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9)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7%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10.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석 줄로 삶을 노래하며 울던 사람 (한 줌의 모래)
"석 줄로 삶을 노래하며 울던 사람 (한 줌의 모래)" 내용보기
시를 노래하는 말 306석 줄로 삶을 노래하며 울던 사람― 한 줌의 모래 이시카와 다쿠보쿠 글/엄인경 옮김 필요한책 펴냄, 2017.5.18. 13500원장난 삼아서 엄마를 업어 보고그 너무나도 가벼움에 울다가세 걸음도 못 걷네 (21쪽)거울 가게의 앞에 와서문득 놀라버렸네추레한 모습으로 걸어가는 나여서 (33쪽)  노래를 짧게 읊어 봅니다. 글잣수를 맞추기도 하고, 조금 홀가분하게 이야기
"석 줄로 삶을 노래하며 울던 사람 (한 줌의 모래)" 내용보기

시를 노래하는 말 306



석 줄로 삶을 노래하며 울던 사람
― 한 줌의 모래
 이시카와 다쿠보쿠 글/엄인경 옮김
 필요한책 펴냄, 2017.5.18. 13500원


장난 삼아서 엄마를 업어 보고
그 너무나도 가벼움에 울다가
세 걸음도 못 걷네 (21쪽)

거울 가게의 앞에 와서
문득 놀라버렸네
추레한 모습으로 걸어가는 나여서 (33쪽)


  노래를 짧게 읊어 봅니다. 글잣수를 맞추기도 하고, 조금 홀가분하게 이야기를 펼치기도 하는 짧게 읊는 노래에는 삶을 지으면서 느끼는 기쁨이나 슬픔을 담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도 짧게 노래를 읊으나, 글을 안 쓰는 사람도 짧게 노래를 읊어요. 꼭 종이에 글로 적바림하지 않더라도 입으로 가만히 읊으면서 기쁨이나 슬픔을 노래합니다. 곁에 있는 동무나 이웃한테 노래를 들려줍니다. 아이들이 노래를 물려받습니다. 일하다가, 놀다가, 쉬다가, 살림하다가, 문득문득 짤막하게 노래를 읊습니다.


참 슬픈 것은
목이 마른 것까지 참아가면서
추운 밤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는 때 (61쪽)

어떤 사람이 전차에서 바닥에 침을 뱉는다
여기에도
내 마음 아파지려고 하네 (79쪽)


  《한 줌의 모래》(필요한책, 2017)는 1886년에 태어나서 1912년에 숨을 거둔 이시카와 다쿠보쿠라는 분이 지은 석 줄짜리 짧은 노래를 들려줍니다. 기쁠 적에는 기쁜 마음을 가만히 담고, 슬플 적에는 슬픈 마음을 눈물로 담습닏다. 2010년대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가 볼 적에는, 또는 서른이나 마흔이나 쉰이나 예순 ……이라는 나이로 볼 적에는, 스물일곱 앳된 나이에 숨을 거둔 이웃나라 시인 한 사람이 백 해도 앞서 남긴 짧은 노래가 대수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이가 적거나 많아야 기쁨이나 슬픔을 더 느끼지 않아요. 젊은 사람도 짊어져야 할 삶이란 무게가 있어요. 젊기 때문에 딛고 서야 할 살림이란 무게도 있고요. 그리고 누구는 서른 마흔 쉰 예순 ……을 살더라도 서른조차 못 살고 이 땅을 떠나니, 스물일곱 젊은 시인이 읊는 노래에 흐르는 기쁨이나 슬픔은 퍽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밤에 누워서도 휘파람을 불었다
휘파람은
열다섯 살 때 나의 노래였던 것이니 (98쪽)

헤어져 있으면 여동생 그립구나
빨간 끈 달린
게타 갖고 싶다고 울던 아이였는데 (120쪽)


  노랫말은 길지 않아도 됩니다. 다문 한 줄로 읊는 노래도 얼마든지 노래입니다. “밤에 누워서도 휘파람을 불었다” 이 한 줄로도 노래입니다. 교과서를 읽듯이 힘 없는 목소리가 아니라면, 곁에 살가운 벗님을 마주하면서 가만히 읊고 나직이 노래하며 사랑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면, “헤어져 있으면 여동생 그립구나” 하고 적바림하는 글줄은 얼마든지 노래라고 느껴요.

