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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세계 문학의 숲 :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시공사] 세계 문학의 숲 :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내용보기
[시공사] 세계 문학의 숲 :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1권에 이어진 2권에서도 우리의 주인공 프란츠 비버코프의 험난한 인생이 펼쳐진다.앞권에서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인생이었는데, 이번에도 이어지는 여러 비극적인 상황들....모처럼 마음 먹고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보고자 맘 먹고, 주변 친구들의 도움도 받고 여인의 도움으로 인해 재기를 꿈꿔 보지만...어떻게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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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세계 문학의 숲 :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1권에 이어진 2권에서도 우리의 주인공 프란츠 비버코프의 험난한 인생이 펼쳐진다.
앞권에서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인생이었는데, 이번에도 이어지는 여러 비극적인 상황들....
모처럼 마음 먹고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보고자 맘 먹고, 주변 친구들의 도움도 받고 여인의 도움으로 인해 재기를 꿈꿔 보지만...
어떻게 보면 악인이라 생각되어지는 라인홀트랑 또 엮이게 된다.....
결국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잃는 것도 모자라 프란츠의 전과 때문에, 연인을 살해한 살해범으로 몰리고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한 비버코프는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정신병원에 가게 되는데, 진실은 드러나도 또 다시 반복하여 베를린으로 돌아오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1권도 마찬가지지만 2권도 어렵다.
요즘 소설들과는 형식도 다르고~
문체도 영화기법으로 작성되었다고 하는데, 글을 읽을때는 조금 어려웠다. 그래도 사실적인 묘사 등은 어느 정도 배경이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다행히도 2권 마지막의 설명과 주석이 도움이 된다.

앞에서도 몇번이나 좌절하고 안 좋은 일들을 겪었는데 2권에서도 불행한 일들의 연속이다.
어떻게 프란츠 비버코프에게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가 전과범이기 때문에? 아니면 본질이 악해서? 아니면 이 시대 1920년대 말의 시대 상황이 그럴수 밖에 없도록 몰아간 것인지..
마음은 제대로 살고자 하나 불행만 이어지는 프란츠의 모습이 참 안쓰럽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주변 친구들이 중요함도 새삼 느껴진다는.. 라인홀트를 보면 말이다.)


사실 프란츠 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살아가면서 최선을 다해 현실에 충실하고자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주변 상황, 현실의 흐름 등에 따라 원래 의도와는 원치 않는 결과들을 초래할 때도 참 많다.
비버코프보단 약한 강도겠지만 우리는 누구나 다 비슷한 경험들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목표, 노력, 좌절, 재도전, 꿈, 실천, 포기 등등...

한 사람, 프란츠 비버코프의 일생 중 단편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
그 사람과 주변인물, 또 그 안에 시대의 모습까지 모두 담아낸 소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1927~1929년 이 시대 상황을 미리 공부를 하고 들어갔다면...
독일 소설의 특징을 미리 공부했다면...
알프레드 되블린(Alfred Doblin)을 미리 연구했더라면...
책을 보면서 느꼈던 답답함이나 어려움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았을까 싶다.
앞으로 고전을 볼때는 조금은 공부를 하고 봐야겠다는 교훈도 얻게 한 책이다. 나중에 한번 더 본다면 조금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거 같다.




YES마니아 : 로얄 r*****8 2010.12.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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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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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게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이동 서적 상인이 길거리에 서서 자신의 수입이 형편없음에 대해 욕을 하고 있자니 체자르 플라이슐렌*이 책을 실은 수레로 다가왔다. 그는 욕설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상인의 젖은 어깨를 툭툭 치고는 이렇게 말했다.  "욕을 그만두고 마음에 태양을 지녀요." 그는 이렇게 위로하고는 사라졌다. 이것이 그의 우명한 태양시의 계기가 되었다. 그런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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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게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이동 서적 상인이 길거리에 서서 자신의 수입이 형편없음에 대해 욕을 하고 있자니 체자르 플라이슐렌*이 책을 실은 수레로 다가왔다. 그는 욕설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상인의 젖은 어깨를 툭툭 치고는 이렇게 말했다.

 "욕을 그만두고 마음에 태양을 지녀요."

