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3%
  • 리뷰 총점8 67%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7.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잡식동물 최소한의 품위
"잡식동물 최소한의 품위" 내용보기
중국음식을 시켜먹으면서 기름먼지가 앉아있을 식당부엌을 떠올리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수퍼마켓에 진열된 호화로운 식품 포장에서 첨가물질을 확인하는 것 또한 괴로운 일이다. 아는 것이 병이라 차라리 모르고 맘편하게 먹는게 더 나을 것 같은데,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식품들을 거꾸로 추적해나가는 지난한 여행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산업적 식사의 기반이 되는
"잡식동물 최소한의 품위" 내용보기

   중국음식을 시켜먹으면서 기름먼지가 앉아있을 식당부엌을 떠올리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수퍼마켓에 진열된 호화로운 식품 포장에서 첨가물질을 확인하는 것 또한 괴로운 일이다. 아는 것이 병이라 차라리 모르고 맘편하게 먹는게 더 나을 것 같은데,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식품들을 거꾸로 추적해나가는 지난한 여행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산업적 식사의 기반이 되는 옥수수 농장에서 출발하여 옥수수를 사료로 쓰는 대규모 사육장을 찾아가고, 그 다음에는 유기농이라는 이름의 거대 산업 농장으로,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기반하여 자연의 순환을 추구하는 가족 농장으로, 이어서 수렵과 채집으로 마련하는 원초적 식사로 까지 나아갔다. 각각의 과정에서 직접 노동에 동참할 뿐 아니라 수렵과 도축까지 실제로 하며 피와 땀으로 힘있는 글을 썼다.

 

  현대사회에서 식사 준비의 시작은 간편한 수퍼마켓이다. 수렵과 채집은 물론이려니와 경작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지구촌 여기저기서 나는 온갖 식재료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반조리 식품들도 많아서 요리의 노고를 덜어주는데 사서 고생할 이유는 뭐란 말인가! 현생인류인 사피엔스는 잡식동물이다. 거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고, 그대로 먹기 어려운 것은 요리의 과정을 거쳐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선택의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되어 오히려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먹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어떤 것이 좋은 먹거리고, 환경과 자연에도 좋은 것인지 알더라도 현대 도시생활에서 제대로 식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유기농 식자재를 고집하기도, 채식주의자가 되기도, 수입산을 배격하기도, 의식있는 농장주와 직거래하기도, 직접 조리하기도 어렵고 번거롭기만 하다.

 

   그렇다고 책을 덮고 모른 척하기는 곤란해서 실생활에서 실천가능한 일을 생각해보았다. 가공이 가해지지 않은 원래 모습의 식자재와 제철 과일이나 채소를 구매해서 최소한의 조리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쏘세지나 햄 보다는 고기 자체를 먹고, 인위적으로 영양소나 첨가물이 가해지지 않은 우유를 사는 것이 좋겠다. 가공식품을 살때는 라벨을 꼼꼼히 보고 화학물질이 많이 첨가된 것은 피한다. 될 수 있는대로 집 가까이서 생산된 식재료를 동네 식품점에서 소량씩 산다.  외식할때는 동네 음식점을 이용하되 패스트푸드는 멀리한다. 집에서 요리할때 적당량을 만들어 과식하지 않고, 음식쓰레기가 많이 나오지 않도록 한다 등이다. 사실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순환하는 대자연의 일부라는 사실과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는 자연과 농부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 것이지만 말이다.




y***d 2016.02.1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가 먹는게 우리라면, 인간은 다리 달린 콘칩이라 봐야죠"
""우리가 먹는게 우리라면, 인간은 다리 달린 콘칩이라 봐야죠"" 내용보기
식품 문제에 있어 이런 책을 찾고 있었다. 환경, 식품 쪽 전문 칼럼니스트 같은데 개인적인 글쓰기와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 사이에서 좋은 균형을 잡고 있다. 환경이나 농업 실태를 분석하는 많은 글이 그렇듯 자료의 신빙성과 엄밀함을 지독하게 추구하면서 (그런 정당함에서 나오는)엄숙한 분노로 쓰여진 책이 아님을 미리 설명해야겠다. 분야에서 오는 차이도 있겠지만 (여행 칼럼니스
""우리가 먹는게 우리라면, 인간은 다리 달린 콘칩이라 봐야죠"" 내용보기