  생각해 보면 그래요. 이런저런 꾸밈말을 꼭 안 붙여도 됩니다. 수수하거나 투박하게 기쁨이나 슬픔을 읊으면 됩니다. 힘들기에 “아이고 힘들어”라든지 “죽도록 힘들어” 하고 읊는 노래가 있어요. 힘겹지만 “그래도 일어서야지”라든지 “사는 데까지 살 테야” 하고 읊는 노래가 있습니다.

  일본에는 “게타 갖고 싶다고 울던 아이”가 있으면, 한국에는 “댕기 갖고 싶다고 울던 아이”가 있을 테지요. 말도 삶도 살림도 숲도 다른 한국하고 일본입니다만, 사람하고 사람 사이에 흐르는 마음은 서로 맞물리거나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서글프구나 내가 가르쳤었던
아이들도 또
이윽고 고향 마을 버리고 떠나겠지 (124쪽)

무엇 하나도 생각하는 일 없이
그날그날을
기차 기적 울림에 마음을 맡겼다네 (214쪽)


  1800년대에서 1900년대로 넘어서는 일본에서 ‘시골(고향)’을 버리고 ‘서울(도시)’로 가는 아이들이 또 있었다는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에 잠겨 봅니다. 한국에서는 어느 무렵부터 서울바람이 불었을까요. 이 땅이든 이웃 땅이든 구태여 서울로 가야만 무언가 할 수 있거나 이름을 드날릴 만할까 궁금합니다.

  시골마을에서 조용히 삶을 지으면서 새롭게 꿈을 지필 수 있을까요. 시골숲에 깃들어 찬찬히 살림을 가꾸면서 드넓은 하늘을 품는 사랑을 피울 수 있을까요.

  글월 한 줄에 흐르는 마음은 차분히 노래가 됩니다. 글월 한 줄에 옮긴 마음은 애틋한 노래가 됩니다. 글월 한 줄로 또박또박 밝힌 마음은 해가 가고 달이 가더라도 두고두고 따사로운 노래가 됩니다.

  《한 줌의 모래》는 2017년에 한국말로 새로 나온 책이에요. 저한테는 1930년대에 일본에서 나온 이시카와 다쿠보쿠 님 시집이 있습니다. 거의 아흔 해를 가로지르는 두 책을 나란히 책상맡에 놓아 봅니다. 그동안 틈틈이 사 모으면서 읽은 다른 이시카와 다쿠보쿠 님 책들도 함께 쓰다듬으면서 삶이랑 노래를 헤아립니다. 2017.10.20.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시읽기)






이달의 사락 h*******e 2017.10.20.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 줌의 모래
"한 줌의 모래" 내용보기
한 줌의 모래   이 책은    이 책 <한줌의 모래>는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단카를 모아놓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공부 좀 했다. 일본의 정형시에 대하여 공부 좀 했다. 공부 좀 해야 이 책에 실린 시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서다.   일본에는 크게 두 종류의 정형시가 있다한다. 단카(短歌)와 하이쿠(俳句)가 그것인데, 단카는 5
"한 줌의 모래" 내용보기

한 줌의 모래

 

이 책은 

 

이 책 한줌의 모래는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단카를 모아놓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공부 좀 했다.

일본의 정형시에 대하여 공부 좀 했다. 공부 좀 해야 이 책에 실린 시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서다.

 

일본에는 크게 두 종류의 정형시가 있다한다.

단카(短歌)와 하이쿠(俳句)가 그것인데, 단카는 5-7-5-7-7 31음으로 되어 있고

하이쿠는 5-7-5 17음으로 되어 있는 아주 짧은 시를 말한다.

 

그런데 그 음절 수는 일본글자로 세는 것이니 그럼 한글로 번역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 채,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의 내용은 

 

전부터 일본의 단카와 하이쿠에 대해 어느 정도 놀랍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 몇 마디 되지 않는 글자에 '순간 찰나 - 의 생각'을 완벽하게 담아 놓을 수 있다니 

언어란 대단한 것이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시형식이다.

 

몇 개 읽어보자.

 

거울 가게의 앞에 와서

문득 놀라버렸네

추레한 모습으로 걸어가는 나여서 (33)

 

나의 이름을 아련히 불러보고

눈물지었네

열네 살 봄으로는 돌아갈 도리 없어 (94)

 

시인은 나의 이름을 불러보고 있다.

