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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색 표지 위 돛을 달고 넘실대는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 두 척이 보이는 ‘허황옥, 가야를 품다’를 읽으니 여고 시절 김해 김수로 왕릉으로 소풍을 다녀온 적이 생각났다. 막힘없이 탁 트인 잔디의 푸름에 싱그러움을 더하는 공간에 자리한 왕릉 대문에 그려진 물고기 한 쌍은 강한 호기심을 일으키며 상상의 나래를 펴게 했다. 물고기를 숭상하는 나라의 물고기가 가락국으로 들어와 환란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신앙으로 굳어진 것은 아닐는지 자못 궁금해졌다. 수로왕릉 가까운 곳에 있는 왕비의 무덤 앞 능비에 ‘가락국 수로왕비 보주태후 허씨릉’이라고 씌어 있는 부분에서 허 씨가 누구인지 의문을 품고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가락국기를 토대로 배웠던 구지가(龜旨歌)에 나오는 김수로 왕은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보자기 속 6개의 알 중에서 가장 먼저 태어나 왕이 되었다는 이야기로만 치부했던 생각에 호기심을 더했다. 이익을 취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침략해 약소국을 핍박하는 나라들은 예나 지금이나 건재하고 있다. 월지족의 공격은 아유타 전역을 곤경으로 몰아갔고, 동맹 조건으로 월지족 왕자와 태양의 나라 아유타 공주 라뜨나와의 혼인이었다. 동맹을 빌미로 이제 겨우 열 살인 공주를 이국으로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국왕은 락슈마나 왕자에게 공주를 데리고 아유타를 떠나라고 명했다. 공주는 정략혼인을 피해 죄인처럼 숨어 고국을 떠나 물길을 따라 새로운 터전을 찾아 길을 떠났다. 풍랑을 만나 파선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공주는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쌍어 문양이 그려진 붉은 돛을 달아 성난 파도를 잠재우고 한나라 변방 어촌에 머무르게 되었다. 온화한 촌장의 도움으로 락슈마나와 라뜨나 일행은 사천성 안악현으로 들어가 재물을 모으기 위해 교역에 나섰다. 시행착오를 겪는 가운데 라뜨나는 교역에 눈을 뜨기 시작해 질이 좋은 철기를 구입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 한나라에서 금기시하던 철기 거래가 표면에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동방으로 향했다. 강대국 사이에 끼어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며 굴욕스러운 외교로 형 나라에 조공을 바치던 인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란성 왕자 청예는 패배의 순간에 새로운 뜻을 바로 세웠다. 역시 위급한 순간에 파란을 겪으며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갔다. 강하고 부강한 나라로 이민족이 쉽사리 넘볼 수 없는 새 왕국을 건설하리라는 포부를 안고 개라봉에 터를 잡았다. 청예는 아홉 부족과 화친하여 부족이 평화롭게 어우러져 살아갈 방법을 찾아 서력 42년 3월 아홉 부족을 통합해 가야를 세우고 수로왕에 올랐다. 백성 위에 군림하는 왕은 되지 않으리라는 수로왕은 철을 잘 다루는 단야족의 후예답게 교역의 중심 나라로 위치를 굳건히 해 나갔다. 스스로 현명하고 강인한 여인, 사랑하는 여인을 배필로 맞아 가야국을 통치하려는 포부를 가슴에 담고 수로왕은 대부분의 가야인들이 믿고 있는 아도간 족장의 딸과의 혼인을 뒤집고 말았다. 라뜨나 일행이 이끄는 큰 상단의 물품을 실은 배가 난파되어 가야에 머무를 수 있기를 간청하여 수로왕의 허락을 받아내지만 이방인들을 백안시하는 가야인들의 태도는 이국에서의 생활을 점점 힘들게 했다. 상단을 독점하고 있던 염사치 상단과 경쟁해 교역하려는 라뜨나 상단은 이익을 가야에 돌리겠다는 말로 강단진 태도를 보였다. 가야에서의 생활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가야인들에게 인심을 얻는 일이 중요했다. 지혜로운 라뜨나는 어려움에빠진 이들을 도우며 조금씩 가야인들의 생활에 동화되어 나갔다. 한편 수로왕을 사위로 삼으려던 아도간 족장의 감시는 라뜨나를 옥죄는 구실이 되었지만 두려워 말라던 어머니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공주는 마음을 곧추 세워 나갔다. 