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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는 변장을 한 채 자신을 찾는 사람들에게 쫓기고 있다. 여옥은 아기를 낳고 삶에 안정을 찾은 듯이 보인다. 그녀는 대치가 아이의 아빠인 것을 알고 있다. 물론 대치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 여옥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거니와 그녀가 아이를 가지고 아이를 낳은 것도 전혀 알지 못한다. 이 아이는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흑인 군인의 사랑을 받던 그녀는 그의 죽음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마지막 바람으로 그와 결혼을 한 그녀는 자신이 원한다면 미국으로 갈 수도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삶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냥 일반인의 입장이 아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미국이 원하는 정보를 빼내는 특수한 임무를 맡은 것이다. 이제 아기가 있는 유부녀로 미군과 결혼까지 한 사람으로 위안부에 끌려가게 될 염려가 없는 것은 좋았지만 그녀가 이 어려운 임무를 잘 수행해낼지가 관건인 것이다. 작가는 그녀에게 성장캐릭터를 심어 두었다. 대치와 하림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시작했다면 그녀는 그저 단수한 십대 소녀에서 시작해서 어려움을 겪고 힘든 상황을 거치면서 점점 더 능력치를 쌓아가는 그런 캐릭터인 것이다. 그녀에게서 극적인 변화가 돋보이게 된다.
여옥은 아버지가 행방이 궁금하다. 독립둔동을 한다고 집에도 있지 않았던 아버지. 죽었다면 시신이라도 찾고 싶은 마음이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가명을 사용하면서 아버지를 남편이라고 속이면서까지 그의 행방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여옥은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아버지를 만나는 과정조차도 힘들다. 그녀는 일본인들에게 부탁을 하고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까지 노력을 한다. 그렇게 아버지를 찾아 고향으로 돌아간다.
한편 하림도 고향으로 조선으로 돌아왔다. 물론 그도 그저 평안한 인생을 살기위해 돌아온 것은 아니다. 그 또한 맡은 임무가 있다. 그는 동지를 만나야하지만 접선 과정에서 실패한다. 자신의 동지는 이미 체포된 것이다. 대신 그의 동생을 만난 그는 그녀를 이용해서 작전을 만든다. 물론 장하림을 찾기 위한 일본인들의 노력도 계속된다. 그들은 그의 가족들에게까지 손을 뻗쳐서 그를 찾고자 한다. 탈영병이라는 죄목으로 말이다. 잔인한 일본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누군가 속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다시 속인다. 서로가 물고 물리는 사움이다. 누구를 이용한다 싶으면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그 다음에는 버린다. 이 전쟁통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칼을 겨누면 그것을 맞고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대로 그 칼을 되돌려주는 것이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아니 되돌려주는 것에 대해서 나에게 준비된 비장의 무기를 하나 더 꺼내서 그쪽을 위협해야만 할 판이다. 살기위해서다.
대치는 부대를 이끌고 일본군들과 마주한다. 행군에 지치고 사기도 저하된 대치의 군대다. 차라리 일본군에 있을 때가 더 좋았다고 말하는 그들을 보면서 성경상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생각한다. 기껏 애굽에서 꺼내 줬더니 고기도 없고 물도 없다고 투덜거리면서 포로로 있던 그때가 더 좋았다고 말하는 그들을 말아다. 그들이나 지금 이들이나 무엇이 그렇게 다를까.
최대치와 장하림. 그들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공부를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만큼 사상이 전혀 달랐다. 이제 미국과 인연을 맺게 된 하림과 반정부군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된 대치는 분명 대립점을 가지고 있다. 그 사이에 바로 여옥이 있다. 지금 미군과 일을 하고 있는 여옥은 하림과 더 가까와 보이지만 대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만큼의 접점도 있다. 그녀는 대치와 하림이 대립선상에 마주할 때 누구의 편을 들게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