자기 이름을 부르면 어떤 느낌이 들까 

지금의 자기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이제 열네살 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이.

 

익살을 떠는 손동작 우습다며

나만은 홀로 언제나 비웃었네

박학하신 스승을, (108)

 

너무 앞서서 사랑의 달콤함과

서글픔 미리 알아버린 나구나

앞서서 늙어가네 (111)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 늙는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세상 이치를 하나씩 알아가면서 사람은 나이를 먹어간다.

이 시에서 사랑의 달콤함과 서글픔이란 인생의 희로애락을 상징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것을 알고 경험한다는 것은 결국 늙어간다는 것이니, 그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번역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생각, 단카(短歌)5-7-5-7-7 31음으로 되어 있는데, 그 음수는 일본글자로 세는 것이니 그럼, 한글로 번역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일본 글자와 한국어는 차이가 있으니 당연히 음절 숫자가 달라질 것이고, 그렇다면 번역은 어떻게 될까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자료를 찾아보는 중에 다르게 번역한 것을 발견했다.

 

이 책에서 보는 번역은 다음과 같다.

 

동쪽 바다의 조그만 섬 바닷가 백사장에서

나 울다 젖은 채로

게와 어울려 노네> (31음절)

 

다른 번역을 읽어보자.

 

동해의 작은 섬 바닷가 흰 모래

나 울고 울어

게와 노닐다> (22음절)

 

위의 번역은 공교롭게도 한국어 음절로도 일본 단가가 요구하는 31음절이다. 밑의 번역은 22음절.

그러니 일본식으로 하자면 31음절인 위의 번역이 더 입에 찰싹 달라붙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다. 밑의 번역이 더 감칠맛이 난다.

그러니 일본 단카 번역에 있어서 굳이 일본 단카의 형식 요건인 31음절에 맞춰 번역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시, 이 책은 

 

모처럼 읽어보는 일본 단카다. 시는 시같이 읽어야 하는 법, 그래서 이 책은 소리내어 읽어야 한다. 소리내어 물론 음절 수에 관계없이 읽으면서 그 소리가 전달하는 바를 새겨보면 된다. 그게 시니까, 일본 단카라도 시는 시니까.

이달의 사락 s***h 2017.06.2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 줌의 모래에 가득한 절망
"한 줌의 모래에 가득한 절망" 내용보기
어렸을 때 신동이라고 불린 예술가치고 평탄한 삶을 산 이는 무척 드물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이시카와 다쿠보쿠도 그러했다. 폐결핵으로 만 26세에 사망했다고 한다. 그의 대표적인 시적 테마는 모래와 죽음이다. 가집 『한 줌의 모래』(필요한책, 2017)를 이제야 읽게 되었다. '한  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의 시는 음울하고 옹졸하고 거칠었다. 그동안 모래
"한 줌의 모래에 가득한 절망" 내용보기

어렸을 때 신동이라고 불린 예술가치고 평탄한 삶을 산 이는 무척 드물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이시카와 다쿠보쿠도 그러했다. 폐결핵으로 만 26세에 사망했다고 한다. 그의 대표적인 시적 테마는 모래와 죽음이다. 가집 『한 줌의 모래』(필요한책, 2017)를 이제야 읽게 되었다. '한  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의 시는 음울하고 옹졸하고 거칠었다. 그동안 모래 이미지는 불교 경전 덕분에 깨달음과 관련이 있거나 '개미지옥' 때문에 덫이나 아수라장의 의미로 다가왔지만, 이시카와 다쿠보쿠가 노래한 모래는 한마디로 입 안의 모래처럼 껄끄럽기 그지없다. 서양의 어느 철학자가 죽음에 이르는 병이 바로 '절망'이라고 했다. '모래'와 '죽음'의 결합이 매우 노골적인 단가와 묘한 단가를 소개해본다.  

하루밤 새에 폭풍우 불어와서 봉긋이 쌓인

이 모래 언덕

무엇의 무덤인지(17쪽)

왠지 모르게
머릿속 어딘가에 절벽이 있어
날마다 흙더미가 무너지는 듯하다(69쪽)

그러고보니 모래는 참 귀찮은 장애물이다. 다쿠보쿠의 유명한 표현을 빌면 해변가의 모래는 '슬픈 장난감'이다. 한 줌의 모래가 손 안에 있을 때는 장난질이 심한 아이의 촉감놀이도구가 되어주지만, 입 안에 있을 때는 지옥의 맛이 이런 맛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소름돋게 된다. '생명이 없는 모래의 슬픔'이 방심을 한 한순간에 '모래의 공포'로 될 수 있다.

