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사구조가 치밀한 긴호흡의 장편 소설을 즐겨 읽지만 서사구조를 압축하여 짧은 호흡에 담아낸 단편 소설을 읽는 맛도 꽤나 즐겁다. 보통 단편소설집은 작가의 글 성향에 따라 같은 장르의 소설들을 묶어내는 게 일반적인데, 보통 단편소설집이라는 제목 앞에 "추리","로맨스","SF" 등 장르를 나타내는 수식어가 붙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이재익의 <카시오페아 공주(황소북스, 2010년 8월)>은 딱히 장르 수식어를 붙일 수 없는 그런 단편집으로, 책에 실린 다섯 편 모두 서로 다른 색깔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일종의 버라이어티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 그런 소설집이다.
책에는 "카시오페아 공주(환타지 멜로)", "섬집 아기(미스터리 호러)", "레몬(감성 멜로)","좋은 사람(호러)", "중독자의 키스(미스터리 멜로)" 이렇게 다섯 편의 중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 소제목별 장르구분은 출판사 홍보 글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 한편 한편이 단순하면서도 치밀한 구성과 간결한 문체, 빠른 호흡을 느낄 수 있는 단편소설의 장점을 한껏 살리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보통 어느 한 장르에 강점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다섯 편 모두 서로 다른 종류의 장르를 선보이면서도 어느 한편 서사 구조가 약하거나 재미가 떨어지지 않고 고른 수준을 나타낸다는 점일 것이다. 전작은 어떤 장르일까 하고 인터넷으로 작가 이력을 살펴보니 이미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중견 작가로 그가 발표한 4편의 장편소설 모두 청춘·휴머니즘·연애(멜로)·추리 등 각기 다른 장르의 소설들인 것 보면 이런 장르적 실험이 이번 단편소설이 처음 시도가 아니라 작가 특유의 문학적 성향인 것으로 보여진다. 서로 장르를 달리 하지만 다섯 편을 관통하는 키워드라면 "상실(喪失)"과 "치유(治癒)", 두 단어를 꼽아보고 싶다. 표제작이기도 한 중편소설인 "카시오페아 공주"에서는 사랑하는 아내를 강도에게 살해당하고 혼자서 딸을 키우는 주인공은 아내를 살해한 강도를 막아내지 못하고 눈 앞에서 놓친 자신을 자책하며 다시 만나게 될 살인범을 직접 자기 손으로 복수하기 위해 이종격투기를 연마한다. 그런 그에게 카시오페아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엉뚱한 여인에 의해 결코 치유되지 않을 것만 같던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고 급기야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강도의 정체를 알게 되지만 그 또한 무언의 용서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상처를 아물게 한 여인은 자신의 말대로 고향별로 돌아가 버리고 그는 다시 만나고 싶다는 강렬한 염원을 그녀에게 보낸다. "레몬"에서는 외국계 은행이라는 전도유망한 직장과 아름다운 아나운서 애인을 두었지만 자신의 진로에 대해 왠지 모를 허무함과 상실감에 직장과 애인을 잃게 되는 청년에게 자신과는 전혀 비슷한 점이 없는 여인을 만나면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사랑을 느끼게 된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좋은 사람"에서는 어릴 적 유괴되어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자신의 쌍둥이 동생을 평생의 트라우마로 안고 사는 여인이 연쇄살인범을 만나 죽음의 기로에 서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상처또한 빠르게 치유해 나간다. "중독자의 키스"에서는 10년 가까이 친구로서만 여겨왔던 남자친구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이미 자신에게는 그와의 추억을 떠올려볼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녀를 1년 넘게 스토킹하던 남자에게서 친구와의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 볼 수 있는 선물을 받게 된다. 어쩌면 가장 이질적인 단편이 고전 공포물을 연상케 하는 "섬집 아기"인데 여기서 상실은 20년 동안 살인을 감춰왔던 “인간성”의 상실과 겉으로는 누가 봐도 부러워할 행복한 가정이지만 쉽게 깨져 버리고야 마는 - 물론 그 계기는 남편의 과거를 알고 있는 친구의 협박과 초자연적인 존재이지만 - "가족애"의 상실을 말할 수 있겠다. 결국 그러한 상실은 가장 비극적이고 공포스러운 방식으로 치유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장르로 서로 다른 결말로 상실과 치유를 이야기하는 이 책은 다섯편 모두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어 읽고 나서도 묘한 여운과 감동을 느끼게 한다. ( 어쩌면 내가 꼽은 키워드인 “상실”과 “치유”는 작가의 의도한 바와는 전혀 다른, 그리고 이 책을 같이 읽은 독자들에게는 전혀 생뚱하게 느낄 억지스런 공통점 찾기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나만의 책 읽기 감상법으로 양해해주길^^) 이번 작품을 담당한 편집자의 “최고의 페이지 터너(Page Tunner)"라는 평에 걸맞게 빠르게 읽히는 이 책은 맛있는 반찬들을 한 자리에 모아놔서 어느 반찬부터 손대야 할까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드는 잔칫상처럼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을 한 권으로 읽어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소설집이라 할 수 있겠다. 다음 출간 예정인 이재익 작가의 작품들도 기존 작품들처럼 청춘, 미스터리 판타지, 사회고발, 휴머니즘 등 다양한 장르적 실험들을 계속해나간다고 한다. 쉽고 재밌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러면서도 가슴 한 켠이 아려오는 애틋한 감동을 느끼게 해 줄 그의 다음 작품들이 기대된다. |