고국이 그립고 어머니가 그리울 때면 말을 타고 개라봉으로 향하던 라뜨나와 수로왕의 만남은 우연처럼 이어졌고, 두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타오르기 시작해 연모의 정을 키워갔다. 이를 눈치 챈 아도간 족장은 갖은 술수로 수로왕에게 라뜨나의 부정한 행위를 고하지만 수로왕은 의연히 대처해 나갔다. 왜국과의 교역을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라뜨나 일행은 상단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여 아도간 족장을 번민의 늪으로 이끌었다. 아도간 족장의 딸인 아지의 사랑이 열렬함을 알고 있던 라뜨나는 가야를 떠나 왜국에 머물며 교역에 나섰지만 사람의 감정은 쉽사리 꺾을 수 없는 운명처럼 수로왕과 라뜨나는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묶여가는 듯했다. 파도와 바람을 잠재우는 파사의 석탑은 붉은 깃발처럼 재앙을 피해가는 주술적인 힘을 발휘했다. 가야인들의 터전을 지켜주길 간곡히 바라며 석탑을 도는 라뜨나는 가야인들의 안전을 도모하는 모습으로 드러나 통찰력 있는 공주로 여겨지기에 이르렀다. 역병이 가야 전역을 휩쓸 때를 틈타 아도간 족장은 이방인들이 거쳐 간 자리에서 역병이 시작되었다며 모함했지만 수로왕은 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는 귓등으로 흘려버렸다. 라뜨나 상단이 왜국과의 교역에 성공하여 가야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줬고, 그들 때문에 수군이 강해진 점을 알아차린 수로왕은 점점 라뜨나 상단을 신뢰하기에 이르렀다. 앓아누운 라뜨나를 찾아 온 아지의 술책에 빠진 적도 있지만 공주는 그 사실을 숨긴 채 오히려 수로왕을 깊이 연모하는 아지를 동정했다. 하지만 사랑은 가슴이 시키는 일이라 어떤 힘으로도 수로왕을 향한 마음을 접을 수 없던 라뜨나 공주는 그동안 숨겨 온 신분을 밝히며 수로왕에게 당당히 청혼하는 모습은 적극적인 여성상을 구현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유타에서 월지족과 평화 협정을 맺었다는 통보와 함께 공주의 혼례를 거행하려는 밀지가 도착했지만 공주는 이 일을 파기하고 가야 수로왕의 왕후로 남을 것임을 천명했다. 한나라 저잣거리에서 수로왕이 떨어뜨렸던 금거북을 정표로 내보이며 수로왕과 라뜨나는 서력 48년에 혼례를 거행했다. 그동안 신화 속에서만 어림짐작으로 전해졌던 수로왕 이야기를 상상력 속에 풀쳐 놓아 흥미로움과 감동을 더한 아유타 공주 라뜨나가 가야국의 국모인 허황옥으로 화한 데는 쌍어문의 역할이 컸다. 재앙으로 위기에 처한 가야를 구하고 수로왕을 보필하려난 마음이 하늘을 울리고 가야인들의 마음을 움직여 다소 이색적인 혼례로 다양성을 보여 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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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왕과 아유타 공주의 혼인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제 결혼이었다는 아주 단편적인 사실에서 시작된 소설. 그도 그럴 것이 가야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 소설(동화)를 보자면 건국 신화를 매개로 한 것이 많다. 신비한 내용이 스토리로 끌어갈 상상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가야에 대한 지식은 철이 풍부했고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란 내용을 담은 구지가, 수로왕의 왕비가 된 허황옥이 인도에서 가져온 파사탑 정도라 할 수 있다. 역사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알고 있는 것과 짜맞추는 재미, 반대로 모르던 것을 알고자 하는 지적 호기심이 생겨난다. 이러한 점이 바로 역사 동화의 매력이지 싶다^^ 이 책은 역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재미가 덜하거나 반감되지 않는다. 마흔이 넘은 아줌마도 살짝 가슴이 콩닥대는 주책스러움을 보였으니까.ㅋㅋ 역사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위에서 언급했듯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 결혼이 어떻게 성사되었을까 궁금했던 아이들에게는 대단히 흥미롭고 재미있을 내용이다. 아유타의 공주 라뜨나는 월지족이 내건 동맹 조건인 정략결혼을 피해 오라버니 락슈마나와 피신을 하게된다. 왕비는 이때 파사석으로 만든 영험한 기운을 품은 석탑을 배에 싣게 한다. 공주의 안위를 지켜 주리란 믿음으로. 