'지자요수'라 했다. 나 역시 틈틈이 한강을 바라보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왜일까. 저자도 고향가의 해변에서 다친 마음을 치료하고자 했을 것이다. 실제로 해변에서 바닷가를 바라보면 괴로움의 불길, 번뇌의 불길을 끌 수 있다. 그러나 불우한 시인은 오히려 그리움과 슬픔을 반추하는 자기연민의 장소로 바꿔버린다. 간혹 '고향 마을'을 시적 테마로 한 노래에서 고향이 갖는 진정제 작용을 볼 수 있는데, '그리움'과 함께 '서러움'도 종종 드러내는 복잡한 심경을 보인다.

마치 병들어 있는 짐승과 같은
나의 마음도
고향에 관한 소식 들으면 차분해져(118쪽)


고향 마을의 흙을 내가 밟으면
왠지 모르게 발길 가벼워지고
마음은 무거워져(141쪽)
 

z***a 2017.06.2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 줌의 모래
"한 줌의 모래" 내용보기
돌려말하여 숨을 뜻을 찾아내고, 표현을 압축한 시의 형식을 무척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도 달달한 연애시 같은 경우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으나, 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같은 내용을 품고 있는 글이라도 일정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제약을 받는 한시의 경우는 더더욱 어렵다는 선입견이 앞서곤 하였습니다.게다가 학창시절엔 시험 문제로 접해야 하는 수많은 한시와 시조 앞에
"한 줌의 모래" 내용보기

 

돌려말하여 숨을 뜻을 찾아내고, 표현을 압축한 시의 형식을 무척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달달한 연애시 같은 경우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으나, 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같은 내용을 품고 있는 글이라도 일정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제약을 받는 한시의 경우는 더더욱 어렵다는 선입견이 앞서곤 하였습니다.

게다가 학창시절엔 시험 문제로 접해야 하는 수많은 한시와 시조 앞에 공감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더랬죠.

며칠 전 독서 모임에서 옛 한시를 다룬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살아온 세월 덕분인지 함께 읽었기 때문인지 우리 시가 품고 있는 정감과 따뜻한 마음씀 그리고 문체들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한 줌의 모래>는 일본의 단카라고 합니다. 단카는 또 뭘까 낯설었지만 일본의 전통 시가 문학이라고 합니다. 물론 단카의 매력도 5구 5.7.6.7.7 조 31 자로 구성되는 형식의 제한이 있는 시랍니다.

다쿠보쿠의 단카의 특징은 실생활과 가까운 생활인의 감성을 노래했다는 점에 있답니다.

가난했고, 불행했으나 단카에 상상을 불어넣어 주어 우리 나라 백석과, 최승희, 박태원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3줄로 구성된 다쿠보쿠으 단카는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벤트가 떠오릅니다.

한시의 맛을 제도로 느끼려면 한글, 한자 등을 자연스럽게 읽을 줄 알아야 하듯이 단카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도록 일본어를 제대로 할 수 있었음 하는 바람도 생깁니다.

손바닥 만한 사이즈에 작가의 인생 전반을 엿볼 수 있는 내용도 인상적인데다 일어 원문도 밑에 수록하고 있어  단카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시만 먼저 읽어 보아도 어렴풋이 작가의 생각을 읽어 볼 수 있지만 뒷부분 수록된 해제 부분이 이 한 권의 책을 읽어내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시어가 주는 어려움은 없지만 담고 있는 알맹이의 속뜻이 깊기에 단숨에 읽어나가기 보단 두고두고 읽으면서 오랜 여운을 느끼고 픈 그런 시집이었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l********9 2017.06.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시카와 다쿠보쿠 「한 줌의 모래」 (필요한책, 2017)
"이시카와 다쿠보쿠 「한 줌의 모래」 (필요한책, 2017)" 내용보기
일본의 단카는 하이쿠와 함께 대표적인 정형시임을 알고 있다. 요즘 부쩍 함축된 언어로 삶과 생각을 드러내는 시에 관심이 간다. 내가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이전에 류시화 작가가 엮은 하이쿠 시집,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을 읽으며 큰 감흥을 경험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단카집을 집어 들었다.  다쿠보
"이시카와 다쿠보쿠 「한 줌의 모래」 (필요한책, 2017)" 내용보기

일본의 단카는 하이쿠와 함께 대표적인 정형시임을 알고 있다. 요즘 부쩍 함축된 언어로 삶과 생각을 드러내는 시에 관심이 간다. 내가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이전에 류시화 작가가 엮은 하이쿠 시집,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을 읽으며 큰 감흥을 경험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단카집을 집어 들었다.

