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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과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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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게 운이 좋았다. 작년 파주출판도시에 갔을 때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 2003년 1판 1쇄로 나온 책인데, 너무나 저렴한 값에 득템한 것도 고마운 일이지만 지금은 구할래야 구할수도 없다. 절판은 아니니 언젠가는 다시 나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중고도서 구하기도 만만치 않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반드시 추천해야 할 책이고 필독서가 되어야할거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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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게 운이 좋았다.

작년 파주출판도시에 갔을 때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

2003년 1판 1쇄로 나온 책인데, 너무나 저렴한 값에 득템한 것도 고마운 일이지만 지금은 구할래야 구할수도 없다.

절판은 아니니 언젠가는 다시 나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중고도서 구하기도 만만치 않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반드시 추천해야 할 책이고 필독서가 되어야할거라 생각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품절 상태라 당황스러웠다.

그런 책이 내 수중에 들어와 있다니 귀하디 귀한 보석을 얻게 된 기분이다.

이렇게 멋진 책이 어째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그렇게 빨리 자취를 감추게 되었는지 놀랍다.

그 당시에는 아무래도 유인원 연구에 대해 알려진 게 너무 없었기 때문이지 싶다. 교양과학서적을 읽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을 테고.

이젠 우리나라에도 영장류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있고, 제인 구달과 같은 과학자는 워낙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니

이 책이 다시 발간되어 나온다면 이젠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20세기 화석 연구가로서 유명했던 루이스 리키는 아프리카가 인류의 발상지라는 학설을 세웠고,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초기 인류 화석을 발견하기도 했다.

역사 시간이나 생물학 시간에 배웠던 진잔트로푸스와 호모 하빌리스의 화석을 발견한 사람이기도 하다. 인류학자인 그는 초기인류를 이해하기 위해서 대형유인원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그 역할을 할 사람들로서 세명의 여인을 선택했다. 제인 구달, 비루테 골디카스, 다이안 포시가 그들이다.


영국인인 제인 구달은 침팬지를 연구하기 위해 탄자나아 곰베로 갔고, 미국인인 다이안 포시는 르완다에 가서 마운틴 고릴라를 연구했다. 가장 늦게 유인원 연구를 시작한 비루테 골디카스는 오랑우탄을 연구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탄중 푸틴에 자리를 잡았다. 이 책의 저자인 사이 몽고메리는 수십 년에 걸친, 세 여인의 연구 과정과 성과, 그들의 인간적 고뇌와 고통, 사회와 과학계에 미친 영향 등을 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스물 여섯살에 침팬지 연구를 시작해서 80이 넘은 지금까지 50년 이상 유인원과 함께 해 온 제인구달의 경우 펴낸 책이 많긴 하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지는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그녀가 1971년에 펴낸 '인간의 그늘에서'라는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 이 책은 세 여인이 이루어낸 그간의 모든 연구성과와 내용 중 특별히 감명깊고 중요한 내용을 추려 싣고 있기 때문에 전혀 지루할 틈이 없이 빠른 속도로 읽혀진다. 어찌나 흥미로운지 어떤 면에서는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읽혔다. 침팬지와 마운틴 고릴라, 오랑우탄에 대한 이들의 연구는 수십년 전부터 이루어졌고 이 책이 처음 씌어진 것도 1990(책이 씌어지고 나서 10여년 후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이라서 현재의 상황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화석연구가이자 인류학자인 루이스 리키와 어째서 유인원 연구를 위해 이 세사람을 선택했으며(그것도 모두 여자로만), 유인원을 연구한다는 것의 의미, 인간과 그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충분하다. 특히, 침팬지와 고릴라, 오랑우탄을 그저 인간을 닮은 동물로서가 아니라 그들 자신이 누구보다 '고유하고 독자적인 개체'을 깨닫는 순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이 열리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될것이다.


저자인 사이 몽고메리는 제인과 비루테, 다이안을 소개함에 있어 온화하거나 온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는 않다. 철저히 객관적이고 때론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냉정하다.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싶은 그들의 문제점과 개인적 단점까지도 낱낱이 들추어낸다. 그러나 그러한 단점들은 그들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보다는 오히려 인간적 연민을 느끼게 했다. 사실, 몽고메리의 시선은 그들에 대한 경외감에 더 가깝다. 세 여인 모두 쉽지 않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감동을 안겨주는 삶을 살았는데, 특히 다이안 포시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그녀가 밀렵꾼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새롭게 알게된, 그 뒤에 숨겨진 비극적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다. 인간의 삶에 온갖 비극이 난무하듯 유인원들의 삶에도 자연적이거나 인간에 의한 비극적 순간이 적지 않다. 다이안이 사랑했던 고릴라 '디지트'가 밀렵꾼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순간 다이안의 절망이 내게도 그대로 전염되는 듯했다. 다이안 포시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정글 속의 고릴라'를 보려고 다운받아놨는데 아직 보지 못했다. 이 여름이 지나기 전에 봐야겠다. 제인 구달이 초창기부터 알았고 사랑했던 어미 침팬지 '플로'의 가족 이야기는 그 어느 인간의 가족 이야기 못지않게 감동적이다. 끝없는 인내심과 사랑으로 자식들을 키워낸 플로가 병들어 죽자 2주후 어린 그녀의 막내 아들 '플린트'도 죽었다. '플린트는 슬픔에 겨워 죽었다'고 제인은 말했다(71쪽)는 문장을 읽었을 때 나역시 슬픔으로 인해 책읽기를 중단해야했다.


