

빛에 비친 폭포는 노인의 턱수염처럼 하앴다.」

「서쪽에서 거대한 잿빛 구름들이 행군하듯 밀려왔다.

거지에게 동전을 흩뿌리듯 얼마 아노디는 차가운 비가 아쿠아이 술루스에 내렸다.」

피폐한 상황에서도 그위나는 이렇게 읊조렸다. 그 감수성의 잔해가 너무나 아름답게 애달프게 느껴졌다.

 

이복형 카이의 위협으로부터 몰아내기 위해 마르딘과 아서는 술수를 쓴다.

변방에서 이리때처럼 습격하는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출정에 나선 카이의 부대원들을 급습해 모조리 죽여 버린 것.

그 사지에서 어렵사리 탈출한 그위나는 마르딘이 자신을 딸처럼 사랑했슴을

그녀의 안위를 뭣보다 걱정했슴을 알게 됐지만 마르딘은 이미 죽은 후였다.

아서 또한 에이는 겨울 바람속에 베드위르를 야만스럽게 죽인 아서에게 복수하고자 찾은 메드로우트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칼리번을 호수로 도로 던져 줄 것을 마르딘으로 착각한 그위나에게 말이다.

 

아서가 어떤 인물였는가는 중요치 않다.

「그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아서는 마르딘의 아서, 이야기 속의 아서,

어느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어느 누구보다도 공정한 위대한 왕 아서다.」

우리의 바램속 인물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현실 존재력은 미약할 수 밖에 없다.

 

p****h 2010.09.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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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의 또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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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의 기사', '엑스칼리버', '카멜롯 성'    이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모든 것은 브리튼의 전설적인 왕인 아서왕과 관련된 것들이다. 아서왕의 전설에 등장하는 것들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아서왕과 그의 충성스러운 기사들에 관한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혹은 게임 등을 통해 접해봤을 것이다. 아서왕은 카멜롯 성의 이상적인 군주로 마법사 멀린의 도움을
"아서왕의 또다른 이야기" 내용보기

 '원탁의 기사', '엑스칼리버', '카멜롯 성'

 

 이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모든 것은 브리튼의 전설적인 왕인 아서왕과 관련된 것들이다. 아서왕의 전설에 등장하는 것들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아서왕과 그의 충성스러운 기사들에 관한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혹은 게임 등을 통해 접해봤을 것이다. 아서왕은 카멜롯 성의 이상적인 군주로 마법사 멀린의 도움을 받으며 그의 충직한 12명의 원탁의 기사들과 함께 갖가지 모험을 겪는다. 그들의 모험은 매우 신비롭고, 흥미진진하다. 그들의 활약은 독자로 하여금 동경하게 한다. 일각에서는 전설의 아서왕은 역사적 인물을 바탕으로 가공된 인물이라고도 한다. 어찌 되었든 그와 관련된 다양한 모험담은 상상력을 길러주고, 꿈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아서왕, 여기 잠들다.'

 

