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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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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하고 호스피스 케어를 받으며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저자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품위 있는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 또한 그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다. 장기 기증을 하는 경우 뇌사가 사망으로 인정되지만, 그러지 않으면 심장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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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하고 호스피스 케어를 받으며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저자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품위 있는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 또한 그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다.

 

장기 기증을 하는 경우 뇌사가 사망으로 인정되지만, 그러지 않으면 심장박동이 멎을 때까지 사망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한 법률상 정신과 병력이 있는 환자의 장기기증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급성기 치료과정 중에 의료진이 회생 불가능한 상태라는 판단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저런 처치에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 환자나 보호자의 질문, 혹은 지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호스피스란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와 그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로서, 환자가 남은 여생 동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하도록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으로 도우며 사별 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경감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돌봄이다.

 

사전의료지시서란 환자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특정 치료를 선택하거나 거부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미리 작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환자는 자신의 뜻대로 마지막을 준비할 기회를 얻고, 가족은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연명치료 거부 결정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에 환자의 자기결정법이 제정되었는데, 그에 따르면 환자는 자신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고,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여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할 수 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호스피스-완화 의료를 선택하고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엔 우리 나라에서도 죽음준비 교육, 웰 다잉 교육을 하고, 사전의료지시서 쓰기 캠페인을 하는 단체도 생겨났다고 한다. 나도 사전의료지시서를 미리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l***a 2020.01.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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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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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렁주렁 호스 달고 숨만 쉬다가 죽고 싶지 않습니다. 의미없는 연명치료 반대합니다. 저도 의사표현 해놔야겠네요. 세상에, 죽어야만 퇴원할 수 있다니. 죽음에 대한 결정권이 본인에게 있어야 하는데. 도시인구는 늘어나니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 병원에서 죽겠지요. 나는 제정신으로 평화롭게 죽고 싶은 소원이 있어요. 이루어지길. 잘 읽었습니다. 아니,150자 채우라고 자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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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렁주렁 호스 달고 숨만 쉬다가 죽고 싶지 않습니다. 의미없는 연명치료 반대합니다. 저도 의사표현 해놔야겠네요. 세상에, 죽어야만 퇴원할 수 있다니. 죽음에 대한 결정권이 본인에게 있어야 하는데. 도시인구는 늘어나니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 병원에서 죽겠지요.
나는 제정신으로 평화롭게 죽고 싶은 소원이 있어요.
이루어지길.
잘 읽었습니다.

아니,150자 채우라고 자꾸 나오는데 지금 몇글자 썼는지 알려주면서 채우라고 요구하면 좋겠습니다만?
y***i 2021.07.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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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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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심오하고 진짜 이런 상황이 있을 수도 있구나 놀랄때가 있었어요. 재미도 있고 마음속 깊이 남는 내용이었어요. 잘 읽었어요. 간호조무사가 되고 싶었는데 이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추천도서 목록에 저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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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심오하고 진짜 이런 상황이 있을 수도 있구나 놀랄때가 있었어요. 재미도 있고 마음속 깊이 남는 내용이었어요. 잘 읽었어요. 간호조무사가 되고 싶었는데 이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추천도서 목록에 저장할게요.

k********7 2026.03.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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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맞이하는 모든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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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자 언젠가 미래가 닥쳐오면 죽을 사람들이다. 지금 너무나도 당연하게 숨을 쉬고 생각하며 행동하고 있기에, 숨이 멎고 생각이 정체되며 행동이 굳어버렸을 때 각자의 모습은 상상하기가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각자 시기나 과정만 다를 뿐이지 누구나에게 닥쳐올 것이고,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라는 환경 속에서 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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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자 언젠가 미래가 닥쳐오면 죽을 사람들이다. 지금 너무나도 당연하게 숨을 쉬고 생각하며 행동하고 있기에, 숨이 멎고 생각이 정체되며 행동이 굳어버렸을 때 각자의 모습은 상상하기가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각자 시기나 과정만 다를 뿐이지 누구나에게 닥쳐올 것이고,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라는 환경 속에서 닥쳐온 죽음에 순응해야만 한다. 도시라는 단어로 확장되는 의미들은 각 독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따라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이 책 속에서의 도시는 병원, 그리고 눈부신 고통이라는 감정을 깊게 그려낸다. 병원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 그리고 그 환자들을 가슴 벅차게 사랑했던 가족들과 매일같이 환자의 근처를 맴돌았던 의료진의 이야기까지. 이 책은 당신을 아직 겪어보지 못한 죽음이라는 시간 속으로 안내하며 당신의 심장을 울릴 것이다. 그 과정에서 조금 낯설고 이색적인 감정이 느껴질 것이고, 어쩌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고 어렵다고 섣불리 단정지으며 포기하게 되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낯선 감정들과 거부감은 이내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이 책에 대한 낯선 감정을 가져도 좋고, 어렵다는 편견을 가진 채여도 좋고, 가슴 설레는 긴장감을 느끼는 채여도 좋다. 당신이 지금 막 넘기려는 이 책의 첫 장은, 당신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줄 테니 말이다.