|
|
총 5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단편소설집.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작가 이재익.. 이 작품의 다섯번째 출판이라 하니 약간 의외였다.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방송국 최고 인기 라디오프로그램 PD라는 버젓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몇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또 그것이 영화화 되고, 소설까지 쓰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을 '엄친아' 또는 '아친남'이라 부르는게 아닐까.. 아무튼 여러모로 부러운 사람이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다소 아마추어스러운 순수함이 느껴진다. 달필의 작가들에게서 보이는 물흐르는 듯한 유려함도 없고, 임펙트가 강한 몇몇 작품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내면 깊은 곳, 심연으로부터 울려와 이미 아련해지고 투명해진.. 그러기에 더 신비로운 깊이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첫 작품이구나..'라는 근거없는 선입견이 심어졌었나 보다. 그런 내 생각속에선 책을 다 읽고 접한 그의 프로필에서 그가 오랜기간 글쓰기를 해왔다는 사실이 오히려 생경하고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그런 그의 색다름(?)이 오히려 신선한 환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만일 여기 쓰인 단편들이 지독하게 유려한 문체로 쓰여지고, 또 작가의 내면 아주 깊이에서 우러나는 짙은 개성이 아련하게나마 전달되는 듯 했다면.. 스토리가 가진 참신함과는 다소 불협이 생겨 오히려 어색하지 않았을가 싶다. 잘 설명하긴 힘들지만.. 그가 멋대로 상상하고 그가 자신의 목소리로 써냈기 때문에 어색함이나, 큰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할까..
카시오페아 공주 - 외계인을 만나다..
끔찍한 사건으로 아내를 잃은 중년의 주인공.. 그는 하루하루 복수의 꿈으로 산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곁에 나타난 아름다운 여인.. 그녀는 자신이 카시오페아자리의 어느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여러가지 신비한 능력을 보여 준다.
이 단편집의 표제소설.. SF라기 보다는 환타지에 가까운 작품. 비교적 가벼운 터치로 그려진 사랑의 이야기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흐믓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에게 어느 틈엔가 삶의 의미가 되어버린 복수의 집념이, 외계에서 온 여인과의 사랑을 통해 맑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처럼 알알이 부셔져 흩어져가는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과거의 끈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것보다 미래를 가득 품을 수 있도록 넉넉하게 가슴을 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담은 듯.
섬집 아기 - 잊을 수 없는 가해자의 기억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펀드매니저.. 그러나 그는 최근 성적 불감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그에게 아주 오랜기간 잊고지내던, 그러나 결코 반갑지않은 어릴 적 친구가 찾아온다. 그 친구는 주인공이 한번도 밝히지 않은,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어떤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데..
공포물이라고 보면 딱 좋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 속에서 정신적 패닉상태인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묘사되는 삶의 진실은 끔직하고 잔인하기 이를데 없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작품. 단편이라는 틀 속에서 소화시키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의 고칼로리 소재를 다루고 있어.. 읽으며 정황파악이 잘 안되는 소화불량을 야기시키는 듯하다. 사건전개가 충분한 이해를 구하지 않고 툭툭- 던져지듯이 진행되어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 또한 지우기 힘들다.