그는 이렇게 위로하고는 사라졌다. 이것이 그의 우명한 태양시의 계기가 되었다. 그런 태양을,

물론 그와는 다른 태양 하나를 비버코프도 속에 지녔다. (384)

 

*서정 시인  

프란츠는 왜 라인홀트에게서 멀어지려고 애쓰지 않았을까. 애인 미체가 라인홀트의 손에 살해되고,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형사에게 잡히고 부흐 정신병원데 당도, 다시 정신병원에서 나와 거리의 자유를 맛보기까지 궁금했던 점은 그것 하나다. 죄는 항상 네 안에 살아숨쉬고 있으니- 이런 예언적인 조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불러일으키고자 했던 걸까. 우리의 프란츠는. 살아있는 생생한 기쁨을 손에 쥐고서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살아있는데 아직 행복이라는 걸 맛보지 못해 다른 사람들의 까닭을 알 수 없는 웃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선 주먹이 운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굳이 다른 사람의 행복까지 빼앗으려고 노력한다. 그런 게 진정으로 살아가는 거야, 이런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 한가득하다면 그 아이는 나중에 커서 어떻게 될까. 라인홀트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로 모든 것들이 소급될 수 있다면, 그런 소급 과정을 바란다면 그야말로 정말 철부지 같은 짓거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방이 새카맣다. 그녀의 얼굴은 맞아 죽었다. 이빨도 맞아 죽고, 눈도 맞아 죽고, 입도, 입술도, 혀도, 목도, 몸도 다리도, 자궁도, 난 당신 여자, 당신이 날 위로해줘야 해, 경찰 관할구역 슈테틴 정거장, 아싱거. 난 몸이 좋지 못해요, 이리 와, 우린 곧 집에 닿을 거야, 난 당신 여자. (222)

이건 비단 남자만의 사랑인 걸까. 진실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자는 항상 진실을 말하고 항상 진실을 듣고자 하는데 남자는 그렇지 않다. 진실만을 듣는다면 여자의 거짓말 속에 뒤섞인 진실만을 잘 헤아려서 듣는다면 오해 같은 건 생기지 않을 텐데, 듣고 싶은 말만 듣고자 하지는 않을 텐데, 마치 눈뜬 장님처럼 여자를 바로 코 앞에 두고도 엉뚱한 곳만을 향해 팔을 내미는 꼴이잖아. 문학 작품 속의 남자들은 그래도 현실의 남자들보다는 좀 더 나은 편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라인홀트, 그마저 사랑에 대해서 희망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 서정 시인이 마음 속에 태양을 품으라고 했을 때 라인홀트 역시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사실, 그것도 진심으로. 온몸과 마음을 다해, 하지만 나는 변할 수 없는 인간, 그러니 대신 욕설을 내뱉으면서 그 태양을, 사랑의 광휘를 얻고자 했던 게 모든 불행의 사소한 어긋남의 출발이었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까. 이런 치졸한 변명을 꼭 해야만 하는 걸까. 여자는 그런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봤자 미체가 아무리 라인홀트에게 욕설을 하며 프란츠에게 손을 내밀어봤자 프란츠는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그 손을 대신 라인홀트가 잡아 여자는 자신이 갖고 있던 모든 사랑과 모든 시간을 빼앗기고만다. 누구에게 화살을 날려야 할까. 이럴 때, 이런 경우, 아무도 책임을 대신하려하지 않고 프란츠는 라인홀트를, 라인홀트는 프란츠에게 화살을 겨누려 할 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겠노라 할 때 죽은 미체의 시신은, 이미 생명을 빼앗긴 미체의 두 눈은 누구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을까.

 

경쾌하게 이어진다. 프란츠 비버코프는 실수로 애인을 죽였다. 죽지 않을 정도까지 때렸는데 그만 죽고말았다. 그리고 감옥으로 갔다. 4년이 흘렀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으로 간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사람들과 잘못 어울린다. 팔을 잃는다. 외팔이가 되었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 죽음의 신을 따돌리는데 성공한 프란츠는 일을 하며 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이런 사랑은 내 평생 처음이야, 이런 여자는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야, 그러면서 죽을 때까지 이 여인을 놓치지 않겠노라 한다. 하지만 사랑은 그런 식으로 영원이란 말과 뒤섞이려 하지 않는다. 팔을 가져간 라인홀트는 그의 애인 미체마저 가지려하고 미체는 모든 진실을 아는 순간 거세게 라인홀트에게서 나오려고 하지만 라인홀트는 모든 것들, 모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괴력을 지니고 있다. 미체는 사랑도 목숨도 잃는다. 진실한 사랑이 사라지고난 후에야 모든 것들을 이해하게 된 프란츠는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려고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쉬이쉬이 모든 것들을 품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만의 태양을 가슴 속에 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다시 살아 돌아온 프란츠. 경비 보조가 되어 다시 삶의 광장 안으로 돌아왔다. 여기 한 인간이 있다. 자신의 두 다리로 굳건히. 가슴 안에는 여전히 태양을 안고.

