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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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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 케리 이건/이나경 부키/2017.6.2.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보통 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가 들어 몸이 극도로 쇠약해지거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가 되어서야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죽기 전에 입원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죽음을 일상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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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

케리 이건/이나경

부키/2017.6.2.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보통 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가 들어 몸이 극도로 쇠약해지거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가 되어서야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죽기 전에 입원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죽음을 일상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살아요의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결혼 후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투여한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몇 달간 환각, 망상, 자살충동, 정신분열 등의 정신질환 증세를 겪었고, 완치 후에도 트라우마로 인해 오랜 시간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채플런으로 일하며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어 했던 말들이 어떤 것인지 이 책에서 여러 사람의 사례를 들어서 들려주고 있다.

 

살아요의 저자는 환자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돕는 동안 이들이 삶을 돌아보며 하는 이야기에 깃든 치유의 힘을 직접 경험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을 치유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개달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려 한다. 삶의 끝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거나 찾아내는 과정을 바로 호스피스 채플런이 돕는다. 우리는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입을 막으려 식상한 대꾸를 하지도, 말하는 사람의 기분을 낫게 만들기는 하지만 듣는 사람의 간절함을 채워주지는 못하는 가식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환자에게 삶의 의미를 만들어 주려 애쓰지 않지만, 그들의 곁에 묵묵히 있어 준다.(p.31)” 저자는 수천 가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책에는 그들이 꼭 나누고 싶어 한 이야기만 담았다고 한다.

 

그들은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받지 못한 사랑, 표현하지 못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한 관계에 부재했던 사랑에 대해서. 그들은 어떻게 해서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을 분간할 수 있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죽기 직전 목에서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날 때, 내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손을 뻗으며 부모님을 부르기도 한다. 엄마, 아빠, 어머니. (p.44)” 이처럼 대개는 마지막 순간에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사랑의 대상을 그리워하기도 하며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비밀의 핵심은 바로 수치심이다. 비밀이 자신과 남을 지켜 주리라는 믿음은, 우리의 생각이나 경험이 너무나 끔찍하고 비인간적이라 도저히 남에게 드러낼 수 없다는 두려움에서 비롯한다. 극심한 굴욕감과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은 더 강해진다.(p.57)” 죽음에 임박해서 자기의 비밀을 털어 놓는 사람들이 많은데, 죽기 전에 자기가 일생동안 짐처럼 짊어지고 있던 비밀을 말고 홀가분하게 죽고 싶기 때문이다. 자기의 말을 부담 없이 들어주고 비밀이 지켜지리라 믿으며 호스피스 채플런에게 자기의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인생은 수백만 가지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는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다른 것을 포기하는 셈이므로 살아가면서 아쉬움이 쌓이기 마련이다. 이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아쉬움을 가만히 되짚어 보면 우리가 다른 길로 갔다면 어떻게 달랐을까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우리가 삶에서 놓쳤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달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p.102)” 누구나 자기의 선택으로 일생을 살다 가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후회하는 것들이 몇 번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 잘못된 선택을 다른 선택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렇게 선택을 바꿨다고 하여 후회 없는 일생이 될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금과는 다른 결말을 갖고 싶은 아쉬움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겉보기와 똑같은 것은 결코 없다. 호스피스 환자들이 내게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사람들의 삶에는 항상 여러 겹이 존재한다. 모든 얼굴, 모든 결정, 모든 움직임 또는 움직이지 않음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언제나 흑백 사이의 회색 지대가 있다. (p.124)” 우리가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의 선입견을 갖고 그 사람을 판단한다. 우리는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없기에 겉으로 들어나는 것에 의하여 사람을 판단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터무니없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기에 사람을 판단할 때는 신중을 기하라는 말로 들린다.

 

나무는 매년 봄이 되면 부드러운 새싹을 틔운다. 나뭇잎은 결국 죽지만 나무 몸통의 나이테는 늘 거기, 그 나무가 맞이했던 첫 해 봄부터 늘 그 자리에 있다. 삶이 편안하고 비가 충분히 올 때 나이테는 두껍다. 반면 어떤 나이테는 너무 얇아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나무가 살아남기 위해 힘겹게 싸운 때이다. 하지만 두껍든 얇든, 나이테는 모두 그곳에 그대로 있다. (p.160)” 나이테에 나무의 역사가 담겨 있듯 사람의 현재 모습에는 그 사람의 일생이 나이테처럼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우리는 좀 더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밝고 편안한 얼굴을 해야 여러 사람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도 변화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진실을 말해 줄까요? 변화는 신이 내린 선물이에요. 우리는 모든 것이 언제나 변하도록 만든 신에게 감사해야 해요. 나는 그렇게 봐요.(p.247)”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을 마감하면서 남긴 말처럼 긍정적으로 변화해서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에 좀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회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k******4 2023.11.23. 신고 공감 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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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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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에서 채플런으로 일하면서 돌본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호스피스나 채플런의 의미가 생경할 수도 있겠습니다. 성지순례자들이 하룻밤을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Hospes(손님)에서 유래한 호스피스(Hospice)는 임종을 앞둔 환자가 죽음도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 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환자의 고통을 줄여줌으로써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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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에서 채플런으로 일하면서 돌본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호스피스나 채플런의 의미가 생경할 수도 있겠습니다. 성지순례자들이 하룻밤을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Hospes(손님)에서 유래한 호스피스(Hospice)는 임종을 앞둔 환자가 죽음도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 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환자의 고통을 줄여줌으로써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하는 과정입니다. <살아요>에서는 채플런(chaplain)으로 옮겼습니다만 위키에서는 채플린으로 옮기는 것 같습니다. ‘목사’라고 번역되며 교회가 아닌 학교, 군대, 병원 등과 같은 세속적인 기관에서 활동하는 성직자를 말합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건강보험목사가 병원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도 건강보험목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호스피스병원에서는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들이 입원해 있기 때문에 의료적인 측면보다는 정신보건 쪽의 상담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강보험목사라는 역할이 나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이들은 병원으로부터 급여를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건강보험목사는 특히 환자가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거나 환자의 정신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환자를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신학 석사 학위 또는 그와 동등한 자격이 있고, 1600 시간의 임상 목회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고 합니다.