레몬 - 나를 사랑하기때문에 너를 사랑해..
사랑은 레몬 같은 걸까? 아니면 오랜지 같은 걸까? 알수 없는 질문에 어떤 부연설명도 없는 그녀. 아주 우연한 기회가 인연이 되어 만난 그녀. 그녀와 나의 만남은 운명일까? 3년이나 사귄 예쁜 아나운서 여자 친구가 있던 '나'는 어는 날 깊은 눈동자 속에 아픈 비밀을 간직한 그녀를 만난다.
단편소설로 가장 적당한 소재와 이야기거리를 가진 작품. 이 작품은 '칙릿 소설'류로 분류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남, 헤어짐, 그리고 기다림을 가벼운 터치로 그려낸 이 작품은 마치 귀에 편하고 익숙한 한 편의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낼 수 있다.
좋은 사람 - 당신은 정말 그가 좋은 사람이라 믿나요?
처음에는 가벼운 사랑이야기 같은 전개를 보이다가, 나중에는 영화 「악마를 보았다」 느낌의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어릴 적 충격적인 경험으로 정신이상자가 된 괴물이 얼마나 자연스레 우리 주변에 녹아 흔적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원래 장편으로 만들었던 것을 편집해서 단편으로 재구성한 작품. 무언가 뒷통수를 치는 듯한 설정을 의도했으나, 뒤에 서서 '나 너 뒤통수 지끔 때릴꺼다..'라고 말해버린 듯한 싱거움이 묻어나버린 작품. 긴 이야기를 짦은 틀안에 담으려는 시도가 빚어낸 무리수 때문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장편이었다면 무척 지루할 수도 있었다는 느낌. 두번째 작품 「섬집 아기」와 함께 아마츄어의 느낌이 가장 많이 난다. 호러나 서스펜스물이라면 오싹함이나 불쾌감과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기발함'의 기척이 안 느껴지는 것이 그 이유.
중독자의 키스 -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이성간에 아주 친한 친구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서로에게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둘 중 누구도 그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닐까.. 상대방이 그 관심을 거부하는 순간 현재의 어중간한 관계마저도 깨지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이 서로에게 더 다가설 수 없게 만드는 이유는 아닐까.. 누구나 한번쯤 해 보았을 스스로나 타인들에 대한 이런 생각이 소설로 쓰여진 작품.
너무 늦게 서로에 대한 관심의 진실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두 사람. 그것을 깨닫게 해준 선량한 그림자의 존재.. 다소 무리한 설정을 담아내기는 했지만.. 그 메세지 만큼은 가장 명확하게 보여지는 작품이란 느낌이다. 우리의 자유와 진심을 묶어 우리를 구속하는 존재는 '사회적 틀'도, '타인의 시선'도 아니다. 그것은 철저히 스스로가 만들어낸 '내면의 불안' 이다. |
|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
|
우연히 표지에 반해 읽게된 < 카시오페아 공주>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청취자들의사랑을 받고 있는 SBS '두시탈출 컬투쇼'.의 담당PD 이재익이 캐나다의 밤하늘에서 우주를 본 경험이 이 소설을 쓴 계기가 되었단다. 잘 살던 사람믈이 어느날 문득 아무 이유없이 홀연히 증발해 버리면 그들이 외계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단다. '맨인 블랙'이란 영활 보고 한동안 나도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판타지, 멜로, 미스터리, 호러, 로맨스,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단편을 담고 있어 좋아하는 작품을 읽는 재미와 감동도 또한 다를 것이다.
표제작인 '카시오페아 공주'는 아내를 잃고 홀로 딸을 키우는 서른여섯의 주인공과 자신이 카시오페아에서 온 외계인이라 주장하는 딸의 유치원 교사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직업이 약사이지만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어느 날 자신이 외계인이라 말하는 사람과 마주하게 된다. 믿을 수 없지만 그는 자꾸만 그녀에게 관심이 간다. 강도의 칼에 죽은 부인의 복수를 꿈꾸며 다시는 힘없고 나약해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다짐하며 범인을 만날 기회만을 노리는 남자와 외계인 여자의 평범하지 않은 만남과 사랑 이야기를 환상적이고 때론 가슴 뭉클하게 그리고 있다. 복수와 용서의 의미와 넓은 우주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리란 상상을 하며 자꾸만 하늘을 쳐다보게 만든다.