 

 

 

v******s 2010.12.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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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 숨어있는 삶의 가치를 새삼스러이 이야기하다 - 세계문학의 숲
"일상 속에 숨어있는 삶의 가치를 새삼스러이 이야기하다 - 세계문학의 숲" 내용보기
프란츠 비버코프를 쫓아가는 여정은 숨가쁘기만 하다. 프란츠가 생각한 것들과 주변의 상황들과 인물들은 어찌도 그리 다르기만 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그는 힘들기만 하다. 2권에서야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는 그의 사랑과 그를 다시 모함하는 대적자, 그의 친우들은 범죄의 삶 속에서야 드러내는 프란츠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 하다. 성경의 욥기와 일리아드와 오디세우스를
"일상 속에 숨어있는 삶의 가치를 새삼스러이 이야기하다 - 세계문학의 숲" 내용보기
프란츠 비버코프를 쫓아가는 여정은 숨가쁘기만 하다. 프란츠가 생각한 것들과 주변의 상황들과 인물들은 어찌도 그리 다르기만 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그는 힘들기만 하다. 2권에서야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는 그의 사랑과 그를 다시 모함하는 대적자, 그의 친우들은 범죄의 삶 속에서야 드러내는 프란츠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 하다. 성경의 욥기와 일리아드와 오디세우스를 교묘히 이야기한 내용들은 어찌 그리도 절묘한 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지금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의 사랑하는 미체와 에바와의 만남과 사랑의 과정은 그 시대 뒷골목 풍경을 어김없이 보여주면서 전후의 복잡미묘하고 처절한 삶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들이 나누는 사랑이라는 것은 지극히 한시적이며 스스로를 구속하는 그런 것들로만 보인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라라 생각하지만 내게는 그렇게 보여졌으며, 그들이 집착하고 있는 가치와 경제적인 성공이라는 것이 어찌 그리도 어둡기만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 답답했으나, 그 또한 작가의 의도라면 하면 타당할 것이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에 의해 창조되어진 베를린 알렉산더광장은 프란츠라는 인물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지 않는다. 그는 하물며 전혀 의도하지 않은 우연에 의해 고통을 당하고, 그 우연에 의해서 자신의 사랑과 자신의 정신까지도 잃어버리는 지경이 되니 말이다. 무엇이 옳은가 그른가 그런 것들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윤리의 상충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

프란츠가 진정으로 원한 삶은 무엇이었을까. 미체가 그리도 추구했던 사랑이라는 가치와 에바의 우정과 사랑을 넘나드는 진실은 무엇인가 말이다. 거기에도 여기에도 어떤 곳에도 도시적 삶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게도 하며 사라지게도 한다. 그러나, 그 도시에는 “프란츠가 있는 것일까?” 수많은 군중들 속에 묻혀 일상을 살아가는 나란 존재의 의미를 일깨우는 내용은 직접 들이대고 보여주지 않으며 은유와 냉소로 포장된 스토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삶과 나의 삶의 가치는 과연 무엇이 다른가라는 생각을 하니 무엇이 옳고 그렇지 않은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라인홀츠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선이라 인정할 수가 없는 이 다면적이며 철없는 주인공에게 진하게 느껴지는 연민에 순간 멈칫하게 된다.

그가 느끼고 바라보았을 그 시대는 과연 지금 달라졌는가?

n****0 2010.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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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계 문학의 숲 002 -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알프레트 되블린
"[서평] 세계 문학의 숲 002 -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알프레트 되블린" 내용보기
서평 1편에서 프란츠는 한 팔을 잃습니다. 그리고 헤르베르트 비쇼와 에바는 그를 도와주지만 다시 2편에서 프란츠는 그들을 뒤로 한채 홀로 서기를 갈망합니다. '세상은 조용하다, 질서가 있다, 하지만 무언가 정상이 아니다, 저편에 그들이 저렇게 무시무시하게 서 있구나. 한순간 그것이 아주 분명히 보였다. (p. 11)' 그래서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와 그들이 맡긴
"[서평] 세계 문학의 숲 002 -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알프레트 되블린" 내용보기
서평


1편에서 프란츠는 한 팔을 잃습니다. 그리고 헤르베르트 비쇼와 에바는 그를 도와주지만 다시 2편에서 프란츠는 그들을 뒤로 한채 홀로 서기를 갈망합니다.