 

다쿠보쿠의 시를 큰 소리로 친구에게 읽어주었다. 친구의 첫마디는 이랬다. “그 시인, 우울증에 걸린 거 아니야? 서글프다, 쓰라리다, 허무하다, 쓸쓸하다, 슬피 여기다, 뭐 이런 말들만 들리네…” 나도 그렇게 느꼈다. 이 시집 뒤편에 있는 ‘해제’를 읽고 나서야 왜 시인이 이렇게 비관적인지 이해가 갔다. 다쿠보쿠는 만성적인 가난과 작가로서의 반복적인 실패로 고통스런 날을 보냈으며, 26세의 젊은 나이에 패결핵으로 요절했단다. 어렸을 때 신동으로 알려졌던 그이기에 실패는 더욱 쓰라렸을 것이다. 아버지의 가출, 짧은 결혼 생활에서 가족 간의 갈등과 장남의 죽음, 작가 자신의 방랑벽, 등 그의 시가 우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작품에 자신의 삶의 감정을 정직하게 그리고 강렬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의 시들은 큰 울림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됨으로써 그의 작품은 단카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되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실생활과는 거리가 먼 ‘와카’에서 독립된 단카는 민중의 삶과 생활을 솔직하게 다루었는데, 그러한 경향의 최전선에 바로 다쿠보쿠의 시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시 모음집 <한 줌의 모래>는 그의 사후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 단카집은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해변에서 자기 연민에 잠겨 슬퍼하는 모습을 강렬한 이미지로 보여준다. 2장은 중학교 시절과 고향을 추억하며 노래한다. 3장은 가을에 관한 시다. 4장은 훗카이도의 추억을 5장은 도시 생활의 애환을 다룬다.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했지만, 그런 감정들은 인간 모두가 보편적인 경험하는 감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때로는 강렬한 슬픔, 때로는 애잔한 슬픔의 감정이 녹아있는 다쿠보쿠의 단카를 읽고 나니 심적으로 가벼워짐을 느꼈다. 슬플 때 슬픈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치유되듯, 그의 시를 읽으며 삶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 받은 느낌이다.

l******y 2017.06.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한 줌의 모래 一 握 の 砂
"[서평] 한 줌의 모래 一 握 の 砂" 내용보기
서평 ------- 한 줌의 모래 / 이시카와 다쿠보쿠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펴냄 一 握 の 砂, [한 줌의 모래]는 일본의 서정시인 단카로 이루어진 책이다. 작가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26세의 일생 동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한 줌의 모래]는 그가 폐결핵으로 사망할 때까지 남아 있는 단 하나의 단카 작품집이다. 백석의 문학적 스승이며, 최승희가 영감을 얻은 삶의
"[서평] 한 줌의 모래 一 握 の 砂" 내용보기

 

서평 -------


 

한 줌의 모래 / 이시카와 다쿠보쿠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펴냄


 

一  の 砂, [한 줌의 모래]는 일본의 서정시인 단카로 이루어진 책이다. 작가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26세의 일생 동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한 줌의 모래]는 그가 폐결핵으로 사망할 때까지 남아 있는 단 하나의 단카 작품집이다. 백석의 문학적 스승이며, 최승희가 영감을 얻은 삶의 노래가 가득한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작품집이다.

'단카'란 무엇인가, 일본 문학의 일부이지만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형태이기에 먼저 단카가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했다. 일본의 정형시로 5구 5.7.5.7.7.7조, 31음절로 되어 있는 것이 단카라고 한다. 기존 단카의 다섯 구 형식이 아닌 세 줄 쓰기로 보다 자유롭게 표현한 다쿠보쿠의 단카(p310 본문 발췌)이기에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서정적인 부분이 더 물씬 느껴진다.