구할수만 있다면 이 책을 구해서 읽으시길 권한다. 생물학을 전공하거나 동물관련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면 필수로 읽어봤음 한다.

(이 책을 읽을수 없다면, 다른 포스팅에서도 몇 번 추천한 적이 있는 제인구달의 '인간의 그늘에서' 를 강추한다.)

우리가 그들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철저히 깨닫게 될것이다. 동물원 우리에 갇혀 있거나 애완용 동물로 키워지는 그들의 눈빛이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생명의 존엄함이 가슴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t******g 2015.10.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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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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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제인 구달이라는 사람이 침팬지와 대화를 나눌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정도의 상식밖에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이 세명의 여성 인류학자들이 루이스 리키의 제자이며 그가 계획한 프로젝트로 영장류 연구를 시작했음을 처음 알았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를 다이안 포시는 고릴라를 비루테 골디키스는 오랑우탄을 각기 연구했는데 어쩌면 그렇게 자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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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제인 구달이라는 사람이 침팬지와 대화를 나눌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정도의 상식밖에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이 세명의 여성 인류학자들이 루이스 리키의 제자이며 그가 계획한 프로젝트로 영장류 연구를 시작했음을 처음 알았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를 다이안 포시는 고릴라를 비루테 골디키스는 오랑우탄을 각기 연구했는데 어쩌면 그렇게 자기와 연구한 동물과 닮았는지 깜작 놀랐다. 그들과 영혼과 교감하려는 노력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인생에서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몇 십년 씩이나 연구에 온 삶을 걸 수 있을까? 여성이 남성과 다르게 수행한 일은 무었인가? 그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이것은 거꾸로 많은 남성들이 여성의 희생을 당연하고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떠오르게 합니다.
k****0 2004.04.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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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들 사이로 걸어들어간 세 여인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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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초년생 시절에 루이스 리키의 책을 한권 읽었었다. 지금은 제목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교양과목 수강중에 추천받은 책으로 컬러 화보 표지에 꽤나 두껍고 비싼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화석을 이용해 인간이 어떻게 진화해왔는가를 연구하며 원시 인류를 시대별로 구분했던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인간의 진화를 설명하는 과정중에 규명되지 않는 'Missing link'가 있다는 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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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초년생 시절에 루이스 리키의 책을 한권 읽었었다.

지금은 제목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교양과목 수강중에 추천받은 책으로 컬러 화보 표지에 꽤나 두껍고 비싼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화석을 이용해 인간이 어떻게 진화해왔는가를 연구하며 원시 인류를 시대별로 구분했던 내용으로 기억하는데 인간의 진화를 설명하는 과정중에 규명되지 않는 'Missing link'가 있다는 얘기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그의 '세 딸'이라 할 수 있는 제인 구달, 다이안 포시, 비루테 골디카스를 이 책에서 한꺼번에 다루었다니 더욱 구미가 당겼다.  

루이스 리키는 분명 인류학자였다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수제자인 세명의 '유인원 여인들'은 동물 생태학자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그토록 사랑했던 유인원들은 분명 인간은 아니니까.

하지만 인간과 너무나 흡사한 행동양식과 외모를 가진 그들을 관찰하는동안 그들에 동화되고 그들을 사랑하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었으리라. 반대와 위험을 무릅쓰고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들을 연구자로 선택한 리키 박사의 결단도 놀랍지만 평생을 바쳐 유인원들 속에서 생활하며 그들을 이해하려 했던 세 여인들의 생애도 학문적인 성취 여부를 떠나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  

서로 처한 환경도 다르고 자라온 과정도 달랐지만 그녀들은 공통적으로 인내심이 강했고 자신을 낮출줄 알았다. 유인원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가두려 하지 않고 그들이 자신을 받아들여줄 때 까지 끈기있게 기다렸다. 숫자로 계량화된 집단이 아닌 독립적인 개체로서 그들을 관찰하고 함께 했다. 그녀들이 때로 함께 살아온 유인원들과 비슷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는 점은 긴 시간을 함께 해온 사랑의 대상에 대한 여성 특유의 동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여전사로 돌변하기도 했지만 함께 모여 서로 자신의 아이를 자랑하는 엄마처럼 자신의 유인원들이 가장 인간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던 장면에서는 웃음과 함께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세 여인들 중에서 '어둠속의 고릴라'라는 영화에서 소개되기도 했었던 다이안 포시의 비극적인 삶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제인 구달의 그늘에 가려 최고가 되지 못했고 사랑받고자 했으나 사랑을 얻지 못했던 그녀는 마운틴 고릴라만큼이나 고독한 사람이었다. 건강하지 못한 몸과 밀렵꾼들에 대한 분노로 끊임없이 고통받으면서도 맞서 싸운 그녀. 그 행동이 모두 옳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불꽃같이 격렬했던 그녀의 삶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숲이 사라져가고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그녀들이 너무도 사랑했던 유인원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세 여인들이 노력했듯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사촌인 그들이 그들만의 숲속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f******u 2004.03.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