'세상은 조용하다, 질서가 있다, 하지만 무언가 정상이 아니다, 저편에 그들이 저렇게 무시무시하게 서 있구나. 한순간 그것이 아주 분명히 보였다. (p. 11)'


그래서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와 그들이 맡긴 돈은 소액만 쓰고자 합니다. 팔은 비록 없지만 그는 자신의 두 발로 서는 것에 집착합니다. 그러나 그는 예전의, 도둑질에 두려워하고 착실하게 살고자 했던 그 프란츠 비버코프가 아닙니다. 그는 장물아비가 되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누군가를 탓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모습은 이상해보입니다. 그는 전혀 자신을 보지않고 오로지 베를린에서 혼자 살아가는 것에 집착합니다.


그러다가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이 신문을 팔면서 지냈던 시절을 가소롭게여기는 모습까지도 보입니다. 그는 에바의 소개로 미체를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집니다. 함께 살게되는데 기둥서방이 됩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이 관계에 의문을 품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체 또한 프란츠가 달라지길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프란츠는 이 엉뚱한 방향이 점점 더 극대화되어 라인홀트의 사업에 가담합니다. 시체와 신분을 바꿔주거나 장물아비의 중개인 노릇을 하거나, 도둑질을 하는 등 악한 일들을 일삼습니다. 그러나 프란츠는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벌어들인 돈에 기뻐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베를린이 바빌론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프란츠는 행복하지 못합니다. 라인홀트와의 관계 때문에 '미체'라는 존재를 자랑스러워하다가 결국은 그녀를 잃고 맙니다. 그 부분을 통해서 '프란츠'와 '라인홀트'의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란츠는 착실하게 살기를 원했지만 자꾸 인생이 악한 결과로 자신을 몰아넣었고 라인홀트는 정말 악한 녀석이지만 그럴듯하게 잘 살아왔습니다.


그런 라인홀트에게 당해놓고도 프란츠는 전혀 그를 탓하지 않고 마지막까지도 그에대한 악담조차 늘어놓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담한 악한 일에 자신 또한 책임이 있다고 여기는 성실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차이에서 둘의 인생은 다른 결말을 맞는 것 같습니다. 그토록 지겹게도 인생이 고달프게만 흘러가던 프란츠에게도 이제는 정말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에서 한 몫을 차지하는 일꾼이 되었습니다. 시멘트 노동자, 가구 운반자, 신문팔이, 장물아비 등의 일용직 노동자의 생활을 하다가 결국은 제대로 된 직장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겪고 깨달은 다음 굳건히 서 있는 것, 쓰러지지 않고 죽지 않고 느끼는 것, 피하지 않고 자신의 영혼으로 서서 꿋꿋이 버티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p. 296)"

 

1편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정신이 없고 광고나 노래, 알 수 없는 대화들의 연속이었다면 2편은 좀 더 '현실'적이 된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정리되고 1편에서의 프란츠의 독백 보다 2편에서는 현실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됩니다. 그래서 1편보다는 2편이 좀 읽기 수월했구요. 마지막에는 작가의 의도들을 직선적으로 정리해줍니다. 1편에서 대체 이 작가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던 것과는 좀 달랐습니다.

 

고통의 시대를 살아갔던 알프레트 되블린. 1929년 이후에 그의 삶은 더 순탄치 못했지만 그는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정치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약삭빠른 것인지도 모르는 순박한 프란츠같은 모습의 사람들. 그러나 결국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을 구성하고 있는 그 도시의 사람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 정보


Berlin Alexanderplatz by Alfred Döblin (1929)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세계문학의 숲 002)