 

 

애틋한 기억의 조각들을 비춰보려는 너에게

 

사람김형숙으로서의 삶, 그리고 간호사김형숙으로서의 삶. 그녀가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으며 드러내고자 하는 사회의 민낯은 무엇이었을까? 깊은 한이 서리고 가슴이 아릿해지는 비통한 감정들을 우리에게 안겨주며 꼭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그러한 것들을 알기 위해서 책 속에 곳곳 묻어나는 그녀의 가치관을 뒤쫓으며 책을 천천히 읽어냈다. 매 책장마다 깊게 우러나는 감정과 그녀의 가치관에 경탄하며 엄청나게 몰입을 한 채 이 책을 읽어내리다 보면, 당신의 눈시울을 붉히게 할 하나의 문단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환자나 가족, 환자와 의료진, 가족과 의료진, 의료진과 의료진 간에 삶의 마지막 시간이나 죽음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 아닐까 싶다. 그 속에서 환자가 스스로 마지막을 준비하기도 하고 가족의 염원을 알아가면서, 또 정답이 없는 복잡한 상황을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위치에서 지혜를 모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 문단을 읽으며 나는 알 수 없는 깊은 감정에 사로잡혔다. 이 책의 정체성과 작가의 가치관이 가장 뚜렷한 형상을 그리며 나타난, 즉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작가가 가지고 살아왔던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작가의 가치관을 정확히 엿볼 수 있는 문단이었기 때문이다. 이 문단을 완성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압축시켜 집어넣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고, 그 당시 간호사였던 김형숙의 심장을 때리던 감정들과 머릿속을 헤집던 생각들이 함축되어있는 문장이 아닐까 하는 흥미로움도 느꼈던 것 같다. 삶의 마지막 시간이나 죽음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면서도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지, 결코 모르지 않는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환자들의 가족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 하지 않는다. 환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매일을 살아가야 하고, 가족들은 매일같이 죽음을 침묵 속에 묻어두다 죽어가는 날이 임박해지면 그제서야 어렵게 입을 떼곤 한다. 과연 이것이 정말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을 위한 배려일까? 이것이 그 가족들을 모두 관찰하면서 저자의 마음속에 피어난 의구심에 대한 질문이다. 죽음에 대한 언급은 일체 하지 않고 그저 침묵을 지키며 가족을 돌보기에 매진하는 사람들은 매일 투병을 하고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치는 환자에게 죽음이란 단어를 꺼내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냐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죽음이 예정되어있는 환자에게 죽음을 알리지 않고 매일을 내일이 있는 것처럼 살아가게 두는 것이 더욱 가혹한 행위가 아닐까. 당장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에겐 하루가 누구보다 소중할 것인데, 이러한 소중함을 일깨워주지도 않은 채 남은 날을 의미있게 살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건 너무 극악무도한 짓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나의 가치관이 올바르다는 건 아니다. 그래서 저 문단의 마지막 문장처럼, 복잡한 상황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위치에서 지혜를 모으고자 스스로 이 책을 읽어내는 것이었다. 보다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들의 시각을 이해하며 공감하기 위해서. 아마 저자도 이러한 독자들의 변화를 바라며 자신의 간호사 일생과 함께 환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갔을 것이다. 그들의 시각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며 공유시켜주기 위해서, 독자의 시각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금 바라보고 싶어서. 작가는 어쩌면 자신이 저술한 이 책을 읽어내는 독자들의 눈에, 자신이 간호사였을 적의 기억 조각들을 비춰보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사랑하는 이를 보낼 수 없는 우리에게

 