<살아요>의 저자 케리 이건은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투여한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생긴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받은 독특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채플런 활동을 통하여 고통스러운 기억을 완화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죽음을 앞둔 환자들로부터 오히려 병든 삶을 치유하는 놀라운 지혜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아마도 삶의 끝에 와서 죽음을 인식하면서 터득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채플런은 이런 과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채플런이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아니라는데, 예를 들면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는 것에 머물러야 합니다. 환자에게 신앙을 바꾸라고 설득하거나 가르치려 드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돌보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든 일입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환자들로부터 얻은 배움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40대 여성은 ‘죽으면 고통이 사라질 것이고, 아이들은 엄마가 힘들어하는 것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질병의 고통을 끝내는 방법은 죽음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죽는 법을 배우지 않을까하는 희망입니다. 엄마는 죽으면서까지 엄마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앨런은 나이가 들수록 사랑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기에게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으면서도 어른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살기 어려워지고 힘들어서 사랑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은 젊은 날 두루 공헌한 바가 많으니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이해되지 않는 대목도 있습니다. “살면서 나쁜 일이 있었거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 할 일이 세 가지가 있어. 그걸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해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그 일이 (내게) 친절하게 대하도록 해줘야 한다.(18쪽)”라는 것인데, 아무래도 마지막 구절은 저자처럼 저도 알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누가 아시는 분이 계시면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환자들로부터 취득한 비밀은 지켜야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만, 그렇지 않는 부분에 대하여는 많은 사람과 공유함으로서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지우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살아요>는 쉽게 읽히고 이해되는 좋은 책입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블로그커뮤니티를 통하여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y*****2 2017.05.25. 신고 공감 8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부키 출판사 《 살아요》 경청의 치유 능력
"부키 출판사 《 살아요》 경청의 치유 능력" 내용보기
원제  On Living  케리 이건 Kerry Igan 지음 세상에는 비밀이 참 많다. 환자들과 가족들이 내게 털어놓은 비밀도 좀 있다. 그들이 무력하거나 움츠러들었을 때, 또는 절박했을 때 일어난 일이다.        (57페이지)     호스피스 채플런이란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들을 전인적으로 돕는 호스피스 내의 한 파트인데요. 저도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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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On Living

 케리 이건 Kerry Igan 지음

세상에는 비밀이 참 많다. 환자들과 가족들이 내게 털어놓은 비밀도 좀 있다.

그들이 무력하거나 움츠러들었을 때, 또는 절박했을 때 일어난 일이다.

       (57페이지)

 

 

호스피스 채플런이란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들을 전인적으로 돕는 호스피스 내의 한 파트인데요. 저도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여기 7년차 호스피스 채플런으로 일하는 여성이 있습니다. <살아요의 작가 케리 이건입니다.

  채플런으로 일하면서 케리 이건이 만났던 환자들의 이야기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그녀이지만 작가는 공개를 허락한 분들을 중심으로 책 한 권에 이야기들을 담았어요.

인생의 중년과 노년에 병환으로 죽음 선고를 받은 미국인들이 주인공입니다. 케리 이건은 마흔살을 바라보고 있는 젊은 채플런으로서 자기 보다 훨씬 연배가 있는 환자들을 도왔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도 있으나 그렇게 드물지만은 않은 사연을 품은 인생들.

그 삶의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케리 이건의 환자들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케리와 정신적인 교류를 합니다. 그러면서 평생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비밀을 말하기도 하고 자신이 저지른 치명적인 과오를 담담한 듯이 토로합니다.

이런 모습들은 흡사 신도가 신부님에게 하는 고해성사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요. 케리 이건은 채플런과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사실을 강조합니다. 자신은 성직자나 설교가가 아니라고요. 채플런 chaplain은 호스피스에서 환자와 그 가족들이 요청했을 경우에 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을 뜻합니다.

 

한국인인 저에게만 생소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케리 이건이 누군가를 만날 때 사람들 대부분이 호스피스 채플런이 무슨 일을 하는 거냐고 물었다고 하니까요. <살아요를 집필하게 된 소소한 동기는 그 물음이었을 겁니다.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고 궁금해하는 자신의 일을 설명하기 위해서요.

