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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나가보면 일본 추리소설이 마치 추리장르의 대세인냥 진열장을 차지하고 있다. 하긴 본격추리니 사회파 추리니 하면서 미묘한 심리묘사를 참 잘 표현하여 독자를 이끌어들이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예를 들어 모방범이나 용의자x의 헌신 등)이 최근 인기를 얻긴했다. 그런데 자주 일본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스토리 전개나 소재가 어째 서로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보니 최근에 읽는 몇몇 작품은 구성이 괜찮은데도 불구하고 심드렁하게 "그렇지 뭐~"하는 무감각, 무감흥에 이어 약간의 지루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차에 프랑스 추리소설계의 새로운 여왕이라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를 손에 잡게 되었다.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 일단 제목에서 호기심을 일으킨다. 작 중 시점의 4개월 전, 처음으로 파리의 12구에서 파란 분필로 그린 동그라미가 모습을 드러낸 이후, 도시의 곳곳에서 새벽마다 발견되면서 파리 지식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처음에는 인도에서 발견한 쓰레기(맥주깡통이나 작은 채소바구니, 클립, 구두 등)을 가운데 두고 그 주변에 지름이 약 2미터가량 되는 동그라미와, 항상 교양인의 필체로 보이는 "빅토르, 고약한 운명 같으니, 너는 밖에서 무얼 하고 있느냐?"라는 문장이 우아한 필기체로 적혀 있다. 그 동그라미 안에 죽은 쥐, 짓이겨진 고양이 시체가 등장하여 잔인한 무언가의 검은 그림자를 들이더니 어느날 목이 잘린 여자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본격적인 추리소설의 세계로 이끌어들인다.
소설의 얼개는 사각구도로 이해하면 전체를 관망할 수 있다. 아담스베르그의 캐릭터는 그 옛날 유명한 형사물 '콜롬보'를 연상하게 한다. 돌투성이 산골에서 태어나 작고 단단한 체구와 길들여지지않고 혼자있기를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마흔다섯살의 갈색머리 프랑스인이며, 형편없이 구겨진 바지 무릎에 대고 그림그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기분 내키면 그 마음에 따라가는 '산 사나이'이지만,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은 동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독창적이다. 흐리멍텅한 듯 하면서도 사건의 조작을 끼워맞추는 추리력은 유명한 형사탐정 '콜롬보'의 피터 포크 이미지와 살짝 겹쳐진다.
어쨌거나 정통추리소설의 기본틀(살인사건발생-수사의 난항-해결의 실마리-위기 또는 반전-해결과 설명) 속에서 일본추리소설과는 다른 스케일로 풀어가는 방식이 일견 느슨한 듯하면서도 묘한 기대와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연이어 터지는 살인사건을 따라가면서 이것이 복선인가 암시인가 생각하기도 하고, 동그라미 사나이가 제공하는 트릭과 반전에 몰입 하다보면 책은 어느새 끝부분에 다다르게 된다. 흡입력을 가지는 동그라미 사나이의 행적과 허를 찌르는 클라이막스 부분은 이 작품이 왜 '2009년 영국 추리소설작가협회상 수상작'인지 알게 해 준다(작품은 1996년에 발표). 직관적인 아담스베르그와 논리적인 당글라르가 콤비를 이루는 사건 추적과 함께, 수년 전 소리없이 사라져버린 연인 '카미유'를 등장시켜 그려내는 감성처리 또한 일본추리와는 다른 느낌으로 자리 잡는다. 프랑스 특유의 쿨한 여성관계를 보이는 듯 하면서도 카미유에 대한 변함없는 순정은 읽기에 따라 우리 속에 내재된 그리움을 끄집어낸다. 북 역에서 그녀를 만나 릴 역까지 두시간의 기차동행은 만남과 헤어짐의 여운으로 인간 아담스베르그의 삶을 관조하게 한다. "기차에 재킷을 두고 내린 걸 그제야 깨달았다. 그는 카미유가 그 재킷을 입었을 거라고 상상했다. 소매가 손가락 끝까지 내려와서 헐렁거리는 옷을 입어도 그녀는 예쁘기만 하다고, 예쁜 그녀가 창문을 열고 밤 풍경을 내다보는 중일 거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함께 기차에 타고 있지 않으므로 카미유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처지였다. 아담스베르그는 걷고 싶었다(296쪽)... 카미유는 복도로 나와 담배를피웠다. 양손은 아담스베르그의 재킷 소매 속으로 쑤셔넣었다. 풍경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297쪽).
