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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집단심리를 해독하는 네 가지 코드로 불안, 분열, 트라우마, 자기 기만을 언급한다. 그런데 이것이 일본만의 사회현상인지 의문이다. 전지구적 위험사회의 집단심리를 이 네가지 코드로 동일하게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본사회만의 특수한 맥락을 저자가 어떻게 진맥하고 있는지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 저자가 다루는 테마는 제일조선인, 아이누, 오키나와 같은 소수자 문제, 후지산, 영토, 국기, 국가, 음식, 국호와 같은 문화 내셔널리즘의 표상 문제, 그리고 전공투나 적군파, 그리고 좌파 세력의 사회 운동 문제, 이라크 인질 사건이나 '잃어버린 세대', 부부 별성제 같은 사회 문제, 그리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피폭 경험에서 비롯된 반핵 의식의 문제 등이다. 일본에 부정적인 감정을 품은 중국인들은 한국을 일본을 쪼는 새의 부리로 간주하고, 한국에 부정적인 감정을 품은 일본 극우파는 한국을 '일본을 향해 돌출한 흉기'로 간주한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일본을 그저 '가깝고도 먼 나라'로 인식하지 특별히 일본의 지형학적 특징을 상징화하여 일본을 비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축구나 야구, 피겨 스케이팅과 같은 각종 국제 경기에서 드러나는 한일전의 과열된 양상은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라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끊임없이 환기시키는 이념적 장치가 되고 있고, 한일의 숙명적 대립관계에 얽힌 깊은 감정의 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혹자는 한일관계가 100년 이상 비대칭적 관계를 반복해 왔다고 주장하지만, 이 책을 곰곰히 읽으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가령 한국이 반공 독재 체제에서 반자유·반민주주의·반인권·반평화의 길을 걷던 시기에,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인권·평화라는 가치에 뒤덮여 있었다. 그러나 거꾸로 한국이 민주화를 획득하여 겨우 인권·민주주의·평화라는 가치에 주목하려 하자, 이제 일본이 역방향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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