 

처음에는 그랬지만 책은 점점 사람들의 이야기로 깊숙이 들어갑니다. 사뭇 충격적인 사건들이 포함된 인생 이야기들이 이어지는데 케리 이건이 조곤조곤 말해주는 느낌입니다.

실제 인생 이야기이기에 어렵지 않게 귀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출신 지역과 삶의 환경과 배경이 모두 다른 환자들. 그렇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로 관통하는 어떤 주제를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등장 인물들의 목소리를 그저 전달해서 들려주는 데에 주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살아요의 터닝 포인트가 중반부 이후에 있었습니다.

바로 작가 케리 이건의 어떤 경험입니다. 그녀는 서른한살에 첫 아이를 낳을 때 몸에 이상이 있어서 제왕절개 수술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떤 화학물질이 그 과정에서 안 좋게 작용해서 이후에 6개월 동안 심대한 부작용 후유증을 겪었습니다산후 우울증이 더하여져서 거의 정신을 잃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때 케리 이건은 자신의 어머니를 제외하고는 아무에게서도 이해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몸으로 겪었던 증상과 눈에 보이는 고통도 힘들었지만 이 같은 소외감이 그녀에게 크나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투병 중, 내게 가장 도움이 되었을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케타민으로 인해 겪은 경험이 무슨 의미일까요?” 하지만 아무도 내게 이걸 묻지 않았다. 그 경험은 진짜가 아니며, 그러므로 의미는 탐색할 가치조차 없다고 묵살되었다.

  ( 234 page에서)

 

한국은 죽음을 말하는 문화가 아닙니다. 죽음이라는 주제는 되도록 회피해야 하는 대화거리에 속합니다. 하지만 서양은 일상 생활의 공간에 공원묘지가 있는 사회이죠. 물론 서구인들이 죽음이란 주제를 꺼려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래도 유독 우리나라는 죽음의 영역을 일상생활과 격리시키는 문화인 것 같아요.

 

그래서 매 페이지마다 죽음 이야기가 나오는 살아요같은 책이 낯설게 느껴질지 모릅니다. 분명 우리보단 미국과 서양의 독자에게 더 친밀하게 느껴질 이야기들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케리 이건이 직접 만난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들은 감동과 교훈으로 가득했습니다.

 

물론 지난 삶을 돌아보며 환자들이 느끼는 후회와 미련도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감정들을 훌쩍 뛰어넘는 인생의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빠져서 읽다보니 어느 순간에는 단편 소설들처럼 읽히기도 했어요.

충격과 반전, 숭고한 희생과 용기가 드러나는 환자들의 고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호스피스의 의료진들과 채플런들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작가인 케리 이건의 고통스런 과거를 읽는 것은 독자로서도 괴로웠습니다. 케리 이건은 결국 이렇게 고백하며 책을 마치고 있어요. 그들-그녀의 환자들- 덕분에 자신도 치유되었노라고. 그래서 저도 안심할 수 있었어요.

 

경청하는 것이 얼마나 치유의 힘이 있는지를 실제 임상 사례를 통하여 증명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종사자분들에게 커다란 힘을 전해 줄 책입니다.

환자들의 인생 이야기 부분에서는 소설가 못지 않은 전개와 구성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합니다몇 번이나 깜짝 놀라고 뭉클해 졌답니다.

 

실화보다 더 강력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올해 만난 논픽션 중에서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도서

살아요입니다.

 

 

 책의 본문 에서

 

삶의 끝에서 이처럼 의미를 만들어 내거나 찾아내는 과정을 바로 호스피스 채플런이 돕는다.

  (31p)

 

우리는 머릿속에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신학이나 이론으로 사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가족 안에서 산다. 바로 그곳에서 우리는 삶을 꾸려 가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깨닫는다.

  (45p)

 

우리가 몸을 대하는 태도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몸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영향을 주고, 이는 결국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된다.

 (87p)

 

세상에 겉보기와 똑같은 것은 결코 없다. 호스피스 환자들이 내게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사람들의 삶에는 항상 여러 겹이 존재한다.

   (124p)

 

내 환자들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상대가 봐 주고, 알아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다.  (146p)

 

외로움, 고통, 질병, 상실, 트라우마, 타인의 적개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충분하다는 것 -태어났을 때부터 늘- 을 알고 세상에 가득한 사랑과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으로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불가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실제로 일어난다. , 그리고 또, 자꾸만 일어난다.

(187p)

 

영혼의 고통을 덜어 주는 데 가장 좋은 건 다른 인간의 친절함임을 배웠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미스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배웠다.

(285 page)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리뷰를 작성한 글입니다.

 

 

b********5 2017.06.04. 신고 공감 6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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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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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케리 이건/이나경부키/2017.6.2.sanbaram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보통 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가 들어 몸이 극도로 쇠약해지거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가 되어서야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죽기 전에 입원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죽음을 일상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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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

케리 이건/이나경

부키/2017.6.2.

sanbaram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보통 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가 들어 몸이 극도로 쇠약해지거나 불치병에 걸렸을 때가 되어서야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죽기 전에 입원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죽음을 일상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살아요의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결혼 후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투여한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몇 달간 환각, 망상, 자살충동, 정신분열 등의 정신질환 증세를 겪었고, 완치 후에도 트라우마로 인해 오랜 시간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채플런으로 일하며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어 했던 말들이 어떤 것인지 이 책에서 여러 사람의 사례를 들어서 들려주고 있다.