현재 프랑스에서는 바르가스의 추리소설을 '롱폴(Roman policier의 축약)'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인정해주고 있으며, 아담스베르그와 몇몇 등장인물은 이 한권에서 끝나지않고 시리즈처럼 다른 책에서도 이어진다고 한다. 몇몇 이해가 잘 안되는 (예를 들어 마틸드는 서장이 매춘부가 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하는 이유 등) 부분이나 아쉬운 부분(삽화 한두어개 있었으면...)도 있지만, 끝까지 실제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게하는 잘 짜여진 플롯은 밀실형 일본추리소설에서 한번쯤 벗어나고자하는 매니아들에겐 꽤 괜찮은 신선함으로 와닿을 듯하다. 이 작품 이후에 발표한 '해신의 바람 아래서(2004년)'는 이미 우리나라에 소개된 모양이다. 시간을 내어 찾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가져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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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바르가스에게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고 한다.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어서는 안되며, 독자를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붙잡아 둘 수 있어야 하고, 독자를 배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는 바르가스의 원칙을 약 98.5% 지켜졌다고 평가하겠다.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는 이야기의 전개 과정을 철저히 지킨 추리소설이다. 미행이라는 특이 습관을 지닌 저명한 해양 학자와 육감을 지닌 장님의 만남은 '도입'이자 '발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둔하고 느리지만 - 주인공이 언제나 그렇듯 - 완전 무결한 일처리 능력을 지닌 아담스베르그와 몇 명의 경찰 동료들, 그리고 파란 동그라미의 발견들이 '전개'부분이다. 또, 부정의 기운이 전혀 감돌지 않던 동그라미 안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위기'이며 네 명의 인물들이 용의자에서 점차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로 바뀌는 부분이 '절정'이고 썪은 사과 냄새, 잡지 따위로 반전 효과를 표현한 부분이 '결말'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덮음과 동시에 이야기 흐름이 말끔하게 정리되는 이 부분이 바르가스의 첫번째, 두번째 원칙이 잘 지켜졌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리고 바르가스의 지적 유희를 증명하는 표현들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다음은 책에 딱 한번 등장하는 아담스베르그의 누이가 아담스베르그의 여자친구를 평가한 부분이다.
"그 정도면 합격, 완벽한 몸매, 한 시간 정도 함께 있으면 즐겁고, 머릿속은 중간 정도에서 아주 심한 정도록 복잡하며, 정신세계는 구심성이며 주된 생각 또한 구심성며, 대략 세 가지쯤 되는 중심적인 생각이 축을 이루고 있어서 두 시간쯤 같이 있으면 대화가 공회전에 들어가게 될 것이며, 침대에서 사랑을 나눌 때는 노예처럼 순순히 남자의 요구에 따르며, 다음 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론은 지나치게 남용하지 말고 가능하면 바꾸는 것이 좋다."(91p)
종합적으로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는 탄탄한 짜임새, 개성 넘치는 인물들, 위트 있는 표현들이 가득한 소설이다. 그리고 옮긴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처럼 바르가스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또 그녀의 소설에 등장한다고 한다. 스쳐가지만 언젠가는 만날 인연처럼 흑백영화의 낭만을 품고 있는 그녀의 다른 작품들이 사뭇 궁금해진다. 깊어가는 가을 따뜻한 커피와 어울리는 바르가스의 깨끗한 추리 소설의 세계에 꼭 한번 빠져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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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잊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파리 5구의 경찰서장으로 부임한 '아담스베르그'에게 파리란 그가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라고 했다. 그런 그의 도시를 피로 물들이는 '살인범'을 그가 용서할 리가 없었다. 파란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동물부터 사람까지 처참하게 살해하는 사나이를 뒤쫓는 엘리스 수사관 아담스베르그는 추위를 잊게 만들고 지금의 이 계절이 겨울임을 잊게 만들고 말았다.
째깍째깍....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를 자각하게 된 건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언제 해가 저 버렸는지...그런 시간의 흐름 따위는 싹 잊은 채 몰두하게 만드는 소설 속에서 4건의 살인 사건을 해결한 아담스베르가 쫓는 건 살인범과 그의 첫사랑 카미유였다.
8년 전 홀연히 사라진 아름다운 여인과 동그라미 사나이 중 그가 미치도록 잡고 싶었던 대상은 누구였을까.
