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태평천하'를 대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단순히 입시에 잘 나오는 소설이란 생각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매끈한 신사 차림의 채만식 사진을 보면서 과연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윤 직원 영감의 가족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살아 있는 듯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인물들을 보면서 서서히 소설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덩치만 크지 올바른 생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윤 직원 영감의 모습과 사리사욕에 눈이 먼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이야기는 단순히 식민지 현실 풍자에만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본연의 숨겨진 본성을 드러내주고 있다는 깨달음이 느껴졌다. 또한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즐거웠던 점은 채만식의 화려한 글솜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요즘 소설을 읽으면서는 절대로 느끼지 못했던 밀도 높은 서술 방식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오랫만에 좋은 소설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좋았다. 읽어 가면서 어려운 낱말이나 용어가 많이 나왔지만 자세하게 주를 달아서 설명해 놓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나도 윤 직원 영감의 한가족이 된 것처럼 소설 속에 빠져들 수 있었다. 부록으로 실어 놓은 채만식에 대한 해설과 논술문제도 자세하고 알차게 되어 있어 좋았다. 특히 좀처럼 접하기 힘든 사진들과 채만식의 문학 전반에 관한 여러 가지 부록은 다른 독자들에게도 이 책을 꼭 권하고 싶게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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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기초라는 교양 과목을 들으면서 교수님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라는 과제를 주셨다. 맨 처음 막막했고, 이런 과제가 독특했기 때문에 어떤 책을 써야할 지도 고민 되었다. 하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고 태평천하를 선택하였다. 고등학교 때 문학부분으로 짧게 배워본 적이 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건 짧은 지문이었기 때문에 보다 더 많이,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나는 태평천하를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우선 대표적 풍자소설인 태평천하를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기 위해서는 채만식의 작품세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 그의 작품세계는 빈농으로 태어나 자수성가 했으나 일제의 지배 아래 몰락한 자신의 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따라서 지배계급을 타파하고자 받아들인 카프사상에 의해 주로 일제의 식민지 현실의 모순을 풍자적인 기법으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특징이 있다. 근데 왜 작가는 이 책의 제목을 태평천하라 하였을까? 태평천하에 대한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태평천하라는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일제의 지배 속에서 우리 민족의 삶이 비참하고 얼마나 황폐화 되었는지 또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보여주는 것 같다. 나는 이 제목이 슬픈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너무 마음에 와 닿았다. 여기서 나오는 윤 직원은 그 당시 일제강점기라는 현실에 대해 전혀 무관심하면서 ‘우리만 빼놓고 다 어서 망해라’ 라는 구절과 필생의 사업으로 네 가지 방책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재산과 이익만 챙기는 개인주의적인 인물이다. 또한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고 악랄한 수탈을 행한다. 난 이러한 윤 직원을 통해 오늘날 우리 현대 사회와 한번 결부 시켜 보았다. 오늘날 우리가 비록 일제강점기 시대는 아닐지라도 요즘도 윤 직원 같은 인물은 빈번하게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최저임금도 주지 않고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장의 모습 이라 던지, 최근에 많이 이슈되고 논란이 되었던 군대에 가기 싫어 다양한 방식으로 기피하려는 자, 탈세하려는 자등은 소위 ‘21세기의 윤 직원’이라고 지칭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여기 목차 제목에 보면 ‘망진자는 호야니라’라는 제목을 볼 수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한문공부를 많이 해왔다. 공부를 해오면서 내가 다니던 한문학원 선생님에 의해 망진자는 호야라는 말도 물론 접해본 적이 있고 무슨 뜻인지 안다.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는 진시황이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예언가가 망진자는 호야라는 말을 하였다. 진시황은 이에 대한 풀이를 진나라를 망하게 할 자는 호(오랑캐)라고 풀이하여 변방에 성을 쌓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만리장성이었다. 하지만 진시황에겐 아들이 셋 있었는데 진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오랑캐가 아니라 그의 막내아들 ‘호해’였다. 나는 이 책을 읽다가 왜 이러한 말을 작가는 윤 직원 가족에게 가져다 사용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여기서 진시황과 윤 직원이 비슷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윤 직원은 태평천하를 오래 누리고 싶어하지만 진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오랑캐가 아닌 진시황의 아들 호해처럼 윤 직원 가족을 망하게 한 것도 그 외적인 어떠한 것도 아닌 자신이 가장 기대하는 그의 손자 ‘윤종학’이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들어내는 복선과 같은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태평천하를 읽으면서 느낀 거지만 과제를 통해 이 책을 자세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고 나는 21세기 윤 직원처럼 살아왔는지 또한 살아 갈 것인지에 대한 내 자신 스스로의 행동과 마음가짐을 돌아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