 

살아요의 저자는 환자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돕는 동안 이들이 삶을 돌아보며 하는 이야기에 깃든 치유의 힘을 직접 경험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을 치유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개달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려 한다. 삶의 끝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거나 찾아내는 과정을 바로 호스피스 채플런이 돕는다. 우리는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입을 막으려 식상한 대꾸를 하지도, 말하는 사람의 기분을 낫게 만들기는 하지만 듣는 사람의 간절함을 채워주지는 못하는 가식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환자에게 삶의 의미를 만들어 주려 애쓰지 않지만, 그들의 곁에 묵묵히 있어 준다.(p.31)” 저자는 수천 가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책에는 그들이 꼭 나누고 싶어 한 이야기만 담았다고 한다.

 

그들은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받지 못한 사랑, 표현하지 못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한 관계에 부재했던 사랑에 대해서. 그들은 어떻게 해서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을 분간할 수 있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죽기 직전 목에서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날 때, 내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손을 뻗으며 부모님을 부르기도 한다. 엄마, 아빠, 어머니. (p.44)” 이처럼 대개는 마지막 순간에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사랑의 대상을 그리워하기도 하며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비밀의 핵심은 바로 수치심이다. 비밀이 자신과 남을 지켜 주리라는 믿음은, 우리의 생각이나 경험이 너무나 끔찍하고 비인간적이라 도저히 남에게 드러낼 수 없다는 두려움에서 비롯한다. 극심한 굴욕감과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은 더 강해진다.(p.57)” 죽음에 임박해서 자기의 비밀을 털어 놓는 사람들이 많은데, 죽기 전에 자기가 일생동안 짐처럼 짊어지고 있던 비밀을 말고 홀가분하게 죽고 싶기 때문이다. 자기의 말을 부담 없이 들어주고 비밀이 지켜지리라 믿으며 호스피스 채플런에게 자기의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인생은 수백만 가지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는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다른 것을 포기하는 셈이므로 살아가면서 아쉬움이 쌓이기 마련이다. 이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아쉬움을 가만히 되짚어 보면 우리가 다른 길로 갔다면 어떻게 달랐을까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우리가 삶에서 놓쳤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달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p.102)” 누구나 자기의 선택으로 일생을 살다 가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후회하는 것들이 몇 번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시간을 되돌린다면 그 잘못된 선택을 다른 선택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렇게 선택을 바꿨다고 하여 후회 없는 일생이 될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금과는 다른 결말을 갖고 싶은 아쉬움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겉보기와 똑같은 것은 결코 없다. 호스피스 환자들이 내게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사람들의 삶에는 항상 여러 겹이 존재한다. 모든 얼굴, 모든 결정, 모든 움직임 또는 움직이지 않음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언제나 흑백 사이의 회색 지대가 있다. (p.124)” 우리가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첫인상의 선입견을 갖고 그 사람을 판단한다. 우리는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없기에 겉으로 들어나는 것에 의하여 사람을 판단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터무니없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기에 사람을 판단할 때는 신중을 기하라는 말로 들린다.

 

나무는 매년 봄이 되면 부드러운 새싹을 틔운다. 나뭇잎은 결국 죽지만 나무 몸통의 나이테는 늘 거기, 그 나무가 맞이했던 첫 해 봄부터 늘 그 자리에 있다. 삶이 편안하고 비가 충분히 올 때 나이테는 두껍다. 반면 어떤 나이테는 너무 얇아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나무가 살아남기 위해 힘겹게 싸운 때이다. 하지만 두껍든 얇든, 나이테는 모두 그곳에 그대로 있다. (p.160)” 나이테에 나무의 역사가 담겨 있듯 사람의 현재 모습에는 그 사람의 일생이 나이테처럼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우리는 좀 더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밝고 편안한 얼굴을 해야 여러 사람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도 변화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진실을 말해 줄까요? 변화는 신이 내린 선물이에요. 우리는 모든 것이 언제나 변하도록 만든 신에게 감사해야 해요. 나는 그렇게 봐요.(p.247)”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을 마감하면서 남긴 말처럼 긍정적으로 변화해서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에 좀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회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리뷰는 부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k******4 2017.06.01.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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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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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의 저자는 환자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돕는 동안 이들이 삶을 돌아보며 하는 이야기에 깃든 치유의 힘을 직접 경험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을 치유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개달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려 한다. “삶의 끝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거나 찾아내는 과정을 바로 호스피스 채플런이 돕는다. 우리는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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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의 저자는 환자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돕는 동안 이들이 삶을 돌아보며 하는 이야기에 깃든 치유의 힘을 직접 경험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을 치유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개달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려 한다. 삶의 끝에서 의미를 만들어 내거나 찾아내는 과정을 바로 호스피스 채플런이 돕는다. 우리는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입을 막으려 식상한 대꾸를 하지도, 말하는 사람의 기분을 낫게 만들기는 하지만 듣는 사람의 간절함을 채워주지는 못하는 가식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환자에게 삶의 의미를 만들어 주려 애쓰지 않지만, 그들의 곁에 묵묵히 있어 준다.(p.31)” 저자는 수천 가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책에는 그들이 꼭 나누고 싶어 한 이야기만 담았다고 한다.