저자의 일생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가난과 불행이라는 올가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했으나 그가 남긴 시는 가슴을 울린다. 단카라는 작품의 형식에서 벗어나 그저 일상을 노래하고 마음을 읊은 한 시인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으로 [한 줌의 모래]를 손에 움켜쥐었다.


3줄씩 한 단락을 이루는 그의 시는 그 3줄이 하나의 이야기이면서 다른 단락과 이어지는 노래이다. 별도로 제목이 없기에 더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노을 지는 해변가에 앉아 한 줄 읽어 내려가다가 교교한 달빛 아래서 정점에 이르는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비로소 찍게 되는 그의 시는 삶을 노래한다.


"그런 정도의 일로 죽어야 하나"

"그런 정도의 일로 살아야 하나"

그만해라 그 문답

(p30 본문 발췌)

에서는 햄릿의 낮은 음성이 오버랩된다. '죽느냐 사느냐(To be or not to be)', 내면의 갈등이 빚어내는 소리.


저자의 울분과 평탄스럽지 못한 삶이 그의 감성을 담은 시를 생산했다. 그의 삶은 비관적이었으며 그의 시는 쓸쓸하다.


다스려지는 세상의 무탈함에

싫증난다고 말하던 때야말로

진정 슬펐던 게지

(p202 본문 발췌)


[한 줌의 모래]는 본디 [일을 마친 후]라는 제목이었는데 출간이 준비되는 동안 그의 아들이 죽었고, 죽은 아들을 추모하는 단카들이 추가되어 현재의 책으로 완성됐다.(p298 각주 설명) 이렇듯 시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각주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진정 그의 삶은 쓸쓸함이다. 무엇으로 위로받을 것인가, 무엇이 그를 위로했을까.


슬픈 마음이 한참은 모자라는

쓸쓸함이여

(p301 본문 발췌)


지독히도 씁쓸한 그의 삶은 시대의 사상가라는 이름을 주었으며 서정(情)을 남겼다. 핸드폰 보다 조금 더 큰 [한 줌의 모래]는 기차 여행을 하며 차장에 기대어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부담 없이 가방 한쪽에 찔러 넣고 다니다가 문득 바람의 소리를 듣고 싶을 때, 파도에 지친 몸을 뉠 때, 쨍한 햇살에 어지러울 때, 피곤을 위로하려 이불 속을 파고들 때, 그렇게 여행길에 동행해도 좋을 책이다.


가는 소리로

여기저기 곳곳에 벌레들 우네

낮의 들판에 와서 읽는 편지로구나

(p283 본문 발췌)

i****s 2017.06.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 줌의 모래
"한 줌의 모래" 내용보기
책 앞표지 날개에 있는 저자의 약력을 읽어 보니, 그는 29세로 요절한 천재 시인 정도로 보입니다. 어렸을 때는 신동으로 불려지기도 했지만, 그의 문학적인 삶은 그리 성공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실린 짧은 노래인 단가는 그가 지은 일천 여 편의 작품 중에서 오백 쉰 한 수를 선정해 놓은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목 [한 줌의 모래]가 주는 상징은 그의 짧은 삶
"한 줌의 모래" 내용보기

책 앞표지 날개에 있는 저자의 약력을 읽어 보니, 그는 29세로 요절한 천재 시인 정도로 보입니다. 어렸을 때는 신동으로 불려지기도 했지만, 그의 문학적인 삶은 그리 성공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실린 짧은 노래인 단가는 그가 지은 일천 여 편의 작품 중에서 오백 쉰 한 수를 선정해 놓은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목 [한 줌의 모래]가 주는 상징은 그의 짧은 삶과 연결되어서 깊은 감명을 줍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의 내용은 작가의 고향이나 가족, 가까운 지인들과의 그리움이나 에피소드의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 내용들은 모두 3연으로 된 짧은 노랫말로 엮여져 있습니다.

일본의 단가는 531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 책에는 그 구성에 맞춘 30자나 31자로 된 시들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나를 사랑하는 노래]에 실린 작품들은 제목과는 배치되게 죽음에 관한 감상과 욕구가 깔려 있어서 묘한 뉴앙스를 풍깁니다.