나는 우리가 어제보다 더 나은 우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한 번은 겪게 될, 어쩌면 모두가 자신의 죽음보다 더 두려워하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에 대해서 이 책의 일부를 통해 풀어내어 보려고 한다. 그러니까 즉 이 대목에서는, 언젠가는 가슴이 미어지도록 지독한 슬픔을 떠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우리에 대해 관찰한 것이었다. 그 우리가 갖는 생존에 대한 강한 절박감에 나는 이 구절을 읽는 내내 그들의 입장에 선 듯 함께 슬퍼하고, 함께 울 수 있었다. 겪어보지 못한 일에 누구보다 뼈저리게 그들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덴 무슨 이유가 있었을까?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 누구의 눈시울이든 금방 붉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가슴 찢어지는 사연? 나는 둘 다 아니라고 본다. 내가 이 대목을 읽으며 그들의 감정을 공유하며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쨌든 나도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며 나에게 비슷한 상황이 닥쳐오더라도 그들과 같이 행동할 것이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잔잔한 파도처럼 당신의 마음을 적실 이 구절을 눈으로 좇아보자.

 

물론 의료진은 오늘 없는 치료법이 어느날 갑자기, 기적처럼 발견되지는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보호자의 절박한 항변에는 할 말이 없다. 그렇게 의료집착적 행위가 계속되는 것이다. 기적을 바라는 마음을 과학적인 설명이 이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죽음이 눈 앞으로 닥쳐오면 절박해지고 간절해진다. 죽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현대의 사람들에겐 더욱 그럴 것이다. 그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기도 하고, 최후의 발악을 하기도 하면서 자신들의 의지를 표출하는 것이다. 아직 살고 싶다고, 더 살아야 한다고. 당연히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도 절박하고 간절하겠지만, 나는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 절박하고 간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어떻게든 살려내기 위해서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기도 하고, 발악을 하며 꺼져가는 생명을 붙잡기도 한다. 아직 함께 살고 싶다고, 함께 보내야 할 시간이 더 많다고. 보호자의 애통한 마음과 그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의료진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아서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던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멀리 데려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그들의 모습에 너무도 뼈저리게 공감을 하는 나를 느꼈으니까 말이다. 아직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잃어본 적은 없지만, 나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나왔던 보호자들보다 어쩌면 더 강하고 이기적이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을 원할 것이라는 걸. 사랑하는 사람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다. 정말 오랜 계절을 함께 보내온 연인, 평생을 함께했던 가족, 발을 맞춰 걷던 친구나 선후배, 빛이 나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도운 인생의 멘토들까지.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누가 겸허히 받아들겠는가. 어떤 이유에서 누구를 사랑하게 되었든 사랑이란 감정은 쉽거나 가벼운 것이 아니다. 그 사랑이라는 감정에 동경이 담겨있든, 애정이 담겨있든, 신뢰가 담겨있든 그 양과 무게는 엄청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진심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이 눈에서 멀어지고, 굳게 잡고 있던 손을 놓으려 한다면? 만약 당신이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당신은 손이 닿는 곳까지 손을 뻗어 그 사람을 잡으려 할 것이고 발이 닿는 곳까지 걸어가 그 사람의 앞을 지켜내려 할 것이다. 정녕 그 과정에 당신이 다친다고 하더라도, 사랑이라는 그 소중한 감정에 무모해져 당신은 한 몸을 내던지게 될 것이다. 사랑은 사람을 그렇게 움직이는 힘이 있으니까 말이다.

 

 

죽음이 눈 앞으로 닥쳐온 나에게

 

죽은 자들을 살펴보는 간호사의 시선, 그리고 죽은 자들을 떠나보내는 주변인들의 시선. 그리고 우리가 머무르게 될 마지막 시선은, 죽음이 눈 앞에서 밀려오고 있는 사람의 시선이다. 죽어가는 사람이 직접 저술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이 깊게 담겨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이런 생각은 접어두길 바란다. 죽음을 눈 앞에 둔 그들의 모든 행동과 말들 속에서는 그들의 진심어린 마음과 감정이 아주 깊게 우러난다. 그리고 그렇게 우러나는 마음과 감정을 지켜보는 간호사의 시선으로부터 우리는 그들을 짐작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그렇게 공감을 통해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마치 나의 일이고 내 친구의 일이며 내 가족의 일인 것마냥 느끼게 되는 것이고. 우리는 이 단락을 통해서 이 책을 정리할 것이고, 3자가 아닌 정말 환자가 되어 세상을 내다보는 체험을 해볼 것이다. 엉켜있는 듯이 느껴졌던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천천히 사고하다 보면 끝 부분 언저리에서 이러한 단락이 나온다.