배가 난파되어 라뜨나가 정착하게 된 곳은 다름아닌 가락국. 인연이란 이런 건지, 만날 사람은 꼭 만난다고 수로왕이 아홉 구간을 족장을 끌어안고 이제 막 나라의 틀을 갖추려던 시기였다. 그곳에서 라뜨나는 이방인으로서 냉대와 더불어 아도간 족장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교역이나 백성을 위한 여러가지 일들을 진심을 다해 훌륭히 해낸다. 어머니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두려움이나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 정말 멋지다. 우리 아이들이 <허황옥, 가야을 품다>를 통해 내 인생의 신화도 멋지게 만들기를 바란다. '두려워 마라,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루어 내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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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옥, 나는 그 이름이 가야의 어느 여인네것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내내 이 이름을 찾았지만 나오지 않고 이야기의 말미에 그것이 인도 아유타 공주 라뜨나의 가야 이름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 허황옥이 라뜨나라는 사실을 그리 짐작하기 어려운일은 아니다. 책속에서 여장부로써 불의를 참지 못하고 불쌍한 이를 자식처럼 돌보고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견뎌내며 진취적인 자세를 보이며 내내 주인공이 되어준 라뜨나가 바로 허황옥이 아니고 누구겠는가!
라뜨나는 자신의 나라 인도 아유타의 내전으로 오라비와 함께 바다 저 너머로 도망가게 되는데 첫 출발부터 거센 풍랑을 만나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되지만 어머니가 준 석탑을 붙들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련을 견디고 밝고 뜨거운 태양아래 우뚝 서게 된다. 이것이 그녀가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 그녀가 보여줄 미래인듯, 그렇게 도착한 곳은 중국 한나라 땅으로 그곳에서 상단을 꾸려 점 점 세를 키워 나가지만 폭도로 오인 받아 또 다시 쫓기는 몸으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게 된다.
한참을 가다 암초에 배가 부서지는 순간 발견하게된 곳은 다름 아닌 가야! 그당시 가야는 수로대왕을 중심으로 9부족 족장들이 마을을 다스리며 땅속에 묻혀 있는 철을 캐내어 무기와 농기구를 만들어 부강한 나라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가야는 피부가 까맣고 의복이 다른 이국땅에서 온 라뜨나 일행을 맞아 경계의 눈빛으로 그들을 고립시키고 가까이 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라뜨나는 수로 대왕을 만나고는 그만 가슴이 쿵 하는 기분이 된다. 그는 다름 아닌 한나라에서부터 자신이 소중히 간직해 온 금거북의 주인으로 짧은 한순간이었지만 수로대왕이 가슴에 두근거림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수로대왕 또한 그녀와 일행들을 알아보고 그들을 잘 대접하려 하지만 경계의 눈빛을 늦추지 않는 아도칸족장은 내내 그들을 감찰한다.
사실 가야의 9부족중 염사치 상단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바다까지 그 세를 키우고 있었던 아도간은 라뜨나와 그 일행이 상단을 꾸리고 바다를 건너 외국과 무역을 하기에 이르니 싫을수밖에! 게다가 자신의 딸과 수로왕이 혼인하기만을 학수고대 하던 아도간 족장은 그들 둘 사이에 흐르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나니 더욱 그들이 눈에 가시!
라뜨나는 처음 가야에 발을 디디면서 자신들을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가야백성들을 자신의 백성들처럼 보살피고 아끼고 사랑하므로써 가야의 어머니라는 호칭까지 받기에 이르는데 거기엔 어머니의 평소 말씀과 어머니가 주신 석탑의 공을 빼놓을수가 없다. 또한 수로왕과의 만남이 횟수를 거듭할수록 더욱 두 사람의 사랑은 깊이를 알 수 없게 된다. 아도간의 모함으로 죽을뻔하기도 하고 역병을 몰고온 주범으로도 그리고 사람을 독살하려 한 죄인으로 몰렸지만 라뜨나 또한 호락호락 당하고만 있을 그런 인물이 아니므로 이미 그를 손아귀에 틀어쥘 증거들을 모아놓고 있었다.