 

그들은 가족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받지 못한 사랑, 표현하지 못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이 필요한 관계에 부재했던 사랑에 대해서. 그들은 어떻게 해서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을 분간할 수 있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죽기 직전 목에서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날 때, 내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손을 뻗으며 부모님을 부르기도 한다. 엄마, 아빠, 어머니. (p.44)” 이처럼 대개는 마지막 순간에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사랑의 대상을 그리워하기도 하며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k******4 2018.04.2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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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수다] 살아요 _ On Living :D
"[책수다] 살아요 _ On Living :D" 내용보기
원문 : http://blair.kr/221037945974[매력쟁이크's 책수다] 죽음과 삶은 정반대에 서있는 단어들 같게 느껴지지만..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나면 살아있는 지금.그렇다면 나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귀결됩니다.생각이 죽음에서 시작했더라도 돌아오는 건 다시금 삶이라는 사실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가장 강한 열망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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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blair.kr/221037945974


[매력쟁이크's 책수다] 죽음과 삶은 정반대에 서있는 단어들 같게 느껴지지만..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나면 살아있는 지금.
그렇다면 나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생각이 죽음에서 시작했더라도 돌아오는 건 다시금 삶이라는 사실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가장 강한 열망 또한 삶이란 것도 그 이유가 될 수 있겠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채플런(Chaplain·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사람)이란
단어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호스피스 채플런, 네이버에서 검색이 안되어서 좀 뒤져보다 보니 사전엔
"채플렌" 으로 기재되어 있어서 검색이 안되었네요.
단어적 의미만 보면 학교, 감옥, 병원, 군대 등에 속하는 성직자라고 나오는데 책에서 나온 채플런은
환자가 원하면 성경을 읽어주기도 하고 기도를 해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강한 종교색을 띄며
일하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의료 행위는 하지 않지만 환자의 얘기를 들어주고 곁을 지켜주는
직업이더라구요. 단어 조차도 처음 들어봤을만큼 생소했어요.





작가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채플런으로 일하면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일화와 그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병 등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만큼 사색을
많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들이 길건 짧건 나름대로의
한 평생을 살면서 얻었던 마음, 고백, 삶의 지혜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습니다.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착한 다짐으로 어딘가 모르게 물컹해진 마음을 토닥여봅니다.





 (매력쟁이크's 평점별) - 호스피스, 죽음의 경계에 맞닿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 변화 
"늘 기도해요.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용기,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겸허함, 
그리고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 
믿음 
"진짜냐고요?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죠." 

■ 
사랑 
"아무도 다 큰 어른에게 사랑을 쏟지 않아요. 근데 알아요? 
나이가 들수록 사랑은 더 많이 필요하답니다.



"
살면서 나쁜 일이 있었거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 할 일이 세 가지가 있어. 
그걸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해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그녀는 내 손을 천천히 꼭 쥐면서 말했다. 
"그리고, 잘 들어. 
그 일이 아가씨한테 친절하게 대하도록 해줘야 해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떻게 그 일이 내게 친절하게 대하도록 할지 알 수 없었다. 




모두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방향을 잃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파괴적인 일을 겪을 것이다. 
아주 젊어서 생을 마감하지 않는 한, 모든 사람이 일종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옳고 그름, 가능함과 불가능함, 현실과 비현실을 분간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 말이다. 

그때 느낀 두려움, 분노, 혼란, 충격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이 일들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고, 영혼을 들여다보는 것은 고통스럽다. 
삶의 끝에서 이처럼 의미를 만들어 내거나 찾아내는 과정을 바로 호스피스 채플런이 돕는다.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은 방. 긴장된 침묵 속에서 내 얼굴을 살피는 환자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 
이런 일을 자주 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 순간'이 언제쯤 오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공기 속에 묘한 기운이 흐르고, 
아무리 힘이 들어도 내가 끈을 놓치지 않는다면,  
그리고 침묵 속에서 언제까지나 기다려 준다면, 환자는 어떻게든 용기를 그러모은다. 

그리고 마침내, 한 번도 할 수 없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죽을 때까지 비밀로 지키고 싶었던 것, 
자기 삶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무너져 버리리라 믿었던 이야기를. 




"
만나지도 못한 상대를 그렇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워. 아들을 그렇게 사랑했거든.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해서 전부 포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누군지도 모른다는 게 말이야. 

그 애가 알아줬으면 좋겠어.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내가 자길 알기도 전부터 사랑했다는 걸.  

그 애의 어떤 점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그 존재 자체를 사랑했다는 걸.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
세상은 흑백으로 나뉘는 게 아니에요. 흑백은 없어. 회색뿐이지. 회색 지대에서 살아야지,  
안 그러면 가슴속에 
연민은 없어질 거요. 회색 면을 봐야 해요. 모두가 이걸 알아야 해요." 
(…) 

세상에 겉보기와 똑같은 것은 결코 없다.  

호스피스 환자들이 내게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사람들의 삶에는 항상 여러 겹이 존재한다.  