'이봐요. 저 사실 외계인이에요.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면 선뜻 믿어줄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초능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괴상한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라면 더더욱...' (본문 중에서) 그 밖에 펀드매니저로 잘나가는 주인공 앞에 느닷없이 나타난 고향친구, 그로인해 잊고 살았던 어릴적 기억이 떠오르고. 고향에 떠돌던 괴담과 의문의 죽음들. 과거속 숨겨진 비밀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한층 더해지는 공포와 미스터리 호러 <섬집 아기>는 그 섬득함에 소름이 돋는다. "사랑은 레몬 같은 거야. 인생도 마찬가지지."라고 말하는 여자와 외국계 은행에 합격해 취업을 고민중인 남자.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그린 <레몬>은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그들이 말하는 사랑과 사랑의 본질을 생각해 보게하는이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한 남자. 그와의 소개팅 후로 알 수 없는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연쇄살인마를 모티브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사이코패스의 심리를 잘 그린 반전의 묘미와 심리 묘사기 뛰어난 작품<좋은 사람> . "정말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괴물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어둠이다.". 스토킹과 중독을 소재로 한 멜로 미스터리<중독자의 키스> 등 하나같이 독특한 소재의 만만치 않은 글들이 실려 있다.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중 누군가가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웬지 뒷덜미가 뻣뼛해 지는 것 같다
시대의 문제점들이 환상과 호러, 멜로에 교묘히 녹아든 이재익표 작품들은 읽는 내내 유쾌한 상상력과 팽팽한 긴장감을 두루 경험 할 수 있었다. 진심을 담은 소원은 그 파동이 머나먼 별에까지 꼭 닿을 것 같다. 새벽녘 정한수 한 사발에 소원을 기원하시던 우리네 어머니처럼. 오늘은 별을 보고 소원을 빌어봐야 겠다.
![]() |
|
나도 한때는 장편과 단편 중, 장편만 주구장창 읽어댔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그냥 읽는것 자체가 좋았기 때문일수도 있고, 작가의 이야기속에 정신없이 매몰되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일수도 있다. 단편은. 말 그대로 감질났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5권 이하짜리 책은 쳐다도 안본 것 같다. 이문열 작가의 '변경' 을 통해 느꼈던 장편의 몰입감. 제발 이 책이 100권까지 이어졌더라면...하는 마음까지 갖게 했었다.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 '아리랑' 도 마찬가지.
그러다가, 단편의 즐거움을 알게 됐는데, 무려 고등학교 수능 모의고사 시간이었다. 언어영역, 국어 시험지에 알퐁스 도데의 '별' 이 지문으로 실려있었다. 황순원 의 '소나기' 도 일부, 그리고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도 일부. 거기에 염상섭의 '삼대' 도 일부,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도 일부...
아마 시험지의 지문만큼 집중해서 읽는건 없으리라.
난 순식간에 이야기와 문장속으로 빠져들었다. 시험이 끝나고, 국어 교과서와 문학 교과서를 마치 소설책 읽듯이 줄줄 읽어내려갔고, 몇번을 읽었더랬다. 당연히, 언어영역 국어 시험도 엄청 잘봤다. ㅋㅋ
단편의 즐거움은, 압축과 합축, 생략과 여운에 있다. 짧기 때문에,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정서가 쭉 유지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리고, 반전의 미학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철강산업의 아버지인 '철강왕' 카네기가 이런 말을 했다.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재능이다. 하지만,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재능이다.'
대학교 졸업반때, 졸업 작품을 만들기 위해 28페이지짜리 단편만화를 그리기 위해 두통을 느낄 정도로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A4 두매나 되었던 스토리를 압축해야 했다. A4 의 반정도까지 압축해야 만화로 28페이지가 나올 수 있었다. 두바닥을 꽉 채운 스토리를 반매로 압축하는 일은 정말 미친듯이 괴로웠다. 그렇게 간신히 반매로 압축했지만, 콘티를 짜보니 무려 36페이지가 나왔다. 8페이지를 더 줄여야 했다.
단편은 그렇게 절제와 함축을 통해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의미를 도출해낸다. 짧기때문에 등장인물은 적고, 장르는 다양하다. 평소에 안해본 시도를 해 볼 수도 있고, 담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도 있다.