아마 이 작품들을 구상하고 쓰면서 자신의 단명을 예견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 당시는 전쟁을 하거나 전후의 형편이기에 삶의 형편은 궁색하고 피폐하여 폐결핵이 많았던 시대 상황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기에 요즈음 같으면 폐결핵은 죽을병이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폐결핵으로 죽은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니, 시대를 잘 못 만나서 요절을 한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작가의 신상과 주변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도 나의 이야기로 혼동될 정도로 사실감을 주는 내용들이다. 역지사지 작가의 입장과 시선으로 이 글들을 읽으니 더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천재 시인이 남긴 유일한 유작이라는 무게감이 더 애잔한 감상을 줍니다.

지금처럼 형편이 좋은 때에 태어나 살았더라면 더 많은 작품들로 우리들의 팍팍한 삶에 윤기를 더해 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진하게 느껴 봅니다.

 

 

 

 

h*******0 2017.06.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 줌의 모래 : lalilu
"한 줌의 모래 : lalilu" 내용보기
한 줌의 모래 : lalilu   이 책은 이시카와 다쿠보쿠 단카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백석의 문학적 스승 최승희의 영감의 원천이었던 ‘천재’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한 줌의 모래’라고 소개하고 있다. 단카의 모음집을 통해 우리는 일본의 시의 형식 가운데 정형시라는 장르에 대한 샘플을 보게 된다. 책은 단카에 대해 설명하면서 단카는 5-7-5-7-7 즉 31음으로 되어 있는데 반해 하이
"한 줌의 모래 : lalilu" 내용보기

한 줌의 모래 : lalilu

 

이 책은 이시카와 다쿠보쿠 단카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백석의 문학적 스승 최승희의 영감의 원천이었던 천재이시카와 다쿠보쿠의 한 줌의 모래라고 소개하고 있다.

단카의 모음집을 통해 우리는 일본의 시의 형식 가운데 정형시라는 장르에 대한 샘플을 보게 된다. 책은 단카에 대해 설명하면서 단카는 5-7-5-7-7 31음으로 되어 있는데 반해 하이쿠는 5-7-5 17음으로 되어 있는 아주 짧은 시를 말한다고 설명해주고 있다.

정형시의 특징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어떤 특정한 단어 수를 맞춰야 하는 틀이 있고 그 틀에 얽매여 시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같지만 때로는 그 틀을 맞추려는 노력으로 인해 아름다운 시의 표현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책도 단카라는 형식으로 인해 자칫 시의 자유로운 표현을 침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틀 안에서 자유로운 표현과 시적 아름다운 내용들을 보게 된다. 물론 일본에서 음절이 어떻게 나눠지는지 명확하게 보는 것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단카는 시와 산문의 경계에서 일정 틀을 제시하여 그 틀 안에서 시의 장르로 만드는 형식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형식의 과거 회상이 녹아져 있음을 보게 된다. 자신의 대한 현재와 그에 반해 더 아름다운 추억 속에 있는 과거의 모습이 그 한 예이다.

특히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늙음에 대한 아쉬움 또는 막을 수 없는 세월의 야속함이 조금은 많이 묻어 있음을 보게 된다. , 늙음은 안타까워함을 이 시를 통해 그려보고 있다.

물론 이 책은 5-7-5-7-731음으로 되어 있는 형식으로 번역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영시의 라임을 번역이 맞추지 못하는 것과 같음일 것이다.

이 시집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은 다스려지는 세상의 무탈함에 싫증난다고 말하던 때야말로 진정 슬펐던 게지”(p 202) 라는 표현과 같이 지금의 순간을 만족할 줄 알고 지금을 잘 누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l****u 2017.06.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에게도 이런 날이 다시 올 줄이야
"나에게도 이런 날이 다시 올 줄이야" 내용보기
일본 시가 문학에 단카라는 게 있단다. 나로선 처음 듣는 것인데 5구 7. 5. 7. 7조 31자로 구성되는 일본의 전통 문학 방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시조 같은 거라고나 할까? 이 단카가 있기 전 와카가 있었다고 한다. 이 와카는 주로 귀족과 승려 계층이 즐겼는데 메이지 유신 이후 국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와카로부터 독립되어 사용됐다고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좀 뭐하
"나에게도 이런 날이 다시 올 줄이야" 내용보기

일본 시가 문학에 단카라는 게 있단다. 나로선 처음 듣는 것인데 57. 5. 7. 731자로 구성되는 일본의 전통 문학 방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시조 같은 거라고나 할까? 이 단카가 있기 전 와카가 있었다고 한다. 이 와카는 주로 귀족과 승려 계층이 즐겼는데 메이지 유신 이후 국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와카로부터 독립되어 사용됐다고 한다.

