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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살에 태어난 악마
인간이 미움(惡)을 알기 시작하는 것을 동생을 보는 순간으로 설정한 안목에 긍정한다. 선과 악의 그 막막한 근원과 경계와 대결과 승패, 끝간데 없이 이어지는 논란의 대상으로서의 천사와 악마. 우리는 그것에 대하여 명확한 답변을 내어놓을 수 없음에 당혹스럽다. "철 좀 들어라"하며 노래를 불러요. 철이 든다는 건 많은 걸 참아내야 하는 거래요. 난 그게 통 잘 안 된단 말이에요. '철(이 들다) = 참는 것'의 도식을 정의하면서 7살 어린 목소리로 "하나님 나는 언제쯤이면 엄마, 아빠가 원하는 천사를 닮은 아이가 될 까요"라고 인간의 원초적인 질문을 화두로 삼는다.
- 준규네반 아이들
눈 들여다보기. 상대방의 눈을 들여다보며 나를 찾는다. 친구의 눈 속에서 나으 불행 - 이혼한 부모, IMF의 슬픔과 힘겨운 우리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인간은 상대를 이해하며 상대와 어울려 살아야 한다. 가만 들여다보면 더럽고 보잘것없은 시원찮은 나의 이웃이 나보다 훨씬 나을 수도 나보다 나은 사람이 나보다 훨씬 못 미칠 수도 있다. 모두 다 고만고만한 인격과 학식과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 어울려 사는 방법을 선생님이 보여 주고 있다. 아니다. 동화작가 임이송의 아름다운 창작 동화다.
- 소라게의 꿈
이 글을 읽자마자 이 적의 노래 '달팽이'를 듣는 것만 같다.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치른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해피라는 개와 소라게와의 대화로 한 편의 동화를 만들어 낸다. 인간에 길들여진 해피. 그러나 "짖지 않는 개가 개냐. 비롯 몸집은 작지만 내게는 사냥개의 피가 흐르고 있어. 나는 걷는 것은 딱 질색이야. 언제나 맘껏 뛰고 싶거든." 하며 마지막 남아 있는 야성을 불러 일깨운다. 목소리 마저 수술로 빼앗긴 강아지도 있다. 끝까지 인간에게 안주하며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는 소라게의 마지막 인사 - '화분흙으로 예쁘게 써 놓은 작별인사를 보았습니다. 그제야 나는 소라게가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난 걸 알았습니다. 바다로 가는 길이 멀고 험난할 것입니다. 꿈은 행복을 바라는 자에게 있어야 할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나는 소라게가 그 꿈을 꼭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임이송의 동화는 격언, 속담, 명언, 금언이기도 때론 채근담이 되기도 한다. '꿈은 행복을 바라는 자에게 있어야 할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나는 소라게가 그 꿈을 꼭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것이 명문 아니고 무엇이냐. 꼼꼼히 읽다보면 이런 명언 한 사발은 족히 주어 담을 것이다.
- 우츄프라카치아를 닮은 아이
우리들은 우츄프라타치아란 휘귀 식물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가까이 그 것을 닮은 아이가 있는 것을 간과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작가는 그것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과연 내 앞에 옆에 뒤에 근처에 우츄프라카치아를 닮은 이웃이 없는가 확인해 보아야 할 일이다. 행복을 찾아 하루종일 무지개를 쫓지만, 지쳐 집에 돌아 와보면 울안에 해당화가 기쁨으로 피어있다. 자선을 베풀려거든 가까운 이웃을 보살필 일이다. 작가의 세심한 안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분홍공주
"공주님, 세 가지 질문에 어떤 대답을 써서 보내셨어요." "응. 그건 비밀이야 아무에게도 말해 줄 수 없어." 도대체 공주가 써서 보낸 답은 무엇일까. 못된 공주가 하루 밤사이에 개과 천선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하루 온 종일 생각해 보니 답은 유모의 충고다.
0. 겨자씨는 아주 작지만 그 속에 커다란 강이 있고, 큰 산이 들어 있다.
0. 사람이 앉았다 간 자리엔 그 사람의 향기가 남아 있다.
0. 왕은 항상심이 있어야 하고,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 하며, 남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의 아름다움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작가의 심뽀도 고약하다. 왜 공주를 끝까지 훌륭한 군주로 만들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유모에게 고맙다는 한 마디만 집어넣었더라면 진짜 아름다운 공주가 되었을 텐데. 내 생각만 이럴까. 너무 안일한 생각에 안주한 것은 아닐까.
- 조각 구름 이야기
언니야 지지바야, 내 외갓집에 간다. 니 하얀 고무신 좀 벗어다고. 이 당돌한 어린 동생의 행동이 잃어버린 향수 - 동심으로 성큼 닥아 서게 한다. 학교 교실까지 찾아와 자기 검정 고무신과 언니 흰 고무신 바꾸어 신기를 강요하는 동생을 원망도 하련만 주인공은 매일 아침 인동꽃을 채취해 장에 내다 팔아 가방을 사기로 작정했던 오랜 기대를 포기하고 동생의 흰 고무신을 사 주기로 마음을 바꾸는 정경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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