'카시오페아 공주' 는 다양한 장르의 단편들이 모여있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작가가 할 수 있는 모든 시도와, 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들을 다 해보고 싶었던 듯 하다. 표제이자 첫작품인 '카시오페아 공주' 는 미국 드라마처럼 조금 뻔하게 전개되지만, 따뜻한 감성을 전달해 주다가, 다음 작품 '섬집 아기' 에서는 엄청난 흡입력을 보여주는 호러물로 진을 빼놓는다. 정말 등골이 오싹하고 천장을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소름끼친다. 그러다가 '레몬' 이라는 작품으로 조금은 통속적으로 느껴질수도 있는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담담하게 흘러나오고, '좋은 사람' 에서는 소름끼치도록 잔인한 서스펜스 스릴러가 느껴진다. 그리고, '중독자의 키스' 는 가슴한켠이 따뜻해지는 정통 로맨스의 모습을 느껴볼 수도 있다.
일단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느낌은, 상당히 시각적이고 스펙타클한 묘사에 강하다는 점이다. 이재익 작가의 작품은 처음 접해봤는데, 이래서 그의 작품중에 영화화 된 것이 많구나 - 싶을정도로 플롯이 단순하고 경쾌하면서도 박동감이 넘치고 묘사가 생생하다. 그렇기에 위에 간략하게 설명했던 각 작품들의 따뜻한 감성, 오싹한 소름끼침, 담담한 사랑이야기, 잔혹한 서스펜스 스릴러가 정말 생생하게 느껴진다. 마치 영화를 보듯 눈앞에 펼쳐지는 듯 하다.
단편들은 '짧다' 는 특성때문에 '이야기' 의 전달보다는 '감성' 과 '정서' 의 전달에 주력한다. 때문에, 플롯이 단순해지는 대신 문장들은 수많은 압축과 함축을 담게 되는데, 말 그대로 '한 줄' 도 버릴 것 없이 플롯에 단단하게 매여있다. 배경묘사와 동작묘사 같은 문장들에도 모두 일관성과 통일성을 갖고 짜여진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재익 작가의 작품은 장르를 넘나들지만 일관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장들이 뭔가 동적인 느낌을 준다.
문득, 이 작가분이 당대 최고의 낮 라디오 프로그램인 '두시탈출 컬투쇼' 의 담당 PD라는게 떠올랐다. 물론 이 라디오 프로그램이 최근 몇년간 최고의 청위율을 자랑하는게 지들이 잘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정찬우씨와 김태균씨ㅋㅋ), 생동감 있는 대본에는 컬투쇼의 작가진과 이재익 담당PD가 한 몫 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박동감 넘치는 경쾌한 필치로 그려내는 판타지와, 호러, 따뜻한 사랑이야기와, 스펙타클한 스릴러. 골고루 느낄 수 있는 종합 선물세트도 같은 작품. 뭔가 신선한, 그리고 생생한 자극을 원하시는 분들께 강추!
|
|
이 책은 모두 다섯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다.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데..요즘들어 자주 접하게 된다. 단편인 줄 전혀 모르고 책을 들다가 뒤늦게 단편인 걸 알게 된다. 이론!
카시오페아 공주 섬집아기 레몬 좋은 사람 중독자의 키스
이렇게 있다.
카시오페아 공주가 맨 처음 나오고 가장 길다. 제목이 이국적이다. 그래서 이국적인 내용을 기대했는데 주인공이 외계인이다. 외계인이면서 지구에 잠시 살아야 하는 카시오페아 공주. 어느날 전 사실 외계인이에요.. 누가 이렇게 말한다면..? 뭐 간단히 미쳤다고 생각할 거다. 근데 애인이 그렇게 말한다면..?
겉표지와 제목의 끌림만큼 기대했는데 그 정도를 채울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베스트극장 같은 단막극 하나 본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는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있거나 없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이런 내용을 읽다보면 근원적인 우주가 궁금하다. 우주 저 외계 어느 별에 외계인이 살고 있을까? 너무나 과학이 발달해서 가끔 지구로 소풍 나오는 게 UFO일까?