지은이 알프레트 되블린

발행처 (주)시공사

옮긴이 안인희

2010년 8월 10일 초판 1쇄 인쇄

2010년 8월 17일 초판 1쇄 발행


 




e*******d 2010.12.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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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의 숲] 프란츠 비버코프, 이제까지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기를 갈망하다
"[세계문학의 숲] 프란츠 비버코프, 이제까지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기를 갈망하다" 내용보기
자신의 애인이었던 여자를 때려 숨지게 한 프란츠 비버코프는 4년간의 수감 생활을 끝내고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지만 그는 착실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일을 하기 시작한다. 신문팔이, 신발끈 장사 등 돈 되는 일이면 뭐든 하던 그였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바꿔 먹고 장물아비들의 일을 돕게 된다. 하지만 프란츠는 장물아비 일당인 라인홀트때문에
"[세계문학의 숲] 프란츠 비버코프, 이제까지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기를 갈망하다" 내용보기
자신의 애인이었던 여자를 때려 숨지게 한 프란츠 비버코프는 4년간의 수감 생활을 끝내고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지만 그는 착실하게 살기로 마음먹고 일을 하기 시작한다. 신문팔이, 신발끈 장사 등 돈 되는 일이면 뭐든 하던 그였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바꿔 먹고 장물아비들의 일을 돕게 된다. 하지만 프란츠는 장물아비 일당인 라인홀트때문에 팔 하나를 잃고 거의 죽다가 살아 나게 된다. 그후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듯 살던 프란츠는 다시 희망을 얻게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란츠는 그 사고 이후 잠시 퇴보하는 듯한 면을 보인다. 자신을 그렇게 만든 라인홀트에 대해서도 입을 꾹 다물어 버리는 것이다. 우울한 상태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후에는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 - 정치같은 것- 에도 관심을 조금 보이기도 한다. 그런 프란츠는 착실한 삶으로서는 이 나라에서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이젠 그런 착실한 삶을 버리고자 한다.

나도 그런 일을 해야 해, 엠미. 저기 저 사람들같이. 그게 유일한 진실이야. 절대로 노동을 해선 안 되지. 노동이란 걸 머리에서 지워버려. 노동을 했다간 손에 못이나 박이지, 돈은 못 얻어. 고작해야 머리에 구멍이나 뚫리는 거지. 노동으로는 그 누구도 부자가 될 수 없어. 오직 속임수를 써야 해. 알았지. (26p)

1차 세계대전 이후 무너진 경제가 인플레이션으로 공황 상태까지 이르렀다가 겨우 안정을 찾았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의 삶은 힘겹다. 공산주의자, 나치주의자, 무정부주의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내놓으면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란츠 역시 자신이 이제껏 해오던 일로는 겨우 입에 풀칠 할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을 알고, 아예 장물아비 일당과 함께 일하고자 - 범죄전선에 뛰어들기로 - 하는 것이다. 이런 프란츠에게 에바는 좋은 여자인 소냐를 소개시켜준다. 소냐는 여리고 작은 몸집의 창녀이지만 프란츠에게 온 정성을 다한다. 결국 프란츠는 기둥서방으로 방향전환을 하게 된다. 소냐의 사랑은 분명 프란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행복은 늘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다. 프란츠에겐 행복이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불운을 몰고 다니는 사나이기 때문이다.

프란츠는 자신을 그렇게 만든 라인홀트에게 소냐의 이야기를 꺼낸다. 비록 외팔이에 기둥서방으로 살고 있어도 자신은 건재하단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남자의 심리였달까. 하지만 그것이 또다른 비극을 불러오게 될 줄이야. 라인홀트는 소냐가 갖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되고, 결국 라인홀트는 소냐를 죽여버리게 된다. 소냐가 행방불명된 이후, 프란츠는 급속도로 무너지게 된다. 게다가 라인홀트가 자신의 꼬리가 밟히게 되자 소냐 사건에 프란츠 역시 개입되어 있다는 소문을 흘린다. 프란츠는 여자를 때려서 죽인 전과가 있다. 당연히 경찰 입장에서는 프란츠를 용의자로 올리게 된다. 결국 프란츠는 경찰에 잡혀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소냐의 죽음은 그에게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다. 또한 소냐가 그렇게 된 것은 자신의 잘못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삶의 의욕을 잃고 하루하루 죽을 날만 기다리던 프란츠. 그에게 더이상 희망은 없는 것일까.