역사란 과거의 기록들과 유물들을 역사학자나 그에 관련된 사람들이 분석하고 추리해 놓은 연구자료들이다. 그런데 그런 사실적인 이야기들에 흥미로운 사건전개와 낭만적인 사랑이야기를 더 해 놓으니 비록 소설이지만 훨씬 더 가야라는 고대의 나라가 가깝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신화란것이 허황된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이야기로 그 이야기속에 숨겨진 의미를 안다면 그것이 헛된것만은 아니란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교과서속 딱딱한 이야기로 그저 시험대비용으로 암기해야할 역사공부가 아닌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스릴넘치는 이야기로 만들어 준다면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가까이 할텐데!
책을 읽는 청소년들도 자신만의 신화와 역사를 씩씩하게 만들어 가기 바란다. 삶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자신이니까, ---p262
마지막 작가의 바램처럼 나도 그렇게 바램을 담아 이 책을 청소년들에게 권한다. 또한 가야의 첫 국제 결혼이 된 수로왕과 허황옥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다문화가정이 많아지고 있는 요즈음 허황옥이 가야백성을 품에 안은것처럼 낯설어 하고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그들을 우리가 품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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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속에서 요즘 갈수록 관심이 집중되는 나라가 가야이다. 요즘 그동안 너무 소홀히 했음을 인지하며 삼국시대가 아닌 사국시대로 불리워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지만 알려져있고, 알고있는 사실들은 너무도 미비하다. 그렇기에 단 한줄의 기록으로 여타의 상황을 유추하게되고 더 품고있는것은 없는걸까 자료에 집착한다.
그렇듯 지극히 미비한 자료속에서도 우리가 가야에 대해 선명하게 알고있는건 시조인 김수로가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제결혼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그걸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시절에 그게 정말 가능했을까. 정녕 믿어야하는 진실일까라는 의문투성이기도했다. 이 책은 그러한 역사적 사실에 픽션을 가미하여 참으로 멋진 이야기로 승화시켰다. 우리역사를 더욱 빛나게하며 가야라는 나라를 이해하는데 있어 큰 역활을 해주고있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수록된 단 한줄의 역사는 하늘의 상제가 정한 베필을 찾아가라는 부모의 명을 받아 저멀리 인도 아유타국에서 가야를 찾아온 공주가 있었다. 가야의 시조였던 김수로역시 같은 예언을 들었던지 둘은 결혼을했고, 함께 힘을합쳐 가야를 더욱 발전시켜나갔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가야의 또다른 특징이 철이었다. 철을 잘 다룰줄알았던 종족, 그로인해 부강했던나라였던것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던 고대,여자는 약하다는 이유로 권력의 중심과는 한없이 멀었었다. 그건 어떤생활을 하는냐의 차이일뿐 힘없는 촌부의 아내이던, 최고권력자의 아내이든 마찬가지였던듯하다. 그래서 함께 가야를 일구었던 허황옥의 이야기는 더욱더 특별해진다. 역사의 전면에 드러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했다. 그 모습들이 월지족의 침략과 정략결혼을 피해 아유타국을 떠나온후, 중국에서의 해상무역과 가야에 정착하며 보여준 의지와 개척정신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오빠 락슈마나와 함께 아유타국을 떠난 공주 라뜨나는 어린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품있는 위엄과 의지로 상단에 일조한다. 해상무역을 통해 중국에서 역량있는 상단으로 자리를 잡아갔건만 폭도로 몰리며 다시금 낯선땅을 향한 항해길에 오른다. 그리고 풍랑을 만나 배가 좌초되며 찾아간곳이 가야였다.
그리곤 중국에서 머물당시 인연을 맺었던(현재는 가야의 왕이되어버린) 청예와 조우한다. 목숨을 구해주었던 인연, 마음에 두었던 사람을 다시 만났다는 반가움도 잠깐, 이방인을 경계하는 가야인들 사이에서 힘겹기만한 삶이었다. 인연의 끈을 잡아가느냐, 아님 넘지못할 신분과 버겁기만한 이방인의 신분벽에 부딪혀 부서질 사랑이던가, 게다가 아도간족장의 텃세까지 허물기엔 너무도 벅찬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한 역경과 고난속에서 라뜨나가 어떻게 가야의 왕후가 될수 있었는지, 아니 되어갔는지 보여지는 픽션은 허구라 하더라도 멋졌다. 오빠 락슈마나의 등뒤에 숨어선 숨죽인채 울고있을것만같은 연약한 공주는 슬픔과 두려움과 맞선채 싸워서 이겼다. 공주라면 이정도는 해야하고 한나라의 왕후라면 이런 모습쯤은 당연하다는듯이....