작가가 SBS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 의 담당PD라고 한다. PD생활도 꽤 정신없고 바빴을 텐데 어떻게 이리 책까지 내셨는지.. 그것도 이 책이 처음이 아니란다. 압구정 소년들이란 책도 있던데..그것도 제목이 끌린다.
|
|
2010 년 가을이 시작될 때에 <카시오페아 공주>가 출간되었다. "맞다고요. 그날 아버님이 보신 건 제가 맞아요. 동시에 제가 아니기도 하지만 (...) 그날 보신 건 진짜 인간이에요. 저는 그 사람의 DNA복제로 만들어진 똑같은 육체를 가진 사람이고요. (...) 저는 외계인이에요? "(P35) 사람의 마음까지도 읽을 수 있는~~ 진정한 마음은 굳이 읽거나 말하지 않아도 전해진다. 우린 외계인이 아니기에 확신하지 못할 뿐. 카시오페아 공주가 우연히 찾아내게 된 살인 현장의 인물. "첫 번째 초이스, 마음 속의 증오를 용서로 푸는 거예요. 대신 제가 떠나지 않고 곁에 있을게요."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무도 모르는 일은 안 일어난 일이나 마찬가지야! 촌 동네 미친년 하나 없어진거야! 아무도 관심없다." (P136) 아내와 아이들은 태규와 한 가정을 이룬 듯하게 되고, 온통 뒤죽박죽, 태규의 존재가 집안에 가득차는 만큼 점점 소외되는 현호 "세상에는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그 선을 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말하는 사랑은 “사랑은 레몬같은 거야. 인생도 마찬가지지.”(p205) 사람이 사람을 충분히 안다는 것은 하나의 우주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윤미와의 사랑, 진이와의 사랑. 그가 기다리는 사랑은 어떤 사랑, 누구와의 사랑일까? 자신의 사랑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좋은 사람>은 단편소설이 이렇게 강한 호러물로 태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이우혁의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 느낌과 같은 분위기.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는 3권으로 구성된 꽤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다. 핏방울이 튀어나올 것같은 공포와 광기로 얼룩이 진 소설. 인간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 주었던 소설. 작가의 오랜 독서와 지식들이 동원된 작품이고, 거대한 장편이기에 구성이 더 복잡하기는 했지만, 그 작품에 못지 않는 인간의 실체가 궁금해지는 그런 작품이 <좋은 사람>이다.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워서 마치 납량특집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 거기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 또 반전. 단편소설이 나타내기에는 힘든 그런 반전의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항상 조심하기 바란다. 우리는 결코 천사와 악마를 구별해 낼 수 없다. 지금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인가?" (p248) 인간의 잔인함은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그런 이야기이다.
어릴적의 성장과정, 그리고 마음의 치유될 수 없었던 상처들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알게 해 준다. <중독자의 키스>는 고독,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해주는 미스터리 멜로 소설이라고 하면 좋을 듯싶다. ![]()
![]()
|
|
아름답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다. 내가 섬뜩하면서도 아름답다고 말한 감상은 오로지 문학 안에서만 가능한 얘기다. 때문에 <카시오페아 공주>의 아름다움은 단지 문학적 아름다움일 따름이지 현실에서도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다울 리 없다. 머릿 속에 든 수많은 문장들을 뱉어내고 쏟아내어 이 페이지에 담았다가 방금 클릭 한 번으로 날려먹었다. 그래, 현실은 절대 녹록하지도 않을 뿐더러 행여 아름다울 리 없다. 아름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직 라디오 PD가 쓴 소설집 <카시오페아 공주>는 현실이 아름다울 지도 모른다고 꼬드긴다. 표제작을 포함한 다섯 편의 단편들은 신비롭고 아름답고 환상적이라는 단어로 한데 묶을 수 있다. 휘리릭 읽고도 한참 여운이 남아서 잠을 뒤척였다.
표제작 <카시오페아 공주>는 자신이 다른 행성에서 UFO를 타고 온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유치원 선생님과 그 유치원에 다니는 딸을 둔 남자의 사랑 이야기다. 남자는 몇 년 전 어떤 끔찍한 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 어린 딸을 키우며 살았다. 남자의 한 가지 소망이라면 아내를 죽음으로 몰고 간 범인을 찾아 복수하는 것 뿐. 어느 날 남자의 아버지가 등산을 갔다 실종된다. 아버지의 실종을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간파하고 위험마저 떨칠 수 있게 도와준 외계인 그녀에게 마침내 그가 부탁한다.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달라고. 그녀는 그의 행복을 위해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범인을 찾게 되면 자신은 여기 있을 수 없고, 만약 그가 범인 찾기를 포기하면 영원토록 그와 딸아이 곁에 있어주겠다고. 그의 선택은 범인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떠났다. 그녀는 정말로 UFO를 타고 자기 별로 돌아갔을까? 정말로 마음만 먹으면 모든 진실을 알 수 있는 외계인이었을까? 그녀의 존재에 대한 물음은 종이를 넘어 우리에게로 향한다.