식품 문제에 있어 이런 책을 찾고 있었다. 환경, 식품 쪽 전문 칼럼니스트 같은데 개인적인 글쓰기와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 사이에서 좋은 균형을 잡고 있다. 환경이나 농업 실태를 분석하는 많은 글이 그렇듯 자료의 신빙성과 엄밀함을 지독하게 추구하면서 (그런 정당함에서 나오는)엄숙한 분노로 쓰여진 책이 아님을 미리 설명해야겠다. 분야에서 오는 차이도 있겠지만 (여행 칼럼니스트)브라이슨보다는 논쟁적이고, (노동 칼럼니스트)바바라 에런라이크보다는 유머러스하다. 쉽고 재밌게 읽혔으면서도 문제에 대한 주의환기라는 소기의 목적은 훌륭하게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구성도 독창적이다. 우리의 식사를 구성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식을 모색해, 생태로부터 인간을 소외시키고, 생태 자체에 부담을 주는 순으로 '산업적 식사', '산업적 유기농 식사' '지역 음식사슬의 식사' '스스로 마련하는 식사'의 4개 챕터로 책을 꾸렸다. 1부 산업적 식사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이미 산업형 농업을 비판하는 책들이 적지 않으므로 그리 독창적이라 할 순 없는데, 옥수수를 집중 조명하는 점이 두드러진다. 옥수수의 악마적인 캐릭터가 보다 사람들의 입길에 활발히 오르내리기를 바란다. 

2부 산업적 유기농 부분도 흥미롭다. 자본주의는 외부의 것을 베껴 파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오가닉도 예외일 순 없었다. 이 챕터에서는, 화석연료를 쓰면서 수만킬로를 건너 배송되는 오가닉에 어떤 모순은 없는가? 같은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질문을 발견한다. 오가닉 농업도 일반 농업과 마찬가지로 산출물의 에너지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구조이며 대부분의 에너지가 가공과 운송에 소모된다. 오가닉이 본래의 취지에서 이탈해 자본주의의 평범한 '신상'으로 전락하지 않게 하려면 세련되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치장한 오가닉 마케팅을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이 책에서 가장 반가웠던 부분은 3부였다. 지역에서 생산해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여기서는 '지역 음식사슬'이라 부른다)운동은 내가 생각하는 장기적 지향점이다. 치러야 할 대가는 만만치 않다. 로컬 푸드는 자본주의 논리에 반하고, 정부 보조금도 없으며, 우리가 편리하게 잊어버린 식재료에 대한 지혜, 요리법에 대한 전통적인 지혜를 다시 배워야 하는 수고가 기다린다. 마이클 폴란은 일주일간 전통 농법을 쓰는 농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현대의 월든처럼 자급자족의 기쁨을 충실하게 기록했다. 

매 챕터는 각각의 '식사법'으로 마련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한끼 식사를 차려 먹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1부에서는 맥도날드 세트, 2부에서는 유기농 기업의 TV디너(냉동식품), 3부에서는 농장 수확물, 그리고 실제 사냥과 채집에 참여한 경험을 기록한 4부에서는 지역에서 잡은 멧돼지 정찬으로 식사를 들었다. 