 

그곳 사람들은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생의 마지막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눈부시게 살아내는 중이었다. 내게도 그런 마지막 순간이 허락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을 살아내는 중이라는 이 문장은 내 눈시울을 뜨겁게 했고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왜 우리는 죽음을 부정적인 단어로만 여기고 피하였을까? 죽음이라고 하면 암울한 이미지부터 떠올리는 경향을 정말 완벽하게 빗겨간 단락이었다. 저런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진작 사고했다면 우리에게 죽음이 부정적인 단어로 남을 수 있었을까? 자신의 한평생을 정리하고 주변 사람들과 애틋한 시간을 나눠도 모자랄 판인 환자들에게 우울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행위가 아닐까. 이 단락에서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옆에서 의료진이 취해야 할 도리와 보호자가 취해야 할 도리, 그리고 환자 본인이 취해야 할 도리가 모두 나타난다. 의료진과 보호자는 우선, 온 힘을 다해서 환자를 우울로부터 구조해야 한다. 시도때도 없이 굳게 닫힌 환자의 문을 두드려야 하고, 귓속에 사랑을 불어넣고 하늘의 별을 세는 것처럼 추억을 하나하나 일깨워주며 그를 행복으로 인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행위도, 환자의 의지가 없다면 어떠한 변화조차 가져다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이다. 환자 자신이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조금이나마 접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똑바로 직시하며 그 시간동안 모든 것을 마무리해낸다면 그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죽음인 것이다. 자신이 정말 사랑했던 사람들과 만나고, 정말 좋아했던 책이나 노래를 다시 읽으며 들어보고, 좋아했던 장소로 떠나 그때의 기억을 되감기하듯 심장에 깊게 새기고. 죽음이 임박할수록 긴장이 되고 두려움은 커지겠지만 어쨌든 그 시간 또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마냥 좌절한 채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그렇지만, 지금 이 시간에 죽어가는 누군가 또한 그렇게 매일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할 것이다. 환자 본인에게도 이러한 시간은 소중하고 어여쁘게 남겠지만, 환자를 보내고 나서 남은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보호자들에게도 이러한 시간은 정말 뜻깊은 시간으로 남을 수 있다. 보호자들에겐 환자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추억일 테고, 일분 일초가 가슴 벅차도록 행복한 순간으로 평생을 남을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평생에 의지하며 환자를 그리워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죽어갈 것인가

 

앞서 수천번 강조했듯이 이 책은 나를 깊게 사고하게 만들었고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하였다.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 무언가를 정확히 묘사하지 않고 다양하게 해석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제목을 설정한 것은 이 책에 강한 이점을 부여했다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한 사회의 시선, 간호사의 시선, 의사의 시선과 보호자의 시선, 그리고 그 죽음의 당사자인 환자의 시선까지. 이 책은, 이 책이 아니었다면 차마 접해볼 수 없었던 자들의 시선까지 우리를 인도했고 그들의 상황에 우리를 공감하게 만들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많은 죽음을 지켜보고, 그들에게서 배웠던 교훈을 다시금 우리에게 들려주고. 그들을 보며, 또한 의료진의 말을 보며 함께 느끼고 배울 수 있어서 정말 깊이가 깊었던 책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성장해나가는 간호사를 보면서는 알 수 없는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독자로서도 성장할 수 있고, 한 인격체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책이라 감히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느껴볼 수 없었고 살아볼 수 없었기에 몰랐던 그들의 시간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할 수 있었고, 또한 관심을 가지고 공감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이 나에게는 단순히 간호사로서의 인생을 담은 에세이가 아닌,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행동 지침서가 되어주는 좋은 선생님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거기다 간호사가 진로가 아닌 나로서는 인생에서 중환자실에 입원한다거나 누군가의 보호자로 취급될 확률은 있어도 중환자실 간호사로서 취급될 전망은 없지 않은가. 내가 평생을 살면서 보거나 겪을 수 없는 사회를 아주 아름답게 그려냈으니 이 책에 유독 애정이 깃든 것이리라. 이 책 속의 사회에선 모두가 생각했던 것처럼 각박하고 우울에 휩싸인 죽음은 찾아볼 수 없었고, 그저 그들 나름대로의 품위와 질서를 지키며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어 살아가고, 마치 우주에서 별이 사라지듯 빛나는 이별을 하는 중인 환자들만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들의 눈부신,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이야기가 잔뜩 담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c*****o 2019.06.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