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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의 글쓰기는 죽음과 맞선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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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5월은 권정생 선생님을 기리는 달이다. 2007년 5월 17일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듣고 부랴부랴 찾아간 장례식장. 이튿날 마주한 선생님의 오두막. 댓돌 위에 놓인 고무신 한 켤레와 선생님이 신던 장화에 꽂힌 백합 한 송이. 일박 이일 동안 선생님을 보내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슴이 무척 허전했다. 그리하여 해마다 당신의 기일에 맞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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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5월은 권정생 선생님을 기리는 달이다. 2007년 5월 17일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듣고 부랴부랴 찾아간 장례식장. 이튿날 마주한 선생님의 오두막. 댓돌 위에 놓인 고무신 한 켤레와 선생님이 신던 장화에 꽂힌 백합 한 송이. 일박 이일 동안 선생님을 보내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슴이 무척 허전했다. 그리하여 해마다 당신의 기일에 맞춰 찾아가고는 했다. 주인 잃은 오두막은 급격히 쇠락했다. 이 곳 저 곳이 허물어지고 지붕 밑 벽돌 사이에 만든 둥지에 찾아오던 딱새도 찾아오지 않는다. 선생님의 흔적이 갈수록 지워지고 있다. 그럴수록 그리움은 더한데 찾아갈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에 당신에 대한 연구서를 집어 들었다.

 

권정생 선생님은 큰 산이다. 1969년 작가가 된 뒤로 2007년 돌아가실 때까지 40년 동안 꾸준하게 작품을 썼다. 몸이 안 좋아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없었지만 언제 죽음이 닥칠지 모르는 절박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글을 썼다. 쓰다가 너무 아프면 잠시 쉬고 조금 나아지면 다시 썼다. 그렇게 쓰다 보니 분야도 다양하여 동화 동시 소년소설 소설 판타지 그림책 산문 등 손을 대지 않은 장르가 없을 정도다. 워낙 방대한 작업이다 보니 당신의 문학을 꿰뚫는 하나의 핵심어를 찾기 어렵다. 당신의 삶이 그러했듯 ‘가난’을 화두로 하여 당신의 삶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삶이 아닌 문학을 놓고 그것을 꿰뚫는 핵심어를 찾는 작업은 없었다. 엄혜숙 선생이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당신 문학을 해석하기까지는.

 

선생은 권정생 선생님 문학의 핵심어가 ‘죽음’이라고 보고 분석해 나간다. 초기, 중기, 후기로 대별하여 그 내용과 형식, 메시지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는 동화, 소년소설과 소설, 판타지라는 세 가지 주도적 문학양식을 중심으로, ‘죽음’이라는 키워드가 어떻게 양상을 달리하여 드러나는지를 밝혀낸다. 또 이 ‘죽음’에 대한 선생님의 인식이 그의 문학 사상과는 어떤 관련이 있으며, 작가로서 그만이 가지는 특성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도 밝힌다. 다름 아니라 ‘죽음’의 문제는 그의 데뷔작부터 거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여 흐르고 있으며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문학 충동이었다는 것이다.

 

그에게 평생의 화두는 ‘죽음’이었다. 그 자신이 언급한 것처럼 목생 형의 죽음과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죽음, 친구 오기훈의 자살과 극빈으로 인한 최명자의 타락, 자신의 불치병, 이 모두가 그에게는 죽음의 여러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40쪽)

 

권정생 선생님에게 죽음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죽음은 삶을 억압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죽음을 극복하는 것 역시 죽음이다. 즉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던져 ‘죽음’으로써 타인에게 온전히 새로운 ‘생명’을 가능하게 한다. 『강아지똥』에서 강아지똥의 죽음, 『한티재 하늘』에서 여종 오월이의 죽음, 『밥데기 죽데기』에서 늑대할머니의 죽음은 좋은 사례이다. 이러한 사유의 밑바탕에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인류를 구원하고자 했던 희생양 예수의 죽음이 음각화로 존재한다. 그만큼 십자가의 예수는 그의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듯 엄혜숙 선생은 죽음을 화두로 권정생 문학을 풀어나가거니와 설득력 있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8.05.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