모든 얼굴, 모든 결정, 모든 움직임 또는 움직이지 않음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언제나 흑백 사이의 회색 지대가 있다. 





"하지만 억세면 강해지잖아요. 제가 바라는 건 그거예요. 강해지는 거요." 
"그건 틀린 생각이에요. 
억센 것과 강한 것은 전혀 달라요." 
"진짜요?" 
"그럼요. 정반대죠." 
"어째서요?" 
"사람들은 
강하지 못해서 억센 사람이 되는 거예요. 난 억센 사람이었어요. 달리 방법이 없었지.  
하지만
 내가 원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니었어요.  
뭐 하나 말해 줄까요? 

억세지 않다면, 운이 좋았다는 거예요.  


처음부터 억세게 태어나는 사람은 없어요. 
뭔가가 그렇게 만드는 거지.
 억세면 비열해질 수밖에 없고,  
그러니까 순하게 살 수 있는 편이 좋아요. 억세어지고 싶어 해서는 안 돼요."




현재의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싶다면 그 상황 속에서 변해야 하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 변화는 때때로 실천적인 것일 수 있다.  
학대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끊는다거나, 학교로 돌아간다거나, 요양원의 복도를 걸어 나간다거나. 
하지만 
그것은 인식의 변화일 수도 있다. 사실, 이게 더 어려운 변화다. 



"여기 종일 누워서 뭘 하는지 아세요?" 엘런이 말했다. 
"내 안에 사랑을 가득 채우려고 노력해요." 
그게 무슨 뜻인지 물었다. 

"아기랑 어린애들에게는 사랑을 듬뿍 쏟잖아요."  
엘런이 말했다. 

"하지만 다 자라면 사랑을 주지 않아요. 
어른에게는 아무도 사랑을 쏟지 않아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사랑이 덜 필요한 게 아니라 더 필요한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더 살기 어려워지고 힘들어서 사랑이 가장 많이 필요한데,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되어 버리는 거죠. 난……"  

엘런의 목소리가 끊어졌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이어 말했다. 

"난 이렇게 늙으니 사랑이 더 필요하더라구. 사랑이 필요해요." 




"모두가 좋은 것만 변한다고 생각하죠. 그게 문제예요." 로즈가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좋은 것이 변하지 않는다면, 나쁜 것도 변하지 않겠죠.  

나쁜 것이 변한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아무리 나쁜 일이 있어도 그것 역시 언젠가 변할 거예요.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 거예요." 



죽어가는 사람도 당신과 나처럼 보통 사람이며,  
우리가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일을 곧 하게 될 사람일 뿐이다.  


'죽다'라는 말은 '뛰다'나 '먹다', '웃다'처럼 단어일 뿐이다. 

그들은 당신이 아직 해 보지 않은 일을 하려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죽음과 질병이 두려웠고, 상실의 반대편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 싶었다. 
그것에서 만난 환자들은 나를 치유해주었다.  
그들은 모두 산산히 부서져 있었으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자신에게 약속해요." 

그녀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말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멋진 삶을 살아요."



d******8 2017.06.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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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살아요 _케리 이건 지음, 이나경 옮김
"[서평] 살아요 _케리 이건 지음, 이나경 옮김" 내용보기
<살아요>는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인 케리 이건은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채플턴으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삶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누구나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본인이 아닌 다
"[서평] 살아요 _케리 이건 지음, 이나경 옮김" 내용보기

살아요는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인 케리 이건은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채플턴으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삶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누구나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삶을 접한 사람, 그것도 죽음을 사람들의 삶을 접하는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살아있음에 감사할 것을 강요하는 책은 아니지만, 담담하게 전해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살아요에 등장하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과거'에 대해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과거를 되새김질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 보다도, 이미 지나간 일들에 대해 생각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것 같다. 하지만 과거는 말 그대로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

 

사실 저자가 지적하듯 누구나 죽음을 맞이할 것이기에, 죽음을 앞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죽음'은 어딘지 모르게 멀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주제이기에, 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살면서 자주 겪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설사 겪었다 하더라도 굳이 찬찬히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게 솔직한 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살아요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약간은 거리를 두고, 죽음과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p. 159)

삶에서 겪는 상실은 사람을 어떤 식으로든 변하게 한다. 이를 피할 길은 없다. 하지만 그것이 이전에 무언가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를 변하게 하지는 않는다. 두 아이를 잃었다고 해서, 엄마가 되었었고 영원히 엄마로 남는다는 사실이 변하는 건 아니다. 뇌졸중 환자가 언어 능력을 잃었다고 해서 그가 아버지이자 남편, 변호사이자 피아노 연주자로서 살았던 삶을 무효로 만들지 않는다.

 

(p.160)

자연 또한 그렇지 않았다. 나무는 매년 봄이 되면 부드러운 새싹을 틔운다. 나뭇잎은 결국 죽지만 나무 몸통의 나이태는 늘 거기, 그 나무가 맞이했던 첫 해 봄부터 늘 그 자리에 있다. 삶이 편안하고 비가 충분히 올 때 나이테는 두껍다. 반면, 어떤 나이테는 너무 얆아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나무가 살아남기 위해 힘겹게 싸운 때이다. 하지만 두껍든 얇든, 나이테는 모두 그 곳에 그대로 있다.

