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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한 의미에서 '오해'란 개념은 성립하지 않는다. 어떤 대상에 대해 '아, 그건 오해였..'다며 발뺌하는 경우에도, 역학 관계와 이해(利害) 득실을 계산한 결과 게임에서 한발 물러서는 책략일 뿐이지, 이미 쌍방 접촉의 첫 단계에서 제 나름의 평가를 고유의 가치관에 바탕하여 처들이밀었다는 사실이 무(Nichtigkeit)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오해'란 비겁한 연막에 불과하며, 그 실질은 어디까지나 이미 확고히 자리잡았던 '이해(理解)'가 외계에 불편한 모습으로 발현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강약이 부동'이라는 격언은 대하소설 '토지'에도 좀 지겹게 나올 정도지만, 사람 생각이란, 그게 회색빛 뇌세포의 발랄한 파동이건 썩은 순대에 끼인 숙변이건, 그리 쉽게 바뀌거나 개선되는 게 아니며, 역학 관계의 고착에서 발생하는 '오해'의 구조는 '양질전화(갓댐)'의 이치에 의해, 이해(understanding)의 위상으로, 나아가 아예 확고부동의 진실, 진리로 탈바꿈한다. 스탤론은 1980년대 레이건-대처 폴리틱스의 대중문화적 상징처럼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며, 그가 뭘 의도해서 그런 신화, 혹은 신드롬, 아니면 '거대한 오해'가 빚어진 것이건 아니건 간에, 쿨한 진보인 척 어디 가서 썰 좀 씹으려면 한번은 개처럼 까줘야 하는 가장 만만한 안줏거리가 되어 버렸다1). 오해(그런 게 정말 있다면)는 멍텅구리들의 전유물이며, 이게 없으면 바보들은 진리의 명도와 질량, 에너지를 감당 못해 바로 장님이 되거나 영혼의 충격으로 죽어 버린다. 해서, 진실은 앨 고어의 표현처럼 '불편한 장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진실이건 멍청구리들에게는 그게 진실이라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그 숙명이다... ..이 이야기는 좀 이따 하고 영화 리뷰니까 해당 작품 이야기를 좀 하자면,
스탤론은 단언컨대 '작가'라고 해 줘도 된다. 작가라면 입심과 테크닉이 좋아야 하는데, 이 작가는 그렇지는 못하다. 대신 일관된 주제의식과 세상에 대한 흔들리지않는 앵글, 그리고 '독자'에게 거짓을 말하지 않는 내러티브의 성실함이 있는 그런 부류의 작가이다. 얼른 봐서 어설프기만 한 스타일의 이런 작가들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등단' 과정에서 '너도..?'라며 차가운 시선과 냉소를 받기 일쑤이다. 나는 그가 매우 비전형적인 과정을 거쳐 신데렐라의 그것에 가까운 데뷔를 한 것은 운이 좋았다는 것 이상의 평가를 하지 않지만, 그런 사실로 그 나름의 확실한 장점이 일부나마 퇴색하는 건 전혀 아니다. 재능이 있다고 해서 다 불운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 뛰어난 재능이 빛을 못 본다 한들 '쪼는 순위'에 의해 아래 순번이 일관된 자제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스탤론은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은 채 자기만의 능력과 매력에 의해 몫을 챙겼으며, 거기에 부조리가 개입한 바 없으니 그는 깨끗한 성공자이다2).
1) 이것도 사정이 좀 나은 사람들 이야기고, 얼치기 좌파(학교 다닐 때 짱돌 한 번 잡아 본 적 없는 비겁자가 온라인에서만은 전태일 박관현 이한열 심지어 박노해가 되곤 하는 가공할 이중인격)들은 바로 그 이유 탓에 이런 이야기는 입에 올리지도 못한다. 꼭 무식해서가 아니라(무식한 정도도 물론 장난 아니지만), 한 순간도 시대를 치열하게 산 적이 없는 까닭에, 당연히 알았어야 할 그 지식이, 제 머리 속에 입력된 흔적조차 없기 때문이다. 2)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 일단 줄임. 제목에 stallion이라고 쓴 건, 팔팔한 정력으로 할리웃에 활기를 불어 넣었던 당시의 젊은 스탤론을 지칭하고자 한 쓴 비유이며, 오타 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