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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학당에서
진행한 '2017 시민혁명을 위한 연속특강'의 강연내용을
책으로 엮은 [정치의 시대]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
바로 이 책, 진중권의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이다. 한홍구의 [광장, 민주주의를 외치다], 최강욱의 [법은
정치를 심판할 수 있을까], 은수미의 [만국의 알바여, 정치하라]를 읽으면서 세상은 더디지만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변화의 힘은 바로 시민, 주권자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우리이고, 정치를 바꾸는 것 또한 너와 나, 즉
우리라는 사실이다.
지난
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든 촛불혁명으로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정치는 어떤 정치일까? 다시 말해 우리는 정치를
왜 바꾸려 하고, 어떤 정치를 원하는가? 이에 대해 미학자
진중권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 나선다. 좋은 정치에 대한 정의는 수많은 대답이 존재하겠지만, 진중권은 그 기준을 인권으로 삼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권의 본질은 보편성, 평등성, 그리고
불가분성 세 가지로 정의하며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든 사람이 동일한 권리를 온전히 누리는데 있다'고 단언한다. 그렇게 볼 때 민주주의의 역사는 인권의 보편성을 확장하는
과정, 평등성을 실현하는 과정, 그리고 인권의 불가분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민주주의는
인간이 만든 제도 중 그나마 제일 낫다는 것이지 좋은 정치는 아니라고 한다. 또한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은 수구세력의 우익 포퓰리즘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근대이전의 신분제, 세습제 사회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좋은 정치가 되게 하기 위해서 형식적 민주주의를 실질적
민주주의, 사회적 민주주의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민주주의가
서구에서 들여온 제도이고,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가 짧아 그리 성숙한 민주주의를 운영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우리에게는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기는 전통이 있다. 4.19혁명부터
시작하여 작년 말에서 올 초까지의 촛불혁명까지, 우리는 한참 혁명의 한복판을 통과하고 있다고 한다. 시민혁명이란 단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부침이 심하기 마련이지만, 우리의
시민혁명은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실질적 민주주의로 바꿔놓고 있다고 그는 평가한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있어 문제는 남아있다. 이념적 갈등과 지역 혹은 세대갈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에서의 보수는 공포와 습관으로 유권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서야 존재하며, 진보
역시 문제는 많지만 그 옳고 그름을 법이 아니라 국민이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보수란 앞으로
나아가되 천천히 가자는 것이지, 시간을 거슬러 뒤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뒤로 거슬러 가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반동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명백하게 반동정권이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지금 한국사회에서
보수와 진보 두 극단주의의 몰락을 목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중권은 한국정치가 최소한 과거보다는 좋아질
것이라며 희망을 갖는다. 한편 완고했던 지역주의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지역갈등은 완화되고 있지만
세대갈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사회로 진화하는 과정의 필연적인
결과가 세대대립이라며, 압축성장을 한 한국사회에서 세대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형식적 민주주의를 사회적 민주주의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우리에게 있어 좋은 정치란 무엇이며, 좋은 정치를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중권은 우선 통치기구내의 왜곡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제도적
개혁으로 적폐들을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제도의 운영은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참여정부시절 선보였던 쌍방향 수평적 소통이 국정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법적, 형식적 평등을 의미하는 정치적 민주주의는 경제적, 실제적 평등을 보장하는 사회적 민주주의로 진화해야 하며, 이러한
진화를 위해서는 시민의식이 깨어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권이 바뀌고 사회 여기저기서 개혁의 목소리가 높기만 하다. 그러나 지금 흘러가고 있는 것을 보자면 적폐는, 개혁의 대상들은 그리 쉽게 물러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온갖 핑계를 대며 공포와 습관으로 또 다시 반동을 꿈꾸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차별과 배제의 폭력에 의존하는 정치일 뿐이다. 우리는 촛불혁명으로 맞이한 새로운 시대에 형식적 민주주의가 실질적이고 사회적인 민주주의로 진화하여 좋은 정치가 이 땅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주시하여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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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진중권은 사회적 민주주의다. 1인 1투표와 같은 법적 형식적 평등보다 경제적으로 실질적 평등을 보장해 주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계에 밀려 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더라도 자동화로 높아진 성과를 '사회적으로 공유'하면 모든 사람이 고르게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회적 공유"
교육,의료,실업,노후 등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하게 놔 두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 지난 19대 대선후보였던 심상정 후보가 공약한 '국민기본소득제'가 같은 맥락일게다. 그렇다면 사회적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무엇일까?
"정치적 상상력"
북유럽의 국가들은 국민소득이 1만달러 일때도 고복지 고부담 사회를 실현했다고 한다. 4만달러 시대를 앞둔 대한민국에서 북유럽의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상상력'이 절대 필요하다. 정치적 상상력으로 담대하게, 아주 담대하게 추진할 일이 우리 세대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제 낡은 정치 프레임으로는 정치인들이 살아 남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 지역대립으로 굳건한 양당 체제가 지속해 온 바가 있지만 정보화시대에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제는 세대간의 대립이 필연적이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에서 중도-진보와 중도-보수의 대립이 19대 대선에서 나타났듯이 다양한 정치 패턴이 일어날 것이 불보듯 뻔하다. 그 이유는 사회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정치는 파멸할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한미동행을 종교 수준으로 승화시키며 국가의 안보를 그들에게 맡기기만 할 것인가?
저자는 지금의 대통령제가 문제가 아니라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임을 지적한다. 의회도 권력을 나누지 않으면 부패할 수 밖에 없듯이 대통령제를 대신한 다른 제도 또한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완전한 제도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보수에서 말하는 '잃어버린 10년' 기간에 외려 얻은 것들이 많다. 국정 리더십의 수평적 구조화, 대북관계의 유연성, 소통의 활성화 등은 진보, 보수를 떠나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점들이다. 군사정권 시절 눈부진 경제발전 뒤에는 강력한 노동착취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4.19혁명부터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대한민국 초기 제헌 헌법에는 놀라울 정도로 진보적인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아시아의 어떤 국가도 시도해보지 못한 시민혁명은 우리의 큰 자산이기도 하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위협은 과거로의 회귀 본능이다. 국가적 민주주의 뒤에는 모든 사람이 동일한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좋은 정치란, 모든 사람이, 동일한 권리를, 온전히'누리게 해 주는 정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