 시중에 아서왕과 관련된 책이 많이 있다. 그 책들은 주로 아서왕의 전설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동안 만나본 책들과 다르다. 상당히 사실적이다. 아서왕과 그 주변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르지 않는다. '그위나(혹은 '그윈')'라는 가공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다른 책들은 아서왕을 전설적인 영웅으로 다룬다. 하지만 이 책은 아서왕을 우리가 기존에 알던 위대한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단지 ('마르딘'이라는) 한 음유시인에 의해 과장되고, 포장된 인물로 그린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위대한 존재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 똑같은 능력을 가진 그저 평범한 한 사람으로 그린다. 그러한 아서왕이 어떻게 전설적인 영웅이 되어 가는지 '그위나'라는 인물을 통해 들여다본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 책에 등장하는 아서왕은 영웅이 아니다. 그저 한 명의 평범한 인물일 뿐이다. 그나마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은 브리튼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여러 개의 작은 군대 중 한 군대를 지휘하던 지휘관이고, 야심이 있다는 점 뿐이다. 그 야심마저도 섹슨족을 몰아내고, 브리튼을 통일하겠다는 원대한 꿈이 아니다. 그저 좀더 많은 보물과 조금 더 넓은 영토를 얻겠다는 것뿐이다. 즉 이 책에는 재미를 주는 극적 장치가 거의 없다. 다시 말해서 흥미진진한 모험담이 없다. 단지 아서왕과 그의 주위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사실 -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소설 속에서의 사실 - 만 담겨 있을 뿐이다. 그것들을 '그위나'를 통해 진술식으로 기술된다. 그로 인해 지루 할 수도 있다. 대화가 적고, 설명이 많기 때문에 생동감이 적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에 알던 전설적인 이야기들과 전혀 다른 또 다른 이야기 진행으로 인해 새로운 지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말했던 것처럼 단지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아서왕이 어떻게 전설적인 영웅으로 과장 되어 가고, 포장되는지 그리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아서왕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들이 기존에 알던 이야기에서와 다르게 변형 되어 있다. 그래서 인물들이 헷깔릴 수도 있다. 하지만 후기에서 누가누구인지 친절히 밝히고 있으니 후기를 먼저 읽고, 본문을 읽으면 내용 이해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f********3 2010.09.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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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여기 잠들다/필립 리브
"아서왕, 여기 잠들다/필립 리브" 내용보기
버나드 콘웰의 "아서 왕 연대기"에서 힘을 뺀 외전이나 소품 같은 느낌의 이야기. 흡입력이 대단하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아서가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그리고 식식거리며 앙다문 이 사이로 이렇게 내뱉었다. "칼리번을 가져가시오. 가서 물속으로 던져요."...그날 이후 나는 수도 없이 후회했다. 그 검을 장식한 금 정도면 일년은 너끈히 먹고 살았을 터인데......
"아서왕, 여기 잠들다/필립 리브" 내용보기

버나드 콘웰의 "아서 왕 연대기"에서 힘을 뺀 외전이나 소품 같은 느낌의 이야기. 흡입력이 대단하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


아서가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그리고 식식거리며 앙다문 이 사이로 이렇게 내뱉었다. "칼리번을 가져가시오. 가서 물속으로 던져요."

...

그날 이후 나는 수도 없이 후회했다. 그 검을 장식한 금 정도면 일년은 너끈히 먹고 살았을 터인데...... 하지만 안개에 휩싸여 저녁 어스름 속에 서 있자니, 이야기가 하나 떠올랐다. 적어도 이번만큼은 아서가 옮은 것 같았다. 모든 일에는 결말이 있어야 했다.

YES마니아 : 로얄 s******i 2019.01.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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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 여기 잠들다] 아서왕, 영원한 전설과 함께 묻히다.
"[아서왕, 여기 잠들다] 아서왕, 영원한 전설과 함께 묻히다." 내용보기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전설들이 존재한다. 때로는 나라를 건국한 건국신화이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과 그 이상을 관여하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 전설들. 사실인지 확인되지 않았고, 사실인지 아닌지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을만큼 오랜시간동안 흘러흘러 여러형태와 갈래로 갈라져 나날히 그 내용이 풍부해져만 가는 이 전설들은 이제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의 진위여부가 아니라
"[아서왕, 여기 잠들다] 아서왕, 영원한 전설과 함께 묻히다." 내용보기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전설들이 존재한다. 때로는 나라를 건국한 건국신화이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과 그 이상을 관여하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 전설들. 사실인지 확인되지 않았고, 사실인지 아닌지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을만큼 오랜시간동안 흘러흘러 여러형태와 갈래로 갈라져 나날히 그 내용이 풍부해져만 가는 이 전설들은 이제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의 진위여부가 아니라, 그 이야기 속에 담겨진 의미와 숨겨진 상징들로 가치를 더하며 전설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아서왕에 대해 얽혀져 내려오는 여러 이야기들 역시 이런 전설 속의 하나로 존재하고 있다. 칼리번이라는 칼로 그 위치를 확인받고 오랜 시간 뛰어난 용맹과 위엄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전해지는 아서왕 이야기. <아서왕, 여기에 잠들다>는 바로 이 아서왕에 대한 이야기에 하나의 줄기를 더하고 있다.
 