<맨발의 백작부인>이라는 영화 속 '마리아 바르가스'에서 따 온 필명인 '프레드 바르가스'로 활동하고 있는 프레데릭 오두엥루조는 '롱폴'이라 불리는 그녀만의 추리 소설 안에서 <아담스베르 시리즈>와 <복음 3총사 시리즈>를 둘 다 성공의 반열에 올려 놓았지만 사실 개인적인 취향에 더 가까운 건 복음 3총사 시리즈이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는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시작부터 그 끝까지.
범죄소설을 처음 읽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없이 권할 수 있는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에서 결국 살인극은 막을 내렸지만 주인공인 아담스베르는 고백하고 있다. '나는 잠이 오지 않는다'라고.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이 남자의 심리상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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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원제, L'Homme aux cercles bleus, 그리고 영어 원제 The chalk circle men를 합하면 정확한 범인이 나온다. 파란 분필로 동그라미 (를 그린) 사나이.
영국추리작가협회 (The Crime Writers' Association)상, 즉 Daggar상의 International부분 수상작이다
아담스베르그가 등장하는 이 시리즈 첫권에서 이미 주인공은 명성을 얻고있다.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 졸업후 키 커트라인에 간당간당 경찰시험에 합격한후 그는 고향인 피레네산맥근처 국경지역에서 화려하게 사건을 연달아 해결하고는, 파리5구로 승진, 이동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셔츠 한쪽은 바지 밖으로 내놓고도 그닥 신경도 안쓰이며 이방인처럼 (그럼에도 동료들 배려는 잘 해가며) 사건을 캐치해간다. 결정적으로 그는 목소리와 매너가 꽤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강력하다.
그는, 셜록 홈즈형의 물리적 실마리보다는 직관적으로 사건을 파악하는 형이다. 근데 그게 무척이나 천재적으로, 인간의 잔인함에 대한 빠른 인지와 인간성격을 몇문장으로 아우를 수 있는데다, 상대방의 다음 행동과 대사까지도 거의 완벽하게 짐작 가능하다.
뭐, 그럼 일적인 면으로 다 완벽하지만, 그에겐 구멍 하나가 있다. 영원한 연인, 카미유 (그런데, 일전의, 엘리자 베스 조지의 토마스 린리와 같은 구석 : The Great Deliverance (The Inspector Lynley 시리즈 #1) 이 있는데, 그건 사랑하는 여자는 마음에 두고 몸은 '오는 여자 막지않는다' 주의라는거. 난 솔직히 이런 류가 가장 싫다. 매번 여자가 바뀌는 바람둥이보다 더. 왜냐면 바람둥이는 짧을 뿐이지 그 순간 만큼은 상대방을 온전히 상대하지만, 위의 류는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류니까)
(배역을 맡은 Jean-Hugues Anglade, 난 이보다는 더 살집이 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
뭐, 그래도 사건은 재미있으니까 잘 해결하니까 패스 (근데, 가독성 떨어지는 문장이 간혹 있어, 읽다 "뭐래?"하면서 읽기가 좀 싫어졌다).
같이 등장하는 형사 당글라르도 꽤 마음에 든다. 오후 4시 이후에는 의지할 수 없는, 알콜중독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바람난 아내가 놓고 간 두번의 쌍둥이, 즉 네명의 아이 포함, 아내가 낳았으나 자신의 아이가 아닌 아이까지 5 아이를 차별없이 사랑으로 키운다. 조금 교육이 걱정되지만, 아이들과 오손도손 사건을 논의하고, 아이들이 자기를 걱정하면 가슴따뜻해지면서 행복해한다 (귀여워~)
이야기는, 해양학자 마틸드의 취미생활에서 시작된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관찰하듯, 육지에선 사람들을 관찰하는 그녀는 어느날 눈이 먼 미남 샤를을 만나고, 아무리 해도 그를 다시 만날 수 없던 그녀는 이러저러한 (나중에 나온다. 이 이러저러한...이 뭔지) 이유도 있을겸, 아담스베르그 서장을 찾아간다.