남녀 평등의 모습이요, 대등한 위치에서 세상을 구하고 나라를 건설하는 모습은 갈수록 남녀가 비교되고 경쟁을 하는 현대사회속에서, 성별을 구별하게되는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세상과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조용히 머물러있는 역사를 수면으로 끄집어내 역동하게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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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신화의 이야기는 신비롭고 흥미로우며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특별함이 있다. 가야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기록 문화는 거의 없다고 한다. 가야의 건국 초기 모습은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나타나 수로왕 탄생설화와 수로왕후를 맞이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짐작해 볼 뿐이라고 한다. 이에 저자는 아유타의 어린 공주가 어떻게 가야에 오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역사 동화는 역사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역사에 대한 새로운 면을 보게 하는 시각을 넓혀준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 가야에 대해 나는 새로운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숱하게 들어왔던 다른 건국 신화에 비해 이 글은 (비록 상상력이 바탕이 되었을지라도) 보다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한다. 이는 허황옥이라는 수로왕후의 두려움 없는 용기와 백성과 함께하려 했던 그의 어진 마음이 두드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유타에만 있는 황금빛 다이아몬드처럼 귀한 보석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삘리 라뜨나. 그녀의 가야의 이름이 바로 허황옥이다. 월지족 아룬 왕자와 이제 겨우 열 살이 된 라뜨나 공주의 혼인을 동맹 조건으로 내건 월지족을 피해 아유타 공주는 오빠 락슈마나와 함께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그후 라뜨나 일행은 사천성에서 상단을 꾸려 재물을 모아 월지족으로부터의 횡포를 막아낼 나라의 힘을 키우기 위한 일을 시작한다. ‘두려워 마라. 사람이 하는 일에 노력해서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단다.’ (본문 25p) 어머니처럼 어진 사람이 되어, 월지족을 물리칠 수 있도록 아유타를 도와 모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라뜨나는 어린 소녀의 몸으로 서책을 사들여 탐독하고, 상단의 일을 돕는다. 한편 예란성 왕자 청예는 한나라에 머무는 것이 위험하여 수군을 이끌고 한나라를 떠나 새로운 땅을 찾아 나라를 세우기를 결심한다. ‘나는 반드시 선왕의 뜻을 받을어 우리 단야족을 일으킬 것이오!“ (본문 42p) 그렇게 건무 18년 임인년. 서력 42년 3월. 마침내 북방에서 내려온 뇌질 청예가 나라를 세웠다. “이 나라를 대가락, 가야라고 하고 나를 수로왕이라 칭하라. 해마다 오늘을 잊지 말고 기념할 것이니 자손만대에 전하라.” (본문 50p) 수로왕이 왕위에 오른 지 2년, 사천성에서의 라뜨나 상단이 위험에 빠지게 되고 그들은 동방으로 이동하여 수로왕이 있는 가야로 오게 된다. 사천성에서 잠시 만났던 인연이 있었던 수로왕과 라뜨나, 락슈마나는 수로왕의 도움으로 가야에 정착하게 되지만, 이방인에 대한 그들의 적개심으로 그들의 정착은 쉽지만은 않다. 자신들을 돕는 수로왕에 대한 보답과 아유타를 도와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그들은 가야에서 새로운 상단을 꾸리고, 가야 백성들의 적개심을 좁히기 위해서 가난한 백성을 돕는 일에 앞장선다. 라뜨나는 한나라에서 의술을 배운 어머니의 시녀 아므리타와 함께 역병에 시달리는 백성을 돕고, 그들을 위해 곡식을 지급하는 등 가야의 백성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가야국의 아도간 족장은 자신과 관련된 염사치 상단의 독점을 막는 라뜨나 상단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딸이 수로왕후가 되기를 기대했으나 라뜨나와 수로왕의 애뜻한 관계로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라뜨나 일행에게 모함을 하고, 백성들에게 라뜨나 일행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내기도 하며, 라뜨나의 목숨을 위협하는 자객을 보내기도 하지만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도간 족장의 권력에 대한 욕심은 매번 라뜨나에게 힘겨운 상황을 만들어 내지만, 라뜨나는 선한 마음과 베푸는 마음으로 가야백성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 덕분에 이겨나갈 수 있게 된다. 