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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암살 사건은 무위로 돌아갔고 범행을 저지른 사람들은 붙잡혔다. 단 한 명, 최대치를 빼고 말이다. 그는 장하림이라는 든든한 빽을 업고 비록 맡은 바 임무는 실패했지만 목숨은 건졌다. 장하림. 그는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여옥을 생각한 나머지 대치를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은 뻔히 알고 있다. 잡아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여옥의 남편이라는 거, 그것이 자꾸 그의 발목을 잡는다. 그렇게 그는 또 대치를 풀어줬다. 그것이 자신에게 돌아올 올가미가 될 것을 알고는 있었을까. 아니 알더라도 그는 똑같이 행동했을 것같다. 바보같이 여옥의 행복을 위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대치와 하림은 또 한번 마주한다. 이제는 역전이 된 상태다. 대치는 하림을 미행해서 납치했다. 그러고는 그에게 정보를 묻는다. 아무리 하림이 대치를 살려줬다고 해도 그렇게 정보를 술술 불 인간은 아니지 않은가. 대치 또한 하림을 놓아준다. 그들 사이에 있는 여옥을 생각해서다. 아니 대치는 조금 달랐을까. 지금은 자신의 목숨의 빚을 갚은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언젠가는 자신이 또 그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정치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북쪽과 남쪽 소련과 미국 자유와 공산주의 확연히 나눠있는 한국이다. 평화로운 방법으로 하나로 합치고 싶은 것은 소련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추구하는 바는 다 달랐을 것이다. 서로의 야심을 굽히지 않고 주장했으니 그 의견이 하나로 통일 될 리가 없다. 더이상 미룰 수 없었던 한국땅에는 총선거가 치뤄지고 남한에는 새로운 지도자가 세워진다. 그것을 본 북한이 가만 있을리 없다. 그들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지도자를 세웠다.
하림은 대치를 대치는 하림을 끊임없이 방해하고 위협하고 날을 세우고 대립한다. 그러면서 봐주기도 몇번이다. 사실 그렇게 이념이 투철한 그들인데 서로가 대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는 물러 설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상하기까지 하다. 모든 것은 여옥이다. 여옥에서부터 여옥에게서 끝난다. 한편 스파이 노릇을 하며 정보를 빼내던 여옥은 같이 일하는 타이피스트에게 걸린다. 그게 안 걸리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아무리 그녀가 타자를 빠르게 친다해도 두 부씩 치며 시간도 많이 걸리는 일일텐데 말이다. 돈도 많이 뺐겼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대치가 알아서 처리한다. 그리고 그녀의 존재는 여전히 비밀에 붙여진다.
그녀가 없었다면 아니 그녀가 정보국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대치의 위치가 조금은 더 위태롭지 않았을까? 아니 모든 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대치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하림이 여옥을 그렇게 철썩같이 믿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이념이 다른 두 사람이 부부라는 이름으로 각기 다른 위치에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을 묵과했기에 이런 이야기가 계속될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계속 부하들을 잃고 있는 하림. 그는 소련의 마프노를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스파이 세계에서 가장 중심인물이다. 하림은 그가 지나 갈때 다리를 폭파할 계획을 세운다. 폭파하려면 폭탄이 필요하다. 그는 자신이 맡아서 하겠다는 부하를 믿어보기로 결정한다. 그것이 패착임을 누가 보아도 뻔히 보이는 결말이 이어질 것임이 자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