 

(p.183)

나는 이미 일어난 일을 단 하나도 바꿀 수 없었다. 바꿀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그 일을 바라보는 시각뿐이었다.

 

(p.248)

"모두가 좋은 것만 변한다고 생각하죠. 그게 문제에요." 로즈가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좋은 것이 변하지 않는다면, 나쁜 것도 변하지 않겠죠. 나쁜 것이 변한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아무리 나쁜 일이 있어도 그것 역시 언젠가 변할 거예요.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 거에요."

 

(p.263)

죽어가는 사람도 당신과 나처럼 보통 사람이며, 우리가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일을 곧 하게 될 사람일 뿐이다. '죽다'라는 말은 '뛰다' '먹다', '웃다'처럼 단어일 뿐이다. 그들은 당신이 아직 해 보지 않은 일을 하려 하고 있을 뿐이다.

 

(p.269)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남길 말을 미리 생각해 놔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간단히 대답하자면, 그렇지 않다. 마지막에 남기는 말이 무엇이든, 그것을 말할 때는 그게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지각하지도 못할 가능성이높다.

(중략)

조금 자세히 대답하자면 이렇다. 왜 마지막 말을 생각해 놓으려고 하는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남기기 위해 미리 생각해 놓을 만큼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대체 왜 그 중요한 말을 지금 당장 하지 않는가? 지금 이 순간에.

 

(p.271)

당신이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노력해야 한다. 나중으로 미루면 안 된다. 기다린다고 해서 더 쉬워지지 않을 것이며, 남은 시간은 짧으니까.







l****i 2017.05.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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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발견하는 삶의 의미에는 힘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발견하는 삶의 의미에는 힘이 있다." 내용보기
미국에서 채플런이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가진 저자 케리 이건, 채플런은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사람을 말한다. 이 책은 케리 이건이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은 내용이 담긴 책이며, 글의 흐름은 그녀의 의식을 따라간다.죽음에 관련한 책을 종종 읽어왔다. 그 책을 읽으며 느끼는 바는 한결같으면서도 조금은 상이했다. 항상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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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채플런이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가진 저자 케리 이건, 채플런은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사람을 말한다.

이 책은 케리 이건이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은 내용이 담긴 책이며, 글의 흐름은 그녀의 의식을 따라간다.

죽음에 관련한 책을 종종 읽어왔다. 그 책을 읽으며 느끼는 바는 한결같으면서도 조금은 상이했다. 항상 느껴왔던 감정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오늘 해야한다는 것이었고, 조금씩 달랐던 건 주인공이 처한 배경, 상황에 따른 감정이입이었다.

"세상에 겉보기와 똑같은 것은 결코 없다. 호스피스 환자들이 내게 그것을 가르쳐주었다. 사람들의 삶에는 항상 여러 겹이 존재한다. 모든 얼굴, 모든 결정, 모든 움직임 또는 움직이지 않음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언제나 흑백 사이의 회색 지대가 있다." -본문중.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죽어가는 사람과 건강한 사람의 차이점은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인지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시간은 유한하고 우린 그 유한한 공간의 먼지같은 존재다. 알쓸신잡에 김영하작가는,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든 건 이야기의 힘이 컸을 것이라 말했다.

나는 그 말에 공감했다. 이야기는 분명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하물며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된 메세지가 이야기 아니었던가. 누군가의 말을 듣고 그 이야기와 함께할 때, 우린 더이상 외롭지 않다.

"죽어가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 주는 것에는 힘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발견하는 삶의 의미에는 힘이 있다. 그건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힘이 아니라, 치유하고 온전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 힘은 죽어가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든 사람들의 것이다." -본문중.

 

 

-by 천성호(리딩소년)

m******1 2017.07.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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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요 - 케리 이건
"살아요 - 케리 이건" 내용보기
군대나 감옥 혹은 병원 등의 기관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역할로 일하는 성직자들을 채플런이라고 한다. 이런 일을 하는 성직자가 있다는 건 전에 들었지만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떻게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살아요]를 통해 처음 알았다.   채플런으로 일하고 있는 케리 이건은 그가 만났던 다양한 환자들과의 대화와 기억을 책으로
"살아요 - 케리 이건" 내용보기

군대나 감옥 혹은 병원 등의 기관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역할로 일하는 성직자들을 채플런이라고 한다.

이런 일을 하는 성직자가 있다는 건 전에 들었지만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떻게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살아요]를 통해 처음 알았다.

 

채플런으로 일하고 있는 케리 이건은 그가 만났던 다양한 환자들과의 대화와 기억을 책으로 엮어 냈다. 환자들은 저마다 살아온 방식, 배경, 과정이 너무나 다르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공통점은 한결같이 그러니 그대는 삶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이 지엄한 명제 앞에는 어떤 부정도, 의심도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은 이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관문을 진지하게 혹은 현실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 들어 더욱 그런 것 같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통장을 비우겠다거나, 어차피 죽을 때 죽을테니 오늘은 후회없이 하고 싶은 걸 다 하겠다는 지인들을 보면 죽음이란 도리어 날이 갈수록 가벼워지고 희화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람이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면 족할 것 같다. 삶에 충실하기 위해서.