두 번째 <섬집 아기>는 다섯 편 중 두 번째로 섬뜩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아내와 아들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어느 날 멍울 같은 과거를 공유하고 있는 친구 태규가 찾아와 아내를 요구한다. 최근 그의 성기능 상실을 태규에게 들켜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는 비밀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태규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다. 이후 아내와 아들을 철저히 태규에게 뺏기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는 비로소 어린시절 자신과 태규가 땅속에 묻은 정신지체를 가진 어느 여자를 떠올린다. 그녀는 당시 마을 사람들이 모르게 혼자 어린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그와 태규가 그녀를 죽인 후 어린 아들은 혼자 방 한 켠에서 엄마를 찾으며 굶어죽었다. 아이가 발견된 건 사체가 썩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후였다.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잊으려 발버둥쳐도.
<레몬>은 상큼한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면서 일평생 쿨하지 못하고 '발림'을 당하는 청춘들의 고된 고해성사 같은 것이다. 남자에게는 3년 사귄 단정한 여자친구가 있다. 그녀는 아나운서다. 자신이 취직만 하면 당장이라도 결혼이 예정된 고속철도 같은 사이다. 어느 날 그의 눈에 띈 나레이터 모델 그녀. 그녀 또한 10년이나 된 애인이 있는 상태. 그는 손쉽게 대기업에 취직하지만 재미도 흥미도 없어보이는 삶이 영 달갑지 않다. 직장을 거부하고 평생의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아나운서인 여자친구는 불같이 화를 낸다. 완벽한 삶이 눈앞에 있는데 그걸 버리려하는 그가 마.치.인.간.도.아.니.라.는.듯.이. 그럭저럭 찬란했던 연애 3년은 순식같에 쫑났다. 멋진 대기업 사원 자리도 때려쳤다. 나레이터 모델이던 그녀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은 있을 수 없다.
<좋은 사람>은 제일 섬뜩하다. 그녀는 소개팅에 나갔다. 내키지 않았지만 아는 지인의 편의라 어쩔 수 없었다.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는 겉으로는 멀쩡했으나 어딘지 모르게 무서웠다. 그날부터 그녀에게는 스토커로 여겨지는 그의 끔찍한 문자들이 속속들이 도착한다. 피하려 할 수록 그는 더욱 집요하게 그녀에게 다가온다. 그녀에게는 상처가 있다. 어린 시절 자신 대신 납치된 쌍둥이 여동생의 실종으로 늘 살아있는 것이 누군가를 대신하는 것처럼 여겨졌고, 최근에는 마음씨 좋은 정신과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중이다. 의사를 만나 소개팅 남자 얘기를 자세히 털어놓았다. 그런데 그 의사의 정체는 놀랍게도 어린 시절 동생을 납치한 범인이었다. 그녀 또한 납치된다. 그리고 동생을 만난다. 그는 끔찍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겉만 보고 누군가를 믿을 수 없는 시대다. 이런 범죄야 하는 쪽에서 공들이면 당하는 쪽에서 별 뾰족한 수가 없겠지만 꽤 영화적 상상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독자의 키스>는 그녀를 사랑하는 어느 그림자의 얘기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따라가서 훔쳐보고 서성이는 그림자는 그녀가 미처 챙기지 못한 과거의 모든 추억과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의 마지막 모습을 선물한 채 사라진다. 심지어 그녀가 잊은 것까지도 그림자는 알고 있다. 그림자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다.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저 사랑할 뿐이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또 사랑은? 통상 스토커와는 달리 해를 미치지 않고 그녀의 곁을 지키는 그림자의 사랑을 보며 사랑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됐다. 무언가를 주고 그 핑계로 얻으려 하기 보다 그녀의 곁을 가만히 지키다가 그녀가 진정 원하는 것들을 선물하는 것. 아름다웠다. 늘 죽음을 흠모했던 그녀의 사랑하는 그 또한 고독했으나 예뻤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아니, 어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것 자체가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이루어졌다고 믿는 사랑이 영원한 게 아니고 죽음이 갈라놓는다 해서 반드시 사랑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다섯 편 모두 현실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묘하게 초현실적인 소재라 흥미는 배가 되었다. 모처럼 줄거리를 잘 간추려보았지만 소재와 줄거리에서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소설집은 새콤달콤한 사탕맛이 났다. 포도, 오렌지, 레몬처럼 상큼한 과일향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잠시 다른 별로 가는 우주선을 타고 모르는 세상에 떨어졌다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카시오페아에서 왔다고 주장하던 여자도 아마 그런 게 아니었을까. 쉿! 표지 소녀가 낯설지가 않다. 사실 이 소설집을 읽고는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가벼운면서도 무겁게 느껴지는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느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어쨌든 나는 썼다. 내 느낌을 최대한 그리고 솔직하게. 이제 그만 우주선을 당신의 별로 보낸다. 책을 덮는다. |
|
현직 라디오 PD이면서 작가활동을 하시는 이재익 님의 <카시오페아 공주>입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표지로 마츠모토 시오리(松本潮里)님의 그림과 독특한 제목에 굉장히 눈이 가던 작품이었습니다..