예전에 데이나 메이시 책을 읽으면서도 어렴풋이 느꼈던 건데, 미국은 땅이 넓은만큼 극단의 것들이 공존할 여지가 있는 것 같다. 한쪽에는 맥도날드가 성업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멧돼지를 사냥하고 버섯을 따먹는 식이다. 영화 '슈퍼사이즈 미'에서 묘사하던 인간들도 즐비하지만, 대를 이어 꾸려가는 가족농장과 별 큰 각오나 신념 없이 습관처럼 뒤뜰에 채마밭을 가꾸는 중산층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하고자 하면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잘 먹을 수 있다. 아파트 왕국. 다 가꾼 유기농 단지를 밀어버리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겠다는 토건 정부. 식품업과 유통업을 틀어쥔 대기업들. 하루에 집밥 한끼 차려먹을 수 없게 하는 장시간노동. 대형마트가 득세하면서 사라진 퇴근길 장보기 문화....한국에서 도시농업을 한다는 것, 한국에서 로컬푸드 운동을 한다는 것, 한국에서 유기농을 한다는 것. 이게 몇배나 어려운 문제 같다. 


올초 봄에 베란다에 화분을 들여놓아야지 마음먹고 처음엔 요리용 토마토를 기르려고 생각했다. 영국에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 데쳐먹을 수 있는 요리용 토마토 맛이 그리웠다. 그런데 알고보니 요리용 토마토를 기른다는 것은 거의 비밀결사에 입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공부가 필요했고, 그 종자나 묘목은 거의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오듯이 들여와야 하는 지경이었다. (국내에서 요리용 토마토 수요가 없기 때문에 종자상을 통해선 들어오지 않는다. 개인이 알음알음 들여오는데, 식물의 밀반입은 원래 불법이다.) 하는 수 없이 토마토는 포기하고 로즈마리나 페퍼민트같은 허브를 심어 여태 기르는 중이다. 허브도 좋지만(바질은 내겐 정말 쓸데가 없었다.) 상추나 부추, 대파를 기르면 매일의 식탁을 꾸미는데 훨씬 도움이 될텐데, 아직은 그런 것을 이리저리 알아보는게 꽤나 괴짜로 행세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한국에서도 나와야 할 것 같다. 미국인이 소금범벅 햄버거를 먹을때 우리는 두부 넣은 된장찌개를 먹으니 아무 문제 없다고 안심할게 아니다. 한국인의 식탁과 식문화를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그 문제의식을 한국 실정에 맞는 가드닝, 가드닝에서 도시농업, 도시농업에서 로컬푸드 운동으로 확장시키는 논의가 필요하다. 솔직히 한국형 도시농업의 상징이 광화문 광장 앞의 벼상자라는건 좀 비참한 의미로 너무 한국적이지 않나. 


그런데 이게 농촌(농업)문제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비아 캄페시나 기획과는 다소 결을 달리 하기에, 이쪽으로 국내 서적이 어떻게 커버하고 있는지를 미리 좀 읽어봐야겠다. 

b****a 2012.08.2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잡식동물 분투기
"잡식동물 분투기" 내용보기
아직 읽고 있는 책이다. 작가의 의견에 동조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기농, 다시 말해 산업유기농을 넘어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생활에 대한 부분은 내가 무엇을 먹을 것이며, 내가 먹는 것이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좀 이상적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작가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식품들은 현실에서 가격이 높게 책정
"잡식동물 분투기" 내용보기
아직 읽고 있는 책이다. 작가의 의견에 동조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기농, 다시 말해 산업유기농을 넘어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생활에 대한 부분은 내가 무엇을 먹을 것이며, 내가 먹는 것이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좀 이상적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작가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식품들은 현실에서 가격이 높게 책정될 것이다. 물론 충분히 비싼 돈을 지급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였고 나 역시 동의하는 바이지만, 소득이 높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해 볼때 아무래도 이상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다. 요즘 대형마트에 가면 PB상품이라는 것이 있다. 싼값에 유혹되어 카트에 집어 넣을때도 있지만 품질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되도록 피하게 되는 상품들이다. 하지만 돈 몇푼이 아쉬운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고마운 상품 아닌가? 물론 그 뒷면에 미국의 옥수수 산업과 같은 함정이 숨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겟지만..아직 좀더 읽을 분량이 남았으니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더할지 봐야겠다. 어쨌든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의미가 있는 책이긴 하다.
t******r 2011.03.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