여기서 이야기하는 '삶에 충실하다'는 내용이 많은 사람들의 오해를 살것 같아 덧붙이자면, 삶에 충실함은 절대 오늘만 살고 죽겠다와 같은 뜻은 아니다.

 

케리 이건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삶에 충실함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한다.

만약 이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면 나는 더 많이 춤을 췄을 것이라고. 이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면 나는 더 건강한 몸을 누리고 지켰을 것이라고.

이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면 그 당시에는 나를 죽고싶게 만들었던 그 고통들이 변이하는 시간들을 좀더 여유롭게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삶에 충실하다는 것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삶에 충실하다는 것은 그것이 달든 쓰든,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는 삶의 순간들을 어떻게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은 겸허하게 시간과 생을 성찰해보고 거기에 있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나는 이 책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꼈다.

 

성직자가 쓴 책이다보니 중간중간 영적인 이야기나 기독교 신학적인 저자의 의견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부분들은 사족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환자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주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저자 본인이 겪었던 정신병과 그 고통에 대한 생생한 증언 그리고 성찰은 환자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겸손함과 겸허함이라는 삶의 자세를 배우게 해준다.

o********e 2017.06.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살아요]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이 전하는 인생의 진실
"[살아요]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이 전하는 인생의 진실" 내용보기
특히 요즘들어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이 책《살아요》에서는 말한다. "삶은 아름답고 진저리나는 것이죠, 원래 그런 거예요."라고……. 죽음을 앞둔 환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죽기 직전에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이 일어난다면 이 책이 원하는 바를 들려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호스피스 채플런이다
"[살아요]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이 전하는 인생의 진실" 내용보기

특히 요즘들어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이 책《살아요》에서는 말한다. "삶은 아름답고 진저리나는 것이죠, 원래 그런 거예요."라고……. 죽음을 앞둔 환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죽기 직전에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이 일어난다면 이 책이 원하는 바를 들려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호스피스 채플런이다.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담담하게 풀어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케리 이건. 결혼 후 첫 아이를 출산하면서 투여한 진통제의 부작용으로 몇 달간 환각, 망상, 자살충동, 정신분열 등의 정신질환 증세를 겪었고, 완치 후에도 트라우마로 인해 오랜 시간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채플런으로 일하며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삶의 끝에서 각자의 후회와 깨달음, 그리고 놀랍게도 삶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자신을 치유한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깨달은 통찰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나는 수천 가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책에는 그들이 꼭 나누고 싶어 한 이야기만 담았다. 어떤 이야기는 내 마음속에 묻어 둬야 하지만, 어떤 이야기는 모두에게 전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이 나보다 먼저 알고 있었다. 그들이 바란 것은 다른 사람들이 앞으로 살아야 할 몇 년, 몇십 년 동안 그들이 삶의 끝에 와서야 비로소 배운 것을 깨닫고 발견하는 것이다. (37쪽)

 

스물 여섯 살, 채플런 일을 배우던 중에 한 교수가 저자에게 병원에서 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았다고 한다. "환자들과 대화합니다."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학생에게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하니, 교수는 조롱하는 기색으로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환자들을 찾아가서 고작 가족에 대한 대화만 한다는 건가요?" 수업 중 그 교수는 채플런 인턴 학생과 대화를 나눈 일화를 언급했고, 그 학생이 이해하는 신앙이란 그런 것이며, 영적인 깊이가 고작 그 정도라면서, 혹시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해 죽는 날을 앞에 두었다면, 타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나 하자는 채플런은 안 만나고 싶을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15년이 넘게 지난 지금, 같은 대답을 할 것이라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죽기 직전의 사람들이 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그게 우리가 삶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라고. 그게 우리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라고. 우리는 머릿속에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신학이나 이론으로 사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가족 안에서 산다. 바로 그곳에서 우리는 삶을 꾸려 가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깨닫는다. (44쪽)

 

이야기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무심히 읽어나가다가도 툭~ 공감을 하며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건강할 때 보이지 않던 것들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어쩌면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무덤덤한 일상을 인식하는 시간이 나에게 지금 필요할 것이다.

"그거 알아요, 케리?" 신시아는 가운의 소맷자락으로 눈을 문지르며 말했다. "내가 비록 뚱뚱하고 암에 걸린지 20년이나 되었지만, 그리고 머리카락이 나 있었던 때는 기억도 안 나지만, 그래도 내 몸이 싫지 않아. 사람들이 하는 말은 틀렸어. 사람들은 항상 틀리니까. 내가 죽을 거라는 걸 예전부터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몸의 소중함을 좀 더 일찍 깨달은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지금 이 모양이어도 행복한 거야. 그러니까 이제 어떻게 하면 캐러멜 케이크를 구해서 먹을 수 있는지 알아내기만 하면 된다구!" (87쪽)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을 생각해본다.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생각해볼 때 무엇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인지 잘 보일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해보면 지금 내 앞에 놓인 일들 중 소중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 안을 들여다보고,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죽음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라는《뉴욕타임스》의 추천사가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삶에 대한 책이며, 독자 자신의 삶에 대해 큰 틀에서 되짚어보도록 계기가 되어주는 책이다.  

 


 

s*****a 2017.08.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