<카시오페아 공주>는 총 5편의 단편모음집입니다..
개인적으로 단편모음집을 그리 좋아라하지 않는 취향이 있지만 <카시오페아 공주>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단편집입니다..
우선 그 이유를 꼽아보자면 다양한 장르가 녹아져 있다는 점을 꼽아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불과 5편의 이야기이지만 환타지, 멜로, 호러, 범죄, 미스터리 등 각 이야기마다 각자 다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우선 첫번째 이야기 "카시오페아 공주"
책 제목이 카시오페아 공주인만큼 이 이야기는 <카시오페아 공주>에서 차지하는 분량만큼이나 가장 중요한 이야기로 보여집니다..
어느날 듣게 된 딸 아이의 선생님으로부터 듣게 된 고백...
"전 사실 외계인이에요.".. 우리가 평소에 흔히 말하는 저사람 혹시 외계인아냐? 라는 말이 그대로 이야기가 되어버린듯한 이야기..
환타지스러우면서도 현실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하며 여운을 남겨주는 결말까지..
처음엔 황당함에 웃음짓다가 반전에 놀라고 두 사람(?!)이 이뤄질 수 없는 결말에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굳이 장르를 구분짓자면 처음에는 환타지에서 액션, 그리고 멜로까지..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재미있게 빠져들 수 있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두번쨰 이야기 "섬집 아기"...
사랑하는 동요 중에 한 곡인 "섬집 아기"와 같은 제목의 이야기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게 호러적인 이야기입니다.. 갑자기 찾아온 고향 친구로 인해서 그동안 잊고 지내던 지난날의 잘못이
되살아나게되고 결국 점점 미쳐가는 한 남자를 다룬 호러물입니다...
다소 강한 표현들도 있긴 하지만 짤막한 호러드라마를 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세번째 이야기 "레몬"..
현실과 자신이 꿈꾸는 인생에 대한 고민에 빠져버린 한 남자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입니다..
현실적인 삶을 원하는 여자친구, 그리고 그런 현실에 대한 회의감이 들고 있는 남자..
그러던 중 우연히 몇 번의 만남을 갖게 된 아르바이트녀..
점점 아르바이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이야기로 <카시오페아 공주>중에서 가장 리얼리티한 면이 녹아든 이야기입니다..
"레몬"도 정말 좋았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레몬"은 단막극으로 제작해보는 것도 정말 좋을 거 같은 이야기네요..
네번째 이야기 "좋은 사람"입니다..
잔인한 호러 영화같은 "좋은 사람"입니다..
연쇄살인마를 다룬 이야기로 최근에 논란이 된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생각나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린시절 실종된 쌍둥이동생...그리고 납치범과의 대면, 살기위한 그녀의 발버둥..
그야말로 끔찍한(?!) 장면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호러물을 좋아하기에 개인적으로 아주 괜찮았던 작품입니다..
<카시오페아 공주>의 마지막 이야기 "중독자의 키스"..
제목만큼이나 굉장히 미스터리한 면이 많은 이야기입니다..
대학시절 친구이자 염세주의자 수인과의 재회..그리고 자신을 따라다니는 스토커라는 존재..
굉장히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야기입니다..
<카시오페아 공주>는 다양한 매력과 재미를 갖고 있는 책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