 
<아서왕, 여기에 잠들다>는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특별하고 뛰어난 그래서 영원토록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위대한 이야기에 하나를 더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그에 대한 여러 전설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떤 아서왕의 새로운 모습들을 상상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살짝은 비틀린 아서왕의 모습을 그려내는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수 없이 들어야 했던 아서왕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수 없이 만났던 위대하고 뛰어난 전형적인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탐욕스럽고 거칠며, 자신의 욕망을 위해 조금은 모질고 무심했던 지극히 인간적이었던 입체적인 모습의 아서는, 그래서 생소하지만 오히려 더욱 설득력을 가지는 새로운 모습으로 <아서왕, 여기에 잠들다>안에서 재탄생한다.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아서의 군에 합류하게 된 17세의 소녀, 소녀는 군이 아닌 마르윈이라는 유랑시인과 함께 하게 되고, 마르윈의 곁에서 소녀가 아닌 소년으로 지내며 아서가 위대한 지도자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위대한 인물로 묘사되는 인물이 아닌, 그 부풀려진 이야기 속에 숨겨진 진실과 인간 아서의 진짜 모습까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알게 되는 거의 유일한 인물로 그들 속에 남아 거짓과 진실, 전설과 실체라는 두가지 영역 모두를 지켜보는 인물로 살아가게 되는 것. 그리고 그러는 동안 그녀는 소녀에서 소년으로, 그리고 다시 소년에서 소녀로의 변신을 거듭하며 스승인 마르윈의 세치 입안에서 진실이 어떻게 전설의 허울을 쓰는지를 자신도 모르게 익혀나가게 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는 그토록 위대해 보였던 스승이었지만 성장한 그녀에게는 자신의 편협한 시각과 인생을 위해 모든 사람들을 속이고 그 오만을 꺾지 않은 노인의 모습으로 변한 스승을 넘어, 진실을 살피고 자신의 인생까지도 이끌 수 있는 독립된 삶을 꿈꾸는 한명의 여인이 된 그위나. <아서왕, 여기에 잠들다>는 아서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단 한명의 여인이 남긴 아서의 숨겨진 모습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내는 아서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서왕 이야기처럼 오랜 시간을 흘러 남겨진 이야기들은, 그 진실이 무엇인지 사실 알 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사람들도 그래서 그 이야기의 진실이 무엇인지 보다는 그 이야기가 담고 있는 시대의 희망과 꿈, 그리고 이상에 의미를 두며, 이야기의 주인공을 그 어떤 시대에도 끝나지 않았던 인간의 의지와 힘을 상징하는 인물처럼 생각하는 것일테도 말이다. <아서왕, 여기에 잠들다>는 그래서 시간을 거슬러 많은 사람들이 찬양했던 인물에 흠집을 내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너무도 전형적이고 위대하기만 했던 한 인물의 이야기에, 진실이라는 알 수 없는 비밀을 부여하고,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가진 아서의 모습을 하나 더 추가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인물의 새로운 모습. 그것이 비록 살짝 비틀린 모습이라도, 조금 더 인간적이고 조금 더 가까워진 인물이라면, 사람들은 아서왕을 조금 더 오래 기억할테니 말이다.

<아서왕, 여기에 잠들다>의 작가 필립리브는 이미 모털엔진이라는 견인도시 시리즈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나 역시 이 견인 도시 시리즈를 이미 접했고, 새로운 그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살짝 감동을 받았던 독자 중 한명. 때문에 <아서왕, 여기에 잠들다>의 살짝 비틀린 시선은 필립리브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듯 하다. 새로운 시선의 아서왕 이야기. 필립리브의 상상력이 더해진 이 이야기는 재미있을 뿐 아니라, 환상적이며 즐겁다
t*******9 2010.09.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