왜국과의 교역을 성사시키고, 가야의 철 기술을 발전시키는 등 이들은 가야국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며 아울러 모국인 아유타에 경제적인 도움을 통해서 나라를 돕는다. 아유타가 월지족과의 동맹이 성사되고, 라뜨나 일행은 모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지만 라뜨나는 수로왕과의 혼인을 결심하고 가야에 남게 된다. ‘가야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얻게 된 라뜨나의 어진 마음과 지혜로움에 마음이 끌렸던 수로왕과 라뜨나는 혼인을 하게 된다. 건무 24년 무신년. 서력 48년. 새날이었다. 이는 오천 년 우리 역사상 최초의 국제결혼이었다고 한다.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가야의 역사 소설은 그동안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가야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주목해야할 점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두려움에 맞서 싸우고 이겨 낸 어린 소녀 라뜨나, 허황옥의 용기다. 우리의 일생 역시 개개인의 하나의 역사이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허황옥과 같은 좌절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 좌절 앞에서 용기를 내어 맞서 싸웠던 허황옥의 용기가 가야가 철기와 해상무역으로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낸 것처럼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좌절에 맞서 싸우는 용기는 자신만의 역사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듯하다. 베풀 줄 아는 마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려깊은 마음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이루려는 마음이 새 역사를 창출하는 기반이 된다는 것을 저자는 허황옥은 빌어 말하고 있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고, 재미와 감동 그리고 용기를 주는 유익함이 살아있는 역사 소설 <<허황옥, 가야를 품다>>는 역사를 통해서, 그리고 지혜롭고 어질었던 어린 한 소녀 허황옥을 통해서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통찰력과 지혜로움을 일깨워주고 있는 듯 하다. (사진출처: ‘허황옥, 가야를 품다’ 표지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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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시간에 거대한(?) 나라 신라에 가리워 그저 지나치듯 배웠던 금관가야의 김수로왕과 더욱 미미하게 한 줄정도로 언급하고 지나쳤던 그의 부인 아유타국의 공주에 대한 이야기가 새삼 궁금하게 여겨지는 책이라고나 할까??
단순하게 배웠던 역사의 한조각이 아유타국의 정세로 인한 라뜨나(훗날의 허황옥)의 오랜 유랑생활이 마침내는 머나먼 동쪽 끝, 가야국의 김수로왕과의 만남으로까지 이어지는 필연적인 이야기로 펼쳐지니,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에 감탄이 절로 나고 더불어 당시 역사에의 호기심도 생겨난다.
무심하게 배운 국사교과로 인해 그저 유유히 흘러오듯 순풍을 타고 김수로왕의 앞에 어느날 갑자기 짠~하고 나타났으리라 생각했던 아유타국의 왕비는 어쩌면 라뜨나처럼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며 가야국의 김수로왕을 찾아온 도전적이고 용맹한 여전사이자 후덕한 여성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생각이 펼쳐진다.
이 책으로 인해 검색하다 새롭게 알게된 사실(정보)! '김수로왕과 허황옥은 아들 10명을 낳았는데, 맏아들 거등은 김씨로 왕통을 잇게 하고, 두 아들은 허황후의 뜻을 살려 허씨로 사성했으며 나머지 일곱 아들은 불가에 귀의했다. 곧 김해김씨는 부성, 허씨는 모성을 각각 계승했다고 하여 오늘날에도 두 성씨는 결혼을 피하고 있다'(출처 네이버지식인)
초등생 딸아이에게도 알려주니 깜짝~ 놀라워 하며, 같은 반에 허씨 성을 가진 아이가 있다며 정말 그런지 물어보겠다 한다.
아마도 자라는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권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지식을 깨우치게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요즘같이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는 책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비록 아이들의 책이라고 하기에도 벅찬(?) 내용들이 적지 않다. 그러고보니 독서에 대한 아이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부담이 늘었다고도 할 수 있으리라.