한편, 어린시절 몸매는 왜소했던 한 소년이 가엾은 개에게 한 행동 (아, 용서가 안돼, 나쁜 자식!!! 그러게 동물에게 잔인한 행동을 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인간들은 꼭 인간에게도 해를 저지른다고!!!!! ) 을 보고 인간의 잠재된 잔인함을 파악했던 아담스베르그는, 당글라르에게 말한다. 몇달전부터 파리전역에서 파란분필로 지름 2미터경의 동그라미를 그리고 다니며, 원밖에는 '빅토르, 고약한 운명 같으니, 너는 밖에서 무얼 하고 있느냐?'는 글자, 그리고 그 안에 무언가를 넣어두는 일이 벌어지는데, 거기서 예전의 경험처럼 '잔인함의 고름'이 새어나온다며....
편집증환자치곤 일정한 것이 없는 주기와 장소, 그러나 원 안에는 무의미한 쓰레기에서 죽은 동물의 사체로 바뀌고, 이젠 목이 잘린 여자의 사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연달은 살인사건.
목격자인 마틸드를 경찰서로 불러서 물어보면 될 것을......조금 답답하다, 뭐 '직관'이 정답률 100%의 무기인 아담스베르그는 사건을 추적하고...
꼭 러시아문학 읽으면 "참, 사람들 말도 많아"하듯 정말 말도 많은 사람들의 말 중에서 의미가 다르고 조금씩 드러나는 것들이 연결되고, 책장이 다 끝나기도 전에 드러난 결말에서 뭔가 꺄우뚱할떄, 역시나...모든 퍼즐의 그림이 제대로 맞게 다시 판을 흔들고 다시 맞춰진다.
어떤 물리적 실마리를 강조하기보다는, 아담스베르그의 직관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어쩌면 독자와의 '공정치 못한 추리게임'이 아닌가 생각하기 쉽지만, 자세히 보면 모든 것들은 다 독자에게 공개되어있다. 여러가지의 사실 가운데 의미를 찾아내는게 아담스베르그의 몫.
아담스베르그, 당글라르와 같은 등장인물들의 매력 때문에 난 이 아마도 이 시리즈에 대한 충성도를 점점 더 높여가게 될거 같다.
p.s: 1) 프레드 바르가스 (Fred Vargas) - 아담스베르그 (Commissair Adamsberg) 시리즈 1. 1991,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 L'Homme aux cercles bleus; English title: The Chalk Circle Man, 2009 (International Dagger award) - Three Evangelists series 1. 1995,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 Debout les morts; English translation: The Three Evangelists, 2006, (Prix Mystère de la critique; International Dagger award) 2. 1996, Un peu plus loin sur la droite; English translation: Dog Will Have His Day, 2014 3. 1997, Sans feu ni lieu
2) 아담스베르그 시리즈가 극장영화 1편, TV영화 4편으로 만들어졌는데, 그중 아래가 이 작품. youtube에 찾아보니, 영어자막이 있는 작품이 있다. 그리고 wiki를 볼때마다 놀라는 것은, 추리관련해서 번역된 자료중에 꼭 일본어가 있는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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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 집에 몇권 있다. 내인생, 니가 알어?는 나에게 없는 책이고 안 읽었던 같아서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게 된 책이다. 한마디로 이렇다 저렇다 말 할수 있는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은 분명 야한 내용들로 되어 있다. 너무 대놓고 쓰여 있어서 썩 좋은 기분으로 읽은 책은 아니다.
난 일본인들의 생활상을 잘 모른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성 문화에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며 스스럼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헌데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15년을 살다온 친구를 통해서 들은 일본은 내가 알던 일본의 모습도 있지만 틀린 부분도 상당히 많았다.