2권은 프란츠의 또다른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1권은 프란츠가 감옥에서 나와 착실한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2권은 기둥서방으로 또다른 삶을 살아가는 프란츠의 모습을 보여 준다. 프란츠는 소냐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결국 자신의 과오로 소냐를 죽게 만들고 삶의 모든 의욕마저 잃어버린다. 그렇게 정신이 혼미할 때, 프란츠의 영혼은 묘지로 가서 죽은 자들의 영혼을 만나기도 하고, 자신이 죽인 이다와 재회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1권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장은 다소 현실적인 것과 동떨어진 느낌을 들어도 이야기 자체는 굳건히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던 1권과 비교해 본다면 2권은 어떤 의미에서는 판타지 성향도 약간은 보여준다고 한달까. 이러한 것은 프란츠가 경찰의 수배망을 피해 도망칠 때 참새들이 나누는 이야기나 프란츠 곁에 있는 두 천사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도 나타난다. 다소 의외의 설정이지만, 이러한 것도 이 소설의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성경, 신문 기사, 당시의 유행가 가사, 책이나 희곡 인용문을 사용하여 등장 인물들의 심리와 현상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든지 마치 영화의 장면 전개같은 서술 형식 등은 다분히 실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화자가 분명히 드러내지는 않아 가끔은 난해하게도 느껴지지만, 순간순간 정확하게 독자를 소설의 한가운데로 몰아 넣는 능력은 알프레드 되블린의 작가적 역량이 아닌가 싶다. 소설의 문장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마치 내가 1928년의 베를린 거리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한국소설을 읽다 보면 이 소설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감은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문장의 형태 자체에만 신경쓰지 말고, 차분히 내용을 중심으로 따라가다 보면 또다른 독일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y*****5 2010.12.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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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의숲]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세계문학의숲]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내용보기
1권에서 프란츠는 한쪽 팔을 잃게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범죄의 길에 다시 들어가지 않으려 저항하다가 팔까지 잃었는데 그는 다시 범죄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그의 불행은 여전히 계속된다.미체를 만나 그녀의 기둥서방으로 지내다가 라인홀트와 다시 도둑질을 하게 되면서 또다시 그와 엮이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또다시 크나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프란츠는 감옥 출소 후 주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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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프란츠는 한쪽 팔을 잃게되는 큰 사고를 당했다. 범죄의 길에 다시 들어가지 않으려 저항하다가 팔까지 잃었는데 그는 다시 범죄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그의 불행은 여전히 계속된다.
미체를 만나 그녀의 기둥서방으로 지내다가 라인홀트와 다시 도둑질을 하게 되면서 또다시 그와 엮이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또다시 크나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프란츠는 감옥 출소 후 주위 사람들에 얽혀 불행을 여러한 일들을 겪는다. 프란츠가 겪는 불행들은 친구를 골라 사겨야한다는 본보기를 잘 보여주는 듯 하다.
이렇게 온갖 불행을 겪게 되는 그를 저자는 성서에 나오는 욥이 겪은 불행과 비교하며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욥은 자녀들과 재산인 수천마리의 가축들을 잃고 몸에는 부스럼이 생기는 시험을 당하게 된다.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모든 불행이 한 순간에 그를 찾아온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프란츠에겐 모든 불행이 하나씩 천천히 다가오고 그를 죽음을 선택하도록 몰아넣지는 않는다. 자신의 애인을 때려서 죽게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옥에서 보낸 시간들로 모든 죄값을 받았다고 여기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 아무 죄 없이 불행을 당한 욥과 죄값에 응당한 불행을 겪는 프란츠. 그는 언제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것인가. 마지막까지 그의 뉘우침의 순간을 바라며 읽어나갔다. 오로지 착실하게 살기만을 바랐던 프란츠. 그의 삶을 통해 저자가 얘기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내가 느낀 것이 과연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얘기하고자 했던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
이 책은 인용구가 참으로 많이 나온다. 성서에서부터 신문기사, 노래 가사 등 여러 인용구들이 나오는데 갑자기 툭하니 튀어나오는 인용구는 주석을 보고나서야 내용과는 그다지 상관없는 서술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줄바꿈도 없이 튀어나온다.
책을 다 읽고 뒷부분의 해설을 읽고나서야 책에 사용된 여러한 기법들에 대해 알게되었고, 그때의 상황들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서양의 해외작품에 익숙하지 않은 내게 독특한 구성의 영화와 같은 작품이었다. 조금 더 고전들에 익숙해지고 나서 역사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난 후 이 작품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그러면 지금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 생겨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w******o 2010.12.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