아무튼, 어떤 책들은 직접적으로 정보나 지식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또 어떤 책들은 간접적으로 담고 있어 제대로 알아보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게 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후자의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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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나에겐 자부심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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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글이나 소개글 없이 시작되는 책이 참 신선했다. 색안경을 끼지 않은 채, 책을 만나 느낌이랄까? 딱 들어맞는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의 이름만 알고, 그 사람의 나이나 직업, 사는 곳 등 다른 정보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만나는 소개팅 같은 느낌. 그렇기에 아무런 편견 없이 순수하게 그 사람에게 집중하게 되는 느낌. 적어도 나에게 이 책은 그런 느낌이었다. 특히나 가야는 평소 내 관심을 끌던 나라는 아니었다. 가야는 그저 잠시 있다 사라진 나라로만 기억할 뿐이었다. 그리고 허황옥이라는 이름 역시 낯설기만 했다. 아유타의 공주, 라뜨나의 가야 이름인 허황옥도. 아무것도 모른 채 읽어내려 간 후일 수로 황후가 된 라뜨나의 이야기, 그리고 가야라는 나라가 세워진 이야기. 너무나 재미있었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가야의 건국신화를 쓴 책이었다 하지만, 딱딱하기만 한 역사 책도 아니었고, 허무맹랑한 신화 책도 아니었다. 그저 라뜨나를 주인공으로 한 재미있는 소설책 같았다.
처음엔 어리고 연약한 도망자 공주였지만, 그녀가 능수능란한 상인으로 그리고 만인을 보듬는 황후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나 역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느낌이었다. 용감하고 지혜로운 여인으로 성장한 라뜨나. 참 멋진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 여자의 몸으로 어쩌면 저렇게 대범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린 나이에 어쩌면 그리고 지혜로울 수 있었는지. 부럽기만 했다.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그녀 역시 그녀의 부족한 경험과 지식을 책을 통해 얻었단 것이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하나둘 배우고 익혀나가다 보면 나도 라뜨나처럼 폭넓은 지식과 풍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가야에 대해서도, 가야의 초대 국왕 김수로에 대해서도, 가야의 첫 황후 허황옥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자 나는 가야와 수로왕, 수로황후에 대한 것들이 너무 궁금해졌다. 그래서 책을 읽은 후 인터넷을 통해 가야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니, 생각보다 가야에 대한 정보도 많았고 이미 알려진 것도 참 많았다. 무엇보다 1994년엔 ‘김수로왕비 허황옥’이란 책이 이미 나왔었고, 2009년엔 ‘가야여왕 허황옥’이란 총체극이, 2010년엔 ‘김수로’라는 드라마까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김수로와 라뜨나.. 허황옥. 이 둘을 세계적인 커플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었다. 유라시아대륙 북방의 흉노족 출신인 김수로와 유라시아 남방의 인도인 출신인 허황옥의 만남이었으니 말이다. 특별했을 이들의 만남은 아름답기까지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함께 하는 것이 행복했을 것 같다.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백성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허황옥. 그녀는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런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씨앗을 내 가슴에 심어놓은 듯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책을 펼쳤지만, 책에 담겨진 이야기 외에 더 많은 것을 스스로 찾아보게 만드는 책.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나 이제 막 우리의 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말이다. 역사책을 통해 배우는 딱딱한 지식 전달식 배움이 아니라,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통해 살아있는 역사를 느끼게 만들어 줄 테니까. 조금 아쉬운 것은 내가 이 책을 학창시절에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것이다. 내가 책상 앞에서 앉아 역사책을 펼치고 가야의 초대 국왕은 김수로, 황후는 허황옥라는 것에 밑줄을 치며, 머리로 이 사실들을 외우고 있을 때, 누군가 이 책을 나에게 보여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난 이 사실들을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머리 속이 아니라, 오랫동안 머물 내 가슴 속에 남길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 연필과 지우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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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역사관에서 벗어난 또 하나의 이야기]
시대가 변하면서 역사에 대한 인식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역사적인 자료를 근거로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어서 분석하는가에 따라서 중요시 되는 인물과 시기가 있고 같은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학창시절 학교에서 가야에 대해서 배웠던 정보는 극히 미비했다. 어디 그것이 가야 뿐이겠는가? 삼국을 통일한 승전국인 신라를 제외하면 고구려나 백제의 역사 역시 편중되고 조명받지 못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두 나라에 비해 가야는 철기문화가 발달했으나 그 결집력이 부족해서 신라에 멸망했다는 정도와 건국신화와 관련된 설화 정도가 아닌가 싶다. 부족한 정보 탓도 있겠지만 주류에 대한 관심 때문에 뒷전으로 미뤄졌던 가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나 역사적 조명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건국신화를 통해 어디선가 나타난 알들에 대한 설화가 많다. 가야 설화 역시 구지가를 통해서 어디선가 나타난 알이 그 중심에 있다. 과거부터 이 알은 어디에서 나타났을까 궁금했을까 궁금했었는데 요즘은 이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제기된다. 단일민족국가임을 강조하여 어찌보면 외부와의 관계에 소극적이던 역사관에서 벗어나 다른 민족의 유입에 대한 설도 비중을 더해가고 있다. 이 소설에서도 인도로 추정되는 아유타 국에서 온 라뜨나가 가야의 김수로 왕과 결혼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기존에 가야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부족한 상상력의 장을 넓혀주고 있다. 얼마전에 방송되던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지만 연관되는 측면이 적지 않아서 읽는 이들에게도 충분한 흥미를 주는 것 같다.