이 책이 성을 주 내용으로 쓰여 있으며 6명의 남녀의 입장에서 자신은 보지 못하고 타인을 보는 그들을 만나게 된다. 명문대 출신에 120kg이나 나가는 대인 기피증을 알고 있는 프리랜서 기자 '스키야마 히로시'는 자신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이 명문대를 졸업 했다는 사실에 도서관에서 만난 뚱뚱하며 못생긴 '다마키 사유리'를 속으로 흉본다. 그녀는 남자들을 이용 그들과의 성관계를 찍은 비디오를 팔면서 돈을 버는 여자다. 여자들을 이용 돈을 버는 카바레 클럽 스카우트맨 '구리노 겐지'와 평범한 일상의 생활이 권태로워 스스로 에로 배우의 길로 들어선 '사토 요시에' 그녀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님를 방치하며 죽게 만들며 탄로나는 것이 두려워 옆집에서 나는 개소리에 신경이 예민해져 불을 지르러 온 청년 '고이치'에게 자신에 집에 불을 질러 줄것을 부탁하게 된다. 에로소설과 전락한 대머리 아저씨 게이지로와 에로배우로 나선 요시에의 딸 도모코까지...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책은 아니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듯이 여러 삶의 모습이 있을 것이기에 소설 속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삼가하려고 한다. 허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이름을 보고 책을 빌린 나에게는 실망스런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소설속 인물들은 나름의 사연을 갖고 전부 밑바닥 삶을 살아가고 있다. 조금은 황당하고 어이 없는 소설이지만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은 독자들마다 다르므로 독자 개개인의 판단에 맡겨두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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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음성에 이끌려 저도 모르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드는 아담스베르그 형사. 프랑스 고전 추리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경찰 메그레 경감의 뒤를 잇는 인물이라 생각된다. 파리 5구 경찰서 서장으로 부임한 장 바티스트 아담스베르그는 빙긋 웃으며 부드럽게 악수를 청하고 나직나직 설명을 하고 남들이 하는 말을 듣는다. 생김새는 예순 개쯤 되는 얼굴이 이리저리 겹쳐 하나의 얼굴을 이루는 듯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이는 독특한 모습이지만 미남이라는데 의의가 없다. 과연 어떤 얼굴일까? 상상이 가지 않는 인물이라 더욱 관심이 생기는 캐릭터다. 스스로 느려 터졌다고 평가하지만 부드러운 겉모습 안에는 예리한 직관이 살아 숨 쉰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청할 때나 생각에 잠겨있을 때는 계속 무릎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출동합시다!’ 라니. 조금 생뚱맞다. 서평에서 이야기하는 긴장감과 반전은 없는 편으로 프레드 바르가스의 ‘롱폴’의 세계에 그다지 빠질 것 같지는 않은데, 뭐 그런대로 재미는 있다.
파리의 거리에 나타난 파란 동그라미를 그린 다음, 그 안에 고양이나 사람 시체를 넣는 기괴한 사나이에게서 심상치 않은 잔인함을 느끼는 아담스베르그. 조만간 심각한 범죄가 일어날 것 같은 예감에 민완형사 당글라르에게 거리의 파란 동그라미를 매일 자세히 확인할 것을 지시한다. 동그라미에는 분필로 늘 같은 구절이 적혀 있다. ‘빅토르, 고약한 운명 같으니, 너는 밖에서 무얼 하고 있느냐?’ 동그라미를 그리는 사람은 과연 편집증 환자일까? 아담스베르그의 예상대로 어느 날 동그라미 안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사람들을 미행하는 취미가 있는 여류 해양학자 마틸드 포레스티에는 동그라미 사나이를 미행한 적이 있어 알고 있지만 살인자는 아니라고 단언하고, 그녀의 집에 세입자로 살고 있는 미남 맹인 샤를 레이에와 기묘한 할머니 클레망스 발몽 역시 수사망에 들어온다.
“나는 월, 화, 수요일, 이렇게 3일을 묶어서 한 조각이라고 생각해요. 1부죠. 1부에 일어나는 일들은 2부에 일어나는 일들과는 근본적으로 종류가 달라요. 일반적으로 1부에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편이에요. 2부에는 좀 더 속도감 있고, 신나는 일들이 생겨요. 리듬이 다른 거죠. 1부 동안엔 뭔가에 관심을 갖고, 뭔가를 믿고, 뭔가를 발견하죠. 2부 동안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배우는 것이 없어요. 2부 동안엔 실패라고 할 것도 없어요. 중대한 결과가 나올 일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1부 동안엔 잠깐만 한눈팔면, 완전재앙이죠. 일요일은 당연히 3부죠. 일요일 하루만으로도 일주일 치를 모두 합한 것과 맞먹어요. 3부는 그야말로 완전 무법천지인 거죠.”(p45~46)
독특한 취미처럼 독특한 사고방식의 규칙을 적용하며 살고 있는 호기심 여왕 마틸드의 철학이다. 월화수와 목금토, 그리고 일요일. 그녀가 만든 일반론일 뿐이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월요일의 열의는 목요일엔 사그라지곤 하니까 말이다. 생각해보면 나의 경우 새로운 일을 벌이기에 목요일은 조금 애매하다고 생각되어 다음 주로 미뤄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다지 좋은 습관은 아닌 줄 알면서도. 하지만 사람 습성이란 참 변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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