 

이런 말을 하면 좀 뭐하긴 하지만 시조든, 단카든 뭔가의 틀에 맞춘다는 게 과연 자연스러운 것인가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그것도 문학의 도구라면 도구고, 유희라면 유희가 아닐까.

 

단카하면 이시카와 다쿠보쿠를 말하지 않고선 논할 수 없고, 그는 우리나라의 백석이나 최승희의 영적 스승으로 추앙을 받는다고 하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도대체 그가 누구 길래 백석과 최승희가 무릎을 끓는단 말인가.

 

그는 1886년에 태어나 나이 27세에 요절한 시인이다. 집안 환경이 불우해 학력도 중졸이 전부다. 그 때문에 변변찮은 직장을 전전하기도 했지만 일찌감치 소설가의 꿈을 꾸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소설가로서 이렇다 할 문학적 성과 이루지 못하고, 그 후로도 꾸준히 소설을 쓰긴 했지만 당대에 인정 받을만한 작품은 없었다. 단카집 한 줌의 모레는 거듭되는 좌절 속에 실패를 고통스럽게 받아들인 시점에서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까? 언제나 그렇듯 문학 작품은 작가의 삶이 녹아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특히 그는 가족들이 폐병으로 사망하기도 하고 그 자신도 같은 병을 앓으면서 늘 죽음에 대한 그림자를 느꼈다. 그래서 쓴 단카가 있다.

죽음에 관해

마치 평소의 지약(항상 지니고 다니며 먹는 약) 먹는 것처럼 나는 생각하노라

가슴이 아파지면

그뿐 아니라 그는 어렵게 얻은 아이가 한 달도 못돼 죽음을 지켜봐야 했으니 과연 죽음은 늘 그 가까이에 있었다.

 

작가의 아버지는 가출을 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가출했다 돌아온 아버지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덤덤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부모와 자식

제각각 동떨어진 마음 가지고 조용히 마주하는

서먹함은 왜일까

 

이렇게 그의 시는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삶에 대한 풍경과 느낌을 그때그때 단카로 옮겼던 것 같다. 그리고 살면서 행복해 본 적이 없어서일까 문장에서 전해지는 생생함이 결국 애잔함으로 남는다.

 

학력이 짧다고 해서 배움이 짧은 것은 아니다. 그는 단카 이후 리얼리즘-프롤레타리아 문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는데 이는 말년에 사상가로 거듭났던 계기가 되기도 했단다.

 

누군가 나를

피스톨 가지고서 쏴 주지 않으려나

얼마 전 이토처럼 죽어 보여주련다.

(이 단카는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가리킨다. 19091926일에 안중근에 의해 하얼빈에서 암살된 이토 히로부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다쿠보쿠는 이와테 일보에 추도문을 발표하는 한편, “한국인의 입장과 애처로움을 이해한다고 쓴다. 이는 후에 발표한 시 한 스푼의 코코아의 첫 구절 나는 안다. 테러리스트의 슬픈 마음을과 연계되어 그가 안중근을 시상의 제재로 삼았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89p)

모르긴 해도 그는 안중근의 죽음을 보면서 그런 문학 세계를 구축해 나가지 않았을까 

 

그의 작품은 대체로 고독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이 다 슬프고 고독한건 아니다. 어떤 작품은 나름의 위트를 가진 것도 있다. 삶이라는 게 그런 것 같긴 하다. 슬픈 것 같아도 즐거움이 있고, 즐거운 것에도 슬픔이 있다. 그런 것처럼 오래 살았다고 문학에 족적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요절을 했다고 해서 문학을 못하는 것도 아니다. 비록 그는 자신이 원하던 소설을 이루지 못했지만 단카 하나로 문학사에 족적을 남겼으니 그 하나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훌륭한 문학가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단카를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뿌듯한 독서가 됐다.

문학을 설핏 알기 시작했던 사춘기 시절엔 시가 좋았다.

그러다 어른이 되면서 시를 잊고 살았다.

나이 들고 다시 시가 좋아졌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다시 올 줄이야.     

m****9 2017.06.27.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