가야의 역사를 한반도 안에서만 바라보려고 했던 관점에서 벗어나 외부에서 유입된 여인을 여왕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하지 않을까 싶다. 평범함 여인이었다면 김수로의 부인이 될 수 없었겠지만 무역에 대한 뛰어난 감각과 발전된 철기문화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에 두 사람의 결합이 가능했음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아유타국을 상징하는 쌍어문과 그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하기에 수로왕의 무덤에서만 발견된다는 쌍어문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해결되지 않았나 싶다.
많은 자료가 남아있지 않기에 역사는 계속 연구되고 끊임없이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드는게 아닌가 싶다. 교과서 속의 한정된 역사만을 배우던 아이들에게 역사가 가지는 무궁무진한 상상의 힘과 호기심을 갖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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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였던가. 그토록 유구한 역사를 지녔음에도 가야는 우리 나라 역사 중에서도 크게 조명을 받지 못한 나라다. 위인 김유신으로 가야에 대한 애달픔이 잠시 자리잡았을 뿐 수업 시간에 배웠던 구지가의 의미를 몇 줄 외웠던 지식으로는 가야에 대한 호기심조차 일으킬 수 없었다. 근래 인기를 끌었던 철의 제왕 수로로 가야 이야기가 부각되어 더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 마저도 수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그 베필 허황옥에 대한 이야기는 그 드라마와 이 책으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왕위를 물려 받을 수 없는 후궁의 아들과 결혼시키려는 월지족의 정략 결혼 제안을 피해 겨우 열 살의 나이로 오빠 락슈마나와 함께 자신의 나라 아유타국을 떠나게 된 라뜨나 공주. 바다의 폭풍우도 여행 중 겪는 그 어떤 시련도 그녀의 의지와 당당함을 꺾지 못했다. 어려운 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고 운명의 실이 이끄는 것처럼 별채의 손님으로 예란성 왕자 청예로 가야의 수로왕으로 인연은 몇 번의 담금질을 통해 더 단단히 둘을 결속시켰다. 처음 예사롭지 않았던 그의 기품과 따스한 시선에 가슴이 뛰었던 소녀 라뜨나처럼 수로왕 역시 그녀에게 끌렸지만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라는 점과 자신의 딸을 황후로 보내고싶었던 아도간 족장은 갖은 방법으로 그녀를 힘들게 하지만 용기와 지혜로 가야인들의 어머니가 되었다. 조선 시대에는 남녀칠세부동석의 유교 사상이 뿌리 깊어 남녀간의 자연스러운 연애 감정이 자유롭게 표현되지 못했지만 그 이전 시대들은 비교적 개방적이었다고 읽었다. 그렇다손치더라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주변국도 아닌 먼 아유타국의 공주가 한 나라의 국모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가 조금만 약했더라도 조금만 더 우유부단하고 현명하지 않았더라면 수로왕의 부인으로 서지 못했을 것이며 옛 노래 속에 이야기 속에 주인공으로 등장할 수 없었으리라. 아이들 대상의 책으로 나왔으나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충분한 책이라 생각되고 허구성을 지녔다 하나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철저히 고증하고 작가의 상상력을 입혀 쓴 글이므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더 깊게 탐구하는 좋은 디딤돌이 되어줄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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